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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수따기”
2013년 08월 14일 09시 37분  조회:1409  추천:0  작성자: 홍천룡
점수따기

홍천룡

“점수앞에서는 사람마다 평등하다”는 법칙이 몇십년간, 몇백년간, 지어 몇천년간 사람들의 머리속에 꼭 박혀왔었다. 봉건사회의 과거제도에서 점수를 제일 높게 딴 자가 급제하여 일약 고관대작이 된다 해도 그 누가 감히 공평하지 못하다고 발설이나 했겠는가! 너무나도 공평한 시험점수에 따라 벼슬했기에 누구도 불만을 가질수 없었다. 오늘날 대학입시에서 높은 점수를 따내여 이 큰 나라의 제일 학부라고 불리우는 “청화”나 “북대”에 척 들어붙으면 그 누구도 의견이 없지 않는가! 점수 높은 자가 제일 좋은 학교에 붙는것은 당연한 일이 아닌가! 오히려 사람들은 박수갈채로 축하를 보내준다. 다른 사람들이 따낼수 없었던 높은 점수를 따낸 덕이라는 그 공평성에 고개가 숙여지는 것이다.

허나 가장 공평한 속에 최대한 불공평한 요소가 잠재해 있을수도 있다. 시험에서 높은 점수를 따내자면 시험문제를 될수록이면 많이 맞추고 될수록이면 많이 풀어내야 한다. 가장 리상적인 경지에 이르자면 시험지안에 꼭꼭 박혀진 문제를 밑뿌리채 빡빡 긁어서 다 맞춰내고 다 풀어내는것이다. 틀림과 오차가 없으면 없을수록 ok다. 이처럼 점수에 높은 자가 학교나 부문의 선택권을 우선적으로 가지게 되고 더 나아가서는 계속 높은 점수를 따낸다면 석사나 박사의 앞자리도 다투게 된다. 그런데 문제는 이런 높은 점수를 따낼수 있게 하는 정확한 답안이 사전에 이미 다 정해져 있다는것이다. 이런 답안을 정해놓는 사람들이 우선 먼저 수험생들보다 그 지식분야나 전업부문에서 한발이나 두발 앞선 선배이고 대단한 학자들인 것이다. 수험생들이 몇년간, 몇십년간 머리를 꿍꿍 동여매고 밤을 내내 패가며 쪽쪽 여위여 가면서 악전고투하여 따낸 점수는 결국 남이 다 정해놓은 답안을 맞춰내는것에 그치고 만다. 아무리 높은 점수라고 해도 맞춰내고 풀어낸 명답안에는 새로운 발견도 없고 실용가치도 없는것이다. 다시 말해서 남들이 모르는 새것을 맞춰내는 것이 아니라 남들이 먼저 알고 숨겨놓은 것을 알아맞추고 파내는것이다. 허지만 새로운 발견도 없고 실용가치도 없는 그 높은 점수에는 많은 기회와 선택, 그리고 소수 사람만 향수할수 있는 대우가 따른다. 그래서 그 높은 점수를 따내기 위해서 남들이 정해준 답안을 맞춰내기 위해서 이 나라 수천수만의 푸른 청춘들이 한 종자와도 같이 하얗게 통일된 비닐박막하우스에 들어가 일률로 파란 색상을 띠우며 싹을 움트고 있는것이다.

아무렴 수천수만의 시험대군 가운데서 높은 점수를 따내고 앞자리를 차지한다는것도 조련찮은 일이다. 가히 영웅이라고 할수 있다. 헌데 이런 “영웅”은 언제나 극소수에 불과한것이다. 또한 그래서 남다른 대우를 받아도 응당한 것이다. 백명중 백점짜리 수험생이 하나, 둘 나와도 대단한것이다. 그렇다면 나머지 98명이나 99명은 무엇에 속할가? 학교식으로 따지면 그 가운데는 우수생도 있을것이고 급제생도 있을것이고 락제생도 있을것이다. 일반적으로 대개 우수생과 락제생이 소수이고 급제생이 다수가 되는것이다. 점수제는 이처럼 수자상에서 형태적인 불공평을 이루어놓는다. 아무렴 그 언제나 그 어느 고장에서나 상,중,하의 차이쯤은 늘 점 찍어져 있으니까. 그런데 가만히 좀 깊게 생각해보면 우리의 배움과 실천에는 그 높은 점수보다 더 귀하고 값진것이 가끔씩 반짝일 때가 있다. 그 높은 점수보다 더 귀하다고 하면 응당 그 높은 점수보다 더 높은 점수를 찍어줘야 하지 않겠는가! 헌데 지금 그 귀한것에 더 높은 점수를 주지 못하고 있다. 또한 줄수도 없는 상황이다. 그것이 가장 불공평한 점이다. 제일 귀한것에 가장 높은 점수를 주지 못하는것이 가장 불공평한것이 아니겠는가! 그렇다면 그 귀한것이 무엇일가? 그것이 바로 다름 아닌 발견, 발명, 창조, 창작이다. 우선 발견, 발명, 창조, 창작에는 누가 먼저 정해주는 명답안이 없다. 누가 정해준 답안이 없는걸 맞춰내고 풀어낸다는것, 그 자체가 새롭고 위대하고 실용적인것이다. 다시 말해서 진정 값진것이다. 이처럼 값진것이지만 또한 어떤 때에는 머리를 꿍꿍 동여매지 않고서도 아주 쉽게 맞춰내고 풀어낼수도 있는것이다. 그래서 오히려 어떤 사람들에게서는 불공평성요소가 진하다고 버림받는다.

왜 공부하는가? 점수를 위해? 지식을 배워서 활용하기 위해? 솔직히 말해서 지금 점수를 위해 공부하는 학도가 대부분이다. 때문에 이 큰 나라에 이 많은 학도들 가운데서 교수나 학자들은 점점 더 많아지고 있지만 발명가나 사상가, 예술가나 작가들은 점점 더 적어지고 있다.

이것이 현하 우리 교육의 페단이라고 한다면 이런 페단이 지금 사회적으로도 만연되여 적지 않은 사람들이 “점수따기”에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어느 한 사업부문의 사장님이 그 바쁜 와중에 짬을 짜내 낚시질을 가게 되였다. 묘하게도 금방 입사한 신입사원의 처가마을에 있는 양어장으로 가게 되였는데 그 정보를 수집한 그 신입사원은 처가마을을 동원하여 일체 편리를 도모해주었을 뿐만아니라 점심끼니는 물론, 저녁후 1차, 2차, 3차까지 빈틈없이 배치해놓았다. 며칠후, 인사부장이 술자리에서 그 신입사원의 어깨를 툭툭 쳐주었다.

“자네, 전번에 사장님한테서 점수를 톡톡히 땄어.”
과연 몇달후 그 신입사원은 파격적으로 주요부문의 부과장으로 발탁되고 따라서 봉급도 올랐다.

이는 각 부문에서 심심찮게 일어날수 있는 “점수따기”이다. 이보다 더 큰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고 있는 문제는 상급지도자의 “점수”를 따내기 위해 백성들의 세금으로 이루어진 국가자금을 람용하여 “형상공정”을 어마어마하게 벌린다든가 통이 크게 경축대회를 차린다든가 불필요한 기념대회, 명절모임, 그리고 명목이 번다한 개막식, 제막식, 페막식, 입찰식, 착공식… “점수따기”를 위한 이 식 저 식에 얼마나 많은 랑비가 빚어지고 있는지 모른다.

이러한 “점수따기”가 뜨르르한 형식주의추구를 배태시키고 허위를 불러오고 공담가를 키워내고 있다. 습진평총서기께서는 근간에 이런 말씀을 하셨다.

“공담오국, 실간흥방(空谈误国,实干兴邦”, 공담은 나라일을 그르치게 할수 있고 실제 일을 해재껴야 나라가 번창해질수 있다는 뜻인데 참말로 백성들의 속심의 말을 하셨다.

교정에서의 “점수따기”도 불공평성을 띠고 있고 사회상의 “점수따기”도 요망스러운 풍기를 띠고 있다. 특히 일부 지도층에 계시는 량반들은 “점수따기”에 작작 점수를 따고 실제 일을 많이 하여 백성들의 신임을 얻는것이 바람직 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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