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광명
http://www.zoglo.net/blog/zhaoguangming 블로그홈 | 로그인
<< 5월 2024 >>
   1234
567891011
12131415161718
19202122232425
262728293031 

방문자

조글로카테고리 :

나의카테고리 : 칼럼/단상/수필/기행

[시]실면(외1수)
2019년 07월 14일 09시 30분  조회:166  추천:0  작성자: 문학닷컴

실면(외1수)

조광명

 

영원을 날지 못하는 날개여

밤의 가장자리에 은닉의 무덤 하나 파놓고

그 안에 떨리는 빛 한오리로 누워라

상처를 그리며 날지는 않았어요

허공을 핥는 혀바닥처럼

부드럽게 공기를 갈랐죠 

모든 흐름엔 방향이 있고

흘러 흘러온 시간이예요

날개가 잠들지 못한 시간들은. 

불을 켜야겠죠 

어두운 무덤 속에

별 하나가 파르르 잠자리 날개처럼 

사랑에 련루된 밤의 은자처럼

소리없이 착지해 뿌리를 내리네요

무덤에서 무성한 잎들이 자라요

큰 나무에 매달린 모든 은어들이

밤의 날개로 반짝여요

별들이 훨훨 하늘에 날아요

날이 밝으면 날개를 접고 

사랑의 뒤골목으로 고양이처럼 사라져요

발정난 고양이들의 동네에

날개 접은 별들이 사랑놀음 해요.  

 

 

어떤 야행 기록 

돌아오려고 떠나는 것이 아니다

배길은 바다에 기록되지 않고

걷는 나는 사랑으로 기록되여야겠다 

 

내가 걸으면 따라서 걷던 달처럼

모든 별들이 내 사랑 뒤에 줄 서서 따라와라 

내가 멈춰서면 다같이 멈춰서서

실면한 밤 강아지처럼 콩콩 웃어보자

 

그러다 아이가 생기면 

어둠 속에 아이를 꽁꽁 잘 감춰서 키워야지

새벽을 찢으며 빛처럼 환히 올 아이

 

나는 그 아이 마중하러 밤길에 오른 것일수도 있다

그러나 우리 모두의 걸음은 그냥 걸음일 뿐

호주머니 속에 작은 손칼 하나 감추지 못하고

나는 맨주먹으로 밤하늘을 만진다 

 

맞은켠에서 누군가가 걸어온다

별들이 콩콩 강아지처럼 짖어만 준다면

우리 모두의 밤길은 결코 외롭지 않다 

 

만나서 즐거운 밤의 손님이 있다

그 손님이 되여, 나 빙그레 웃는다 

내 입술을 만져줄 이여 

또렷해진 밤의 단서를 놓치지 말고, 읽어라

출처:<장백산>2018 제4호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3
번호 제목 날자 추천 조회
3 [시]실면(외1수) 2019-07-14 0 166
2 [수필] 정유년 마지막 어느 날,어떤 위로의 대화방식 2019-07-09 0 152
1 가을 하늘 (외1수) - 조광명 2011-08-29 1 2023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