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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을 위한 예언서 / 강영은
2018년 12월 24일 18시 02분  조회:661  추천:0  작성자: 강려
꽃을 위한 예언서
 
                                                    강영은
 
  초저녁별과 나 사이, 꽃잎 위를 기어가는 투구벌레의 등이 꼭짓점이다. 제 등이 꼭짓점인지 모르는 황금 갑옷이 반짝일 때마다 막 피기 시작한 꽃잎이 휘어진다.
 
  곡선을 봉인한 날개 속에 죽음이 유지되기를 원할 뿐, 꽃잎을 덮고 있는 어둠을 보지 못한 당신은 에게해의 하늘을 건너 온 별빛이라고, 노래한다.
 
  핀다는 것은 경배 받는 자이며 경멸 받는 자의 노래, 대지가 받아 적는 어둡거나 환한 문장이라는 걸, 나는 말하지 못했다.
 
  순간의 영원 같은 꽃의 화엄에 양 날개를 묻은 투구벌레처럼 당신은 영원히 입을 다물 수 있나,
 
  사랑에 대한 최초의 예언서는 알지 못하지만 삼각형의 문장을 접는 당신의 입속으로 붉은 모가지가 툭, 떨어진다.
 
  곡선으로 피었다 곡선으로 지는 꽃,
 
  태양의 문신을 몸에 새긴 투구벌레는 검게 빛나는 도리아식 기둥을 숭배할지 모르지만 꽃의 신전을 삼킨 당신을 나는 지평선이라 부른다.
 
 * 2011년 웹진 시인광장 <올해의 좋은시> 선정 작품.
 
<이선의 시 읽기>
 
  ‘꽃’을 노래한 시는 비유와 상징어로 이루어진다. ‘꽃은 ‘사랑’이다‘ 라는 등식을 대입한다면, 꽃은 시의 영원한 ‘은어’다. 위의 시의 ‘꽃’은 사랑에 대한 적나라한 표출을 직접적으로 하지 않고, 자동기술기법의 예리한 문장력으로 형상화하였다.
  위의 시의 구조를 분석하여 보자. 먼저 각 연의 중심어를 살펴보자.
  1연- 별, 나, 꽃, 꼭짓점, 투구벌레, 휘어지다
  2연- 곡선, 봉인, 죽음, 당신, 어둠, 별빛
  3연- 핀다, 경배, 경멸, 어둠, 환함
  4연- 순간, 영원, 꽃의 화엄, 투구벌레, 당신, 영원한 침묵
  5연- 사랑, 예언서, 삼각형, 당신 입, 붉은 모가지
  6연- 곡선, 피다, 지다, 꽃
  7연- 태양, 문신, 숭배, 신전, 당신 지평선
  위의 시 1-7연의 문장을 분석하여 보면, 제목 ‘꽃을 위한 예언서’는 ‘사랑에 대한 예언서’라는 말로 치환할 수 있다. ‘시작, 행위, 배반, 소멸’까지 사랑의 모든 과정을 ‘7연’의 짧은 시 속에 완전하게 내포하고 있는 ‘표현’이 놀랍다. 지금까지의 진부한 사랑론이 아니다. 구질구질 설명적이지도 않다. 사물이 말하게 하는 ‘표현주의’ ‘사물시’다. 사랑의 ‘상징성’과 ‘의미화’를 실현하며, ‘객관화’까지 실현하며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또 다른 구조는 반어적 표현법이다. 반어적인 사랑의 본질을 관통하였다.
  1연- 피다, 지다/ 2연- 어둠, 빛/ 3연- 경배, 경멸, 어둠과 빛/ 4연- 순간, 영원/ 6연- 피다, 지다/ 7연- 태양, 지평선
  
  강영은의 시는 위대한 <사랑 예언서>다. 구조와 표현, 철학이 있다. 사랑의 배반과 절정, 소멸을 다루면서도 대상을 향한 저주와 원망, 분노가 없다. 감각적 미의식이 객관화되었다. 각 연들은 ‘중의적 2중구조’로 표현의 극치를 이루며 연결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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