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두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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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    우화동시편(15) 댓글:  조회:543  추천:0  2017-12-09
. 우화동시편     고운 꿈                내 가슴속에 피여난 꿈   아롱다롱 칠색무지개  저 하늘의 무지개보다 더 고운 꿈  목화송이 흰구름 말끔히 닦은  파란 저 하늘보다 더 고운 꽃꿈    나의 고운 꿈 멋진 꿈은  아롱다롱 칠색무지개 베여다가  색동저고리 지어 입고  파란 하늘 한자락 살짝 베여다가   파란 치마 곱게 지어 입는거야    너무 너무 소중한 꿈이기에  맘속으로만 고이 키우며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아  다른 사람 내 꿈 훔쳐갈가봐    저 높은 곳에 있는 무지개를   어떻게 베여올가?  누가 저 높은 곳에 올라가서   파란 하늘을 베여온담?  그리 큰 가위는 또 어데서 구하나?        야단났어       금돌이 정말 야단났어   시험시간 다 될 때까지   게임에 빠져 히히닥거리다가  꽁무니에 불달린듯 시험장으로   이웃집 강아지 걷어차며   건너집 닭무리 풍기며  요행 시험시간 놓치지 않았건만  수험증 두고가서 되돌아섰네    금돌이 정말 야단났어  온 집안을 발칵 뒤집다가  가까스로 수험증 찾아 쥐자  다시 시험장 향해 줄달음질  집앞의 물독 넘어뜨리고  길옆의 어린애 자빠뜨리고   하지만 어이할가  시험시간 끝종 울린것을    금돌인지 뚝돌인지   아이참, 정말 큰 야단났어!             날치      비행기마냥   고기배우를 날아넘는 날치    가슴지느러미 날개인양 쫙  꼬리지느러미 힘차게 저으면   헤염치던 속도로  고기배우를 씽ㅡ    날치 저편에 가서   살짝 내릴 때마다  복어는 둥다라둥다라  북장고 두드려대고  새우는 얼싸 좋다 곱새춤    기분이 풍선처럼 부푼 날치  부러움의 눈길 한몸에 받으며  쉬임없이 고기배우를   날아건너가고  날아건너오고    아차!  심술쟁이 회오리바람   재간둥이를 휘감아  마술사마냥 팽그르르  고기배안에 내던졌네    세상엔 뜻밖의 재화도 있으니  재간 있다고 경솔하게 행동하지 마!            꽃새         한송이 고운 꽃 눈길 끄네요   아롱다롱 접시만한 꽃   앙상하던 가지우에   웬 난데 없는 꽃이지?     꽃이 아니예요 꽃이 아니예요   새매 피해간 꽃새예요     희한한 위장술   눈깜짝새 꽃으로 변하니  대가리는 꽃술   쫙 펼친 날개는 다섯개의 예쁜 꽃잎     허탕친 새매 나무우에서 비ㅡ잉     호랑나비 나풀나풀   ㅡ아유, 이게 무슨 꽃일가?   곱기도 하네   꽃송이가 이리 크니 꿀도 많을테지   날 꿀 좀 주렴!     눈앞에 찾아 온 먹이 어찌 놓치랴   꽃새는 냉큼 나비를 삼켰어요     애개개! 움직이는바람에 새매눈에 딱 걸렸네           곤충 채집       누나하고 돌쇠하고  곤충 채집 간다야     또르륵또르륵 베짱이 나풀나풀 꽃나비   나무잎우에 앉아 그네 뛰는 매미   쑥가지끝에서 파르르 발레 추는 잠자리   누나는야 살금살금   발꿈치 살짝 매미 한놈     돌쇠는야 우쭐우쭐   포충망 휙 잠자리 한놈     누나는야 한나절에   열마리 잡았는데     돌쇠는야 웬일일가   살펴보면 빈 포충망     포충망에 포충망에  구멍난줄 몰랐네          
36    우화동시편(14) 댓글:  조회:641  추천:0  2017-11-23
우화동시편(14)     똘똘이의 심부름   나도 심부름 할만해요   기특한 고집 부리더니    잘못 사오면 안돼!  어머니 열당부   뒤통수에 붙였나   꽁무니에 찼나    치솔을 사오랬는데 구두솔을  치약을 사오랬는데 구두기름을     겉모양 비슷하다고 같은 물건인줄 알아도 되나  똘똘이란 이름 헛지었나봐         조선공     아빤 이름난 조선공  해마다 멋진 배 한척씩 만든다면  제 말 믿으시겠나요?    너무 놀라실건 없어요  아빠보다 더 재간 있는 사람  하루에도 몇척씩 만드는  조선공도 있으니깐요    세상에 그런 사람 어디 있는가구요?    저기 있어요  굼벵이 같은 제 손가락이  “ㄷ”자로 까부장하니 가리키는 곳    해해  그 대단한 조선공이 바로 저라구요  이름난 조선공의 귀염둥이 아들인  이 똘똘이 말이예요   믿기지 않으시면 여기 와 보시죠  이 시내물에서 지금  제가 만든 종이배 잘도 가고있어요           꼬마 료리사      나는야 재간둥이 꼬마 료리사   맛난 료리 솜씨있게 척척   오늘도 세끼 향기로운 반찬   아침엔 감자에 소고기 살짝 섞어   점심엔 소고기에 감자 살짝 섞어   저녁엔 감자와 소고기 똑같이 함께 볶아       소원   내 만약 미용마술사라면  엄마 다시 젊어지게 하고싶다  더 예쁘게 하고싶다    눈귀와 입귀 잔주름   다리미질한듯 곱게 펴드리고  세월의 그늘 비낀 볼도  싱싱한 사과처럼   반들반들 윤기 돌게 만들련다    군데군데 나이살   날씬한 곡선 잃어가는 엄마에게  그제날의 몸매 돌려드리고  날아갈듯 사뿐사뿐  예쁜 걸음걸이도 되찾아드리련다    하지만 하지만  너무 아름답게는 안 만들거야     선녀처럼 변한 엄마  옷자락이 선녀의 날개로 변하여  훨훨 하늘로 날아가면 안되니깐!  옛말에 나오는 선녀처럼  아빠와 날 버리고 가버리면 안되니깐!         작은 소원     난 욕심쟁이 아니야  한가지 작은 소원뿐  ㅡ뭐나 내 마음대로 되였으면!   잠자리 직승기 타고서  온 세상 명승지 다 돌아보고  물매미 잠수함 타고서  바다밑 세계 맘껏 유람하고싶어    그 다음엔 뭐할가  그래, 교장선생님 돼야지    숙제 많이 내는 선생님들  날마다 교수안 한책씩 쓰게 하고  학생 벌만 세우는 선생님들  학교 운동장 스므고패 돌게 해야지    단 하나뿐인 소원  작은 소원    내 소원은 작고 하나뿐인데  이상해요 내 소원 말하면  허리 잡고 웃는 엄마  어깨 들썩이며 웃는 아빠  엄마와 아빠는 나를 엄지욕심쟁이래요       
35    우화동시편(13) 댓글:  조회:492  추천:0  2017-11-10
우화동시편(13)   우산(1)      번쩍! 꽈르릉! 쏴ㅡ    하교시간에 딱 맞춰  심통 쏟아붓는 소나기  교문앞 물바다로 되였는데  귀찮다고 우산 가져오지 않았으니    안타까와 동동 발 구를 때   비발을 헤치며 달려온 누나  꽃우산 쑥 내미네    ㅡ너의 누나 짱!  ㅡ너의 누나 으뜸!   옆에 있던 친구들  네 한마디 내 한마디   엄지손 내들고 누나를 춰올린다    내 누나 칭찬하니 좋긴 하지만  쳇, 그게 뭐 대단하다고?  장대비 소나기 퍼붓던 날   나도 누나에게 우산 갖다줬는데…    누난 비 내릴 때 가져오고  난 비 그친뒤 가져갔지만          우산(2)      작은 우산 같이 쓰며  다정해진 달래와 다래    달래는 다래켠에  다래는 달래켠에  천사의 손 살짝 우산 밀어주며    작은 우산 같이 쓰며  앵돌아진 장수와 호걸이    장수는 제켠에  호걸이는 제켠에  까마귀발 슬쩍 우산 끌어가며    한 우산 같이 쓰며  왜서 왜서  어떤 애들은 사이가 좋아질가?  어떤 애들은 사이가 나빠질가?    련꽃잎만한 꼬마우산        이런 아빠 이런 엄마       알송달송 어휘뜻 아빠 보고 물으면  ㅡ엄마한테 물어    말단지 엄만 어문엔 스타네라    까다로운 계산문제 엄마에게 들고가면  ㅡ아빠한테 가봐    좁쌀 아빤 수학계산에선 찔 난단다    나는 축구공  이리 차고 저리 차고  이리 넘기고 저리 넘기고    학기말 성적표 본 아빠와 엄마  ㅡ이 등신아, 또 꼴찌냐?      아빤 오른귀 잡아당기고   엄만 왼귀 잡아당기고    공차기에 싫증난 아빠 엄마  날 가지고 줄당기기 열 올리네요         별명      에잇!  나불대기 좋아하는 요 입  쪼르래기 잠궈놓을가봐  부질없이 희떠운 소리 뱉았다가  별명 하나 훈장처럼 받았다    ㅡ난 한번도 거짓말 한적 없어!     허투로 던진 한마디 돌멩이 되여  말벌둥지 탁 건드릴줄이야!    아이들 벌떼처럼 웅성웅성   내가 했던 거짓말들   코흘리개때의것까지 들춰내더니  내 이마에 별명 하나 척 붙여준다  ㅡ거짓말쟁이!    야단났다  한번 붙은 별명은   진드기처럼 딱 붙어 떨어지지 않는데  달팽이가 무거운 껍질 지고다니듯  수치스러운 딱지  언제까지 붙이고 다녀야 하나?           참 이상해      돌머리라고 부르면  물동이만한 메주골 떠오르는데  칠봉이라면 어느 애던지  한나절 궁리해도 깜깜    코흘리개라고 외우면  코물 풀쩍 눈앞에 다가오지만  대식이라면 누구던지  기억창고 어디에서도 못 찾겠네    새침데기 새자만 꺼내도  빼쭉대는 얄팍한 입술 보이는데  앵나라면 어떻게 생겼던지  눈도 코도 생각 안 나    참 이상해  왜 이럴가?  아이들은 이름 더 잘 짓는걸가?  어른들은 이름 잘 못 짓는걸가?         
34    우화동시편(12) 댓글:  조회:596  추천:0  2017-11-01
 우화동시편(12)    “팔색조”아저씨     ㅡ그놈들 제법 잘 치는데    참 기특하군!   아저씨의 말  끝나기도 전 바드민톤공 씽ㅡ 이마에 딱!   바드민톤공에 마귀라도 붙었나 대뜸 딴사람 된 아저씨 목에 지렁이같은 피대  눈은 성난 황소눈 입에선 천둥소리 쩌렁쩌렁   ㅡ어데서 장난질이야, 엉?    큰 길이 너희집 뜨락인줄 아니?    너희들 부모가 그렇게 가르치던?   벌겋게 되였다가 퍼렇게 되였다가 하얀색으로 변하는 아저씨의 낯빛에 두 꼬맹이는 자라목 되였네   까멜레온이 입 딱 벌릴지경 눈깜짝새 발끝까지 변하는 아저씨 얼굴 바꾸기경기에 나가면 뛰여난 점수로 달인 되겠네       모기장     귀청 찢는 앙칼진 동음  앵ㅡ 상어 같은 전투기 머리우로 내리꼰진다 운전석에 앉은 테로분자 험상궂은 얼굴 백골처럼 보인다   갈팡질팡 허둥지둥 기를 쓰고 뛰여봤자 날개 달린 괴물 당할가 쾅 ㅡ 발옆에서 폭탄 터지는 소리!   꿈에 폭탄파편 맞고 엄마 부르며 깨여나니 모기장이 들린채였어   잠자리에 누울 때 일어나기 싫어서 쳐들린 모기장 그냥 뒀댔지   귀찮다고 할 일 미루면 열배 백배 꼴 먹는다ㅡ 따끔한 교훈 모기가 독침으로 쏘아넣었던거야!        파리약     잠든 동생낯에 괘씸한 파리들  쫓으면 앵 물러났다간 다시 떼지어 날아와 내려앉네 단잠 못 들고 얼굴 찡긋찡긋 몸 뒤채는 동생    (모기보다 교활한 놈들 발 싹싹 빌고는 나쁜짓 일삼다니 누가 이기나 어디 보자!)   파리약을 살짝 동생낯에 발라놓았더니   파리들 뱅뱅 돌면서 바들바들 죽는다    죽은 파리 집어던지려다 손이 움찔 어마나!  동생이마가 불덩이           잠꾸러기 아이     머리맡의 일과표엔   아침 5시에 일어난다 밝혔건만  7시가 다 되도록 늦잠 콜콜   해가 들여다보며 ㅋㅋ 일과표가 내려다보며 ㅋㅋ ㅡ어느때까지 늦잠을 자?    왜 일과표대로 하지 않아?   아버지 이불 와락 벗기며  엉덩이 찰싹 치자  눈 가느스름히 떠보는 아이 래일부터 고치겠다 대답하네    늦잠자는 나쁜 버릇  고치려는줄 알았더니  이런 한심한 잠꾸러기 봤나 끙 돌아누우면서 종알종알    ㅡ7시에 일어나는걸로     일과표 고쳐야지!          달리기경기     주먹 쥐고 바람처럼 내달렸지만 번개같은 애 내앞에 셋 등수 들긴 하늘의 별따기 맥 버리고 중도에 멈춰섰는데 첫번째 애 앞으로 폴싹 두번째 애 뒤따라 폴싹 세번째 애 잇달아 폴싹 앞에 섰던 애들 다 넘어졌네 그냥 달렸더면 내가 일등일걸         운동회 있은 날     보석이는 씨근벌떡, 돌멩이 탁 걷어차요 백메터경기에서 꼴찌를 했대요   금이는 울먹울먹, 고운 입이 한발 나왔어요 암산경기에서 꼴찌를 했대요   구슬이는 쿨쩍쿨쩍 줄끊어진 구슬처럼 눈물을 똘랑똘랑 장애물경기에서 코방아찧고 할수 없이 중도포기, 꼴찌를 했다나요   (쳇, 하필이면 꼴찌람?) 꼴찌를 하지 않은 돌이는 어깨가 으쓱 자긴 선수로 뽑히지도 못했으면서        
33    우화동시편(11) 댓글:  조회:525  추천:0  2017-10-21
우화동시편(11)     아빠와 아들     ㅡ똘똘아   이웃집 가게에 가서   인삼술 한병 외상으로 가져오너라   아줌마는 외상주기 싫어하니   바깥주인 찾아 살짝…     아들 옆구리 쿡 찌르며 은근슬쩍  입김에 귀 간지럽게 소곤소곤    ㅡ똘똘아   이웃집 가게에 가서   “장백산”표 담배 한갑 외상으로 가져오너라   엄마 알면 날벼락 칠테니   눈치 있게 살짝…     정주간 힐끗 내다보고 눈 끔뻑  입가에 손가락 세워대고 소곤소곤    똘똘이는 뻔질나게 심부름 뛰여다녔고   똘똘한 아들이 대견스러워  아버지는 술맛도 담배맛도 꿀맛     아버지는 노루뜀 펄쩍!  ㅡ아니, 웬 외상빚이 이리 많아?     아이보다 배꼽이 더 크다더니  술담배값보다 사탕값이 더 많구나   심부름할적마다 쵸코레트 외상으로 먹었니?     ㅡ녜, 아빠          착한 일       일과에서 빠짐없는 일기 적기     보배둥이 일기책에 또박또박   연필도 신이 났나 미끄럼질 쭉쭉     ㅡ오늘은 뜻 깊은 날              누나의 꽃우산 살그머니 가져다가  비 새는 까치집우에   현대식지붕 척 만들어줬다  직포새도  시샘낼 최신식까치집  활짝 핀 한송이 함박꽃이런듯            귀가에 속삭이는 자애로운 목소리   ㅡ일기란 진실하게 써야 해!     뒷머리 썩썩   덧붙이는 몇줄     ㅡ호  난생 처음 멋진 일 했는데  마음 한구석 왜 빈집처럼 허전할가?  온 집안을 부산스레 뒤지며   우산 찾느라 애태우는 누나 모습   눈에 삼삼 밟혀와설가          돌머리 칠봉이      돌멩이로 물독 깨고  물독에 빠진 아이를 구한 이야기   만화책에 담긴 재미있는 이야기    꼬마 칠봉이와 만화책 보던 날  엄마는 아들머리 쓰다듬으며  ㅡ우리 칠봉이도  이 애처럼 총명했으면 좋겠구나!     (난 본때를 보이고싶어도  그 애처럼 좋은 기회 만날수 없으니…)    엄마를 기쁘게 해드리고싶은  간절한 소원 열매 맺었나  파랑새처럼 포르릉 날아온 기회  물독에 똘랑 유리알 떨궜어요    씽ㅡ 절구공 쥐고 온 칠봉이  팡! 물독 박살낸 칠봉이    무턱대고 남을 본뜨러들다간  바보가 되는 법이다!          안  경       홑자음 겹자음 되고   홑모음 겹모음 되고   시력 살짝 떨어질 때 안경 걸어야 했어    “짹짹2인방” 룰루와 랄라  왕눈등에라 놀리는 바람에 안경 벗어 호주머니속에 감춰버렸지    오늘 큰 망신했어  눈앞에 안개 낀듯   칠판글 “하마”를 “엄마”라 읽었어    교실을 들었다놓는 웃음폭탄  내 얼굴 무르익은 일년감 되였는데  “짹짹2인방” 배꼽 잡고 킬킬  나더러 새끼하마라 놀리겠지    아유 괘씸해!   이게 다 누구탓인데…        “ 너 참 웃긴다야        “지각대장” 별명 벗어던지려  남 먼저 등교한 아이  책 척 펼쳐들고 앉아   아이들 들어오나 출입문 흘끔흘끔   아이참!  그렇게 폼잡고 앉아있으면 뭘해?   오늘이 빨간 일요일인데  누가 학교에 나오겠니?    한가지 생각에 사로잡혀   다른건 홀라당 까먹으면 안 되지         “못난 리자” 초상화       몬나리자 초상화 그리기  다른 애들 열심히 미술숙제할 때  왕구는 우쭐우쭐 바드민톤 쳐요    남보다 재간 있다 만두먹은 속  숙제 바치는 날  단숨에 그리려는 심산    ㅡ쳇, 난 오른손 달아매놓고  왼손으로 그려도 자신 있어!    날 보란듯 몸 날리며  멋진 동작 피우는 왕구  다리사이로 공 치다가  땅바닥에 나가 개발헤염 치네    래일 숙제 바쳐야 하는데  오른팔목 삐였으니 이를 어쩌나?    오른손 달아맨 왕구  왼손에 화필 잡고 온갖 정성 쏟았지만  호호,그가 그려낸 초상화  몬나리자 아닌 “못난 리자”!        
32    우화동시편(10) 댓글:  조회:459  추천:0  2017-10-01
우화동시편(10)     가위 바위 보           우리 집 세식구는 가위 바위 보     엄마는 아빠를 이기고  아빠는 나를 이기고  나는 엄마를 이기고    엄마의 잔소리에 아빠는 쩔쩔  아빠의 우격다짐에 나는 부들부들  나의 생떼질에 엄마는 두손 바짝    우리 집 세식구는  우습고 재미있는 가위 바위 보         주은 돈      돈 1원 주었다고 하니   엄마는 주먹만한 사과 한알 주었지   내 볼에 뽁ㅡ   뽀뽀까지 간지럽게    주은 돈 경찰에게 바쳤다니   고운 쌍겹눈 비뚤어진 엄마   ㅡ바보     제입에 들어온 떡을 뱉아버려?    오늘은 2원 주었으니  그걸로 아이스크림 사먹었으니  사과 두알 달래야지!     근데 어쩔가?  엄마가 옷 갈아입은 자리  거기서 돈을 주었다고 말해야 하나?          바나나와 비자루       ㅡ엄마, 나 또 순돌이와 싸워 이겼다!     오늘도 바나나 줘야 해!    개구쟁이 아들  우등상장 타온듯 우쭐우쭐    엄마는 싱글벙글 아들 바라보며  (코물에 흙장난에 알록달록한  때투성이 얼굴도 그처럼 사랑스러울수가)  ㅡ아무렴, 큰걸 줘야지!    엄마의 마음은  아들애가 꿀사탕 한알 살짝 꺼내  입에 쏘옥 넣어줄때처럼 달콤했네    ㅡ순돌이 지금도 일어나지 못했을거야!     돌멩이로 머리를 딱 까놓았으니깐…    아들애의 다음 마디에  두눈 이마로 올라간 엄마   허둥대며 회초리 찾아쥐고  아들은 머리 갸웃 엄마를 쳐다보고          왕의 명령      내 말이면 아빠는   발꿈치 모아붙이며 “예쓰!”  내 손짓 한번이면   엄마는 팽이 되여 팽그르르    나는 우리 집의 왕!     내가 노래하라면   아빤 솥뚜껑 긁는 소리 뽑아내고  내가 춤추라면  엄만 오지독 뜀뛰듯 덩실덩실    죽으라하니  연기에 취한 수탉처럼 암탉처럼   사지 뻗고 부들부들   살아나라   이 왕의 명령 떨어질 때까지  눈 딱 감고있던 아빠 엄마    참, 아빠 엄마 늙으면  누가 나와 놀아줄가  누가 나에게 기쁨 안겨줄가?    왕의 명령  ㅡ아빠, 엄마 늙지 마!    늙어죽으면 절대 용서 안 해!              할머니와 손자                 웃음꽃 모락모락 피여나는  유치원 마당   꽃봉오리운동회    출발선에 선 손자 바라보며  호물호물 입 못 다무는 할미꽃   (이번에도 우리 귀동이 일등할거우다)    신호총 울리자  야무진 총소리에 놀랐나   와ㅡ 울음보 터뜨리는 귀동이   발 질질 끌며 할머니한테 달려오네  휘모리장단 치듯  할머니 가슴 쾅쾅 두드려대네    ㅡ이 신끈을 봐라     할머니가 잘 매주지 않았길래     신끈이 풀어져서 졌다…     아니 저런!   모두들 한심하여 혀를 차는데    할머닌 애를 나무랄대신  ㅡ할머니가 잘못했구나     그렇잖았더면    우리 귀염둥이 일등 했을걸!    에잇 참, 할머니도   손자 어른 될 때까지   따라다니며 신끈 매줄건가요?          
31    우화동시편(9) 댓글:  조회:638  추천:1  2017-09-23
우화동시편(9) 아이구, 배야!     이웃집 마당 살구나무에 노르스름 잘 익은 살구  군침 꼴깍 다가가 따먹자 하면 나무밑에 누워있던 괘씸한 강아지 콩콩   (어디 좀 혼나봐라!) 축구화 찾아신고 살금살금   발딱 뛰쳐일어나며 콩콩 짖어대는 강아지 공 차듯 발길 날리니 깨갱! 꼬리끼고 도망 가네   얼씨구나 좋은 기회다 새콤달콤 살구 게걸스레 따먹다가 아이구 배야! 배탈이 나 잠깨니 맹랑한 꿈   침대에 꼬부리고 누웠는데 배 아픈것만은 꿈 아닌 진ㅡ짜 강아지 찬다는게 이불 차던졌지 뭐야!         “사탕대왕”       사탕 안 먹으면  “사탕배” 고파난다는 아이  눈만 뜨면 사탕부터 찾네   사탕 너무 먹고 이 삭을라 귀띔하면 래일부터 꼭 고치겠다 히쭉 웃으며 똑 같은 말   ㅡ래일부터 꼭…         말로만 고치는 사이  곱던 이 삭아 “앞대문” 빠꼼…    오늘도 넙적넙적    또 사탕 먹냐 나무라니  히쭉 웃으며 하는 말                 “앞대문”에서 바람 새여   ㅡ래이부터 꼬…         상점집 아이     설보름사이 유난히 많은  배달심부름 피하려는 잔꾀  발목 삐끗했노라고  절룩절룩 “피스톤걸음”  명배우도 울고갈 연기   코믹연극도 1막만 할것을 얕은 수 며칠내내 써먹을건 뭐람?   아빠가 침술 능한 의사를 모셔왔네 넙적한 침 발목에 푹 찔러넣자 나죽는다 애고대고 이젠 다 나았다 소리치네   이녀석 침 맞기 싫어 꾀부리는군  아빤 집게손으로 꽉 붙잡고  어서 침놓으라네  병 뚝 떨어지게 해달라네   바빠난 아이 벌떡 일어나 노루뜀 풀쩍풀쩍 ㅡ봐요, 하나도 안 아프대두요          이런 게으름뱅이라구야!      옷 벗어 여기저기 팽개쳐요 양말도 되는대로 내던져요   웃옷은 방구석에 바지는 정주목에  양말은 밥솥뚜껑에 털썩!    손은 동생 때리는데만 쓰냐? 옷을 왜 옷걸개에 걸지 못해? 엄마의 핀잔에  손등으로 코물 쓱!    ㅡ소용없어요!    인차 입을건데 뭐    이런 게으름뱅이라구야!  아예 밥도 먹지 말렴  오늘 먹어도 래일 또 배고플텐데        난 어쩔가?      ㅡ너 나이값 좀 해!   밤낮 철부지인줄 아니?   웃물이 아래로 흐른다고   동생까지 망쳐!   ㅡ야, 똑똑이 놀아라   너때문에 형이 야단맞는줄 알지?   내 일만 해도 골이 아픈데   네 코까지 닦아줘야 하니…                    쩍하면 형을 닥달하는 머리에 뿔난 아버지 머리뚜껑 열릴 때마다  나한테 분통 쏟아붇는 형   난 누구에게 밸풀이하지? 내 그림자 보고? 조 애완견 하고? 아니, 내 두귀는 턴넬처럼 통했어  한귀로 들어가고 한귀로 나가        
30    우화동시편(8) 댓글:  조회:574  추천:0  2017-09-21
우화동시편(8)     아빠의 음식타발      콩나물 한오리 입에 넣고 눈 슴벅슴벅   ㅡ콩나물이란 3분쯤 삶아내야 하는데      이건 5분은 끓인것같구나!    기름에 구운 물고기  이리저리 집어번지며   ㅡ고루 굽히지 못했군!      한켠은 사과배처럼 노란데      한켠은 사과처럼 발그스럼해!    고급감식원 료리사경합 평심하듯   성미 까다롭고 입맛 까다로운 아빠    엄마 정성껏 만든 배추김치 시래기 씹는 맛이라 혀 끌끌 나무라더니  오늘 엄마 능청에 속 뒤집어보였네  숙이네가 내온 김치라 하니  사각사각 사과 씹는 맛이라 하늘만치 칭찬하겠지     이제 보니 아빤 고급감식원 아니라   눈 씻고도 찾기 힘든 고급 타발쟁이    억울하고 한심해 아빠를 나무라는 엄마  내가 손벽 짝짝 엄마 편 드니  아빠는 왼고개 틀고 입 쩝쩝    ㅡ요즘 감기기운 있더니 입맛 변했나?          주방에 나선 아빠      엄마 친구들 집에 온 날  아빠가 딴사람 되였어요  남새도 썩썩 썰고  사발도 척척 씻고    옆에서 분주히 도는 엄마더러  저리 가서 친구들과 이야기하라  등 밀어보내요    난 딱 귀신 보는것 같은데  어쩜 저리도 살뜰할가고  엄마 친구들은 앞다투어  침 마를새 없이 아빠를 칭찬하네     엄마 친구들한테서 점수 따려는  아빠 생각 멋지지만    열번 굶어죽어도 얼씬 않던 주방  낯설기만 해  국에 소금 넣은다는게 조미료를  랭채에 설탕 넣는다는게 소다를  볶음채에 간장 넣는다는게  멸치액젓 푹…    야단났네 나의 아빠  뒤수습 어떻게 하나요?  하늘만큼 올라갔다가 땅에 떨어지며는 묵사발 될텐데            화재 났나봐      술 끊겠다더니  마른나무가지 꺾듯 딱!   대단한 나의 아빠    물로 된 술 끊어  몸속에 화재 났나봐    하루 한갑 피우던 담배  두갑씩 피우니  집안은 스물 네시간  칙칙푹푹 기관차  연기 뿜으며 지난 턴넬속    화재났나봐  화재났나봐  아빠 몸속에 화재 났나봐          멋쟁이 엄마        딸애 사진 미용원에 들고가서  딸애 얼굴 본따 미용한 엄마     미용사의 신비한 손  시간을 이십년 돌려놓았나  딸애와 같이 서면   쌍둥이자매인줄 알겠네     얼굴 애되게 변하니   몸치장도 따라 변하네   소녀들 입는 꽃적삼에   나비를 부르는 꽃천치마   머리부터 발끝까지  반짝반짝 장신구    맵시 있게 걸어가는 그녀를  딸애 분이인줄 알았나봐  이웃집 개구쟁이 아이   머리카락 확 잡아채고 달아났네    ㅡ분이 분이 멋쟁이     래일모레 시집가라!           엄마는 변덕쟁이      속눈섭 정성껏 붙인 날이면   립스틱 요리조리 바른 날이면  엄마는 정신이 오락가락하나봐  ㅡ오늘 사람들앞에서     언니라고 불러야 해!     촘촘촘 가짜속눈섭에 마법이 붙은걸가?  딸기빛 립스틱 도깨비기름으로 만든걸가?    파티에서 돌아와서  속눈섭 화장품통안에 처넣으면  새빨간 립스틱 쓱 지워버리면  집식구들앞에선 제정신 돌아서는 엄마다    그럴때 언니라고 불렀다가  나만 몰려댔지 뭐야  ㅡ요 계집애 엄마를 언니라고 부르다니     정신이 뺑 돌았나?    오늘은야 진짜 야단났다  파티가 우리집에서 열렸거든  집식구들도 있고  엄마와 늘 얼굴 맞대고 춤추는  키다리아저씨도 왔으니    ㅡ엄마, 오늘은 어떻게 부를가요?     엄마라고 부를가요?     언니라고 부를가요?          엄마의 고질병       우리 식구 나들이 떠날 때면  엄마때문에 차시간 놓치군 해요    이 옷 저 옷 몸에 대보며  온밤 나들이준비 했건만    ㅡ아차!     눈섭 그리는걸 깜빡했구나!     인츰 들어갔다 나올게    화장품통 한나절 뒤지는 엄마 ㅡ눈섭그리개 깎지 않았네!  ㅡ손칼 어디에?    화장품통 통째로 쏟는 엄마    엄마 같은 각시는 안 얻겠어!          
29    우화동시편(7) 댓글:  조회:471  추천:0  2017-09-13
우화동시편(7)   곰돌이     수학이라면   지레 이마살 찌프리는 아이     새 수학공식 배우는 날   배 아프다 조퇴하고   수학단항시험 치는 날   머리 아프다 결석했네    전번날엔 숙제 슬그머니 떼먹고   그 전번엔 복습 슬쩍 건너뛰고    선생님 은근슬쩍 속이고는  아빠엄마 얼렁뚱땅 속이고는   맘속으로 자기에게  공훈메달 달아주네    얘, 너같은 애는   돌 들어 제발등 깔 애  너 아빠가 이름 한번 잘 지었구나   곰돌아       곰돌이의 화풀이       수학시험 빵점 맞고   머리뚜껑 열렸나?    죄 없는 필기책   쫙쫙 찢어버리고   보배만년필   콩크리트바닥에 짤그랑…      저런!   반갑다고 꼬리치는  귀염둥이 강아지  발길로 탁!     깨갱 깨개갱   ㅡ애두 참 못났다야!     차겠으면 고무바케츠나 찰게지      자기편은 왜 걷어차니?          망칠이와 오이          학급의 실습지  오이, 도마도, 가지, 고추…     망칠이가 가꾸는 오이   남먼저 노란 꽃 피더니   가시 조롱조롱한 열매 맺혔네     ㅡ이 오이는 씨감이야!     다치면 안돼!       상하게 한 애는      학급 애들 모두에게 절을 해야 해!     애들에게 엄포놓은 망칠이   천쪼박에 “씨오이”이라 써서   고무줄로 오이허리에 끼워놓았네      일주일후 남새밭에 나가본 망칠이   뱁새눈이 개구리눈 되였네   고무줄이 파고들면서   허리가 잘록하게 변한 오이   “조롱박오이”    씨오이는 크고 미끈해야 하는데  이런 병신 돼버리다니    망칠아, 네가 세운 법   너부터 지켜야지   누구한테부터 절하겠니?   제일 앞에 앉는 달래에게부터?   제일 뒤에 앉은 다래에게부터?             “배살공주”       난 만화영화가 제일 좋아!    “고양이와 쥐” 극속에 빠져들면   머리 떼여가도 모를지경  두눈만 남겨놓는다면  머리 떼여가도 성내지 않겠어!    난 간식이 제일 좋아!    학교에서도 넙적넙적  집에서도 질근질근  쉴줄 모르는 요 내 입  밑창없는 동굴    침대우에 가새다리 척   고구마깡 쩝쩝 새우깡 쩝쩝  만화련속극만 보았더니  날마다 눈에 띄게 커지는 배  올챙이배 닮은 “배살공주” 되였어          빵순이 다이어트      얼굴도 빵, 빵순이 몸매도 빵, 빵순이  큰 빵우에 작은 빵 올려놓았나  걸어가는지   굴러가는지    연필 틀어잡고 또박또박  다이어트계획   ㅡ한끼 빵 세개이상 안 먹는다!    다이어트 일주일만에   식은땀 뚝뚝  보는것마다 빵으로 보이네    (빵 세개씩이라 했으니  죽을 더 먹어야지!)    한사발씩 먹던 죽  세사발 먹었건만  먹고 돌아앉으면   또다시 허기지는 요놈의 배     (하루 세끼라 밝히지 않았으니  다섯끼 먹어야지!)    어제도 오늘도 그 빵순이  큰 빵우에 작은 빵 올려놓았나  걸어가는지   굴러가는지             
28    우화동시편(6) 댓글:  조회:517  추천:0  2017-09-10
우화동시편(6)     개차반 망택이      저 망택이 좀 봐  대포쑤시개머리  웬 파마머리로 변했나?  망택이가 머리 멋을 내다니  멍멍이가 웃다가 사레 들겠네    파마머리라구, 킥킥  멋을 냈다구, 킥킥    ㅡ산불을 끄다가 머리 그을렸어!    망택이 말에 애들은   서로 눈 끔쩍  귀속말 소곤소곤  장수는 호걸이 귀에 입을 대고  달래는 다래 귀에 입을 대고    망택이는 우쭐우쭐  고장난 자전거바퀴마냥  이리 흔들 저리 흔들  ㅡ산불도 어찌 세차던지…    얘, 웃기지 마!  네가 새둥지에 불 달다가  머리에 불똥 튄줄 다 알아  그렇게 떠들어댈수록  더 많은 애들이 알게 될거야!            왕따        개차반 망택이는  학교에 가면 개밥에 도토리     남 해코지하는걸   세상 없는 재미로 여기니  망택이의 부시시한 머리를 보면  징그러운 송충이 본듯  남자애 녀자애 다 피해버려요    개차반 망택이는  동네에서도 락동강오리알    뱁새눈 판들판들  고약한 못된 장난 만들어내고  앞집 애 뒤집 애 다 못살게 구니  망택이를 좋아하는 애  등불 켜들고도 찾을수 없어요    넌 왜 늘 외토리냐  왕따 당했느냐 물으면  턱 쳐들고 코웃음 흥!              ㅡ왕따 당했냐구?      내가 애들을 몽땅 왕따시켜버렸어!          봉변      무리싸움 터졌단 말에   신바람나 구경 가더니  이마우에 파란 선물  “혹” 하나 받아왔구나!     까마귀발 닮은 손   “혹”을 슬슬 만지며   나팔주둥이 되여 툴툴     ㅡ에참 재수 없어      돌멩이싸움이라니…      ㅡ에참, 재수 없어       돌팔매에 어찌 숙맥이면       옆에 선 사람을 친담?     망택아, 고약한 애야  그 “혹” 팔아서   착한 마음을랑 사렴아                    우습더라      ㅡ잘도 돈다 맴맴  ㅡ잘도 돈다 맴맴    두팔 벌리고   맴돌이질  동생앞에서  재주피우는 망택이    ㅡ백번 돈다 맴맴  ㅡ천번 돈다 맴맴    사기 오른 망택이  정신 놓고 돌고 돌다  하늘땅 팽그르르  모로 나가 쿵!    동생이 킥킥  배 안고 웃어대자  눈 부라리며  따귀 찰싹!  ㅡ형이  넘어지니      그렇게 재밌어?    못됐구나 망택이  그럴게면 그럴게면  재주나 피우지 말게지           전 장난 안 썼어요       수업시간에 종이비행기 날린 애   제가 아니예요   종이비행기 배ㅡ앵   선생님 뒤머리에 탁!   호된 꾸중 듣고 닭똥 눈물 똑똑    그 앤 “토끼눈” 봉돌인데요     수업시간에 도시락 먹은 애   제가 아니예요   선생님이 옆에 와 서자   이빨새에 고추가루 끼인채로   바보웃음 헤헤헤   그 앤 “메기입” 차돌인데요     아빠는 이렇게 물으시겠죠   ㅡ넌 시간내내 점잖게 앉아있었다구?      쏠라닥대장 손오공이       생보살 당승으로 둔갑했더냐?      그럼 벌은 왜 받았어?     회초리 들지 않겠다  아빠가 약속하시면   사실대로 말하죠 헤헤   전 누가 장난 쓰면 박수만 쳤어요           
27    사촌녀동생 댓글:  조회:645  추천:0  2017-08-31
          연극소품 사촌녀동생   등장인물:          남편 (금방 로무수출에서 돌아온 사람)         안해 (그의 안해)         순애 (남편의 사촌녀동생)         (막이 열리면 안해 집 안에서 설걷이를 하는데 순애 임을 이고 등장) 순  애: 오빠! 안 해: 이게 누구요? 광평 시누이가 왔구만! (임을 받아 내리고 손을 잡아 끌어서 쏘파에  앉힌다.) 이게 몇해만이요? 순  애: 정말 오래간만이요. 그래 그간 잘 지냈소? 안 해: 양! 순  애: 오빠는 어째 보이지 않소? 안 해: 가두머리집에서 볼 일이 있다구 나오라고 해서 거기 갔소. 순  애: 전번 달부터 온다온다 하면서 일두 어찌나 많은지 이제야 왔소. 안 해; 일이 한창 많을 땐 게 그렇잖구! 순  애: 형님, 좀 일어나보오. (올케를 끌어 일으켜세운다.) 안 해: 어쩨 이러오? 순  애: 오래간만인데 인사를 제대로 해야지. 손이나 잡아보기오. (악수를 한다.) 서양 사람들처럼 안아도 볼까? (올케를 부둥켜안는다.) 안 해: 원, 성질도 하나두 안 변했구만!…그래 철만이 아버진 무사하오? 순  애: 그 사람 말은 하지도 마오. 안 해: 어째 그러오? 순  애: 글쎄 소꼴 베러 갔다가 뱀에게 물려서 하마터면 죽을번 했소. 안 해: 저런 쯧쯧!…그래 철만이는 잘 자라오? (순애 울상을 짓는다.) 어째 그러오? 순  애: 걔 글쎄 큰 아이들을 따라서 개암 따러 갔다가 벌에게 눈을 탁 쏘인게 하마터면  눈을 잃을 번 했소. 안 해: 시누이네 부자간은 어쩌면 사달만 치오? 순  애: 부자간만 사달을 치면 좋지! 안 해: 아니, 또 무슨 일이 있소? 순  애: 나도 글쎄 버섯 따러 갔다가 싸리 긁을 밟아가지구 온 여름 고생했소. 안 해: 별일도 많소. 어쩌면 온 집 식구 그렇게 사달을 치오? 순  애: 그러게 말이요? 액땜을 하는지?…형님, 철수는 중점고중에 붙었소? 안 해: 딱 1점이 모자라서 못 붙었소. 순  애: 1점이? 안 해: 양, 순  애: 정말 아쉽구나! 안 해: 그래서 시 고중에 보내구 말았소. 순  애: 가서 좀 사정해보든지 뒤문이라도 뚜져보지 안 해: 만원을 내면 붙여준다는데 철수 아버지 동의하지 않아서 그랬소. 순  애: 오빠가? 그 오빠 정말 웃기는구만. 돈을 가득 벌었으면 이럴 때 자식을 위해 푹푹  써야지 그 돈을 뒀다가 밥해먹는다오? 안 해: 돈을 무슨 많이 벌었다구? 순  애: 그래두 5년 로무수출을 하고 돌아왔으면 이삼십만원이야 벌었겠지…형님, 오빠 많이  축갔지? 안 해: 더 말할게 있소? 5년동안 바다에 나가서 고기잡이를 했다는게 살이 싹 빠지구 새까맣게 변했습데. 난 처음에 몰라봤다는데! 순  애: 에구야 기차다! 형님이 정말 가슴이 아팠겠소. 안 해; 더 말이 있소? 그 전에 사람들이 철수 아버지를 보고 왕심강을 닮았다면 《내 왕심강을 닮았는가, 왕심강이 나를 닮았지!》 하던게 사람이 살이 싹 빠지니 온 낯에  눈과 입 밖에 없습데. 순  애: 형님, 이제라도 사양원질을 잘 해서 오빠 몸을 꼭 춰세워주오. 안 해: 그런데 오빠 5년 사이에 사람이 변해도 영 요렇게 (손가락을 꼬부려보이며) 변했소. 순  애: (같이 손가락을 꼬부려 들고) 요렇게 변했다구? 안 해: 양, 내 글쎄 몸을 춰세우자구 채 몇가지만 더 볶아도 돈을 랑비한다구 야단치지 않겠소? 순  애: 그 오빠 정말 웃기네. 형님, 오빠한테 전화를 하오. 빨리 오라구! 안 해: 좀 있으면 오지 않을라구? 순  애: 야, 빨리 하라는데! (올케의 손을 잡아 일으킨다.) 안 해: 그 잘난 오빠에 대해 정이 자별하오. 순  애: 참 형님, 내 전보다 많이 변했지? 안 해: 변하긴 뭐 변했다구 그러오? 순  애: 오빠가 노무수출을 가 있는 사이에 애기 엄마가 됐지…(선자리에서 뱅 돌며) 보오,  체격이랑 많이 망가지지 않았는가? 안 해: 망가지긴? 아직 총각들을 꼬셔도 열둘은 꼬시겠소. 순  애: 그런데 엉치 어째 이렇게 자꾸 커지는지 모르겠소. 안 해: (전화한다.) 상화 어머닙니까? 철수 아버지를 좀 바꿔주겠나요? 철수 아버지예요?  지금 인차 집으로 오세요. 야, 롱담은 무슨 롱담이예요? 광평 시누이 왔어요. 순  애: (옆에서 전화기에 대고 소리친다.) 오빠, 내 왔소. 안 해: 예! 그럼 인차 오세요. 순  애: 형님, 날 어디에 숨겨주오. 안 해: 숨긴 어째? 순  애: 오빠가 오면 깜짝 놀라게 하자구 그러오. 안 해: 서른 살이 넘어가지구 별 장난을 다 하네. 순  애: 내 저 쏘파 뒤에 숨겠소. 오빠 물어보면 내 시내에 얼핏 나갔다고 하오. 안 해: 내 오빠에게 시누이 저 쏘파 뒤에 숨었다고 하겠소. 순  애: 야, 형님, 내 형님을 맏아매라고 부를게! (쏘파 뒤에 가서 숨는다.) 안 해: 애기 엄마 돼가지구 아이들처럼… 순  애: 여기 숨으니 숨바꼭질 놀던 일이 생각나오. 안 해: 신랑하구 놀던 일 말이요? 순  애: (일어나서 올케 옆에 가 앉느다.) 내 요렇게 조꼬마할 때 오빠와  숨바꼭질을 놀았단 말이요. 내 물독 뒤에 딱 숨었는데 오빠 들어오더니 이러잖겠소! 《야, 너 물독 뒤에 숨었지?》 내 너무 바빠서 《아니, 내 물독 뒤에 안 숨었소!》 이래서 글쎄 제풀에 붙잡히지 않았겠소? 안 해: 오는 것 같소. (순애 다급히 쏘파 뒤에 가 쪼크리고 몸을 숨긴다. 남편 등장) 남  편: 순애 왔다면서? 안 해: 예! 남  편: 그런데 어째 보이지 않소? 안 해: 새내에 얼핏 나갔다 오겠다고 금방 나갔어요. 그런데 그 집에서는 어째 청했던가요? 남  편: 개를 잡았습데. 안 해: 그런데 어째 벌레 씹은 상을 하고 이래요? 남  편: 당신 생각해 보오. 그 집에서 어째 개를 잡아놓고 나를 청했겠소? 안 해: 그래 어째 청했던가요? 남  편:  뛸 데 없이 돈을 꿔달라는게지 뭐겠소? 안 해: 그런 말을 하던가요? 남  편: 말은 안 합데. 내 짐작이요. 안 해: 참 당신도, 남의 호의를 그렇게 나쁘게 생각하다니요? 남  편: 호의? 옛말이면 듣기나 좋지! 그런데 순애는 어째서 왔다오? 안 해: 어째서 왔겠나요? 그 잘난 오빠를 보자구 왔지. 남  편: 그래 집이랑 다 무사하다오? 안 해: 무사할라구 생원은 소꼴 베러 갔다가 뱀에게 물려 고생하고 철만이는 개암 뜯으러  갔다가 벌에게 눈을 쏘여서 하마터면 눈이 잘못될번 했대요. 남  편: 저런! 안 해: 그리구 시누이는 버섯 따러 갔다가 싸리 긁을 밟아서 온 여름 고생했대요. 아마 돈이랑 많이 쓴 모양이였어요. 남  편: 여보, 순애를 보고 내 삼십만원을 벌었다는 말을 절대 하지 마오. (안해 말 말라고  입가에 손가락을 댄다. 남편 자기도 입가에 손가락을 대고 두리번거리더니 계속 말한다.) 가서 앓다나니 돈을 얼마 못 벌었다고 하오. (안해 말하지 말라고 손을 내젓는다.) 남들이 들을까봐 그러오? (소리를 좀 낮추어) 걔가 광평 한 끝에서 나를 보러 온단 말이요? 절대 아니요. 안 해: 아니긴 뭐가 아니예요? 남  편: 걔가 틀림 없이 돈을 꿔달라고 온게오. (안 해 손으로 남편 입을 막는다.         남편 성을 내며) 어찌라고 오늘 천사인체 하며 이러오? 내 그래 틀린 말을 했소?  당신도 생각해 보오. 이제 노래방을 꾸려야지 철남에다 집을 사야하지 돈이 모자라는데 어떻게 걔에게 꿔준단 말이요? (안해 쏘파 뒤를 손가락질한다.) 왜 그러오?  (남편 쏘파 있는데로 다가가는데 순애 천천히 일어난다.) 순애! 넌 여기서 뭘하니!  (순애 말 없이 눈물을 훔친다.) 얘, 너 어째 그러니? 넌 방금 내 한 말을 정말로 듣고 그러니? 내 방금 롱담했다. 순  애: 됐어요. 그만해요. 안 해: 정말 오빠 롱담한 게오. 남  편: 정말이다. 내 들어올 때 네 올케 네 거기 숨었다구 손가락질하더구나! 내 그래서  우정 널 놀리느라구 그런게다. 순  애: 5년이나 로무수출을 나가 고생하고 돌아온 오빠를 만나러 온게 그래 돈 때문이라고 생각하오? 남  편: 그런 게 아니란데… 안 해: 시누이, 오해요. 순  애: 오빤 그래 돈이 혈육의 정보다 더 크다고 생각하오? 흑흑… 남  편: 미안하다 순애야, 이국 타향에 가서 망망한 바다에 나가 돈을 번다는게 정말 힘들 었다. 돈엔 내 피와 땀이 슴배여 있다. 내 생명으로 바꿔온 거다. 그래서… 순  애: (가져온 짐을 헤치며) 철만 아버지가 오빠 몸이 많이 축갔을거라면서 개구리기름을 보냅데. 안 해: 그 비싼 걸 팔아서 살림에 보탤게지. 순  애: 그리구 이건 미시가루요. (일어서서 나가련다.) 안 해: 왜 일어서오? 남  편: 순애: 내 잘못했다. 순  애: 오빠 노래방을 꾸릴 때 자금이 모자라면 말하오. 몇만원은 몰라도 좀 보태줄순 있소. (입을 싸쥐고 퇴장) 안 해: 시누이 가지 마오! 남  편: 순애―                                       (막)                           (연변연극단 공연, 출연: 김형관, 원용란, 고송희)        
26    우화동시편(5) 댓글:  조회:631  추천:1  2017-08-24
      우화동시편(5) 코흘리개      코흘리개 대식이 춰주면 좋아하는 애  힘세다 춰주니 너무 좋아 코 풀쩍풀쩍   ㅡ그래,나 힘장사야      얼마나 센지 보련?   제 떡메골만한 돌 머리우에 쳐들고 우쭐우쭐  국수오리같은 코물 발등까지 드리운줄도 모르네         딴 눈으로 봐주세요    내 코등에 걸린 번쩍번쩍 금테안경 보세요  이웃집 교수님것과 꼭 같은 안경  내 호주머니에 나란히 꽂힌 두개의 금촉만년필 보세요  대학생 학이형님도 만년필이 한개인데요  인젠 나를 철부지 대식이로 봐선 안돼요     코밑에서 풀쩍거리는 그 코물은 어쩌지?          싸움대장     소와 말을 싸움붙이면 황소뿔이 더 강할가? 말발굽이 더 강할가?   꿀꿀이와 멍멍이를 싸움붙이면 뚝심 좋은 꿀꿀이가 셀가? 몸 날랜 멍멍이가 셀가?   야옹이와 꼬끼오수탉을 싸움붙이면 참 재미있을텐데 누가 도망칠지 정말 궁금하다   숨 가진것들만 보면 싸움붙이고싶은 마음 누가 이길가  고약한 생각           차돌이의 다짐      싸움대장 차돌이 사나운 “싸움닭” 애들을 때리는 날 숙제하는 날보다 더 많아   미꾸라지 한놈때문에 애들은 기를 못 펴고  선생님은 머리 세고  부모님은 주름살 늘고    새 학기 맞으니 해가 서켠에서 뜨려나 메기입 넙죽넙죽 차돌이 다짐하네 ㅡ다시 애들 때리면     날 개돌이라 불러도 좋아!   흥! 꿀꿀이가 다이어트하겠다  그 말 믿는게 낫지   네가 남 안 때리면  철봉대에 꽃이 필거다  순돌이 말에  차돌이 발끈  순돌이 뺨 찰싹!    ㅡ뭐가 어째?     왜 남을 우습게 알아? 너같은 새낀 맞아야 해!         차돌이의 약은 수     차돌이 약은 수 쓰다가 참새 홀랑 방아간 지났네   친구랑 싸움질하고 아빠 비자루에 엉덩이 맞을가봐 바지안에 해면쪼각 받치고 왔는데   ㅡ손바닥 내밀어!    오늘따라 아빠는  회초리로 손바닥 쨩! 쨩!     살집 많은 엉덩이보다 갑절 아픈 손바닥 우쭐대며 남방고추 먹었을 때처럼 눈물 똘랑똘랑    벌받는게 두려우면  벌받을 짓 안 하면 될것 안야?               
25    우화동시편(4) 댓글:  조회:1017  추천:0  2017-08-16
우화동시편(4)  잉어 열마리     통통통 오토바이 타고 아빠 함께 고기잡이 갔던 날 아빠는 낚시로 큰 잉어 열마리  나는 맨손으로 큰 잉어 열마리  아빠는요 한놈 낚을 때마다 줄다리기 하듯 끌려갔다 당겨왔다 나는요 한놈 잡을 때마다 두손 살금살금 단번에 덥석 저녁에 집에 와서 세여보니 눈딱부리 큰 잉어 모두 열마리 해해, 내가 잡은 큰 잉어 다 아빠 구럭에서 잡은거야!         꼬마낚시군     꼬마동이 똘똘이가 낚시질 떠났어요   날씨 덥지 않은데  어머니의 빨간 태양모  머리에 삐딱이 쓰고     해빛도 없건만  아버지의 테 넓은 색안경  코등에 척 올려얹고      남들 본새로 가죽배낭 걸머지니  누가 봐도 의젓한  낚시군    낚시터의 꼬마낚시군  히히, 낚시대를 빼놓고 갔군요          누이동생의 낚시     잠자리떼 재롱부리는 호수가에서  낚시하는 오빠와 어린 누이   고약한 물고기들도 누이동생 어리다고 깔보는걸가 오빠는 몇놈 낚았는데 동생은 소식이 감감   누이동생 오빠를 부르더니 새별눈 반짝 생글생글  ㅡ물우에서 춤추던 동동이 감쪽같이 사라졌댔어 물고기 물어갔나 깜짝 놀랐어 다행히 한참만에 동동!   어이 없어 어이 없어 입 딱 벌리는 오빠   기회란  물속에 쏙 들어가는 동동이 제때 잡아야지 아차, 때를 놓치면  쉽게 찾아오지 않는대     채발놓이     물 떨어지는 높이 이만큼은 돼야 해! 낮으면 고기가 도로 올라간단다 버들치란 놈은 쫘르륵 하면 한자높이나 날아올라간다니깐! 미련둥이 모래무치나  대갈장군 뚝지도 나름대로 간사스런 면이 있어! 날 잡아잡수 하고 기다리는게 아니라 하나같이 도망칠 궁리만 하지 매끄러운 수영복 입은 종개는 틈새 찾아 살짝 몸 빼고는 까칠수염 쫑긋 웃는단말야 ㅡ종개님은 고향 간다, 빠이빠이!   이 물엔 고기가 없어 채발을 아무리 잘 놓아도 새끼고기 한마리 건질수 없을거야                      펑크난 천렵놀이      “물고기박사” 영민이   물고기 많은 곳에 반두 대고 “땅크” 강철이 물독만큼 큰 돌 히뜩 고기 쫓았네   “원숭이” 재룡이  손오공의 둔갑술 썼나?  눈깜짝새 돌 안아다 남비 척 걸고 삭정이불 활활    저것 봐  “료리스프” 이쁜이  잽싼 솜씨 착착 고기밸 따더니  앞치마 척 두르고 국자 쥐고 선 모습    얼굴마다 검댕이 옷에는 감탕물 너는 내 거울 나는 네 거울  그래도 즐겁기만 한  토요일 천렵놀이 강가의 명절     까르르 깔깔   재깔재깔 랄라라    구수한 선생국 끓는 냄새에  물새들도 은방울 굴리며 호리호리 호ㅡ    에잇!  한방에 다 날아나버렸어!    덤벙이 망칠이  얼싸 좋다 개다리춤 추다가        생선국남비 엎질러…      
24    신작동시 10수 댓글:  조회:561  추천:0  2017-08-08
  신작동시 10수         허두남 아기 무엇이든 입에 넣는다 주먹도 놀이감도 엄마 발꿈치도 가리지 않고 다 먹어서일가 애호박 자라듯 무럭무럭 자란다   강아지 똑마치 새하얀 실토리 같아 누워서 재롱부리며 뒹굴 땐 대구루루 굴러가는 실토리   펭긴 펭긴은 갓난 아기때부터 멋진 제복 입는 품위 있는 신사 근데 걸음걸이는 어른이 되여도 되똥되똥 아기걸음이다   펭긴아빠 따뜻한 발등에 아기를 올려놓고 포근한 털로 덮어준다 그러고도 시름 놓이지 않아 고개를 180도로 숙이고 가딱 없이 지켜본다 털속에서 머리만 쏘옥 내민 아기에게 -귀염둥아   머리가 얼겠다   게에게 게야 게야 옆으로 걷는것도 괜찮아 짝짝이발도 괜찮아 쑥 나왔다들어가는 볼성사나운 눈도 다아 괜찮아 가로걷는것처럼 뭐나 비뚜로 보면 그건 안돼!   메뚜기 안에는 분홍빛 새옷 입고 겉에는 미운 옷 입었구나 엄마 지어준 새옷 아까와서 그랬니? 깜장옷 한벌뿐인 찍꿍이 귀뚜라미 부러워할가 그랬니?   애완동물말 꽃마다 꽃말 있듯이 애완동물마다 애완동물말 있다면 얼마나 재미 있을가? 앵무새는 수다쟁이 콩콩이는 개구쟁이 야옹이는 새침데기…   고층아빠트 고층아빠트에서 큰거리 내려다보니 아스팔트 꽉 메운 놀이감차들 오밀조밀 오간다 원격조종으로 오가는 차인가? 와! 운전석마다 깜찍한 인형로보트가 앉아 차를 몰고있구나   오가는 차량들 꼬리 물고 오가는 저 많은 차들 올라가는 차가 더 많을가 내려오는 차가 더 많을가 올라간 차는 돌아서 내려오고 내려간 차는 다시 올라오니 똑 같이 많을거야     등산길   등산 때마다 길옆에서 반겨주는 가둑나무 비술나무 산버들나무…   어느 나무가 어디쯤 서있다는걸 내 눈감고도 딱딱 알수 있듯이 너희들도 발자국소리 들으면 오는 사람이 나란걸 딱딱 알겠지                
23    [동시] 매미소리 (외 4수) 허두남 댓글:  조회:510  추천:0  2017-07-25
동시 매미소리 (외 4수) 허두남 해빛에 미역 감는 록음 속에서 매미소리 나를 부른다   까치걸음 살랑살랑 다가가니 조금 더 앞에서 들려온다   다시 살랑 몇걸음 더 다가가면 또 더 앞에서 맴맴~맴맴~   발꿈치 살짝 또다시 살랑살랑   분명 조 앞에서 노래소리 울렸는데 이번엔 등 뒤에서 맴맴~맴맴~   깜찍한 꼬마가수 나와 숨바꼭질하려나봐     코끼리와 널뛰기 하면   코끼리가 널뛰기 하자면 아무도 못나설거야!   육중한 코끼리 한번 구르면 하늘공중에 날려가버리겠으니 어디에 가 떨어질지 장담 못해   모두가 뒤걸음칠 때 원숭이가 척 널판우에 올라설거야! 괜찮아 맘껏 굴러!   코끼리 힘껏 구르면 원숭인 스무 키도 넘게 훌쩍 공중에서 벼라별 재간 다 선보이고 코끼리 잔등에 사뿐 내리리   손에 땀 쥐였던 구경군들 박수 짝짝 코끼리는 원숭이를 태우고 덩실덩실 널뛰기는 멋진 곡예로 변하리.     귀동자가이드 공원산에 가면 반가운 귀동자가이드가 있다 깜찍한 자원봉사자 색동옷차림의 다람쥐이다   나무숲 사이로 요리조리 유람객들을 안내하며 꽃나무도 구경시키고 새로 생긴 까치집도 자랑한다   고운 꼬리 기발처럼 세우고 귀염둥이 쪼르르 가는 곳마다 산꽃들 별처럼 피여나고 풀벌레들 푸른음악 귀맛좋다   공원산에 갈 때마다 다람쥐와 눈빛 마주하면 내 눈빛도 부드러워진다 내 마음도 착해진다.     맑은 늪 고요가 가라앉은 작은 늪 아기고기 몇이서 술래잡이 하고 있다   둥둥 물놀이 하는 꽃구름 속에 쏙 들어갔다 머리 감는 버드나무 치렁치렁 머리채 그림자 안에 살짝 숨었다   수정같이 물이 맑아 숨을 곳 없는데도 감쪽같이 몸 감추며 서로 놀리곤 한다   어린 놈들 노는 모습 하도 기특해 해님도 세수하다 말고 눈웃음 새물새물 지켜본다.     호박꽃 호박꽃은 호박꽃은 벌의 집인가봐   꿀벌도 들락날락 말벌도 들락날락   꿀벌의 집일가 말벌의 집일가   엇갈아 드나드니 벌들의 식당일 거야.   연변일보  2017-6-22        
22    "량주산악대" 댓글:  조회:453  추천:0  2017-07-25
   대창가사 “량주산악대” 허두남     합: 푸른숲을 헤치고 험한 비탈 지나서       우리 량주 손잡고 고향산에 오르네   녀: 인생의 높은 고개 발맞춰서 오르듯 남:  이끌고 부축하며 둘이 함께 차차차   합: 차차차 차차차 우리 량주 차차차     차차차 차차차 성수나네 차차차   말: 남들은 여럿이서 산악대를 꾸리지만 우리는 량주끼리 등산하며 건강도 사랑도 함께 가꿔간다오.  말: 여러분들도 부러우면 우리처럼 “량주상악대”를 꾸려보세요.   녀: 여보세요 령감님 저 다람쥐 좀 봐요      늙은것들 손잡으니 우습다 달아나요   남: 그 다람쥐 우습다 달아난게 아니라오      부러워서 자기도 짝을 찾아 달려갔지   녀: 여보세요 령감님 저 나리꽃 좀 봐요      우리 보고 주책없다 얼굴을 붉혔구려   남: 주책없다 얼굴을 붉힌게 아니라오       우리사랑 감동되여 얼굴을 붉혔지.   녀: 산새들도 우릴 반겨 은방울 굴리니 남: 무더위가 무엇이랴 새힘 솟네 차차차   합: 차차차 차차차 우리 량주 차차차       차차차 차차차 신바람나 차차차     말: 옛날 련애할적에 여기에서 당신과 붙잡을내기 하던게 생각나는구만. 말: 령감은 참 기억력도 좋아요. 말: 그때 당신을 붙잡았다고 우쭐했는데 실은 당신에게 감쪽같이 속았었지. 말: 속다니요? 말: 현 운동경기에서 달리기 1등을 한 당신이 어째 나에게 붙잡혔겠소. 우정 안아달라고 붙잡히는척 한거였지.   녀: 옛추억 묻혀있는 산마루에 올라서니      세월을 거슬러 우리 마음 젊어지네   남: 머리엔 어느덧 흰서리 내렸어도      청춘시절 꽃시절 그 어찌 잊으랴   말: 령감이 날 안고 저 홈타기를 건너뛰다가 자빠지던 일이 기억나나요? 말: 그랬던가? 말: 그때는 령감이 상했을가봐 당황했는데 후에야 속임수에 든줄 알았지요 말: 속임수에 들다니? 말: 한다하는 씨름군인 령감이 백근도 안되는 나를 무거워 넘어졌나요 내우에 엎어지고싶어 넘어지는체했지.   녀: 한나절 신나게 구슬땀 쏟았으니       잔디밭에 마주앉아 점심식사 즐긴다네.   남: 산에 오면 언제나 몸과 마음 후련해      무엇을 먹어도 하나같이 꿀맛이라   녀: 고추장에 오이도 더없는 별미인데 남: 건강식품 토산품 입맛을 돋구누나   말: 받아요, 지난해 저 건너 골찌기에서 캤던 산삼을 불군 약주예요 말: 자, 당신 좋아하는 곰취쌈이요 내 금방 뜯은건데 갓 돋은 잎이라 애리애리하오. 아ㅡ              합: 손잡고 멋진 인생 만들어 나가며         우리 량주 영원히 청춘에 산다네     녀: 사랑스런 고향산에 발자국 찍으며   남: 랑만의 노래를 엮어가네 차차차   합: 차차차 차차차 우리 량주 차차차       차차차 차차차 얼싸 좋다 차차차      
21    떠나간 산(수필) 댓글:  조회:639  추천:0  2017-07-24
수필 떠나간 산                           허두남         십년동안 인사불성이 되여 병석을 지키던 둘째형님이 하늘나라로 떠나갔다. 이미 예약해놓은 길이였고 어찌 보면 우리 모두가 기다려온 날이였지만 마음은 갈가리 찢어진다. 내가 어려운 고비고비마다 기대여왔던 큰 산은 이제 영영 떠나갔다.       형님을 생각하면 고생이란 낱말이 떠오른다. 형님은 문화대혁명이라는 역병이 전국에 퍼지기 시작하던 1966년도에 고중을 졸업하다나니 대학진학의 기회를 가지지 못하고 산전수전 다 겪었다. 농사일을 하다가 강철공장에서 로동자로 일하다가 십여년간 시골학교에서 교편을 잡았다. 뒤에는 현문공단에서  개성과 특장에 맞지 않는 무대전직창작원으로 몇해 있다가 40이 되여서야 연길에 들어와서 편집사업에 몸 담갔다.      나라가 그 끔찍한 문화대혁명을 앓지 않았더라면  형님의 인생궤적은 완전히 달리 그어졌을것이다. 대학을 순탄하게 마쳤을것이고(형님은 고중때 학급에서 어문성적이 으뜸이였다.) 농촌녀자를 안해로 맞아 그 사이에 겪은 숨막히는 생활고도 없었을것이다.글농사도 더 큰 풍작을 거뒀을것이고…지금 와서 이런 상상을 하는것은 형수님에게 죄스럽고 조카들에게도 미안한 일이지만 인정에 묶여서 진실을 외면하는것은 눈감고 아옹하는격일뿐이다.      형님이 고중을 졸업할 때 나도 초중을 졸업했는데 형님이 고향에 돌아와 함께 일을 하게 되니 좋아서 입이 귀밑에 걸릴지경이였다. 지금 생각하면 그때 형님의 속은 지옥 그 자체였을텐데…형님이 고향에 갓 돌아와서 쓴 시가 있다. 앞부분은 지금도 내 머리속에 또렷이 남아있다.                            어제 학교를 졸업하고 전원에 돌아왔더니                          깊은 밤 꿈속에서 가슴 저리여 일찍 깨였노라                          첫사랑의 귀한 련인 꿈에 만났거니                          노래도 말도 없이 그림같이 지났을뿐         형님보다 다섯살 손아래인 나였지만 형님이 누구를 두고 썼으리란걸 알수 있었다. 남평에서 함께 고중에 붙은 동창생, 아이들이 성모마리아같다던 얼굴이 동그랗고 마음씨 착한 그 녀자였을것이다. 언젠가 어머니가 그 녀자를 두고 말을 비치니 형님은 “그리 나이 많은걸…” 했다.(그 녀자는 형님보다 한살 아래였다.) 어머니는 그 말을 믿는것 같았으나 나는 속으로 도리머리를 저었다. 형님이 자신없어 그런다고 단정했다. 형님은  동생들도 책을 함부로 다치지 못하게 했지만 주말에나 방학에 그 녀자와 함께 와서  책장을 뒤지군 했다. 그 때의 내눈이 적중했다는것은 몇십년이 지난뒤에 밝혀졌다. 어느날 형수님이 형님이 어느 녀자와 만나 부둥켜안고 울었다는 말을 하기에 내가 “xx이지?”라고 물었더니 옳다고 했다. 우리 형제는 이런 면에서 숙맥이다.       형님은 인생과 문학에서 내가 기대여온 산이였기에 형님에 대한 나의 숭배는  바보스러울 정도였다.(실상 좀 바보가 맞지만) 소학시절과 초중 때 나는 형님이 비망록일기를 쓰니 따라 일기를 썼다. 형님이 명시들을 수첩에 베끼니 나도 열책 넘게 베꼈다. 하이네의 “선언” 괴테의 “들장미” 등 동서고금의 명시들을 베낀 수첩들은 지금도 책장속의 주요성원으로 건재하고있다. 나는  형님이 하는대로 어휘와 속담도 베끼고 격언, 명구들도 형님이 적은것을 다 베껴냈다. 지금도 머리속에 앙금으로 남은 구절들이 많다. “첫삼년 배울적엔 하늘땅을 쥐락펴락, 다시 삼년 배울적엔 한걸음이 어렵도다.” “청춘의 머리는 차야 하고 심장은 뜨거워야 하고 손은 부지런해야 한다”  나는 형님의 수첩에서 “예술이란 한점에 응결된 자연이다.” 라는 레브 똘스또이의 명언을 배웠고 “언어는 문학의 첫째 요소이고 주제는 둘째 요소이고 슈제트는 셋째 요소이다.” 라는 고리끼의 명언도 알았다. 조선작가 천세봉, 석윤기, 박태원을 좋아하는 형님의 영향을 받아 천세봉의 “대하는 흐른다” “고난의 력사”와 석윤기의 “시대의 탄생”  박태원의 “계명산천은 밝아오느냐?” 등 그 당시 출판된 장편소설들을 세부까지 머리에 환히 남을 정도로 읽었다.       나는 엉덩방아 찧는 동작까지 흉내낼지경으로 꼭 형님의 그림자였다. 꼬부랑글씨도 천하옥필인줄 알고 애써 따라익혔다. 어이없는 고심으로 나의 글씨는 형님것과 짝퉁처럼 닮아버렸다. 엄마오리뒤에 따라가는 아기오리처럼 늘 형님하는대로 따라했던 내가 형님을 따라 하지 않은 일은 딱 한가지이다. 5만개의 어휘를 장악하겠다고 뼈물었던 형님은 사전을 통으로 외우려는 욕심에 “조선어소사전”을 하루 한장씩 찢어내서는 외우고 구겨서 버렸는데 나는 찢을 책도 없거니와 또 책이 아까와 그것만은 따라하지 않았다.       맏형님이 사유가 빠르고 활달하고 달변이라면 둘째형님은 늘 몸을 낮추는 속이 깊고 참을성 있는 사람이였다. 어린적에 날 한번도 때린적 없다. 몇살 차이나는 형제사이에서  동생을 한번도 때리지 않은 형은 별반 없다. 적어도 우리가 자란 촌에서는 그렇다. 아마 다른 애들은 형에게 여러번 맞았을것이다.       문학재능도 형제들중에서 빼어났다. 열몇살될 때 늘 아이들을 모아놓고 즉석동화이야기를 지어서 들려주었는데 온 하루 이어대도 바위굽에서 퐁퐁 솟구치는 샘처럼 끝이 없었다. 아무곳에 대만만큼 큰 짐승이 있다는 은식이 형의 옛말보다는 차원이 달랐다. 밤에 형님이 지어내는 귀신이야기를 들을 때면 아이들은 숨이 한줌만해서 손에 땀을 쥐며 자꾸 안으로 들어앉으면서도 온 몸이 귀가 되여 듣군 했다. 집으로 돌아갈 땐 옛말속 귀신이 손톱이 길다란 두손을 머리우에 쳐들고 뛰쳐나올것 같아 퇴비장과 변소를 흘끔흘끔 보면서 반달음을 놓는다.        3형제작품집을 만들면서 보니 형님은 아동소설보다 동화에 훨씬 재능이 있었다. 늘 호인이 되는것이 습관되여 소설에서 사회문제를 신랄하게 쓰지 않았으나 상상과 환상의 나래를 마음껏 펼치는 동화창작은 형님의 재치와 기지를 자랑기에 안성맞춤이였다. 언어가 풍부하고 생동성과 재미를 문학작품의 생명으로 여기는 형님은 동화를 고향의 강 두만강의 명품고기 야리로 만든 생선국처럼 구수하고 감칠맛나게 썼다. 나는 그제날 아이들을 모아놓고 즉흥이야기를 꾸며대던 형님의 재능이 그대로 있었구나 느꼈다. “거짓말나라국경선”, “담배대왕”, “칠동이의 변신술”같은 동화를 몇편이라도 더 썼더라면 하는 아쉬움에 가슴이 알찌근했다.      형님은 문학에서 쟝르를 가리지 않고 닥치는대로 뭐나 능란하게 썼다. 나는 문학에서 한 쟝르를 뚫어야 한다고 주장했고 형님은 문학이란게 원체 편과인데 그안에서 또 편과를 하겠냐며 무었이나 다 써야 한다고 했다. 나는 형님의 주장에 끝까지 왼고개를 틀었지만 지금은 자신의 고집에 가위표를 친다. 연변이라는 손바닥만한 곳에서는 그게 답이 아니라는것을 실망과 함께 절감한것이다.       형님은 남달리 부지런한 사람이였다. 통신학부공부를 할때도 남들은 서로 답안을 베끼며 응부했으나 형님은 못봤던 책들을 볼 기회라면서  머리를 동이고 모범소학생처럼 공부했다. 어디 가나 맡은 직업에 심혈을 몰붓는데다 생활고에 부대껴 진이 많이 빠지고 겉늙었던 형님은 퇴직하면 시름놓고 글을 쓰리라고 별렀건만 뜻을 이루지 못하고 퇴직을 한달 앞두고 쓰러졌다. 형님에게 십년만 시간이 있었더면 정말 많은 글을 썼을것이다. 병석에 누워있은 십년만 가졌어도 좋은 글을 얼마나 썼을지 모른다.       사람들은 형님을 무르익은 열매를 주렁주렁 단 글나무로 보고있다. 하지만 나는 형님을 시대를 잘못 만나 인생을 많이 허비하고 재능의 십분의 일도 꽃피우지 못하고 만 아까운 천재라고 말하고싶다.       형님의 문학재질을 누구보다 높이 평가했던 동창생인 리태학은 “발자크와 어깨를 겨루겠다던 봉남이 졸아들고 졸아들어서 인젠 아무게나 쓰면 글인가 한다.”고 개탄했다. 형님이 태학이 말처럼 “아무게나” 쓴데는 형님으로서의 고초가 있었다 . 혼자서 다섯식구를 먹여살리고 아이들 셋을 공부시키자니 엷은  로임으로 너무도 벅찼던것이다. 원고료 한푼이라도 만들어서 생활비를 보태려는것이였음을 나는 잘 안다.       형님은 중풍을 맞기 한달전 내가 놀러갔을 때 이상하게 마음이 약해져있었다. 나더러 제발 가지 말고 하루라도 더 같이 있자고 했다. 뒤에 생각하니 그때 이미 머리속에 탈이 생긴것같다. 사람이 변하면 좋지 않다더니 과연 그 말이 맞는 말인가보다. 형님의 간청을 듣지 않고 서둘러 집으로 돌아갔던것이 두고두고 후회로 남았다       형님이 병석에 오래 누워있으면서 나는 차츰 형님을 잊어갔다.       어느날 새벽, 꿈에 형님을 보고 깨여나서 형님이 언제 세상떴던가 아무리 궁리해도 생각이 안났다. 그러다가 내가 형님을 언녕 잊고있었구나 하고 탄식했다. 기실 나는 형님이 어서 세상뜨기를 바란셈이다. 형님이 사람을 알아본다는 형수님의 말을 들었을때 난 차라리 형님이 아무것도 몰랐으면 했다. 우리를 보면 숨차하고 손을 잡는걸  봐서는 좀 아는듯했다. “너 왔니?” 말도 못하고 자리가 배기니 돌려눕혀달란 말도 못하고 고통뿐일텐데 차라리 아무것도 몰랐으면 낫겠다고 나는 생각했다. 그러면서도   형수님에게서 전화가 오면 꿈틀 놀랐다.       형님은 지금쯤 다른 세상에서 맏형님을 만났을것이다. 너희 형제는 만나기만 하면 다투느냐며 어머니께서 혀를 차시던 때처럼 인사를 주고받기 바쁘게 문학쟁론에 열을 올리고있으리라. 오늘은 어떤것을 가지고 서로 목소리를 높이고있을가? 하이퍼시가 예술적깊이가 있는 참신한 신생사물인가 얼토당토않은 잠꼬대인가를 두고 옥신각신할가? 아니면 최근 “연변문학”에 실린 어느 풋내기작가의 소설을 놓고 새로운 형식이 눈길끈다 실속 없이 겉치레로 설레발쳤다 티격태격할가? 언젠가 나도 형님들곁으로 가면 막상막하로 열변하는 두 형님의 주장을 눈을 꺼벅거리면서 듣다가 졸견을 내놓으면서 한몫 끼여들리라. 이곳에서 늘 그랬던것처럼.                                                                                                   2015,1.      
20    우화동시편(3) 댓글:  조회:450  추천:0  2017-07-12
우화동시편(3) 허두남   “꼬마 대장부” 인형마냥 깜찍한 숙이를 보면 어쩐지 자꾸만 말 걸고싶어 (녀자애와 말 걸면 졸장부야!) 숙이 머리꼬랭이 쥐여당겼어요 숙이가 나에게 말 걸게 했어요.    한가지만 배울테야   영재야 넌 전교장기대회에서 우승했으니 나에게 장기를 가르쳐줘!   졸은 종발걸음 말은 삐뚤삐뚤 뜀박질 상은 주정뱅이처럼 다리 꼬며 다니고 차는 아스팔트길 쌩쌩… 그런건 나도 알아   면포가 좋은지 면상이 좋은지 대방의 두 말과 차를 바꾸면   땡잡은건지 밑진건지 구구히 설명할건 없어   어떻게 하면 어떻게 하면  먼저 대방 장수의 목 벨수 있는지  그것만 가르쳐줘! 딱 한가지만 말이야!         엉터리 선생님       닭알보다 오리알이 작다고  틀리게 말해놓고  아닌보살하다니    닭알이 작고 오리알이 크잖나요  의아하여 캐여묻자  도리머리 설레설레  안경밑으론 땀 뻘뻘   틀리게 말했다 하면  체면 땅에 떨어질가  위신 빈대떡 될가  흥, 그 속셈 누가 모를라구요    그럼 왜 큰 알에서  꼬마오리 나오고  왜 작은 알에서  병아리 나오나요?  새별눈 초롱이의 물음에 발을 탕!  ㅡ웬 말이 그리 많아?    킥킥 우스워요  엉터리 선생님          그런 날 있었으면! 내가 아빠 되고 아빠가 나 되는 동화같은 그런 날 있었으면! ㅡ과문 세벌 써! ㅡ이 련습문제 몽땅 풀어! ㅡ책상앞에서 한발자국도 못떠난다! 아빠가 했던 말 되돌려주노라면 십년 묵은 체증 말끔히 풀릴거야 아빠는 사탕문 볼 되여 끙끙 날 가만히 흘겨보다간 제풀에 화들짝 뒤머리 감싸안고 킬킬 나는 담배를 뻐금뻐금 동그란 담배연기도 몰몰 그리며 쏘파에 비스듬히 텔레비죤프축구실황도 켜놓아야지! 응용문제 풀지 못해 갑자르는 아빠뒤골 수박 튕기듯 탁탁 ㅡ이 밥통아! 밥은 아빠 갑절 축내면서 고것도 못 푸니? 달착지근 마음 구석 근심 한쪼각 과장인 아빠 대신 출근하면 과원들 내 말 들을는지 어데서 난 코흘리개냐며 내 코 닦아주려들면 야단인데   나는야 중앙공격수     나는야 우리 학급 중앙공격수   슛! 슛! 슛!   신들린 나의 두발  가로세로 발레슛 날릴 때면  남자애들은 싱글벙글 녀자애들은 목 터져라 내 이름 웨쳐대지   어제 있은 축구경기 진수네 학급과의 경기                 우리 팀엔 내가 중앙공격수 대방 팀엔 진수가 중앙공격수   진수가 어찌 내 상대 될가 머리 늦고 기본공 한수 아래니 내앞에서 쩔쩔   난 마치 교예배우 머리로 두 발로 공을 몰고 마음대로 축구장 누비니 관중들의 눈길까지 다 몰고다녔어    난 열번이나 슛! 진수는 겨우 한번 슛! 실력차이가 나도 너무 났어   내가 날린 대포알슛 하나같이 문대우로 씽ㅡ  진수가 요행 날린 슛 꼴문구석으로 맥없이 데굴데굴…        
19    우화동시편(2) 댓글:  조회:404  추천:0  2017-07-02
우화동시편(2) 허두남  제자랑(1)      나는야 훌륭한 애   장점도 많아    키도 껑충   힘도 으뜸   성미 활달한 사내대장부     밥은 아빠보다 더 먹고   (애들은 잘 먹어야 잘 큰대)    잠은 하루 열시간   (애들은 잘 자야 건강하대)   늘 토끼처럼 뛰놀지   (애들은 잘 놀아야 밝게 자란대)     장점은 별처럼 많고 많지만   단점은 딱 하나 공부싫어증         제자랑(2)      내 친구 달인이는  이름난 축구선수  친구들이 뽈시합할 때   나를 빼면   누구도 그 애를 막아내지 못해요    내 친구 으뜸이는  달리기 신동  별명이 쌕쌔기              학교운동회 때  나하고 한메터밖에 안 떨어졌어요    내 친구 우승이는  유명짜한 수영천재  자유영, 배영, 개구리헤염  무슨 헤염이나 척척  요즘엔 나한테서  선헤염까지 다 배웠다니깐요          봉돌이의 시험     병아리는   송아지는   누구의 아기일가요?   병아리 그림밑   송아지 그림밑   빈 간에 답을 써넣으세요      ㅡ어문 단항시험문제    (와, 너무 쉽구나!)  시험문제 본 봉돌이  만세 부르듯 두팔 번쩍    토끼눈 봉돌이 토끼 닮아 호똘호똘 눈깜짝새 답안 썼건만 그만 글자 바꿔썼네     ㅡ소의 아기 병아리   ㅡ닭의 아기 송아지     하하하 그림속의 송아지   어이없어 음매음매   해해해 그림속의 병아리   한심해 삐악삐악       동그라미       요술사의 모자속  줄지어나오는 오색테프런가  담배 피는 아빠입에서  꼬리 물고 나오는 파란 동그라미    (와, 진짜 멋지다!   나도 저렇게 해봐야지!)    영어단어 외우던 아침시간   작문쓰기 하던 일요일날  아빠 눈 엄마 눈 피해가며  팽글ㅡ 동그라미 하나   팽글ㅡ 동그라미 둘…     아빠 재간 부럽잖게  파란 동그라미 척척 만들어낼제  맙시사 성적표란엔  빨간 잉크 동그라미 동그라미          내가 두려운것은      어떤 애들은 어문이 어렵대요  쉬운 같지만 복잡한 어문  가도 가도 끝이 없는 어문  해도 해도 백점 못 맞는 어문    어떤 애들은 수학이 까다롭대요  아차! 한발 놓치면  신 벗어들고 뛰여도   뒤꽁무니 보이지 않는 수학  갈수록 심산인 수학    어떤 애들은 외국어가 골치거리래요  념불 외우듯 외우지 않고는  용빼는 재간 없어   외국어시험날자 다가오면  범이 오는것보다 더 소름끼친다나    원, 애들도 어쩜 그리 꼴통이람?  학생이 공부를 겁내고   시험을 무서워하다니  군인이 적을 두려워하는셈이구나!    나는 어느 과목도 두렵잖아  내가 두려운것은 단 한가지뿐  시험칠 때 선생님이 옆에 딱 붙어서서   날 지켜보는거야!         
18    우화동시편(1) 댓글:  조회:359  추천:0  2017-06-20
우화동시편(1)        허두남   남자애들이란        남자애들이란   참 알다가도 모르겠네    노랑머리 미나가 뭐 이쁘다고  선녀가 교실에 내리기라도 한듯  그 애켠만 바라보네    노랑머리발 그렇게 좋아  눈 비뚤어진 가재미족속들  내 머리칼 노랑물감 들였더니  괴물이라도 본듯 킬킬   ㅡ너 머리칼 그게 무슨 꼴이니?     물감독에 빠졌댔니?    에잇, 괘씸한 바보들  물감독에 먼저 빠졌던 미나는 어쩌고?          밖에서 제일 세지요    학교에 가면 선생님이 제일 세죠  뒤짐 지고 뚜벅뚜벅  안경알 번뜩 둘러만 봐도  떠들던 애들 겨울 개구리 되고  교실은 물뿌린듯    집에 오면 아버지가 제일 세죠  아버지 호령 벼락치면  떼질쓰던 난 쥐죽은 나라  나를 때리려던 형님도  쳐들었던 손으로 내 옷 털어주지요    나는 나는 밖에서 제일 세지요  울남이 딱지 찢어놓고  꽃분이 꽃치마에 흙탕물 끼얹고  순돌이 잡은 베짱이 뺏아  내가 좋아하는 순이에게 주었어요           새침데기       봉구는 날 참대곰 같다 했지 남의 흠만 밝히는 두꺼비입  넙적대는 커다란 입 에이 징그러워    은하는 내 꽃치마 곱잖다 했지 남의건 나쁘게만 보는 오목눈  심술쟁이 그 눈 다래끼나 나라     나리는 내 아기인형 만졌지  남의걸 제맘대로 다치는 손   한바탕 콱 꼬집어주고싶어    봉구도 은하도 나리도   미워 미워 다 미워  새침데기 앵나는 그림자가 친구           숙이의 빨래      꼬마 숙이가 빨래를 해요  고사리손에 빨래방치 잡고   토닥토닥    요 신짝은 제일 어지러우니   먼저 헹궈야지!   맑은 물에 신짝부터 헹구고     요 깜장치마는 때 많으니   두번째로…   신짝 헹군 물에 치마를 휘휘-     요 하얀적삼은 때 많지 않으니   마지막 차례야!   그 다음 그 물에 적삼을…     엄마가 보면   기특해할가 한심해할가          그림자 밟기    분선이가 하도 미워  따라가며 그림자 밟았어요  꽃댕기 팔랑이는 머리그림자   한번 또 한번    숙제 못 베끼게 막던 분선이   오른발로 콱!     시험답안 안 알려주던 분선이   왼발로 콱!    그림자도 아픈줄 안다면  나죽는다 잉잉  밟아주기 더 신나련만…    혼자 백점 맞던   괘씸한 분선이  모두뜀 폴짝 두발로 콱!     아이구머니나 개골창에 풍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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