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www.zoglo.net/blog/zhangsongxim 블로그홈 | 로그인
장송심
<< 4월 2024 >>
 123456
78910111213
14151617181920
21222324252627
282930    

방문자

조글로카테고리 :

나의카테고리 : 소설

[단편] 비명에 쓰러진 젊은 생명 (장송심)
2017년 02월 03일 10시 55분  조회:466  추천:0  작성자: 문학닷컴
단편소설
 
비명에 쓰러진 젊은 생명
 
장송심
 
 
"딩동,딩동" 초인종이 울리는 소리가 요란스럽다. 마치 주인이 집에 있는것을 빤히 알기라도 하는듯 귀청을 째는 그 소리는 끈질기고 지꿎기만 하다. 참다못해 질려버린 민우는 울며겨자먹기로 눈을 떠보려고 애썼지만 웬일인지 눈까풀이 천근무게에 눌리운것처럼 좀처럼 떠지질 않는다. 어마지두 놀라 급히 두 눈까풀에 손을 대여보니  찱흙처럼 눈가에 말라붙은 눈꼽쟁이가 손가락 마디마다에 터덜터덜 거치게 맞혀온다. 한참 역사질하여 말라붙은 눈꼽쟁이들을 뜯어낸후 겨우 눈을 떠보니 이번에는 머리가 쇠몽둥이에 얻어부쉬우기라도 한듯 빠개지는듯이 아파난다. 오늘 새벽까지 과음한  술이  또 심술을 부리는가보다.
 
 "제길, 바쁘면 전화라도 하겠지." 민우는 이불을 머리끝까지 팍 올려쓰고는 그 자리에 다시 네각을 뻗어버렸다. 쉴새없이 힘차게 울리던 초인종도 나중에 지쳐버렸는지 다시는 울리지 않는다.
 
시간이 얼마나 흘렀는지 물속에서 노니는 자유로운 물고기마냥 꿈속에서 마음껏 자맥질하던 민우는 귀밑에 놓인 자지러진 핸드폰소리에 와닥닥 놀라 깨여났다.
 
" 게으름뱅이같은게, 아직도 자는거야? 문도 안 열어주구 미워죽겠어! 남은 큰비를 맞으면서도 모처럼 집에 찾아갔었는데 정말 량심이 없네.  흥! " 챙챙하고 앙칼진 녀자의 목소리가 민우의 고막을 울리면서 고음으로 울려왔다.
 
" 오, 민정이구나. 지금 비가 오는거야? 참 미안해!  나 넘 피곤해서 자느라고 그랬어. 언녕 전화할거지. 쯔쯔"
 
" 나 핸드폰 팅지됐어, 오빠, 날 전화료금 넣어줘, 되지 ? " 민우가 마치 빚군처럼 생각되는지 매일 선물 사달라는 투정부터 시작되는 민정이의 전화가 오늘은 별로 잠잠하다고 조금은 이상하게  생각됐었는데 아니나다를가 두마디안팎에  돈타령이다.  미리 짐작하고 있다는듯이 민우는 삼복날의 시원한 소나기처럼 통쾌하게 대답한다. 
 
"그래, 문제없어, 내 이백원 줄게"
 
"와, 울 민우오빠, 최고야. 뽀뽀!" 앙칼지게 챙챙하던 민정의 목소리는 어느덧 꿀물에 폭 잠겨진 달콤한 목소리로 변해있었다.
 
    어느덧 잠결이 깡그리 사라진 민우는 자리에서 일어나 습관처럼 창가로 다가갔다. 밖에서는 궂은비가 아직도 억수로 쏟아지고 있었다. 거리는 온통 물천지이지만  꽃 우산을 든 사람들의 물결이 끊어지지 않고있었다. 민우네 집 울안의 정자에는 민정이처럼 이쁜 녀자애 둘이 궂은 비속에서도 뭐가 그리 즐거운지 웃고 떠들며 짝자궁을 치고있다. 
 
민우에게는  민정이가  몇번째로 만나서 사귀는  녀자애인지 잘 기억이 안난다. 민우가 세살때에 민우의 부모님들은 고사리같은 민우의 손에 깍지걸이를 하면서 "돈을 많이 벌어서 우리 민우와 할머니를 호강시켜줄게 " 라는 굳은 약속을 남시고 출국하셨지만 민우가 17살이 된 지금에도 돌아올념을 않고있다. 그것도 그럴것이 두분이 출국하신후 얼마 안되여 리혼하셨고 이어 타향에서도 줄 이어달리기선수마냥 생색을 내며 서로의 반쪽을 새로 찾아 깨 쏟아지는 신혼살림을 차리느라 민우가 념두에 없을는지도 모르지만 말이다. 말을 갓 번지기 시작해서부터 아빠, 엄마보다 할머니를 제일 많이 불러본 민우에게는 유일한 부모님이 바로  할머니셨다.  17년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또랑강아지처럼 할머니만을 믿고 따르며 가정의 따사로움을 느꼈었는데 일년전에는 그 소중한  할머니까지 저 세상으로 보내셨다. 할머니가 계실때에는 그래도 착한 손자노릇을 하느라고 그렇게 싫은 학교라도 다니는 흉내를  냈고 컴방에 밤늦게 붙어있다가도 혼자 쉬지 않고 기다리고 계실 할머니의 정성을 생각해서 집에 꼭꼭 돌아오군 했었다. 시든 가지처럼 쪼글쪼글한 얼굴에 할미꽃 웃음을 수놓으며 반겨주던 할머니, 언녕 키 넘어가는 민우의 엉덩이를 토달토달 두드려주면서 " 어유, 귀여운 내 새끼 왔구나! " 하시면서  반갑게 맞아주던 할머니, 하나밖에 없는 손자가 배고플세라 아껴쓰면서 장만해두었던 먹거리들을 내여주시며 그렇게도 이뻐해주시던 유일한 혈육이셨다. 이처럼 소중한 할머니를 잃은  민우는 이 일년동안 등대 잃은 배처럼 갈팡질팡했고 풀어놓은 말처럼 목적지를 모르고 허둥지둥했다.
 
부모님들은 출국한후 얼마 안되여 타향에서 겨끔내기로 민우에게 용돈을 두둑이 보내주고있다. 아마 곁에서 지켜주지 못하는 유감과 아쉬움을 돈으로 무마하려는 심정인가보다. 덕분에 민우는 돈 근심은 없이 매일 흔자만자 먹고 놀기만 하며 신선같은 세월을 보내고있었다. 오늘은 녀자애들과  련애하구 래일은 어중이떠중이 술친구들과 파티하구 매일 흥청망청 부어라, 마셔라 하면서  세월아, 네월아 흥타령을 불러대였다.
 
민정이는 친구 상철의 소개로 노래방에서 면목익힌 녀자애다. "다리 부러진 노루 한자리에 모인다."고 민우의 친구들은 거의 모두가 부모들의 출국으로 풀어놓은 망아지들이다. 민정이도 례외가 아니다. 어머니는 출국하고 허울좋게 아버지가 신변에서 지켜준다고 하지만 아버지는 회사일에 포박되여 맨날 밖에서 헤매다나니 민정의 공부를 통 봐주지 않았다. 하여 민정이도 매일 갇혀있는 지루한 학교생활이 갑갑하고 싫어져서 억지다짐으로 초중공부를 마친 녀자애이다.
 
민정이는 뭇 녀자애들을 뺨치는 이쁜 정령이다. 지금 애들 말을 빈다면 그야말로 "몸짱, 얼짱" 이다. 모델을 찜쪄먹을 정도의 늘씬한 키와 몸매를 갖춘데다가 얼굴도 금방  피여난 야들야들한 복숭아꽃처럼 애련하고 화사하게 생겨 남자들의 흠모의 눈길이 통 떨어지지 않는 미녀였다. 미인앞에서는 영웅도 흔들린다고 민정이를 보자마자 한눈에 반한 민우는 민정이의 호감을 사려고 처음에는 오빠라고 자진해나섰다. 다행히 이름도 민우와 오랍누이처럼 비슷하게 생겨서 민우는 친구들의 질투와 부러움을 받으면서 손쉽게 민정의 오빠가 되였고 또 얼마 안되여 련애를 시작한것이다. 민정이 또래 녀자친구들도 민우못지 않게 많았다. 그래서 민정의 환심을 사려고 자기의 무리에 그 애의 친구들까지 합세하여 맨날 컴방에서 게임도 놀고 함께 모여서 파티도 하며 찜질방에 다니면서 트럼프치기도 한다. 그리고  민우는 매일마다  옷을 사준다, 화장품을 선물한다, 맛있는 음식들을 사준다는 등등의 공세를 크게 들이대여  민정의 점수를 따내기에 여념이 없다.
 
"응~, 민우오빠, 나 배고픈데 밥 사줄래?"  한참후에 다시 울린 핸드폰에서 울려나오는 민정이의 애교어린 목소리가  민우의 귀를 간지럽힌다. 
 
"그래, 나도 배가 출출한데 지금 너네 집 아래층에 있는 그 음식점으로 내려와, 내 택시타고 지금 인차 갈게."
 
 민정이네 동네에 있는 그 식당은 유명한 서양음식점이다. 민정이가 즐겨먹는 햄버거며 콜라며 돈까스며를 경영하기에 둘은 자주 다녔다. 민정이가 맛있게 먹어주며 이쁜 눈웃음을 보내주는것도 좋지만 부하처럼 굽석거리면서 곁에서 시중들어 주는 복무원들의  공경한 태도에 민우는 돈을 종이장처럼 헤프게 쓰면서도 기분은 오히려 억수로 흐뭇하고 즐거워지게 된다.
 
"귀염둥이, 많이 먹었어? "
 
"응, 오빠, 배고픈 김에 정말 많이 먹었다. 인젠 뭐할래? "
 
"음~ 만포식하니깐 잠이 슬슬 몰려온다. 우리 낮잠 좀 자고 저녁에 다시 놀러 가자. 어때? "
 
"응, 그러는것이 좋겠어. 나도 졸려."
 
둘은 팔을 겯고 밖에 나와 택시를 잡아타고 민우의 집으로 향했다. 아침부터 내리는 비는 지금도 그칠줄 모르고 질척질척 내린다.
 
4층에 있는 민우의 집은 민우의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살던 집이다. 할아버지가 세상뜨신후 민우의 부모님은 할머니가 혼자서 고독해하신다는 미명하에 태여난지 한돌밖에 안되는 어린 민우를할머니에게 맡겨버렸다. 민우의 할머니에게는 민우의 아버지가 귀한 삼대독자인지라 장중지옥처럼 곱게곱게 키웠다. 그렇게 키운 아들이 귀중한 손자 민우를 자신한테 넘겨주시자  할머니는 넘 기뻐서 입이 귀에 걸렸다. 그렇게  16년을 애지중지 키운  민우에게 자신의 숨결이 고이 묻혀있는 이 60평되는 자신의 보금자리를 고스란히 넘겨주신것이다. 그렇게도 소중한 할머니의 체취와 흔적이 흠뻑 슴배인 이 집을 물려받은 민우는 한달동안은 집에 누구도 들여놓지 않고 집 관리를 잘해가더니 두달후부터는 그 고독이 싫었던지 친구며, 녀자애들이며 자주 끌어들였다. 어제 저녁엔 민우가 엉망진창이 되다보니 상철이에게 끌려 어떻게 집에 들어섰는지도 감감 몰랐고  상철이가 언제 집에 갔는지도 기억에 전혀 없다. 민우가 맑은 정신이였다면 민우의 집은 어제 밤에도 친구들의 락원으로 변했을것이다.
 
민정이는 집에 들어서자바람으로 코를 막고 소리친다. 방안에 뒹구는 맥주병이며 마른 명태쪼각들이 지저분하고 구석 한켠에 쌓여있는 쓰레기들에선 악취가 풍겨나온다.
 
"잉, 집에 무슨 고약한 냄새야? 아유, 숨막혀! 오빠, 며칠 청소 안했어? " "청소구 뭐구,  어서 이리 와! " 민우는 다짜고짜 민정이의 고운 어깨를 부여잡고 침실로 향한다. 침실에는 민우가 뽁 빠져버린 그 모양대로 이부자리가 동그렇게 부풀어있었다.
 
"아잉, 싫어, 나 몰라, 나 집 갈래." 민우와 사귄지 이십일도 안되지만 그동안 민우네 집을 제집문 나들듯 다니던 민정이다. 하지만 아닌보살하며 아양 떠는 그 모양이 더 귀엽다.
 
"요, 보배둥이! 내 간을  다 빼먹겠다. 가긴 어디 가?  여기가 우리 둘의 신혼집인데." 민정이의 이쁜 모습을 더는 못 봐주겠다는듯이 민우는 민정이를 와락 들어 침상에 던져버리고 민정이의 옷을 와락와락 벗겨버렸다.
 
"아유, 꼭 마치 짐승같애!  살랑살랑 해," 민정이가 민우의 울대뼈가 꿀꺽거리는 목을 꼭 끌어안고 민우의 두 볼에 쪽쪽 키스를 한다.
 
 뽀얀 생우유같은 민정이의 보드랍고 하얀 속살을 보자 민우는 발광하는 맹수마냥 민정이의 몸에 와락 덮쳐들었다. 긴 침을 고운 꽃 속살속에 뽑고 오래동안 꽃향기속에서 아름다움을 향수하는 꿀벌처럼 민우는 민정이의 몸을 오래오래 탐닉하였다.
 
한창 공부에 열중하여야 할 열일곱살의 두 청춘남녀는 너무도 일찍 찾아온 에덴동산에서 때이른 사랑의 꽃놀이에 열광하는것이다. 포근한 해빛도, 달콤한 수분도, 맛좋은 영양도 흡수못하고 넘 일찍 피여난 애숭이 꽃들이 이제 곧 닥쳐올 폭풍우의 위험도 감지하지 못하고 달콤한 사랑이 겉발린 수렁속에 빠져 물덤벙술덤벙 자신을 혹사하고있는것이다.
 
한참후에야 자기의 몸에서 떨어져나간 민우를 바라보며 홍조가 사라지지 않는 민정이가 얼굴에 꽃같은 웃음을 담고  민우를 향해 혀를 날름거린다.
 
   "오빠, 오늘 저녁은 어디 가서 놀가?”
 
"니 맘대로 해라. 노래방 가든지, 스텐드바 가든지, 맘대로 골라봐.”그리고 이 돈으로 핸드폰료금도 물고 용돈도 써." 민우가 곁에 아무렇게 버려있는 호주머니에게 지갑을 꺼내더니 빨각빨각하는 백원짜리 인민페 여덟장을 민정이의 하얀 젖가슴우에 던져준다.
 
"와, 울 민우오빠, 항상 이렇게 통이 커서 진짜 내 맘에 들어. 우리 오늘은 친구들을 불러 노래방 가자," 민정이의 입술자국이 다시 민우의 두 볼에 우박처럼 찍혀진다.
 
" 그래, 우리 친구들을 다 끌어모아가지고 실컷 놀아보자! ”
 
둘은 팔을 겯고 밖에 나왔다. 그동안 그칠줄 모르게 내리던 궂은 비는 어느새 광풍폭우로 변해버려 거리는 한결 살벌하다.  그들은 재빨리 택시를 불러타고  자기들이 즐겨 다니는 "우주노래방”으로 향하였다. 제일 큰 칸을 차지하고 둘은 맥주를 불러 마시기 시작하면서 친구들한테 전화를 해대기 시작하였다. 이윽하여 민정의 친구들이며 민우의 친구들이 몰려오기 시작하였다. 비바람이 아무리 세차도 맛갈진 풀을 본 망아지떼들에게는 아무런 방해도 되지 않았다. 삽시에  스물이 되는 애숭이들이 모여서 부어라, 마셔라 하면서 실컷 마셔대고 고함지르는데 노래방은 삽시에 시장바닥처럼 붐비였다.  요란한 음악소리에 맞춰 한껏 몸놀림을 하는 가운데서 분위기는 노란 감처럼 무르익어져가고 물처럼 들이킨 맥주로 하여 모두가 무아지     경이라도 된듯 기분이 알딸딸해졌다.
 
한참 친구들속에 어울려 떠들던 민우는 속이 울렁거리는데다가 소변까지 마려워서 급히 바안의 화장실문을 두드렸지만 문이 잠그어져있었다. 할수 없어 민우는 휘청거리면서 복도에 있는 공용화장실로 부랴부랴 향하였다.  쏘고 토한 몸은 더욱 가늠하기 어려워 민우는 벽을 짚고 간신히 복도를 따라 비틀걸음으로 걸어갔다. 머리를 숙이고 엉거주춤 걸어가던 민우는 문득 뭉클하는것이 땅땅한 머리에 푹 박히기에 화들짝 놀랐다. 고개를 쳐들고보니  찰떡처럼 딱 붙여 떨어지지 않는 한쌍의 남녀가 한창 복도 한복판에서 열렬한 키스를 하고있다가 민우한테 불의에 당한 모양이였다. 
 
      "어마나, 깜짝이야!" 하는 녀자의 소리에 혼겁하여 다시 녀자를 찬찬히 쳐다보니 다름아닌 옛 련인 미영이였다. 갈라진지 한달도 안되는 미영이가 다른 남자의 품에 있다니,  순간 술에 익어 벌겋게 익어있던 민우의 얼굴은 다시  분노로 이글이글 달아올랐다.
 
"야, 이년아! 나외의 다른 남자는 안 만난다던것이 벌써 어디서 저런 미련한 곰같은 놈과 붙었어? " 
 
한켠에 서서 눈이 둥그래서 지켜보던 "곰"이 그제야 제정신이 들었는지 민우에게 와락 접어들었다.
 
"야, 어디서 저런 가라지같은 놈이 굴러와서 이 어른의 기분을 다 흐리워놓는거냐?" 금방까지 마가을의 콩대처럼 당금 쓰러질것 하던 민우도 어디서 그런 힘이 났는지 "곰"에게 달려들어 맡불질 하였다. 그동안  친구들속에 끼여 주먹이나 쓰는 민우인지라 우둑진 "곰"이지만 두려움을 모르고 "곰"의 얼굴에 강타를 들이대였다. 얼굴을 싸쥐고 민우한테 헛발질하던 "곰"이 몇번 뒤걸음질하며 도망하는가싶더니 번개같이 허리춤에서 비수를 꺼내여 달려드는 민우를 향해 힘껏 찔렀다. 비수는 면바로 민우의 가슴을 찔렀다. 가슴에서 왈왈 쏟아져나오는 빨간 피를 본 민우는 놀란 나머지  뿌리 없는 나무처럼 그만 그 자리에 폴싹 쓰러져버렸다. 오분도 안되여 끝나버린 혈전이지만  미영이의 놀란 악청으로 숱한 손님들이 달려나왔고 노래방은 삽시에 아수라장이 되였다. 용케도 그 틈을 타서  허겁지겁 요리저리 달아나던 "곰"은 끝내 노래방 대문앞에서 보위일군들에게 붙잡혔다.
 
이 시각 민우의 엄마는 한국에서 새로 가정을 이룬 남편과 함께 아늑한 침실에서 함께 텔레비를 흠상하고있었다. 남편의 딸을 보면서 민우생각을 가끔 하기도 했지만 리혼한 남편의 종자라는 배심에 그냥 용돈만을 두둑이 보내주며 자신을 달래고있었다.
 
민우의 아버지는 로씨야에서 처녀 카츄사와 새로 가정을 이루고 꿀처럼 달콤한 생활을 하고있다. 엄마가 세상떠서 혼자 있는 민우가 맘에 걸리기는 했지만 14년이나 갈라져있던 아들이라 혹 전화가 통해도 무뚝뚝하기만 한 아들이 인젠 정도 그렇게 통하지 않는다. 하여 그도 맨날 돈이 얼마나 필요하다는 아들에게 돈을 주는것으로 자신을 위로하고있었다.
 
비명에 쓰러진  열일곱살의 나젊은 민우는 끝내 병원에서 영영 눈을 감았다. 
 
 
에필로그
 
열일곱살의 나어린 생명은 끝나는 그 날까지도 곁에서 지켜주는 친인 한명 없었다. 아니, 죽어서도 지켜주는이 없는 외로운 생명이였다. 부모들이 여직 살아있는 민우는 죽어서도 곧추 극락세계로 갈수 없었고 그의 시체는 화장실 랭동실에서 며칠 더 꽁꽁 얼어야 했다. 나중에 형사들의 도움으로 민우의 집에서 민우의 부모님들의 주소를 알아내였고  민정이가 민우의 어머니에게, 상철이가 민우의 아버지에게 편지를 써서 민우의 죽음을 알리기로 결정지었다.
 
비명에 너무 일찍 스러져버린  17살의 애어린 꽃송이. 세상물정을 모르는 철부지 어린나이, 세살적에 부모님과 갈라지여 한번도 만나본적 없던 부모님들을 죽어서도 기다려야 하는 민우에게 부모님은 과연 무엇이였을가!
 
저 세상에 계시는 할머니는  넘 일찍 자신을 찾아온 손주녀석을 보고  또 얼마나 가슴아파하실가? 부디 그 할머니의 정성에 받들려 민우의 젊은 생명이 구천에서라도 따스함을 만끽해보길 바라는 마음이다.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4
번호 제목 날자 추천 조회
4 [단편] 그 여자의 남자상사 (장송심) 2017-02-03 1 891
3 [단편] 비명에 쓰러진 젊은 생명 (장송심) 2017-02-03 0 466
2 [단편] 영영 잃어버린 너 (장송심) 2017-02-03 0 395
1 [단편] 장미, 덫에 치우다 (장송심) 2017-02-03 0 326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