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두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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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가락에 든 가시
2020년 10월 30일 09시 25분  조회:369  추천:2  작성자: 허두남
우화
발가락에 든 가시
 
  꽃사슴은 뒤쪽 발가락 하나가 따끔따끔 아파서 고슴도치중의진료소에 찾아갔어요.
고슴도치의사는 명망이 아주 높은 중의로서 특히 침구술은 세상이 다 알아줄만큼 대단하답니다. 침구를 얼마만큼 사랑하는지는 그의 옷을 보면 알수 있어요. 길 갈 때도 식사할 때도 침구를 연구하기 위해서 침을 다닥다닥 엮어서 옷을 만들었답니다.
때마침 애호박에다 가시침을 다닥다닥 꽂으면서 침구술연구에 열중하던 고슴도치의사는 꽃사슴이 교태 부리는 녀인처럼 살짝살짝 다리를 절며 다가오자 코등의 안경을 밀어올리며 인자하게 물었어요. 
  “어디가 아파서 왔나?”
“발가락이 좀 아파서요.”
“발가락이? 어디 보세.”
딱따구리의사는  안경을 다시 쓰고 꽃사슴의 발가락을 자세히 진찰했어요.
“별일 아니구만. 발가락에 가시 들었네.”
딱따구리의사는 침통을 열고 침 한대를 꺼내 들다가 도로 집어넣고 제 몸에서 가시털 한대를 뽑아들었어요.
“이왕이면 새 침을 써야지. 자, 어서 가시를 빼세.”
꽃사슴은 침을 보자 아이들이 밤도깨비를 보았을 때처럼 몸을 오싹 움츠렸어요.
“침으로 뚜져서 빼나요?”
“그래. 금방 뺄수 있으니 념려말게”.”
  “싫어요. 선생님, 전 무서워요.”
꽃사슴은 눈을 흡뜨며 한발작 물러섰어요.
고슴도치의사는 의자우에 일어서서  발꿈치를 들고 꽃사슴의 어깨를 다독이며 인자하게 말했어요.
“헌헌대장부가 까짓 가시 하나 못 빼겠나? 그러지 말고 어서 이리 오게. 독이 있는 가시여서 제때  빼지 않으면 상처가 곪을수 있네.”
“아니, 전 못 빼요. 침을 보기만 해도 닭살이 돼요.”
  “하, 알만한 젊은이가 웬 고집인가? 그러지 말고 어서 빼세나.”
하지만 꽃사슴은 막무가내였어요
“.싫어요. 전 싫다구요.”
꽃사슴은 손사래치며 고집쓰고 집으로 돌아갔어요.
며칠뒤 꽃사슴은 발가락이 곪아 다시 고슴도치의사를 찾아갔어요.
“우리 병원에서는 고칠수 없으니 딱따구리현대병원에 가보게.”
꽃사슴은 야구방망이에라도 맞은듯 정신이 뗑해났어요.
꽃사슴은 하는수없이 절뚝거리면서 딱따구리현대병원으로 찾아갔어요. 딱따구리의사는 이름난 서의인데 병진단과 병치료에서 조예가 깊었어요. 특히 마취약을 쓰지 않고 하는 그의 “딱딱수술”은 병자들의 병을 딱딱 떼여 모두가 엄지손가락을 내들지요.
딱따구리의사는 쓰고있던 버드나무병치료에 관한 론문을 밀어놓고 꽃사슴의 상처를 자세히 진찰했어요..
“이렇게 될 때까지 내버려두다니…인차 수술해야겠네.”
딱따구리의사는 혀를 끌끌 차면서 시퍼런 수술칼을 꺼내들었어요.
수술칼을 보자 꽃사슴은 사시나무 떨듯 부들부들 떨었어요.
“전 수술은 죽어도 못 하겠어요.”
딱따구리의사는 저으기 화가 났으나 꾹 참고 딱딱딱 일깨워줬어요.
“심장수술도 아니고 발가락 하나를 수술하는데 뭘 그리 겁내나? 지금 수술하지 않았다간 때를 놓치게 되네. 전번날 도토리골 버덩이서방도 맹장수술을 제때 안 했다가 잘못 됐다네.”
“선생님, 제발 불쌍히 여겨줘요. 수술하지 않고 약으로 치료해 주시면 제가 이 보배뿔을 드릴게요.”
꽃사슴은 산호처럼 생긴 멋쟁이뿔을 가리키며 말했어요.
딱따구리의사는 낯선이를 보듯 꽃사슴을 바라보더니 이렇게 내쏘았어
요.
“그까짓 뿔이 몇푼 가나?”
“이 뿔은 인삼, 담비가죽과 함께 장백산의 3대 보물이예요. 그리고…”
  “그만 닥치지 못할가? “
딱따구리의사는 꽃사슴의 말허리를 자르며 꽥 소리쳤어요. 어찌나 성이 났는지 진정하지 못하고 의자등받이에 포르릉 날아올랐다 내려앉았다 하면서 턱을 딱딱 맞쪼았어요
“자네 지금 그것도 말이라고 하는가, 엉? 내가 그래 뢰물을 탐내 환자의 생명을 가지고 장난칠 의사 같은가? 그까짓 뿔이 그래 자네 생명보다 더 비싼가? 내 솔직이 말해주지. 이제 시간을 더 끌면 다리가 잘못 될수 있네.”
꽃사슴은 퀭한 눈으로 딱따구리의사를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맥없이 고개를 떨어뜨렸어요. 정말 다리가 잘못되면 어쩌나 생각하니 눈물이 뚤럴뚤렁 굴러떨어졌어요. 하지만 그는 종시 수술하겠단 말을 못하고 어깨가 축 쳐져서 절뚝절뚝 집으로 돌아갔어요.
상처는 날마다 점점 더해졌지만 꽃사슴은 다시는 병원을 찾아가지 않았어요. 수술이란 생각만 해도 시퍼런 수술칼이 눈앞에 떠올라 몸서리치며 이불을 뒤집어썼어요.
발목까지 곪아 걸을 수없게 된 때에야 꽃사슴은 후회했어요.
(가시를 제때 빼지 않았다가 이 꼴이 되였구나! 인젠 걸을수도 없으니 어떻게 의사를 찾아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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