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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달픈 기능훈련
2013년 08월 22일 14시 17분  조회:1170  추천:0  작성자: 최원

고달픈 기능훈련

 
며칠후 상해에서 부친 의족도 도착하고 어머니가 공장에서
지팽이도 만들어왔다. 아버지는 그때로부터 나더러 걷기훈련을
하라고 성화가 불같았다.

그런데 처음으로 지팽이를 겨드랑이에 끼고 걷자니 그렇게
쉽지 않았다. 좀 걸으니 두어깨가 아파나고 두팔이 시큰시큰해
났다. 게다가 의족이라는건 어찌나 무거운지 발을 옮겨디디기가
여간만 힘들지 않았다. 그래도 의사가 꼭 걷는 훈련을 해야지 그
러지 않으면 다리가 위축되여 영원히 걸을수 없다고 신신당부하
였기에 나는 매일 걷기훈련을 하는수 밖에 없었다.

그런데 아침이면 아이들이 우리 집을 지나가면서 무슨 구경
거리라도 생긴듯 학교갈념도 하지 않고 나를 둘러싸고 보는것이
였다.

나는 동물원의 동물도 아니고 단지 의족을 했을따름인데 이
렇게 매일 수많은 아이들의 주목을 끈다는것이 큰 고민거리가
아닐수 없었다. 참다 못해 나는 아버지한테 의족을 바지로 가리
우면 안되겠는가고 여쭈어보았다. 그랬더니 아버지는 나보고 그
애들한테서 구경하는 표값을 받으라고 하였다. 인격무시인지 아
니면 대수롭게 여길 필요가 없다는것인지 나로서는 리해할수 없
었다.

나는 나이가 어리고 몸이 장애이지만 자존심은 하늘만큼 컸다. 워낙
나도 그 애들처럼 가방을 메고 학교로 가야 하는데 그렇게는 못
할망정 그들의 구경거리로 된다는것이 너무나도 억울하고 어처
구니없었다.

나는 꾀를 부리기 시작했다. 아침에 아버지의 핍박을 못이겨 집에서 나온뒤 먼저 고간 뒤에 숨어서 다리펴기 운동을 하는척 하다가 아버지가 출근하고 학생들의 행렬이 끝났을 무렵에야 나와서 운동을 좀 하다가는 감독하는 사람이 없으니 인차 떡구유처럼 무거운 의족을 벗어버린다.그리고는  별로 할노릇이 없으니
  집을 깨끗이 거두어놓고는 미닫이문턱을 베고 눕는다.

아무것이나 읽을 거리가 있으면 좋으련만 그때는 그림책 하나
구하기도 힘들었다. 천정을 보는 순간 나의 눈이 번쩍 빛났다.
천정에 도배해놓은 조선글신문지가 한눈에 안겨왔다.

순간 나는 얼마나 기뻤는지 모른다. 나는 천정의 신문을 하
나하나 읽어내려가기 시작하였다. “혁명을 틀어쥐고 생산을 촉
진하자” 등등의 론설문들이 대부분이였다. 제일 재미있고 인상
깊은것은 “채영준의 이야기”였다.

채영준은 아주 젊은 청년이였다. 그는 철길우에 놓여있는 통
나무를 밀쳐버리다가 렬차에 치여 희생된 그 시대의 영웅인물이
였다. 신문에는 그의 형상을 삽화로 그려 실었는데 나는 어찌나
열중해 보았는지 눈만 감으면 그가 통나무를 안고 나의 앞으로
달려오는것만 같았다.

언니가 학교에서 돌아오면 우리는 천정을 쳐다보며 글자찾
기를 했다. 내가 천정에서 본 글을 언니더러 찾게 하고 나도 언
니가 본 글을 찾아내느라고 야단을 떨었다. 그러다보니 천정에
붙어있는 신문을 얼마나 곱씹어읽어보았는지 모른다. 나와 언니는 그것이 너무 재미있어서 시간가는줄도 몰랐다.
일요일이 되면 큰일 난다.아버지가 늘 집에 계시기 때문에 영락없이 운동을 해야 하기때문이다.
    아버지는 나와 함께 나란히 걸으면서 이야기를 해주군하였다.지금 생각하면 그때가 참 행복했었다.힘들기는 하지만  아버지가 곁에 있어주니 힘든줄도 모른다.

두시간동안 운동하고 돌아오면 어머니는 벌써 밥을 다해놓고 기다린다.장국에 김치를 햄으로 먹는 밥도 얼마나 맛있는지 모른다.
이렇게 아버지가 계속 동반 해주었으면 좋으련만 출근해야 되기때문에 그럴수 없는것이다.
한가지 리해할수 없는것은 상해에 가기전에는 다리가 뒤로 많이 휘였지만 그래도 억지로 조금씩 걸을수는 있었다. 하지만 상해에서 돌아온 뒤에는 의족을 사용하지 않고서는 서기도 힘들었다.

그러던 어느날 동네아이들이 우리 집 앞마당에 모여와 줄뛰
기를 하였다. 나는 의족을 사용할 경황도 없이 곧바로 지팽이를
짚고 문앞에 나섰다.

나는 아이들이 재미나게 줄뛰기를 하는것을 한참 구경하고
나니 두팔이 몹시 아파났다. 하여 두다리에 힘을 주면서 서보았
다. 뜻밖에도 설수 있는것이였다. 나는 정말로 기뻤다. 의족이 없
으면 서기도 어렵던것이 이날엔 제법 서서 두 어깨와 팔을 쉬울
수 있어 얼마나 좋았는지 모른다.

문득 나는 의사가 하던 말이 생각났다. 나의 다리무릎뒤 힘
줄이 너무 늘어나서 의사가 수술을 통해 힘줄을 줄이고 다리를
곧게 만들어놓았는데 아마 너무 자른 모양이였다. 하여 다리모양은 좀 교정되였지만 걸어다니는 기능이 못해진것이다. 이날 내가 하도 오래동안 서있으니 힘줄이 늘어나 좀 설수 있게 된 것이였다.

어쨌든 나는 의족을 벗어버릴수 있어서 몹시 기뻤다. 이제
이대로 계속 훈련하면 걸을수 있을것만 같았다. 나는 오래 서있
어야 힘줄이 늘어나 설수 있다는것을 알고 먼저 다리를 꾹꾹 눌
러 힘줄이 늘어나게 한 다음 지팽이를 짚고 걷기훈련을 하였다.
다리맥이 없으니 배와 엉뎅이의 힘을 빌어 한발자국 두발자
국 내디뎌야 했다. 그러니 얼마나 힘들고 느린지 마치 거부기가
기여가는것만 같았다. 아버지는 이러는 내가 마음에 들지 않아 매일 신경질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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