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두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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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이뛰기
2020년 09월 03일 05시 21분  조회:406  추천:1  작성자: 허두남

 
 
 
높이뛰기(우화)
 
체육시간입니다.
선생님은 한메터 높이의 가름대를 놓고 학생들을 한 사람, 한 사람 불러서 뛰여넘게 합니다.
자기 차례가 가까와오자 욱기는 손바닥을 연신 바지춤에 문지릅니다. 시간종이 울리기 전에 화장실에 갔다 왔는데도 자꾸만 오줌이 마렵습니다. 노루도 사슴도 다리가 긴 만큼 껑충 잘 뛰는데 웬일인지 욱기는 남보다 더 긴 다리를 가지고도 높이뛰기를 죽어라고 못한답니다. 전번 시간에도 녀자애들까지 뛰여넘는 높이를 뛰여넘지 못하여 애들에게  “무골충”이라고 놀려댔어요.
(다리야, 너 내 편이지? 제발 걸리지 말아다오!)
하지만 욱기의 긴 다리는 주인의 간절한 부탁을 들어주지 않고 가름대에 털썩 걸리고 말았어요.
운동장이 떠나갈 듯 웃음이 터졌어요. 얼굴이 확 달아오른 욱기는 녀자애들 켠을 힐끗 돌아봤습니다. 녀자애들도 손으로 입을 싸쥐고 웃습니다.
“넌 정신상태가 문제야. 꼭 할 수 있다, 못하면 안된다-이런 마음가짐을 갖춰야 한단 말이다!”
    번번이 꼴찌를 독차지하는 그를 두고 체육선생님은 한심하다는 듯 고개를 저었어요.
    (선생님 말씀이 맞아! 나의 귀바퀴까지 오는 애들이 다 사뿐이 건너 뛰는데 왜 나만 못 건너뛴담? 내 마음가짐이 문제인게야!)
하학하고 집에 돌아간 욱기는 집에 들어서자 책가방을 방구석에 아무렇게나 내던지고 창턱에 놓인 화분통들에로 다가갔습니다. 머리속에 묘한 아이디어가 반짝했던 것이지요.
그는 나란히 놓인 화분통 가운데서 축구공처럼 모양이 둥그스름하고 고슴도치털 같은 가시가 다닥다닥한 선인장을 안고 밖으로 나왔습니다. 다시 집에 들어가서 걸상을 내다가 마당에 높고 그우에 선인장을 올려놓았어요. 키를 대여보니 꼭 한메터높이였어요.
무릎을 굽혔다 폈다하고 발목을 이리저리 움직인 욱기는 후둘후둘 다리를 떠는 자신에게 속으로 말하였어요.
(요까짓 건 얼마든지 뛸 수 있어! 못 건너 뛰면 저 무시무시한 가시에 엉덩이를 쿡 찔려!)
그리고는 손에 침을 퉤! 뱉고 선인장을 향해 달려갑니다.
투우사에게 달려드는 소처럼 눈을 부릅뜨고 달려가다가 젖먹던 힘을 다 모아
서 훌쩍 몸을 날렸어요.
다음 순간ㅡ
와당탕! 걸상이 넘어지고 걸상우에 놓았던 화분통 나뒹굴고 욱기는 욱기대로 마당에 나가 넉장거리로 넘어졌어요.
고슴도치털같은 가시에 수십침을 맞은 욱기는 엉덩이를 붙잡고 너무 아파 몸을 막 비틀었어요.
(아이쿠! 이제보니 체육선생님도 허풍쟁이구나! 마음가짐이고 뭐고 다 새빨간 거짓말인 걸 가지고…)
이런 쯧쯧! 정말 꽉 막힌 애로구나! 그런 정신 갖고 련습하라는 말이지 재간을 키우지 않는다면 선인장이 아니라 범이 아가리를 벌리고 앉아있다 해도 건너뛸수 없는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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