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균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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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문) 아첨학 개요
2015년 12월 25일 09시 10분  조회:3990  추천:0  작성자: 최균선
                                아첨학 개요
     
   누군가 세상에서 가장 배우기 어려운것이 사는 기술이라고 하였는데 그 기술속에 아첨술이라는 미묘하고 실용적인 처세술이 들어있다.
   아첨이라는 말은 한어에《拍马屁(말엉뎅이를 다독여주다.》라는 말과 맞먹는다. 기마수가 말을 타기전에 궁둥이를 다독여주는것은 일종 예술로서 말이 순순히 말을 잘 듣게 하기 위해서란다.
   그러나 이런 동작은 위험성을 자초하고있다. 말은 원래 궁둥이를 다독여주면 좋아하는 버릇이 있고 명마는 더구나 그런 취미가 있다지만 말의 궁둥이는 그만큼 가장 민감한 부위기도 하여서 무턱대고 다독여줄것이 아니라 그 말의 성깔과 특성, 수요를 잘 알아야 한다. 아니면 자칫 뒤발질에 코가 박산날수도 있으니까 말이다. 
   아무튼 말궁둥이를 다독여주는 예술속에 담긴 그 의미가 차차 아첨하다. 비위를 맞추다. 알랑거리다의 뜻으로 파생되여 오늘날까지 널리 쓰이게 되였다. 말궁둥이를 다독여주는 원리를 인간관계에 적용하면 가장 좋은 윤활제로 되기때문이였을것이다.
   동방의 성인 공자는 세속에 대한 아첨은 덕에 대한 도둑질이라 하였고 구라파의 대지성인 키케로는 아첨은 악덕의 시녀라고 질타했다. 동서고금을 물론하고 아첨이란 일종의 악덕으로 치부되였다는것을 가히 알수 있다.
   그런데 그 가증한 악덕이 지금은 시대의 풍속이 되였다. 복잡다단하고 까다로운 인간사회를 당신에게 적응시킬수는 없으므로 당신이 스스로 사회에 적응할수밖에 없기때문일것이다. 이 시점에서 아첨, 아부를 별로의 인생경지에 이르는 신묘하고 그 효용성이 기꺼운 학문이라고 이르는것이다. 
   그러나 아첨이란 스스로도 얼굴이 붉어질 작태이므로 이 기술을 배움에서 가장 요긴한것은 얼굴을 가리지 않는것이다. 즉 후안무치를 배워야 한다는 말이다. 그러나 상품경제 시대에 리익을 위해서라면 량심마저 개에게 베여줄라니 손바닥만한 얼굴을 가리울 필요가 무엇인가? 그때 그때 간지러웠던 얼굴이 가배로 빛날것이니 말이다.
   자고로 아첨술은 권문을 여는 만능열쇠였고 일세영달의 길에서 지름길이였기에 청운에 뜻을 두었거나 미관말직이 성차지 않아서 일취월장하려는 이들에겐 무엇보다 일심불란으로 배우지 않으면 안될 제일 학문이고 첨단기술이다.
   그러므로 천성적으로 성미가 올곧거나 강직한 사람은 아첨술을 배우려는 엄두도 내지 말아야 한다. 대저 성품이 도고한 사람은 혀도 잘 돌아가지 않아서 말도 직언하는게 상례라서 달착지근하고 얄망궂고 가살러운 말을 잘 엮어나가지 못하기때문이다.
   량지가 있는 사람이면 다 아첨쟁이에 절치부심하지만 숨가쁜 인생마당을 매끄럽게 헤쳐나가려면 아첨을 등질수 없거니와 경우에 따라 다다소소히 아첨하지 않을수 없게 되여먹은 인간세상이여서 아첨기가 전혀없는 사람은 덕재가 겸비하여도 남이 밑에서 황소처럼 고분고분 시키는 일이나 하면서 사는게 본성에 맞을것이다.
   아첨은 인간의 렬근성이긴 하지만 문제는 그것이 학문이라는것이다. 아첨이라면 절로 량미간이 찌프려지지만 엄연히 사회수요에 의해 산생된 현학임에는 틀림없다. 벼락벼슬을 하는데는 여러가지 묘책이 있으나 아첨술이 으뜸이다. 미인을 바치거나 회뢰를 한다거나 충성을 맹세한다거나 다 아첨학에서 나온 실행이 아니겠는가?
   물론 아첨술은 상층계층의 전매품이 아니라 전 인류의것으로서 천민이라 하여도 누구에게나 아첨할 권리가 있고 또 아무도 박탈하려 하지 않는 유일하게 공평분배된 권리이다. 하지만 해가 뜨면 밭에 나가고 해가 지면 집에 돌아와 저녁을 에때우고 잠자리에 드는 농부들에게는 아첨술이 별로 대수로운것이 아니다.
   우로 부모님께 효성함에 아첨이 가당치 않은것이요 부부간에 아첨이란 비린내가 나는 짓거리요 마음대로 부릴수 있는 자식들이라 하여도 아첨을 바란다는것은 싱겁기 짝이없는 흰둥이의 작동이니까 말이다.
   한편 차원이 다른 세상에서 사는 치세자들로 말할진대 아첨술은 실로 적자생존의 제일기술일수밖에 없다. 하늘에서 절로 떨어지는 구운떡이란 없고 무료만찬이란 이 세상에 없으니 설사 아첨하고 싶지 않더라도 생활을 떠날수 없는 생존과 관계되는 학문이므로 잘 터득하지 않으면 안된다.
    아첨술은 오래된 인생기술이다. 자고로 패덕자의 이야기도 적지 않지만 기특하기 짝이없는 아첨쟁이 이야기는 더구나 많다. 중국에서는 아첨술이 진조의 간신이고 악종인 조고의《지록위마(指鹿为马)》로부터 시작되였고 가장 전형적인 아첨심리의 실례이다. 재래로 아첨술은 미인계보다 훨씬 효능적인 책략이였다.
   아첨의 현대성은 리익의 공개화에서 충분히 표현된다. 오늘날처럼 사람들이 후안무치한적이 없을것이다. 드러내놓고 아첨한다는것은 눈총을 받을 일이지만 곁사람이 난처할정도인데 본인은 조금도 부끄러운줄 모른다면 전통적인 아첨술에 대한 일대 도전이고 창신정신의 걸작이 아닐수 없다.
   아첨쟁이의 성정은 공인되다싶이 철두철미 개다리근성이다. 아첨술이 류행된다는 자체가 비정상적인 사회현상이다. 가령 인민의“공복”들마다 초유록이나 공번삼같은 충의지사들이라면 아첨쟁이들이 다 기갈이 나서 죽을것이다. 그러나 너무 락심천만할 필요는 없다. 여기 아첨술의 정수가 마련되여 있다.
   아첨술의 첫기교는 무턱대고 과찬하는것이다. 로망이 난 늙은이도 칭찬해주면 입귀가 흘러내린다고 칭찬앞에 담담할 현자가 세상에 별로 없다. 칭찬만큼 사람을 어깨힘  살리게 하는 령단묘약이 더 있을가? 그래서 사람을 칭찬해주면 그 인격이 알린다고 하는것이다. 팥으로 메주를 쓴다해도 아주 영명한 결책이라고 절찬하는 수준에 이르면 만사대길이라 베개를 높이 베고 청운의 꿈을 꾸어도 된다.
   그와 반대로 상급의 뒤구녕을 둘추지 말아야 한다. 중국봉건군주들속에 평지돌출의 백성출신이나 무뢰배출신이 적지 않은데 례컨대 한고조 류방이나 명태조 주원장이나 그런 패류들이였다. 그런 묘리도 모르는 주원장의 짜개바지 친구가 위엄이 천하를 떨치게 된 로친구의 축축한 뒤구녕을 들쑤셔놓아서 그만 목을 잘리였다는 사실은 천하가 다 아는 일이다. 아첨술의 진수는 바로 침바른 거짓말을 개여올리는것이다.
   민초들은 아첨하지 않는다 해서 굶어죽을 일 없으니까 어른님들을 경이원지하면 되는것이다. 아첨받는 자가 일시 양양자득해 하는것만 보지 말라. 많은 경우 불리한 지위에 놓이게 되는 자들이 바로 그들이다. 소경이 눈먼 말을 타면 어두운 밤에 깊은 수렁에 빠지기 마련이라는 전고처럼 말이다.
   아첨술은 단지 상층인들이 더 높은 벼슬을 바라서거나 돈을 벌기위해서만 아니고 더욱 안전하게 생존하기 위해서 필요되는 경우도 없지 않다. 이 시대는 휘발유가 없으면 자동차를 한바퀴도 굴릴수 없는것처럼 아첨을 앞세우지 않고는 촌보난행의 딱한 경우에 늘 부딪치게 된다.
   그렇다고 해서 무작정 아첨술을 선호하는것은 명지하지 못하다. 지자가 천번 심려하여도 한번 실수할때가 있다지 않는가, 력대로 박학다재하고 덕망이 높은 지자들속에 왜 은둔자가 많았을가? “죽림칠현”도 좋고 도연명도 좋고 소식도 그렇고. 굴원도, 백거이도…미중부족이랄가 지자들도 아첨술을 터득하지 못했던것이어늘.
   청고는 아첨과 수화상극처럼 인연이 없는 두개의  명사이다. 청고함을 숭상하는 사람은 십중팔구가 독서인이고 뜻을 이루지 못한 재자들이다. 그들이 실의하게 된  주요원인은  나를 따르면 흥하고 나를 거역하면 망한다는 정계의 영원한 잠규칙을 잘 운용하지 않은탓에 있다. 예나 지금이나 아첨의 류행복을 입을줄 아는 사람은 행운의 마차를 타게 되여있다. 이는 처세학에서 상식문제이다.
   아첨술은 사회적산물이긴 하나 필경은 인성의 약점이고 비굴성이다. 눈웃음 살살 치는 자는 겉보기에 푸접좋아 보이지만 철두철미 위군자이다. 이런 자들은 갈비뼈가 없어 이리저리 번져지면서 동쪽에서 한사람을 올리추고 서쪽에서 다른 한사람의 주위를 맴도는 응성충이고 카멜레온들이다.
   아첨하는것은 다른 사람에게서 턱찌끼를 얻어먹으려는데 있다. 남의 궁둥이를 좇아다니며 턱밑에서 맴도는것은 그런 사람들이 추구하는 생존방식이기도 하다. 이런 사람들이 승승장구하면 간에 가붙고 쓸개에 가붙는 경지에 이른다. 이런 부류의 사람들이 오늘에 이르기까지도 번성하고있는데 고대봉건사회와 하나도 다를것 없다. 
   발자끄는《아첨은 종래로 위대한 령혼에서 나온적이 없다. 아첨은 소인배들의 기량으로서 그들은 비굴하게 무릎을 꿇고 자기를 한껏 왜소하게 만들어 그들이 붙좇는 인물의 생활핵심속으로 기여들어간다.》라고 하였다.
   중국의 특수한 사회환경으로 말하면 외국의 토양보다 더 비옥하다. 중국봉건사회의 력사가 길고 실천도 2천년동안이나 해왔고 전제성도 서방국가들보다 더없이 잔혹했기때문이다.중국사람들의 아첨술에는 선진국공민들이 탄복하지 않으면 안될것이다. 하긴 누구나 왕앞에 나서면 두려움에서 자연히 공경이 아닌 아양이 나올지 모른다. 그래서 사람을 만나면 사람의 말을 하고 귀신을 만나면 귀신 말을 하라고 하였을것이다.
   각설하고, 우리 평민백성들도 늑대가 개처럼 보이듯 아첨쟁이가 절친한 친구처럼 보인다는 격언이나 험담꾼은 한동아리라는 격언을 명기할 필요가 있다. 물론 아첨이 달콤한 독술이라도 당신이 마시지 않으면 취하지 않을것이지만.
   아첨을 밥상받듯이 받는 이들에게 영광의 꽃다발을 안기자!하면서도 아첨술에 능하고 아첨에 이골이 튼 이들에게 충고하거니와 “아첨하는 자의 목구멍은 열려진 무덤”이라는 영국소설가 스티븐슨의 금언을 선물로 드리자.
 
                              2007년 7 월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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