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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송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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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단편] 그 여자의 남자상사 (장송심) 댓글:  조회:891  추천:1  2017-02-03
단편소설   그 여자의 남자상사     장송심       3년전       3년전  그 여자와 남자는 이웃이였다. 남자는 모국의 과장이였고 여자는 한 회사의 부기원이였었다. 그들이 이웃으로 살던 그 집들은 푹 꺼져들어간 반 지하실이였었는데 쓸모없이 기다랗게 붙어있는 복도때문에 눈이 부시는 여름날에도 해빛이 잘 들지 않는 집안은  대낮에도 불을 켜고 있어야 상대를 가려볼수 있는 어두컴컴한 까막나라였다. 정부공무원인 남자의 집은 그래도 당당한 제집차지였지만 금방 결혼했던 여자는 회사동료의 집을 빌어 세를 맡았었다. 아무튼 이렇게 되여 여자는 여직껏 낯도 코도 모르고 살아왔던 남자와 뜻하지 않는 이웃사이로 되였었고 그후로 남자는 쓸모없는 집안의 캄캄한 복도처럼 여자한테 지꿎게 붙어있어 여자의 인생에 어둠만을 몰아왔다.   남자와 이웃이 된 이튿날 이른아침부터 여자는 두부장사와 싱갱이질하는 남자의 까칠한 목소리를  매일 들어야만 했었다. 천성적으로 타고난 남자의 목소리를 가지고 왈가왈부하는것은 좀 안됐다고 혹여 당신은 여자의 표현에 대하여 반감을 가질수도 있지만 허나 만약 당신도 어쩔수없이 매일마다 그 까칠한 목소리를 들어야한다면 당신도 그 남자에  대한 편견을 버릴수 없을것이다. 암튼 까칠하다고 표현하는것은 너무 부드러운 표현이고 뭐랄가,  꼭 마치 유리쪼각으로 양철판을 오리오리 긁어내리며 듣는이의 창자를 쫙쫙 훓어낸다고 묘사해도 과분하지 않을것이다. 이런 특유한 목소리의 임자가 매일 이른 아침마다 여자의 집 문앞에서 한모에 50전씩하는 두부모의 크기를 가지고 때국이 줄줄 흐르는 한족두부장사와 한바탕 말다툼을 벌리군 하기에  신혼부부인 여자와 남편은 달콤한 꿈나라의 아쉬운 려행을 끝내기도전에  기분 나쁜 소음속에서 억지로 깨여나군 해야 했다.      다리 부러진 노루 한데 모인다고 그런 남편하고 붙어서는 그 남자의 안해 또한 암펌이라고 동네방네에 이미 정평이 나있었다.  한줄로 쭉 이어지은 줄집들이라 옆집의 기침소리도 다 들려오는 얄팍한 벽을 뚫고 남편한테 고래고래 소리지르는 그 여자의 목소리 또한 가관이다. 이라고 뭇사람들앞에서도 공공연히 안해를 불러대는 남자는 범처럼 사나운 안해앞에서도 두려움없이 입은 하냥 퍼렇게 살아서 그 듣기 싫은 목소리로 쉴새없이 주고받고한다. 남자의 까칠한 목소리와 여자의 멱따는 소리가 한데 어우러져 벽을 뚫고 들려올때면 여자는 온몸을 스멀거리는 뱀을 등에 업은듯이 숨이 막히고 온 몸이 오싹해졌다. 헌데  고래고래 표효하며 용맹하게 남편과 맞받아싸우는 용감한 암펌이 이상하게도 소리에 너무너무 민감하다는것이다. 하여 억울하게도 여자는 남자네 집으로부터 들려오는 모든 소음을 남김없이 다 들어줘야하지만 남편과 함께 제집에서 텔레비며 록음기를 흠상할때에는  음량을  최저한 낮춰야 했다. 그 남자도 안해가 집에 있을때에 텔레비며 록음기를 흠상하려면 꼭 귀에 코드를 꽂아야만 한다고 한다. 하여 여자는 남편의 목구멍째지는 말소리에 시달려  그 남자의 안해가 모든 소리를 싫어하는 신경관능증환자로 되여버렸다고 스스로 추정해버렸다.   다행히 반년후 남자는 새집을 타서 이사를 가버렸고 여자도 남자의 소음이 없는 그 세집에서 일년을 편하게 살다가 남편의 회사와 가까운 다른 세집을 찾아 떠나버렸다.        3년후       2년후 남자와 여자의 직장은 이웃이였다. 남자는 모 학교의 교장이 되였고 여자는 모 학교의 부기원으로 되였다. 이웃직장으로 출근해서부터 또다시 그 고막을 자극하는 악청으로 첫 스다트를 떼야 하는 직장생활에 여자는 하냥 이마살을 찌프렸다. 입이 다사하여 온종일 말이 떨어지지 않는 그 남자로 하여 여자는 이것도 참으로 떼여버릴수 없는 악연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제발 더 이상 가까운 인연이 되지 말았으면 하는 여자의 간절한 마음가짐때문에 하냥 자신을 멀리 하는 그 눈치를 남자는 종내 알아못차렸다. 하여 남자가 가슴을 오리오리 긁어내리며 목구멍이 째지는 그 소름끼치는 목소리로 한바탕 여자앞에서 너스레를 떨면서  다시 맺은 인연으로 술상에 청하겠다고 할때 여자는 남자의 호의를 보기좋게 사양해버렸었다.   허지만 또 1년이 지난후 남자의 학교는 여자의 학교를 겸병해버렸고 여자는 직업을 떼울 위기에 처해있었다. 하여 여자는 큰 맘을 먹고 남자를 다방에 청했다. 그처럼 싫어하던 남자였지만 인젠 울며겨자먹기로 남자의 부하가 되여야 하는 막다른 골목에서 찬것 더운것을 가릴새 없었다.   친구가 꾸리는 아늑한 술집의 단칸방에서 여자는 꽃같은 얼굴에 꿀처럼 달콤한 웃음을 바르고  남자한테  찰찰 넘치는 술잔을 개여올렸다. 술잔을 감싸안은 그녀의 새하얀 섬섬옥수가 오색령롱한 샨데리아불빛에 반사되여 이쁜 조형물처럼 빛난다.     이웃사일때부터 이 아름다운 여자의 미모에 침을 흘렸었지만 억대우같은 여자의 남편과 암펌같은 자기의 안해때문에 여자는 남자에게 있어서 하냥 숨소리도 크게 내지 못하고 가만히 지켜보고만 있어도 만족할수 있는 그림속의 떡같은 존재였었다. 게다가 가시가 돋친 장미꽃처럼 은근히 랭기를 뿜던 여자가 오늘 이렇게 제발로 찾아와 애교를 떨리라고는 꿈에도 생각못했던 대박이였다. 아름다운 여자의  얼굴을 넋없이 바라보면서 남자는 당장이라도 앵두같은 그녀의 작은 입술을 덮칠것 같은 굴뚝처럼 차오르는 자신의 욕망을 밀어내기에 안간힘을 쓰고있다. 허지만 여자는 남자의 그런 생각을 전혀 눈치채지 못한듯 한시간동안이나 끌었던 그 달콤한 말소리를 계속 이어가고있었다. 생각같아서는 당장이라도 이 여자를 자기것으로 만들어버리고 앞으로도 이 여자의 마음까지 빼앗아 학교의 부기원으로 마음대로 써버렸으면 좋으련만 아쉽게도 현실은 그렇지 못하였다. 지금 데리고있는 부기원은 모모한 상급의 친속인데다가 이미 몇년동안 자기의 신변에서 맴돌다나니 좁쌀만한 남자의 비밀도 속속들이 꿰뚫고있는지라 자칫 그 도화선을 잘못 당겼다간 큰일을 당할 판이였다. 남자는 땅이 꺼지게 한숨을 쉬며 그 양철판을 빡빡 긁는 목소리를 뿜어내기 시작하였다.       실은 지금의 부기원은 나이가 많아서 이젠 3년후면 퇴직하게 된다. 자기보다 십여살이나 어린 이 여자가 3년후에도 그 젊음과 아름다움을 잃지 않으리라 남자는 속궁리를 하였다. 그렇다고 여자의 요구도 만족시키지 못하는 주제에 눈앞에 놓인 먹이라고 마음대로 탐낼순 없었다.  허지만 어리무던한 여자는 남자가 원칙을 지키는 훌륭한 령도라고 탄복을 했고 혹여 앞으로라도 남자의 중용을 받을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저울질하며  남자에게 미리 준비해두었던 두둑한 돈봉투를 찔러주었다.  싱갱이질하면서 여자의 아름다운 옥체와 부딪치는 순간, 남자는 그동안 올리밀던  정욕을 이겨내지 못하고 와락 여자를 끌어안았다. 품속에서 빠져나오려고 발악하는 여자를 억지로 쓸어눕히고 여자를 차지해보려고 안깐힘을 써봤지만 여자의 강렬한 반항끝에 남자는 끝내 목적을 이루지 못하였다. 하지만 남자는 여자에게 꼬물만치도 성을 내지 않았다. 오히려 그 한마디가 여자의 마음을 단단히 포박해주었다.     참으로  신사적이고 수양있는 남자라고 여자는 탄복했다.    또 3년후     텅 빈 남자의 약속 한마디만 받아안고 사랑하는 직업을 뿌옇게 떼운 여자는 그동안 아팠던 마음을 추슬리려고 무등 애를 썼다. 학교에서 배운 전업이 회계전업이고 15년동안을 수판알만 튕기면서 수자들과 싱갱이한 그녀는 그처럼 애지중지하던 일자리를 눈깜짝할새에 놓치고보니 모든것이 허무하고 귀찮아졌다. 집에 돌아와서도 내내 얼굴을 찌프리고 있는 안해를 보던 남편이 이때라고 여자의 코앞에 대고 이쁜 고무풍선을 불어대기 시작하였다.     십년동안 귀에 못 박히게 들어왔었지만 바쁜 여건때문에 그냥 흥타령처럼 들어왔던 남편의 둘째타령이 이렇게 귀에 쏙 들어올줄이야. 남편이 불어준 아름다운 고무풍선을 고이 맘속에 간직하고 여자는 이듬해 자기를 꼭 닮은 장미꽃처럼 이쁜 둘째딸애를 보았다. 애한테 정을 쏟으며 싱갱이질하노라니 지구는 어느덧 세바퀴를 돌아버렸다.   그동안 남자도 애를 덜컥 낳아버린 여자가 질렸던지, 아니면 주부냄새가 팍팍 풍기는 여자가 얄미웠던지 여자하고는 한마디 말도 없이 회계자리를 자기가 데리고 있던 출납한테 넘겨주고 말았다.   회계를 맡으려면 애기를 낳아서는 안된다는 그런 조건은 없었지만 여자는 벙어리 랭가슴 앓듯이 속으로만 끙끙거렸다. 장부일언 중천금이라고 가슴을 팍팍 치며 맹세하던 남자앞에서 자기도 똑 부러지게 잘한 일은 없는거라고 애꿎은 자탄만 하였다.   그동안 여자는 가정에 파묻혀 완전 아줌마가 되여버렸지만 깍쟁이였던 남자는 점점 령도기질이 짙어졌다. 말발이 좋아 원고도 없이 연설할라치면 반시간은 별문제없이 줄줄이다. 양철긁는 목소리도 여러해를 매일같이 들어주니 인젠 귀도 감각이 없는 목석이 되여버렸는지 모두들 아무런 내색도 없이 잘 들어준다.   령도질도 참 쉽게 하는것 같다. 자신은 단위차를 척 몰고 나가서는 낚시질이요, 하향이요 하면서 출근시간의 대부분을 할애하고  혹여 교장실에 척 앉아 있어도 맨날 컴 트럼프를 노는 그 모습이 참 부럽기만 하였다. 암튼 발바리같은 부하들이 허리를 굽석이면서 그가 포치해준 지시들을 알아서 척척 처리해나가니  아마 이것이 바로 능력있는 령도의 수완이 아닌가싶다.   3년전 처음으로 남자과 함께 일원짜리 트럼프치기를 할때이다.  트럼프를 잘 놀려면 패도 잘 와야 하지만 우선은 대방의 기색과 표정을 슬슬 살피면서 대방의 패를 가늠해야 한다. 녀자가 처음 몇판을 놀면서 남자를 곁눈질해보노라니 남자는 혼자 왕따인 패일때에는 넘 긴장해서 코로 손을 만진다, 두발을 강아지처럼 모둠뛴다 하면서 안절부절 못하는것이였다. 후에 이 습관은 녀자뿐만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다 알아차릴 정도로 눈에 띄였다. 그날 여자는 남자의 돈 70원을 따고  트럼프놀던 치들과 교장부인을 술집에 청하였었다.령도의 돈을 따고 그대로 집에 돌아가기는 부하로는 참 안됐다싶었다. 오랜만에 만난 교장의 암펌부인과 만나 너스레를 떨기도 하면서 이백원의 돈을 팔았었다. 그날 이후부터는 남자의 돈을 한번도 따본적이 없는 재수없는 여자다.   허지만 이 몇년은 십원치기를 하면서도 느긋한 자세로 여유있게 잘 놀아준다.  그만큼 돈도 참 많이 번것같은데 그에 따라 욕심도 점점 더 커지는것 같다.  그동안 딸을 유럽에 류학보내서 석사공부를 시켰고 졸업한후에는 거액의 돈을 투자하여  큰 도시의 외국합자기업에 취직시켰다. 백여평짜리 고층아빠트도 새로 사서 고급인터리어의 장식도 하였다. 새집들이를 하는 날, 교원들은 궁전같이 호화로운 교장의 집을 둘러보며 감탄의 찬사를 줄기차게 내뽑았다. 이렇게 많은 재산을 차지하고서도 속이 풀리지 않는지 해마다 다른 교원들은 쇠지도 않는 생일연을 공공연히 차리고  돈을 벌수 있는 모든 기회를 놓치지 않는것이다. 아마도 물고기 비린내를 맡은 고양이처럼 돈에 대한 탐욕을  영영 버리지 못할것만 같았다.   물고기 비린내들 맡은 고양이의 집착은 절대 돈만이 아니였다.  어느 여자교원과 관계가 애매하오, 어느 여자부하를 넘 잘 감싸주오, 어느 여교원하고 다방가는것을 봤소. 이런 소문들이 심심찮게 여자의 귀가에 들려왔다. 어느 하루 선이의 딱친구인 최선생이 선이한테 이런 속심말을 들려줬다.     뒤골목소문이 굴러다녀도 남자는 학교에서는 교원들의 존경을 받는 엄연한 령도요, 상급의 총애를 바는 능력있는 간부였다.   헌데 남자의 좋은 날도 인젠 끝이 날때가 됐나보다. 그동안 술술 풀어지는 실타래처럼 잘 나가던 남자가 올해에는 참 운수가 사나운것 같다. 새학기가 시작된 어느 하루, 출근하니 남자의 얼굴이 사색이 되여 말이 아니다. 모두들 흘끔흘끔 눈치만 살피다가 제칸으로 비실비실 돌아오는데 곁에 있던 최선생이 여자꽁무늬를  따라 바람같이 쑥 들어섰다.     아, 그런 판이였었구나. 시인민대표이며 우수교장이며 숱한 영예를 받아안은 남자가 이런 치사스러운 일때문에 앞길을 망치게 되였구나. 참 사모님도 참, 아무리 격분하더라도 이렇게 돌이킬수 없는 마지막장훈은 치지 말아야지, 늙어서 같이 살 사람은 그래도 부부인데 이렇게 칼로 모두부 베듯이 정을 뚝 끊으면 앞으로 어떻게 살자구 그러지, 고깝지 않던 남자의 행실들이였건만 정작 이 지경이 되였다니 여자의 마음은 어느덧 동정심으로 아련히 젖어들었다.   그래도 능력있는 교장때문에 교원들이 근심걱정없이 출근하고있질 않는가? 다른 의무교육학교에서는 출근싸인제를 실시한다, 지각, 조퇴. 결근이면 효익로임을 깍는다, 학부형들이 교원에 대한 평가제도를 실시한다 하면서 눈코뜰새 없이 바삐 보내지만 우린 말 그대로 휴양소처럼  느긋하고 안일한 신선같은 생활을 하고있는것이 아닌가? 오전에는 출근하고 오후에는 일이 있다는 핑게로 청가를 맡아도 쉽게 들어주는 교장님이니깐 누구도 나쁘다고 탓하는 사람이 없는줄로 안다. 게다가 제 돈을 절반씩 냈다지만 대련이요, 사천이요, 로씨야며 려행까지 조직해주는 학교가 도대체 몇개나 된단 말인가? 이런 교장을 잃는다면 그동안 신선같던 우리들의 생활도 곧 종말을 지을것이 아닌가? 비록 그동안에 다 녹이 쓸어버린 우리들의 전업지식과 사회지식이 아깝지만 그게 뭐 대수랴! 그냥 이대로 버티다가 때가 되면 퇴직하면 그만이지. 이는 여자 혼자만의 생각 아니였다. 시도때도 없이 트럼프치기를 하기도 하고 술놀이도 하면서 서로 공감되는 마음을 나누던 교원들의 진심이였다.   허지만 제발 일이 무사하게 끝나버렸으면 하는 모두의 소망을 무시한채 현실은 점점 더 왜지밭으로 달아났다. 상급에서 남자의 남녀관계문제에 미처 손도 대지 못하였었는데 어느 하루 출근하니 남자의 발바리이던 부교장이 구류소에 붙잡혔다는것이다.  단위에서 검사단이 오는양도 안 보이더니 이건 또 웬 일이람, 그동안에 교원들이 드문드문 가짜장부에 싸인하는 현상은 있었지만 일이 이렇게 엄중할줄 몰랐다. 이튿날 출근하니 교장은 사무실에 들어갈념을 안하고 아침부터 대문앞에 서있었다. 모두들 부산하여 교장을 둘러싸고 있는데 교장님이 하는 말씀이 부교장이 제발 하루만 견지하면 이후의 일은 내가 다 처리할텐데 제발 오늘 하루만 버텨주기를 바란다는것이다. 여자를 망라한 부하들도 이구동성으로 꼭 그렇게 될것이니 시름을 놓으라고 곁에서 간곡히 권하였다. 허나 이튿날 출근해보니 일은 이미 엎질러진 물이 되였고 재무지에 범벅이 된 두부모가 돼버렸다. 교장은 전날 저녁 네시에 구류소에 호송되였다는것이다.   그후, 사실의 내막을 알게 된  여자는 그만 아연해졌다. 그동안 교장과 부교장은 국가의 항목자금 몇십만원을 제 호주머니에 처넣었고 나중엔 그것이 들통이 나서 이런 꼴이 되여버렸던것이다.   얼마 안 지나 국에서는 새로운 녀교장을 내려보냈고 여자는 다시 그처럼 하고싶던 부기원직무를 다시 맡게 되였다. 새로 임명받은 녀교장은 이미 휴양소가 되여버린 학교의 면모를 개변시키느라고 온갖 모지름을 다 썼지만 게을러지고 우둔해지고 라태해진 교원들은 좀처럼 따라주지 않았다. 모두들 남자가 령도질하면서 편히 보냈던 그 때를 그리며 좋은 시간은 다 지나갔다고 하면서 한탄하였다.
3    [단편] 비명에 쓰러진 젊은 생명 (장송심) 댓글:  조회:465  추천:0  2017-02-03
단편소설   비명에 쓰러진 젊은 생명   장송심     "딩동,딩동" 초인종이 울리는 소리가 요란스럽다. 마치 주인이 집에 있는것을 빤히 알기라도 하는듯 귀청을 째는 그 소리는 끈질기고 지꿎기만 하다. 참다못해 질려버린 민우는 울며겨자먹기로 눈을 떠보려고 애썼지만 웬일인지 눈까풀이 천근무게에 눌리운것처럼 좀처럼 떠지질 않는다. 어마지두 놀라 급히 두 눈까풀에 손을 대여보니  찱흙처럼 눈가에 말라붙은 눈꼽쟁이가 손가락 마디마다에 터덜터덜 거치게 맞혀온다. 한참 역사질하여 말라붙은 눈꼽쟁이들을 뜯어낸후 겨우 눈을 떠보니 이번에는 머리가 쇠몽둥이에 얻어부쉬우기라도 한듯 빠개지는듯이 아파난다. 오늘 새벽까지 과음한  술이  또 심술을 부리는가보다.    "제길, 바쁘면 전화라도 하겠지." 민우는 이불을 머리끝까지 팍 올려쓰고는 그 자리에 다시 네각을 뻗어버렸다. 쉴새없이 힘차게 울리던 초인종도 나중에 지쳐버렸는지 다시는 울리지 않는다.   시간이 얼마나 흘렀는지 물속에서 노니는 자유로운 물고기마냥 꿈속에서 마음껏 자맥질하던 민우는 귀밑에 놓인 자지러진 핸드폰소리에 와닥닥 놀라 깨여났다.   " 게으름뱅이같은게, 아직도 자는거야? 문도 안 열어주구 미워죽겠어! 남은 큰비를 맞으면서도 모처럼 집에 찾아갔었는데 정말 량심이 없네.  흥! " 챙챙하고 앙칼진 녀자의 목소리가 민우의 고막을 울리면서 고음으로 울려왔다.   " 오, 민정이구나. 지금 비가 오는거야? 참 미안해!  나 넘 피곤해서 자느라고 그랬어. 언녕 전화할거지. 쯔쯔"   " 나 핸드폰 팅지됐어, 오빠, 날 전화료금 넣어줘, 되지 ? " 민우가 마치 빚군처럼 생각되는지 매일 선물 사달라는 투정부터 시작되는 민정이의 전화가 오늘은 별로 잠잠하다고 조금은 이상하게  생각됐었는데 아니나다를가 두마디안팎에  돈타령이다.  미리 짐작하고 있다는듯이 민우는 삼복날의 시원한 소나기처럼 통쾌하게 대답한다.    "그래, 문제없어, 내 이백원 줄게"   "와, 울 민우오빠, 최고야. 뽀뽀!" 앙칼지게 챙챙하던 민정의 목소리는 어느덧 꿀물에 폭 잠겨진 달콤한 목소리로 변해있었다.       어느덧 잠결이 깡그리 사라진 민우는 자리에서 일어나 습관처럼 창가로 다가갔다. 밖에서는 궂은비가 아직도 억수로 쏟아지고 있었다. 거리는 온통 물천지이지만  꽃 우산을 든 사람들의 물결이 끊어지지 않고있었다. 민우네 집 울안의 정자에는 민정이처럼 이쁜 녀자애 둘이 궂은 비속에서도 뭐가 그리 즐거운지 웃고 떠들며 짝자궁을 치고있다.    민우에게는  민정이가  몇번째로 만나서 사귀는  녀자애인지 잘 기억이 안난다. 민우가 세살때에 민우의 부모님들은 고사리같은 민우의 손에 깍지걸이를 하면서 "돈을 많이 벌어서 우리 민우와 할머니를 호강시켜줄게 " 라는 굳은 약속을 남시고 출국하셨지만 민우가 17살이 된 지금에도 돌아올념을 않고있다. 그것도 그럴것이 두분이 출국하신후 얼마 안되여 리혼하셨고 이어 타향에서도 줄 이어달리기선수마냥 생색을 내며 서로의 반쪽을 새로 찾아 깨 쏟아지는 신혼살림을 차리느라 민우가 념두에 없을는지도 모르지만 말이다. 말을 갓 번지기 시작해서부터 아빠, 엄마보다 할머니를 제일 많이 불러본 민우에게는 유일한 부모님이 바로  할머니셨다.  17년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또랑강아지처럼 할머니만을 믿고 따르며 가정의 따사로움을 느꼈었는데 일년전에는 그 소중한  할머니까지 저 세상으로 보내셨다. 할머니가 계실때에는 그래도 착한 손자노릇을 하느라고 그렇게 싫은 학교라도 다니는 흉내를  냈고 컴방에 밤늦게 붙어있다가도 혼자 쉬지 않고 기다리고 계실 할머니의 정성을 생각해서 집에 꼭꼭 돌아오군 했었다. 시든 가지처럼 쪼글쪼글한 얼굴에 할미꽃 웃음을 수놓으며 반겨주던 할머니, 언녕 키 넘어가는 민우의 엉덩이를 토달토달 두드려주면서 " 어유, 귀여운 내 새끼 왔구나! " 하시면서  반갑게 맞아주던 할머니, 하나밖에 없는 손자가 배고플세라 아껴쓰면서 장만해두었던 먹거리들을 내여주시며 그렇게도 이뻐해주시던 유일한 혈육이셨다. 이처럼 소중한 할머니를 잃은  민우는 이 일년동안 등대 잃은 배처럼 갈팡질팡했고 풀어놓은 말처럼 목적지를 모르고 허둥지둥했다.   부모님들은 출국한후 얼마 안되여 타향에서 겨끔내기로 민우에게 용돈을 두둑이 보내주고있다. 아마 곁에서 지켜주지 못하는 유감과 아쉬움을 돈으로 무마하려는 심정인가보다. 덕분에 민우는 돈 근심은 없이 매일 흔자만자 먹고 놀기만 하며 신선같은 세월을 보내고있었다. 오늘은 녀자애들과  련애하구 래일은 어중이떠중이 술친구들과 파티하구 매일 흥청망청 부어라, 마셔라 하면서  세월아, 네월아 흥타령을 불러대였다.   민정이는 친구 상철의 소개로 노래방에서 면목익힌 녀자애다. "다리 부러진 노루 한자리에 모인다."고 민우의 친구들은 거의 모두가 부모들의 출국으로 풀어놓은 망아지들이다. 민정이도 례외가 아니다. 어머니는 출국하고 허울좋게 아버지가 신변에서 지켜준다고 하지만 아버지는 회사일에 포박되여 맨날 밖에서 헤매다나니 민정의 공부를 통 봐주지 않았다. 하여 민정이도 매일 갇혀있는 지루한 학교생활이 갑갑하고 싫어져서 억지다짐으로 초중공부를 마친 녀자애이다.   민정이는 뭇 녀자애들을 뺨치는 이쁜 정령이다. 지금 애들 말을 빈다면 그야말로 "몸짱, 얼짱" 이다. 모델을 찜쪄먹을 정도의 늘씬한 키와 몸매를 갖춘데다가 얼굴도 금방  피여난 야들야들한 복숭아꽃처럼 애련하고 화사하게 생겨 남자들의 흠모의 눈길이 통 떨어지지 않는 미녀였다. 미인앞에서는 영웅도 흔들린다고 민정이를 보자마자 한눈에 반한 민우는 민정이의 호감을 사려고 처음에는 오빠라고 자진해나섰다. 다행히 이름도 민우와 오랍누이처럼 비슷하게 생겨서 민우는 친구들의 질투와 부러움을 받으면서 손쉽게 민정의 오빠가 되였고 또 얼마 안되여 련애를 시작한것이다. 민정이 또래 녀자친구들도 민우못지 않게 많았다. 그래서 민정의 환심을 사려고 자기의 무리에 그 애의 친구들까지 합세하여 맨날 컴방에서 게임도 놀고 함께 모여서 파티도 하며 찜질방에 다니면서 트럼프치기도 한다. 그리고  민우는 매일마다  옷을 사준다, 화장품을 선물한다, 맛있는 음식들을 사준다는 등등의 공세를 크게 들이대여  민정의 점수를 따내기에 여념이 없다.   "응~, 민우오빠, 나 배고픈데 밥 사줄래?"  한참후에 다시 울린 핸드폰에서 울려나오는 민정이의 애교어린 목소리가  민우의 귀를 간지럽힌다.    "그래, 나도 배가 출출한데 지금 너네 집 아래층에 있는 그 음식점으로 내려와, 내 택시타고 지금 인차 갈게."    민정이네 동네에 있는 그 식당은 유명한 서양음식점이다. 민정이가 즐겨먹는 햄버거며 콜라며 돈까스며를 경영하기에 둘은 자주 다녔다. 민정이가 맛있게 먹어주며 이쁜 눈웃음을 보내주는것도 좋지만 부하처럼 굽석거리면서 곁에서 시중들어 주는 복무원들의  공경한 태도에 민우는 돈을 종이장처럼 헤프게 쓰면서도 기분은 오히려 억수로 흐뭇하고 즐거워지게 된다.   "귀염둥이, 많이 먹었어? "   "응, 오빠, 배고픈 김에 정말 많이 먹었다. 인젠 뭐할래? "   "음~ 만포식하니깐 잠이 슬슬 몰려온다. 우리 낮잠 좀 자고 저녁에 다시 놀러 가자. 어때? "   "응, 그러는것이 좋겠어. 나도 졸려."   둘은 팔을 겯고 밖에 나와 택시를 잡아타고 민우의 집으로 향했다. 아침부터 내리는 비는 지금도 그칠줄 모르고 질척질척 내린다.   4층에 있는 민우의 집은 민우의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살던 집이다. 할아버지가 세상뜨신후 민우의 부모님은 할머니가 혼자서 고독해하신다는 미명하에 태여난지 한돌밖에 안되는 어린 민우를할머니에게 맡겨버렸다. 민우의 할머니에게는 민우의 아버지가 귀한 삼대독자인지라 장중지옥처럼 곱게곱게 키웠다. 그렇게 키운 아들이 귀중한 손자 민우를 자신한테 넘겨주시자  할머니는 넘 기뻐서 입이 귀에 걸렸다. 그렇게  16년을 애지중지 키운  민우에게 자신의 숨결이 고이 묻혀있는 이 60평되는 자신의 보금자리를 고스란히 넘겨주신것이다. 그렇게도 소중한 할머니의 체취와 흔적이 흠뻑 슴배인 이 집을 물려받은 민우는 한달동안은 집에 누구도 들여놓지 않고 집 관리를 잘해가더니 두달후부터는 그 고독이 싫었던지 친구며, 녀자애들이며 자주 끌어들였다. 어제 저녁엔 민우가 엉망진창이 되다보니 상철이에게 끌려 어떻게 집에 들어섰는지도 감감 몰랐고  상철이가 언제 집에 갔는지도 기억에 전혀 없다. 민우가 맑은 정신이였다면 민우의 집은 어제 밤에도 친구들의 락원으로 변했을것이다.   민정이는 집에 들어서자바람으로 코를 막고 소리친다. 방안에 뒹구는 맥주병이며 마른 명태쪼각들이 지저분하고 구석 한켠에 쌓여있는 쓰레기들에선 악취가 풍겨나온다.   "잉, 집에 무슨 고약한 냄새야? 아유, 숨막혀! 오빠, 며칠 청소 안했어? " "청소구 뭐구,  어서 이리 와! " 민우는 다짜고짜 민정이의 고운 어깨를 부여잡고 침실로 향한다. 침실에는 민우가 뽁 빠져버린 그 모양대로 이부자리가 동그렇게 부풀어있었다.   "아잉, 싫어, 나 몰라, 나 집 갈래." 민우와 사귄지 이십일도 안되지만 그동안 민우네 집을 제집문 나들듯 다니던 민정이다. 하지만 아닌보살하며 아양 떠는 그 모양이 더 귀엽다.   "요, 보배둥이! 내 간을  다 빼먹겠다. 가긴 어디 가?  여기가 우리 둘의 신혼집인데." 민정이의 이쁜 모습을 더는 못 봐주겠다는듯이 민우는 민정이를 와락 들어 침상에 던져버리고 민정이의 옷을 와락와락 벗겨버렸다.   "아유, 꼭 마치 짐승같애!  살랑살랑 해," 민정이가 민우의 울대뼈가 꿀꺽거리는 목을 꼭 끌어안고 민우의 두 볼에 쪽쪽 키스를 한다.    뽀얀 생우유같은 민정이의 보드랍고 하얀 속살을 보자 민우는 발광하는 맹수마냥 민정이의 몸에 와락 덮쳐들었다. 긴 침을 고운 꽃 속살속에 뽑고 오래동안 꽃향기속에서 아름다움을 향수하는 꿀벌처럼 민우는 민정이의 몸을 오래오래 탐닉하였다.   한창 공부에 열중하여야 할 열일곱살의 두 청춘남녀는 너무도 일찍 찾아온 에덴동산에서 때이른 사랑의 꽃놀이에 열광하는것이다. 포근한 해빛도, 달콤한 수분도, 맛좋은 영양도 흡수못하고 넘 일찍 피여난 애숭이 꽃들이 이제 곧 닥쳐올 폭풍우의 위험도 감지하지 못하고 달콤한 사랑이 겉발린 수렁속에 빠져 물덤벙술덤벙 자신을 혹사하고있는것이다.   한참후에야 자기의 몸에서 떨어져나간 민우를 바라보며 홍조가 사라지지 않는 민정이가 얼굴에 꽃같은 웃음을 담고  민우를 향해 혀를 날름거린다.      "오빠, 오늘 저녁은 어디 가서 놀가?”   "니 맘대로 해라. 노래방 가든지, 스텐드바 가든지, 맘대로 골라봐.”그리고 이 돈으로 핸드폰료금도 물고 용돈도 써." 민우가 곁에 아무렇게 버려있는 호주머니에게 지갑을 꺼내더니 빨각빨각하는 백원짜리 인민페 여덟장을 민정이의 하얀 젖가슴우에 던져준다.   "와, 울 민우오빠, 항상 이렇게 통이 커서 진짜 내 맘에 들어. 우리 오늘은 친구들을 불러 노래방 가자," 민정이의 입술자국이 다시 민우의 두 볼에 우박처럼 찍혀진다.   " 그래, 우리 친구들을 다 끌어모아가지고 실컷 놀아보자! ”   둘은 팔을 겯고 밖에 나왔다. 그동안 그칠줄 모르게 내리던 궂은 비는 어느새 광풍폭우로 변해버려 거리는 한결 살벌하다.  그들은 재빨리 택시를 불러타고  자기들이 즐겨 다니는 "우주노래방”으로 향하였다. 제일 큰 칸을 차지하고 둘은 맥주를 불러 마시기 시작하면서 친구들한테 전화를 해대기 시작하였다. 이윽하여 민정의 친구들이며 민우의 친구들이 몰려오기 시작하였다. 비바람이 아무리 세차도 맛갈진 풀을 본 망아지떼들에게는 아무런 방해도 되지 않았다. 삽시에  스물이 되는 애숭이들이 모여서 부어라, 마셔라 하면서 실컷 마셔대고 고함지르는데 노래방은 삽시에 시장바닥처럼 붐비였다.  요란한 음악소리에 맞춰 한껏 몸놀림을 하는 가운데서 분위기는 노란 감처럼 무르익어져가고 물처럼 들이킨 맥주로 하여 모두가 무아지     경이라도 된듯 기분이 알딸딸해졌다.   한참 친구들속에 어울려 떠들던 민우는 속이 울렁거리는데다가 소변까지 마려워서 급히 바안의 화장실문을 두드렸지만 문이 잠그어져있었다. 할수 없어 민우는 휘청거리면서 복도에 있는 공용화장실로 부랴부랴 향하였다.  쏘고 토한 몸은 더욱 가늠하기 어려워 민우는 벽을 짚고 간신히 복도를 따라 비틀걸음으로 걸어갔다. 머리를 숙이고 엉거주춤 걸어가던 민우는 문득 뭉클하는것이 땅땅한 머리에 푹 박히기에 화들짝 놀랐다. 고개를 쳐들고보니  찰떡처럼 딱 붙여 떨어지지 않는 한쌍의 남녀가 한창 복도 한복판에서 열렬한 키스를 하고있다가 민우한테 불의에 당한 모양이였다.          "어마나, 깜짝이야!" 하는 녀자의 소리에 혼겁하여 다시 녀자를 찬찬히 쳐다보니 다름아닌 옛 련인 미영이였다. 갈라진지 한달도 안되는 미영이가 다른 남자의 품에 있다니,  순간 술에 익어 벌겋게 익어있던 민우의 얼굴은 다시  분노로 이글이글 달아올랐다.   "야, 이년아! 나외의 다른 남자는 안 만난다던것이 벌써 어디서 저런 미련한 곰같은 놈과 붙었어? "    한켠에 서서 눈이 둥그래서 지켜보던 "곰"이 그제야 제정신이 들었는지 민우에게 와락 접어들었다.   "야, 어디서 저런 가라지같은 놈이 굴러와서 이 어른의 기분을 다 흐리워놓는거냐?" 금방까지 마가을의 콩대처럼 당금 쓰러질것 하던 민우도 어디서 그런 힘이 났는지 "곰"에게 달려들어 맡불질 하였다. 그동안  친구들속에 끼여 주먹이나 쓰는 민우인지라 우둑진 "곰"이지만 두려움을 모르고 "곰"의 얼굴에 강타를 들이대였다. 얼굴을 싸쥐고 민우한테 헛발질하던 "곰"이 몇번 뒤걸음질하며 도망하는가싶더니 번개같이 허리춤에서 비수를 꺼내여 달려드는 민우를 향해 힘껏 찔렀다. 비수는 면바로 민우의 가슴을 찔렀다. 가슴에서 왈왈 쏟아져나오는 빨간 피를 본 민우는 놀란 나머지  뿌리 없는 나무처럼 그만 그 자리에 폴싹 쓰러져버렸다. 오분도 안되여 끝나버린 혈전이지만  미영이의 놀란 악청으로 숱한 손님들이 달려나왔고 노래방은 삽시에 아수라장이 되였다. 용케도 그 틈을 타서  허겁지겁 요리저리 달아나던 "곰"은 끝내 노래방 대문앞에서 보위일군들에게 붙잡혔다.   이 시각 민우의 엄마는 한국에서 새로 가정을 이룬 남편과 함께 아늑한 침실에서 함께 텔레비를 흠상하고있었다. 남편의 딸을 보면서 민우생각을 가끔 하기도 했지만 리혼한 남편의 종자라는 배심에 그냥 용돈만을 두둑이 보내주며 자신을 달래고있었다.   민우의 아버지는 로씨야에서 처녀 카츄사와 새로 가정을 이루고 꿀처럼 달콤한 생활을 하고있다. 엄마가 세상떠서 혼자 있는 민우가 맘에 걸리기는 했지만 14년이나 갈라져있던 아들이라 혹 전화가 통해도 무뚝뚝하기만 한 아들이 인젠 정도 그렇게 통하지 않는다. 하여 그도 맨날 돈이 얼마나 필요하다는 아들에게 돈을 주는것으로 자신을 위로하고있었다.   비명에 쓰러진  열일곱살의 나젊은 민우는 끝내 병원에서 영영 눈을 감았다.      에필로그   열일곱살의 나어린 생명은 끝나는 그 날까지도 곁에서 지켜주는 친인 한명 없었다. 아니, 죽어서도 지켜주는이 없는 외로운 생명이였다. 부모들이 여직 살아있는 민우는 죽어서도 곧추 극락세계로 갈수 없었고 그의 시체는 화장실 랭동실에서 며칠 더 꽁꽁 얼어야 했다. 나중에 형사들의 도움으로 민우의 집에서 민우의 부모님들의 주소를 알아내였고  민정이가 민우의 어머니에게, 상철이가 민우의 아버지에게 편지를 써서 민우의 죽음을 알리기로 결정지었다.   비명에 너무 일찍 스러져버린  17살의 애어린 꽃송이. 세상물정을 모르는 철부지 어린나이, 세살적에 부모님과 갈라지여 한번도 만나본적 없던 부모님들을 죽어서도 기다려야 하는 민우에게 부모님은 과연 무엇이였을가!   저 세상에 계시는 할머니는  넘 일찍 자신을 찾아온 손주녀석을 보고  또 얼마나 가슴아파하실가? 부디 그 할머니의 정성에 받들려 민우의 젊은 생명이 구천에서라도 따스함을 만끽해보길 바라는 마음이다.
2    [단편] 영영 잃어버린 너 (장송심) 댓글:  조회:395  추천:0  2017-02-03
단편소설    영영 잃어버린 너     장송심       자기 키를 훨씬 넘어가는 눈앞의 끼끗한 젊은이를 넋놓고 바라보던 금미의 커다란 눈망울에는 금시 맑은 이슬같은것이 호수처럼 골똑 고였다가 뒤이어 반짝이는 눈물방울이 되여 줄 끊어진 구슬처럼 쉬임없이 굴러내린다. 지난 10년동안 하루도 거르지 않고 머리속에 각인시켜온 귀엽기만 하던 아들의 모습이였는데 그 아들이 그동안 이렇게 훌쩍 커버릴줄은 꿈에도 상상못하였던 금미였다.   코수염이 살짝 돋아 가무스름해진 입언저리, 매부리 발톱처럼 날카롭게 치켜올려진 매서운 코마루, 부리부리하고  초롱초롱한 두눈, 총각시절의 남편의 모습을 판에 찍은듯이 닮아가고있는 철민이의 모습은 마치도 이 세상을 하직한 남편이 다시 소생하여 곁에 돌아온듯한 느낌이다.   금미는 낯설은 사람을 대하듯 표정없이 멀거니 자기를 쳐다보고있는 철민이를 품에 와락 껴안고 뜨거운 오열에 흐느끼고있었다.             가슴을 에이는듯 흐느끼는 금미의 슬픔에 반죽된 그 목소리에 목석도 마음이 움직여지련만 철민이는 겁에 질린듯 가재걸음으로 뒤걸음만 치면서 금미의 품에서 벗어나려고 두손을 공중에서 마구 허둥대고있다.   옆에서 눈물을 훔치며 말없이 지켜보던 철민의 이모가 안쓰러워 한마디 께낀다.       순간 철민이가 금미를 와락 밀치며 성난 새끼호랑이처럼 으르렁거린다.     한켠에 헌신짝처럼 사정없이 뿌리워진 금미는 사시나무처럼 부들부들 떨리는  몸을 걷잡지 못한채  밑둥짤린 무우처럼 그 자리에 털썩 물앉고말았다. 얼굴은 얼어 시르죽은  바나나껍질마냥 삽시에 새까맣게 변해버린다.   금미는 미친듯이 소리친다.         금미를 노려보는 부릅뜬 철민이의 두눈에서는 아니나다를가 시퍼런 린불이 뚝뚝 떨어질듯이 황황 타오르고있다. 이를 악물고 성난 사자마냥 기를 빡빡 쓰며 금미에게 달려드는 태세가 마치도 당장이라도 금미를 삼켜버릴듯한 태세다. 철민의 이모가 혼신의 힘을 다해 철민이를 금미한테서 떼여놓고 억지로 제방에 밀어넣었다.   금미는 그 자리에 퍼더버리고 앉아서 두손으로 가슴을 쾅쾅 내리치면서 서럽게 울어댄다. 마음은 칼로 한오리한오리 에여내는듯이 고통스럽기 그지없다.   (그래, 하느님이 무심하지 않아서 나한테 보응을 내렸구나. 아들에게 죄지은 내가 무슨 낯으로 인제 와서야 철민이를 내 아들이라고 찾는단 말인가? 애가 가장 수요할때 곁을 떠난 내가 오늘 이 꼴을 당해도 싼거지.)   태를 치는 괴로움속에서 불현듯 눈앞에 귀여운 나나의 모습이 나타난다. 일본땅의 세집에 두고온 오랜세월동안  고락을 같이 해온 흰 고양이 나나가 못견디게 보고싶어진다.   남편을 중국땅에 돌려보내고 홀로 고독을 짓씹으며 힘겹게 하루하루를 버텨나가던 녀인의  애달픈 마음을 헤아리기나 한듯이 제 발로 금미의 세집에 찾아온 집없는 고양이 나나, 발"摹�� 곁에  다가와  금미의 품에 머리를 박으면서 재롱을 부리던 나나, 엄마없는 철민이가 대신 보내준것이라고 이쁜 생각을 톱으면서 그 나나를 가슴에 꼭  껴안고 얼마나 보듬어줬는지 모른다.   엄마의 포근한 품에 안겨  어리광을 부리며 해죽해죽 웃어주는  자근자근  깨물어보고싶은 철민이의 천진한 모습을 그려보면서. 나나처럼 귀엽고 착하던  10년전의 천진란만하던 일곱살짜리 철민이가 더없이 그리워진다.   고사리같이 야들야들한 두손으로 엄마, 아빠의 손을 꼭 잡고 퐁퐁 뛰던 개구쟁이 철민이, 갈라질때 네 모습을 보면 떠나가는 엄마의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는다면서 배웅하러 나오지 말라는 금미의 애원에도  아들인 자기가 꼭 아빠와 엄마를 바래야 한다면서  악을 쓰고 공항까지 바득바득 따라나온 철민이, 검표구를 나서는  엄마와 아빠와 갈라지기 싫어 송아지울음을 터뜨리면서  할머니와 이모에게 끌리워가면서도 애고사리같은 손을 쉴새없이 저어대던 애티나던 철민이, 그 철민이를 가슴에 새겨두고 그리움으로 요동치던 금미였었는데 오늘 그 아들이 자기를 눈앞에서  사라져라고 호통질한다.   금미는 터져나오는 설음에 복창이 다 찢겨질 지경이다.     여직껏 묵묵히 철민의 곁에서 엄마가 해주지 못하던 사랑을 몰부었던 동생 금자가 흐느끼며 하는 말이다.               금자가 언니를 부축해가지고 침실에 들어가  옷장에서 이부자리를 내리워서 덮혀주곤 살며시 문을 닫고 나가버린다. 빠개지는듯한 머리의 통증을 가셔보려고 두눈을 감고 구름처럼 몰려드는 잡생각들을 쫓아내려고 했지만 정신은 점점 또렷해진다. 지나간 이왕지사들이 눈앞에 나비떼처럼 몰려든다. 푸접좋은 남편의 얼굴이 눈앞에 삼삼거린다.   영남이와 금미는 곁사람들이 공인하는 잉꼬부부이다. 원앙새처럼 금술이 좋은 그들은 저마끔 직장에 있을 때를 빼고는 그냥 그림자처럼 붙어다녔다. 함께 영화를 보러 다니고 산보를 다니고 친구집에 놀러 다니고 장보기도 같이 다녔다. 둘은 이 세상의 행복을 혼자 차지한듯이 항상 얼굴에 환한 미소를 담고 즐거운 나날을 보냈다. 헌데 인생의 풍운조화는 가늠하기 어렵다고 그처럼 행복하던 가정도 경제의 차디찬 흐름앞에서는 어쩔수 없는거보다. 영남이가 다니던 공장이 문을 닫아 영남이는 무직업자가 되여버렸고 금미가 다니던 상점도 불경기로 금미도 몇달동안 로임을 받지 못하게 되였다. 게다가 철민이를 본지도 이미 6년철을 잡던차라 수입이 없는 그들로는 애를 돌봐주는 철민의 할머니와  온가정의 소비를 막아낼수 없었다. 하여 친구들에게서 돈을 꾸어가지고 온갖 방법을 다해 일본으로 출국하는 수속을 밟았는데 운이 좋아서인지 철민이가 일곱살을 잡던 어느 여름날, 둘은 나란히 일본땅을 밟게 되였다.   일본에 도착한후 고중에서 일어를 익혔던 금미와 영남이는 그렇게 큰 힘을 들이지 않고서도 언어관을 순조롭게 넘겨 영남이는 회사에서 금미는 음식점에서 일자리를 맡아 돈을 벌기 시작하였다. 손을 잡고 벌이하는 재미가 짭잘하여 둘은  적잖게 돈을 모았다. 이렇게 이년을  즐겁게 보내던 어느 하루 영남이가 몸이 언짢다면서 세집에 들어섰다.   집에 퇴근하여 때아니게 누워있는 남편을 보고 금미가 소스라쳐 새된 소리를 질렀다.         이틑날, 금미는 음식점의 사장님에게서 말미를 맡고는 남편을 모시고  병원으로 향하였다. 온 하루 병원에서 이런저런 명목의 검사를 마치고 늦게야 진단결과를 받아본 금미는 시도때도 없이 닥쳐온 비참한  현실에  눈앞이  캄캄해져 그만 그 자리에서 졸도해버리고말았다.   그동안 태엽을 준 인형처럼 세월이 흘러가는줄도 모르고 그냥 일에만 정력을 쏟다나니 몸에 스트레스가 겹싸인데다가 맑은 하늘의 청천벼락같은 남편의 위암진단서까지 받고보니 쇠덩이같은 칠척사나이의 튼튼한  몸도 견디여내기 어려울텐데 하물며 연약한 아녀자의 몸이 어찌 당해낼수 있었으랴!   시간이 얼마나 흘렀는지 금미가 눈을  떠보니 병원의 침대에서 자기는 점적주사를 맞고 환자로 치유받아야 할 남편이 곁에서 측은한 눈길로 자기를 지켜보고있었다. 순간 금미는 코마루가 시큰해져 남편의 목을 와락 껴안고 통곡치며 울어댔다.       구곡간장을 녹여내는듯한 금미의 애달픈 울음소리에 남편 영남씨의 야위여서 수척한 얼굴에도 비오듯 눈물이  쏟아져내렸다.       황소 열마리로도 돌려세울수 없는 금미의 외고집을 여직껏 꺾어본적이 없던 영남인지라 그는 금미에게 등을 밀리워 혼자 몸으로 떨어지지 않는 리별의 고행을 선택하여 고향에 돌아갔던것이다. 금미는 그냥 일본땅에 눌러앉아 죽기내기로 돈을 벌기 시작했다.   남편 영남씨를 살려내기 위해서라도 돈을 벌어야 한다는 일념으로 금미는 낮에는 음식점에서  밤에는 불고기점에서 일하면서 죽기내기로 버텨냈다. 당금 쓰러져죽을것같다가도 집에 돌아와서는 재롱을 부리는 나나를 껴안고 철민이와 남편에게 하고싶은 말들을 다 퍼부우면서 마음의 피로를 메우군 하였다.   한메터 육십이의 미츨한 키를 자랑하는 금미지만 일본에 와서 체중이 열근이나 줄어들어 40키로밖에 가지 않는지라   바람에라도 날려갈듯 갸날픈 몸으로 비쳐내는 금미의 모습은 보기에도 애처로왔다.   이런 금미의 애련한 모습을 말못하는 짐승인 흰고양이 나나외에도 몰래 사내대장부의 소중한 측은지심으로 지켜주는이가 있었는데 그이가 바로 금미와 한불고기점에서 함께 일하고있는 국호씨이다.   남편 영남이가 홀몸으로 떠나간지도 반년이 되는 어느날, 그러니 영남이가 금미동생부부와 함께 북경의 협화병원에서 순리롭게 위암수술을 마치고 퍽 호전되여 석달이 되여가던 어느날이다.불고기점에서 열두시까지 야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려던 금미는 밖을 나서자마자 금시 몰려드는 현훈증으로 하여 그자리에서 쓰러지고말았다.   그동안 불고기점에서 거의 석달동안 함께 일하면서 금미를  오빠처럼 살뜰히 돌봐주던  동료인 국호씨가 퇴근하는 금미와 동행하려고 문을 나서다가 이 정경을 발견하고 택시를 불러 병원으로 향하였다.   한국에서 류학공부하러 일본으로 온 국호씨는 공부여가에 불고기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한지 이미 석달이 되였었다. 금미와는 나이도 비슷하고 민족도 한민족이여서 둘은 오누이처럼 무랍없이 지내는사이였다. 인사불성이 된 금미를 업고 병원까지 달려가 점적주사까지 맞힌 국호씨는 금미를 집까지 데려다준후 금미가 몸을 추스리기 시작한 이튿날 아침까지 자기가  줄곧 곁에서 간호해주었다.   금미가 천근처럼 무거워지는 눈까풀을 맥없이 겨우 치뜨고 갸날픈 목소리로 국호씨에게 사의를 표시하였을때  얼굴에 만면에 웃음을 담은 국호씨의 얼굴모습은 너무도 포근하고 따스하게 금미의 눈앞에 안겨왔다.       햇솜처럼 부드럽고 샘물처럼 감미로운 느낌이 금미의 온몸을 타고흐르면서 금미는 온몸이 그대로 다 녹아 내리는것같았다.  남편 영남이가 곁을 떠난 반년동안 주위에서 꼬시는 여느 남자에게도 딴눈을 팔지 않고 묵묵히 괴로움과 슬픔을 홀몸으로 묵새기면서 아글타글 혼신을 혹사하면서 버텨온 금미다.   그동안 국호씨를 제외하고 어느 누가 금미에게 이런 따뜻한 위로의 말 한마디라도 해준적이 있었던가. 쓰러진 꽃잎마냥 애잔한 금미의 두볼을 타고 흘러내리는 눈물방울을 두손으로 닦아주던 국호씨는 저도 모르게 솟구쳐나오는 애모의 감정을 억제못한채 금미의 입술에 자기의 뜨거운 입술을 포개여버렸다.   전류처럼 찡해지는 짜릿한 감동을 주는 그 입술의 강한 힘을 이겨내지 못하고 금미는 그만 국호씨에게 고스란히 굴복해버렸다.   한참동안의 폭풍우가 지난후 금미는 국호의 품안에 안겨 자신의 비참한 처경을 일일이 이야기해주었다.     금미를 으스러지게 껴안으며 하는 국호의 이야기에 금미는 호하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였다. 그후 국호씨와 달콤한 하루하루를 보내는 금미의 마음에는 남편 영남이의 그림자가 점점 멀어지기 시작했다.   (이게 아닌데. 남편을 살리기 위하여 돈을 번다는 내가 이렇게 다른 남자와 몸을 섞으며 사는것을 안다면 남편이 얼마나 실망하랴. 하지만 나 혼자서 고독하게 살아가는 그젯날은 정말 죽기보다 더 싫은거야. 영남씨, 용서해요.저 너무 힘들어요.저 혼자서 강박으로 버티다간 당신을 살리기 전에 제가 지쳐 먼저 죽어버릴것같아요.)   스스로 이런 강심제도 놓으면서 금미는 일상들을 보내고있었다. 헌데 낮말은 새가 듣고 밤말은 쥐가 듣는다고 금미의 혼자의 속삭임도 비밀로 될수 없는가부다.   어느날 금미는 중국에서 온 남편의 전화를 받았다.       순간 금미는 누가 몽둥이로 정수리를 치는듯한 강한 충격을 받으며 눈앞이 캄캄해졌다. 가까스로 정신을 가다듬고 금미는 무력한 목소리로 남편에게 반문하였다.         그제야 금미의 마음에는 쪽집게처럼 집혀오는이가 있었다. 이 불고기점에 국호씨와 한고향사람이라고 무랍없이 지내면서 국호씨를 무척 따랐던 한 한국아줌마가 있었다.   실은 국호씨는 한메터팔십의 늘씬한 키에다  영화배우를 뺨칠 잘난 얼굴을 가지고있어 주위의 여자들에게서 인기가 아주 높았다. 이 한국아줌마도 그런 국호씨에게 반해 남들의 눈에도 보기 구차할만큼 공개적으로 추파를 보내군 하였었는데 국호가 금미에게만 마음을 주니 악이 나서 전화를 걸어온 영남씨에게  고자잘했던가보다.   더 헤여나올길 없는 삼검불처럼 헝크러진 머리의 어지러움과 복잡함으로 하여 금미는  눈앞이 샛노래지면서 정신이 가물가물해졌다.     전화통에서는 영남이의 비분에 찬 목소리가 그냥 흘러나오고있었다. 덴겁하여 전화를 팽개챈 금미는 황황한 마음을 걷잡지 못한채 미친녀처럼 그 자리에서 뛰쳐나오고말았다.    (나 인젠 어쩌지? 이대로 돌아가도 영남씬 날 용서안할거고, 용서한다 해도 오물을 뒤집어쓴 나를 다신 사랑해주지도 않을거고, 철민이를 봐서라도 함께 살아야하건만 허나 사랑이 없는 그런 생활을 어떻게 살아갈가?)   집에 돌아와서 이불에 파묻혀 울어대는 금미는 이궁리저궁리 속궁리를 굴려가다가 끝내는 남편을 포기하려는 잔인한 용단을 내리고말았다.   뒤늦게 소식을 듣고 달려온 국호에게 추호의 유예도 없이 자기의 타산을 이야기하는 금미의 얼굴에는 강인한 빛이 흘러내렸다. 국호는 으스러지게 금미를 껴안아주는것으로 금미에 대한 감격의 정을 표달하였다.   이렇게 금미는 일본땅에서 새로 만난 남자 국호씨와 6년반이라는 오랜 세월을 보냈다. 그동안 4년전에 남편 영남이가 병으로 돌아가고 뒤이어 금미의 할머니가 돌아가시여 철민이를 동생 금자가 맡아키운다는 소식은 금자한테서 들어서 이미 알고있는터였다.          그동안 국호가 결혼을 요청해와도 자식을 하나만 갖자고 애걸하여도 금미는 그동안에 정을 익혀온 고양이 나나를 품에 안고 철민이를 그리면서  그냥 답복을 주지 않았던것이다.     어느때부터인가 금미에게 매일이다싶이  불어넣은  귀에 못박히다싶이 된 국호의 진심어린  말마디에 철민이를 신변으로 데려가려고 10년만에 중국에 날아온 금미였다.   헌데 10년후의 아들은 자신을 아버지를 죽인 살인악마처럼 대하면서 엄마를 쫓아내고있지 않는가?   (안돼, 난 아들을 잃을수 없어.아들을 곁에 데려다 보살피면서 그동안 못해주었던 사랑을 다 보상해줄거야.)   언제 쓰러졌나싶이 금미는 다시 일어서서 철민의 방문을 두손으로 쾅쾅 두드려댔다.     허지만 금미의 절절한 기대를 조금치도 헤아려주지 않는  철민이가 방에서 고함치듯 소리질러대고있다.     금미는 순간 모든것을 알아차릴것만 같았다. 자기는 죽을때까지 철민의 용서를 받지 못할것이라고. 철민이는 자기를 엄마취급을 절대 안해줄것이라고.   10년동안에 아들한테 준 상처는 그 무엇으로도 메울 방도가 없다는것을. 6년을 품속에 껴안고 보듬어주던 나나는 영원히 철민이를 대신할수 없다는것을.   영영 잃어버린 아들로 하여 금미는 영원히 가슴속에 무거운 십자가를 지니고 살아가야 할것이다.  
1    [단편] 장미, 덫에 치우다 (장송심) 댓글:  조회:326  추천:0  2017-02-03
단편소설     장미, 덫에 치우다     장송심           은미는 1.70cm의 훤칠한 키에 수양버들처럼 미끈하고도 물오른 몸매를 자랑하고 있는 깨끗한 여인이다. 게다가 조물주의 은총을 입어서 얼굴까지 생화의 어여쁨을 함초롬하게 머금고 그 은은한 향기를 온 누리에 풍기는 매력적인 여인이다. 은미는 스물두 살의 꽃다운 나이에 ㄱ시 예술학교 무용전업을 졸업하고 ㄱ시 소년궁의 무용교원으로 발탁 받았다.   자고로 아름다운 여인은 바라보는 이의 눈을 즐겁게 할 뿐만 아니라 마음도 한결 감미롭게 만든다. 이 느낌은 만약 쳐다보는 이가 이성이라면 곱절로 절실하다고 봐야 할 것이다. 허나 이 싱싱한 생화처럼 아름다운 여인이 만약 바라보는 이가 동성이라면 사모와 선망에 찬 그윽한 눈길보다는 은근한 질투심과 시기가 서린 쌩쌩한 찬바람과 같은 시선이 될 것이다.   평범하지 않는 아름다운 용모 때문에 그녀는 필경 몸과 마음을 오싹케 하는 평범한 여인들이 보내는 싸늘한 눈길 속에서 평범한 여인들보다 아름다운 그 대가를 톡톡히 치러야 할 것이다.   얼굴도 몸매도 눈부시게 아름다운 그녀는 동성들이 붐비는 ㄱ시 소년궁에 출근한 첫날부터 이른 새벽의 얼음처럼 차가운 냉기와 같은 동료들의 질투어린 눈길을 받아야 했다.   아름다운 그녀가 스스로 꽃 같은 얼굴에 어여쁜 미소를 담고 친절하게 동료들과 대화를 시도해 봐도 따뜻이 맞아줄 줄을 모르는 선배님들이지만 오만한 성정을 띤 그녀는 솔선 적으로 먼저 인사를 걸줄 몰랐다. 천성적으로 빼어난 미모로 생긴 오기와 자격지심이여서인지 그녀의 아름다운 얼굴에는 사시장철 차디찬 냉기만이 오리오리 서려있었다. 그런 그녀여서인지 늘 사람들의 말밥에 올랐고 여성동료들의 비난의 대상이 되어버렸다.  “예쁘고 잘난 것들은 늘 여물지 못한 돌피처럼 퍼렇고, 꿋꿋해서 다닌단 말이요. 속은 텅 빈 주제에 뭐가 잘났다고 저렇게 거들먹거리는지? 쯧쯧…”  “그러게 말이요. 옛말에도 벼이삭은 익을수록 고개를 숙인다고 했는데 금방 학교 문을 나온 햇강아지인 신세에 하룻강아지 범 무서운 줄 모르게 설쳐대는군. 매너가 진짜 꽝인 덜된 여자로군.”   헌데 소년궁에는 은미 말고도 이렇게 뭇사람들에게 왕따 당하는 여인이 또 한명 있었는데 그가 바로 설화이다. 설화는 예술전업 졸업생이 아니다. 그녀는 한족고중을 졸업하고 한어교원으로 소년궁에 들어온 처녀애이다.  인물도, 체격도 그 누구에게 짝지지 않아서 은미가 오기전까지만 해도 소년궁의 꽃이라 일컬어도 절대 과언이 아니었다. 하지만 아무리 아름다운 설화라 하더라도 전업교원들이 붐비는 이곳에서 그 용모가 빛을 뿌릴 리가 만무하였다. 하물며 아름다움을 질투하는 동성들의 무리 속에서임에야!   다양한 악기들이요, 구성진 성악이요, 정채로운 미술이요, 신나는 무용 등을 전공한 전업인재들 속에 평범한 한어교원인 설화는 거위 속에 끼어든 닭처럼 멋 적게 끼어 다녀야했다. 하기에 설화는 늘 꽥꽥거리며 뒤쫓아 다니는 거위에게 쫓겨 다니는 암탉신세가 돼버려 하루 종일 기를 펴지 못하고 살아야 했다.    이때에 혜성처럼 갑자기 나타난 은미의 존재는 설화에게는 어쩌면 한 가닥의 희망의 불빛이었는지도 모른다. 다행히 교연실도 마주하고 있어 둘은 매일 마주칠 기회도 많았다. 예쁜 얼굴에 오만함을 띠고 복도에 나타나는 은미를 볼 때마다 설화는 스스럼없이 은미한테 다가가서 말을 걸었다. 그렇게 반가운 웃음을 담고 자기를 반겨주는 설화가 은미에게도 얼마나 고마운 존재인지 몰랐다.    그러던 어느 날, 설화는 은미의 손목을 잡고 부근의 오붓하고 작은 음식점을 향해 발걸음을 다그쳤다. 둘은 소박한 술상을 마주하고 무람없이 맥주를 마셔대기 시작했다. 잔을 부딪치면서 설화는 은미에게 자기의 속심을 서슴없이 시원히 내비치었다.  “은미야, 네가 우리 직장에 안배 받아서 내가 얼마나 좋은지 몰라. 우린 나이도 비슷하고 경력도 비슷하니깐 타이밍이 아주 잘 맞을 것 같아. 비록 내가 너보다 2년은 선배지만 이건 너에게는 절대 나쁜 일이 아닐 거야. 내가 비록 경험은 얼마 없다지만 네가 꺼리지 않는다면 내가 많이 가르쳐줄게. 그렇다고 내가 너보다 아는 점이 많다는 뜻은 절대 아니야. 나도 앞으로 너한테서 많은 것을 묻고 배울게.”   홀로 떨어진 외기러기처럼 외로움에 떨던 은미도 목석이 아닌 이상 듣고만 있을 수 없었다.  “그래, 설화야, 정말 고마워, 실은 이 직장에서 서로 어울려 다니는 다른 동료들을 보면서 참 부러울 때가 많았어. 비록 이곳에 와서야 만난 너였지만 네가 꼭 마치 소꿉시절부터 무람없이 뛰놀며 자란 죽마고우인양 편하고 즐거웠어. 나도 친절하고 편한 네가 정말 좋아. 설화 너하고는 진짜 손잡고 다정히 오래오래 함께 친구로 지내고 싶어.”   감격에 실린 그녀의 목소리는 바이올린의 현처럼 가볍게 바르르 떨리었다   엄동설한의 매서운 추위를 몰아주는 숯불처럼 서로에게 따뜻함과 포근함을 보내주는 따뜻한 말마디들을 나누면서 은미와 설화는 깊은 우정을 나누었다.   그때로부터 은미와 설화는 둘도 없는 절친한 친구가 되었고 서로의 마음속에 서로 의지하고 기댈 수 있는 지기로 자리 잡기 시작했다.   소년궁이라 아름다운 여인들은 많았지만 은미처럼 빼어난 용모와 몸매까지 겸비한 여인은 흔치 않았다. 게다가 여자들이 특별히 많은 직장이어서 이 학교에서는 오히려 남성들이 신선하고 멋진 풍경이 되어 여성교원들의 마음을 살포시 앗아가곤 했다.   직장에서 몇몇 안 되는 이성 속에 다행히 상사인 주임님이 끼어있었다. 학교에서 최고의 권력을 자랑하는 준수하게 생긴 주임님은 은미가 학교에 자리 잡은 그날부터 그녀에게 특유한 친절과 애정을 퍼부었다.   찬바람이 쌩쌩 이는 차가운 분위기속에서 그녀보다 열 살이나 더 많은 성숙된 남자의 친절이 그녀의 얼어든 마음을 녹여주기에는 그렇게 많은 시간들이 필요하지 않았다. 하지만 필경 주임님은 유부남으로 늙은 나비이고, 은미는 금방 피어난 아름다운 꽃이었기에 은미는 그의 따뜻함을 관심으로만 고맙게 받아들였지 늙은 나비의 애정 따위는 우스개로 받아들였다.   교직원이 100명도 안 되는 규모가 크지 않는 직장이지만 주임님의 위세는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많은 가정들에서 하나밖에 키우지 않는 천금보다 귀중한 자식들이라 누구의 자식들에게 짝지지 않게 키우려는 부모님들의 욕망은 그 어느 세대들보다도 더 강렬하고 세찼다. 자신의 잃어버린 청춘을 애들에게서 보상받으려는 듯이 학부형들은 애들을 인재로 키우기 위한 모든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소년궁은 해마다 악기반, 성악반, 무용반, 컴퓨터반, 미술반 등등으로 나뉘어 학급들을 모집하였는데 전 시의 학생들이 파도처럼 몰려와 미처 다 받아들일 수 없는 지경에까지 이르렀다. 때문에 소년궁의 전업반에 입학하는 학비도 엄청 비쌌다. 허나 그 비용이 하늘을 치솟아도 우리의 부모님들은 결코 개의치 않았다.   따라서 이 규모가 크지 않는 직장에서의 주임님의 권력과 위세는 능히 산중의 왕인 용맹한 호랑이가 부럽지 않을 지경이었다. 항상 교직원들을 보면 안하무인격으로 호통치고 표효하며 학교안팎에서 권세와 위력을 떨치는 무서운 주임님이시다. 그러나 은미만 보면 이 사나운 호랑이는 곧 이빨 빠진 살가운 호랑이가 되어버린다. 은미도 자기 앞에서 얌전한 호랑이로 변해버리는 이런 주임님이 결코 싫지는 않았다.   살구꽃, 복숭아꽃들이 거리를 울긋불긋 화사하게 단장시키던 어느 화창한 봄날저녁 은미의 핸드폰이 울렸다.  “저녁에 성에서 고찰단이 내려와서 손님접대를 해야 하겠으니 수고스러운 대로 은미가 참가해줘야겠소. 식사가 끝나고 다른 오락장소로 가야 할 텐데 춤 잘 추는 은미가 있어야 분위기가 피어오를 것 같아서 그러니깐 오늘저녁 다섯 시까지 금강산술집으로 와야 하오.”   전화를 받아보니 주임님의 호출이었다. 은미는 명령에 복종할 수밖에 없었다.   그날 저녁 식당, 노래방, 다방까지 걸쳐 술에 녹초가 된 은미는 손쉽게 주임의 노획물이 되어버렸다. 자기 앞에서 넋을 잃고 거의 실신한 듯이 아름다운 은미를 눈앞에 놓고 주임님은 온밤 물고 빨며 놓아주지 않았다.  “제 정조를 빼앗아 가다니? 당신 얌체 있어요. 어서 제 정조를 돌려주세요. 그렇지 않으면 주임님을 강간범으로 고소할 거예요.”   이튿날 아침, 술과 잠이 함께 깨어서야 은미는 자신이 어느 호텔방에 라신으로 주임님의 품에 안겨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너무나 억울하고, 분통이 터진 은미는 울며불며 주임님께 야료를 부렸다.  “은미가 얼마나 매혹적이었으면 내가 술기운에도 자제 못했겠소. 제발 좀 날 강간범으로 고소해주오. 정말 다시 은미 볼 면목이 없을 정도 미안하오. 하지만 이미 엎지른 물을 내가 어찌 도로 담겠소. 내 심장을 떼어달라면 떼어줄 수 있지만 이미 망가진 은미의 정조를 내 다시 돌려줄 수 없소. 어차피 강간범으로 될 건데 내 은미를 한 번 더 탐하겠소.”   그러나 주임님은 뉘우침이나 반성은 고사하고 다시 은미의 백옥 같은 라신을 으스러지게 껴안으며 다시 은미를 점하려고 발광을 했다. 은미가 필사적으로 주임님을 밀어내려고 했지만 아직도 술기운인지 무슨 이름 모를 약기운지 몸은 더 나른해졌고, 어딘가 남자를 받아주고 싶은 충동이 생기기도 하여 그대로 몸을 맡겨버릴 수밖에 없었다.  “오늘부터 난 은미를 소년궁의 판공실 주임으로 임명할 거요. 난 죽는 날까지 은미의 정조를 망가뜨린 빚을 갚으며 살 것이오. 이제부터 은미는 소년궁에서 내 다음으로 실세요.”   폭풍우 같은 아침의 정사가 끝났을 때 주임님은 은미의 정조 값으로 소년궁의 판공실 주임 직을 던졌다.  “나 먼저 샤워하고 먼저 출근할 테니 은미는 좀 더 자오. 그리고 늦게 일어나면 이 돈으로 쇼핑하면서 예쁜 옷도 사입고, 맛있는 음식도 사먹고 오후에 출근하오. 오후에는 회의실에서 은미를 판공실 주임을 임명해야 하니까. 꼭 참가하오.”   거친 야욕을 다 쏟고, 씩씩거리던 주임님이 한 숨을 돌리고 일어나면서 은미를 다독여주고, 돈뭉치를 훌 던져주었다.   인민폐 만원이었다. 주임님이 출근한 다음 은미는 눈물을 흘리면서 주임님이 주고 간 돈을 헤고 또 헤었다. 이렇게 많은 돈을 소유하기는 난생처음이었다. 은미는 곧 눈물을 머금고 실실거리기 시작했다. 정조의 값 치고는 너무 적은 대가였지만 그래도 돈뭉치를 보니 기분이 좋았던 것이다. 또 판공실 주임까지 챙겨준다고 하니 즐겁지 않으면 미친년이었다.   주임님은 그날 오후, 전체 교직원회의를 열고 은미를 소년궁의 판공실 주임으로 임명했다. 이후 은미는 소년궁의 판공실 주임으로 소년궁의 실세로 되었다. 또 주인님이 자주 찔러주는 공금으로 자신을 가꾸고, 주인님을 위해 몸과 마음을 다 바쳤다.   은미가 주임님의 품에 안겨 소년궁의 판공실 주임으로 일근한지도 어언 4년 세월이 흘렀다. 자고로 아름다운 꽃송이에는 늘 어엿한 나비들이 찾아드는 법이라고 예쁜 그녀에게도 날아오는 사랑의 화살들이 빌 새 없었다. 은미는 용케도 주임님과의 불륜을 감추면서 그 속에서도 영준한 공무원총각을 골라 결혼까지 하였다.   그 영준한 공무원총각은 갓 ABC대학을 졸업하고 교육국에서 말단직원으로 출근하고 있었다. 때문에 그 영준한 공무원총각은 아무런 권위도 없고 가난했지만 은미와 결혼을 한 후에는 그녀를 황후처럼 떠받들어 모시면서 자신의 모든 것을 은미를 위해 깡그리 쏟아 부었다.   허나 이미 주임님에게 길들여진 은미한테 남편의 존재는 한낮 평범하기 그지없는 남자일 뿐이었다. 직장에서는 직위도 없는 말단직원이라 과장님의 지시만 받들어야 할 공복이고, 집에서는 자신의 주위를 뱅뱅 돌며 아내의 최고지시에 잘 따라주는 심부름꾼이었을 뿐이었다.   게다가 시부모님들도 평범한 시민들이다보니 그들에게 보탬이라곤 꼬물만치도 없었다. 둘 다 노임에 매달려 근근득식으로 살아가는 힘든 생활이라 은미는 퍽 힘이 들었다. 그러나 은미가 결혼을 한 후에도 여전히 은미의 육체를 탐하는 주임님이 가끔씩 두터운 공금을 은미에게 던져주어 은미는 몸단장을 사치스럽고도 화려하게 할 수 있었다.   그래도 성차지 않은 은미는 남편에게 이렇게 말했다.  “여보세요, 당신은 꼭 노력하여 교육국의 령도가 되어야 해요. 지금 세월엔 당신처럼 이렇게 성격 좋고 듬직한 남자들이 급을 출 때거든요. 당신의 상급인 과장님과 국장님이 당신을 어떻게 괴롭히더라도 당신은 참고 견디세요. 당신은 천방백계로 그들의 위신을 얻어야 해요. 이렇게 해야만 나중에 기회가 있거든요. 그러니 당신은 저를 실망시키지 않기 위해서라도 꼭 참고 견디어야 해요. 당신이 성공해야 만이 당신의 힘든 지난날들이 의의가 있는 거예요.”   남편은 폭포처럼 철학을 쉴 새 없이 퍼붓는 은미의 앵두같이 작은 입을 한식경이나 멍하니 쳐다보다가 어이가 없던지 싱그레 웃기만 하였다.  “남은 진심으로 충고하는데 당신은 왜 이런 태도인가요? 당신은 꼭 해낼 수 있는 거죠? 절 절대 실망시키지 않을 거죠?”   은미는 섬섬옥수로 남편의 두 어깨를 살며시 부여잡고 기다란 속눈썹이 내비치는 새까만 눈망울로 남편을 물끄러미 쳐다보았다.  “그래. 사랑하는 귀염둥이, 나 절대 당신을 실망시키지 않을 것이요. 당신을 세상에서 제일 행복한 여자로 만들어줄게.”   남편은 은미를 와락 끌어안고 소나기 같은 키스를 한바탕 퍼부었다.  “요즘 배란기라면서… 우리 오늘저녁 당신처럼 예쁜 딸이나 하나 만들자.”   남편은 뜨거움은 키스로 끝나지 않았다. 갑자기 뜨거운 불덩이가 되어 은미의 여자를 덮치려고 했다.  “난 아직 아이가 싫다고요. 이제 내 20십대가 겨우 2년도 안 남았으니 제발 내 20대에 아이 엄마로 만들어주지 마요.”   은미는 질겁하여 남편을 콱 밀어 던졌다. 오늘이나 낼 중에 배란이 될 것이라고 잘 알고 있는 은미는 벌써 3일 전부터 남편의 정자를 받아주지 않았던 것이다.  “난 못 참겠단 말이야.”   뜨거워진 남편은 절대 물러서려고 하지 않았다.  “그럼 배설은 밖에다 하겠다고 약속해요.”   애가 밸까봐 겁은 났지만 저도 몰래 남편의 성이 그리워난 은미는 남편에게 단단히 약속을 받고야 몸을 허용했다. 결혼하여 2년이 되는 동안 남편은 아이를 굉장히 원했다. 하지만 은미는 맞벌이 부부에게 아이는 부담이라고 아이 낳기를 거절했다. 때문에 은미는 남편의 섹스는 받아들여도 남편의 정자는 무시하려고 노력을 했다.   은미는 반공실주임으로 발탁되기 전까지 설화와의 우정을 돈독히 했다. 하지만 반공실주임으로 된 후에는 은미도 다른 동성들과 함께 설화를 무시했다. 더구나 언제부터 자신과 주임님 사이의 정사를 눈치 채고 잔소리처럼 충고를 주는 것은 도무지 용서할 수 없었다. 하여 은미는 자신과 설화를 무시하던 동성들과 함께 설화를 무시하고 비난하기 시작했다. 은미까지 자신을 배신하자 설화는 그 누구에게도 기댈 길 없는 고독한 직장에서 홀로 울분을 참고 짓씹고 있어야 했다.   은미의 기대와 함께 은미의 남편은 은미와 결혼하여 6년이 되었을 때 갑자기 교육국 국장으로 제발되었다. 은미의 남편이 교육국의 말단직원으로부터 교육국의 국장으로 된데에는 은미와 소년궁 주임님의 도움이 컸다. 은미는 주임님과 몰래 동거할 때마다 위로 교육국과 교육청에 인맥이 큰 주임님에게 남편의 급이 오르게 해달라고 청을 들었다. 은미의 남편을 바로 만들면서 늘 은미의 육체를 점하던 주임님은 은미의 부탁을 거절 못하고 크게 힘을 썼는데 은미의 남편이 교육국의 국장으로 임명된 것은 놀라운 일이었다.   은미는 국장부인이 된 기분으로 행복했고, 주임님은 자신의 인맥으로 교육국 국장 하나를 만들어낸 공로로 자신의 앞길이 무한히 밝을 것이라고 굳게 믿었다. 은미의 욕심은 아주 컸다. 이제 주임님이 주임의 직을 한 임기 더 마치고 퇴직하면 자신이 남편의 덕으로 소년궁의 주임으로 되고 싶어 했다. 주임님은 큰 욕심은 없었다. 그저 은미의 남편 덕으로 소년궁 주임 임기를 한 기 더하고 퇴직하면 그만이었고, 점점 정열이 식어가는 자신의 성욕을 아름다운 은미에게서 퇴직하는 날까지 위안 받으면 그만이었다.   은미의 남편은 국장으로 된 후, 늘 출장으로 살았다.  “여보, 오늘 전성교육회의가 있어 장춘으로 가야겠소. 한 3일 소요될 것이오.”   어느 날의 아침, 아침을 먹으면서 남편이 은미에게 불시로 자신의 출장을 알렸다.  “아, 그럼 어제 말씀을 해야죠. 그랬으면 제가 어제부터 준비를 해드렸을 텐데… 당신도 참, 제가 곧 짐을 챙겨줄게요.”   남편이 교육국 국장으로 된 후, 은미는 남편에게 한결 따뜻해졌고, 애교스러워졌다.   남편이 출장을 간 날 밤, 적적해진 은미가 혼자 거실의 소파에 비스듬히 누워 티비를 보고 있을 때 갑자기 핸드폰이 울렸다. 핸드폰에 뜨는 전화번호는 주임님의 것이었다.  “주임님, 무슨 일이세요?”   은미는 짜증난 기분으로 주인님의 전화를 받았다.  “뭐가 무슨 일이야. 남편이 국장 되더니 이제 주임 따위의 내가 싫어진 건가?”   전화를 받는 은미의 반갑지 않은 목소리를 눈치 챘던지 주임님은 아주 섭섭한 소리로 되물었다.  “그런 거 아니에요.”   은미는 주인님의 말에 아니라고는 했지만 사실 이제 주임님이 싫어졌다. 남편의 부하가 된 주임님과 이제 더 이상 살을 섞고 싶지 않았다. 비록 주임님 덕에 남편이 국장이 되었다고는 하지만 정조를 바친 대가로 환산하면 미안할 것도 없었다. 하물며 이제 점점 남자의 야성이 차해가는 주임님에랴.  “근데 왜 남편이 출장을 갔는데 부르지 않았어. 나 은미를 잡아먹으러 왔으니 당장 문을 열어.”   주임님은 어서 문을 열라고 호통을 쳤다.   (이 늙다리가 어떻게 남편이 출장 간 것을 알았지?)   은미는 이제 더 이상 주임님의 노리개가 되기 싫어 낮에 출근했을 때도 남편이 출장 간 것을 뻥긋도 하지 않았었다. 알고 온 주임님을 물리칠 수 없게 된 은미는 싫은 대로 문을 열어주었다.  “나 은미의 싱그러운 육체가 그리워 죽나 했어. 당신 남편이 국장으로 된 후로는 기회가 없었단 말이야. 우리 오래 간만에 거창하게 만리장성을 쌓아보잔 말이야.”   집안에 들어서기 바쁘기 주인님은 은미를 안아 거실의 소파에 던져버리고 야수처럼 은미의 잠옷을 벗기기 시작했다. 빨리 주임님의 야욕을 채워서 돌려보내야겠다고 생각한 은미는 소파에 던져진 채로 주임님에게 몸을 맡겨버렸다. 전 같으면 고급호텔에서 별의별 자태를 다 보이며 신나게 살을 섞었던 은미였다. 하지만 주임님은 한번으로 끝나지 않았다. 한번으로는 쌓였던 뜨거움을 풀고, 그 다음부터는 가지고 온 포르노 CD까지 CD플레이어로 돌려가면서 구경하고는 다시 은미에게 덮쳐들었다.   은미의 남편으로 장춘으로 출장을 다녀온 지 불과 3달도 되지 않아 퇴직 전의 마지막 임기를 시작했던 주임님이 생각 밖으로 공금회리가 탄로나 심사를 받게 되면서 새로 주임으로 내려왔다.   일이 공교롭게 되어서인지 교육국에서 소년궁의 새로운 주임으로 내려 보낸 사람은 바로 설화의 사촌언니였다. 은미의 남편과는 이미 몇 년 전부터 교육에서 한 과에서 일하던 여자였다.   설화의 사촌언니가 새로 주임으로 내려오자 계모한테서 온갖 학대와 천대를 받아 부엌데기신세와 같던 설화는 하루아침사이에 소년궁에서 떠받들리기 시작하였다. 비난과 기시만 하던 동성들의 비난의 목소리는 어느덧 온갖 아첨과 애교를 띤 달콤한 목소리로 변하였고, 설화를 향한 동료들의 관심과 찬사와 사랑은 샘물처럼 끝없이 쏟아져 나왔다.   설화자신도 요지경처럼 변해버린 주위의 변화에 정신을 못 추스를 정도였다. 그러던 것이 반년도 되지 않아 설화가 반공실주임으로 발탁되고, 은미는 다시 일반교원으로 떨어졌다. 설화의 사촌언니가 소년궁의 주임이 되면서 설화가 소년궁의 신데렐라가 된 것만 해도 화가 나서 죽을 판인데 문득 설화에게 자신의 자리까지 빼앗기게 된 은미는 성미가 꼭뒤 밑까지 치밀었다.   (남편은 정말 인정이 없어. 그러지 않고서야 어떻게 모든 인맥을 다 동원하여 자신을 교육국 국장으로 만들어준 주임님을 추방한단 말인가? 그리고 또 바보야. 자신의 아내를 자신의 아래 사람인 설화의 사촌언니가 반공실주임 자리에서 떨어뜨려도 가만히 둔단 말인가? 설화 그년은 내 그늘 아래서 놀던 잡것인데…)   생각할수록 억울하고 비참하기만 했다. 너무 억이 막혀 심장이 비수로 찌르는 듯이 아팠다. 은미는 더 이상 이대로 참을 수는 없었다. 저녁에 퇴근하여 집으로 돌아가면 남편에게 이부자리 송사를 해서라도 자신의 반공실주임 자리를 도로 찾으려고 했다.   그날 저녁, 푸르뎅뎅해서 집으로 달려온 은미는 거실에 앉아 담배를 피우면서 TV를 보고 있는 남편에게 일러바치기 시작했다.  “당신은 오늘 제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아세요?”  “무슨 일이 있었는데?…”   남편은 심드렁해서 되물었다.  “우리의 새로 온 주임이 오늘 나를 반공실주임에서 밀어내고, 자신의 사촌동생인 설화를 제 자리에 앉혔단 말이에요.”   은미는 심드렁해하는 남편이 얄미워 언성을 높였다.  “그 주임이 사업을 아주 잘하고 있더군. 당신의 일은 낮에 그 주임을 통해 보고를 들었소. 무용을 전공한 당신이 본래 반공실주임에 어울리지 않다고 하더구만. 오래 동안 소년궁의 일반 업무를 보았던 설화란 직원이 더 좋은 인선이라고 하더구만. 내 당신네 주임과 오래 동안 함께 사업을 해보아서 잘 알지만 그녀는 자신의 안속을 차릴 그럴 사람이 아니오.”   은미의 남편은 아주 잘 된 인사라고 설화의 사촌언니를 칭찬하고, 또 설화가 반공실주임에 어울린다고 하더라고 칭찬을 했다. 그 소리를 듣는 순간 은미는 그만 부아가 터져 남편에게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  “미쳤어요? 자기 아랫사람이 당신의 얼굴도 안 보고 자기 아내를 찬밥 취급하는데 바보처럼 그들을 칭찬하다니? 정신병자가 아니라면 어떻게 그들의 편을 들 수 있어요?”  “이 더러운 년아, 무엇이 어쩌고 어째? 도대체 누가 미쳤단 말이야?… 갈보 같은 년!”   은미가 포악스레 고함을 지르자 은미의 남편이 자리에서  발딱 일어나더니 은미의 따귀를 후려갈기면서 펄펄 뛰었다.  “뭐, 뭐라고요? 제가 갈보라고요? 제 아래사람에게 아내의 주임자리나 도적맞힌 무능한 국장주제에 감히 누굴 갈보라고 욕한단 말이에요?”   자신의 분을 삭여주기는 고사하고, 자신을 갈보라고 남편이 욕을 하자 은미는 미칠 것만 같았다.  “그래 아니란 말인가?”   남편은 갑자기 히죽이 웃으며 되물었다. 정말 정신이 오락가락한 사람이 분명했다.  “전 죽어도 아니에요. 그러니 방금 그 말은 분명한 인격모욕이니 저에게 사과하세요.”   은미는 눈썹하나 까딱하지 않고 자신은 청백하다고 버텼다.  “네 년이 인격을 좋아하는구나. 네 년이 다른 놈하고 더럽고도 추접스럽게 놀아난 것은 내 그나마 용서하려고 했는데 이제 보니 거짓말을 하면서까지 자신의 청백을 지키며 날 바보로 만드니 나도 더 이상 치사하지 않고는 안 되겠다.”   은미가 자신의 청백을 주장하자 은미의 남편은 크게 냉소하더니 갑자기 CD플레이어의 작동스위치를 눌렀다. 그러자 TV의 화면이 훌 가버리더니 주임님이 어떤 여인을 탐닉하는 장면이 나왔다. 맙소사, 그 여인은 바로 은미 그 자신이었다.   (아, 이건 도대체 무슨 변이란 말인가? 남편이 언제 거실에 몰래카메라까지 설치했었단 말인가? 아아, 난 이제 어떡한단 말인가?)   은미는 너무 창피해서 CD플레이어의 작동장치를 정지하려고 앞으로 다가갔는데 CD플레이어 앞에 떡 버티고 서있던 남편이 불이 번쩍 나게 그녀의 따귀를 다시 후려갈기면서 길길이 뛰었다.  “이 년아, 멋진 장면이 아직 그 뒤에 있단 말이다.”   은미가 남편의 강타를 얻어맞고 바닥에 쓰러졌을 때 은미의 남편은 CD플레이어의 쾌속작동장치를 눌렀다 놓더니 그녀의 두 어깨를 끄집어 일으켜 TV화면을 보이면서 실성한 듯이 부르짖었다.  “더럽고 치사해서 내 네 년에게 더 이상 보이고 싶은 마음 없다. 더러운 년! 오늘부터 너 년은 이 집을 쓰고 혼자 콱 살아라. 바나나가 더 먹고 싶으면 그 주임새끼를 데려다 같이 살던가?”   은미의 남편은 이렇게 은미에게 호통을 치고는 씩씩거리면서 집을 훌 나가버렸다.   그렇게 은미의 곁을 떠나버린 은미의 남편은 반년이 되어도 집으로 돌아오지 않았다. 남편에게 진심으로 속죄하고, 용서받고 싶어서 남편의 핸드폰을 쳐도 받지 않았고, 국장사무실에 전화를 걸어도 받지 않았다. 시집으로 찾아가 남편의 행방을 묻고 싶어도 차마 그곳에는 갈 용기가 나지 않았다. 그저 묵묵히 소년궁에 나가 어린이들에게 무용을 가르쳤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남편이 집을 나가 8개월 이 되었을 때 반공실주임으로 발탁되어 일하던 설화가 갑자기 사직을 하고 소년궁을 나간 것이다. 이유는 아직까지 시집을 안 가고 서른두 살까지 처녀로 있었던 설화가 갑자기 상업국 국장자리까지 버린 멋진 남자와 함께 미국으로 간다는 것이었다.   은미의 남편이 은미의 곁을 떠나 집으로 돌아오지 않은지 꼭 1년이 되었을 때, 설화가 소년궁을 떠나 미국으로 간지가 꼭 2달이 되었을 때 은미의 남편은 갑자기 은미에게 메일을 보내왔다.     이 세상에서 내가 가장 사랑했던 당신에게 나는 뒤늦게야 이 메일을 보내며 소식을 전하오. 어느덧 당신을 뿌리치고 내가 집을 나온 지도 어언 1년이 되었소. 내가 그날 그렇게 당신 곁을 훌 떠나서 한 도시에 8개월 동안이나 같이 살면서 당신에게 다시 돌아가지 않았던 것은 내가 비록 당신의 그 못된 짓거리를 더 이상 용서할 수 없어서가 아니었소. 물론 용서하지 못할 짓거리라 해도 다시 당신 곁에 돌아가 모든 것을 정리하고 나와야 했소. 하지만 난 더 이상 당신 얼굴을 보기 싫었소. 그것은 당신이 주임이란 그 작자와 함께 불륜을 저지르면서 날 교육국의 말단 직원에서 과장으로 승진시켰다는 것이오. 아마 그때 당신들이 비열한 수단으로 날 과장으로 승급시키지 않았더라면 난 과장에서 국장으로 제발되지 못했을 거요. 본래 당신과 주임의 불륜을 용서하고 다시 당신 곁으로 돌아가려고 하던 4달 전에 당신들이 불륜의 거래로 나를 과장으로 만들어주었다는 것을 심사를 받던 당신네 주임의 입을 통해 알았소. 더 이상 교육국 국장자리에 앉아 있을 용기가 나지 않았소. 하여 나는 교육국 국장직을 사직하고 2달 전에 미국으로 왔소. 난 영원히 당신이 있는 그 도시로 돌아가지 않을 거요. 당신과의 이혼서류는 내가 도장까지 박아서 지금 소년궁에 주임으로 있는 설화의 사촌언니에게 맡겼소. 당신이 이혼수속을 마칠 때 필요하면 당신네 새로운 주임에게서 받으면 될 것이오. 당신도 이제 좋은 남자를 만나서 부디 행복하길 빌겠소. 하지만 이후엔 제발 자신의 감정을 존중하기 바라오.     남편의 메일을 받은 은미는 소리 없이 눈물을 줄줄 흘렸다. 남편이 자신을 절대 용서할 수 없다는 것이 충분히 이해되었다. 그리고 남편에게 죽도록 미안했다. 또 자신의 실수로 그 좋은 남편을 잃었다는 것이 정말로 후회되었다. 사실 그때 주임님과의 불륜의 면사포가 벗겨지지 않았더라면 주임님과 그 오랜 불륜을 끊고 진심으로 남편을 위해 열심히 살려고 마음을 먹었었지만 남편을 만나기전부터 시작되었던 주임님과의 오랜 불륜을 끊어버리기 쉽지도 않았었다.   며칠 후, 은미도 소년궁전에서 사직을 하고 연해지구 Q시의 국제예술학교에 취직했다. 은미가 금방 Q시 국제예술학교에 취직하였을 때 또 난데없이 설화로부터의 메일을 받았다.     은미야, 난 뒤늦게야 전후사정을 알고 너에게 미안한 마음으로 이 메일을 보낸다. 너도 소문을 들어서 알겠지만 난 사촌언니의 소개로 상업국 국장자리까지 사직했다는 한 남자를 알게 되고 그의 성실함과 다정한 인품 때문에 그에게 나의 모든 것을 위탁하기로 하고 그를 따라 미국으로 왔어. 그런데 오늘에야 그이의 부탁으로 그이의 메일함에 있는 보낸 편지들을 정리하다가 놀라운 사실을 알았어. 내가 의지하고 따라온 사람이 바로 교육국 국장으로 있던 너의 남편이라는 것을 말이야. 솔직히 네가 나와 한 소년궁에서 일을 하면서도 나에게 네 남편의 모습을 보여준 적도 없고, 또 나의 사촌언니로부터 그이가 너의 남편이란 것을 듣지도 못했어. 오늘에야 그이가 네 남편이란 것을 알고 사촌언니에게 국제전화로 야단을 쳤더니 우리 사촌언니도 그이가 네 남편이었다는 것을 몰랐단 거야. 네 남편도 우리 사촌언니에게 자기 아내의 얼굴을 한 번도 안 보여주었대. 우리 사촌언니가 소년궁에 주임으로 와서 널 반공실주임 자리에서 일반교원으로 옮긴 것은 원 주임님의 공금회뢰와 직권남용이 언급되면서 교육국의 지시대로 주임님이 임용한 너를 사면시킨 것뿐이래. 난 주임님이 공금회뢰로 주임자리에서 나떨어진 것이나 네가 반공실주임에서 사면된 이유가 네 남편이었던 그이의 앙갚음이라고 생각하지 않아. 너도 알지만 그이는 그런 사람이 아니잖아. 좌우간 내가 생각지 않게 너의 불행에 기름을 끼얹은 것 같다. 하지만 그렇다고 이제 네 남편이었던 그이 곁을 떠나고 싶지 않아. 아니 또 떠날 수도 없게 되었어. 나 여기 아메리카 대륙에 와서 그이의 아이를 가졌으니까. 너에게 많이 미안한 기분이 들지만 이제 더 이상 네 곁으로 돌아갈 수 없는 네 남편과 행복하게 살 거야. 그러니 너도 이제라도 좋은 사람을 만나 부디 행복하길 기원할 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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