허두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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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가면서 오는 별(외2수) 댓글:  조회:468  추천:0  2017-03-25
가면서 오는 별(외2수)         허두남   리별의 아픔 한줄기 연기로 남기고 려객기는 밤하늘에 날아오른다 안해를 태운 려객기 별이 되여 야공을 가른다   반짝반짝 뭇별들 사이를 숨바꼭질하듯 멀어져가는 저 별 텅 빈 내 가슴속 슬픔의 하늘을 날아가는 저 별은 안해의 눈물방울일가   마른일 궂은일 손부리 닳아도 예쁜 웃음 온 집안 밝혀주던 해님 돌아올 때까지 기다려달라는 정다운 눈웃음일거야   가냘픈 몸 고생 찾아 멀리 이국땅 날아가면서도 온갖 시름 당신에게 맡기고 떠나 미안하다고 죄송하다고 애서 짓는 별빛 미소   안해가 가는 길 돌아오는 길과 이어져있거니 저 별 멀어져 멀어져 갈수록 가까이 가까이 다가오고있어라                  1995.10.     그리운 길   길섶에서 노란 웃음짓는 민들레 동그란 얼굴 그것이 얼마나 큰 축복인지 민들레꽃송이를 감돌던 노랑나비의 연한 날개짓 그것이 얼마나 큰 평화로움인지   버들숲에서 가지를 옮겨앉는 산새 은방울 떨어뜨리고 찾아울던 귀맛 달콤한 음악 그 아늑한 포근함   먼먼 길에 지친 지금은 꿈에서만 만나는 그때 발부리에 채이던 돌멩이 하나도 행복한 추억   해빛에 미역감는 봄날속으로 당신과 손잡고 걷던 길 한줄기 그리움  되여 내 가슴 깊은 곳에 누워있네                1996.5.       세번째 락엽   락엽이 진다 안해가 떠나가고 세번째 락엽…   옷깃에 바람을 담고 백양나무밑에 사색을 멈추면 휘ㅡ익 가을 숨결에 우수수 날리는 노오란 명상   봄바람에 떨어지는 꽃잎은 나풀나풀 나비춤 같다지만 이 가을에 흩날리는 서러운 잎은 갈길 잃고 헤매는 새무리의 방황   순간마다 몸부림치며 무성했던 행복을 뺏기는 서러운 가을나무를 마주하고 나는 오히려 슬픈 가을볕속에서 환희를 찾아읽는다   락엽수는 소슬바람에 이제 맨가지로 되여도 우리의 사랑나무는 이 시각도 더욱 무성해질줄을…                 1997.10.        
5    그 소년의 꿈(단편소설) 댓글:  조회:576  추천:0  2017-03-10
단편소설  그 소년의 꿈                       허두남   남평진에 이르러 뻐스에서 내리니 여덟시도 안되였다. (k촌까지 8리길이라고 했지?) 나는 잠간 망서리다가 k촌 가는 길에 올랐다. 30분쯤 기다리면 그리로 가 는 뻐스가 있다지만 기다리고싶지 않았다. 기다리기 싫어서가 아니였다. 취재길에 나설때마다 나는 가까운 거리는 자신의 “11호” 차로 다니기 좋아한다. 길을 걸으 면서 사색하는것을 취미로 여기기때문이다. 8리길이면 슬렁슬렁 걸어도 한시간안에 닿을수 있을것이다. 나는 오늘 만날 주인공의 모습을 떠올려보며 취재가방을 추슬러메였다. 길 오른켠은 신록이 무르녹는 산들이 쭉 이어졌다. 가담가담 바위너설들이 들쑥날쑥한 산은 웅장하고도 위엄스러워보였다. 쭉쭉 잘 빠진 소나무들이 창창한 가지를 펼쳐들고 위용을 자랑하는가하면  살구나무, 가둑나무며 이제 한창 홍자   색의 꽃이 흐드러진 싸리나무들이 시골여름의 정취를 자아내고있었다. 길 왼켠은 키넘는 물버들이 꽉 들어섰는데 버들숲 저편은 두만강이다. 버드나무가 하도 빼빽이 들어선탓에 출렁출렁 흘러가는 강물소리는 시원스레 가슴에 와닿는데 물결은 보이지 않는다. 나무가지가 조금 성긴 곳에서만 아침해 빛을 담아싣고 번들거리는 강물이 얼핏얼핏 시야에 들어올뿐이였다. “잔고기는 빨리빨리 버려라!”     문득 길 아래에서 웬 아이의 소리가 들려왔다.     (엉?) 나는 삼 서듯 들어선 버드나무숲을 꿰질러 소리나는쪽으로 나갔다. 버드나 무가 길 바로 옆에만 그렇게 빽빽이 섰을뿐 조금 나가니 나무는 없고 풀들이 길 차게 들어섰다. 풀밭밑으로 두만강이 흘러가고있었다. 시내물만큼한  곁갈래가 갈라졌는데 몇몇 사람들이 그 곁갈래를 막고 고기잡 이를 하는중이였다. 금방 물을 막은 모양 우켠으로부터 한창 물이 찌고있었다. 나는 갈길을 잠시 접고 구경하기로 맘먹었다. 오늘의 취재도 고기잡이와 얽 힌 내용이기에 더욱 고기잡이구경에 흥심이 생겼는지 모른다.     풀밭을 지나 강가로 내려섰다. 곁갈래의 기슭에 들어선 억새풀은 허리까지 젖어있었고 물속에 잠겼던 부분 과 잠기지 않았던 부분의 경계에는 검불과 나무잎이 엉켜붙어있었다. 물을 막기 전의 수심을 금방 알수있었다.   물이 거의 찌니 물속에 잠겼던 돌들이 거뭇한 잔등을 드러내고있다. 비릿한 감탕냄새가 코끝에 날아와 멀리 흘러가버린 그리운 동년시절의 사연들을 떠올려준다. 금방 개구쟁이 옛시절로 돌아가는 기분에 푹 젖었다. 내가 내려선곳은 곁갈래의 아래끝이였다. 곁갈래의 물이 강 원줄기와 합치는 곳에서 십여메터 올라와서 채발을 놓은것이 보였다. 채발우켠은 고기가 채발안으 로 들어오게끔 자갈을 끌어모아 부채형으로 올리막아놓았다. 채발 량옆에는 열둬살 되는 아이 둘이 마주앉아서 채발에 내리는 고기를 주 어 옆에 놓인 커다란 양철바케츠에 담고있었다. 갑자기 물이 찌니 고기들로 말하면 지진해일을 만난것이나 다름 없다. 몸붙 일곳도 숨쉴곳도 순식간에 잃어버린 고기들은 난을 피해서 아래켠으로 륙속 몰려 내려오고있었다. 잠간새에도 채발에 떨어지는 고기가 엄청 많았다.     “너희들이 물을 막았니?”  나는 량손으로 부지런히 고기를 움켜서 바케츠에 담는 두 아이를 보고 물었 다.  “저 사람들이...” 얼굴이 감스레한 아이가 우켠을 곱지 않게 흘낏 바라보며 대답했다.  올려다보니 청년 셋이 제마끔 손에 비닐주머니를 쥐고 여기저기 뛰여다니며 고기를 줏고있었다. 우켠은 물이 많이 찌였는지라 곳곳에서 몸에 감탕칠을 한 고 기들이 풀떡풀떡 뛰고있었다.     나는 채발에 고기 내리는것을 구경하려고 방금 나에게 말하던 아이의 맞은켠 얼굴 하얀 아이의 옆에 쪼크리고앉았다.     채발에 고기가 들어오는것은 정말 재미있었다. 쪼르륵 하면 잔등이 검스레한 모래무치가 와서 떨어지고 쪼르륵 하면 배가 새하얀 버들치가 들어와서 펄떡펄떡 뛴다. 떨어지는 고기를 속으로 세여보려 했지만 미처 셀수 없었다. 너무 빨리 떨 어졌기때문이다. 어떤때에는 대여섯마리가 한꺼번에 떨어지기도 했다.      두 아이는 작은 고기를 골라서 채발 아래켠 물에다 던지고 큰놈만 담았다. 하얀얼굴은 어떤때에 너무 크지도 작지도 않은 새끼손가락만큼한 고기를 쥐고 고기그릇에 담아야 할지 버려야 할지 망설이는듯 맞은켠 아이의 얼굴을 건너다본다. 까만얼굴이 버리라는 뜻으로 물 아래켠을 턱짓하면 두말없이 훌쩍 버리는것이였다. 어쩐지 맞은켠에 앉은 까만얼굴이 눈에 익은감이 났다.  해볕에 탄듯 감스레 한 얼굴, 좀 크고 잔등이 살짝 솟은 코, 우로 약간 쳐들린 입귀, 더구나 그 눈이 꼭 인상속에 박힌 익숙한 눈이였다. 초롱초롱 영채도는 까만 눈, 그 눈은 너비에 비해 길이가 다소 짧은감이 났는데 아주 만만찬은 느낌을 주었다. (어디서 보았을가? 이 산골 아이를 내가 언제 보았단말인가?) 돌종개(종개)수염을 한 청년이 비닐주머니에 주어담은 고기를 가지고 와서 바케츠에 쏟아넣었다. 고기를 쏟아넣고나서 바케츠를 흔들어보며 말했다.     “작은 고기도 버리지 말고 몽땅 담아라!”     “알았소.” 하지만 까만얼굴은 그 청년이 돌아서자 여전히 잔고기들을 추려서 던지고 큰 것만 담았다.     “작은것들도 다 담으라했잖아?”     제 친구의 걱정 어린 물음에 픽 코웃음쳤다.     “쳇, 그런 소리는 한귀로 듣고 한귀로 내보내면 돼!” 이 애들이 십상팔구 k촌 애들일것이라고 짐작한 나는 무언가 물으려다 그만 두었다. 행실을 보니 썩 탐탁치 못한감이 들었기때문이다.     버들치처럼 배가 불룩 나온 청년과 붕어처럼 머리가 큰 청년이 또 와서 고 기를 바케츠에 쏟아넣었다. 버들치배가 고기 담긴 바케츠를 들고 근시처럼 눈을 조프리며 들여다보더니 눈귀가 처진 거슴츠레한 눈으로 까만얼굴을 찍어보며 물 었다. “작은 고기들은 다 버렸잖니?”     “아니요, 몽땅 담았는데요.”     까만얼굴은 눈도 깜짝하지 않고 거짓말을 했다.     “한마리라도 버려선 안된다. 알았니?”     “근심말라니깐요!”       버들치배와 붕어머리가 돌아서자 까만얼굴은 여전히 잔고기는 버리고 큰놈만 담았다. 괴상하고 고집스런 아이였다. 햐얀얼굴은 잔고기를 버리기도 그렇고 담자니 제 친구와 다른 곡조를 부른는 감이 나서 그러는지 그담부터는 구경만 하고 고기에 손을 대지 않았다. 쫘르륵 소리와 함께 큰놈이 채발에 뚝 떨어졌다. 그놈은 채발에 떨어지는 맵시로 본때를 보이는지 펄떡펄떡 뛰면서 숫기운을 뽐낸다. 두 아이는 동시에 손을 내밀어 그놈을 붙잡았다. 네개의 손에 꼼짝못하게 꽉 잡힌 그놈은 몸을 뒤틀며 한참 용을 써보더니 허사인줄 알았는지 맥을 버렸다.     칙칙한 황갈색 바탕에 등 쪽은 암갈색이고 배 쪽은 담색인데 폭이 넓은 암갈색의 세로띠가 있고 옆구리에는 짙은 갈색의 비늘 모양이 흩어져 있었다 생김생김은 꼭 버 들치인데 버들치가 이리 클수가 있을가? “이게 무슨 고기냐?” “버들치라는 고기입니다.”     까만얼굴은 내가 두만강물고기에 대해 전 무식인줄 아는 모양이였다. “아니, 버들치가 이리 크단 말이냐?” 내입에서는 감탄이 절로 흘러나왔다. 어린적 버들치를 많이 잡아보았지만 이리 큰놈은 처음이였다.     까만얼굴은 나를 흘낏 쳐다보았다. 내가 두만강물고기에 대해 좀 안다고 느낀상 싶었다.  “우리도 이렇게 큰 버들치는 처음 봅니다.” 까만얼굴은 이렇게 말하고 우켠에서 고기를 줏고있는 청년들을 힐끗힐끗 올려다보더니 방금 잡은 버들치를 강가 풀숲에다 힘껏 뿌려던졌다.     (아니…?) 내가 눈을 크게 뜨는데 까만얼굴은 입가에 손가락을 세워대고 눈을 끔쩍해보 였다. 말을 말라는 뜻이였다. 그 애는 제 친구에게 턱짓으로 방금 고기를 뿌린 곳을 가리키는것이였다. 하 얀얼굴은 나를 힐끗 쳐다보고 근심스러운듯 그 애를 건너다보는것이였다. 까만얼 굴은 다시 우쪽을 턱질하고는 눈을 부라렸다.  (빨리 안 가고 뭘해? ) 하는 뜻인 것 같았다. (이 애들이 도대체 무슨 수작을 하는거지? 작은 고기는 버리고 큰고기는 어 데다 빼돌리려나?) 하얀얼굴은 일어나서 풀숲으로 걸어갔다. 방금 고기가 떨어진 곳에 가서 땅 바닥을 내려다보며 한참 왔다갔다하더니 땅에 쪼크리고앉았다. 다시 일어나 풀 숲을 헤치며 저켠으로 슬금슬금 잰걸음을 친다. 풀숲에 가리워 잘 보이지 않았으 나 고기를 들고가는게 틀림없었다.     얼마후 돌종개수염이 또 주머니에 주어담은 고기를 쏟아넣으러 왔다.     까만얼굴이 자리에서 몸을 일으키며 말했다.     “난 인젠 가겠소.”     “왜?”     “집에 가서 할일이 있소.”     까만얼굴은 나를 돌아다보며 다시 한번 입에 손가락을 대고 눈을 끔쩍했다. 그 애는 제법 나에게 허리를 굽혀 인사까지 하고는 방금 제 친구가 사라진 켠으 로 풀숲을 걷어차며 뛰여갔다. 나는 돌종개수염에게 물었다.     “저 애들은 젊은이들이 데리고 온 애들이요?”     “데리고 온건 아니고 그냥 따라왔지요.”        (그러니 그놈들이 한 마을 사람들의 고기를 빼돌렸구나! ) 우켠의 고기를 다 주었는지 세 청년은 채발과 가까운 아래켠에 와서 고기를 주었다. 나는 채발을 지키는 사람이 없는데 그냥 앉아있기도 멋적고 또 구경도 실컷 했는지라 일어나서 슬렁슬렁 우켠으로 올라갔다. 그사이 우켠은 웅덩이 진 몇곳만 내놓곤 물이 싹 찌여있었다. 여기저기에서 줏지 않고 내버린 잔고기들이 꿈질거렸다. 물을 막은 바로 그 밑에까지 올라갔을때였다. 뜻밖의 광경에 나는 제자리에 못박힌듯 굳어졌다.                                             방금 물고기를 빼돌리던 까만얼굴이 물 막은것을 터뜨리고있었던것이다. 물을 막을때 아래켠에 큰돌들을 줄지어놓고 그 우켠에 긴 비닐천을 놓은 다 음 다시 비닐천우켠에 흙을 떠놓아 막는다.  그런데 그 애가 물을 막은데서 비닐 천을 빼내고있었다. 두발로 벋디디며 안간힘을 써서 빼내더니 이번에는 비닐천아 래켠에 놓은 큰돌을 굴려버리는것이였다.     저건 또 무슨 놀부심술인가? 엉겁결에 아래켠을 내려다보았다. 곁갈래가 굽이졌는지라 고기를 줏는 청년 들이보이지 않았다. 까만얼굴은 말랐던 바닥을 핥으며 콸콸 흘러내리는 물을 바라보면서 깨고소한 웃음을 짓더니 몸을 돌려 저켠으로 달려갔다.     그 뒤모습에 눈길을 박던 나는 무릎을 탁 쳤다.     (맞다! 그 애다!) 달려가다가 몸을 솟구치며 펄쩍 뛰는 모습이 너무나도 눈에 익었다, 그날은 일요일이였다. 저녁무렵, 쓰던 문장을 마저 마무리한 나는 머리도 쉴겸 저녁찬거리도 보자 고 장거리를 돌고있었다. 길거리에 앉아 남새를 파는 사람들은 거개 자기가 가꾼것을 내다팔기에 남새 도 신선하고 값도 믿을만하므로 그리로 다가갔다.     “두만강 물고기를 사세요! 맛좋고 신선한 두만강 물고기를 사세요!”     웬 애가 부르는 사구려소리가 내 발목을 잡았다. 돌아보니 열둬살쯤 되여보이는 아이였다. 얼굴이 감스레하고 눈이 뙤록뙤록 그 애 앞에는 커다란 비닐바케츠가 놓여있었다. 다가가서 바케츠안을 들여다보았다. 모래무치와 종개가 두어사발가량 들어 있다. 금방 잡은 고기인듯 어떤놈은 아직까지 아가미를 넙적대고있었다.     내가 고기에 대해 관심을 보이자 아이는 기회라고 생각했는지 생긋 웃으며 말했다. “이건 물고기중에서 제일 맛좋은 두만강물고기얘요. 아저씨, 사지 않겠나 요?”     확실히 두만강물고기가 맞구나 생각하며 한마디 넌지시 물었다.     “물고기면 다 마찬가지지 뭐 두만강 물고기라고 더 맛좋겠냐?”     내 말에 아이는 억울하다는듯한 표정을 지었다. “물고기라고 다 같은게 아니예요. 강의 물고기가 호수의 물고기보다 더 맛있 는건 강이 물살이 세서 운동량이 많기때문이예요. 두만강은 강중에서도 물살이 세기에 두만강물고기는 고기질이 특별히 좋아요.”     듣고보니 그럴법했다. 우리도 어릴적부터 두만강물고기가 제일 맛있다고 생각했고 또 그렇게 말해 왔지만 그 도리를 밝히지 못했는데 그 애가 도리를 밝힌것이다.     나는 그 애를 다시 보았다.     “아저씨, 이 고기가 두근반인데 두근값만 받을테니 사주세요.”     “우리 집엔 이런걸 먹는 사람이 나뿐인데 그리 많이 사서는 어쩌라는거냐?”     내말은 사실이였다.     “전 k촌에서 왔어요. 이 고기를 다 팔고 저녁차로 돌아가야 해요.” k촌이면 여기에서 백리도 넘는데…     “넌 왜 어린 나이에 장보러 다니느냐?”     그 애는 고개를 숙이고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집에는 저와 엄마밖에 없는데 엄마는 몸이 안 좋아요…” 나는 속으로 퍽 총명하게 생긴 애가 정말 안됐구나 생각했다. 호주머니를 뒤 져서 두근반 값을 꺼내주고 고기를 받아들었다. 그 애는 너무도 고마와서 허리를 굽혀 꾸벅 인사하고는 빈 바케츠를 내저으 며 깡충깡충 뛰여갔다. 한참 뛰여가다가 몸을 솟구치며 펄쩍 뛰는 모습을 바라 보며 나는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그런데 그 애를 여기에서 만나다니! 집형편이 어려우니 물고기를 훔칠수도 있겠지만 물 막은건 왜 터친단말인가? 정말 알수 없는 애다. 가정환경이 만들어낸 콤풀렉스가 반상적인 행위로 이어진 걸가? 나는 그 자리에 오래 있다가 공연히 물이 터진 오해라도 살가봐 길에 올라섰 다. 다시 걸음을 재촉하는데 아래켠에서 물이 터졌다고 물매미 울듯 아우성치는 것이였다. 한참 길을 조였더니 k촌이 눈앞에 나타났다. 뒤에 푸른 산을 수호신처럼 두고 앞에 유유히 흐르는 두만강을 바라보며 백 여호 되는 마을이 모여있었다. 학교는 마을 웃켠 두만강가에 자리잡고있었다. 학교 주위에는 백양나무가 가 지를 엉키고 빽빽이 들어섰는데 먼데서 보면 학교가 보이지 않고 그냥 백양나무 숲처럼 보였다. 간혹 무성한 나무잎새사이로 학교청사의 흰 벽이 들여다보였는데 그렇게 산뜻한 기분을 안겨줄수가 없었다. 작지만 아담하고 오붓한 산골학교이다. 방학이니 아이들이 십상팔구 집에 붙박혀있지 않을것이라고 짐작한 나는 오늘 의 주인공인 그 아이네 집을 찾아가지 않고 먼저 써클지도선생님을 찾기로 했다. 써클지도선생님은 어차피 만나봐야 할 사람이였다.     숙직실에 들리여 선생님의 집을 물어가지고 곧추 찾아갔다. 선생님은 애티를 금방 벗은 처녀선생님이였다. 시원스레 빗어올려 묶은 머리, 갸름한 얼굴, 새물새물 웃는 눈, 키는 크지 않으나 균형잡힌 날씬한 몸매, 어데를 보나 생기로 차넘쳤다. 첫눈에 이분은 원래 교원으로 태여난 분이구나, 아이들이 무척 좋아하며 따르겠구나 하는 인상을 주었다. 찾아온 연유를 말하자 반색을 했다. 선생님은 아주 신이 나서 이렇게 말하였 다. “저의 학생이여서 하는 말이 아니라 수호는 정말 남다른 애랍니다…” 수호는 별명이 “물고기박사”라고 한다. “두만강물고기관찰써클”을 책임지고있 는데 지금까지 써클소조에서는 물고기표본 스물 다섯종을 만들었단다.     나는 놀랐다. 나도 어린 시절을 두만강가에서 보냈고 고기잡이를 좋아했기에 두만강 물고기 종류에 대해선 잘 안다. “두만강상류에 고기종류가 그렇게 많아요? 제가 알기로는 열대여서가지였는 데요.”    “수호네는 두만강에 살다가 멸종된 고기의 표본도 만들었답니다. 참, 전에 없 던 고기종류를 발견한것도 있어요.”     전에 없던 고기종류? 진짜 귀맛 당기는 소리였다.     “선생님은 그 스믈 다섯종의 고기 이름을 물론 다 알겠지요?” “저도 탐관처럼 배가 큰 놈이 버들치이고 간신처럼 매끄러운 놈이 종개라는 정도는 알아요.”     “녜? 하하하…”     선생님의 재치 있는 유모아에 나는 통쾌하게 웃었다.      “써클소조에 성원이 몇입니까?”     “수호가 조장이고 그 외 남자아이 둘 더 있습니다.” “정말 좋은 써클활동입니다. 듣자니 이번에 전국 최우수써클로 평선됐다지 요?”    “녜. 하지만 학교가 작고 경비가 딸려 어려운점이 많아요. 아이들이 자체로 경 비를 만들어 활동에 보태고있어요.” 소학교 아이들이 자체로 써클경비를 마련한다고? 이것 역시 좋은 기사감인 데!     “아이들이 경비를요? 어떻게요?”     “물고기관찰써클이니 물론 물고기를 잡아서 팔지요.” 써클소조의 애들은 주로 통발과 주낙으로 고기를 잡는단다. 모래무치 같은 작은 고기는 통발로 잡고 야리같은 큰놈은 주낙으로 잡는단다.  잡은 물고기를 시가지에 가져다 팔아서 책도 사고 물고기표본을 만들 재료들을 갖추었단다.     물 막는 곳에서 본 아이도 시가지 장거리에 가서 고기를 팔던 일이 떠올라 얼른 물었다.     “수호는 집에 누구랑 있어요? 부모님이 다 계신가요?” “녜! 아버지와 어머니도 계시고 할아버지도 계셔요. 실은 할아버지가 그 애의 진짜 선생이랍니다.” 선생님은 이렇게 말하고 나서 나에게 물었다.  “참, 표본실에 나가보시지 않겠나요?”     “표본실이요?”     “수호가 거기 나와 있을거예요.”     “방학에도 나오는가요?”    “방학에도 써클소조의 성원들은 자주 나와요. 수호는 거의 날마다 나오지요.”     써클소조의 활동을 눈으로 보고싶던차라 선생님을 따라 일어섰다.     표본실은 문이 열려있었다.     “수호네가 나와있는 모양이예요.” 표본실에 들어서자 눈에 확 안겨오는것은 벽에 줄느런히 걸어놓은 숱한 물고 기 사진이였다. 얼핏 보아도 내가 아는 두만강 물고기들이 다 있는것 같았다.     집안에 사람은 보이지 않았다.     “수호학생!”     선생님이 높은 소리로 불렀다.     표본실 한구석에 널판자로 위생상자처럼 커다랗게 만들어놓은 그 안에서 챙 챙한 대답이 튀여나왔다.     “녜! 여기 있어요!” “소년보사에서 기자선생님이 찾아오셨어요.” 또 챙챙한 대답소리. “지금 사진을 씻는중이예요. 곧 나갑니다” 이어 도란도란 말소리가 들렸다. 써클소조 성원들이 다 같이 사진을 씻고있 는듯했다.     수호가 사진을 다 씻고 나올때까지 벽에 걸린 물고기사진을 감상하기로 했 다. 출입문 정면에는 몽땅 커다란 물고기사진을 두줄로 걸어놓았다. 길이 60센치 메터, 너비 40센치메터가량 되여보이는 사진들이였다.     사진에는 화면에 가득 차게 물고기가 한마리 있고 또 작게 같은 물고기가 한 마리 있었다. 사진밑에는 간단하게 물고기에 대한 설명이 적혀있었다. “저 사진에 다 고기 두마리씩 있잖아요? 큰건 확대하여 찍은것이고 작은건 고기의 실지 크기로 찍은것입니다.” 그제서야 왜 같은 고기를 한 사진에 크게 작게 둘씩 올렸는지를 알수 있었 다. 그림밑에 다가서며 설명에 눈길을 박았다.   야리: 우레기 버금으로 큰 두만강 고기. “경량급고기”로 모래무치와 종개가 제일 많 다면 “중량급고기”로는 야리가 제일 많다. 주로 주낙으로 잡는다. 생선국을 끓이 면 달착지근하고 배배하고 기름이 동동 뜨는데 고기맛이 산천어보다도 더 좋다. 뼈가 악센것이 옥에 티라고나 할가?   모래무치: 두만강에 제일 많은 고기이다. 이름으로 미루어보면 물밑바닥이 모래인 곳에 살것 같은데 실지는 그렇지 않다. 모래바닥이건 자갈바닥이건 감탕바닥이건 어디 에나 있다. 두만강이 맑던때에도 제일 많았고 지금도 제일 많다. 그물, 통발, 낚시 에는 많이 잡히나 주낙에만은 잘 물리지 않는다. 입이 작은것과 같이 작은 미끼 만 먹는다는 증거다. 두만강의 물고기를 연구하려면 모래무지부터 연구해야 할것 이다.   이어 버들치. 종개, 종개…사진들을 하나하나 눈주어보다가 낯선 물고기의 사진밑에 멈춰섰다.   깜장어:     두만강에 없던 고기이다. 다른 고기종류가 줄어드는때에 새로 생겨난 반가운 고기. 아직까지 몇마리 발견되지 않았으나 점차 많아지고있는듯하다. 두만강의 물고기 종류를 연구하는데 가치가 큰 고기이다.   새로 생겨난 고기라 자세히 여겨보았다. 검은 바탕에 알릴락말락 부연 무늬 가 있었다. 모래무치처럼 작은 입이 아래로 향했고 뚝지처럼 머리가 컸다. 몸길이는 10센치메터가량 되였다. 이것이 다 큰 고기인지 아직 채 자리지 않은 것인지?   물고기사진들옆에는 물고기그림이 대여섯장 붙어있었다. 사진과 같은 크기 로 그린 그림였다.     “저 고기들은 왜서 사진찍지 않고 그림으로 그렸는지요?”     선생님은 기다리고있기라도 한듯이 대꾸했다.    “저 고기들은 예전에 두만강에 있었는데 지금은 없어졌거나 멸종위기에 있는  고기들이랍니다. 실물을 찾을수 없어서 사진을 찍지 못하고 그림으로 그렸지요.”     “실물이 없는걸 그림은 어떻게 그려요?”     “수호 할아버지와 이 마을에서 함께 자란 친구분중에 유명한 화가가 있어요. 수호가 하도 조르기에 할아버지가 그분에게 부탁해 그렸답니다.” 나는 가슴이 뜨거워났다. 수호의 남다른 끈기에도 감동되였지만 손자의 일 을 극성스레 받들어주는 할아버지의 정성에 탄복하지 않을수 없었다. 그림으로 그린 고기중에 우레기가 보이기에 다가서서 훑어보았다.   우레기(세지): 두만강에서 제일 큰 고기. 깊은 물속에 산다. 지금까지 발견된것중에 열너근 짜리까지 있단다. 그런데 두만강이 흐려지면서 그 수가 자꾸 줄어들어 지금은 보 기 어렵다. 마지막으로 이곳에서 발견된것이 8년전이란다. 그렇다면 이미 멸종된 것이나 아닐가?   우레기는 두만강물고기가운데서 각별히 큰 고기이다. 나도 어렸을때 주낙으 로 몇마리 잡았다. 크고도 고기맛이 좋고 또 생김생김도 아름다와 우레기를 잡은 애들은 장군이나 된듯 시뚝했었다. 그 고기가 멸종에 직면하다니…실로 가슴 아 픈 일이다.   “기자선생님, 이 물고기표본을 보시지요.” 선생님은 맞은켠에 진렬되여있는 물고기표본을 가리켰다. 사진과 그림에 있는 고기들을 모두 표본으로 만든것 같았다. 쭉 진렬되여있 는 표본가운데서 야리표본을 집어들었다. 길이가 한자남짓한 개야리였는데 비늘 하나 손상 없다.    물고기를 쭈그러들지 않게 말린다는것은 무척 어려운 일이다. 아니, 불가능한 일이라고 해야 할것이다. 그런데 어떻게 말렸기에 잔주름 하나 가지 않고 원모양 이 그대로 보존되였을가? 껍질을 벗기고 그안에 솜같은것들을 쑤셔넣어 만들었는 가 보면 그것도 아니다. 껍질을 벗겨서 만든 표본이라면 짼 자리가 있어야 할텐 데 이건 아무리 눈박아봐야 칼이 아니라 손톱에 긁힌 자리도 없다.   대체 어떻게 만들었을가? 신기하여 물어보려는데 암실문이 열리면서 두 아이 가 나왔다. 시험지종이만한 사진지를 흔들면서 시뚝해서 앞서 달려나오는 깜장얼굴, 뒤 이어 나타나는 계집애얼굴같이 하야말쑥한 얼굴. 아니? 나는 입이 딱 벌어졌다. 아까 물고기를 빼돌리던 그 애들이 아닌가?     “인사해요. 소년보사 기자선생님예요” “안녕하세요?” 두 아이는 꾸벅 허리를 굽히였다. 선생님은 앞서 나온 까만얼굴을 가리키며 소개했다. “이 학생이 수호학생이예요. ” 이어서 수집음을 타며 고개를 숙이는 하얀 얼굴 아이를 가리키며 말했다.    “이 학생은 다문학생이예요. 아버지가 우리 학교의 영어선생인데 어릴적부터 아버지한테서 배워 영어책을 능히 본답니다.” “우린 구면이구만!”           내 말에 시뚝하던 수호는 어데 가고 얼굴을 민망하게 찡그리며 뒤머리를 썩 썩 긁는다. 다문이는 나를 힐끔 훔쳐보고 선생님의 눈치만 본다. 선생님은 영문을 몰라 나와 두 아이를 번갈아본다. ”     “아까 이 고기를 훔칠때 기자선생님이 보았어요. ” 수호가 금방 찍은 물고기사진을 내들어보이며 말했다.    “고기를 훔치다니요?”  “마을 청년들이 물막이하는데 갔다가 이 버들치가 하도 크기에 표본을 만들려고…” 선생님은 어이없는듯 나를 돌아본다. 침이 마르게 자랑하던 제자가 남의 고 기를 훔쳤다니 게면쩍은 모양이였다. 이제야 그 애들이 버들치를 빼돌린 까닭을 알게 되였다. 나는 수호의 손에서 버들치의 사진을 받아들고 들여다보며 물었다.       “저기 걸어놓은 버들치사진이 있는데 왜 또 사진을 찍었나요?”     “더 큰것이여서..”      “정성껏 찍은 사진을 버리고 새것을 만들어요?”     수호는 눈을 크게 뜨며 당연하다는듯 말했다. “두만강에 더 큰 버들치가 있는데 바꾸지 않으면 안되죠.”    선생님이 수호에게 물었다.     “영팔이는 왜 보이지 않나요?” 써클소조의 다른 한 아이를 말하는모양이였다.     “인화지와 필림 사러 진소재지로 갔습니다.” 그러니 수호의 부대에는 다문이와 영팔이라는 두 전사가 있구나! 다문이는 어린 나이에 영어책도 볼줄 안다니 이름 그대로 다문박식한 애이고 영팔이는 어 떤 애일가? 영민하고 팔팔한 애일가?   “선생님한테서 써클소조에 대한 이야기를 대체로 들었어요. 수호학생은 정말 많은 일을 했더군요.” “제가 뭘…”     “별명이 ‘물고기박사’라면서요?” 수호는  혀를 홀랑 내밀었다. “수호학생은 왜서 물고기관찰에 골몰하나요? 어떤 꿈을 갖고 하는지요?” 수호는 눈을 깜박이더니 이렇게 말했다. “두만강가에 살고있는 우리가 고향의 물고기를 보호해야지요! 그러자면 물고 기의 종류와 변화, 발전에 대해 잘 알아야 하죠.” 야무지고 당찬 대답에 가슴이 찡해났다. 나이는 어려도 벌써 두만강의 주인 행세를 하고있구나! 정말 장하다! 나는 총명하고 약삭바르고 당돌한  이 애가 무 척 마음에 들었다. “정말 좋은 꿈을 가졌군요. 꼭 그 꿈을 꽃피우기 바래요.” 나는 손에 든 야리표본을 손바닥으로 쓸어보며 말끈을 이었다. “표본실에 들어와보고 눈이 확 뜨이더군요. 참, 이 고기는 어떻게 말렸기에 전혀 쭈그러들지 않았나요?”     수호는 하얀 이를 드러내며 호호 웃었다.     “기자선생님은 이 물고기가 진짜인줄 아세요? 나무를 깎아서 만든거예요”     “뭐요?”     너무나 뜻밖이였다. 다시 이리저리 자세히 뜯어보았다.     “알고봐도 가려내기 어려운데요. 이건 누구 솜씨죠?” “나무는 저의 할아버지가 깎았고 나머지 뒤처리는 우리 써클소조에서 했어 요.”     “이 비늘이랑 진짜와 꼭 같군요.”     “그 비늘은 진짜예요.”   (?)     “나무로 깎은 모형우에 진짜 고기비늘을 말려서 한잎한잎 붙였답니다.”     요 작은 고기비늘을 한잎씩 붙이다니…”  줄곧 남의 말을 듣기만 하던 다문이가 한마디 끼였다.. “비늘을 풀로 붙이는 방법은 수호가 생각해냈어요.” 선생님이 문득 생각난듯 말했다. “참, 컴퓨터안에 물고기관찰일기도 많아요. 보시겠나요? 수호학생, 가자선생 님께 컴퓨터를 열어드려요.”     수호는 익숙한 솜씨로 컴퓨터를 켰다. .”  몇번 클릭하자 “두만강물고기관찰일기”라고 쓴 제목이 눈에 들어왔다.     수호가 자리를 내여주는대로 켬퓨터앞에 앉았다. 일기가 얼마나 많은가 화면을 죽 끌어올려보니 끝없이 연줄연줄 올라왔다.     다시 화면을 끌어내리다가 멈추고 눈이 닿은곳부터 읽어보았다.    x년 x월 x일 두만강물고기중에서 제일 흐린 물을 싫어하는 놈은 버들치이다. 양어장에서 흘러내리는 맑은 도랑물엔 언제 봐도 버들치새끼들이 까맣게 무리지어 헤염친다. 만약 두만강이 더 흐려지고 지금보다도 심하게 오염을 앓는다면 버들치가 먼저 멸종되겠다는 생각이 든다.   x년 x월 x일 물고기표본을 만들때 지느러미를 만들기 제일 어렵다. 너무 얇아서 나무로는 깎아만들수 없고 진짜 지느러미를 말렸다가 붙이면 지느러미가 줄어들어서 탈이 다. 생각하던끝에 더 큰 물고기의 지느러미를 말려서 붙였더니 아주 성공적이였 다. 참, 이 쉬운 도리를 왜 이제야 생각했을가?       x년 x월 x일 “돌개흉소”에 놓은 주낙 안돌이 또 감탕속에 묻히는바람에 할수없이 자맥질 해 들어가서 빼냈다. 이 달에만 벌써 다섯번째이다. 온 여름 여기에다 주낙을 놓 았지만 버들치 한마리밖에 잡지 못했다. 그런데도 그냥 주낙을 놓는데는 그럴만 한 리유가 있다. 이곳은 예전에 우레기가 많이 잡히던 곳이란다. 우리는 우레기가 정말 멸종되였는지  밝히려는것이다.   x년 x월 x일 오늘 보지 않고 두만강물고기와 송화강물고기를 가려내기시합을 했다. 같은 종류의 물고기라도 두만강의것과 송화강의것은 조금 다르다. 두만강물고기가 좀 약삭바르게 생겼다면 송화강물고기는 더 건장하게 생겼다고 할가? 우리는 두만강 물고기 열마리와 송화강물고기 열마리를 한데다 섞어놓은 다음 수건으로 눈을 가 리고 하나하나 가려냈다. 첫번에는 내가 다 맞히고 영팔이와 다문이는 한개씩 틀 렸는데 두번째와 세번째 겨룸에서눈 셋이 몽땅 다 맞히였다. 우리는 진짜 물고기 박사가 되려나봐!   일기를 재미있게 읽다가 점심때가 되여오기에 컴퓨터를 닫고 일어났다. 표본실을 나와 큰길에 들어서는데 수호가 따라선다. “선생님, 또 걸어가시려나요?” “시간도 많은데 걸어가지, 근데 수호는 어델 가려구?”     “저의 집은 맨 아래끝에 있어요. 집앞까지 같이 가려구요”     수호와 나는 강변길을 따라 마을 웃켠에서 아래켠으로 걸었다.   “수호는 정말 좋은 써클을 하고있어. 앞길이 창창하다니깐!”     “정말이세요 선생님? 제가 하는 일이 정말 전도가 있을가요?” “있다뿐이겠나? 지금 생태평형문제가 전 인류앞에 놓인 숙제거든! 앞으로 할 일이 많고도 많을거야!” 수호는 문득 한숨을 호 내쉬였다. “할아버지와 아버지는 제가 써클을 하는걸 지지하는데 어머닌 견결히 반대 예요” “건 왜?” “공부에 영향이 있다는거죠” 수호는 길가에 놓인 돌멩이를 발로 툭 찼다.   ‘물론 공부도 잘해야지. 그래 학기말시험에 몇등을 했나?: “1등을 했어요.” ‘1등을…참 대단한데!’ “대단하긴 뭐가 대단해요? 학생이 여덟인데서 1등을 했는데…” “수호는 학교에서 인기가 많을테지?” “쳇, 지난달에도 선생님한테 꾸지람들었는걸요.” “꾸지람은 왜?” “한 아이를 때려줬거든요.” 수호는 나를 힐끗 쳐다보고나서 말했다. “글쎄 그 자식이 우리 써클소조의 애들을 늘 물에서 쏘다닌다고 물개라고 놀 리잖겠나요? 그날 홍수에 통발이 세개나 물모래에 묻혀버려서 기분이 상한판인데 …그래서…” “그래도 때려서야 쓰나?” “인차 사과했어요.” “응당 그래야지!” “선생님께서 사과하라는데 그럼 어쩌나요?” “뭐?” “그후엔 때리지 않고 조용한데 끌고가서 겁을 줬어요. 그랬더니 다신 놀리지 못해요.” “아니…” 나는 어이없어 허허 웃고말았다. 마을 우켠에서 자그마한 섬을 만들면서 폭이 갑절 넓어졌던 두만강은 마을아 래켠에 가서 다시 좁아지면서 물살이 세졌다. 강건너 조선켠은 깎아지른 절벽이 였는데 절벽밑은 오랜 세월 물살에 뜯기여서 몇메터나 허궁 들려있었다, 그곳은 물이 엄청 깊어보였다.     “저곳엔 우레기가 붙는다는데 조선켠이여서 주낙을 놓을수 없어요.”     절벽밑을 손가락질하며 말하던 수호는 픽 웃으며 이렇게 덧붙였다.     “돌종개수염패들이 저곳에 가서 물남포를 했다가 구류된적이 있어요.” 강에서 남포를 터치는것은 엄격히 금지되여있는데 남의 나라켠에 가서 남포 질했다니 한심한 일이다.     “돌종개수염이란 아까 그 여윈 사람이지?” “어떻게 알죠?” “그냥.”     나는 언녕부터 묻고싶던 말이 다시 생각났다. “참, 그 사람들이 고기를 주을때 왜 물을 터쳤지?” “물 막은걸 터치지 않으면 새끼고기들이 다 죽게 되죠. 제가 터쳐놓지 않으 면 그 형님들은 터치지 않고 그냥 갔을거예요. 늘 그래요.” 원래는 그런 일이였구나! 이야기하며 걷는 사이 마을아래켠의 제일 마지막 집앞을 지났다. “아니, 수호네 집을 지났잖아?” “기실 저의 집은 학교 바로 뒤에 있어요.” 학교뒤면 마을 우켠이 아닌가? 그럼… “선생님과 이야기를 더 나누고싶어서요.” 요런 깜찍한 녀석이라구야! .    “인젠 그만 들어가! 다음번에 또 오면 많은 이야기를 나누자구.” “또 오시겠나요?” “오구말구! 다음번에 오면 수호 할아버지도 만나봐야겠어!” “그래요? 그럼 꼭 약속해요.” “그래, 약속하지. 다음번엔 통발도 같이 들추고 주낙도 함께 건지자구.”     “정말인가요?”    나를 쳐다보는 수호의 눈은 흑진주처럼 빛났다. “자, 인젠 그만 돌아가!”     나는 수호의 작은 손을 잡고 작별했다.   그 애는 내가 굽인돌이를 지나 사라질때까지 손을 젓고있었다. (얼마나 기특한 애인가! 수호는 정말 큰 일을 하고 있구나! 너희들이 있어 이고장은  더 아름다와질것이다.)  올때와 달리 한낮에 접어드니 찌는듯 무덥다. 여름의 시골은 공기가 시원하 고 해볕은 더 따갑다는것이 실감난다. 무더위를 반기는 풀벌레들이 아침나절 푹 쉬고나서 열기띤 소리로 합창한다. 산비탈 록음속에도 물버들숲에도 온통 풀벌 레들이 뽑아내는 귀맛 당기는 노래소리이다. 이마에선 구슬땀이 흘러내려도 마음 은 구름 한점 없는 하늘처럼 상쾌하다. 나는 풀벌레의 합창에 화답이라도 하듯 흥얼흥얼 코노래를 넘기며 씨엉씨엉 걸음을 옮기였다. 한참 걸어가니 물막이를 하던곳에 이르렀다. 버들숲사이로 내려다보이는 곁 갈래에는 물이 꽉 차서 흐르고있었다. 수호가 물고기를 훔치던 일과 막은 물을 터쳐놓던 일을 생각하니 웃음이 나왔다. 버들숲을 헤치고 물가에 내려서서 걸었다.     물가의 풀숲에 숨었던 잔고기들이 발자취에 놀라 물에 연한 파문을 그리면서 안쪽으로 쑥쑥 헤염쳐들어간다. 수호가 아니였더라면 언녕 말라죽었을 고기들이 다. 곁갈래에 꽉 차 흐르는 물과 해빛을 담아싣고 늠실대는 두만강 원줄기를 바 라보는 나의 머리속에는 이제 가서 쓸 톱기사의 제목 “두만강의 아들”이 서서히 자리잡았다.                                                                                                     2006.12.            
4    김만석 교수의 동화,우화에 대하여 댓글:  조회:832  추천:0  2017-02-28
김만석교수의 동화,우화에 대하여                   허두남 아동문학리론가 김만석교수는 수많은 아동문학리론문장을 내놓아 우리 조선족아동문학을 리드하는 외 자신이 직접 아동소설, 동요동시, 동화, 우화 등 많은 아동문학작품을 창작하여 조선족아동문학고를 풍부히 하였다.     필자는 여기에서 김만석교수의 여러가지 문체의 아동문학작품들중에서 동화와 우화에 대해서만 말하려한다.       김만석교수의 동화작품 김만석교수의 동화작품들은  짙은 랑만적색채와 흥미로운 이야기스토리로 독자들을 흡인한다. 김만석교수의 동화 “개미나라참관기”를 관찰하기로 하자. 일인칭수법으로 쓰여진 동화 “개미나라 참관기”는 의인화와 마법의 수법으로 동화작가가 개미굴속에 들어가서 보고 들은 이야기를 전개하고있다. 이 동화의 가장 큰 특점은 그 구성이 독특하고 참신한것이다. 동화는 프롤로그, 본문, 에필로그 이렇게 크게 세 부분으로 이루어졌는데 본문은 우리 동화문단에 있어본적 없는 무극대본의 형식으로 되였다. 본문의 내용은 “무서운 이사” “이상한 학교” “고향 찾아 천만리” “꽃피는 내 고향” 이렇게 네개 절로 이루어졌다. 동화의 경개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동화작가는 개미나라의 초청을 받고 개미나라의 변천사를 글로 써주기 위해 개미나라에 가서 무극을 관람한다. 무극에 나오는 내용에서 작가는 오붓하던 개미나라가 “도깨비”들이 기념당을 짓느라고 남포를 터치는바람에 한순간에 풍비박산나는 정경을 본다. 흙덩이우에 매달려 사흘낮 사흘밤이나 날려서 생소하고 척박한 먼 고장 도끼봉에 가서 떨어진 개미들은 큰 비극앞에서도 근로의 대명사답게 새 고장에서 억척스레 일하고 배우며 살아간다. 고향을 한시도 잊지 못하고 그리워하던 개미들은 고향의 소식을 알아오라고  짤록이를 전권대표로 고향에 보낸다. 동화는 짤록이가 조상들의 고향에서 놀라운 변천을 보는것을 통해 현대화로 치닫는 고향의 모습을 보여주고있다. 원래 도끼봉의 개미들은 고향의 소식을 알아보고 고향에 돌아가려고 했었는데 고향의 놀라운 변천을 보고는 고향에 돌아가려던 숙망을 버리고 지금 살고있는 도끼봉을 아름답게 꾸려가기로 다진다 동화는 많은 용량의 내용을 담았지만 무극의 형식에다 그것들을 담았기에 흥미진진하면서도 전혀 따분하지 않고 극도로 함축이 잘 되였다 만약 무극대본이라는 이 독특한 형식을 취하지 않고 이 동화에 담긴 많은 이야기를 풀어썼더라면 적어도 편폭이 몇배 길어졌을것이다 짤록이가 조상들의 옛고향을 돌아보는 장면에서 집중과 개괄, 함축이 가장 집중적으로 나타났다.   학교에 가보니 컴퓨터에 마주 앉은 학생들이 자판을 달가닥달가닥 두드리는 귀맛좋은 소리, 자동차공장에 가보니 로보트들이 슬근슬쩍 조립하면 눈깜짝새 빵빵 기적을 울리며 달려나오는 매미같은 승용차들, 시장을 돌아보니 판매원은 없는데 전자판매기로 물건들을 산 손님들이 밀물처럼 흘러갔다…     이처럼 많은 이야기를 백여자 되는 편폭에다 정연하고도 생동하게 담아냈다. 작자는 무극대본형식이라는 이 독특한 형식의 장점을 잘 리용하였기에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받지 않고 번화한 개미나라의 이곳저곳을 감동깊게 다 보여주었다. 따라서 문장은 간결하고 박진감 넘치고 우아하고 시적인 기분을 안겨준다     고향 버들골이 도깨비들에게 풍비박산나던 장면과 그 악몽같은 나날이 력사속으로 사라져가는 과정도 짧은 한단락속에 성공적으로 다 담아냈다.       …새까만 옷을 입은 도깨비들이 바위돌을 영차영차 메여다가 흙구덩이에 처넣는다. 그리고 벽돌을 한장한장 올리쌓는다. 2층까지 쌓았을 때 불시에 광풍이 휘몰아친다. 번개가 번쩍! 우뢰가 꽈르릉! 대줄같은 소낙비가 억수로 퍼붓는다. 도깨비들이 입었던 새까만 옷들이 점차 하얀 옷으로 변한다. 비가 그치고 날이 개인다. 해가 둥실 솟고 대지에 알록달록 꽃들이 만발한다…       작자가 직설적으로 한마디도 언급하지 않았지만 백성들의 삶을 황페한 쑥대밭으로 만들던 동란의 년대가 잘  반영되였다 교묘한것은 시종 청치요 투쟁이요 나쁜 사람들이요 하는 말을 한마디도 하지 않은것이다. 하지만 독자들은 동화속에 나오는 도깨비가 어떤 인물인지를 잘 안다.그리고 도깨비들이 입었던 새까만 옷들은 광풍폭우속에 흰옷으로 변한다는것은 암흑한 시대가 끝나고 새 시대가 도래함을 의미한다는것을 너무나도 잘 안다. 이렇게 개미나라의 모습을 빌어 인간사회의 눈부신 변천사를 보여준것이다. 작자가 여기에서 동란세월의 광적인 사건들을 직설적인 말을 한마디도 쓰지 않고 “도깨비”의 “도깨비짓”으로 표현한것은 잘한것이다.     동화에서는 또 과장법을 잘 사용하여 문장의 표현적효과를 높이였다. “도깨비”들이 기념당을 짓노라고 개미나라 터전에 남포질 터쳤을 때 남포에 집이 송두리채 날려가는 장면을 이렇게 표현했다       개미들은 안간힘을 다하여 흙덩이를 붙잡고 놓지 않았다. 개미네가 매달린 흙덩이는 구름을 뚫고 씽씽 날아간다. 흙덩이는 사흘 낮, 사흘 밤을 날아가서  도끼봉이라는 산마루에 쿵! 하고 떨어졌다.       참 멋진 과장법이다. 과장을 주요수단의 하나로 하는  동화에서는 과장법을 멋있게 사용하면 작품의 매력을 엄청나게 발산하게 된다. 만약 여기에서 흙덩이가 “아주 높이 떠서 대단히 멀리 날아갔다”고 했더라면 얼마나 문장이 슴슴하겠는가? 제자리에 잘 쓴 과장법은 마치도 소녀의 머리우에서 팔랑이는 꽃댕기가 소녀를 배로 예쁘게 만드는것처럼 전반 동화를 빛낸다     그외 노래말을 타당하게 리용하였다.     이 동화에는 노래말이 두절 들어있는데 그것들은 정감을 나타내는데 도움이 되고있다. 그런데 노래말중의 “선종”과 “망종”이란 단어는 좋지 않다. 노래말치고 말이 곱지 않기도 하거니와 아이들에게 잘 어울리는 말같지 않다. 이 두마디는 이 노래말에서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는 말인데 말이다.     동화 “개미나라 참관기”에는 미흡한  점도 보인다.     내용면에서 개미나라에서는 왕이 녀왕인데 여기서는 왕이 할아버지로 되였다.      다음 대화가 많고 대화가 인물의 성격을 표현하는 역할을 원만히 못하고 사건을 교대하는 작용을 하는데 그치는 것이다. 물론 대화도 사건을 교대하는 주요한 수단의 한가지이지만 대화가 좀 더 인물의 개성적특징을 띠였으면 좋겠고 정제되였으면 좋겠다.  하지만 이런 작은 문제점들은 옥의 티로 결코 동화 “개미나라 참관기”의 빛을 가리지는 못한다.  “개미나라 참관기”외에도 사과배골 법정에서 벌어지는 저수지와 꾀꼬리의 송사사건을 내용으로 쓴 동화  “꾀꼬리가 쓴 동시 풍파”는 그 구상이 묘하고 풍자와 해학을 재치있게 응용한 주목할만한 작품이다.   김만석교수의 우화작품 김만석교수는 수십편의 우화작품을 펴냈으며 한국에서 우화책을 출판하기도 했다. 김만석교수의 우화작품중에는 깜찍한 성과작이 여러편 있는데 몇편을 실례로 그 장단점을 살펴보기로 하자. 우화 “외가집 찾지”는 김만석교수의 우화작품들중에서 대표성적인 성과작이다. 우화의 줄거리는 이러하다. 앵두나무우에 사는 꼬마자벌레는 외가집에 가서 외할머니를 모셔오라는 엄마의 심부름을 떠난다. 그는 곧추 가다가 길이 두갈래로 갈라지면 왼쪽길로 가면 된다는 엄마의 말을 명심하고 꼬불딱꼬불딱 거리를 재면서 기여간다. 그런데 길이 두갈래로 나뉘는 곳에서 왼쪽길에 접어든 꼬마자벌레는 오십자쯤 가도 외할머니네 집이 보이지 않자 돌아서서 오던 길로 되돌아온다. 다시 갈림길목에 이른 그는 이번에는 오른쪽 길로 기여간다 또 오십자가량 기여갔지만 외할머니네 집이 나타나지 않는다. 꼬마자벌레는 이렇게 자기절로 외할머니네 집을 찾지 못하고 만다. 외할머니네 집은 갈림길목에서 백자쯤 가야하는데 오십자쯤 갔다가 되돌아섰기때문이다. 이 우화의 주제는 무슨일이나 끝까지 해야지 중도에서 그만두면 성사할수 없다는 것이다. 작자는 목적지까지 채 가지 않고 중도에서 발길을 돌린 꼬마자벌레에 대한 풍자를 빌어서 주제를 잘 보여주었다. 풍자와 교훈이 딱 떨어지는 감칠맛 나는 우화이다. 이 우화는 내용면에서 풍자와 교훈이 잘 반영된 재미있는 이야기를 썼을뿐만 아니라 그 표현수법면에서도 적지 않은 기교를 자랑하고있다. 꼬마자벌레는 갈림길목에 이르렀을 때 어느길로 들어설가고 고개를 까땍까땍하면서 이렇게 중얼거린다. “어느길로 가면 외할머미네 댁이 있을가? 알아맞춰보자야 뿅!” 그리고는 어머니가 일러주던대로 왼켠길로 간다. 기실 어머니가 왼켠길로 가라고 똑똑이 일러줬기에 어느길로 갈가 고려할 필요는 없는것이다. 꼬마자벌레가 알아맞추기하는식으로 길을 선택하는것은 아이들의 심리를 재미있게 표현한 것이다. 꼬마자벌레는  틀림없이 “어느길로 가면 외할머니네 댁이 있을가? 알아맞춰보자야” 하구선 자기가 가려는 길에 맞추어서 “뿅!” 했을것이다. 꼬마자벌레의 이 행동에서 신이 나 심부름 가는 꼬맹이의 귀여운 행동이 엿보인다. 만약 내키지 않고 볼이 부어서 심부름 가는 길이라면 이런 유희같은 장난을 칠 여유도 없을것이다. 이 우화에는 생동하고 형상적인 의성의태들이 타당하게 쓰였다 “꼬불딱꼬불딱 기여가다” “고개를 까땍까땍거리다” “머리를 뱅뱅 돌리다” “고래고래 소리치다” 이런 의성의태어들은 작품의 생동성, 형상성을 높이는데 도움을 주고있다, 우리 말은 의성의태어가 각별히 발달했는데 이런  우리 말의 장점을 잘 살려쓰면 글줄이 풍만해질것이다. 작품이란 내용도 좋아야 하지만 글줄이 재미있어야 보고도 다시 보고싶어진다. 이 우화에서 주인공을 자벌레로 설정한것 또한 잘된 착상이다. 자벌레는 한번  꼬불딱거릴때마다 꼭 자기 한키만큼씩 나가는 벌레이기에 거리와 관련되는 내용의 작품에 자벌레를 등장시키는것은 바람직하다. 그리고 외할머니네 집으로 가는 길에 매미네 마을이 있다는것도 재미있다. 자벌레도 매미도 다 나무우에 사는 벌레이니 합리한 안배이다. 우화 “재빛족제비”도 아주 성공적인 작품이다. 이 우화의 줄거리는 이러하다. 재빛족제비네와 노랑족제비네가 운동대회를 한다. 서로 상대편 꼴문에 자기네의 문지기를 세워놓고 달려가서 일년동안 훔쳐온 닭알을 뿌리면 문지기가 받아쥔다. 그래서 닭알을 더 많이 받아쥐는 편이 이기는 경기다. 노랑족제비네 문지기는 잽싸지 못하여 닭알을 여러개나 떨어뜨렸는데 재빛족제비네 문지기는 솜씨가 좋아 닭알을 착착 받아서 꼴문안에 있는 바구니에 담았다. 재빛족제비네 문지기는 멋진 가동작을 선보인면서 껑충 뛰여올라 닭알을 받아쥐고는 땅바닥에 모재비로 창 떨어지는가 하면 고인 물에 첨벙 넘어지면서 날아오는 닭알을 받아쥐고는 데굴데굴 구르기도 했다. 열광적인 응원소리속에서 사기가 오른 그는 관중들에게 꾸벅 경레를 하고는 아예 꼴문을 지킬 생각을 까맣게 잊고 관중들을 향하여 손을 저으며 운동장을 돌아다닌다. 그러다나니 노랑족제비네 문지기는 닭알을 38개나 받아쥐였지만 그는 여덟개밖에 받아쥐지 못하여 경기에서 지고만다.   참 재미있는 우화다. 작자는 칭찬소리속에서 머리가 뜨거워나 본분까지 잊어버리는 재빛족제비에 대한 풍자를 빌어서 허영심은  실패를 부추긴다는 교훈을 귀띔해주었다. 실로 신랄한 풍자이고 돋보이는 풍자이다. 온 정신을 쏟아 꼴문을 지켜도 쉽지 않을판에 꼴문을 지키는건 뒤전에 두고 관중들의 박수갈채를 받으려고 폼 잡고 운동장을 돌아다니는 운동선수, 진짜 전형적인 우화적인물이다. 이 우화는 표현기교도 뛰여났다. 우선 전형환경속의 전형인물”을 잘 설정했다. 운동경기는 치렬한 공방전으로 열기뜨거운 “족제비식롱구경기”이다. 원체 약삭바르기로 이름난 족제비들이 선수로 뛰니 한순간만 놓치면 꼴이 들어갈것이다. 작자는 선수들중에서도 실점을 막아내는 열쇠를 쥐고있는 관건적인 인물 문지기를 주인공으로 했다. 다음 작자는 경기형식을 참 재미있게 설정했다. 훔쳐온 닭알을 꼴문에 던져넣기ㅡ 얼마나 깜찍하고 기발한 발상인가? 닭알도 좋아하고 훔치기도 잘하는 족제비의 특성도 잘 반영되였다. 이외에도 “키다리코스모스” “흉보기” “딱친구네 비밀”  “고슴이와 도슴이” 등도 좋은 우화들이다. 김만석교수의 우화는 언어가 간단명료하면서도 구제적이고 생동한 장점이 있다. 대부분의 우화가 몇백자밖에 안되며 편폭이 길어야 천자좌우이다. 물론 짧아서 좋다는건 아니다. 짧지만 재미있는 이야기를 생동하게 잘 그렸고 풍자속에 교훈을 똑 부러지게 담고있다. 우화는 흔히 “주제선행”의 방법으로 쓰게 되므로 자칫 딱딱하게 되고 개념화 되며 이데올로기에 빠질수 있다. 하지만 작자는 이런 페단을 잘 피해가고있다. 그런데 짧게 쓰려는데서 전개해야 할 부분을 전개하지 않고 얼핏 넘어가는 아쉬운 면도 보인다. 짧게 쓰더라도 일정한 굴곡을 안배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우화 “따르릉 핸드폰소리”는 현대아이들의 생활를 반영한 아주 좋은 제재인데 작품을 너무 단순하게 마무리했다. 핸드폰이 울렸을 때 선생님이 그게 자기의 핸드폰인줄 모르고 핸드폰의 임자를 책망하는 말을 몇마디 전개했으면 해학도 더 다분해졌을것이다. “검정개”의 경우에는 주제를 말하려는데 급급해서 속담풀이하는데 그치고말았다. 비록 “넌 구들장 속에서 나왔나?”와 같은 형상적인 구절들이 있음에도 이야기의 재창조가 없기에 독자들의 감흥을 이끌어내지 못한다.       이상에서 우리는 김만석교수의 동화와 우화에 대해여 살펴보았다. 김만석교수는 아동문학리론가로서 이천년대 이전에는 아동문학리론문장을 많이 썼고 문학작품으로는 주로 동요동시를 썼다. 동화우화는 그뒤에 썼는데 말하자면 동화우화작가로는 늦깎이작가인 셈이다. 하지만 그의 동화우화들을 보면 그 수준이 비교적 높다. 작품마다에서 내용상 형식상 새로운추구를 고심하는 정신이 엿보인다. 특히 감탄하지 않을수 없는점은 젊은이들보다도 시대정신이 더 강하다는것이다. 이런 점들은 김만석교수가 늘 아이들과 교감하고 파아란 동심으로 숨쉬면서  창작적열정을 불태우고있기때문이다. 김만석교수께서 앞으로도 학문연구에 힘쓰는 한편 글농사에서 똘똘한 늦둥이들을 많이 많이 보기를 바란다.                                                                                             2016.11.10      
3    '마당형님'(수필) 댓글:  조회:846  추천:1  2017-02-21
수필 “마당형님” 허두남      나는 발가는대로 공원 숲속으로 걸어간다. 휘청휘청…걸음마다 집요하게 매달리는 비애와 고통과 공허감을  털어버리려고 모지름을 쓴다.   찌푸린 하늘처럼 가슴이 답답하다. 한숨이 나온다. 말없이 서있는 우울한 소나무들도 하나같이 짙은 한숨으로 칠해놓은듯하다.   며칠전 맏형님이 하늘나라로 떠나갔다.   둘째형님이 인사불성이 되여 자리에 누운지 여러해 되는데 맏형님마저  떠나가니 나홀로 무인고도에 버려진 기분이다.   소나무우둠지를 스치는 바람도 처량한 애가런듯 내 가슴을 후빈다. 발밑에서 바스락대는 마른 잔디풀의 속삭임은 세월의 묵은 덤불을 헤치고 나를 잊지 못할 동년의 언덕으로 데려간다.   개구쟁이시절, 내가11년 이상인 맏형님의 이름을 부르니 어머니는 형님을 그렇게 부르면 못쓴다고 손사래를 치면서 맏형님이라고 부르라고 가르쳐주었다. 그런데 “맏형님”이라고 외운다는것이 자꾸 “마당형님”으로 번져졌다. 그바람에 집안을 들었다놓던 웃음폭탄…   어버지, 어머니, 형님,누나들 모두 허리건사를못하고 웃었고 나도 덩달아 웃고…가난하지만 화목한 우리 가정에 큰 웃음을 선물했던 그때의 일이 어제런듯 기억에 새롭다.   그런데 맏형님은 그뒤 정말 “마당형님”이 되였다.   맏형님은 초중때 “소년아동”신문에 작문 “소조학습의 저녁”을 발표하였다. 그때엔 아이들이 볼 신문, 잡지라고는 “소년아동”신문 하나뿐이였는데 산골학생이 거기에 글을 발표했다는것은 하늘의 별을 딴것만큼 대단한 일이였다.    첫작품을 발표하고 형님은 더 본격적으로 습작을 했고 둘째형님과 나도 숫눈길에 찍힌 발자국을 저겨딛듯  맏형님의 발자국을 콕콕 넘겨밟으며 글쓰기에 나섰다. 뒤에 둘째형님은 작문 “눈내리는 아침”을, 나는  “생일날”을  “소년아동”에 발표했다.   나를 우화창작에로 이끈 사람도 맏형님이다. 형님은 스무살이 금방 지나면서 3년간 풍담으로 앉음뱅이신세가 되여 고생한적이 있는데 투병중에 우화시를 많이 습작했 다. 우화시 “메돼지”는 버덩이를 드러낸 박색의 초상과 함께 “소년아동” 지면에서 해빛을 보기도 했다. 그때  소학생이였던 나는 형님이 보는 끄릴로브우화집을 따라 읽었고 형님을 본받아 우화시를 쓰느라고 긁적거렸다. 그것이 내 우화인생에서 걸음마전의 엎치기연습이였을것이다. 그 엎치기연습이 뒤에 첫걸음마로, 우화시창작에서 끊임없이 자신을 갱신하려 고행을 거듭한 수십년의 려정으로 이어졌다.   맏형님의 영향은 우리 동생들에게만 미친것이 아니였다.   형님의 고향인 산 좋고 공기 좋고 정서 좋은 남평이라는 이색의 땅에서는 문학의 새싹들이 곳곳에서 푸른 하늘을 향해 손을 저으며 파란 꿈을 펼치였다. 그 될성부른 함함한 새싹들은 비바람의 세례를 거쳐  최룡관, 김응룡, 박장길, 김영건이라는 가지 창창하고 잎새 무성한 시나무로 자라났다.   연변작가협회 부주석이였던 최룡관은 맏형님때문에 문학에 발을 들여놓아 “고생을 사서 한다”고 맏형님과 부르튼 소리를 곧잘 했다.      맏형님때문에 “고생을 사서 한” 사람들은 문학(文鹤)의 날개를 쫙 펼치고 훨훨 날아 로임 많고 살기 편한 국자가에 모였다. 그러나 선구자이고 스승인 맏형님만은 여전히 고향에 남아 제집마당을 지키였다. 진짜 “마당형님”이 된것이다.   누구보다도 재능이 처지지 않았지만 산골에서 한생을 다한 형님을 생각하니 마음이 괴롭다. 하지만 형님은 도시의 유혹에 몸이 달아하지 않았고 산골에 정을 두고 만족했다. 고향에 정을 묻었기에 화룡3중에서 작문교원으로 초빙할때도 외면했다. 고향을 떠나기 아쉬워 현성길을 밟지 않았다면 남평중학교에서 교장을 하라는 청탁은 왜 밀막아버렸는지? 산골에서도 알짜 백성으로 사는것이 편했던 모양이다.   산골백성이 달갑게 된 형님의 시작품들에는 고향의 정서가 청초한 산꽃향기처럼 묻어났다.   오불꼬불 길을 따라 멀리 떨어진 우리 시골   내물도 길을 흉내 내듯 오불꼬불 흐르는 곳   하늘도 좁은 산들사이에 오불꼬불 펼쳐졌다.   형님의 동시 “시골”이다.   형님은 다산작가는 아니였지만 자기 작품에 아주 책임졌다. “나는 남이 어떻게 썼는지가 아니라 어떻게 안썼는지 알고싶다”고 했다.   2002년봄, 나는 남평에 가서 형님과 같이 사흘동안 고향산천을 돌아다녔다.   형님이 태를 묻은 조선 무산군 량영리의 오리장마을이 두만강 건너 먼 꿈처럼 바라보이는 고향의 뒤산마루 “가마후렁”에 올랐을때였다.  오래만에 고향산 정상에 오른 우리는  푸른 하늘에 얼굴을 묻고 덧없는 인생에 대해 주고받았다. 형님은 젊어서는 시를 쓰고 늙으막엔 아동문학작품을 쓰라는 말이 백번 옳다면서 누구도 써본적 없는 독특한 형식의 장편동화를 쓰고싶다고 했다.   우리는 발아래 펼쳐진 고향의 다정한 모습을 눈에 담다가 군데군데 가랑잎이 가슴까지 쌓인 오봉바위골에 발자국을 남기며 산을 내렸다. 나는 형님이 뒤에서 돌이라도 굴릴가봐 골짜기 중간이 아닌 한옆에 치우쳐서 걸었다.   “너 내가 돌을 굴릴가봐 한켠에 붙는게지?”    “그걸 아는걸 보니 아직 멀었구만! 치매걱정은 안해도 되겠소.”   내 말에 형님은 허허 웃었다.   “너 나를 아주 귀신취급하는구나!”   그때만 해도 가파른 산길을 별 불편이 없이 걷던 형님이 불과 7년만에 하려던 일을 다 접어두고 불귀의 객이 되여 떠나간것이다.   고생속에서 한생을 보내면서도 작은 행복에 만족했던 형님, 뼈를 깎아 살을 깎아 한편한편의 글을 빚어내며 자신만의 보람을 찾고 늘 락천적인 웃음을 잃지 않았던 형님, 형님은 이제 이 세상에 없다!   담요 하나를 깔고 옆에 책 하나를 놓고 누워있던 형님의 자리는 비여있다. 형님에 대한 그리움만 그물그물 피여나는 휑뎅그렁한 빈 자리…   솔방울이 보인다. 허리를 굽혀 집어들었다. 잣알이 다 빠져버린 묵은 솔방울, 정성껏 키운 기름진 씨앗을 공원의 귀동자가이드 다람쥐에게 내주고 빈몸으로 누워있는 솔방울, 자기의 의무를 다하고는 미련없이 생명의 근원에서 뛰여내린 이 자연의 뜻을 읽노라니 인생도 이와 같구나 하는 느낌이다. 하다면 맏형님도 심혈을 몰부어 키워온 알맹이를 이 세상에 남겨놓고 갈때가 되여 훌쩍 떠나간것일가?. 아니, 그렇게 말하기엔 너무나 애석하다. 형님은 아직 가서는 안된다. 형님은 하려던 일을 채 하지  못했다. 우리 3형제를 위해서라도 남아서 재능을 더 빛내야 한다. 하지만 이미 길을 달리한 형님, 무엇이 급하여 가지 말아야 할 곳으로 발길을 내디뎠을을가? 내 한숨의 안개속으로 멀어져가는 형님의 뒤모습…   자연은 새봄을 선사했지만 기다려오던 이 봄은 형님과의 영별을 통보하는 슬픈 봄이 되였다. 누구나 한번 가야 하는 길이언만 좀 더 앉았다 가도 될것을 총망히 떠나가니 더 슬프다. 평생 남에게 페를 끼치기 싫어하는 분이라 조문객들을 위해 날씨가 풀리자 서둘러 떠나갔으리라!   이제 한달남짓 지나면 청명이다. 묵은 풀덤불을 뚫고 연두빛 새싹이 눈을 뜰 때 형님을 찾아 술잔을 부어올리며 가슴저미는 아픔을 딛고 형님을 영영 바래련다.                                                                                                   2009.2.
2    허두남(许斗男) 댓글:  조회:1244  추천:0  2013-08-26
허두남(许斗男) 아동문학작가, 극작가. 1950년 길림성 화룡시 출생. 1979년 우화집《개미와 코끼리》로 등단. 우화동시집 《빵순이 다이어트》 구연,희곡집 《뽀뽀》등 10권 출간. 진달래문예상, 한국 계몽사 아동문학특별상 수상.  
1    로천화장실(재담) 댓글:  조회:1570  추천:5  2013-01-28
[재담] 로천화장실 허두남 녀: 대식씨. 남: 왜 그러죠? 녀: 우리 둘이 재담을 엮는게 어때요? 남: 이거 개미 웃다가 허리 부러질 소리를 말라구요. 재담을 뭐 아무나 하는줄 압니까? 녀: 그래 전 재담을 못한단 말인가요? 남: 그야 두말이면 잔소리고 세말이면 군소리고 네말이면 잡소리고 다섯말이면 헛소리고 여섯말이면… 녀: 됐어요. 그러다가 숨넘어가겠어요. 제가 왜서 재담을 할수 없는지 그걸 말해봐요. 남: 재담을 하자면 우선 인물, 체격부터 합격돼야 한다구요. 녀: 뭐요? 남: 그 인물, 체격에 재담을 하겠다니 정말 자기를 몰라도 한참 모르는군요! 녀: 아이 분해라. 사람을 그렇게 모욕해도 되는거예요? 남: 내가 언제 꽃분씨를 모욕했다고 생도마도처럼 색을 쓰는가요? 녀: 남자에겐 사내답지 못하다는것이 최대의 모욕, 녀자에겐 못생겼다는이 최대의 모욕이란 말도 못들었나요? 남: 내가 언제 꽃분씨를 못생겼다고 했게요? 녀: 금방 입이 넙죽해서 말해놓고 지짐떡처럼 해뜩해뜩 돌아누워요? 남: 그런게 아니라 꽃분씬 너무 잘생겼기에 재담을 하기 적당하지 않다는거라구요. 녀: 뭐요? 남: 재담배우가 되자면 나처럼 인물, 체격부터 우습강스럽게 생겨야 한다구요. 무대에 척 나서기만해도 관중들이 개구리목줄처럼 배가죽이 풀떡풀떡하면서 웃음이 나와야 하지요. 녀: 그게 정말인가요? 남: 정말 아니고 그래 옛말이겠나요? 녀: 그런걸 난 또…호호호…그런데 대식씨도 그만하면 너무 못나진 않았어요. 남: 그게 바로 나의 제일 큰 슬픔이라구요. 녀: 녜? 남: 난 기질이나 말주변, 아이큐가 다 남보다 우월한데 외모때문에 전업재담배우로 되지 못한다구요. 녀: 외모때문에요? 남: 그래요. 외모가 재담배우조건에 부합될만큼 못나지 못했기때문이지요. 만약 훨씬 실해져서 높이와 너비가 비슷하게 되거나 하다못해 이마가 지금보다 두배만 벗어졌더라도 틀림없이 이름난 재담배우로 되였을텐데말입니다. 녀: 뻥치는거 아니예요? 남: 꽃분씬 날 그래 꽝포쟁이로 보세요? 이거 정말 억울해서 한 몇십년만 더 살다가 죽고말아야지. 녀: 잘생긴것도 이제보니 나쁜점이 있군요. 남: 있다뿐이겠나요? 꽃분씬 너무 잘생겼기때문에 암만 연기를 잘해도 관중들을 웃기기가 하늘의 별따기지요. 모두가 재담을 보는게 아니라 금방 무지개를 타고 내려온 선녀를 보는 심정이겠으니깐요. 녀: 무슨요. 호호호. 남: 그렇다고 너무 기뻐 식당문이 헤—할건 없다구요. 녀: 녜? 남: 꽃분씬 왜서 자신이 그렇게 외모가 아름답게 생겼는지 알아요? 녀: 그야 아버지, 어머니께서 정식으로 낳아주셨기때문이겠죠. 남: 그런게 아니라구요. 녀: 그럼 왜서죠? 남: 아직 아무도 발표한적 없는 평형론에 의하면 사람들에겐 다 같은 미적조건이 있는데 어떤 사람은 미가 속에 들어가고 어떤 사람은 미가 겉에 나왔답니다. 녀: 도대체 뭘 말하자는건가요? 남: 그러니 나처럼 겉이 못생긴 사람은 미가 다 안에 들어갔기에 속이 꽃밭처럼 분결처럼 아름답고 꽃분씨처럼 겉이 아름다운 사람은 미가 몽땅 겉에 나왔기에 속이 쓰레기장처럼 더럽다 그 말이라구요. 녀: 그건 철두철미 궤변이구 인신모욕이라구요. 남: 왜 그렇게 풀메뚜기처럼 폴짝폴짝 뛰는가요? 녀: 말해요. 다시 사람을 모욕하겠나요? 남: 아니, 재담을 하자기에 재담을 했는데 이렇게 성내다니요? 녀: 녜? 그럼 금방 한 말씀은 진담아니라 재담이였군요. 남: 딱 맞고 똑 떨어졌다구요. 녀: 그런걸 난 또…그런데 대식씨! 남: 왜 그러시죠? 녀: 이번엔 인물, 체격 말고 더 뜻깊은걸로 엮는게 어떤가요? 남: 그러자구요. 난 무슨 내용이나 청산류수처럼 엮을수 있으니 꽃분씨가 엮자는 내용으로 엮읍시다. 녀: 그럼 화장실을 가지고 엮는게 어때요? 남: 화장실이라니요? 녀: 화장실도 몰라요? 쉬야—하고 응가—하는 화장실말이예요. 남: 하필이면 화장실인가요? 같은 값이면 다홍치마라고 사랑이나 꽃이나 이런 아름다운 내용으로 엮으면 좀 좋나요? 녀: 제가 하자는걸로 하겠다 해놓고 웬 잡음이 이리 많으세요? 남: 실례했어요. 꽃분씨의 뜻에 따르겠으니 어서 꼭지를 떼라구요. 녀: 꼭지를 떼다니요? 무슨 꼭지 말인가요? 남: 이거 생김생김만 재담배우표준이 안되는가 했더니 기질이 오동무깍지구만요. 녀: 글쎄 뚱딴지같이 꼭지를 떼라니 배꼭지를 떼라는지 수도꼭지를 떼라는지 내 알턱이 조개턱인가요? 남: 글귀는 무디여도 말귀는 빠르다던데 이렇게 말귀가 무디고야…재담꼭지를 떼란 말이라구요. 시작하란 말이예요. 녀: 호호호, 그런 뜻인걸 가지고. 남: 어서 시작하라구요. 녀: 남자들은 어쩜 그리 문명하지 못하나요? 남: 남자들이 어쨌게요? 녀: 화장실을 찾지 않고 아무데서나 일을 보니말이예요. 남: 꽃분씨는 그런 정경을 많이 봤나보군요. 녀: 담벽에 돌아서서 쏴— 가로수에 마주서서 쏴— 전주대에 붙어서도 역시 폭포요… 남: 남자들이 지형지물을 리용해서 돌아서면 그건 로천화장실이란겁니다. 녀: 로천화장실이요? 유리화장실은 아니고 로천화장실이세요? 남: 로천화장실은 급할 때 대용하는 없어서는 안될 기동화장실이지요. 녀: 대식씨도 로천화장실에서 일을 볼 때가 있나요? 남: 전 특수경우에만 죄꼼 사용할뿐이라구요. 녀: 그 특수경우란 어떤 땐가요? 남: 급해죽겠는데 화장실이 50메터이내에 없을 때. 녀: 아무리 급하다고 50메터를 못걸어가요? 남: 그리고 맥주를 다섯병이상 마셨을 때. 녀: 맥주를 다섯병이상 마실 때가 많나요? 남: 많지는 않아요. 하루 두세번정도밖에 안되거든요. 녀: 뭐요? 한달에 한두번도 아니고 하루에 두세번이란 말인가요? 대식씬 이름 그대로 대식가군요. 남: 하지만 난 분촌이 똑똑하거든요. 여지껏 로천화장실을 사용해왔어도 녀자들눈에는 한번도 뜨인적 없다니깐요. 녀: 눈에만 안뜨이면 단가요? 그 악취가 환경을 오염시키는건 어쩌고요. 남자들이란 어쩜 이리 뻔뻔스럽나요? 남: 녀자들은 뭐 로천화장실을 안쓰는가요? 녀: 그럼 안쓰지요. 남: 그건 익은 도마도처럼 새빨간 거짓말이라구요. 녀: 녀자들은 일을 보자면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 하니 로천화장실을 쓰고싶어도 안되지요. 남: 안되긴 뭐가 안돼요. 남자들보다 더 우월한 복장조건을 구비했는데요. 녀: 우월한 복장조건이라니요? 남: 길을 가다가 화장실이 급하면 큰길바닥에 들어앉아서 일을 봐도 되잖나요. 치마로 척 가리면 누가 알아요? 녀: 어마나! 그것도 말이라고 하세요? 남: 치마로 척 가리고 앉아서 신을 고쳐신는체하다가 일을 다 보고 일어나서 빠이빠이하고 가면 그만이지요. 녀: 이봐요. 우리 녀자들이 뭐 남자들과 같은줄 아나요? 그런 녀자는 세상에 하나도 없다구요. 남: 천만에요. 내눈으로 똑똑이 본적이 있다구요. 녀: 그래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일을 보는 녀자를 봤단 말이세요? 남: 예쓰마쓰! 녀: 설마 큰길에서야 아니였겠지요. 남: 네거리 한복판에서였습니다. 녀: 아이, 망칙해라! 그래 정말 치마로 가리고 앉아서 일을 보더란 말인가요? 남: 치마로 가리면 좋지요. 아예 홀라당 드러내놓고 일을 보던데요. 녀: 어마나! 남: 거기다가 조용히 일만 보면 약과지요. 지나가는 사람들이 다 돌아보게 큰소리로 떠들어대기까지 하더라구요. 녀: 뭐라고 떠든단말입니까? 남: “쉬야—해라, 빨리 쉬야— 이 간나새끼, 좀 빨리 싸라! 팔이 아프다. 이 간나새끼, 무슨 오줌을 이리 많이 싸갈기니?” 녀: 녜? 남: “이 간나새끼, 다 못쌌으면 다 못쌌달게지 치마를 적셨구나! 이 간나새끼, 사람이 오는데 어쨌다구 그러니? 쥐방울만한 간나새끼 뭐가 부끄러워서?” 녀: 그러니 엄마가 아이에게 쉬야를 시킨걸 말한것이군요. 남: 그 아이가 녀자아이였단말입니다. 녀: 하지만 그건 쬐끄만 아이잖아요? 남: 아이를 쳐들고 실례를 하게 한게 그애 엄마이거든요. 녀: 녀자들중에도 그런 사람이 있다니 부끄럽군요. 남: 뭐 꽃분씨가 그런것도 아닌데 너무 부끄러워할거야 없지요. 녀: 우리 이제부터 문명하지 못한 로천화장실을 앞장서 허물어치우는것이 어때요? 남: 로천화장실은 벽돌로 지은것도 아닌데 어떻게 허문단말입니까? 녀: 남녀로소 모두가 로천화장실을 쓰지 말게 재담을 엮어서 선전하잔 말입니다. 남: 재담을요? 녀: 그래요. 남: 좋은 아이디어긴 한데 절구통같은 나와 버들가지같은 꽃분씨가 무대에 같이 나서면 잘 어울릴가요? 녀: 그러길래 더 좋지요. 둘이 대조를 이루어서 관중들의 눈길을 자석처럼 확 끌어당길수 있단 말입니다. 남: 야, 이거 꽃분씨 정말 대단한데! 금방 나를 찜쪄먹는군요. 녀: 천만에요. 남: 근데 꽃분씨 잠간만 돌아서달라구요. 녀: 왜요? 남: 점심에 맥주를 다섯병이나 마셨더니 급해서 그래요. 녀: 뭐라구요. 금방 약속하구서도 그래요. 암만 급해도 화장실로 가야죠. 남: 아차! 그만 습관되여서....헤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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