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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지기-죽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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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시> 시모음
2018년 01월 10일 19시 08분  조회:2168  추천:0  작성자: 죽림

<서시 모음>   


+ 서시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했다.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두 죽어가는 것을 사랑해야지. 
그리고 나에게 주어진 길을 
걸어가야겠다 

오늘 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 
(윤동주·시인, 1917-1945) 


+ 序時 

단 한 사람의 가슴도 
제대로 지피지 못했으면서 
무성한 연기만 내고 있는 
내 마음의 군불이여 
꺼지려면 아직 멀었느냐 
(나희덕·시인, 1966-) 


+ 서시 

어서 오라 그리운 얼굴 
산 넘고 물 건너 발 디디러 간 사람아 
댓잎만 살랑여도 너 기다리는 얼굴들 
봉창 열고 슬픈 눈동자를 태우는데 
이 밤이 새기 전에 땅을 울리며 오라 
어서 어머님의 긴 이야기를 듣자 
(이시영·시인, 1949-) 


+ 서시 

가고 오지 않는 사람이 있으면 
더 기다리는 우리가 됩시다. 
더 많이 사랑했다고 해서 
부끄러워 할 것은 없습니다. 

더 오래 사랑한 일은 더군다나 
수치일 수가 없습니다. 
요행히 그 능력이 우리에게 있어 
행할 수 있거든 부디 먼저 사랑하고 
더 나중까지 지켜주는 이가 됩시다. 

사랑하던 이를 미워하게 되는 일은 
몹시 슬프고 부끄럽습니다. 
설혹 잊을 수 없는 모멸의 추억을 
가졌다 해도 한때 무척 
사랑했던 사람에 대해 
아무쪼록 미움을 품는 일이 
없었으면 합니다. 
(김남조·시인, 1927-) 


+ 서시 

세월이 가면 
길가에 피어나는 꽃 따라 
나도 피어나고 
바람이 불면 
바람에 흔들릴라요 
세월이 가면 
길가에 지는 꽃 따라 
나도 질라요 
강물은 흐르고 
물처럼 가버린 
그 흔한 세월 
내 지나 온 자리 
뒤돌아다보면 
고운 바람결에 
꽃 피고 지는 
아름다운 강 길에서 
많이도 살았다 많이도 살았어 
바람에 흔들리며 
강물이 모르게 가만히 
강물에 떨어져 
나는 갈라요 
(김용택·시인, 1948-) 


+ 서시 

세월 가는 줄 모르고 사는 것이 행복이라고 
바삐 살다 보니 어느덧 쉰 고개 
한 고개 넘을 적마다 흥분으로 들뜨기도 하고 
푸념으로 넋두리하며 
고개, 고개 넘어 예까지 왔는데 
뒤돌아보니 살아온 날이 너무 멀어 
돌아갈 길보다 앞으로 갈 길이 가깝구나 

고통을 이고 지고 갈 적 
웃을 일도 많았으련만 왜 삶이 고단하다 하는가 
눈물을 뿌린 것보다 웃음을 날린 것이 더 많은 날 
나는 한 세상 잘 살아가노라 말하리라 
고통이 말하거든 웃음으로 버무려버리고 
죽음 앞에서 의연하게 미소 지으며 
아니라 부정하는 손사래는 치지 않으리라. 
(나선주·시인) 


+ 서시 

누가 나에게 
옷 한 벌을 빌려주었는데 
나는 그 옷을 
평생동안 잘 입었다 
때로는 비를 맞고 
햇빛에 색이 바래고 
바람에 어깨가 남루해졌다 
때로는 눈물에 소매가 얼룩지고 
웃음에 흰 옷깃이 나부끼고 
즐거운 놀이를 하느라 
단추가 떨어지기도 했다 
나는 그 옷을 잘 입고 
이제 주인에게 돌려준다 
(류시화·시인, 1958-) 


+ 서시 

간이식당에서 저녁을 사먹었습니다 
늦고 헐한 저녁이 옵니다 
낯선 바람이 부는 거리는 미끄럽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이여, 당신이 맞은편 골목에서 
문득 나를 알아볼 때까지 
나는 정처 없습니다 

당신이 문득 나를 알아볼 때까지 
나는 정처 없습니다 
사방에서 새소리 번쩍이며 흘러내리고 
어두워가며 몸 뒤트는 풀밭, 
당신을 부르는 내 목소리 
키 큰 미루나무 사이로 잎잎이 춤춥니다 
(이성복·시인, 1952-) 


+ 사랑의 종말을 위한 서시 

누구나 사랑할 자격은 있으나 
누구나 이별할 자격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사랑하는 그것은 자유이지만 
이별하는 그것은 자유가 아닙니다. 

사랑하는 그것은 혼자서도 할 수 있으나 
이별하는 그것은 혼자서는 할 수 없습니다. 

사랑할 때는 모든 것이 용서될 수 있으나 
이별할 때는 용서할 수 있는 것만 용서됩니다. 

사랑할 때는 겨울도 봄 같지마는 
이별할 때는 봄도 겨울 같이 느껴집니다. 

사랑할 때는 울어도 행복하지만 
이별할 때는 웃어도 눈물이 흐릅니다. 

부디 사랑을 위해 사랑을 하였거든 
이별 역시 사랑을 위해 해주십시오. 
그리하여 
이별이 사랑보다 더 힘들다는 것을 
깨우치게 하여 주옵소서. 
(조병화·시인, 1921-2003) 


+ 윤동주의 서시 

너의 어깨에 기대고 싶을 때 
너의 어깨에 기대어 마음놓고 울어보고 싶을 때 
너와 약속한 장소에 내가 먼저 도착해 창가에 앉았을 때 
그 창가에 문득 햇살이 눈부실 때 

윤동주의 서시를 읽는다 
뒤늦게 너의 편지에 번져 있는 눈물을 보았을 때 
눈물의 죽음을 이해하지 못하고 기어이 서울을 떠났을 때 
새들이 톡톡 안개를 걷어내고 바다를 보여줄 때 
장항에서 기차를 타고 

가난한 윤동주의 서시를 읽는다 
갈참나무 한 그루가 기차처럼 흔들린다 
산다는 것은 사랑한다는 것인가 
사랑한다는 것은 산다는 것인가 
(정호승·시인, 1950-) 


+ 사랑 서시 

사랑이 고통이라 하여도 
사랑을 피하지는 않으리라 
내가 누군가의 사랑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듯이 
이 세상 어느 외진 곳에서 
따스한 사랑의 손길 
간절히 기다리고 있을 
외롭고 추운 영혼을 위해 
사랑을 피하지는 않으리라 

사랑을 위해 번뇌하지 않고 
사람을 위해 번뇌하리라 
머리 속으로만 번뇌하지 않고 
몸으로 사랑을 행하리라 
먼 훗날의 큰사랑을 꿈꾸지 않고 
지금 이 순간의 사랑에 성실하리라 
입술로 사랑을 뽐내지 않고 
묵묵히 몸으로 사랑하리라 
작아도 깊고 견고한 사랑을 하리라 
(정연복, 1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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