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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 규칙너머-유려
2019년 07월 11일 14시 22분  조회:399  추천:0  작성자: 문학닷컴
 유려  

규칙너머 
 
사거리에서 빨간 신호등이 켜지는데 부랴부랴 뛰여서 길을 건너는 사람들의 뒤모습을 보며 나는 딸애의 손목을 더욱 꼭 잡고 서 있었다. 드디여 파란 신호등이 켜져서 좌우를 보며 조심스레 건느려고 하는데 차 한대가 쌩하고 코앞으로 지나간다. 엉거주춤 물러섰다. 눈치를 보던 차량들이 우리의 머뭇거림을 보더니 용기를 얻은듯 우리 앞으로 꼬리에 꼬리를 물고 지나가며 길을 건널 기회를 전혀 주지 않는다.  
 
그 사이 빨간 신호등은 다시 켜지고 “빨간 불 멈춰요, 파란 불 건너요!” 딸애가 유치원에서 배워 온 그 흥얼거리던 동요가 떠오른다. 나는 딸애를 내려다보았다. 코물이 대롱대롱 매달려있는 코끝은 빨갛게 얼어있었다. 딸은 원망스러운 눈길로 나를 올려다보며 묻는다.
 
“엄마, 저 사람들은 왜 빨간 신호등이 켜졌는데도 길을 건너가요?”
 
“엄마, 파란 불이면 우리가 건널 차례인데 왜 차들이 우리 앞을 막으며 건너가요?” 
 
나는 수없이 교통규칙을 어기며 지나가는 사람들과 그 차들을 바라보며 할 말이 없었다. 이 혼잡함을 다섯살 어린이가 알아들을 수 있게 쉽게 설명해줄 수는 있을가? 
 
딸애가 흥얼거리던 그 동요의 멜로디가 의식의 저켠에서 점점 희미해진다. 내 눈은 불안하게 어디 건널 기회가 없나 좌우를 살기 시작한다. 이미 5, 6분을 딸애와 겨울의 찬바람을 맞으며 길역에 서있으니 마음이 조급해진 것이다.
 
딸애가 아직 어리다 보니 빨리 뛸 수 없는 게 현실사정이고 약간 고차원적으로는 규칙을 지키고 다른 이에게 피해를 끼치지 않는 례의 바른 어린이로 키우기 위해서이다.   
 
“엄마 너무 춥고 힘들어요, 빨리 집에 가고 싶어요… 우리도 그냥 건너가요!” 딸애의 눈에는 눈물이 그렁그렁 맺혀있었다.
 
“그래도 빨간 불일 때 건너면 너무나 위험해! 안돼!” 딸애와 있을 때는 교통규칙을 꼭 지키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다른 사람들도 다 건너는데 왜 우린 안돼요?” 
 
“…” 
 
‘엄마는 사실 다른 사람들이 다 건너니 우리도 그렇게 해도 된다고 생각해! 이까짓 규칙 쯤이야 국정에 따라서 또 상황에 따라서 얼마든지 령활하게 할 수 있는 게 현실이 아니겠니?  하지만 넌 아직 규률성과 령활성의 관계를 리해하기에는 너무 어려. 그냥 안전을 위해서 규칙은 꼭 지키는 게 네가 지금 배워야 하는 거야! 그러기 위해서는 내 딸인 네 앞에 이 엄마는 그 규칙을 잘 지키는 엄마이고 싶단다.’
 
나의 이 진실한 생각을 딸애한테 알려주면 딸애는 어떻게 받아들일가? 좀 위험하지 않는가? 그리고 참 웃기지 않는가?  그래서 나는 침묵했다.
 
어른은 어린이의 진실어린 추궁을 이런 식으로 침묵할 수 밖에 없었다. 이 세상의 어지러움을 이런 식으로 밖에 덮을 수 없는 것이다. 그래서 딸애 앞에서 침묵은 더욱 길었다.
 
그냥 규칙이니 지켜야 된다는 말은 정말로 힘이 없다. 수없이 규칙을 어기고 길을 건너가는 사람들의 뒤모습을 보면서 그 말을 하느라면 말하는 사람도 듣는 사람도 그냥 부질없는 헛소리나 하는 격이다. 그래서 나는 그것보다 더 합리한 답을 주고 싶었다.  
 
이 세상은 내가 규칙에 대한 고민을 계속 하도록 또 울지도 못하고 웃지도 못할 에피소드 하나를 또 주었으니…  
 
그날 나는 딸애와 함께 기차역으로 향하는 차를 불러서 탔다. 앱으로 부른 것은 택시가 아닌 개인차(快车)였다. 이런 차는 택시보다 약간 저렴한 편이여서 이걸 평소에도 잘 리용한다. 이제는 무서워서 절대 리용하지 않지만…
 
그 기사는 아주 애젊은 청년인데 약간 깡패끼가 있는 모습이 웬지 불안해보였다. 짧게 밀은 택시기사의 뒤통수 어딘가에 얻어맞아 터진 듯한 흉터도 보였을 때는 정말 당장에서 내려야겠다 싶었지만 기사가 태도만은 시원시원했다. 나를 누나라고 부르면서 오늘 큰 건을 하게 해줘서 고맙다면서 흐뭇해하는 그의 약간 천진하고 유치하고 또 진실어린 기쁨을 차마 빼앗아갈 수 없었던 것이다. 
 
길이 슬슬 막혀오자 이 젊은 기사는 차츰 짜증이 밀려오는 듯하더니 경적을 빵빵하고 쉬임없이 누르며 앞의 차들을 요리조리 앞지르며 차선을 자유자재로 넘나들며 모든 기회를 놓치지 않고 길을 재촉했다.
 
나는 “우리 기차시간이 넉넉하니 정말 급히 갈 필요가 없어요!”라고 말했지만 이 젊은 기사가 길을 재촉하는 원인은 우리의 기차시간을 배려해서가 결코 아닌 듯했다. 깜빡이도 켜지 않은 채 얄밉게 차 사이를 치고 들어가는 이런 위태로운 운전을 모두가 달갑게 받아줄 리가 없었다. 나이가 듬직한 트럭 운전기사는 이 젊은 기사가 몇번을 차 사이를 들어가고 싶어서 차 몸체를 트럭 가까이에 대면서 눈치를 보냈음에도 굳어진 얼굴로 우리 쪽을 내려다보더니 길을 결코 비켜주지 않는 것이였다. 
 
순간, 이 기사의 입에서 기관총처럼 나오는 욕설은 무엇으로 표현해야 할가! 분위기가 삽시에 험악해진 가운데 딸애는 내 팔에 얼굴을 묻었다. 기사는 그 트럭과 돌진이라도 할 모양으로 트럭한테 차 몸 전체를 밀착시키며 들이댄다. 아예 접촉사고라도 낼 모양으로 트럭기사를 위협하며 기세등등하게 싱갱이를 벌이기 시작했다. 역주로에 우리 차가 들어서는 순간 앞에서 오는 당황한 차들이 일제히 빵빵 경적소리를 내며 정면충돌할 듯한 위험천만한 순간을 아슬아슬하게 피해간다! 나는 삽시에 온몸에 소름이 쫙 끼치고 머리속이 하얗게 되며 심장이 높이 뛰다 못해 정말 목구멍으로 튀여나올 것 같았다. 
 
정말 자신의 목숨을 내걸고 그 분을 풀어야만 되겠다는 말인가? 범죄자도 한순간의 분을 참지 못하고 죄를 저지르는 것이 아니던가… 그 한순간에 사고도 나는 것이겠지! 
 
여기까지 생각이 미치니 정말로 내 딸을 살리고 나도 살아야겠다는 심정으로 모든 용기를 다하여 나는 그 깡패 기사가 들으라는듯 소리를 질렀다. 
 
“저 트럭 기사 정신 나간 거 아니야? 그거 차 좀 끼면 양보해주면 될 것을 왜 저러는거야? 저 미친 기사 같으니라고!” 
 
“그러게요! 저 빌어먹을 기사 같으니라고…” 깡패기사가 어쩐지 말끝을 흐린다.
 
“정말로 분통이 터지네요. 우리가 약간 끼면 어때서? 양보 정신이라곤 하나도 없네요!”
 
“따제, 쑈쑈치!(누님, 화 푸세요) 저런 사람들 꼭 있다니까요!” 기사는 제켠에서 약간 당황한 표정으로 나를 위안한다. 그의 화가 눅잦아드는 것일가?
 
자신과 함께 화를 내주는 사람이 있다는 자체만으로도 화는 어느 정도 사그라들기는 한다. 그렇다면 나의 이 시도가 이 깡패 기사한테 약간이라도 먹힌 것일가? 그런데 더 자신감을 얻고 저 트럭한테 달려들면 어떡하지? 
 
“아니, 아무리 급해도 그렇지! 어떻게 지밖에 몰라? 지가 트럭이면 다야! 트럭에 박으면 우리 차가 뭐 쪼그라들 것 같아? 쪼그라들 것 같냐구?” 나는 쪼그라들 것 같아 하는 말에 힘을 주었다. 
 
“그러게요! 저런 기사는 벼락 맞아야 돼!”
 
‘어허! 니 심장에는 정말 랭혈이 흐르는 거니? 어찌 니 눈에는 니 잘못이 그렇게 안 보이는 거니?’
 
“그러게요! 저 죽을 놈의 트럭 기사, 지가 뭘 잘한 것이 있다고 그래?  세상에 어떻게 저따위 인간이 있어?”
 
“따제(大姐)! 그리 놀랠 일이 아니에요! 저런 사람 엄청 많아요!”
 
‘그래그래. 당신이 그런 식으로 운전하니 맨 저런 사람이겠네―’ 
 
“하? 정말요? 오늘 처음 알았네요. 정말 이런 사람들이 많아요? 참! 말도 안돼! 길에서 별사람 다 만나네요! 이런데서 운전을 하는 게 참 쉬운 일이 아니네요! 아저씨, 수고 많아요! 아― 화가 나서 참을 수가 없어!”
 
내 얼굴은 화가 난듯 상기가 되였다. 사실은 두려움에 상기되였을 것이다. 
 
젊은 기사가 백미러로 나의 화난 얼굴을 살피고 있었고 그 사이에 길이 풀리면서 트럭은 다른 옆길로 빠져나갔다. 이 깡패 기사는 그 트럭 뒤에 “퉤!”하며 창밖으로 침까지 뱉었다. 
 
안도의 숨이 쉬여졌고 나는 그제서야 안정을 찾으며 내 딸을 안심시키려는듯 그를 조심스레 내려다보았다. 내 딸애는 울먹이며 내 얼굴을 빤히 올려다보고 있는데 한가닥의 의혹스러움이 스쳐가고 있었다…
 
우리는 살아서 기차역에 도착했다. 정말로 차에서 내리고 나니 세상이 달라보이는 기분이였다! 하늘은 어쩌면 그렇게 파랗고 바람은 어쩌면 이렇게 시원하고 그 아래서 숨쉴 수 있다는 게 어쩌면 이리도 감사하단 말인가! 나는 모든 규칙과 시비를 무시한 채 내 아이와 내 목숨을 지키기 위해 애를 썼고 그래서 살아남은 것 같았다. 
 
이건 본능일가? 그 당시에는 그래도 살았다는 안도감으로 그 행위에 대한  모든 자괴감이 안식될 것 같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나는 비참한 기분에 시달렸다.
 
내가 그 트럭 기사한테 심한 말을 퍼붓는 모습을 내 아이가 목격한 것이 심히 마음에 걸렸다. 울먹이며 내 얼굴을 찬찬히 올려다보던 내 아이의 그 표정과 그 한순간의 의혹은 과연 무엇이였을가를 생각하니 마음이 괴로웠다.
 
규칙은 도대체 어떤 것이여야 하는 걸가? 나는 내 아이한테 말로 그 어떤 표준답안을 제시할 수 없다는 한계를 깨닫는다. 
 
딸이 규칙을 어기고 쉽게 집에 갈 수 있지만 엄마와 그는 함께 추위를 떨며 지켰다는 이 사실을 기억하며 그래서 언젠가 규칙 앞에서 고민을 할 때 이 기억을 떠올리며 마음을 다시 바로 잡길… 
 
하지만 또 그렇게 뻔하게 규칙위반을 하며 역주로를 달리는 깡패 기사와 함께 심한 말들을 퍼부었던 이 엄마의 부끄러운 모습도 내 딸은 분명 또 기억을 할 것이다. 
 
이런 모습도 기억하며 이제 내 아이가 기나긴 인생길을 가다가 혹시나 위급한 순간이 오면 인간의 생명은 그 모든 규칙을 넘어서 소중하고 고귀하다는 것을 알고 그런 생명을 잘 살아내기 위해 몸부림 치고 최선을 다해 그 어떤 순간에도 그의 생명을 꼭 지켜줬으면 좋겠다. 
 
엄마로서의 아이에 대한 간절한 바람이다. 하지만 이것은 내가 내 아이한테 하고 싶은 교육의 전부는 아니다. 
 
내가 지향하는 교육의 종착지는 그 고귀한 생명을 타인을 위해, 사랑이나 자유 혹은 평화와 같은 소중한 가치를 위해 기꺼이 내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아이가 알게 하는 것이다. 내 아이가 그런 사람들의 희생을 전심으로 리해하게 되고 진정 그런 삶을 추구하며 그것에 가치를 두었으면 좋겠다. 
 
이러한 약간 거창해보이는 교육을 꿈 꾸며 아이의 성장에 약간이라도 도움이 되게 바르게 살려고 노력을 하지만 정작 교통규칙을 지키는 작은 일에서도 한없이 부족한 나, 나는 이러한 일들을 겪으며 나의 처절한 현실을 새삼스럽게 바라본다.
 
사회의  많은 지켜지지 않는 규칙과 지키기가 불편한 규칙들 그 사이의 혼잡함과 어쩔 수 없이 끊임없이 도덕수준이 낮아지는 현실과 그 속에서 우왕좌왕하는 나… 내가 걱정스러운 것은… 내 그림자처럼 나한테 붙어 내 작은 숨결의 리듬의 변화까지 느끼며 나와 더불어 살아가는 내 아이가 이러한 일들을 함께 겪으면서 나한테 느낀 것은 혹시 ‘허위’가 아닐가 하는 것이였다. 
 
나는 내 편리나 유익을 위해 때론 규칙을 뛰여넘고 때론 규칙을 리용하고 때론 규칙을 엄격히 지키고 또 때론 그 규칙을 어기는 자한테 리해심까지 동원하는 놀라운 령활성으로 살아왔다.
 
과연 괜찮은 사람이 맞는가? 
 
내가 몸담고 있는 사회에서 규칙을 어기며 사회가 혼란스러워지는데 동조하고 있다는 사실은 나에게는 항상 너무나 먼 일이였고 그 깡패 기사가 나의 그런 긍정과 리해로 인해 이후에 그가 더욱 당당하게 위험천만한 행동을 아무런 자책이 없이 저지를 수 있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결코 아무런 느낌이 없었다. 지어 지금 이 순간에도… 
 
나는 정말로 괜찮은 사람인가? 
 
나는 내가 괜찮은 사람이길 얼마나 원하는지 모른다. 그래서 내 모든 선행은 내가 좋은 사람이라는 것을 증명하는데 쏠렸다. 하지만 나는 진정한 선을 품을 줄 알기나 했던 것일가? 
 
겉으로는 수없이 크고 작은 규칙을 넘나들고, 마음속 깊은 곳으로는 수없이 도덕의 밑선을 헤맬 때 있는 나 자신, 그러면서도 내 딸에게 그리고 그 누구에게도 제발 선한 사람으로 비쳐지길 바라며 꽤 괜찮아보이는 교육목표를 절절한 소원으로 웨치며 나는 그렇게 ‘괜찮은’ 사람이고 싶었다.
 
내 행동과 내 생각과 나의 꿈 사이의 차이는 이다지도 크단 말인가? 
 
이 모든 차이는 도대체 어디에서 오는 것일가? 
 
나는 그 누구한테 내 본의 아니게 비춰진 내 못난 모습이 그토록 부끄러웠다.  그 우연찮은 상황에서 툭툭 튀여나오는 내 그 못난 모습을 직시할 수가 없었던 것이다. 모든 지식과 례의, 선행으로 바른 행동을 하는 그 모습만 내 모습이고 싶었다. 이 모든 것을 파헤치면 나오는 그 깊이깊이 감추어진 그 진실한 내 모습은 나를 그토록 괴롭혔다.
 
‘괜찮은 사람’과 거리가 먼 그 모습, 선과도 아주 거리가 먼 그래서 감추고 싶었던 그 나 자신의 진실한 정체를 바라보는 게 어찌 이리 어려운 일일가? 
 
딸애의 순진한 질문과 빤히 나를 쳐다보는 그 얼굴에 스쳐간 한순간의 의혹스러운 표정에서 느낀 나의 그 괴로움을 다시 한번 대면하며 이 하잘 것 없어보이는 교통규칙너머에 비추어진 내 자신을 눈물겹게 바라본다. 결코 선하지도 괜찮지도 않는 실체들을 대면하여 바라보는 나의 그 젖은 눈길에서 내 삶의 진정한 숙제가 시작될 것이라는 생각을 해본다. 

출처:<<도라지>>2018년제1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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