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www.zoglo.net/blog/cuiyuan 블로그홈 | 로그인
최원
<< 5월 2024 >>
   1234
567891011
12131415161718
19202122232425
262728293031 

방문자

조글로카테고리 :

나의카테고리 : 작품

12 떳떳한 대학교졸업생으로
2013년 11월 18일 14시 49분  조회:1042  추천:0  작성자: 최원
12   떳떳한 대학교졸업생으로
 
취직 실패를 겪은 나는 더는 어찌해볼 엄두도 못내였다. 그동안 아버지는 아무말 없으시다가1990년 양력설날 누구의 초청을 받고 나가 술을 거나하게 마시고 돌아와서는
 “너 올해 졸업을 하겠지?”하고 묻는 것이였다.
“녜.”나는 숨을 죽이고 간신히 대답하였다.

“그럼 너 어떻게 할 예산이야?나는 인젠 네가 60살될때까지 먹을 걸 다 장만해 주었다.네가 몇살이야.서른살까지 먹여주었으면 됐지,어느때까지 시발해줘야 하는데?너를 낳아 키우느라고 그래.병치료 해주느라고 그래, 거기에다 대학교를 다니느라고 그래. 대학도 하나도 아닌 두세개씩 다녔으니 난 인제 너한테 할만큼 했다.넌 나한테 원이 없을거다.그러니 올해 7월에 졸업하면 너갈데를 가라. 졸업증서를 타는 즉시로 넌 다시는 내집에 발을 들여못놓는다.난 이젠 너만 봐도 질리니깐.나도 좀 살자.몇해 마음 편안히 살다가 죽으련다.너 내 죽어도 오지말라. 울지도 말고. 내죽은 다음에 산소에 올 필요도 없다.응.필요없다.다 필요없어.”아버지는 하나밖에 없는 손을 허공예 휘휘 내젖는다.

나는 아버지가 이미 이렇게 불호령을 내린이상 정말로 내 살길을 찾아야 되겠다고 생각하였다.공부를 시켜주지 않겠다고 발버둥을 치면서도 학비를 다 대주어 졸업을 하게 되였으니 또 무슨 말을 할수있겠는가?졸업을 하면 어떻게 해서든지 취직을 해야지. 정 안되면 자기절로 무슨 업을 하던지. 방법을 대야 한다.더는 부모들한테 의탁해서는 안될 것이다.

그해 7월 나는 졸업시험을 치러 연변대학에 갔다.
5년동안 천신만고로 이번 마지막 시험을 치면 오매에도 갈망하던 대학졸업생이 되는데 나의 마음은 추호도 가볍지 않다.대학입학통지서를 받았을 때는 세상을 다 독차지 한것처럼 가슴이 설레이여 밤잠마저 설쳤는데 졸업을 한다해도 나의 생활이 달라지는것이 하나도 없으니 도리여 근심거리만 늘어났다.

그전 같으면 아버지와 어머니의 밥을 얻어 먹어도 미안한 감은 있어도 별 부담을 느끼지 않았는데 인제는 아버지가 졸업증을 타는 동시에 집으로 못들어간다는 호령을 내린 실정.내 앞에는 당장 생존문제를 해결해야 할 큰 과제가 놓여있었다.하지만 이 문제는 하루 이틀시간으로 해결될 문제가 아닌만큼 나는 졸업식을 마치고 보자고 마음먹었다.

졸업식날 숙소를 나와보니 간밤에 비가 내려져 있었다.비물에 젖혀있는 계단을 간신히 올라 연변대학 구락부에 들어서니 안에는 졸업식에 참가하러온 학생들로 법석이고있었다.모두들 즐거운 모습들이였다.

얼마후 졸업식이 시작되였다. 하지만 나는 착잡한 생각에만
잠겨있다보니 졸업식이 어떻게 진척되는지도 잘 모르고있었다.
갑자기 나의 뒤줄에 앉은 한 학생이 나의 어깨를 툭 치며 “좋
겠소. 교장선생님이 당신을 칭찬하는구만. 얼마나 큰 영광이요!”
라고 부러운 어조로 말했다. 그제야 나는 주석대를 바라보며 귀
를 기울이였다. 교장선생님은 내가 장장 5년 동안 하루도 빠짐
없이 강의에 참가하고 번마다 시험을 잘 치러 우수한 성적을 따
냈으며 연변대학의 4000여명 학생들에게 좋은 본을 보여주었다
고 칭찬을 아끼지 않는것이였다.

우리 반 동학들도 원만하게 끝을 보았다며 동감이라는듯 나
를 향해 고개를 끄덕이였다. 사실 다들 내가 5년 동안 고생을 많
이 했으리라고 여기지만 도대체 어떤 풍상고초를 겪어왔고 얼마
나 힘들었는지는 누구도 모르고있었다.

한편 남들이 긍정하는 성적으로 대학교를 떳떳하게 졸업
한다고 생각하니 쓰거운 열물이 달콤한 꿀로 변하는듯싶었다.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38
번호 제목 날자 추천 조회
38 15 드디여 독립하다 2014-03-25 0 909
37 14 오매에도 갈망하던 출근길 2013-11-28 0 1016
36 13 귀인은 지척에도 있었다 2013-11-25 0 1165
35 12 떳떳한 대학교졸업생으로 2013-11-18 0 1042
34 11. 정보소에 취직 2013-11-14 0 1002
33 10 리혼서류 2013-11-13 0 974
32 9. 장애인복리기금회를 찾아서 2013-11-11 0 1032
31 8 시골 아주버니네 집 2013-11-06 0 1274
30 7 “쑈왕”네 집에 머물다 2013-11-04 0 1334
29 6 집중수업 2013-10-31 0 1231
28 5 시체장애가 무슨 수치라고 2013-10-29 0 1019
27 4. 집을 뛰쳐나가다 2013-10-25 0 1034
26 3 아버지한테 남긴 쪽지 2013-10-24 0 985
25 2 입학 통지서 2013-10-21 0 1204
24 二 1.특수한 수업 2013-10-15 2 1260
23 대학입시복습반 2013-10-14 0 1196
22 일어강습반에서 사귄 친구들 2013-10-09 1 1046
21 외래어사전으로 만난 귀인 2013-10-08 0 1173
20 영어강습반에서 2013-09-25 0 1016
19 처음으로 잡은 일 2013-09-22 0 914
‹처음  이전 1 2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