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晓 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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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날씨와 땅과 올리브 댓글:  조회:608  추천:0  2014-03-29
                         그리스는 열대와 온대의 중간 지대에 위치하나 기후는 여름과 겨울로 확연히 구분된다. 고대의 그리스인들은 오늘날의 서기와 같은 연호가 없어, 4년마다 개최하는 올림픽을 연호로 쓰기도 하고, 1년이 임기인 최고 관직자의 이름을 연호로 삼아 역사를 기록하기도 했다. 아테네의 경우 최고 행정관을 ‘아르콘 에포니모스’라 하여, 아르콘의 이름을 연호로 사용했다. 예컨대 기원전 594년은 아르콘 솔론의 해, 기원전 584년은 아르콘 다마시아스의 해였다. 스파르타에서는 5명의 감독관 가운데 수석 에포로스의 이름을 연호로 삼았다. 그러나 역사가 투키디데스는 를 연대기 식으로 쓸 때, 아르콘의 이름 대신 여름과 겨울로 구분하여 사실들을 기술했다. 그만큼 계절의 변화가 뚜렸하기 때문이었다.     여름은 5월 중순에서 중순까지 약 4개월 동안에 비 한울 없는 쾌청하고 건조한 날씨가 계속된다. 강렬한 태양, 상쾌한 해풍, 그리스인의 모든 생활은 여름에 영위된다. 그러나 9월이 되면 구름이 모여 첫비를 뿌린다. 아고라에서 살던 시민들은 철학과 정치 토론을 그만두며, 양치기는 산 위의 목초 지대에서 양떼를 몰고 하산을 시작한다. 겨울에는 전쟁도 중지하고 휴전을 했다. 겨울 전쟁은 스포츠맨십에 어긋난다는 생각 때문이다. 그리스의 생활은 주로 여름에 활발했지만, 겨울에도 재판소와 극장은 개최되었다. 아리스토파네스의 희극은 1월에 개최되는 레나이아 제례에서 상연되었던 것이다.     겨울 날씨라 해서 그리 추운 것은 아니다. 요즘 아테네에는 때때로 눈발이 휘날리고 이메토스 산등성이에 흰눈이 쌓인 것을 바라볼 수도 있지만, 한겨울에도 영상5도 이하로 기온이 내려가는 일이 거이 없다. 하긴 기온이란 상대적인 감각이어서 10도 이상의 날씨에서 5도로 떨어지면, 여자들은 기다렸다는 듯이 모피 코트를 몸에 걸치고 거리로 쏟아져 나온다.     지중해성 기후이기 때문에 겨울이 우계여서 요즘은 날마다 비가 내리는 듯하지만 연평균 강우량이 400밀리미터밖에 되지 않는다. 따라서 테살리아의 산간지역에서 볼 수 있는 골짜기를 흐르는 시냇물을 제외하고는, 강줄기는 있으되 강물이 흐르는 강을 볼 수 없다. 따라서 식수도 강물이 아니라 주로 빗물이나 샘물에 의지한다. 신화 속에서 님푸들은 강물이 아니라 샘물에서 목욕을 즐긴다.     상상력이 풍부했던 옛 그리스인들은 한 그루 나무를 보면 울창한 숲속에서 뛰노는 목신을 상상하고, 한 줄기 샘물에서 헤엄치는 님푸들의 모습을 그렸던 것이다.     땅은 메마른 편이나 토양은 배수가 잘되는 석회암질이라 과수 재배에 적합하다. 따라서 그리스는 근본적으로 농업국가이며, 기원전 7세기에서 기원전 6세기에 활발히 전개된 식민운동에서도 농업 식민지를 건설하는 것이 일차적 목표였다.     오렌지 무화과 포도 올리브가 풍부하며, 지금도 해외로 많이 수출되고 있다. 오렌지는 자몽과 같이 큼직해서 으레 실 것이라 짐작하여 입에 대지를 않았다. 그런데 권유에 못 이겨 맛을 보니 의외로 달고 수분이 많아 이후 매일 먹게 되었다. 그러니 그리스인에게 가장 중요한 과일은 단연 올리브이다. 올리브는 심은 지7.8년 만에 열매를 맺고, 15년에서 30년이 성수기이나 수령이 500년에서 1천 년이 되는 노목도 있다. 아테네의 아크로폴리스에는 올리브가 한 그루 서 있다. 태고에 아테네의 땅을 차지하기 위해 아테나 여신과 해신 포세이돈이 대립했다. 그때 포세이돈이 소금물의 샘을 솟게 했는데, 올리브 재배의 보호신이기도 한 아테나는 올리브 나무를 싹트게 해 승리했다고 한다. 현재의 올리브 나무는 아테나가 싹을 틔운 올리브의 3세손이라 전한다.     올리브는 열매를 날것으로나 소금에 절여 먹기도 하지만, 주로 기름을 짜서 식용유로 온갖 음식 속에 담뿍 붓는다. 옛날에는 그 기름을 등유로 사용했고 지금은 비누를 만들기도 한다. 따라서 올리브는 그리스인에게는 생명수라고 할 수 있는 다목적 과일이며, 그래서 나라꽃도 올리브 꽃이다. 올림픽에서 승리한 시람에게는 올리브 화관을 씌워주었으며, 왕이 즉위할 때의 도유식에는 첫 수학한 올리브 기름인 버진 오일을 사용했는데, 이것은 물론 올리브가 생산되는 지중해 일대 나라들의 공통적인 옛 풍습이었다.      농업이 경제의 기본이기는 하지만, 지중해 일대는 풍토상 오히려 목축 지대이다. 가축은 산양이 대부분이며, 양의 수가 그리스 인구와 같은 900만 마리 정도라고 한다. 호머의 작품에는 영웅들이 쇠고기를 마구 먹어치우는 장면이 자주 나오나, 소나 돼지는 그리스에서는 드물었으며, 현재도 쇠고기나 우유 대신 양고기와 양유를 먹고 마신다.     고대 그리스인들의 식생할은 대체로 검소하고 빈약했을 것이며 위생시설도 극히 열악했을 것이다. 그럼에도 시인과 사상가들은 의외로 장수를 누렸다. 비극 시인 아이스킬로스는 71세까지 살았으며, 소포클레스는 91세, 아리스토파네스는 68세, 플라톤은 87세, 변론가 이소크라테스는 98세, 소피스트인 고르기아스는 95세, 크세노폰은 76세까지 살았다. 소크라테스는 70세에 처형되었는데, 보기 드문 강건한 체력의 소유자였으므로 처형되지 않았더라면 훨신 오래 살았을 것이다. 그들은 장수했을 뿐 아니라 놀랄 만큼 정력적인 활동을 했다. 셰익스피어는 37편의 희극을 썼지만, 아이스킬로스는 72편 내지 90편의 비극을 썼으며(현존 작품 7편), 소포클레스는 무려 130편(현존 작품 7편), 에우리피데스는 92편 내지 98편(현존 작품19편)을 썼다. 아리스토파네스도 44편에서 54편(현존 작품 11편)의 희극을 썼으며, 크라티노스는 90세에 최후의 작품 를 완성했다고 한다.     셰익스피어는 평생을 극작에만 전념할 수 있었지만, 그리스인들은’폴리스적 동물’ 이라, 폴리스가 요구하는 병역과 공직의 의무를 다하면서 저술을 해야 했다. 예컨대 소포클레스는 두 번이나 장군으로 임명되어 전투를 지휘하면서 130편의 비극을 썼으니 경탄하지 않을 수 없다.     그들의 이러한 장수와 정력은 무엇 때문이었을까. 서사 시인 헤시오도스는 에서 보이오티아 지방의 가혹한 기후와 비참한 농민의 생활을 개탄했지만, 기원전 4,5세기에 그리스인의 생활은 풍요롭지는 않으나 비참한 것은 아니었던 것 같다. 상쾌한 날씨와 쾌적한 생활 환경, 양질의 토양에서 나는 소박한 음식, 그리고 호텔 지배인 가스톤이 말한 대로 영양가 넘치는 올리브 기름이 활력의 원천이었는지 모른다.                                         지중해 산책에서
1    겨울비 속의 아테네 댓글:  조회:519  추천:0  2014-03-28
                                                                                   겨울비 속의 아테네       아테네가 가까워졌다. 비행기는 착륙하기 위해 오랫동안 서서히 내려가고 있다. 아래를 내려다보아도 흐린 탓에 시가는 보이지 않는다. 항공사진 찍는 것을 단념한다. 이윽고 착륙. 비가 오고 있다.     이때서야 내가 겨울 나그네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가없이 푸른하늘, 찬란한 태양, 코발트색 바다의 밝고 아름다운 그리스의 여름, 그리스는 여름의 나라이다. 그러나 지금은 비가 오고 북풍이 사납게 불고 눈발이 휘날리는 겨울이다. 어둡고 초라하고 가난한 그리스인의 생활과 역사, 음산한 비극의 무대, 검은 상복의 여인-----.     15년 전 처음 그리스를 찾았을 때가 여름이었고, 더욱이 모든 신들과 여인들의 조각이 나체이거나 여름 치장인 엷은 옷을 입고 있었기 때문에, 나의 뇌리에는 여름의 그리스만이 깊이 새겨져 있었다. 그러나 이번에 그리스를 찾은 것은 나그네나 관광객으로서가 아니라, 반년 동안이나마 그들과 함께 생활하며 내부인으로서 그리스의 모습을 보러온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겨울에 찾은 것이 오히려 시기 적절하다 할 것이다. 그리스의 비를 달게 맞기로 하자.     공항에서 시내로 들어오는 거리가 어쩐지 낯설지 않다. 자그마한 회색빛 건물들이 하염없이 계속되는 단조로운 풍경 비에 젖은 탓인지 건물은 한결 초라해 보인다.     그러나 시내로 들어서면 풍경이 달라진다. 오렌지 나무 가로수에는 오렌지가 주렁주렁 매달려 있다. ‘ 오렌지 향기---’ 하는 노래가 생각나서 낭만적인 남국의 정취를 느낀다. 이국에서 온 것이다. 빗속에 어렴풋이 아크로폴리스가 보이고, 하드리아누스 문을 지나 신타그마 광장에 이르니, 처음 아테네를 찾았을 때의 흥분이 홀연히 되살아난다.     오모니아 광장 뒷골목을 헤매다가 운전사는 가까스로 전에 묵었던 ‘ 아마리리스’ 라는 자그마한 호털을 찾아낸다. 프런트에서는 묘령의 아가씨가 한가로이 뜨개질을 하고 있다. 예나 지금이나 초라하기는 매한가지이나 깨끗하고 한적한 것이 이 집의 장점이다. 전에 지배인이었던 가스톤은 은퇴해서 시골에 있다고 한다. 그는 퍽 유머러스한 친구였다. 모든 음식에 철철 넘치는 올리브 기름 때문에 배앓이를 해서 ‘ 파르테논의 모습은 잊어도 올리브는 잊지 못할 것이다 ’ 고 원망을 하자. ‘ 소크라테스를 비롯한 모든 그리스인의 건강은 바로 올리브 때문이었어!’ 라면서 두 손으로 가슴을 쳐 보였었다. 아테네를 떠날 때 가드너의 추리소설 몇 권을 건네주자, 그는 페리 메이슨이 여비서 델라에게 키스하는 시늉을 하고는 이렇게 장담하였다. ‘너는 대통령이 될거다 ’고 예언은 빗나가 대통령이 되지 못한 내가 다시 이 초라한 호털을 찾았지만, 그는 이미 이곳 사람이 아니다. 그가 맞아주지 않는 것이 못내 섭섭할 뿐이다.     저녁식사를 하기 위해 택시를 타고 신타그마 광장 근처에 있는 한식점 ‘오리엔트’ 를 찾아갔으나, 문이 잠겨 있어 다시 오모니아로 되돌아 온다. 상점 앞에 쌓여 있는 대만제 싸구려 양산을 사들고 광장을 한 바퀴 돌아본다. 오모니아는 여전히 지저분하고 소란스럽고 활기에 찬 서민의 광장이다. 국회의사당, 부명용사의 묘지, 은행, 고급호털로 둘러싸인 세련된 신타그마에 비한다면, 오모니아는 초라하고 촌스로운 편인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토박이 아테네인들은 신타그마는 외국인이나 관광객들의 거리일 뿐이고, 진정한 아테네의 중심, 아니 그리스의 중심은 오모니아라고 우긴다. 과장한 말이 아니다. 진정한 그리스의 맛과 냄새를 접할 수 있는 곳은 오모니아임에 틀림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올리브 기름이 두려워 그리스 음식을 파는 타베르나를 피하고 적잖이 비오모니아적인 카페테리아를 찾아 맛없는 빵조각을 씹는다. 거리의 늙은 군밤 장수한테 군밤을 한 봉지 사서 호털로 돌아온다. 알은 작지만 군밤의 단맛은 전과 다름없다. 그리스에 다시 왔다는 감회를 지긋이 씹는다. 비는 여전히 주룩주룩 내리고 있다.                                                                                                                                지중해 산책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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