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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주전자 소리(외7수) 우도
2019년 07월 17일 10시 24분  조회:560  추천:0  작성자: 문학닷컴
 우도

주전자 소리(외7수)
 
 
오늘처럼 새벽부터
펑펑 눈이 오는 날에는
늙은 화로에 장작을 넣고
가장자리에 주전자 올려
 
찌르르 찌르르,
게으른 달구지처럼
느릿느릿 쉬여가는
주전자 소리가 듣고 싶어진다
 
달걀 둬알을 가볍게 삶아
내 휘파람소리에 달려오는
동네강아지, 피피에게 줘야 한다
인간불신을 앓고 있는 초점 슬픈 녀석…
 
저녁 귀가시간에 길들여진 리별인데
네거티브 굿윌에도 한사코 따라오면
피피야 나와 놀자 이제는 돌아오라
개장집 앞마당서 눈장난하는 개구쟁이
 
척력(斥力)의 법칙
 
일찌기 나를 졸졸 따르는
계집애가 있어 떠밀어내려고
자석의 동극, 척력의 법칙으로
스위치 체인지하며 강력응수 했다
 
코너까지 몰아붙였을 때
계집애는 벽의 반작용력에 호소해
불가항력의 스피드로 180°회전했고
찰싹하는 소리와 함께 불이 났다!
 
따귀를 맞고
입술을 빼앗긴 다음에야
나는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에 나섰고
그 옛날에 삼킨 고초 오늘도 반추한다
 
빙등제
 
빙등이 아름다운 것은
삐까번쩍 점멸하는
화려한 LED 때문이 아니라
산전수전을 겪고
춘하추파(波)를 반려(返还)한 물이
얼음녀인으로 거기 섰기 때문이다
 
빙등이 아름다운 것은
웅장한 빙설조각과
대형 미끄럼틀 때문이 아니라
물은 바위로 거기 머물렀고
사람은 물이 되여 유희하며
기꺼이 낮은 곳으로 흐르기 때문이다
 
빙등이 아름다운 것은
썰매를 끄는 순록(驯鹿)이나
가이드의 열정 때문이 아니라
초라한 사랑에
두 손을 싹싹 비비는 련인의 념원과
겨울랑만이 거기 머물렀기 때문이다
 
리발사
 
그때는 옳았으나
지금은 아닌 것들
내 것인 줄 알았는데
알고보면 아닌 것들
 
락엽처럼 떨어지는
모발의 수자만큼
아집도 옳았으나
지금은 아닌 것들…
 
잎새가 왔다 갈 뿐
고엽향 은은한데
리발기 내려놓고 스스로를 쓸어담는
나 또한 손님 아닌 리발사였구려
 
륜차아저씨
 
자전거는
자전차라 불러야 한다
나를 위하여
 
키보드는
활판차라 불러야 한다
나를 위하여
 
리어카는
잘 구르기만 하면 된다
반렬에 올랐으니
 
관절의 녹을 털고
온새미로 땅에 내려
흙의 심기를 노크하지 않으련가
 
당신과 나의 건강
청춘처럼 푸르렀던
하늘의 기억을 되살리기 위하여
 
삼시세끼
 
어떤 세끼는
외로움을 마시고
어떤 세끼는
깡술만을 들이켰지요
 
그래도 내가 풍요로운 건
뚱뚱한 술살속에 야금야금
뜯을 수 있는 뼈 몇토막이
살아 춤추는 까닭이요
 
래일 해를 기다려
시린 하늘의 별들을
안아줄 수 있는 마음의
여백이 남아있기 때문이지요
 
뼈는 내 인생 설계도요
관절보다 아름다운
메커니즘의 향연인데
사람들은 항상 도리질을 하지요
 
시인이기를 포기한 사업가는
좋은 발명가가 아니라 키득이니
예. 그런가요 라고만 할 수 없어
삼시세끼 뼈다귀만 뜯고 있지요.
 
코인묵시록
 
길가의 동전잎 발끝에 걸리더니
몸을 세우고는 저만치 굴러간다
아하, 그렇구나… 동전은 알고 있다
멀리 가려거든 일단은 일어서라!
 
겸손에 관하여
 
독설은
무릇 지덕을
갖추지 못한 자의
얄팍함을 드러내는
나의 또 다른 겸손이요
 
금이 간 내
마음의 그릇이
충만한 리유는
당신의 늪이 깊어
항상 나를 품어주고 있는 까닭이지요

출처: <<도라지>>2017년 제4기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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