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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우고, 배우고 사랑하기 위해 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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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門 지기의 전설 ( 창작 ) 댓글:  조회:1963  추천:1  2012-02-24
  옛날 옛날 아주 먼 옛날....  호랑이와 뱀이 사람과 함께 뛰어놀던 그 시절에는  세상이 둘로 나뉘어져 있었다고 합니다.    세상의 반은  호랑이와 뱀과 사람이 마구 뒤섞여 서로의 물건을 탐하며 서로를 헐뜯고  욕심사납게 더 많은 것을 가지려 서로를 죽이고 상처를 입히는 곳이었답니다.  그래서 매일매일 비명과 아우성과 울음이 하늘을 넘고 강으로 흘러넘쳤답니다. 그리고 그 마을을 지나 강을건너고 산을 넘어가면  하늘과 맞닿은 언덕이 있었는데 그 언덕을 넘어내려가면 아름다운 성이 있었다고 합니다.      성 안에는 새벽부터 아름다운 새들이 노래하기 시작하고  이 세상에서는 맡을 수 없는 달콤한  향의 과일나무들이 자랐답니다.    대부분의 과일나무들은  그 끝이 하늘끝까지 닿아있었다고 합니다.      성문은 항상 열려져 있었지만  그 성안으로 들어가려면  반드시 문지기의 안내를 받아야만 한다고 합니다.    문지기의 안내를 받지 않고는 넓은 성안에서 자칫 길을 잃을 수 도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 이야기는 성문을 지키던 어느 문지기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     ----    대부분의  인간은  성 밖에서 태어난다고 합니다.  어느 날 장차 성을 지키는 문지기가 될 수 도 있을 아이가 마을에서 태어났다고 하네요.  아이의 눈에는 매일매일을  정처없이 떠돌아다니며  서로서로 사랑하지 못하고 상처입히고 상처입는  사람들의 삶이 너무나 고단해보였답니다.    마을 사람들은 서로를 잡아먹을 듯 으르렁대며 전투하듯 살아가면서도  일주일에 하루를 정해서  깨끗한 옷으로 갈아입고 멋진 구두를 신고는  마을에서 가장 세련되고 최첨단 시설로 가득 차 있는 커다란 건물에서  노래하고 춤을 추며 음식을 나누어먹기도 하였지요.    그리고 그 곳에서 서로 대화를 나누기도 하였는데  대화의 주제는  조금 더 많은 음식을 먹을 수 있는 방법  날마다 변하는 최첨단 물건들의 사용법..  등이었다고 합니다.    그러던 어느 날  아이의 어머니가 병에 걸려 돌아가셨답니다.  아이는 몹시 슬펐답니다.  그리고 슬픔을 잊기 위해 마을의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사람들의 물건을 빼앗기도 하고  힘없는 토끼와 사슴을 때리며 그들의 비명을 즐기기도 하였지요.  밤이 되면 그런 자신의 모습이 슬퍼져 기억을 잊는 물을 마시며  거리를 이리저리 방황했지요    밤새워 못된 친구들과 어울려 함부로 놀다가 거리에서 그대로 잠이 들어버린 어느 날  새벽추위에 부르르 몸을 떨며 눈을 뜬 아이의 옆에서  쭈글쭈글한 얼굴에 냄새나고 옷이 더러워 평소에 피해다니던  사과나무집 할매가 아이를 들여다보고 계십니다.      " 아이야 .  너는 잘 모르겠지만 나는 아주 많은 세월을  이 마을에서 살아왔지.      이 마을에서 태어나고 또 어디론가 떠나버리는 많은 이들을 보아왔단다.     그 들은 이 마을을 떠나면 다시는 돌아오지 않는단다.  왜 그런지 궁금하지 않니? "    평소같으면 침을 퉤 뱉으며 못되게 쌩하고 자리를 피했을텐데  돌아가신 어머니가 생각이나  솔깃해집니다.    " 마을을 흐르고 있는 강을 건너    저기 멀리 보이는 산을 넘고 나면    아주 아름다운 성이 있단다.    사람들은 이 마을을 떠나면 모두 그곳으로 간다고 하지.    아마 니 어미도 그곳에 있을거야. "    ...    " 그럼 사람이 죽기 전에는 그곳에 갈 수 없나요?"   할매는  아이의 눈을 지긋이 바라보며 말을 이어나갔다고 합니다.     "사실  전에 나도 한번 가본 적이 있지.    그런데 그곳의 단조로운 생활이 지겨워서 다시 마을로 돌아왔어    후회를 하지만 이제 나에겐 그곳으로 돌아갈 힘이 없단다....    아이야 너는 이 곳에 어울리지 않는 눈동자를 가지고 있구나.    너는 이 마을을 떠나서 그곳으로 가렴    자 ... 저 강을   헤엄쳐 건너고  산을 넘어가면 된단다...    강에는 많은 피라니어가 있어서 너의 살을 물어뜯으려 할 거야    강을 건널때는 잠시도 쉬지 않고 곧장 헤엄쳐야 한단다."    아이의 눈이 반짝 빛이 납니다.  벌떡 일어나 강을 향해 뛰어가는 아이에게 할매가 소리칩니다.    " 그 곳에  도착해선 무언가 할 일을 찾아야 한단다...    명심해. 꼭 너의 일을 찾아야해 !"        ___    아이는 강을 헤엄치고 산을 넘습니다.  강속에 우글대는 피라니어 들이 너무 무서워서 중간에 포기하고도 싶었지만  그럴 때마다 입술을 꼭 깨물고 더 빨리 헤엄을 쳤습니다 .      산에는 마을에서 자신이 괴롭히던 사슴과 토끼들.... 귀뚜라미들의 가족이 살고 있었는데요.  어찌된 영문인지 이들의 힘이 너무나 세어서  아이는 겁에 질렸습니다.    처음에는 너무 무서워서 저 나무뒤 이 나무뒤에 숨어서 피해보려 했지만  어디에 숨어도 이미 그들은 아이의 존재를 다 알고 있는 듯 했습니다.    결국 아이는 자신이 괴롭히던 힘없는 동물들의 가족들에게 끌려가  옴팡지게 맞고, 훈계받고.... 그들의 먹이를 날라다 주고, 똥을 치워주는 일을  해야만 했습니다.      두 눈은 시퍼렇게 멍이들고 입술은 퉁퉁 붓고  다리는 피라니어에게 뜯긴 상처로 고름이 났으며 처음 해보는 거친 노동에 두 손과 발에는  굳은 살이 생겼지만,   산을 내려오는 아이의 마음만은 너무나 가볍고 행복했습니다.    할매의 말대로 산을 넘자 저 멀리 하늘과 맞닿아 있는 언덕이 보였습니다.  단숨에 언덕을 뛰어올라가니  언덕 너머에 찬란한 무지개로 쌓여있는 아름다운 마을이 보였습니다.  아이는 눈물이 주룩주룩 흘러내렸습니다.    왜인지는 몰랐지만  너무나 서럽고 슬프고 기뻐서  꺼이꺼이 목노아 울었습니다.    한참을 울고나니  사과나무집 할매가 등뒤에 대고 당부했던 이야기가 떠올랐습니다.  ' 맞다! 내 일을 꼭 찾아야 한다고 했지!'  아이는 언덕에서  성안 마을을 관찰하며 그곳에 사는 사람들이 하는 일을 살피기 시작했습니다.  성의 규모가 큰 만큼 아주 다양한 일들이 있는 것 같았습니다.    며칠간 성 안 마을에서 벌어지는 여러가지 일들을 살피며 시간을 보내던 어느 날  성 문앞에서 조용히 움직이는 사람이 눈에 띄었습니다.  가만히 보니  그 사람의 일은 혹여 거친 바람이나 계절에 따라 몰아치는 눈보라에 문이 닫히지 않도록  성문을 지키는 일이었습니다.  그리고 성문을 윤이나게 닦고  향이 나도록 가꾸며,  부지런히 안과 밖을 쓸고 닦는 일 같았습니다  웬지 호기심이 생겨 며칠간을 더 지켜보기로 했습니다.  그 사람은 항상 깨어있기 위하여  부단히 노력하는 것 처럼 보였습니다.  저 멀리서 누군가가 걸어오는 것이 보이면 주머니속에 숨겨놓은 거울을 보며 머리모양과 얼굴을 점검하기도 하였습니다.   방문객이 성문앞에 도착하면  미리 준비해놓은 많은 지도와 안내문 등을 뒤적이며 열심히 무언가를 설명하고 그 사람이 성문안으로 안전히 들어가기를 기다리는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방문객들은 쉽게 그 문을 통과하지 못하는 것 같았습니다.   아이가 성안을 관찰하기 시작한 지  한달이 되던 어느 날 드디어 한 방문객이 성문을 통과하여 성 안으로 들어섰습니다. 그 순간의 그 문지기의 표정이 너무나 장엄하고 아름다워보여서..... 아이도 덩달아 기쁨의 눈물을 흘렸습니다.   ' 그래! 나의 일을 찾았어! '      아이는 냄새나고 더러운 자신의 외모도 잊은 채 단숨에 뛰어내려가  문지기에게 말했습니다.    " 저도 이 일을 하고 싶어요!!!!" ....    " 그래?..  흠.." 문지기는  아이를 이리저리 꼼꼼이 뜯어보더니 세상이 다 울릴 듯 큰소리로 웃었습니다.   " 좋아! 대신에 너는 매일 새벽4시에 일어나 누구보다도 먼저 깨끗이 씻고 온몸에   향을 발라 좋은 냄새가 나도록 해야해   그리고 이 곳에 오는 방문객들은 너보다도 훨씬 똑똑하고 많은 것들을 겪은 사람들이란 것을   알아야해!  자.. 그럼 너는 그런 이들에게 성안의 정보를 잘 알려주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지?"    " 나는 매일 4시에 일어나서 잠자리에 들기전까지 부지런히 공부할 거에요!    잠시도 한눈을 팔지 않고 매일매일 공부할 거에요!    그리고 아저씨가 그러는 것처럼 매일매일 성문을 닦고 깨끗하게 청소할 거에요    내 몸보다 더 깨끗하게요!!!    .... 그럼 저도 오늘부터 문지기의 명찰을 달 수 있는 거에요?"    아이는 신나서 펄쩍펄쩍 뛰면서 소리를 쳤답니다.    문지기 아저씨는 갑자기 무서운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어댑니다.    " 아니.  너는 아직은 문지기가 될 수 없어.    넌 이 문지기란 일이 얼마나 소중한 일인지 아직 모르는 것 같구나.    너의 마음이 간절하게 원할 때까지   너의 마음깊은 곳에서 이 일의 소중함을 알 수 있을때까지는    넌 완전한 문지기가 될 수 는 없단다.    대신에  이 문앞에 서서 성문을 지키는 일을 할 수 는 있어.   하지만 문지기는 아니지...."      아이는 도대체 알 수 가 없었습니다.  문을 지키고 방문객들을 안내하고,  문을 아름답게 가꾸고.... 도대체 저 문지기와 내가 틀린 것  이 뭐란 말이지.....  나는 저 늙은 문지기보다도 더 젊고 힘도 넘치고 ...외모도 더 뛰어난 것 같은데....   저 문지기는 이곳에 매일매일 서서 ..똑같은 책이나 보고..  어쩜 내가 알고 있는 것들이 훨씬 더  많을걸...쳇. 두고보자!!    코를 납작하게 해줘야지!    ----      그렇게  아이는 성문을 지키는 일을 시작하게 되었답니다.  아이는  문지기 아저씨의 말대로 매일4시에 일어나 향이 나는 물로 온몸을 씻어냈으며  열심히 공부를 했습니다.  어느 덧  세월은 흘어 아이는 어른이 되었고,  성문을 관리하는 방법서와 성문앞을 청소하는 법, 성안의 안내서,  선배 문지기들이 남겨놓은  여러 방문객들에 대한 안내서 등의 전문서적들은 너덜너덜해졌습니다.  이제 아이는 어떤 방문객이 와도 당황하지 않았으며, 어떤 폭풍우가 몰아쳐도 성문이 닫힐까바 노심초사 하지 않을 정도로... 성문을 지키는 일에 능숙해졌습니다.      그런데 아이의 얼굴은 점점 빛을 잃어갔습니다.  아이에게 성문을 지키는 일은 생각처럼 재미가 없었습니다.  이제 너덜너덜해진 전문서는 저만치 구석에 박아놓아버렸고.  일이 익숙하다는 구실로 성문을 잠깐씩 비우고 인근 동산에 놀러나갔다 돌아오기도 했답니다.    성안에서는 조금 더 화려하고 재미있는 일들이 벌어지는 것 같았습니다.  ' 에잇.. 내가 경솔했어. 이건 나의일이 아닐지도 모르는데 말야...    이렇게 매일 문이나 지키고 ..'      성문의 잡초가 늘어나고 성문앞이 비어있게 되는 날이 자꾸만 눈에 띄던 어느 날..  성문앞에 기대어 잠을 자던 아이는 누군가가 어깨를 툭툭 치는 바람에 깜짝 놀라 잠을 깹니다.    " 너.. 문지기가 되었구나!"  ".... 어... !   ..........................할매!"    사과나무집 할매였습니다.  아이는 너무 반갑기도 하고 또 웬지 자랑스럽기도 하여서 어깨를 으쓱대며 말을 했습니다    " 응. 난 이제 이 아름다운 성을 지키는 문지기에요!    할매가 이곳으로 들어가고 싶다면 내가 도와줄 수 있지 !!"    할매는  두눈가득 맺혔던 눈물을 주루룩 쏟아내며 아이의 손을 움켜잡았습니다.  " 그래...얘야... 정말이냐?...    내가 이곳으로 들어가게 도와 줄 수 있단 말이지?"...     " 그까짓 것! 내가 이곳에서 문을 지킨지 5 년째야! 내가 해결못 할 일은 아무것도 없다구! "    " 얘야.....  할매는 이곳까지 오느라고 너무나 힘이 들었어.    네가 떠나고 난뒤 나도 결심을 했지..    나도 다시 이 아름다운 성을 찾을거라고.......    이렇게 하루하루 살아가는 건 의미가 없다구..     " 그럼 진작 오지 왜 이렇게 꾸물댔어!    사람들은 그게 문제야! 이 문앞에 와서도 멀 그렇게 물어보고 또 물어보고 ..    왔으면 들어올것이지...   참 내 답답해서 미칠 노릇이야!"        할매는 그저 눈물만 흘리더니 그자리에 푹 쓰러집니다.   "아니 할매!  왜 그래! 무슨 일이야 "  " ......"     " 할매 할매"   아이는 할매를 이리저리 흔들어대었답니다.   커다란 옷 속에 감추어져 있는 할매의 몸은 너무나 작고 가냘폈습니다.   뼈만 앙상하게 남아있는 할매의 상처투성이 몸은 그동안의 여정이 얼마나 힘이 들었는지를 짐작할 수 있게 했다고 합니다.   할매는 아이가 출발하고 바로 뒤따라왔지만 이 곳까지 도착하는데에는 5년여의 시간이 흘렀다고 합니다. 5년의 시간동안 강속에서 피라니어에게 온 몸을 뜯기고 산속 동물들의 가족에게 붙잡히어 식모살이를 한 뒤.. 제대로 먹지도 못하여 기력이 쇠진해진 채로 이곳까지 기어오다시피 한 것이지요. ------------     할매는 더 이상 걸을 힘이 없어 보였다고 합니다. 아이는 걸을 수 없게 된 할머니를 어떻게 성문으로 안내할 수 있을까.. 고민에 쌓였습니다. 결국 아이는 온 몸이 땀과 피와 흙먼지, 동물들의 배변으로 더러워진 할머니를 등에 업었다고 합니다. 잠시 고민을 느꼈다고도 하지요.   아름다운 성문을 지키는 문지기의 옷은 항상 하얗고 향긋한 내음이 나야했으며 성문을 넘을 때는 항상 자신의 두발로 직접 넘어가야 한다는 절대 거스를 수 없는 규칙이 있었거든요. 그렇지만 아이는 성을 찾아 5년의 시간을 헤매온 그리고 자신을 이곳으로 안내해준 할매를 그냥 돌려보낼 수 가 없었다고 합니다.   그런 할매를 등에 업으며, 또 자신이 지켜야하는 문지기의 규율을 어기며 아이는 슬프기도 하고, 기쁘기도 한 묘한....감정을 느꼈다고 합니다.   그런데 아이가 할매를 등에 업고 문을 넘어가는 순간 할매의 몸은 깨끗해졌으며 아이의 가슴에는 문지기라는 명찰이 주어졌다고 합니다.   문을 넘는 그 순간 아이는 그동안 성문앞까지 왔다가 돌아갈 수 밖에 없었던 자신이 그토록 답답해하던 모든 이들의 귀함과 아픔이 느껴졌으며, 처음 자신을 문지기가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한 성안으로 들어간 천번째 방문객을 봤을때의 그 감동.. 온 몸을 휘감는 전율과 감사함으로 꺼이꺼이 목놓아 울었다고 전해집니다     --   지금도 어느 별에서 문지기의 전설이 계속해서 전해진다고 합니다. 아이가 자라서 된 문지기는 이전의 문지기보다 더욱 창의적으로 아름답게 성문을 가꾸었으며 성 밖의 꽃들과 친구가 되어 성문을 아름다운 정원으로 함께 만들었으며 또한 산 속의 동물들 중 재주 좋은 놈들을 잘 인도하여 성문앞의 방문객들에게 조금 더 친밀하고 아름다운 방법으로 성안의 구석구석을 안내하는 공연단을 만들었다고도 전해집니다.   그래서 문지기가 있는 별의 성은 노래와 춤으로 항상 기쁨의 파장이 흘러넘쳤다고 전해집니다.      
3    사랑의 상처를 달래는 법 - 1. 사랑이 영원할 수 있나요? 댓글:  조회:1427  추천:0  2012-01-28
        1. 우주의 사랑이 있습니다.           1)사랑이 영원할 수 있나요?    지나온 일들을 돌이켜보라고 하면 항상 가장 많이 차지하는 부분이 사랑에 관한 것이더군요.     누구를 만나서 사랑했고, 배신을  당했고,  다시 사랑을 했고.........       이렇게 온통 사랑으로 점철된 인생으로 자신의 과거를 묘사하는 분도 계십니다.   존엄한 인간으로 태어나서 인생에 사랑만 있는 것은 아닐 텐데, 사랑이 그렇게 지대한 영향을 미치더군요.   인간에게 사랑이라는 감정이 부여된 것은 그걸 통해서 우주의 사랑을 느껴보라는 것인데,   거기에 한번 빠지면 헤어나오지 못하고 길을 한참 돌아가더군요.      그럼 사랑의 실체는 무엇일까요?     생각해보면 '설렘' 입니다.   사랑을 해보면 서로 알아가는 과정이 설렙니다. 그런데 두세 달 지나면 벌써 달라집니다.   그 설렘 때문에 인생을 걸기도 하는데, 그게 영원치가 않아서 일정 기간이 지나면 다시 새로운 대상을 찾게 됩니다.   사랑에 빠졌을 때는 사랑이 영원할 것 같습니다.   하지만 연구에 의하면 사랑이 유지되는 기간은 길어야 2년 6개월이라지요?   2년 반이면 설렘은 다 없어지고, 다시 새로운 사람에게 새로운 감정이 일어난다는 얘기입니다.      인간이 그렇게 타고 났습니다.   그런데 길어야 2년 반이면 끝나는 스토리에 목숨을 걸더군요. 사랑이 영원하다고 믿기 때문에 자꾸 확인하려고 하고요.     그러다 보면 불행이 시작됩니다.  사랑은 영원하지가 않기 때문입니다.       2) 우주의 사람, 인간적인 사랑   사랑이란 결국 일장춘몽에 불과하다는 것인지요?     사랑이 다 그러하다는 것은 아닙니다.     남녀간의 사랑, 그중에서도 특히 가슴 설레는 감정으로서의 사랑이 그러하다는 것입니다.     허나 남녀 간의 사랑은 사랑의 아주 일부분일 뿐입니다.   도대체 사랑이란 무엇인지요?     사랑이란     우주의 가장 한가운데를 이루고 있는 心의  중핵으로서, 거기에서 모든 따뜻함이 배어 나옵니다.     포근하고 따뜻하며 은근한 기운으로서, 인간의 마음에서 그 기운에 가장 가까운 것이 어머니의 마음이나     무조건적이 아닌 엄격한 조건이 있는 것, 즉 올바로 살아야 한다는 조건이 있습니다.     사랑이란     인간이 살아가는 근본 가치입니다.     사랑으로 태어나 사랑으로 살아가며 사랑을 하다가 떠나가게 됩니다.     명상하는 사람들은 이 사랑에 점차 폭을 넓힘으로써 온화한 기질로 변화하게 되며, 이 온화한 기질 속에서 넓고 부드러운 사랑이     배어 나오게 됩니다.       우주의 사랑은 향과 모습은 있으되 끌어당기는 힘이 강하지 않은 반면,     인간적인 사랑은 향이 없고 끌어당기는 힘만  강한 면이 있습니다.       우주에서 필요한 사랑은 모든 면에서 맑아 빛이 될 수 있는 사랑입니다.     이 빛이라 함은 따뜻함이며 온화함입니다.     이런 온화함 속의 강인함이 이끌어 가는 사랑이 참사랑이라고 할 수 있는 것입니다.             명상교과서 - 사랑의 상처를 달래는 법   
2    천년의 겨울을 건너온 여자 댓글:  조회:1722  추천:0  2011-11-07
시인 박서원씨의 이야기입니다. [ 여성동아 98년 12월호 ]   성폭행 피해 털어놓은 뒤 내가 겪은 사연들 시인 박서원 “나 같은 여자, 나보다 더한 여자가 그렇게 많은 줄 정말 몰랐다” 글: 이혜련 기자 / 사진: 김용해, 지재만 기자       서른아홉이라는 나이가 믿기지 않을 정도로 맑고 청순한 얼굴, 박서원씨의 겉모습에선 병마의 흔적을 찾을 수 없다. 하지만 그는 지금도 가끔 몸이 마비되고 통증에 시달리며 수면제를 먹고서야 잠이 든다.   지난 8월 자전 에세이 를 펴낸 후 박서원씨는 자신처럼 상처받고 살아온 수많은 여성들의 전화와 편지를 받고 있다. 전화를 받자마자 우느라고 말을 잇지 못하는 여성도 있고, 성폭행 후유증으로 정신과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는 여성도 있고, “우리 딸 좀 살려달라”고 울부짖는 어머니도 있었다. 또 아무에게도 말 못했던 숨겨진 가족사를 장문의 편지에 털어놓은 여성도 있었고, 성폭행 후유증으로 교도소까지 간 여성의 편지도 받았다.   “이 세상의 소설과 텔레비전 연속극에 나올 법한 내용의 전화와 편지는 다 받았어요. 책을 쓸 때만 해도 ‘나처럼 고통받는 여자들이 또 있을 거야’ 하고 막연하게 생각했는데, 세상에 이렇게 불행한 여자들이 많다니 너무 놀라고 슬퍼서 울기도 많이 울었습니다. 저도 그런 고통을 겪어보았기 때문에 그들의 상처가 그대로 제 심장에 와서 꽂힙니다. 그러면서 그 동안 나만 불행하다고 생각했던 껍질이 완전히 벗겨져 나갔어요.”   상처받은 여성들의 이야기를 들어주며 열여덟 살 때 성폭행을 당하고 그 후유증으로 기면증이라는 희귀신경증에 시달리며 살아온 박서원씨 또한 악몽처럼 자신을 짓눌러온 어둠과 불행의 그림자를 떨치고 스스로를 완전히 치유했다.   그는 이제 상처받고 아픈 여성들을 어루만지는 치료사가 되었다. 그는 용기를 내라고, 자신을 사랑하라고 그리고 용서하라고 말해준다.   “내가 당했던 사실을 자꾸 부정하고 숨길수록 극복하기가 어렵습니다. 그걸 꺼내야 극복할 수 있는데, 많은 여성들이 미리 겁먹고 포기합니다. 용기를 내야 해요. 그리고 내가 날 사랑해줘야 합니다. 내 스스로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따라 내 존재가 결정되고, 천국과 지옥이 갈립니다. 절망, 분노, 자괴감에서 빠져나오지 않으면 평생을 고립되고 고통 속에서 살아야 하니까 그게 바로 지옥이죠.” 용서하고 자유로워지는 데 17년이나 걸려   사실 그도 용기를 내기가 쉽지 않았다. 엄마에게도 말하지 못하고 속에만 짓물러온 그 고통을 어떻게 끄집어낸단 말인가. 책이 나오기 직전까지도 그 부분은 성폭행을 당할 뻔했다는 식으로 적당히 얼버무렸다.   그가 두려워했던 것은 자신에게 쏟아질 세상의 시선만이 아니었다. 동생 부부가 이혼한 후 아들처럼 기르고 있는 조카까지 세상의 손가락질을 당할까 걱정이 되었다.   그러다 20여년 간 그를 치료해온 한양대병원 김광일 박사의 “용기를 낼 수 없겠느냐”는 한마디가 정신을 번쩍 들게 했다. 그는 며칠 밤낮을 용기란 말을 곱씹은 끝에 결심했다.   “이렇다 할 성공을 거둔 것도 없고 남을 위해 무엇을 한 일도 없는, 보잘 것 없는 인생이지만 꼭 보여줘야 할 것이 있다면 그것이 바로 용기임을 깨달았습니다. 억울한 일을 겪고도 나처럼 소리 죽여 울어온 다른 여자들에게 나의 독백이 보탬이 될지는 모르지만 진실을 이야기할 수 있는 용기가 세상을 껴안을 수 있는 힘을 주었다고 이야기하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치민이도 언젠가는 고모를 진정으로 껴안아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가 용서를 해야 자유로워진다고 말하면 대부분의 여성들은 어떻게 용서할 수가 있느냐고, 정말로 용서하면 자유로워질 수 있느냐고 반문한다.   그는 용서한다는 게 말처럼 쉬운 것이 아니라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아는 사람이다. 그도 자신을 성폭행한남자를 용서하고 자유로워지는 데 17년이나 걸렸다고 말한다.   “그런 영화만 봐도 온몸이 부들부들 떨리고, 불쑥불쑥 그 놈을 죽이고 싶다는 생각에 미칠 것 같은데 어떻게 쉽게 용서가 되겠어요. 하지만 용서하지 않으면 내가 평생 고통 속에 살아야 하니까 나를 위해서 용서해야 하는 겁니다. 저 같은 경우에는 천주교신자니까 ‘원수를 사랑하라’는 말을 하루에도 수없이 되뇌며 살았습니다. ‘예수님이 원수를 사랑하라고 했어. 그러니까 용서해야 돼’ 하고 말입니다. 지금은 인격을 가진 인간이 어떻게 짐승처럼 되고, 폭력을 휘두를 수 있는지 연민을 느끼고, 그런 사람들을 구원해달라고 기도하고 있습니다.”   그는 이제 자신의 고통을 웃으면서까지 이야기할 수 있게 되었다. 우리 사회에서 성폭행을 당했다는 것은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고 말해서도 안되는 수치로 여겨진다. 그렇기 때문에 성폭행당한 사실을 털어놓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도 있다. 특히 남자들 중에 그런 사람들이 많다고 한다.   “책이 나온 후 신문 잡지 방송에서 인터뷰를 많이 했어요. 남자 기자들과 인터뷰를 하면서 그들의 뜨악한 시선 속에서 ‘이 여자가 뭘 믿고 이렇게 당당할까? 성폭행당했다는 게 무슨 자랑거리라고 이렇게 떠들고 다니는 거야?’ 하는 생각을 느낄 때가 많았습니다. 제 이야기를 들은 여자들은 ‘맞아 맞아’ 하고 공감을 표시하는데, 기득권을 갖고 살아온 남자들의 머릿속에는 여자들이 어떻게 억눌리고 당하고 사는지 입력이 안돼 있는 거죠.”   검사 결과 그의 청각은 보통 사람보다 7배나 예민한 것으로 나타났다. 무슨 소리가 들려서 뒤를 돌아보면 티슈 한 장이 떨어져 있을 정도로 예민하다. 청각뿐 아니라 그는 신경 자체를 예민하게 타고났다.   만약 따뜻한 부모 밑에서 사랑받고 자랐다면 기면증이라는 희귀 신경증으로까지 발전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의 성장과정은 불우했다. 여덟 살 때 아버지를 여의고, 세 아이를 데리고 생계 자체를 걱정해야 했던 어머니는 딸의 마음까지 돌볼 여유가 없었다. 갈 곳이 마땅치 않아 외할머니집에 맡겨졌던 그는 외할머니의 학대를 받으며 자라야 했다.   그의 외증조할머니, 외할머니 그리고 어머니까지 외가쪽 여자들은 대대로 남자 없이 집안을 꾸려왔다. 너무 가난해서 열네 살 때 기생으로 팔려간 외할머니 그리고 서른세 살에 과부가 된 어머니. 지금처럼 여자들이 마음대로 직업도 가질 수 없었던 시절, 여자 혼자 자식을 키우며 산다는 것은 세상에 몸과 마음을 다 내던져야 하는 것이었다.   조숙했던 그는 초등학교 6학년 때부터 외할머니와 어머니를 보면서 저렇게 살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남자에게 빌붙어야 하는 삶이 아니라 스스로의 힘으로 그리고 독신으로 순결을 지키면서 살겠다고 맹세했다. 그는 처녀신으로 달과 사냥의 여신인 아르테미스처럼 순결하고 당당하게 살고자 했다.   그의 꿈은 대학교수가 돼서 글을 쓰면서 사는 것이었다. 하지만 그런 꿈을 꾸기에는 너무 가난했다. 그는 중학교 졸업하고부터 돈을 벌기 위해 일을 해야 했다. 신문팔이도 해보았고 구두닦이도 했다. 구두닦이를 하다가 구역을 침범했다고 깡패들에게 칼로 위협을 당하기도 했다. 낮에는 중소기업에서 일하고 밤에 공부하는 야간상업고등학교에 진학했지만 헤르만 헤세의 과 카뮈의 을 사랑하고 첨탑 위의 피뢰침 같은 감수성을 가진 소녀에게 주산, 부기 따위는 맞지 않았다. 학교를 그만둔 그는 신문사 사환으로 일하며 대입검정고시를 준비하기 시작했다.     성폭행 충격으로 만신창이가 된 몸과 마음   그때까지는 가난하고 힘들어도 꿈이 있어 행복했던 시절이었다. 그는 그의 인생이 구겨지고 무너진 그 날을 생생히 기억한다. 5월8일 어버이날이었다. 거리에서는 카네이션을 팔고 있었다. 그 얼마전에 남산 시립도서관에 갔다가 알게 된 모대학 재학중인 ROTC가 그에게 축제파트너가 돼 달라고 했다. 저녁식사 후 ROTC는 그에게 산책이나 하자며 남산으로 데려갔고, 거기서 그는 성폭행을 당했다.   성폭행의 충격은 그에게 세상이 무너진 것보다 더 끔찍한 것이었다. 그는 자신에게도 외가쪽 여자들에게 들씌워진 저주가 내린 것이라고 생각했다. 순결을 지키는 것이 집안 여자들이 겪어온 불행에서 벗어나는 길이라고 믿었던 그는 삶의 목표를 잃어버렸다. 남자에 대한 증오, 자신에 대한 경멸과 좌절 그리고 신에 대한 원망에 시달리며 그는 병들어갔다.  전화벨만 울려도 놀라서 심장발작을 일으켰고, 신경안정제를 먹지 않으면 잠을 잘 수 없었다. 갑자기 눈앞이 흐려졌고, 시도 때도 없이 경련을 일으키다가 정신을 잃곤 했다. 청각과 후각이 극도로 예민해져 보통 사람은 들을 수 없고 맡을 수 없는 소리와 냄새가 그를 괴롭혔다. 환청과 환각도 갈수록 심해졌다. 수전증이 심해서 컵에 든 물도 마시기 힘들었다. 자율신경장애까지 겹쳐 물건을 제대로 잡을 수가 없었고 걸음도 마음대로 옮길 수 없었다. 침을 삼키지 못해 정박아처럼 입밖으로 질질 흘려야 했다.   동생들도 누나가 미쳤다고 멀리했고, 동네에서도 다 손가락질했다. 동네사람들은 병원에서도 치료가 안되고 자꾸 환각을 보는 그를 무병이 들렸다고 했다. 무당들이 내림굿을 받아야 한다고 했지만 그는 끝까지 거부했다. 그에게는 가톨릭이라는 종교가 있었고, 문학을 하며 살겠다는 한가닥 불씨 때문이었다.   큰외삼촌의 소개로 찾아간 한양대 병원에서 그는 기면증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신경증 중에서도 가장 희귀한 병으로 주 증세는 시도 때도 없이 경련을 일으키다 기절하듯 잠이 드는 전신마비이며 잠들 무렵 환상에 시달리는 것도 기면증의 특징이다. 기면증은 아직도 정확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다.   아무 곳에서나 마비되어 쓰러져서 사람들의 구경거리가 되는 것도 견디기 힘들었지만 가장 두려웠던 것은 성폭행을 또 당할 수도 있다는 것이었다. 못된 남자들에게 어딘가 온전치 못하게 보이는 여자, 거기다 온몸이 마비돼서 꼼짝도 못하는 여자가 얼마나 만만해 보일 것인가. 실제로 마비되어 쓰러졌을 때 어떤 남자에게 업혀 자꾸 후미진 골목으로 끌려갔다가 겨우 도망친 적도 있었다.     “6개월만에 겨우 차도를 보여 혼자 걸어다닐 수 있었고, 1년이 지나서야 다시 책을 읽을 수 있었습니다. 몇 줄만 읽으면 글자가 보이지 않아 한줄 읽고 다른 일을 하다가 다시 읽고 하면서 하루에 한 장씩 두달만에 책 한 권을 읽었을 때 그 기쁨은 이루 말할 수 없었습니다. 노력하면 다시 할 수 있다는 생각, 문학을 해야겠다는 집념이 생겼습니다.”   문학과 함께 그를 모진 고통에서 건져올린 것은 사랑이었다. 세상 기준으로 보면 불륜이라고 하는 것, 결혼한 남자, 그것도 22세나 연상인 사람과의 사랑. 아버지의 고향후배라는 인연으로 가까워진 그 교수는 남들이 다 손가락질하고 업수이 여기는 그를 가치있는 인간, 사랑스러운 여자로 받아주었다. 박서원씨는 그를 통해 끝없이 자신을 저주하고 툭하면 자살을 기도했던 자기자신에 대한 사랑을 되찾았다고 말한다.   “그분을 사랑하면서 사랑 자체를 깨달았습니다. 남성에 대한 혐오와 공포 때문에 아무도 사랑할 수 없을 것 같았던 내 안에 든 여자의 힘을 느꼈습니다. 그리고 그 힘으로 시를 써서 여성들의 입이 되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는 89년 에 ‘학대증’ 외 7편의 시를 발표하면서 문단에 데뷔했다. 그리고 시집 (90년 열음사), (95년 세계사), (97년 세계사)를 출간했다. 로 그는 95년 한국일보사가 선정한 평론가 5인 추천한 ‘올해의 우수시인’으로 뽑혔다. 그의 시는 기존 어느 시인의 시와도 다르다. 아무것도 두려워하지 않는 표현에서 피가 뚝뚝 떨어지는 듯한 고통이 느껴진다. 그가 시집을 내는 데 큰 도움을 주었고, 문단에서 후원자 역할을 하고 있는 상지대 국문과 김정란 교수는 “박서원의 시를 처음 보았을 때 가슴을 후벼내던 그 아픔을 잊지 못한다. 그동안 내가 말로는 페미니스트인 체하면서 어떡하든 남성들의 사랑을 받고 싶어서 얼마나 눈치를 보았는지 절절하게 깨달았다. 그를 만난 후 내 시도 많이 달라졌다”고 말했다.   그의 시에는 매달 피를 흘리고 생명을 잉태하는 여성성을 표현한 것이 많다. 그것은 관념적인 표현이 아니라 그의 체험을 통해서 얻어진 것이다.   그는 장기간의 약물복용 후유증으로 스물세 살부터 서른두 살까지 10년간 생리가 끊겼었다. 여자로서 절정인 시기에 그의 자궁은 불모지가 되었다.   “생리가 끊기면서 더 이상 나는 여자가 아니라고 생각했어요. 아기를 낳을 수 없는 몸이 됐다는 게 너무 억울했어요. 가만히 제 몸을 들여다보며 내 몸 속에 우물이 있다면 그 속에서 맑은 물을 퍼올려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때 쓴 시가 ‘생리불순’입니다. 그 시를 발표했을 때 독자들의 반응이 굉장히 좋았어요. 그리고 생리가 터진 겁니다. 말이 나오면서 피가 쏟아진 거예요. 마치 그 동안 억눌려 있던 자궁이 말을 하는 것 같았어요.”   생리는 다시 하고 있지만 지금도 약을 먹고 있는 그는 아기를 낳을 수 없는 몸이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속에서는 수많은 아이를 낳았고, 지금도 계속 낳고 있다고 말한다. 그는 ‘산고’라는 시에서 “백 살까지 가랑이를 벌리고 아기를 낳으리라”고 썼다. 그는 여성에게 당연한 것을 폭력에 의해 빼앗김으로써 오히려 여성성과 창조성에 눈을 뜰 수 있었다고 말한다.   그는 또 조카 치민이를 기르면서 여성성을 모성을 통해 전체를 향한 사랑으로 발전시켰다. 치민이는 부모의 불화로 다섯 살이 되도록 대소변도 못 가리고 말 한마디 하지 않는 반응성 애착장애를 가지고 있었다. 그는 아이의 마음을 열기 위해 온갖 노력을 다 했다. 마비가 올 때면 혼자 방에 들어가 쓰러지고, 마비가 풀린 후 나와서 아이에게는 웃는 모습을 보여주는 고통을 견뎌냈다. 지금 초등학교 2학년인 치민이는 보통 아이들과 조금도 다를 바가 없는 건강한 아이가 되었고, 그 또한 아이의 숙제를 도와주고 간식을 만들어주는 보통 엄마로 살고 있다.   그는 조카가 자신을 구원했다고 말한다. 아이를 키우면서 자신을 학대했던 외할머니와 애증을 가지고 있던 어머니도 이해하게 되었다. 이제 그는 자신을 저주받은 가문이라고 여겼던 집안을 지키는 여사제라고 생각한다.   그의 시집과 에세이집을 읽고 그에게 전화해오는 여성들 중에는 “그래도 당신은 문학적 재능이 있어서 고통을 극복하고 시인이 되었지만, 나는 아무것도 잘 하는 게 없으니 어떻게 이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겠느냐”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는 자신에게 재능이 있어서 고통을 극복할 수 있었던 게 아니라 고통을 극복함으로써 재능을 찾아냈다며 상처받은 여성들에게 자기를 사랑하고 다른 사람의 불행에 귀 기울이라는 이야기한다.   “누구에게나 특별한 재능이 있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그 특별함은 내가 나를 사랑하고 똑바로 응시할 때야 비로소 드러납니다. 스스로를 아끼고 자기 생을 사랑해야 해요. 또 자기 안에만 머무를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의 불행에도 귀 기울일 줄 알아야 합니다. 저는 남성의 폭력뿐 아니라 여성 자신에 대해서도 이야기하고 싶어요. 시집살이를 겪었던 시어머니가 며느리에게 시집살이를 시키는 식으로 여성이 여성을 학대하는 고리를 이제는 끊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에세이를 냈을 때도 여성문인들 사이에서 치민이가 제가 낳은 아이라는 둥, 성폭행당했다는 것은 꾸며낸 이야기라는 둥 말이 많았어요. 왜 여자들의 아픔을 여자들이 감싸주지 못하는 거죠. 여자들이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가부장적 이데올로기에 길들여져 있기 때문입니다. 남자를 비판하기 전에 여자 스스로 자각하고 자매애를 가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글을 읽고  슬프고 또 감동적이었습니다.  예전에 제 친구가 이런 일을 당한 적이 있었습니다.  춤을 추던 아이였는데,  그 친구가 춤을 추면 그렇게 눈물이 났답니다.  그 아름다움이 슬프면서 아름다운.....    아마 스스로가 겪었던 고통을 예술로 승화해 낸 그 힘이 전달이 되어서인가 봅니다.   우리에게 고통을 주는 이유..   우리는 고통을 통해서 더욱 발전된 존재로 다가설 수 있는것 같습니다.   어디선가 본 기억이 납니다.   영성의 발전의 동인은 고통과 권태와 만남이라구요..   그러고 보면 내가 겪는 아픔, 고통들이 나를 성장시키기 위한 밑거름이라는 어른들의 말씀이 진리인 것 같습니다.   이 세상에 태어나 겪는 모든 일들이 감사하지 않을 일이 하나도 없는 것 같습니다.  슬픅    그의 시는 기존 어느 시인의 시와도 다르다. 아무것도 두려워하지 않는 표현에서 피가 뚝뚝 떨어지는 듯한 고통이 느껴진다. 그가 시집을 내는 데 큰 도움을 주었고, 문단에서 후원자 역할을 하고 있는 상지대 국문과 김정란 교수는 “박서원의 시를 처음 보았을 때 가슴을 후벼내던 그 아픔을 잊지 못한다. 그동안 내가 말로는 페미니스트인 체하면서 어떡하든 남성들의 사랑을 받고 싶어서 얼마나 눈치를 보았는지 절절하게 깨달았다. 그를 만난 후 내 시도 많이 달라졌다”고 말했다.   그의 시에는 매달 피를 흘리고 생명을 잉태하는 여성성을 표현한 것이 많다. 그것은 관념적인 표현이 아니라 그의 체험을 통해서 얻어진 것이다.   그는 장기간의 약물복용 후유증으로 스물세 살부터 서른두 살까지 10년간 생리가 끊겼었다. 여자로서 절정인 시기에 그의 자궁은 불모지가 되었다.   “생리가 끊기면서 더 이상 나는 여자가 아니라고 생각했어요. 아기를 낳을 수 없는 몸이 됐다는 게 너무 억울했어요. 가만히 제 몸을 들여다보며 내 몸 속에 우물이 있다면 그 속에서 맑은 물을 퍼올려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때 쓴 시가 ‘생리불순’입니다. 그 시를 발표했을 때 독자들의 반응이 굉장히 좋았어요. 그리고 생리가 터진 겁니다. 말이 나오면서 피가 쏟아진 거예요. 마치 그 동안 억눌려 있던 자궁이 말을 하는 것 같았어요.”       그는 왜 성폭행당했다는 것을 수치스럽게 생각하고 숨겨야 하느냐고 묻는다. 역사 속에서 여자들이 수없이 당해왔고, 강간까지는 아니더라도 지금도 직장에서 지하철에서 가정에서 많은 여자들이 성폭력을 당하고 있다. 그것은 여자의 잘못이 아니라 가부장 이데올로기, 남성중심사회의 폭력에 희생된 것이라고 말한다. 당한 것만도 억울하고 분한데 왜 피해자가 오히려 부끄러워하고 주눅들고 평생을 고통 속에서 살아야 하느냐는 것이다.   “제가 성폭행을 당했던 일을 밝힌 게 제 개인의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먼 옛날부터 수많은 여자들이 당해온 일이고 지금도 당하고 있습니다. 모두 감추고 주눅들고 내빼기만 하면 앞으로도 천년이고 만년이고 계속 당하고 살아야 해요. 그렇기 때문에 이건 개인문제가 아니라 모든 여자들의 문제인 것입니다.”     평생 순결을 지키면서 독신으로 살겠다는 맹세   그가 서른아홉해를 살아오면서 겪어온 고통은 말이나 글로 일일이 표현하기 힘들 정도다. 를 쓰면서 그는 김광일 박사에게 자신의 병명을 정확히 알려줄 것을 부탁했다. 김박사에 의하면 경계선적 성격장애, 기면증, 성폭력 후유증 세 가지가 뒤섞여 있다고 했다. 경계선적 성격장애는 어린 시절 학대받고 자란 환경에서 기인한 것이고, 기면증은 선천적으로 신경이 아주 예민하기 때문에 발병한 것이라고 했다. 거기다 성폭행을 당함으로써 신경쇠약과 신경증이 극도로 심해진 것이었다.   남자를 용서하고 자유로워지는 데 17년이나 걸렸다고 말한다.   “그런 영화만 봐도 온몸이 부들부들 떨리고, 불쑥불쑥 그 놈을 죽이고 싶다는 생각에 미칠 것 같은데 어떻게 쉽게 용서가 되겠어요. 하지만 용서하지 않으면 내가 평생 고통 속에 살아야 하니까 나를 위해서 용서해야 하는 겁니다. 저 같은 경우에는 천주교신자니까 ‘원수를 사랑하라’는 말을 하루에도 수없이 되뇌며 살았습니다. ‘예수님이 원수를 사랑하라고 했어. 그러니까 용서해야 돼’ 하고 말입니다. 지금은 인격을 가진 인간이 어떻게 짐승처럼 되고, 폭력을 휘두를 수 있는지 연민을 느끼고, 그런 사람들을 구원해달라고 기도하고 있습니다.”   그는 이제 자신의 고통을 웃으면서까지 이야기할 수 있게 되었다. 우리 사회에서 성폭행을 당했다는 것은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고 말해서도 안되는 수치로 여겨진다. 그렇기 때문에 성폭행당한 사실을 털어놓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도 있다. 특히 남자들 중에 그런 사람들이 많다고 한다.   “책이 나온 후 신문 잡지 방송에서 인터뷰를 많이 했어요. 남자 기자들과 인터뷰를 하면서 그들의 뜨악한 시선 속에서 ‘이 여자가 뭘 믿고 이렇게 당당할까? 성폭행당했다는 게 무슨 자랑거리라고 이렇게 떠들고 다니는 거야?’ 하는 생각을 느낄 때가 많았습니다. 제 이야기를 들은 여자들은 ‘맞아 맞아’ 하고 공감을 표시하는데, 기득권을 갖고 살아온 남자들의 머릿속에는 여자들이 어떻게 억눌리고 당하고 사는지 입력이 안돼 있는 거죠.”   남자를 용서하고 자유로워지는 데 17년이나 걸렸다고 말한다.   “그런 영화만 봐도 온몸이 부들부들 떨리고, 불쑥불쑥 그 놈을 죽이고 싶다는 생각에 미칠 것 같은데 어떻게 쉽게 용서가 되겠어요. 하지만 용서하지 않으면 내가 평생 고통 속에 살아야 하니까 나를 위해서 용서해야 하는 겁니다. 저 같은 경우에는 천주교신자니까 ‘원수를 사랑하라’는 말을 하루에도 수없이 되뇌며 살았습니다. ‘예수님이 원수를 사랑하라고 했어. 그러니까 용서해야 돼’ 하고 말입니다. 지금은 인격을 가진 인간이 어떻게 짐승처럼 되고, 폭력을 휘두를 수 있는지 연민을 느끼고, 그런 사람들을 구원해달라고 기도하고 있습니다.”   그는 이제 자신의 고통을 웃으면서까지 이야기할 수 있게 되었다. 우리 사회에서 성폭행을 당했다는 것은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고 말해서도 안되는 수치로 여겨진다. 그렇기 때문에 성폭행당한 사실을 털어놓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도 있다. 특히 남자들 중에 그런 사람들이 많다고 한다.   “책이 나온 후 신문 잡지 방송에서 인터뷰를 많이 했어요. 남자 기자들과 인터뷰를 하면서 그들의 뜨악한 시선 속에서 ‘이 여자가 뭘 믿고 이렇게 당당할까? 성폭행당했다는 게 무슨 자랑거리라고 이렇게 떠들고 다니는 거야?’ 하는 생각을 느낄 때가 많았습니다. 제 이야기를 들은 여자들은 ‘맞아 맞아’ 하고 공감을 표시하는데, 기득권을 갖고 살아온 남자들의 머릿속에는 여자들이 어떻게 억눌리고 당하고 사는지 입력이 안돼 있는 거죠.”        
1    사랑이 있는 곳에 신이 있다 - 톨스토이 댓글:  조회:3249  추천:0  2011-10-23
  제가 참 좋아하는 동화입니다.   책 읽어주는 여자 첫번째 책으로 선정해 보았어요 ^^         제목 : 사랑이 있는 곳에 신이 있다                                                                                            톨스토이 마르틴 아브제이치. 그는 구두장이입니다. 그는 지하실의 작은방에서 살았는데 지하실의 하나뿐인 창문으로 바깥을 내다보곤 합니다. 그는 착하고 성실한 사람이지만 아내도 죽고 아이들도 다 죽었으며 마지막 남은 사랑하는 막내아들마저 죽고 맙니다.   그는 신을 원망하게 됩니다. 그러나 같은 고향의 노인이 마르틴을 타이르며 성경을 읽으라고 권유합니다. 그는 밤마다 성경을 읽으며 점점 빠져들고 마음도 가벼워지며 많은 깨달음을 얻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어디선가 '마르틴,  내일 길을 보아라! 내가 갈터이니.'라는 말이 들리고 다음날 마르틴은 은근히 기대하며 창 너머의 길을 내다보며 일을 합니다.   그때 창밖에는 늙은 스테파니치가 추위에 떨며 서있자 마르틴은 그를 들어오라고 해서  따뜻한 차를 마시게 하고 몸을 녹이게 한 후 보냅니다. 그 다음에는 엷은 옷만 입고 아이를 안고 있는 여인을 보고 들어오라고 해서 몸을 녹이게 하며 빵과 스프를 먹입니다. 마르틴은  그녀의 딱한 사정을 듣고는 여자에게 그의 낡은 외투를 줍니다. 그리고 20코페이카의 돈까지 줍니다. 여자가 가고 다시 창밖을 내다보던 마르틴은 어떤 아이가 사과 파는 할머니의 바구니에서 사과를 훔쳐 달아나려다가 할머니한테 붙잡히고 할머니는 경찰서에 가자며 아이에게 욕을 합니다. 마르틴은 아이의 사과 값을 대신 계산하고 마르틴은 할머니에게 아이를 놓아달라며 부탁하고 아이에게는 할머니께 사과하라고 합니다. 마르틴은 주님이 죄를 용서하라고 했다며 말하고 할머니는 아이를 용서합니다. 아이는 할머니의 짐을 들어주며 사이좋게 함께 갑니다.     그날 밤 어두운 구석에서 누군가가 '마르틴, 너는 알아보지 못했지?'라며 마르틴의 귀에 속삭입니다. 그 어두운 구석의 누군가는 스테파니치가 되었다가 사라지고 아이를 안은 여자가 되었다가 사라지고, 사과 파는 할머니와 아이가 되었다가 사라집니다. 누군가의 목소리는 말합니다. '그건 나였다'고. 마르틴은 즐거운 맘으로 성서를 펼쳐 읽는데 거기엔 이와 같이 써 있습니다.  마르틴은 깨닫습니다. 오늘 어김없이 하느님이 마르틴에게 오셨고 마르틴은 그를 대접했다는 것을.    처음 이 책을 본 것은 여고생일 때였습니다.    제게는 좀 충격이었어요.    이 세상 모든 사람, 그것도 헐벗고, 가난하고, 많이 배우지 못하고, 인격이 높아보이지 않는    사람들에게도 신 의 모습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게 해 준 책이었거든요.    그 전에는    인격이 고매하고, 외모도 멋지고, 많이 배운 사람들을 좋아했는데    그 후부터는    사람을 그대로 존경하고 사랑하려고 많이 노력을 하게 되었습니다.    아직 많이 부족하지만, 조금씩 노력하다보면 아브제이치 처럼 나도 주변의 이웃들에게서    신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겠지요 ^^...                                                                                                                               -- 에리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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