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제비와 집과 그리고 둥지
얼마전(2014년4월30일)에 화룡복동탄광장재5갱(和龙福洞煤矿长财五井)으로 직일(值班, 2013년 4월 20일 화룡시경흥탄광에서 발생한 가스폭발사고로 인하여 18명이 숨지고 12명이 부상을 입었다. 그후 화룡시정부에서는 부분적 소형탄광들에 대하 ㄴ안전생산감독제를 실시하여 각 기관과 사업단위의 일부 인원들을 편성하여 륜번으로 올 상반년까지 소형탄광의 안전생산을 감독하게 하였다.)때문에 갔다가 우연이 아닌 우연으로 2층막사의 복도에 가설된 천정의 전등갓귀퉁이에 흙으로 지어진 탄탄한 제비둥지를 보았다.
순간 저도 모르게 감탄이 쏟아져나왔다.
백열전등알의 조그마한 갓귀퉁이에 쬐꼬마한 흙덩이들을 물어다가 한뜸한뜸 둥지를 쌓아서 만든 제비의 신근한 노력과 자기의 집이라고 정성을 다해 지은것이라고 생각하니 가슴이 찡해나며 눈물이 울컥 솟았다.
인간과는 달리 말 못하는 미물이지만 그토록 집이라는것에 집착을 가진 제비의 행동에 너무나 감동되였던것이다. (나도 나만의 집을 장만하기 위해 옹근 10년이라는 긴 시간을 세방살이를 하면서 애면글면한 실례가 있었다.)
그후 2014년6월9일에 다시 직일로 그 탄광막사를 찾았을 때에는 제비엄마가 한창 둥지에서 알을 품고있었다.
지난해의 무더운 여름을 새끼들과 함께 올곧게 지켜왔을 집, 둥지로 올해에도 어김없이 찾아온 후대를 위한 제미엄마의 지극정성에 또 한번 놀랐다.
사람들이 분주하게 드나드는 2층 복도의 천정에 대롱대롱 달린 전등갓귀퉁이에 둥지를 짓고 새끼들을 까는 제비엄마, 인제는 아주 사람들과 친해졌다는 탄광로동자들의 스스럼없는 함박꽃같은 웃음에 저절로 입이 벌어졌다.
따라서 제비가 돌아오는 봄철부터 여름내내 창문을 닫아본적이 없다고 한다.
물론 제비가 쉽게 드나드는 장소여서 창문을 활짝 열어놓고 제비에게 통로를 내주고 있는셈이였다.
마치도 집을 나간 식구들을 기다리면서 문을 열어주는 할아버지, 할머니, 아버지, 어머니들의 그런 심리라고 할가, 아무튼 탄광막사의 2층 창문은 그렇게 온 여름내 비가 오나 바람이 부나 제비들이 추운 겨절이 다가서는 늦은 가을 남방으로 날아가기전까지 한번도 닫혀본적이 없다고 한다.
제비는 참새목 제비과의 여름철새이다.
제비는 흰털발제비, 갈색제비 등이 있는데 벼랑이나 처마밑에 진흙으로 만든 둥지를 결어서 번식하며 곤충을 잡아먹는다. 날개끝이 가늘어 빠른 비행에 유리하고 여름에 따스한 곳으로 겨울나이를 간다. 제비는 집을 지을 때는 해조류나 진흙을 리용해 자신의 침과 섞어 수직벽에 붙도록 짓는다. 제비가 낮게 날면 비가 온다고 하는데 이는 습기때문에 몸이 무거워진 곤충을 잡아먹기 위해 낮게 날기때문이다. 제비둥지는 보통 한 집에 한개이고 매년 같은 둥지를 보수해서 사용한다.
제비는 귀소성이 강하여 매년 같은 지방에 돌아오는 례가 많다. 산란기는 대개 4-7월경이며 한배에 3-7개의 알을 낳는다. 1년에 2회번식하며 2회째의 산란은 1회의 새끼가 떠난 후 12-16일경에 이루어진다. 새끼는 알을 품은 후 13-18일만에 부화하고 그후 20-24일이면 둥지를 떠난다. 암,수가 함께 새끼를 기르는데 먹이는 주로 파리, 딱정벌레, 매미, 날도래, 하루살이, 벌, 잠자리 등 날아다니는 곤충들이 위주이다.
지금 문학적으로도 제비는 사람들에게 매우 친근하게 다가온다.
동화인 “흥부전”에서도 마음 착한 흥부를 돕는 존재로 묘사되여 사람들에게 리로운 새로 알려지고있다.
참말이지 말 못하는 제비의 “황당하고 신기한 집”이였지만 너무나 대견하고 보기가 좋았다.
그렇게 겨우내 비워둔 집, 둥지를 찾아 다시 돌아왔다는 그 자체가 바로 감동이였다.
누구나 이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을 비롯해 모든 동물들은 바로 자기의 집이나 둥지 혹은 은신처를 갖고있다.
한동안 비워두었다가도 돌아갈수 있다는 그리고 돌아갈수 있는 집, 둥지가 있다는것만으로도 행복하고 또 감미로운것이다.
그러나 이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들, 누구에게나 집으로 돌아갈수 있는 그리고 돌아갈수 있다는 집이나 둥지 혹은 은신처가 있는것만은 아니다.
탄광막사 2층 복도의 전등갓귀퉁이에 대롱대롱 매달린 제비둥지를 보고 또 그 둥지로 돌아오는 제비엄마를 보노라니 가슴이 알알해나며 심정이 무거워나는것을 어쩔수 없었다.
개혁의 훈풍에 모두들 현재의 삶에서 더 잘 살아보려고 집을 떠나 이국 타향땅에서 고뇌를 그리며 삶을 이어가는 사람들이 아주 많기때문이다.
하지만 그들에게 집은 한낫 살다가 떠나간 아니, 다시 돌아오려는 삶의 원천이 아니였다.
말 못하는 제비조차 이듬해 다시 자기의 집, 둥지로 돌아와 새끼를 까고 후대를 늘여가는데 사람들은 웬지 한번 떠나가면 다시 돌아오지를 않는다.
그러나 모두가 그렇다는 말은 아니다.
집이 있어도 돌아올수 없는 사람, 집이 있어도 돌아오지 않는 사람과 그리고 아예 집이란 머리속에 하나의 먼지마냥 쌓여진 사람들로 이 세상은 살아가는 사람들의 객관적인 의식이 천차만별이기때문이다.
눈앞의 순간적인 리익에 자기의 집을 잃고 버리고 또 잊은채 자기가 살아가야 할 의무와 책임감마저 상실한채 허허벌판의 외로운 나무마냥 바람을 안고 살아간다.
자기가 나서 자란 고향을 두고 몇년전 한국땅으로 돈 벌러 떠나간 옆집의 강이네 아빠도 이웃인 민호네 엄마도 앞집의 숙자네 엄마도 또 친구인 영호, 철길이, 병식이, 동해, 기수도 그리고 수많은 엄마, 아빠, 누나, 형님, 녀자, 남자들이 다시는 자기가 살던 집으로 돌아오지 않았다.
산골짜기에 지여있는 초라한 탄광막사 2층 복도의 전등갓귀퉁이에 집, 둥지를 짓고 살아가는 제비들도 해마다 자기의 둥지로 돌아와 새끼를 까고 후대번식에 충성을 다하는데 사람들은 자기가 낳고 간 자식과 자기를 낳아준 부모마저 버리고 떠난 집으로 돌아오지 않는다것이 웬 말인고?!
언젠가는 그들에게도 이미 주어졌던 집이 그냥 가족사랑으로 묻어나는 한채의 따스한 집으로 되여 다시 돌아올수가 있을가?!
제비둥지에서 알을 품고있는 제비엄마의 입에 먹이를 물어다주는 제비아빠는 그토록 열심히 열려진 창문으로 들락날락 날아예고있다.
하나의 집을 위하여 그리고 후대번식을 위하여 가족을 위하여 제비엄마와 제비아빠는 탄광막사 2층 복도의 전등갓귀퉁이에 어울어진 둥지에서 함께 사랑으로 오늘의 새로운 “흥부전”을 만들어가고있다.
먹이를 물어다가 제비엄마의 입에 넣어주는 제비아빠의 순직하고 충성스런 모습에서 순간이였지만 지금 한국에서 힘들게 일하고있는 안해에 대한 그리운 생각에 머리가 무거워진다.
하지만 살면서 한순간도 안해를 념두에 두지 않은적이 없다.
물론 안해가 돌아올 집을 지키고 또 가족이라는 공동체를 위하여 책임지면서 안해가 돌아올수 있는 집을 갖고 있다는것만으로 즐겁고 또 얼마나 행복한지 모르겠다.
너도나도 누구나 다 가지고 있는 집이지만 그 집이란 말 그대로 둥지나 하나의 은신처뿐만이 아니다.
집이란 바로 우로는 부모를 모시고 효도하면서 안해와 남편이 자식을 한껏 품을수 있는 가족이란 무한한 사랑으로 키워가는 인류생존의 진정한 터가 아니겠는가?!
탄광막사의 2층 복도 천정의 전등갓귀퉁이에 만들어진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신기한 집, 제비둥지를 보면서 새삼스레 집에 대해 생각해보게 된것이다.
우리 모두 집을, 내가 살면서도 누군가를 기다리는 집으로 또는 누군가가 돌아올수 있는 사랑이 묻어나는 따스한 집으로 정성껏 폼을 잡아야 하지 않겠는가?!
나는 하루도 빠짐없이 알뜰살뜰 우리 가족사랑이 깊이 묻어있는 집안 정리에 신경을 쓰고있다.
이제 돌아올 안해의 빈자리에 남편이라는 그리고 가족이라는 충성스런 믿음과 영원한 사랑으로 언제나 집안 가득 채워가기 위해서이다.
- 제비와 집과 그리고 둥지 -
2014년 제6기에 발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