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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송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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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단편] 그 여자의 남자상사 (장송심) 댓글:  조회:891  추천:1  2017-02-03
단편소설   그 여자의 남자상사     장송심       3년전       3년전  그 여자와 남자는 이웃이였다. 남자는 모국의 과장이였고 여자는 한 회사의 부기원이였었다. 그들이 이웃으로 살던 그 집들은 푹 꺼져들어간 반 지하실이였었는데 쓸모없이 기다랗게 붙어있는 복도때문에 눈이 부시는 여름날에도 해빛이 잘 들지 않는 집안은  대낮에도 불을 켜고 있어야 상대를 가려볼수 있는 어두컴컴한 까막나라였다. 정부공무원인 남자의 집은 그래도 당당한 제집차지였지만 금방 결혼했던 여자는 회사동료의 집을 빌어 세를 맡았었다. 아무튼 이렇게 되여 여자는 여직껏 낯도 코도 모르고 살아왔던 남자와 뜻하지 않는 이웃사이로 되였었고 그후로 남자는 쓸모없는 집안의 캄캄한 복도처럼 여자한테 지꿎게 붙어있어 여자의 인생에 어둠만을 몰아왔다.   남자와 이웃이 된 이튿날 이른아침부터 여자는 두부장사와 싱갱이질하는 남자의 까칠한 목소리를  매일 들어야만 했었다. 천성적으로 타고난 남자의 목소리를 가지고 왈가왈부하는것은 좀 안됐다고 혹여 당신은 여자의 표현에 대하여 반감을 가질수도 있지만 허나 만약 당신도 어쩔수없이 매일마다 그 까칠한 목소리를 들어야한다면 당신도 그 남자에  대한 편견을 버릴수 없을것이다. 암튼 까칠하다고 표현하는것은 너무 부드러운 표현이고 뭐랄가,  꼭 마치 유리쪼각으로 양철판을 오리오리 긁어내리며 듣는이의 창자를 쫙쫙 훓어낸다고 묘사해도 과분하지 않을것이다. 이런 특유한 목소리의 임자가 매일 이른 아침마다 여자의 집 문앞에서 한모에 50전씩하는 두부모의 크기를 가지고 때국이 줄줄 흐르는 한족두부장사와 한바탕 말다툼을 벌리군 하기에  신혼부부인 여자와 남편은 달콤한 꿈나라의 아쉬운 려행을 끝내기도전에  기분 나쁜 소음속에서 억지로 깨여나군 해야 했다.      다리 부러진 노루 한데 모인다고 그런 남편하고 붙어서는 그 남자의 안해 또한 암펌이라고 동네방네에 이미 정평이 나있었다.  한줄로 쭉 이어지은 줄집들이라 옆집의 기침소리도 다 들려오는 얄팍한 벽을 뚫고 남편한테 고래고래 소리지르는 그 여자의 목소리 또한 가관이다. 이라고 뭇사람들앞에서도 공공연히 안해를 불러대는 남자는 범처럼 사나운 안해앞에서도 두려움없이 입은 하냥 퍼렇게 살아서 그 듣기 싫은 목소리로 쉴새없이 주고받고한다. 남자의 까칠한 목소리와 여자의 멱따는 소리가 한데 어우러져 벽을 뚫고 들려올때면 여자는 온몸을 스멀거리는 뱀을 등에 업은듯이 숨이 막히고 온 몸이 오싹해졌다. 헌데  고래고래 표효하며 용맹하게 남편과 맞받아싸우는 용감한 암펌이 이상하게도 소리에 너무너무 민감하다는것이다. 하여 억울하게도 여자는 남자네 집으로부터 들려오는 모든 소음을 남김없이 다 들어줘야하지만 남편과 함께 제집에서 텔레비며 록음기를 흠상할때에는  음량을  최저한 낮춰야 했다. 그 남자도 안해가 집에 있을때에 텔레비며 록음기를 흠상하려면 꼭 귀에 코드를 꽂아야만 한다고 한다. 하여 여자는 남편의 목구멍째지는 말소리에 시달려  그 남자의 안해가 모든 소리를 싫어하는 신경관능증환자로 되여버렸다고 스스로 추정해버렸다.   다행히 반년후 남자는 새집을 타서 이사를 가버렸고 여자도 남자의 소음이 없는 그 세집에서 일년을 편하게 살다가 남편의 회사와 가까운 다른 세집을 찾아 떠나버렸다.        3년후       2년후 남자와 여자의 직장은 이웃이였다. 남자는 모 학교의 교장이 되였고 여자는 모 학교의 부기원으로 되였다. 이웃직장으로 출근해서부터 또다시 그 고막을 자극하는 악청으로 첫 스다트를 떼야 하는 직장생활에 여자는 하냥 이마살을 찌프렸다. 입이 다사하여 온종일 말이 떨어지지 않는 그 남자로 하여 여자는 이것도 참으로 떼여버릴수 없는 악연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제발 더 이상 가까운 인연이 되지 말았으면 하는 여자의 간절한 마음가짐때문에 하냥 자신을 멀리 하는 그 눈치를 남자는 종내 알아못차렸다. 하여 남자가 가슴을 오리오리 긁어내리며 목구멍이 째지는 그 소름끼치는 목소리로 한바탕 여자앞에서 너스레를 떨면서  다시 맺은 인연으로 술상에 청하겠다고 할때 여자는 남자의 호의를 보기좋게 사양해버렸었다.   허지만 또 1년이 지난후 남자의 학교는 여자의 학교를 겸병해버렸고 여자는 직업을 떼울 위기에 처해있었다. 하여 여자는 큰 맘을 먹고 남자를 다방에 청했다. 그처럼 싫어하던 남자였지만 인젠 울며겨자먹기로 남자의 부하가 되여야 하는 막다른 골목에서 찬것 더운것을 가릴새 없었다.   친구가 꾸리는 아늑한 술집의 단칸방에서 여자는 꽃같은 얼굴에 꿀처럼 달콤한 웃음을 바르고  남자한테  찰찰 넘치는 술잔을 개여올렸다. 술잔을 감싸안은 그녀의 새하얀 섬섬옥수가 오색령롱한 샨데리아불빛에 반사되여 이쁜 조형물처럼 빛난다.     이웃사일때부터 이 아름다운 여자의 미모에 침을 흘렸었지만 억대우같은 여자의 남편과 암펌같은 자기의 안해때문에 여자는 남자에게 있어서 하냥 숨소리도 크게 내지 못하고 가만히 지켜보고만 있어도 만족할수 있는 그림속의 떡같은 존재였었다. 게다가 가시가 돋친 장미꽃처럼 은근히 랭기를 뿜던 여자가 오늘 이렇게 제발로 찾아와 애교를 떨리라고는 꿈에도 생각못했던 대박이였다. 아름다운 여자의  얼굴을 넋없이 바라보면서 남자는 당장이라도 앵두같은 그녀의 작은 입술을 덮칠것 같은 굴뚝처럼 차오르는 자신의 욕망을 밀어내기에 안간힘을 쓰고있다. 허지만 여자는 남자의 그런 생각을 전혀 눈치채지 못한듯 한시간동안이나 끌었던 그 달콤한 말소리를 계속 이어가고있었다. 생각같아서는 당장이라도 이 여자를 자기것으로 만들어버리고 앞으로도 이 여자의 마음까지 빼앗아 학교의 부기원으로 마음대로 써버렸으면 좋으련만 아쉽게도 현실은 그렇지 못하였다. 지금 데리고있는 부기원은 모모한 상급의 친속인데다가 이미 몇년동안 자기의 신변에서 맴돌다나니 좁쌀만한 남자의 비밀도 속속들이 꿰뚫고있는지라 자칫 그 도화선을 잘못 당겼다간 큰일을 당할 판이였다. 남자는 땅이 꺼지게 한숨을 쉬며 그 양철판을 빡빡 긁는 목소리를 뿜어내기 시작하였다.       실은 지금의 부기원은 나이가 많아서 이젠 3년후면 퇴직하게 된다. 자기보다 십여살이나 어린 이 여자가 3년후에도 그 젊음과 아름다움을 잃지 않으리라 남자는 속궁리를 하였다. 그렇다고 여자의 요구도 만족시키지 못하는 주제에 눈앞에 놓인 먹이라고 마음대로 탐낼순 없었다.  허지만 어리무던한 여자는 남자가 원칙을 지키는 훌륭한 령도라고 탄복을 했고 혹여 앞으로라도 남자의 중용을 받을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저울질하며  남자에게 미리 준비해두었던 두둑한 돈봉투를 찔러주었다.  싱갱이질하면서 여자의 아름다운 옥체와 부딪치는 순간, 남자는 그동안 올리밀던  정욕을 이겨내지 못하고 와락 여자를 끌어안았다. 품속에서 빠져나오려고 발악하는 여자를 억지로 쓸어눕히고 여자를 차지해보려고 안깐힘을 써봤지만 여자의 강렬한 반항끝에 남자는 끝내 목적을 이루지 못하였다. 하지만 남자는 여자에게 꼬물만치도 성을 내지 않았다. 오히려 그 한마디가 여자의 마음을 단단히 포박해주었다.     참으로  신사적이고 수양있는 남자라고 여자는 탄복했다.    또 3년후     텅 빈 남자의 약속 한마디만 받아안고 사랑하는 직업을 뿌옇게 떼운 여자는 그동안 아팠던 마음을 추슬리려고 무등 애를 썼다. 학교에서 배운 전업이 회계전업이고 15년동안을 수판알만 튕기면서 수자들과 싱갱이한 그녀는 그처럼 애지중지하던 일자리를 눈깜짝할새에 놓치고보니 모든것이 허무하고 귀찮아졌다. 집에 돌아와서도 내내 얼굴을 찌프리고 있는 안해를 보던 남편이 이때라고 여자의 코앞에 대고 이쁜 고무풍선을 불어대기 시작하였다.     십년동안 귀에 못 박히게 들어왔었지만 바쁜 여건때문에 그냥 흥타령처럼 들어왔던 남편의 둘째타령이 이렇게 귀에 쏙 들어올줄이야. 남편이 불어준 아름다운 고무풍선을 고이 맘속에 간직하고 여자는 이듬해 자기를 꼭 닮은 장미꽃처럼 이쁜 둘째딸애를 보았다. 애한테 정을 쏟으며 싱갱이질하노라니 지구는 어느덧 세바퀴를 돌아버렸다.   그동안 남자도 애를 덜컥 낳아버린 여자가 질렸던지, 아니면 주부냄새가 팍팍 풍기는 여자가 얄미웠던지 여자하고는 한마디 말도 없이 회계자리를 자기가 데리고 있던 출납한테 넘겨주고 말았다.   회계를 맡으려면 애기를 낳아서는 안된다는 그런 조건은 없었지만 여자는 벙어리 랭가슴 앓듯이 속으로만 끙끙거렸다. 장부일언 중천금이라고 가슴을 팍팍 치며 맹세하던 남자앞에서 자기도 똑 부러지게 잘한 일은 없는거라고 애꿎은 자탄만 하였다.   그동안 여자는 가정에 파묻혀 완전 아줌마가 되여버렸지만 깍쟁이였던 남자는 점점 령도기질이 짙어졌다. 말발이 좋아 원고도 없이 연설할라치면 반시간은 별문제없이 줄줄이다. 양철긁는 목소리도 여러해를 매일같이 들어주니 인젠 귀도 감각이 없는 목석이 되여버렸는지 모두들 아무런 내색도 없이 잘 들어준다.   령도질도 참 쉽게 하는것 같다. 자신은 단위차를 척 몰고 나가서는 낚시질이요, 하향이요 하면서 출근시간의 대부분을 할애하고  혹여 교장실에 척 앉아 있어도 맨날 컴 트럼프를 노는 그 모습이 참 부럽기만 하였다. 암튼 발바리같은 부하들이 허리를 굽석이면서 그가 포치해준 지시들을 알아서 척척 처리해나가니  아마 이것이 바로 능력있는 령도의 수완이 아닌가싶다.   3년전 처음으로 남자과 함께 일원짜리 트럼프치기를 할때이다.  트럼프를 잘 놀려면 패도 잘 와야 하지만 우선은 대방의 기색과 표정을 슬슬 살피면서 대방의 패를 가늠해야 한다. 녀자가 처음 몇판을 놀면서 남자를 곁눈질해보노라니 남자는 혼자 왕따인 패일때에는 넘 긴장해서 코로 손을 만진다, 두발을 강아지처럼 모둠뛴다 하면서 안절부절 못하는것이였다. 후에 이 습관은 녀자뿐만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다 알아차릴 정도로 눈에 띄였다. 그날 여자는 남자의 돈 70원을 따고  트럼프놀던 치들과 교장부인을 술집에 청하였었다.령도의 돈을 따고 그대로 집에 돌아가기는 부하로는 참 안됐다싶었다. 오랜만에 만난 교장의 암펌부인과 만나 너스레를 떨기도 하면서 이백원의 돈을 팔았었다. 그날 이후부터는 남자의 돈을 한번도 따본적이 없는 재수없는 여자다.   허지만 이 몇년은 십원치기를 하면서도 느긋한 자세로 여유있게 잘 놀아준다.  그만큼 돈도 참 많이 번것같은데 그에 따라 욕심도 점점 더 커지는것 같다.  그동안 딸을 유럽에 류학보내서 석사공부를 시켰고 졸업한후에는 거액의 돈을 투자하여  큰 도시의 외국합자기업에 취직시켰다. 백여평짜리 고층아빠트도 새로 사서 고급인터리어의 장식도 하였다. 새집들이를 하는 날, 교원들은 궁전같이 호화로운 교장의 집을 둘러보며 감탄의 찬사를 줄기차게 내뽑았다. 이렇게 많은 재산을 차지하고서도 속이 풀리지 않는지 해마다 다른 교원들은 쇠지도 않는 생일연을 공공연히 차리고  돈을 벌수 있는 모든 기회를 놓치지 않는것이다. 아마도 물고기 비린내를 맡은 고양이처럼 돈에 대한 탐욕을  영영 버리지 못할것만 같았다.   물고기 비린내들 맡은 고양이의 집착은 절대 돈만이 아니였다.  어느 여자교원과 관계가 애매하오, 어느 여자부하를 넘 잘 감싸주오, 어느 여교원하고 다방가는것을 봤소. 이런 소문들이 심심찮게 여자의 귀가에 들려왔다. 어느 하루 선이의 딱친구인 최선생이 선이한테 이런 속심말을 들려줬다.     뒤골목소문이 굴러다녀도 남자는 학교에서는 교원들의 존경을 받는 엄연한 령도요, 상급의 총애를 바는 능력있는 간부였다.   헌데 남자의 좋은 날도 인젠 끝이 날때가 됐나보다. 그동안 술술 풀어지는 실타래처럼 잘 나가던 남자가 올해에는 참 운수가 사나운것 같다. 새학기가 시작된 어느 하루, 출근하니 남자의 얼굴이 사색이 되여 말이 아니다. 모두들 흘끔흘끔 눈치만 살피다가 제칸으로 비실비실 돌아오는데 곁에 있던 최선생이 여자꽁무늬를  따라 바람같이 쑥 들어섰다.     아, 그런 판이였었구나. 시인민대표이며 우수교장이며 숱한 영예를 받아안은 남자가 이런 치사스러운 일때문에 앞길을 망치게 되였구나. 참 사모님도 참, 아무리 격분하더라도 이렇게 돌이킬수 없는 마지막장훈은 치지 말아야지, 늙어서 같이 살 사람은 그래도 부부인데 이렇게 칼로 모두부 베듯이 정을 뚝 끊으면 앞으로 어떻게 살자구 그러지, 고깝지 않던 남자의 행실들이였건만 정작 이 지경이 되였다니 여자의 마음은 어느덧 동정심으로 아련히 젖어들었다.   그래도 능력있는 교장때문에 교원들이 근심걱정없이 출근하고있질 않는가? 다른 의무교육학교에서는 출근싸인제를 실시한다, 지각, 조퇴. 결근이면 효익로임을 깍는다, 학부형들이 교원에 대한 평가제도를 실시한다 하면서 눈코뜰새 없이 바삐 보내지만 우린 말 그대로 휴양소처럼  느긋하고 안일한 신선같은 생활을 하고있는것이 아닌가? 오전에는 출근하고 오후에는 일이 있다는 핑게로 청가를 맡아도 쉽게 들어주는 교장님이니깐 누구도 나쁘다고 탓하는 사람이 없는줄로 안다. 게다가 제 돈을 절반씩 냈다지만 대련이요, 사천이요, 로씨야며 려행까지 조직해주는 학교가 도대체 몇개나 된단 말인가? 이런 교장을 잃는다면 그동안 신선같던 우리들의 생활도 곧 종말을 지을것이 아닌가? 비록 그동안에 다 녹이 쓸어버린 우리들의 전업지식과 사회지식이 아깝지만 그게 뭐 대수랴! 그냥 이대로 버티다가 때가 되면 퇴직하면 그만이지. 이는 여자 혼자만의 생각 아니였다. 시도때도 없이 트럼프치기를 하기도 하고 술놀이도 하면서 서로 공감되는 마음을 나누던 교원들의 진심이였다.   허지만 제발 일이 무사하게 끝나버렸으면 하는 모두의 소망을 무시한채 현실은 점점 더 왜지밭으로 달아났다. 상급에서 남자의 남녀관계문제에 미처 손도 대지 못하였었는데 어느 하루 출근하니 남자의 발바리이던 부교장이 구류소에 붙잡혔다는것이다.  단위에서 검사단이 오는양도 안 보이더니 이건 또 웬 일이람, 그동안에 교원들이 드문드문 가짜장부에 싸인하는 현상은 있었지만 일이 이렇게 엄중할줄 몰랐다. 이튿날 출근하니 교장은 사무실에 들어갈념을 안하고 아침부터 대문앞에 서있었다. 모두들 부산하여 교장을 둘러싸고 있는데 교장님이 하는 말씀이 부교장이 제발 하루만 견지하면 이후의 일은 내가 다 처리할텐데 제발 오늘 하루만 버텨주기를 바란다는것이다. 여자를 망라한 부하들도 이구동성으로 꼭 그렇게 될것이니 시름을 놓으라고 곁에서 간곡히 권하였다. 허나 이튿날 출근해보니 일은 이미 엎질러진 물이 되였고 재무지에 범벅이 된 두부모가 돼버렸다. 교장은 전날 저녁 네시에 구류소에 호송되였다는것이다.   그후, 사실의 내막을 알게 된  여자는 그만 아연해졌다. 그동안 교장과 부교장은 국가의 항목자금 몇십만원을 제 호주머니에 처넣었고 나중엔 그것이 들통이 나서 이런 꼴이 되여버렸던것이다.   얼마 안 지나 국에서는 새로운 녀교장을 내려보냈고 여자는 다시 그처럼 하고싶던 부기원직무를 다시 맡게 되였다. 새로 임명받은 녀교장은 이미 휴양소가 되여버린 학교의 면모를 개변시키느라고 온갖 모지름을 다 썼지만 게을러지고 우둔해지고 라태해진 교원들은 좀처럼 따라주지 않았다. 모두들 남자가 령도질하면서 편히 보냈던 그 때를 그리며 좋은 시간은 다 지나갔다고 하면서 한탄하였다.
10    [단편] 비명에 쓰러진 젊은 생명 (장송심) 댓글:  조회:465  추천:0  2017-02-03
단편소설   비명에 쓰러진 젊은 생명   장송심     "딩동,딩동" 초인종이 울리는 소리가 요란스럽다. 마치 주인이 집에 있는것을 빤히 알기라도 하는듯 귀청을 째는 그 소리는 끈질기고 지꿎기만 하다. 참다못해 질려버린 민우는 울며겨자먹기로 눈을 떠보려고 애썼지만 웬일인지 눈까풀이 천근무게에 눌리운것처럼 좀처럼 떠지질 않는다. 어마지두 놀라 급히 두 눈까풀에 손을 대여보니  찱흙처럼 눈가에 말라붙은 눈꼽쟁이가 손가락 마디마다에 터덜터덜 거치게 맞혀온다. 한참 역사질하여 말라붙은 눈꼽쟁이들을 뜯어낸후 겨우 눈을 떠보니 이번에는 머리가 쇠몽둥이에 얻어부쉬우기라도 한듯 빠개지는듯이 아파난다. 오늘 새벽까지 과음한  술이  또 심술을 부리는가보다.    "제길, 바쁘면 전화라도 하겠지." 민우는 이불을 머리끝까지 팍 올려쓰고는 그 자리에 다시 네각을 뻗어버렸다. 쉴새없이 힘차게 울리던 초인종도 나중에 지쳐버렸는지 다시는 울리지 않는다.   시간이 얼마나 흘렀는지 물속에서 노니는 자유로운 물고기마냥 꿈속에서 마음껏 자맥질하던 민우는 귀밑에 놓인 자지러진 핸드폰소리에 와닥닥 놀라 깨여났다.   " 게으름뱅이같은게, 아직도 자는거야? 문도 안 열어주구 미워죽겠어! 남은 큰비를 맞으면서도 모처럼 집에 찾아갔었는데 정말 량심이 없네.  흥! " 챙챙하고 앙칼진 녀자의 목소리가 민우의 고막을 울리면서 고음으로 울려왔다.   " 오, 민정이구나. 지금 비가 오는거야? 참 미안해!  나 넘 피곤해서 자느라고 그랬어. 언녕 전화할거지. 쯔쯔"   " 나 핸드폰 팅지됐어, 오빠, 날 전화료금 넣어줘, 되지 ? " 민우가 마치 빚군처럼 생각되는지 매일 선물 사달라는 투정부터 시작되는 민정이의 전화가 오늘은 별로 잠잠하다고 조금은 이상하게  생각됐었는데 아니나다를가 두마디안팎에  돈타령이다.  미리 짐작하고 있다는듯이 민우는 삼복날의 시원한 소나기처럼 통쾌하게 대답한다.    "그래, 문제없어, 내 이백원 줄게"   "와, 울 민우오빠, 최고야. 뽀뽀!" 앙칼지게 챙챙하던 민정의 목소리는 어느덧 꿀물에 폭 잠겨진 달콤한 목소리로 변해있었다.       어느덧 잠결이 깡그리 사라진 민우는 자리에서 일어나 습관처럼 창가로 다가갔다. 밖에서는 궂은비가 아직도 억수로 쏟아지고 있었다. 거리는 온통 물천지이지만  꽃 우산을 든 사람들의 물결이 끊어지지 않고있었다. 민우네 집 울안의 정자에는 민정이처럼 이쁜 녀자애 둘이 궂은 비속에서도 뭐가 그리 즐거운지 웃고 떠들며 짝자궁을 치고있다.    민우에게는  민정이가  몇번째로 만나서 사귀는  녀자애인지 잘 기억이 안난다. 민우가 세살때에 민우의 부모님들은 고사리같은 민우의 손에 깍지걸이를 하면서 "돈을 많이 벌어서 우리 민우와 할머니를 호강시켜줄게 " 라는 굳은 약속을 남시고 출국하셨지만 민우가 17살이 된 지금에도 돌아올념을 않고있다. 그것도 그럴것이 두분이 출국하신후 얼마 안되여 리혼하셨고 이어 타향에서도 줄 이어달리기선수마냥 생색을 내며 서로의 반쪽을 새로 찾아 깨 쏟아지는 신혼살림을 차리느라 민우가 념두에 없을는지도 모르지만 말이다. 말을 갓 번지기 시작해서부터 아빠, 엄마보다 할머니를 제일 많이 불러본 민우에게는 유일한 부모님이 바로  할머니셨다.  17년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또랑강아지처럼 할머니만을 믿고 따르며 가정의 따사로움을 느꼈었는데 일년전에는 그 소중한  할머니까지 저 세상으로 보내셨다. 할머니가 계실때에는 그래도 착한 손자노릇을 하느라고 그렇게 싫은 학교라도 다니는 흉내를  냈고 컴방에 밤늦게 붙어있다가도 혼자 쉬지 않고 기다리고 계실 할머니의 정성을 생각해서 집에 꼭꼭 돌아오군 했었다. 시든 가지처럼 쪼글쪼글한 얼굴에 할미꽃 웃음을 수놓으며 반겨주던 할머니, 언녕 키 넘어가는 민우의 엉덩이를 토달토달 두드려주면서 " 어유, 귀여운 내 새끼 왔구나! " 하시면서  반갑게 맞아주던 할머니, 하나밖에 없는 손자가 배고플세라 아껴쓰면서 장만해두었던 먹거리들을 내여주시며 그렇게도 이뻐해주시던 유일한 혈육이셨다. 이처럼 소중한 할머니를 잃은  민우는 이 일년동안 등대 잃은 배처럼 갈팡질팡했고 풀어놓은 말처럼 목적지를 모르고 허둥지둥했다.   부모님들은 출국한후 얼마 안되여 타향에서 겨끔내기로 민우에게 용돈을 두둑이 보내주고있다. 아마 곁에서 지켜주지 못하는 유감과 아쉬움을 돈으로 무마하려는 심정인가보다. 덕분에 민우는 돈 근심은 없이 매일 흔자만자 먹고 놀기만 하며 신선같은 세월을 보내고있었다. 오늘은 녀자애들과  련애하구 래일은 어중이떠중이 술친구들과 파티하구 매일 흥청망청 부어라, 마셔라 하면서  세월아, 네월아 흥타령을 불러대였다.   민정이는 친구 상철의 소개로 노래방에서 면목익힌 녀자애다. "다리 부러진 노루 한자리에 모인다."고 민우의 친구들은 거의 모두가 부모들의 출국으로 풀어놓은 망아지들이다. 민정이도 례외가 아니다. 어머니는 출국하고 허울좋게 아버지가 신변에서 지켜준다고 하지만 아버지는 회사일에 포박되여 맨날 밖에서 헤매다나니 민정의 공부를 통 봐주지 않았다. 하여 민정이도 매일 갇혀있는 지루한 학교생활이 갑갑하고 싫어져서 억지다짐으로 초중공부를 마친 녀자애이다.   민정이는 뭇 녀자애들을 뺨치는 이쁜 정령이다. 지금 애들 말을 빈다면 그야말로 "몸짱, 얼짱" 이다. 모델을 찜쪄먹을 정도의 늘씬한 키와 몸매를 갖춘데다가 얼굴도 금방  피여난 야들야들한 복숭아꽃처럼 애련하고 화사하게 생겨 남자들의 흠모의 눈길이 통 떨어지지 않는 미녀였다. 미인앞에서는 영웅도 흔들린다고 민정이를 보자마자 한눈에 반한 민우는 민정이의 호감을 사려고 처음에는 오빠라고 자진해나섰다. 다행히 이름도 민우와 오랍누이처럼 비슷하게 생겨서 민우는 친구들의 질투와 부러움을 받으면서 손쉽게 민정의 오빠가 되였고 또 얼마 안되여 련애를 시작한것이다. 민정이 또래 녀자친구들도 민우못지 않게 많았다. 그래서 민정의 환심을 사려고 자기의 무리에 그 애의 친구들까지 합세하여 맨날 컴방에서 게임도 놀고 함께 모여서 파티도 하며 찜질방에 다니면서 트럼프치기도 한다. 그리고  민우는 매일마다  옷을 사준다, 화장품을 선물한다, 맛있는 음식들을 사준다는 등등의 공세를 크게 들이대여  민정의 점수를 따내기에 여념이 없다.   "응~, 민우오빠, 나 배고픈데 밥 사줄래?"  한참후에 다시 울린 핸드폰에서 울려나오는 민정이의 애교어린 목소리가  민우의 귀를 간지럽힌다.    "그래, 나도 배가 출출한데 지금 너네 집 아래층에 있는 그 음식점으로 내려와, 내 택시타고 지금 인차 갈게."    민정이네 동네에 있는 그 식당은 유명한 서양음식점이다. 민정이가 즐겨먹는 햄버거며 콜라며 돈까스며를 경영하기에 둘은 자주 다녔다. 민정이가 맛있게 먹어주며 이쁜 눈웃음을 보내주는것도 좋지만 부하처럼 굽석거리면서 곁에서 시중들어 주는 복무원들의  공경한 태도에 민우는 돈을 종이장처럼 헤프게 쓰면서도 기분은 오히려 억수로 흐뭇하고 즐거워지게 된다.   "귀염둥이, 많이 먹었어? "   "응, 오빠, 배고픈 김에 정말 많이 먹었다. 인젠 뭐할래? "   "음~ 만포식하니깐 잠이 슬슬 몰려온다. 우리 낮잠 좀 자고 저녁에 다시 놀러 가자. 어때? "   "응, 그러는것이 좋겠어. 나도 졸려."   둘은 팔을 겯고 밖에 나와 택시를 잡아타고 민우의 집으로 향했다. 아침부터 내리는 비는 지금도 그칠줄 모르고 질척질척 내린다.   4층에 있는 민우의 집은 민우의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살던 집이다. 할아버지가 세상뜨신후 민우의 부모님은 할머니가 혼자서 고독해하신다는 미명하에 태여난지 한돌밖에 안되는 어린 민우를할머니에게 맡겨버렸다. 민우의 할머니에게는 민우의 아버지가 귀한 삼대독자인지라 장중지옥처럼 곱게곱게 키웠다. 그렇게 키운 아들이 귀중한 손자 민우를 자신한테 넘겨주시자  할머니는 넘 기뻐서 입이 귀에 걸렸다. 그렇게  16년을 애지중지 키운  민우에게 자신의 숨결이 고이 묻혀있는 이 60평되는 자신의 보금자리를 고스란히 넘겨주신것이다. 그렇게도 소중한 할머니의 체취와 흔적이 흠뻑 슴배인 이 집을 물려받은 민우는 한달동안은 집에 누구도 들여놓지 않고 집 관리를 잘해가더니 두달후부터는 그 고독이 싫었던지 친구며, 녀자애들이며 자주 끌어들였다. 어제 저녁엔 민우가 엉망진창이 되다보니 상철이에게 끌려 어떻게 집에 들어섰는지도 감감 몰랐고  상철이가 언제 집에 갔는지도 기억에 전혀 없다. 민우가 맑은 정신이였다면 민우의 집은 어제 밤에도 친구들의 락원으로 변했을것이다.   민정이는 집에 들어서자바람으로 코를 막고 소리친다. 방안에 뒹구는 맥주병이며 마른 명태쪼각들이 지저분하고 구석 한켠에 쌓여있는 쓰레기들에선 악취가 풍겨나온다.   "잉, 집에 무슨 고약한 냄새야? 아유, 숨막혀! 오빠, 며칠 청소 안했어? " "청소구 뭐구,  어서 이리 와! " 민우는 다짜고짜 민정이의 고운 어깨를 부여잡고 침실로 향한다. 침실에는 민우가 뽁 빠져버린 그 모양대로 이부자리가 동그렇게 부풀어있었다.   "아잉, 싫어, 나 몰라, 나 집 갈래." 민우와 사귄지 이십일도 안되지만 그동안 민우네 집을 제집문 나들듯 다니던 민정이다. 하지만 아닌보살하며 아양 떠는 그 모양이 더 귀엽다.   "요, 보배둥이! 내 간을  다 빼먹겠다. 가긴 어디 가?  여기가 우리 둘의 신혼집인데." 민정이의 이쁜 모습을 더는 못 봐주겠다는듯이 민우는 민정이를 와락 들어 침상에 던져버리고 민정이의 옷을 와락와락 벗겨버렸다.   "아유, 꼭 마치 짐승같애!  살랑살랑 해," 민정이가 민우의 울대뼈가 꿀꺽거리는 목을 꼭 끌어안고 민우의 두 볼에 쪽쪽 키스를 한다.    뽀얀 생우유같은 민정이의 보드랍고 하얀 속살을 보자 민우는 발광하는 맹수마냥 민정이의 몸에 와락 덮쳐들었다. 긴 침을 고운 꽃 속살속에 뽑고 오래동안 꽃향기속에서 아름다움을 향수하는 꿀벌처럼 민우는 민정이의 몸을 오래오래 탐닉하였다.   한창 공부에 열중하여야 할 열일곱살의 두 청춘남녀는 너무도 일찍 찾아온 에덴동산에서 때이른 사랑의 꽃놀이에 열광하는것이다. 포근한 해빛도, 달콤한 수분도, 맛좋은 영양도 흡수못하고 넘 일찍 피여난 애숭이 꽃들이 이제 곧 닥쳐올 폭풍우의 위험도 감지하지 못하고 달콤한 사랑이 겉발린 수렁속에 빠져 물덤벙술덤벙 자신을 혹사하고있는것이다.   한참후에야 자기의 몸에서 떨어져나간 민우를 바라보며 홍조가 사라지지 않는 민정이가 얼굴에 꽃같은 웃음을 담고  민우를 향해 혀를 날름거린다.      "오빠, 오늘 저녁은 어디 가서 놀가?”   "니 맘대로 해라. 노래방 가든지, 스텐드바 가든지, 맘대로 골라봐.”그리고 이 돈으로 핸드폰료금도 물고 용돈도 써." 민우가 곁에 아무렇게 버려있는 호주머니에게 지갑을 꺼내더니 빨각빨각하는 백원짜리 인민페 여덟장을 민정이의 하얀 젖가슴우에 던져준다.   "와, 울 민우오빠, 항상 이렇게 통이 커서 진짜 내 맘에 들어. 우리 오늘은 친구들을 불러 노래방 가자," 민정이의 입술자국이 다시 민우의 두 볼에 우박처럼 찍혀진다.   " 그래, 우리 친구들을 다 끌어모아가지고 실컷 놀아보자! ”   둘은 팔을 겯고 밖에 나왔다. 그동안 그칠줄 모르게 내리던 궂은 비는 어느새 광풍폭우로 변해버려 거리는 한결 살벌하다.  그들은 재빨리 택시를 불러타고  자기들이 즐겨 다니는 "우주노래방”으로 향하였다. 제일 큰 칸을 차지하고 둘은 맥주를 불러 마시기 시작하면서 친구들한테 전화를 해대기 시작하였다. 이윽하여 민정의 친구들이며 민우의 친구들이 몰려오기 시작하였다. 비바람이 아무리 세차도 맛갈진 풀을 본 망아지떼들에게는 아무런 방해도 되지 않았다. 삽시에  스물이 되는 애숭이들이 모여서 부어라, 마셔라 하면서 실컷 마셔대고 고함지르는데 노래방은 삽시에 시장바닥처럼 붐비였다.  요란한 음악소리에 맞춰 한껏 몸놀림을 하는 가운데서 분위기는 노란 감처럼 무르익어져가고 물처럼 들이킨 맥주로 하여 모두가 무아지     경이라도 된듯 기분이 알딸딸해졌다.   한참 친구들속에 어울려 떠들던 민우는 속이 울렁거리는데다가 소변까지 마려워서 급히 바안의 화장실문을 두드렸지만 문이 잠그어져있었다. 할수 없어 민우는 휘청거리면서 복도에 있는 공용화장실로 부랴부랴 향하였다.  쏘고 토한 몸은 더욱 가늠하기 어려워 민우는 벽을 짚고 간신히 복도를 따라 비틀걸음으로 걸어갔다. 머리를 숙이고 엉거주춤 걸어가던 민우는 문득 뭉클하는것이 땅땅한 머리에 푹 박히기에 화들짝 놀랐다. 고개를 쳐들고보니  찰떡처럼 딱 붙여 떨어지지 않는 한쌍의 남녀가 한창 복도 한복판에서 열렬한 키스를 하고있다가 민우한테 불의에 당한 모양이였다.          "어마나, 깜짝이야!" 하는 녀자의 소리에 혼겁하여 다시 녀자를 찬찬히 쳐다보니 다름아닌 옛 련인 미영이였다. 갈라진지 한달도 안되는 미영이가 다른 남자의 품에 있다니,  순간 술에 익어 벌겋게 익어있던 민우의 얼굴은 다시  분노로 이글이글 달아올랐다.   "야, 이년아! 나외의 다른 남자는 안 만난다던것이 벌써 어디서 저런 미련한 곰같은 놈과 붙었어? "    한켠에 서서 눈이 둥그래서 지켜보던 "곰"이 그제야 제정신이 들었는지 민우에게 와락 접어들었다.   "야, 어디서 저런 가라지같은 놈이 굴러와서 이 어른의 기분을 다 흐리워놓는거냐?" 금방까지 마가을의 콩대처럼 당금 쓰러질것 하던 민우도 어디서 그런 힘이 났는지 "곰"에게 달려들어 맡불질 하였다. 그동안  친구들속에 끼여 주먹이나 쓰는 민우인지라 우둑진 "곰"이지만 두려움을 모르고 "곰"의 얼굴에 강타를 들이대였다. 얼굴을 싸쥐고 민우한테 헛발질하던 "곰"이 몇번 뒤걸음질하며 도망하는가싶더니 번개같이 허리춤에서 비수를 꺼내여 달려드는 민우를 향해 힘껏 찔렀다. 비수는 면바로 민우의 가슴을 찔렀다. 가슴에서 왈왈 쏟아져나오는 빨간 피를 본 민우는 놀란 나머지  뿌리 없는 나무처럼 그만 그 자리에 폴싹 쓰러져버렸다. 오분도 안되여 끝나버린 혈전이지만  미영이의 놀란 악청으로 숱한 손님들이 달려나왔고 노래방은 삽시에 아수라장이 되였다. 용케도 그 틈을 타서  허겁지겁 요리저리 달아나던 "곰"은 끝내 노래방 대문앞에서 보위일군들에게 붙잡혔다.   이 시각 민우의 엄마는 한국에서 새로 가정을 이룬 남편과 함께 아늑한 침실에서 함께 텔레비를 흠상하고있었다. 남편의 딸을 보면서 민우생각을 가끔 하기도 했지만 리혼한 남편의 종자라는 배심에 그냥 용돈만을 두둑이 보내주며 자신을 달래고있었다.   민우의 아버지는 로씨야에서 처녀 카츄사와 새로 가정을 이루고 꿀처럼 달콤한 생활을 하고있다. 엄마가 세상떠서 혼자 있는 민우가 맘에 걸리기는 했지만 14년이나 갈라져있던 아들이라 혹 전화가 통해도 무뚝뚝하기만 한 아들이 인젠 정도 그렇게 통하지 않는다. 하여 그도 맨날 돈이 얼마나 필요하다는 아들에게 돈을 주는것으로 자신을 위로하고있었다.   비명에 쓰러진  열일곱살의 나젊은 민우는 끝내 병원에서 영영 눈을 감았다.      에필로그   열일곱살의 나어린 생명은 끝나는 그 날까지도 곁에서 지켜주는 친인 한명 없었다. 아니, 죽어서도 지켜주는이 없는 외로운 생명이였다. 부모들이 여직 살아있는 민우는 죽어서도 곧추 극락세계로 갈수 없었고 그의 시체는 화장실 랭동실에서 며칠 더 꽁꽁 얼어야 했다. 나중에 형사들의 도움으로 민우의 집에서 민우의 부모님들의 주소를 알아내였고  민정이가 민우의 어머니에게, 상철이가 민우의 아버지에게 편지를 써서 민우의 죽음을 알리기로 결정지었다.   비명에 너무 일찍 스러져버린  17살의 애어린 꽃송이. 세상물정을 모르는 철부지 어린나이, 세살적에 부모님과 갈라지여 한번도 만나본적 없던 부모님들을 죽어서도 기다려야 하는 민우에게 부모님은 과연 무엇이였을가!   저 세상에 계시는 할머니는  넘 일찍 자신을 찾아온 손주녀석을 보고  또 얼마나 가슴아파하실가? 부디 그 할머니의 정성에 받들려 민우의 젊은 생명이 구천에서라도 따스함을 만끽해보길 바라는 마음이다.
9    [단편] 영영 잃어버린 너 (장송심) 댓글:  조회:395  추천:0  2017-02-03
단편소설    영영 잃어버린 너     장송심       자기 키를 훨씬 넘어가는 눈앞의 끼끗한 젊은이를 넋놓고 바라보던 금미의 커다란 눈망울에는 금시 맑은 이슬같은것이 호수처럼 골똑 고였다가 뒤이어 반짝이는 눈물방울이 되여 줄 끊어진 구슬처럼 쉬임없이 굴러내린다. 지난 10년동안 하루도 거르지 않고 머리속에 각인시켜온 귀엽기만 하던 아들의 모습이였는데 그 아들이 그동안 이렇게 훌쩍 커버릴줄은 꿈에도 상상못하였던 금미였다.   코수염이 살짝 돋아 가무스름해진 입언저리, 매부리 발톱처럼 날카롭게 치켜올려진 매서운 코마루, 부리부리하고  초롱초롱한 두눈, 총각시절의 남편의 모습을 판에 찍은듯이 닮아가고있는 철민이의 모습은 마치도 이 세상을 하직한 남편이 다시 소생하여 곁에 돌아온듯한 느낌이다.   금미는 낯설은 사람을 대하듯 표정없이 멀거니 자기를 쳐다보고있는 철민이를 품에 와락 껴안고 뜨거운 오열에 흐느끼고있었다.             가슴을 에이는듯 흐느끼는 금미의 슬픔에 반죽된 그 목소리에 목석도 마음이 움직여지련만 철민이는 겁에 질린듯 가재걸음으로 뒤걸음만 치면서 금미의 품에서 벗어나려고 두손을 공중에서 마구 허둥대고있다.   옆에서 눈물을 훔치며 말없이 지켜보던 철민의 이모가 안쓰러워 한마디 께낀다.       순간 철민이가 금미를 와락 밀치며 성난 새끼호랑이처럼 으르렁거린다.     한켠에 헌신짝처럼 사정없이 뿌리워진 금미는 사시나무처럼 부들부들 떨리는  몸을 걷잡지 못한채  밑둥짤린 무우처럼 그 자리에 털썩 물앉고말았다. 얼굴은 얼어 시르죽은  바나나껍질마냥 삽시에 새까맣게 변해버린다.   금미는 미친듯이 소리친다.         금미를 노려보는 부릅뜬 철민이의 두눈에서는 아니나다를가 시퍼런 린불이 뚝뚝 떨어질듯이 황황 타오르고있다. 이를 악물고 성난 사자마냥 기를 빡빡 쓰며 금미에게 달려드는 태세가 마치도 당장이라도 금미를 삼켜버릴듯한 태세다. 철민의 이모가 혼신의 힘을 다해 철민이를 금미한테서 떼여놓고 억지로 제방에 밀어넣었다.   금미는 그 자리에 퍼더버리고 앉아서 두손으로 가슴을 쾅쾅 내리치면서 서럽게 울어댄다. 마음은 칼로 한오리한오리 에여내는듯이 고통스럽기 그지없다.   (그래, 하느님이 무심하지 않아서 나한테 보응을 내렸구나. 아들에게 죄지은 내가 무슨 낯으로 인제 와서야 철민이를 내 아들이라고 찾는단 말인가? 애가 가장 수요할때 곁을 떠난 내가 오늘 이 꼴을 당해도 싼거지.)   태를 치는 괴로움속에서 불현듯 눈앞에 귀여운 나나의 모습이 나타난다. 일본땅의 세집에 두고온 오랜세월동안  고락을 같이 해온 흰 고양이 나나가 못견디게 보고싶어진다.   남편을 중국땅에 돌려보내고 홀로 고독을 짓씹으며 힘겹게 하루하루를 버텨나가던 녀인의  애달픈 마음을 헤아리기나 한듯이 제 발로 금미의 세집에 찾아온 집없는 고양이 나나, 발"摹�� 곁에  다가와  금미의 품에 머리를 박으면서 재롱을 부리던 나나, 엄마없는 철민이가 대신 보내준것이라고 이쁜 생각을 톱으면서 그 나나를 가슴에 꼭  껴안고 얼마나 보듬어줬는지 모른다.   엄마의 포근한 품에 안겨  어리광을 부리며 해죽해죽 웃어주는  자근자근  깨물어보고싶은 철민이의 천진한 모습을 그려보면서. 나나처럼 귀엽고 착하던  10년전의 천진란만하던 일곱살짜리 철민이가 더없이 그리워진다.   고사리같이 야들야들한 두손으로 엄마, 아빠의 손을 꼭 잡고 퐁퐁 뛰던 개구쟁이 철민이, 갈라질때 네 모습을 보면 떠나가는 엄마의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는다면서 배웅하러 나오지 말라는 금미의 애원에도  아들인 자기가 꼭 아빠와 엄마를 바래야 한다면서  악을 쓰고 공항까지 바득바득 따라나온 철민이, 검표구를 나서는  엄마와 아빠와 갈라지기 싫어 송아지울음을 터뜨리면서  할머니와 이모에게 끌리워가면서도 애고사리같은 손을 쉴새없이 저어대던 애티나던 철민이, 그 철민이를 가슴에 새겨두고 그리움으로 요동치던 금미였었는데 오늘 그 아들이 자기를 눈앞에서  사라져라고 호통질한다.   금미는 터져나오는 설음에 복창이 다 찢겨질 지경이다.     여직껏 묵묵히 철민의 곁에서 엄마가 해주지 못하던 사랑을 몰부었던 동생 금자가 흐느끼며 하는 말이다.               금자가 언니를 부축해가지고 침실에 들어가  옷장에서 이부자리를 내리워서 덮혀주곤 살며시 문을 닫고 나가버린다. 빠개지는듯한 머리의 통증을 가셔보려고 두눈을 감고 구름처럼 몰려드는 잡생각들을 쫓아내려고 했지만 정신은 점점 또렷해진다. 지나간 이왕지사들이 눈앞에 나비떼처럼 몰려든다. 푸접좋은 남편의 얼굴이 눈앞에 삼삼거린다.   영남이와 금미는 곁사람들이 공인하는 잉꼬부부이다. 원앙새처럼 금술이 좋은 그들은 저마끔 직장에 있을 때를 빼고는 그냥 그림자처럼 붙어다녔다. 함께 영화를 보러 다니고 산보를 다니고 친구집에 놀러 다니고 장보기도 같이 다녔다. 둘은 이 세상의 행복을 혼자 차지한듯이 항상 얼굴에 환한 미소를 담고 즐거운 나날을 보냈다. 헌데 인생의 풍운조화는 가늠하기 어렵다고 그처럼 행복하던 가정도 경제의 차디찬 흐름앞에서는 어쩔수 없는거보다. 영남이가 다니던 공장이 문을 닫아 영남이는 무직업자가 되여버렸고 금미가 다니던 상점도 불경기로 금미도 몇달동안 로임을 받지 못하게 되였다. 게다가 철민이를 본지도 이미 6년철을 잡던차라 수입이 없는 그들로는 애를 돌봐주는 철민의 할머니와  온가정의 소비를 막아낼수 없었다. 하여 친구들에게서 돈을 꾸어가지고 온갖 방법을 다해 일본으로 출국하는 수속을 밟았는데 운이 좋아서인지 철민이가 일곱살을 잡던 어느 여름날, 둘은 나란히 일본땅을 밟게 되였다.   일본에 도착한후 고중에서 일어를 익혔던 금미와 영남이는 그렇게 큰 힘을 들이지 않고서도 언어관을 순조롭게 넘겨 영남이는 회사에서 금미는 음식점에서 일자리를 맡아 돈을 벌기 시작하였다. 손을 잡고 벌이하는 재미가 짭잘하여 둘은  적잖게 돈을 모았다. 이렇게 이년을  즐겁게 보내던 어느 하루 영남이가 몸이 언짢다면서 세집에 들어섰다.   집에 퇴근하여 때아니게 누워있는 남편을 보고 금미가 소스라쳐 새된 소리를 질렀다.         이틑날, 금미는 음식점의 사장님에게서 말미를 맡고는 남편을 모시고  병원으로 향하였다. 온 하루 병원에서 이런저런 명목의 검사를 마치고 늦게야 진단결과를 받아본 금미는 시도때도 없이 닥쳐온 비참한  현실에  눈앞이  캄캄해져 그만 그 자리에서 졸도해버리고말았다.   그동안 태엽을 준 인형처럼 세월이 흘러가는줄도 모르고 그냥 일에만 정력을 쏟다나니 몸에 스트레스가 겹싸인데다가 맑은 하늘의 청천벼락같은 남편의 위암진단서까지 받고보니 쇠덩이같은 칠척사나이의 튼튼한  몸도 견디여내기 어려울텐데 하물며 연약한 아녀자의 몸이 어찌 당해낼수 있었으랴!   시간이 얼마나 흘렀는지 금미가 눈을  떠보니 병원의 침대에서 자기는 점적주사를 맞고 환자로 치유받아야 할 남편이 곁에서 측은한 눈길로 자기를 지켜보고있었다. 순간 금미는 코마루가 시큰해져 남편의 목을 와락 껴안고 통곡치며 울어댔다.       구곡간장을 녹여내는듯한 금미의 애달픈 울음소리에 남편 영남씨의 야위여서 수척한 얼굴에도 비오듯 눈물이  쏟아져내렸다.       황소 열마리로도 돌려세울수 없는 금미의 외고집을 여직껏 꺾어본적이 없던 영남인지라 그는 금미에게 등을 밀리워 혼자 몸으로 떨어지지 않는 리별의 고행을 선택하여 고향에 돌아갔던것이다. 금미는 그냥 일본땅에 눌러앉아 죽기내기로 돈을 벌기 시작했다.   남편 영남씨를 살려내기 위해서라도 돈을 벌어야 한다는 일념으로 금미는 낮에는 음식점에서  밤에는 불고기점에서 일하면서 죽기내기로 버텨냈다. 당금 쓰러져죽을것같다가도 집에 돌아와서는 재롱을 부리는 나나를 껴안고 철민이와 남편에게 하고싶은 말들을 다 퍼부우면서 마음의 피로를 메우군 하였다.   한메터 육십이의 미츨한 키를 자랑하는 금미지만 일본에 와서 체중이 열근이나 줄어들어 40키로밖에 가지 않는지라   바람에라도 날려갈듯 갸날픈 몸으로 비쳐내는 금미의 모습은 보기에도 애처로왔다.   이런 금미의 애련한 모습을 말못하는 짐승인 흰고양이 나나외에도 몰래 사내대장부의 소중한 측은지심으로 지켜주는이가 있었는데 그이가 바로 금미와 한불고기점에서 함께 일하고있는 국호씨이다.   남편 영남이가 홀몸으로 떠나간지도 반년이 되는 어느날, 그러니 영남이가 금미동생부부와 함께 북경의 협화병원에서 순리롭게 위암수술을 마치고 퍽 호전되여 석달이 되여가던 어느날이다.불고기점에서 열두시까지 야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려던 금미는 밖을 나서자마자 금시 몰려드는 현훈증으로 하여 그자리에서 쓰러지고말았다.   그동안 불고기점에서 거의 석달동안 함께 일하면서 금미를  오빠처럼 살뜰히 돌봐주던  동료인 국호씨가 퇴근하는 금미와 동행하려고 문을 나서다가 이 정경을 발견하고 택시를 불러 병원으로 향하였다.   한국에서 류학공부하러 일본으로 온 국호씨는 공부여가에 불고기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한지 이미 석달이 되였었다. 금미와는 나이도 비슷하고 민족도 한민족이여서 둘은 오누이처럼 무랍없이 지내는사이였다. 인사불성이 된 금미를 업고 병원까지 달려가 점적주사까지 맞힌 국호씨는 금미를 집까지 데려다준후 금미가 몸을 추스리기 시작한 이튿날 아침까지 자기가  줄곧 곁에서 간호해주었다.   금미가 천근처럼 무거워지는 눈까풀을 맥없이 겨우 치뜨고 갸날픈 목소리로 국호씨에게 사의를 표시하였을때  얼굴에 만면에 웃음을 담은 국호씨의 얼굴모습은 너무도 포근하고 따스하게 금미의 눈앞에 안겨왔다.       햇솜처럼 부드럽고 샘물처럼 감미로운 느낌이 금미의 온몸을 타고흐르면서 금미는 온몸이 그대로 다 녹아 내리는것같았다.  남편 영남이가 곁을 떠난 반년동안 주위에서 꼬시는 여느 남자에게도 딴눈을 팔지 않고 묵묵히 괴로움과 슬픔을 홀몸으로 묵새기면서 아글타글 혼신을 혹사하면서 버텨온 금미다.   그동안 국호씨를 제외하고 어느 누가 금미에게 이런 따뜻한 위로의 말 한마디라도 해준적이 있었던가. 쓰러진 꽃잎마냥 애잔한 금미의 두볼을 타고 흘러내리는 눈물방울을 두손으로 닦아주던 국호씨는 저도 모르게 솟구쳐나오는 애모의 감정을 억제못한채 금미의 입술에 자기의 뜨거운 입술을 포개여버렸다.   전류처럼 찡해지는 짜릿한 감동을 주는 그 입술의 강한 힘을 이겨내지 못하고 금미는 그만 국호씨에게 고스란히 굴복해버렸다.   한참동안의 폭풍우가 지난후 금미는 국호의 품안에 안겨 자신의 비참한 처경을 일일이 이야기해주었다.     금미를 으스러지게 껴안으며 하는 국호의 이야기에 금미는 호하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였다. 그후 국호씨와 달콤한 하루하루를 보내는 금미의 마음에는 남편 영남이의 그림자가 점점 멀어지기 시작했다.   (이게 아닌데. 남편을 살리기 위하여 돈을 번다는 내가 이렇게 다른 남자와 몸을 섞으며 사는것을 안다면 남편이 얼마나 실망하랴. 하지만 나 혼자서 고독하게 살아가는 그젯날은 정말 죽기보다 더 싫은거야. 영남씨, 용서해요.저 너무 힘들어요.저 혼자서 강박으로 버티다간 당신을 살리기 전에 제가 지쳐 먼저 죽어버릴것같아요.)   스스로 이런 강심제도 놓으면서 금미는 일상들을 보내고있었다. 헌데 낮말은 새가 듣고 밤말은 쥐가 듣는다고 금미의 혼자의 속삭임도 비밀로 될수 없는가부다.   어느날 금미는 중국에서 온 남편의 전화를 받았다.       순간 금미는 누가 몽둥이로 정수리를 치는듯한 강한 충격을 받으며 눈앞이 캄캄해졌다. 가까스로 정신을 가다듬고 금미는 무력한 목소리로 남편에게 반문하였다.         그제야 금미의 마음에는 쪽집게처럼 집혀오는이가 있었다. 이 불고기점에 국호씨와 한고향사람이라고 무랍없이 지내면서 국호씨를 무척 따랐던 한 한국아줌마가 있었다.   실은 국호씨는 한메터팔십의 늘씬한 키에다  영화배우를 뺨칠 잘난 얼굴을 가지고있어 주위의 여자들에게서 인기가 아주 높았다. 이 한국아줌마도 그런 국호씨에게 반해 남들의 눈에도 보기 구차할만큼 공개적으로 추파를 보내군 하였었는데 국호가 금미에게만 마음을 주니 악이 나서 전화를 걸어온 영남씨에게  고자잘했던가보다.   더 헤여나올길 없는 삼검불처럼 헝크러진 머리의 어지러움과 복잡함으로 하여 금미는  눈앞이 샛노래지면서 정신이 가물가물해졌다.     전화통에서는 영남이의 비분에 찬 목소리가 그냥 흘러나오고있었다. 덴겁하여 전화를 팽개챈 금미는 황황한 마음을 걷잡지 못한채 미친녀처럼 그 자리에서 뛰쳐나오고말았다.    (나 인젠 어쩌지? 이대로 돌아가도 영남씬 날 용서안할거고, 용서한다 해도 오물을 뒤집어쓴 나를 다신 사랑해주지도 않을거고, 철민이를 봐서라도 함께 살아야하건만 허나 사랑이 없는 그런 생활을 어떻게 살아갈가?)   집에 돌아와서 이불에 파묻혀 울어대는 금미는 이궁리저궁리 속궁리를 굴려가다가 끝내는 남편을 포기하려는 잔인한 용단을 내리고말았다.   뒤늦게 소식을 듣고 달려온 국호에게 추호의 유예도 없이 자기의 타산을 이야기하는 금미의 얼굴에는 강인한 빛이 흘러내렸다. 국호는 으스러지게 금미를 껴안아주는것으로 금미에 대한 감격의 정을 표달하였다.   이렇게 금미는 일본땅에서 새로 만난 남자 국호씨와 6년반이라는 오랜 세월을 보냈다. 그동안 4년전에 남편 영남이가 병으로 돌아가고 뒤이어 금미의 할머니가 돌아가시여 철민이를 동생 금자가 맡아키운다는 소식은 금자한테서 들어서 이미 알고있는터였다.          그동안 국호가 결혼을 요청해와도 자식을 하나만 갖자고 애걸하여도 금미는 그동안에 정을 익혀온 고양이 나나를 품에 안고 철민이를 그리면서  그냥 답복을 주지 않았던것이다.     어느때부터인가 금미에게 매일이다싶이  불어넣은  귀에 못박히다싶이 된 국호의 진심어린  말마디에 철민이를 신변으로 데려가려고 10년만에 중국에 날아온 금미였다.   헌데 10년후의 아들은 자신을 아버지를 죽인 살인악마처럼 대하면서 엄마를 쫓아내고있지 않는가?   (안돼, 난 아들을 잃을수 없어.아들을 곁에 데려다 보살피면서 그동안 못해주었던 사랑을 다 보상해줄거야.)   언제 쓰러졌나싶이 금미는 다시 일어서서 철민의 방문을 두손으로 쾅쾅 두드려댔다.     허지만 금미의 절절한 기대를 조금치도 헤아려주지 않는  철민이가 방에서 고함치듯 소리질러대고있다.     금미는 순간 모든것을 알아차릴것만 같았다. 자기는 죽을때까지 철민의 용서를 받지 못할것이라고. 철민이는 자기를 엄마취급을 절대 안해줄것이라고.   10년동안에 아들한테 준 상처는 그 무엇으로도 메울 방도가 없다는것을. 6년을 품속에 껴안고 보듬어주던 나나는 영원히 철민이를 대신할수 없다는것을.   영영 잃어버린 아들로 하여 금미는 영원히 가슴속에 무거운 십자가를 지니고 살아가야 할것이다.  
8    [단편] 장미, 덫에 치우다 (장송심) 댓글:  조회:325  추천:0  2017-02-03
단편소설     장미, 덫에 치우다     장송심           은미는 1.70cm의 훤칠한 키에 수양버들처럼 미끈하고도 물오른 몸매를 자랑하고 있는 깨끗한 여인이다. 게다가 조물주의 은총을 입어서 얼굴까지 생화의 어여쁨을 함초롬하게 머금고 그 은은한 향기를 온 누리에 풍기는 매력적인 여인이다. 은미는 스물두 살의 꽃다운 나이에 ㄱ시 예술학교 무용전업을 졸업하고 ㄱ시 소년궁의 무용교원으로 발탁 받았다.   자고로 아름다운 여인은 바라보는 이의 눈을 즐겁게 할 뿐만 아니라 마음도 한결 감미롭게 만든다. 이 느낌은 만약 쳐다보는 이가 이성이라면 곱절로 절실하다고 봐야 할 것이다. 허나 이 싱싱한 생화처럼 아름다운 여인이 만약 바라보는 이가 동성이라면 사모와 선망에 찬 그윽한 눈길보다는 은근한 질투심과 시기가 서린 쌩쌩한 찬바람과 같은 시선이 될 것이다.   평범하지 않는 아름다운 용모 때문에 그녀는 필경 몸과 마음을 오싹케 하는 평범한 여인들이 보내는 싸늘한 눈길 속에서 평범한 여인들보다 아름다운 그 대가를 톡톡히 치러야 할 것이다.   얼굴도 몸매도 눈부시게 아름다운 그녀는 동성들이 붐비는 ㄱ시 소년궁에 출근한 첫날부터 이른 새벽의 얼음처럼 차가운 냉기와 같은 동료들의 질투어린 눈길을 받아야 했다.   아름다운 그녀가 스스로 꽃 같은 얼굴에 어여쁜 미소를 담고 친절하게 동료들과 대화를 시도해 봐도 따뜻이 맞아줄 줄을 모르는 선배님들이지만 오만한 성정을 띤 그녀는 솔선 적으로 먼저 인사를 걸줄 몰랐다. 천성적으로 빼어난 미모로 생긴 오기와 자격지심이여서인지 그녀의 아름다운 얼굴에는 사시장철 차디찬 냉기만이 오리오리 서려있었다. 그런 그녀여서인지 늘 사람들의 말밥에 올랐고 여성동료들의 비난의 대상이 되어버렸다.  “예쁘고 잘난 것들은 늘 여물지 못한 돌피처럼 퍼렇고, 꿋꿋해서 다닌단 말이요. 속은 텅 빈 주제에 뭐가 잘났다고 저렇게 거들먹거리는지? 쯧쯧…”  “그러게 말이요. 옛말에도 벼이삭은 익을수록 고개를 숙인다고 했는데 금방 학교 문을 나온 햇강아지인 신세에 하룻강아지 범 무서운 줄 모르게 설쳐대는군. 매너가 진짜 꽝인 덜된 여자로군.”   헌데 소년궁에는 은미 말고도 이렇게 뭇사람들에게 왕따 당하는 여인이 또 한명 있었는데 그가 바로 설화이다. 설화는 예술전업 졸업생이 아니다. 그녀는 한족고중을 졸업하고 한어교원으로 소년궁에 들어온 처녀애이다.  인물도, 체격도 그 누구에게 짝지지 않아서 은미가 오기전까지만 해도 소년궁의 꽃이라 일컬어도 절대 과언이 아니었다. 하지만 아무리 아름다운 설화라 하더라도 전업교원들이 붐비는 이곳에서 그 용모가 빛을 뿌릴 리가 만무하였다. 하물며 아름다움을 질투하는 동성들의 무리 속에서임에야!   다양한 악기들이요, 구성진 성악이요, 정채로운 미술이요, 신나는 무용 등을 전공한 전업인재들 속에 평범한 한어교원인 설화는 거위 속에 끼어든 닭처럼 멋 적게 끼어 다녀야했다. 하기에 설화는 늘 꽥꽥거리며 뒤쫓아 다니는 거위에게 쫓겨 다니는 암탉신세가 돼버려 하루 종일 기를 펴지 못하고 살아야 했다.    이때에 혜성처럼 갑자기 나타난 은미의 존재는 설화에게는 어쩌면 한 가닥의 희망의 불빛이었는지도 모른다. 다행히 교연실도 마주하고 있어 둘은 매일 마주칠 기회도 많았다. 예쁜 얼굴에 오만함을 띠고 복도에 나타나는 은미를 볼 때마다 설화는 스스럼없이 은미한테 다가가서 말을 걸었다. 그렇게 반가운 웃음을 담고 자기를 반겨주는 설화가 은미에게도 얼마나 고마운 존재인지 몰랐다.    그러던 어느 날, 설화는 은미의 손목을 잡고 부근의 오붓하고 작은 음식점을 향해 발걸음을 다그쳤다. 둘은 소박한 술상을 마주하고 무람없이 맥주를 마셔대기 시작했다. 잔을 부딪치면서 설화는 은미에게 자기의 속심을 서슴없이 시원히 내비치었다.  “은미야, 네가 우리 직장에 안배 받아서 내가 얼마나 좋은지 몰라. 우린 나이도 비슷하고 경력도 비슷하니깐 타이밍이 아주 잘 맞을 것 같아. 비록 내가 너보다 2년은 선배지만 이건 너에게는 절대 나쁜 일이 아닐 거야. 내가 비록 경험은 얼마 없다지만 네가 꺼리지 않는다면 내가 많이 가르쳐줄게. 그렇다고 내가 너보다 아는 점이 많다는 뜻은 절대 아니야. 나도 앞으로 너한테서 많은 것을 묻고 배울게.”   홀로 떨어진 외기러기처럼 외로움에 떨던 은미도 목석이 아닌 이상 듣고만 있을 수 없었다.  “그래, 설화야, 정말 고마워, 실은 이 직장에서 서로 어울려 다니는 다른 동료들을 보면서 참 부러울 때가 많았어. 비록 이곳에 와서야 만난 너였지만 네가 꼭 마치 소꿉시절부터 무람없이 뛰놀며 자란 죽마고우인양 편하고 즐거웠어. 나도 친절하고 편한 네가 정말 좋아. 설화 너하고는 진짜 손잡고 다정히 오래오래 함께 친구로 지내고 싶어.”   감격에 실린 그녀의 목소리는 바이올린의 현처럼 가볍게 바르르 떨리었다   엄동설한의 매서운 추위를 몰아주는 숯불처럼 서로에게 따뜻함과 포근함을 보내주는 따뜻한 말마디들을 나누면서 은미와 설화는 깊은 우정을 나누었다.   그때로부터 은미와 설화는 둘도 없는 절친한 친구가 되었고 서로의 마음속에 서로 의지하고 기댈 수 있는 지기로 자리 잡기 시작했다.   소년궁이라 아름다운 여인들은 많았지만 은미처럼 빼어난 용모와 몸매까지 겸비한 여인은 흔치 않았다. 게다가 여자들이 특별히 많은 직장이어서 이 학교에서는 오히려 남성들이 신선하고 멋진 풍경이 되어 여성교원들의 마음을 살포시 앗아가곤 했다.   직장에서 몇몇 안 되는 이성 속에 다행히 상사인 주임님이 끼어있었다. 학교에서 최고의 권력을 자랑하는 준수하게 생긴 주임님은 은미가 학교에 자리 잡은 그날부터 그녀에게 특유한 친절과 애정을 퍼부었다.   찬바람이 쌩쌩 이는 차가운 분위기속에서 그녀보다 열 살이나 더 많은 성숙된 남자의 친절이 그녀의 얼어든 마음을 녹여주기에는 그렇게 많은 시간들이 필요하지 않았다. 하지만 필경 주임님은 유부남으로 늙은 나비이고, 은미는 금방 피어난 아름다운 꽃이었기에 은미는 그의 따뜻함을 관심으로만 고맙게 받아들였지 늙은 나비의 애정 따위는 우스개로 받아들였다.   교직원이 100명도 안 되는 규모가 크지 않는 직장이지만 주임님의 위세는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많은 가정들에서 하나밖에 키우지 않는 천금보다 귀중한 자식들이라 누구의 자식들에게 짝지지 않게 키우려는 부모님들의 욕망은 그 어느 세대들보다도 더 강렬하고 세찼다. 자신의 잃어버린 청춘을 애들에게서 보상받으려는 듯이 학부형들은 애들을 인재로 키우기 위한 모든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소년궁은 해마다 악기반, 성악반, 무용반, 컴퓨터반, 미술반 등등으로 나뉘어 학급들을 모집하였는데 전 시의 학생들이 파도처럼 몰려와 미처 다 받아들일 수 없는 지경에까지 이르렀다. 때문에 소년궁의 전업반에 입학하는 학비도 엄청 비쌌다. 허나 그 비용이 하늘을 치솟아도 우리의 부모님들은 결코 개의치 않았다.   따라서 이 규모가 크지 않는 직장에서의 주임님의 권력과 위세는 능히 산중의 왕인 용맹한 호랑이가 부럽지 않을 지경이었다. 항상 교직원들을 보면 안하무인격으로 호통치고 표효하며 학교안팎에서 권세와 위력을 떨치는 무서운 주임님이시다. 그러나 은미만 보면 이 사나운 호랑이는 곧 이빨 빠진 살가운 호랑이가 되어버린다. 은미도 자기 앞에서 얌전한 호랑이로 변해버리는 이런 주임님이 결코 싫지는 않았다.   살구꽃, 복숭아꽃들이 거리를 울긋불긋 화사하게 단장시키던 어느 화창한 봄날저녁 은미의 핸드폰이 울렸다.  “저녁에 성에서 고찰단이 내려와서 손님접대를 해야 하겠으니 수고스러운 대로 은미가 참가해줘야겠소. 식사가 끝나고 다른 오락장소로 가야 할 텐데 춤 잘 추는 은미가 있어야 분위기가 피어오를 것 같아서 그러니깐 오늘저녁 다섯 시까지 금강산술집으로 와야 하오.”   전화를 받아보니 주임님의 호출이었다. 은미는 명령에 복종할 수밖에 없었다.   그날 저녁 식당, 노래방, 다방까지 걸쳐 술에 녹초가 된 은미는 손쉽게 주임의 노획물이 되어버렸다. 자기 앞에서 넋을 잃고 거의 실신한 듯이 아름다운 은미를 눈앞에 놓고 주임님은 온밤 물고 빨며 놓아주지 않았다.  “제 정조를 빼앗아 가다니? 당신 얌체 있어요. 어서 제 정조를 돌려주세요. 그렇지 않으면 주임님을 강간범으로 고소할 거예요.”   이튿날 아침, 술과 잠이 함께 깨어서야 은미는 자신이 어느 호텔방에 라신으로 주임님의 품에 안겨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너무나 억울하고, 분통이 터진 은미는 울며불며 주임님께 야료를 부렸다.  “은미가 얼마나 매혹적이었으면 내가 술기운에도 자제 못했겠소. 제발 좀 날 강간범으로 고소해주오. 정말 다시 은미 볼 면목이 없을 정도 미안하오. 하지만 이미 엎지른 물을 내가 어찌 도로 담겠소. 내 심장을 떼어달라면 떼어줄 수 있지만 이미 망가진 은미의 정조를 내 다시 돌려줄 수 없소. 어차피 강간범으로 될 건데 내 은미를 한 번 더 탐하겠소.”   그러나 주임님은 뉘우침이나 반성은 고사하고 다시 은미의 백옥 같은 라신을 으스러지게 껴안으며 다시 은미를 점하려고 발광을 했다. 은미가 필사적으로 주임님을 밀어내려고 했지만 아직도 술기운인지 무슨 이름 모를 약기운지 몸은 더 나른해졌고, 어딘가 남자를 받아주고 싶은 충동이 생기기도 하여 그대로 몸을 맡겨버릴 수밖에 없었다.  “오늘부터 난 은미를 소년궁의 판공실 주임으로 임명할 거요. 난 죽는 날까지 은미의 정조를 망가뜨린 빚을 갚으며 살 것이오. 이제부터 은미는 소년궁에서 내 다음으로 실세요.”   폭풍우 같은 아침의 정사가 끝났을 때 주임님은 은미의 정조 값으로 소년궁의 판공실 주임 직을 던졌다.  “나 먼저 샤워하고 먼저 출근할 테니 은미는 좀 더 자오. 그리고 늦게 일어나면 이 돈으로 쇼핑하면서 예쁜 옷도 사입고, 맛있는 음식도 사먹고 오후에 출근하오. 오후에는 회의실에서 은미를 판공실 주임을 임명해야 하니까. 꼭 참가하오.”   거친 야욕을 다 쏟고, 씩씩거리던 주임님이 한 숨을 돌리고 일어나면서 은미를 다독여주고, 돈뭉치를 훌 던져주었다.   인민폐 만원이었다. 주임님이 출근한 다음 은미는 눈물을 흘리면서 주임님이 주고 간 돈을 헤고 또 헤었다. 이렇게 많은 돈을 소유하기는 난생처음이었다. 은미는 곧 눈물을 머금고 실실거리기 시작했다. 정조의 값 치고는 너무 적은 대가였지만 그래도 돈뭉치를 보니 기분이 좋았던 것이다. 또 판공실 주임까지 챙겨준다고 하니 즐겁지 않으면 미친년이었다.   주임님은 그날 오후, 전체 교직원회의를 열고 은미를 소년궁의 판공실 주임으로 임명했다. 이후 은미는 소년궁의 판공실 주임으로 소년궁의 실세로 되었다. 또 주인님이 자주 찔러주는 공금으로 자신을 가꾸고, 주인님을 위해 몸과 마음을 다 바쳤다.   은미가 주임님의 품에 안겨 소년궁의 판공실 주임으로 일근한지도 어언 4년 세월이 흘렀다. 자고로 아름다운 꽃송이에는 늘 어엿한 나비들이 찾아드는 법이라고 예쁜 그녀에게도 날아오는 사랑의 화살들이 빌 새 없었다. 은미는 용케도 주임님과의 불륜을 감추면서 그 속에서도 영준한 공무원총각을 골라 결혼까지 하였다.   그 영준한 공무원총각은 갓 ABC대학을 졸업하고 교육국에서 말단직원으로 출근하고 있었다. 때문에 그 영준한 공무원총각은 아무런 권위도 없고 가난했지만 은미와 결혼을 한 후에는 그녀를 황후처럼 떠받들어 모시면서 자신의 모든 것을 은미를 위해 깡그리 쏟아 부었다.   허나 이미 주임님에게 길들여진 은미한테 남편의 존재는 한낮 평범하기 그지없는 남자일 뿐이었다. 직장에서는 직위도 없는 말단직원이라 과장님의 지시만 받들어야 할 공복이고, 집에서는 자신의 주위를 뱅뱅 돌며 아내의 최고지시에 잘 따라주는 심부름꾼이었을 뿐이었다.   게다가 시부모님들도 평범한 시민들이다보니 그들에게 보탬이라곤 꼬물만치도 없었다. 둘 다 노임에 매달려 근근득식으로 살아가는 힘든 생활이라 은미는 퍽 힘이 들었다. 그러나 은미가 결혼을 한 후에도 여전히 은미의 육체를 탐하는 주임님이 가끔씩 두터운 공금을 은미에게 던져주어 은미는 몸단장을 사치스럽고도 화려하게 할 수 있었다.   그래도 성차지 않은 은미는 남편에게 이렇게 말했다.  “여보세요, 당신은 꼭 노력하여 교육국의 령도가 되어야 해요. 지금 세월엔 당신처럼 이렇게 성격 좋고 듬직한 남자들이 급을 출 때거든요. 당신의 상급인 과장님과 국장님이 당신을 어떻게 괴롭히더라도 당신은 참고 견디세요. 당신은 천방백계로 그들의 위신을 얻어야 해요. 이렇게 해야만 나중에 기회가 있거든요. 그러니 당신은 저를 실망시키지 않기 위해서라도 꼭 참고 견디어야 해요. 당신이 성공해야 만이 당신의 힘든 지난날들이 의의가 있는 거예요.”   남편은 폭포처럼 철학을 쉴 새 없이 퍼붓는 은미의 앵두같이 작은 입을 한식경이나 멍하니 쳐다보다가 어이가 없던지 싱그레 웃기만 하였다.  “남은 진심으로 충고하는데 당신은 왜 이런 태도인가요? 당신은 꼭 해낼 수 있는 거죠? 절 절대 실망시키지 않을 거죠?”   은미는 섬섬옥수로 남편의 두 어깨를 살며시 부여잡고 기다란 속눈썹이 내비치는 새까만 눈망울로 남편을 물끄러미 쳐다보았다.  “그래. 사랑하는 귀염둥이, 나 절대 당신을 실망시키지 않을 것이요. 당신을 세상에서 제일 행복한 여자로 만들어줄게.”   남편은 은미를 와락 끌어안고 소나기 같은 키스를 한바탕 퍼부었다.  “요즘 배란기라면서… 우리 오늘저녁 당신처럼 예쁜 딸이나 하나 만들자.”   남편은 뜨거움은 키스로 끝나지 않았다. 갑자기 뜨거운 불덩이가 되어 은미의 여자를 덮치려고 했다.  “난 아직 아이가 싫다고요. 이제 내 20십대가 겨우 2년도 안 남았으니 제발 내 20대에 아이 엄마로 만들어주지 마요.”   은미는 질겁하여 남편을 콱 밀어 던졌다. 오늘이나 낼 중에 배란이 될 것이라고 잘 알고 있는 은미는 벌써 3일 전부터 남편의 정자를 받아주지 않았던 것이다.  “난 못 참겠단 말이야.”   뜨거워진 남편은 절대 물러서려고 하지 않았다.  “그럼 배설은 밖에다 하겠다고 약속해요.”   애가 밸까봐 겁은 났지만 저도 몰래 남편의 성이 그리워난 은미는 남편에게 단단히 약속을 받고야 몸을 허용했다. 결혼하여 2년이 되는 동안 남편은 아이를 굉장히 원했다. 하지만 은미는 맞벌이 부부에게 아이는 부담이라고 아이 낳기를 거절했다. 때문에 은미는 남편의 섹스는 받아들여도 남편의 정자는 무시하려고 노력을 했다.   은미는 반공실주임으로 발탁되기 전까지 설화와의 우정을 돈독히 했다. 하지만 반공실주임으로 된 후에는 은미도 다른 동성들과 함께 설화를 무시했다. 더구나 언제부터 자신과 주임님 사이의 정사를 눈치 채고 잔소리처럼 충고를 주는 것은 도무지 용서할 수 없었다. 하여 은미는 자신과 설화를 무시하던 동성들과 함께 설화를 무시하고 비난하기 시작했다. 은미까지 자신을 배신하자 설화는 그 누구에게도 기댈 길 없는 고독한 직장에서 홀로 울분을 참고 짓씹고 있어야 했다.   은미의 기대와 함께 은미의 남편은 은미와 결혼하여 6년이 되었을 때 갑자기 교육국 국장으로 제발되었다. 은미의 남편이 교육국의 말단직원으로부터 교육국의 국장으로 된데에는 은미와 소년궁 주임님의 도움이 컸다. 은미는 주임님과 몰래 동거할 때마다 위로 교육국과 교육청에 인맥이 큰 주임님에게 남편의 급이 오르게 해달라고 청을 들었다. 은미의 남편을 바로 만들면서 늘 은미의 육체를 점하던 주임님은 은미의 부탁을 거절 못하고 크게 힘을 썼는데 은미의 남편이 교육국의 국장으로 임명된 것은 놀라운 일이었다.   은미는 국장부인이 된 기분으로 행복했고, 주임님은 자신의 인맥으로 교육국 국장 하나를 만들어낸 공로로 자신의 앞길이 무한히 밝을 것이라고 굳게 믿었다. 은미의 욕심은 아주 컸다. 이제 주임님이 주임의 직을 한 임기 더 마치고 퇴직하면 자신이 남편의 덕으로 소년궁의 주임으로 되고 싶어 했다. 주임님은 큰 욕심은 없었다. 그저 은미의 남편 덕으로 소년궁 주임 임기를 한 기 더하고 퇴직하면 그만이었고, 점점 정열이 식어가는 자신의 성욕을 아름다운 은미에게서 퇴직하는 날까지 위안 받으면 그만이었다.   은미의 남편은 국장으로 된 후, 늘 출장으로 살았다.  “여보, 오늘 전성교육회의가 있어 장춘으로 가야겠소. 한 3일 소요될 것이오.”   어느 날의 아침, 아침을 먹으면서 남편이 은미에게 불시로 자신의 출장을 알렸다.  “아, 그럼 어제 말씀을 해야죠. 그랬으면 제가 어제부터 준비를 해드렸을 텐데… 당신도 참, 제가 곧 짐을 챙겨줄게요.”   남편이 교육국 국장으로 된 후, 은미는 남편에게 한결 따뜻해졌고, 애교스러워졌다.   남편이 출장을 간 날 밤, 적적해진 은미가 혼자 거실의 소파에 비스듬히 누워 티비를 보고 있을 때 갑자기 핸드폰이 울렸다. 핸드폰에 뜨는 전화번호는 주임님의 것이었다.  “주임님, 무슨 일이세요?”   은미는 짜증난 기분으로 주인님의 전화를 받았다.  “뭐가 무슨 일이야. 남편이 국장 되더니 이제 주임 따위의 내가 싫어진 건가?”   전화를 받는 은미의 반갑지 않은 목소리를 눈치 챘던지 주임님은 아주 섭섭한 소리로 되물었다.  “그런 거 아니에요.”   은미는 주인님의 말에 아니라고는 했지만 사실 이제 주임님이 싫어졌다. 남편의 부하가 된 주임님과 이제 더 이상 살을 섞고 싶지 않았다. 비록 주임님 덕에 남편이 국장이 되었다고는 하지만 정조를 바친 대가로 환산하면 미안할 것도 없었다. 하물며 이제 점점 남자의 야성이 차해가는 주임님에랴.  “근데 왜 남편이 출장을 갔는데 부르지 않았어. 나 은미를 잡아먹으러 왔으니 당장 문을 열어.”   주임님은 어서 문을 열라고 호통을 쳤다.   (이 늙다리가 어떻게 남편이 출장 간 것을 알았지?)   은미는 이제 더 이상 주임님의 노리개가 되기 싫어 낮에 출근했을 때도 남편이 출장 간 것을 뻥긋도 하지 않았었다. 알고 온 주임님을 물리칠 수 없게 된 은미는 싫은 대로 문을 열어주었다.  “나 은미의 싱그러운 육체가 그리워 죽나 했어. 당신 남편이 국장으로 된 후로는 기회가 없었단 말이야. 우리 오래 간만에 거창하게 만리장성을 쌓아보잔 말이야.”   집안에 들어서기 바쁘기 주인님은 은미를 안아 거실의 소파에 던져버리고 야수처럼 은미의 잠옷을 벗기기 시작했다. 빨리 주임님의 야욕을 채워서 돌려보내야겠다고 생각한 은미는 소파에 던져진 채로 주임님에게 몸을 맡겨버렸다. 전 같으면 고급호텔에서 별의별 자태를 다 보이며 신나게 살을 섞었던 은미였다. 하지만 주임님은 한번으로 끝나지 않았다. 한번으로는 쌓였던 뜨거움을 풀고, 그 다음부터는 가지고 온 포르노 CD까지 CD플레이어로 돌려가면서 구경하고는 다시 은미에게 덮쳐들었다.   은미의 남편으로 장춘으로 출장을 다녀온 지 불과 3달도 되지 않아 퇴직 전의 마지막 임기를 시작했던 주임님이 생각 밖으로 공금회리가 탄로나 심사를 받게 되면서 새로 주임으로 내려왔다.   일이 공교롭게 되어서인지 교육국에서 소년궁의 새로운 주임으로 내려 보낸 사람은 바로 설화의 사촌언니였다. 은미의 남편과는 이미 몇 년 전부터 교육에서 한 과에서 일하던 여자였다.   설화의 사촌언니가 새로 주임으로 내려오자 계모한테서 온갖 학대와 천대를 받아 부엌데기신세와 같던 설화는 하루아침사이에 소년궁에서 떠받들리기 시작하였다. 비난과 기시만 하던 동성들의 비난의 목소리는 어느덧 온갖 아첨과 애교를 띤 달콤한 목소리로 변하였고, 설화를 향한 동료들의 관심과 찬사와 사랑은 샘물처럼 끝없이 쏟아져 나왔다.   설화자신도 요지경처럼 변해버린 주위의 변화에 정신을 못 추스를 정도였다. 그러던 것이 반년도 되지 않아 설화가 반공실주임으로 발탁되고, 은미는 다시 일반교원으로 떨어졌다. 설화의 사촌언니가 소년궁의 주임이 되면서 설화가 소년궁의 신데렐라가 된 것만 해도 화가 나서 죽을 판인데 문득 설화에게 자신의 자리까지 빼앗기게 된 은미는 성미가 꼭뒤 밑까지 치밀었다.   (남편은 정말 인정이 없어. 그러지 않고서야 어떻게 모든 인맥을 다 동원하여 자신을 교육국 국장으로 만들어준 주임님을 추방한단 말인가? 그리고 또 바보야. 자신의 아내를 자신의 아래 사람인 설화의 사촌언니가 반공실주임 자리에서 떨어뜨려도 가만히 둔단 말인가? 설화 그년은 내 그늘 아래서 놀던 잡것인데…)   생각할수록 억울하고 비참하기만 했다. 너무 억이 막혀 심장이 비수로 찌르는 듯이 아팠다. 은미는 더 이상 이대로 참을 수는 없었다. 저녁에 퇴근하여 집으로 돌아가면 남편에게 이부자리 송사를 해서라도 자신의 반공실주임 자리를 도로 찾으려고 했다.   그날 저녁, 푸르뎅뎅해서 집으로 달려온 은미는 거실에 앉아 담배를 피우면서 TV를 보고 있는 남편에게 일러바치기 시작했다.  “당신은 오늘 제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아세요?”  “무슨 일이 있었는데?…”   남편은 심드렁해서 되물었다.  “우리의 새로 온 주임이 오늘 나를 반공실주임에서 밀어내고, 자신의 사촌동생인 설화를 제 자리에 앉혔단 말이에요.”   은미는 심드렁해하는 남편이 얄미워 언성을 높였다.  “그 주임이 사업을 아주 잘하고 있더군. 당신의 일은 낮에 그 주임을 통해 보고를 들었소. 무용을 전공한 당신이 본래 반공실주임에 어울리지 않다고 하더구만. 오래 동안 소년궁의 일반 업무를 보았던 설화란 직원이 더 좋은 인선이라고 하더구만. 내 당신네 주임과 오래 동안 함께 사업을 해보아서 잘 알지만 그녀는 자신의 안속을 차릴 그럴 사람이 아니오.”   은미의 남편은 아주 잘 된 인사라고 설화의 사촌언니를 칭찬하고, 또 설화가 반공실주임에 어울린다고 하더라고 칭찬을 했다. 그 소리를 듣는 순간 은미는 그만 부아가 터져 남편에게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  “미쳤어요? 자기 아랫사람이 당신의 얼굴도 안 보고 자기 아내를 찬밥 취급하는데 바보처럼 그들을 칭찬하다니? 정신병자가 아니라면 어떻게 그들의 편을 들 수 있어요?”  “이 더러운 년아, 무엇이 어쩌고 어째? 도대체 누가 미쳤단 말이야?… 갈보 같은 년!”   은미가 포악스레 고함을 지르자 은미의 남편이 자리에서  발딱 일어나더니 은미의 따귀를 후려갈기면서 펄펄 뛰었다.  “뭐, 뭐라고요? 제가 갈보라고요? 제 아래사람에게 아내의 주임자리나 도적맞힌 무능한 국장주제에 감히 누굴 갈보라고 욕한단 말이에요?”   자신의 분을 삭여주기는 고사하고, 자신을 갈보라고 남편이 욕을 하자 은미는 미칠 것만 같았다.  “그래 아니란 말인가?”   남편은 갑자기 히죽이 웃으며 되물었다. 정말 정신이 오락가락한 사람이 분명했다.  “전 죽어도 아니에요. 그러니 방금 그 말은 분명한 인격모욕이니 저에게 사과하세요.”   은미는 눈썹하나 까딱하지 않고 자신은 청백하다고 버텼다.  “네 년이 인격을 좋아하는구나. 네 년이 다른 놈하고 더럽고도 추접스럽게 놀아난 것은 내 그나마 용서하려고 했는데 이제 보니 거짓말을 하면서까지 자신의 청백을 지키며 날 바보로 만드니 나도 더 이상 치사하지 않고는 안 되겠다.”   은미가 자신의 청백을 주장하자 은미의 남편은 크게 냉소하더니 갑자기 CD플레이어의 작동스위치를 눌렀다. 그러자 TV의 화면이 훌 가버리더니 주임님이 어떤 여인을 탐닉하는 장면이 나왔다. 맙소사, 그 여인은 바로 은미 그 자신이었다.   (아, 이건 도대체 무슨 변이란 말인가? 남편이 언제 거실에 몰래카메라까지 설치했었단 말인가? 아아, 난 이제 어떡한단 말인가?)   은미는 너무 창피해서 CD플레이어의 작동장치를 정지하려고 앞으로 다가갔는데 CD플레이어 앞에 떡 버티고 서있던 남편이 불이 번쩍 나게 그녀의 따귀를 다시 후려갈기면서 길길이 뛰었다.  “이 년아, 멋진 장면이 아직 그 뒤에 있단 말이다.”   은미가 남편의 강타를 얻어맞고 바닥에 쓰러졌을 때 은미의 남편은 CD플레이어의 쾌속작동장치를 눌렀다 놓더니 그녀의 두 어깨를 끄집어 일으켜 TV화면을 보이면서 실성한 듯이 부르짖었다.  “더럽고 치사해서 내 네 년에게 더 이상 보이고 싶은 마음 없다. 더러운 년! 오늘부터 너 년은 이 집을 쓰고 혼자 콱 살아라. 바나나가 더 먹고 싶으면 그 주임새끼를 데려다 같이 살던가?”   은미의 남편은 이렇게 은미에게 호통을 치고는 씩씩거리면서 집을 훌 나가버렸다.   그렇게 은미의 곁을 떠나버린 은미의 남편은 반년이 되어도 집으로 돌아오지 않았다. 남편에게 진심으로 속죄하고, 용서받고 싶어서 남편의 핸드폰을 쳐도 받지 않았고, 국장사무실에 전화를 걸어도 받지 않았다. 시집으로 찾아가 남편의 행방을 묻고 싶어도 차마 그곳에는 갈 용기가 나지 않았다. 그저 묵묵히 소년궁에 나가 어린이들에게 무용을 가르쳤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남편이 집을 나가 8개월 이 되었을 때 반공실주임으로 발탁되어 일하던 설화가 갑자기 사직을 하고 소년궁을 나간 것이다. 이유는 아직까지 시집을 안 가고 서른두 살까지 처녀로 있었던 설화가 갑자기 상업국 국장자리까지 버린 멋진 남자와 함께 미국으로 간다는 것이었다.   은미의 남편이 은미의 곁을 떠나 집으로 돌아오지 않은지 꼭 1년이 되었을 때, 설화가 소년궁을 떠나 미국으로 간지가 꼭 2달이 되었을 때 은미의 남편은 갑자기 은미에게 메일을 보내왔다.     이 세상에서 내가 가장 사랑했던 당신에게 나는 뒤늦게야 이 메일을 보내며 소식을 전하오. 어느덧 당신을 뿌리치고 내가 집을 나온 지도 어언 1년이 되었소. 내가 그날 그렇게 당신 곁을 훌 떠나서 한 도시에 8개월 동안이나 같이 살면서 당신에게 다시 돌아가지 않았던 것은 내가 비록 당신의 그 못된 짓거리를 더 이상 용서할 수 없어서가 아니었소. 물론 용서하지 못할 짓거리라 해도 다시 당신 곁에 돌아가 모든 것을 정리하고 나와야 했소. 하지만 난 더 이상 당신 얼굴을 보기 싫었소. 그것은 당신이 주임이란 그 작자와 함께 불륜을 저지르면서 날 교육국의 말단 직원에서 과장으로 승진시켰다는 것이오. 아마 그때 당신들이 비열한 수단으로 날 과장으로 승급시키지 않았더라면 난 과장에서 국장으로 제발되지 못했을 거요. 본래 당신과 주임의 불륜을 용서하고 다시 당신 곁으로 돌아가려고 하던 4달 전에 당신들이 불륜의 거래로 나를 과장으로 만들어주었다는 것을 심사를 받던 당신네 주임의 입을 통해 알았소. 더 이상 교육국 국장자리에 앉아 있을 용기가 나지 않았소. 하여 나는 교육국 국장직을 사직하고 2달 전에 미국으로 왔소. 난 영원히 당신이 있는 그 도시로 돌아가지 않을 거요. 당신과의 이혼서류는 내가 도장까지 박아서 지금 소년궁에 주임으로 있는 설화의 사촌언니에게 맡겼소. 당신이 이혼수속을 마칠 때 필요하면 당신네 새로운 주임에게서 받으면 될 것이오. 당신도 이제 좋은 남자를 만나서 부디 행복하길 빌겠소. 하지만 이후엔 제발 자신의 감정을 존중하기 바라오.     남편의 메일을 받은 은미는 소리 없이 눈물을 줄줄 흘렸다. 남편이 자신을 절대 용서할 수 없다는 것이 충분히 이해되었다. 그리고 남편에게 죽도록 미안했다. 또 자신의 실수로 그 좋은 남편을 잃었다는 것이 정말로 후회되었다. 사실 그때 주임님과의 불륜의 면사포가 벗겨지지 않았더라면 주임님과 그 오랜 불륜을 끊고 진심으로 남편을 위해 열심히 살려고 마음을 먹었었지만 남편을 만나기전부터 시작되었던 주임님과의 오랜 불륜을 끊어버리기 쉽지도 않았었다.   며칠 후, 은미도 소년궁전에서 사직을 하고 연해지구 Q시의 국제예술학교에 취직했다. 은미가 금방 Q시 국제예술학교에 취직하였을 때 또 난데없이 설화로부터의 메일을 받았다.     은미야, 난 뒤늦게야 전후사정을 알고 너에게 미안한 마음으로 이 메일을 보낸다. 너도 소문을 들어서 알겠지만 난 사촌언니의 소개로 상업국 국장자리까지 사직했다는 한 남자를 알게 되고 그의 성실함과 다정한 인품 때문에 그에게 나의 모든 것을 위탁하기로 하고 그를 따라 미국으로 왔어. 그런데 오늘에야 그이의 부탁으로 그이의 메일함에 있는 보낸 편지들을 정리하다가 놀라운 사실을 알았어. 내가 의지하고 따라온 사람이 바로 교육국 국장으로 있던 너의 남편이라는 것을 말이야. 솔직히 네가 나와 한 소년궁에서 일을 하면서도 나에게 네 남편의 모습을 보여준 적도 없고, 또 나의 사촌언니로부터 그이가 너의 남편이란 것을 듣지도 못했어. 오늘에야 그이가 네 남편이란 것을 알고 사촌언니에게 국제전화로 야단을 쳤더니 우리 사촌언니도 그이가 네 남편이었다는 것을 몰랐단 거야. 네 남편도 우리 사촌언니에게 자기 아내의 얼굴을 한 번도 안 보여주었대. 우리 사촌언니가 소년궁에 주임으로 와서 널 반공실주임 자리에서 일반교원으로 옮긴 것은 원 주임님의 공금회뢰와 직권남용이 언급되면서 교육국의 지시대로 주임님이 임용한 너를 사면시킨 것뿐이래. 난 주임님이 공금회뢰로 주임자리에서 나떨어진 것이나 네가 반공실주임에서 사면된 이유가 네 남편이었던 그이의 앙갚음이라고 생각하지 않아. 너도 알지만 그이는 그런 사람이 아니잖아. 좌우간 내가 생각지 않게 너의 불행에 기름을 끼얹은 것 같다. 하지만 그렇다고 이제 네 남편이었던 그이 곁을 떠나고 싶지 않아. 아니 또 떠날 수도 없게 되었어. 나 여기 아메리카 대륙에 와서 그이의 아이를 가졌으니까. 너에게 많이 미안한 기분이 들지만 이제 더 이상 네 곁으로 돌아갈 수 없는 네 남편과 행복하게 살 거야. 그러니 너도 이제라도 좋은 사람을 만나 부디 행복하길 기원할 뿐이야.
7    이발의 반란 댓글:  조회:453  추천:0  2015-07-03
모진 치통때문에 며칠 밤을 뜬눈으로 새웠다. 밤낮으로 심술을 부리는 요놈의 이발때문에 이 주인님의 고생이 막심하다. 김치 한쪼가리를 씹으려고 해도 숨이 넘어갈듯 이뿌리가 아파나고 시도 때도 없이 찾아오는 진통때문에 온밤을 자반뒤집기로 고통스럽게 보낸다. 쬐고만 이발 하나의 반란때문에 온 하루 얻어먹지도 못하고 잠도 빼앗긴 가련한 이 몸은 푹 익은 파김치가 되여 종일 시래기처럼 후줄근해있고 팅팅 부은 누르끄레한 얼굴은 푹 찐 누런 옥수수빵 같다.  /입안에 숨어 보이지도 않는 보잘것없이 작은 어금이가 이렇게 나를 괴롭힐줄은 미처 생각 못했다. 바쁘다는 구실로 소홀히 대했더니 얄미운 이 녀석이 라태한 주인한테 참혹한 보복을 시도했나보다. 어릴 때 아버지가 태실로 이를 뽑아주는것이 무척 싫었던 나는 젖이가 통채로 흔들릴 때까지 내색을 내지 않았었다. 젖이는 간만에 차례지는 찰떡에 고물처럼 묻혀나오기도 했고 질긴 김치뿌리에 갈거리처럼 걸려 빠지기도 하였다. 그 시절에는 치솔질도 게을렀거니와 치솔질하는 방법도 틀려서 치아관리에 퍽 등한하였다. 나중에 자라난 간이는 보기 싫게 들쑥날쑥 하였고 게다가 몇개는 반란끝에 내 입안을 영영 탈출하는 통에 울며 겨자 먹기로 사기이를 하는수밖에 없었다. 실은 실생활에서는 가장 단단하여 어떤 마력으로도 상하지 않고 흔들리지 않을것 같은 강한 이발은 그 속성이 너무 여리고 예리하다. 솜처럼 나른한 혀는 아무리 죽을 힘을 다해 빼도 빠지지 않지만 견고한 이발은 조금만 게으름을 부려도 성깔을 부린다. 음식을 먹으면 꼭 치솔질해야 하고 피곤하거나 힘들어도 치아는 반란을 일으킨다. 나처럼 게으름을 부리는 라태한 인간들은 이렇게 랭혹한 보복을 당하기가 일쑤이다. 지금은 기술이 발달하여 임플란트도 할수 있다지만 한대에 몇천원씩 하는 고가의 비용때문에 우리 같은 출근족들은 감히 엄두도 내지 못한다. 게다가 이발 한대를 새로 하자면 도본 찍고 이발을 맞추고 몇번을 빼고 갈아야 하니 그 고생이 참 막심하다. 이발의 겉은 깨끗하고 깔끔하나 그 내면은 너무 게걸스럽다. 맛있는 음식물이라면 차거나 뜨겁거나 딱딱하거나 나른하거나 가리지 않는다. 음식물들과의 사투로 벌어진 이의 틈새는 점점 벌어지고 그 사이에 음식물들을 끼워 넣고 그속에서 점점 삭아가고 썩어간다. 허지만 혀는 주인님이 넘 게걸스럽게 먹으면 제 몸에 하얀 설태를 곱게 씌워주면서 주인님에게 건강에 류의하라고 부드럽게 타이르기도 한다. 이발의 겉은 강의하고 단단한것 같으나 그 성정은 너무 나약하다. 굽힐줄도 꺾일줄도 모르기에 이발은 통채로 뿌리가 상하고 썩고 흔들린다. 허지만 피할줄도 알고 굽힐줄도 아는 혀는 뜨거우면 홀랑 입밖으로 내밀기도 하고 살짝 입천장에 가져다붙이기도 한다. 그 쬐고만 몸집을 자유자제로 비틀면서 위기를 모면한다. 게다가 이발은 비겁하다. 아프면 반항하고 나중에는 주인님의 입속에서 영원한 탈출까지 해버리는 고약한 심성까지 가졌다. 하지만 혀는 우리가 아무리 죽을 힘을 다해서 빼려고 해도 주인에 대한 충성심을 갖고 절대 입속에서 도망치지 않는다. 이발은 우리의 몸속에서 가장 단단한 물건이라고 한다. 하기에 이발은 견고함과 튼튼함의 상징이라고도 한다. 허지만 이렇게 영악하고 강의한 기질을 가진 이발을 저세상에 갈 때까지 스물여덟개 남김없이 그대로 가지고 가는 인간은 극히 드물다. 어린애의 젖이가 간이로 바뀌여서 새로 날 때에는 축복해야 할 일이지만 더는 바뀌여 새로 나지 않는 영구치가 상하여 빼야 할 때에는 정말 가슴아픈 일이다. 아직 채 늙지 않은 우리 나이에는 이렇게 사기이, 혹은 임플란트라도 다시 박아 그런대로 음식물을 씹고 삼킬수 있지만 엄마같은 고령의 늙은이에게는 그야말로 고통이다. 세월의 흐름에 따라 년로한 어머니의 이가 뭉텅뭉텅 빠지기 시작했다. 내색을 내지 않던 어머니가 나중에는 참기 힘들었던지 치과로 다니기 시작하였다. 헌데 시간을 늦춰 성한 이가 없어 사기이도 박기 힘들다는것이다. 할수없이 틀이를 해넣었다. 맛있는 음식도 제대로 잡숫지 못하고 억지로 몇술 뜨는 그 모습이 참 가긍하였다. 집안에 홀로 계실 때에는 틀니를 빼놓고있는데 치아가 다 빠진 그 모습이 퍽 초라하다. 하기에 혹여 집안에 손님이 오면 부리나케 틀이부터 박는다. 호물때기로친이라는 평판이 딱 질색이란다. 인간의 이도 악어처럼 든든하였으면 얼마나 좋을가싶은 소망을 가져본다. 악어의 이는 죽을 때까지 빠지고 자란다고 한다. 악어는 십년내에 이만여개의 이를 바꾼다고 한다. 악어의 이는 강철처럼 단단하고 칼끝처럼 예리하고 톱날처럼 들쑥날쑥하다고도 한다. 하기에 그 어떤 든든한 물체라도 악어앞에서는 뼈도 못 추린다. 닭 한마리를 뼈 한쪼각도 안 남기고 눈 깜짝할새에 삼켜버리는것을 나는 내 눈으로 직접 목격한적이 있었다. 악어의 이발처럼 쉴새없이 빠지고 자랐으면 우리 인간들도 평생을 건강한 치아로 행복할수 있을텐데… 비록 내 게으름때문에 자초된 이앓이지만 착한 혀와 비교해보노라니 이발의 반란이 야속하기만 하였다. 퉁퉁 부어오른 볼을 두손으로 감싸안고 나는 속으로 궁시렁거렸다. /이제부터라도 나는 앞으로 살아가면서 겉보기엔 부드럽고 나약해보이지만 강한 기질을 가진 혀를 본받으련다. 비록 단단해보이나 자그만한 유혹에도 견뎌내지 못하고 쩍하면 게으름을 부리면서 야금야금 제 생명을 부식시키는 나약한 이발은 절대 닮지 않으리라고… 연변일보 2015-7-3  
6    한오리 고독속에 심어보는 행복 댓글:  조회:912  추천:1  2013-07-26
한오리 고독속에 심어보는 행복    장송심   나이는 비록 불혹을 넘긴 한물간 아줌마지만 저의 마음은 하냥 부풀어진 이팔청춘 꽃다운 소녀입니다. 푸른 하늘을 감도는 목화송이 같은 한송이의 구름덩어리를 바라보아도 마음이 설레이고 싱그러운 향기를 풍기는 아름다운 한송이의 꽃송이에도 천진란만한 아이처럼 종내 경탄을 금치 못하군 합니다. 이런 감성적이고 여린 마음을 가진 저이지만 저는 고독을 무척 즐깁니다. 오늘처럼 출근을 하지 않는 휴식일이면 저는 온 하루 못 박힌듯 집안에만 꽂혀있습니다. 포근한 봄날의 따스한 해볕은 이른 아침부터 저의 눈앞에서 재롱을 부리건만 저는 조금도 개의치 않고 온 하루 집안에만 들어박혀있습니다. 개미 한마리도 얼씬하지 않는 고요한 집안에서 저 홀로 책을 보고 저 홀로 텔레비죤을 시청하고 저 홀로 음악 듣고 저 홀로 컴퓨터 키보드를 정신없이 두드려대기도 합니다. 온 하루 꺼져있는 핸드폰이라 먹통처럼 잠잠하여 좋고 주인 없는 집처럼 온 하루 초인종소리도 울리지 않기에 고요하여 너무 즐겁습니다. 이렇게 저 혼자 즐기는 저 혼자만의 고독이 정말 너무 좋습니다. 저는 고독을 엄청 즐깁니다. 혼자서 고독의 뿌리를 잘근잘근 씹으면서 고독의 싱그러운 향기에 취해봅니다. 누구의 간섭도 받지 않는 고요한 저만의 공간에서 저 홀로 이쁜 생각 한보따리 챙겨봅니다. 오직 저만을 느끼고 저만을 생각하고 저만을 배려해봅니다. 오직 저 혼자만을 위로해주는 이 시간들이 너무나도 소중하고 귀중합니다. 금싸래기 같은 소중한 오늘이 지나가버리면 래일부터 저의 몸은 달갑지 않게 소음이 요란한 사회의 공간속으로 들어가야 합니다. 저는 또다시 콩나물처럼 빽빽한 승객들속에 짓밟혀 짐짝처럼 뻐스안에서 시달려야 할것이고 천신만고끝에 가까스로 저의 발길을 멈추게 한 직장도 어서 빨리 피곤한 몸을 편히 쉬라고 저를 고이 내버려두지는 않을것입니다. 끊기지 않는 강물처럼 끝없이 저의 눈앞에서 펼쳐지는 업무들은 온 종일 저의 몸을 혹사시켜 나중에는 저와 컴퓨터 사이에 구경 누가 사람이고 누가 기계인지 분간할수 없을 정도로 그만 일심동체가 되여버리게 만들어줍니다. 주인을 잘못 만난 불쌍한 저의 목은 감각을 다 잃어버려 돌덩이처럼 굳어져버리고 안경알속에서만 능력을 발휘할수 있던 저의 눈도 무정한 못난 주인한테 너무 지쳐버려 끝없이 도수만을 높이라고 닥달질합니다. 파도처럼 무정하게 몰려드는 직장인들의 스트레스, 그속에서 우리 직장인들의 소중한 몸은 하루하루 지쳐가고 붕괴되고 부서져갑니다. 해도해도 끝이 없는 업무량, 무시로 신경써야 하는 동료들과의 관계, 따분하고 피곤한 직장인의 하루입니다. 이런 고단한 하루속에서 끊임없이 지쳐가고 혹사당하고있는 우리들의 귀중한 몸입니다. 지루한 겨울이 오고 또 가고나면 만물이 무르녹는 봄날이 온다고 합니다. 허나 우리의 몸은 차겁고 메마른 인정에 시달려 그대로 쓰러지기 일보직전입니다. 싱그러운 꽃향기에도 눈살을 찌프리고 화사한 봄꽃도 외면해버리는 그런 무정한 인간으로 변해버리고있습니다. 고급승용차들이 거리에서 장사진을 이루고 고층아빠트들이 도심에서 수풀처럼 일어섭니다. 능력 있으면 당신도 어서 우리들속에 가담해보시라고 직장인들을 유혹합니다. 그 유혹에 실려 직장인들의 불쌍한 몸뚱아리는 오늘도 불꽃튀는 살벌한 경쟁속에서 지쳐가고있습니다. 하기에 직장인으로서 저처럼 오늘과 같은 고독을 즐기기란 참 쉽지 않는것 같습니다. 한주일에 모처럼 찾아온 귀중한 휴식일이 아까와 오늘도 일터에서 연장작업을 벌린다든가 혹은 조화로운 인간관계를 위하여 동료들과 휩쓸려야 하니깐요. 그러니 오늘 홀로 이렇게 집안에 못처럼 들어박혀 소중한 고독을 즐길수 있는 제가 참으로 행운아라고 생각됩니다. 누구의 간섭도 받지 않는 소중한 나만의 공간에서 오직 나만을 위하여, 한주일 피곤한 직장생활을 해온 나만을 보듬어주고 위로해주고 충전시켜주는 즐거운 고독의 시간입니다. 하기에 고독은 저에게 싱그러운 향기를 풍겨주는 청신한 꽃내음이고 뙤약볕속에서 내뿜는 시원한 한줄기의 보슬비와 같은 존재입니다. 그 고독을 맛나게 씹으면서 오늘도 저는 저 자신을 아낄줄 알고 느낄줄 알고 즐길줄 아는 감성적인 녀인으로 가꿔가고있습니다.
5    자연의 속삭임은 아름답다 댓글:  조회:1058  추천:0  2012-12-19
자연의 속삭임은 아름답다 장송심 신나는 곡조를 흥얼거리는듯한 로씨야적 가이드 총각아저씨의 귀맛좋은 부름에 실려 우리 일행은 어미닭을 쫓아다니는 병아리떼마냥 껑충한 가이드아저씨의 뒤꽁무니만을 졸졸 따라다녔다. 끝없이 늘어선 청신하고 시원한 병풍처럼 울라지보스또크시를 파랗게 둘러싸고있는 이름모를 나무들이 오가는 행인들의 마음을 더없이 개운하게 한다. 하늘 높이 쭉쭉 뻗어오르고 눈이 부시도록 예쁜 가지를 치고있는 이름모를 나무들처럼 멋지고 터프하고 이색적인 로씨야인들의 현란한 모습들에 눈길을 흘리다나니 나는 어느새 울라지보스또크시의 중심지에 위치해있다는 승리광장에 도착하였는지도 몰랐다. 《아! 너무너무 아름다워.》 저도 모르게 감탄을 내뽑는 새된 목소리는 스스로도 너무 귀에 설다. 혼신의 세포가 감전이 된듯 오리오리 치켜들면서 강렬한 전률을 일으킨다. 난생처음으로 맞띄워보는 그림같은 풍경이 홀연 내 눈앞에 날아들었던것이다. 날개를 퍼득이며 광장의 중심에서 무리지어 감도는 비둘기떼, 비둘기를 처음 본 이방인은 아니지만 붐비는 사람들속에서 그처럼 자연스럽고 구속없고 친근하게 접촉을 하여오는 비둘기들을 처음 본 나였기에 오래간만에 이런 감탄이 비명처럼 내뿜겨졌으리라! 파득파득 깜찍한 날개를 치면서 사람들 주위를 다정하게 날아예는 귀여운 모습들이다. 콕콕콕 쬐꼬만 입으로 사람들이 주는 먹이를 시름없이 받아먹으며 먹이를 주는 이의 손이며 어깨에 얌전히 앉아있는 앙증맞은 모습들이다. 대록대록 진주처럼 까만 두눈을 시름없이 구을리며 먹이를 주는 이를 빤히 쳐다보는 령리한 모습들이다. 콩닥콩닥 내 심장이 뛰는 소리가 비둘기의 보들보들한 털속을 뚫고 들어간다. 파들파들 비둘기의 심장이 뛰?소리가 내 가슴을 헤치고 스며든다. 갈색의 보들보들한 털에 실리워 내 몸으로 전해오는 따뜻하고 감미로운 흐름이다. 평화의 비둘기라는 단어를 자주 사용해보았지만 이렇게 제눈으로 감지하고 느껴지는 그 느낌, 그 감동이 너무너무 새롭고 진하여 참말 좋다. 이 세상을 가꿔가는 생령들이 오손도손 속삭이며 아기자기 조화되는 풍경선은 그야말로 그림처럼 아름답고 사랑스럽다. 서로의 신임과 믿음, 친목과 화해로 이어지는 인간들사이의 정다운 속삭임들과 친근한 몸짓들이 겪는 이의 마음을 그처럼 포근하고 따뜻하게 덥혀준다면 인간과 자연사이, 인간과 동물사이를 이어주는 다정한 부름과 미세한 손짓 하나들이 나의 심혼을 이처럼 깨끗하게 정화시켜줄줄은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 자연과 인간이 서로 다정하게 살아가는 조화된 세상이 이처럼 아름답지만 무지한 인간은 자신의 일시 쾌락과 향락을 위하여 무정하게 자연을 파괴하고 혹사하고 침범한다. 자신의 모든것을 남김없이 인류에게 헌신한 자연은 인간의 무차별폭격으로 하여 이미 평형을 잃어가고있다. 비옥한 땅이 사막화되고 미친듯한 홍수가 범람하고 귀중한 물자원이 말라들어 인류는 극심한 고통을 겪고있다. 귀중한 동물들이 멸종되여 국가보호동물이란 나라의 법률이 위력을 뿜어도 무지한 인간들은 돈벌이에 눈이 어두워 아름다운 생명들을 제멋대로 짓밟고 유린한다. 땅이 넓고 삼림자원이 풍부한 로씨야땅을 밟아보니 감수가 적지 않다. 3일간의 짧은 시간에 드넓은 울라지보스또크시의 풍경을 눈에 익힌다는것은 말타고 꽃구경하는 식이여서 꿈결에 다녀온듯 하지만 원초적으로 고이고이 남아있는 고색이 짙은 로씨야풍경은 나의 마음에 영원히 지울수 없는 아름다운 인상을 남겼다. 자연의 품속에 구속없이 융화되여있는 울라지보스또크시의 풍경은 너무도 안온하고 사랑스러웠다. 평화의 비둘기가 시름없이 날아예고 자연과의 속삭임에 다정하게 귀를 귀울여주는 울라지보스또크시의 아름다운 풍경에 받들려 당지 로씨야인들의 모습이 무척이나 초탈하고 신사적이고 의젓해보인다.
4    해야 할 일이 있다는것은 댓글:  조회:1221  추천:2  2012-10-11
정처없이 떠다니는 구름처럼 무심코 흘러가고있던 상념들을 걷어들이고 중이 념불하듯 시도 때도 없이 중얼거리는 자신의 목소리를  확인해보면 틀림없는 이런 내용의 가사들이다. “내가 살아가는 동안에 할일이 또 하나 있지,  바람부는 벌판에 서있어도 나는 외롭질 않아.” 여느때부터인지 입버릇처럼 습관이 되여 흥얼거리는 두마디밖에 안되는 가사, 이어지는 가사야 어떤 내용이든지 나는 종래로 알려고 하지 않는다. 은은한 노래의 리듬에 맞춰 인생의 좌우명같은 이 두마디의 가사들을 읊노라면 갑속에 갇힌듯이 갑갑하던 마음이 점차 편해지고 흐려있던 기분이 서서히 개여진다. 가사속에 넋을 옮겨놓고 무아경에 잠겨 천천히 음미하노라면 어스름한 새벽의 동녘하늘을 진붉게 물들이며 황홀하게 솟아오르는 해돋이마냥 눈앞에 펼쳐지는 웅위로운  형상으로 하여 내 마음은 더없이 숙연해진다. 바로 매서운 찬바람이 불어치는 허허벌판에 홀로 서서 두팔을 활짝 벌리고 푸른 하늘을 향해 소소리 높이 웨치고있는 거인같은 한 사나이의 모습이다. “나에겐 해야 할 일이 있다.” 가슴이 찢어지도록 목놓아 사나이가 련발하는 부르짖음소리가 적막한 허허벌판을 꿰질러 푸른 하늘에 서서히 울려퍼진다. 정녕 인적기없는 바람부는 허허벌판에 홀로 서있어도 외롭지 않을 지경으로 골인하면서 해야 할일이 있다는것은 얼마나 자긍심과 뿌듯함이 넘쳐나는 삶일가! 스쳐지나가는 바람에 고독과 적막을 날려보내면서  내가 해야 할일에 몰두한다는것은 얼마나 옹골차고 의의있는 삶일가! 하나밖에 없는 보귀한 인생을 걸고 세속에 물젖지 않고 한평생을 귀중한 시간과  분전하면서 해야 할일이 있다는것은 또 얼마나 행운스럽고  행복한 삶일가! 우리는 일상에서 쩍하면 “지지리도 괴롭히는 적막감” 또는 “슬픔마저 거세된 외로움”등으로 자신의 차겁고도 공허한 심정을 표현한다. 또 그만큼 희로애락으로 가득찬 우리의 인생에는 외로움과 슬픔에 뒤엉켜 뼈를 깎고 피를 말리는 인고의 시간들이 너무 많다. 리별의 애간장을 태우면서 그리운 님을 애타게 기다릴 때, 귀여운 자식이 보고파 피눈물로 얼굴을 적실 때,고향에 계시는 부모님이 그리울 때, 그리고 그림자처럼 붙안고 놀던 친구가 무작정 보고싶을 때…고독과 적막은 항상 유령같이 우리들의 인생을 싸고돈다. 허지만 이런 고독과 외로움을 물리치고 하는 일들은 구경 무엇일가? 사랑하는 님과 함께 할 풍요로운 래일을 위해 낯설은 이국땅에서 분전하는 그런 삶은 의의있는것이요. 귀여운 자식의 시름없는 앞날을 위하여 홀로 애간장을 태우며 살아가는 그런 삶은 옹골찬것이다. 행복이 손저어 부르는 무지개와 같은 아름다운 꿈을 향한 인생길에서 독사처럼 스며드는 고독과 외로움을 묵묵히 삼키며 씩씩하게 걸어나가는 그들의 삶은 정녕 가치있는 삶들이다. 하지만 그 지독한 고독을 못참겠다는 미명하에 허황한 삶을 살아가는 인간들도 비일재하다. 마작판에 호구를 붙이다싶이 하면서 님이 타향에서 애타게 벌어온 돈을 탕진해버린다든가 련정에 빠져 매일 취생몽사하면서 안온하던 가정의 바람벽을 스스로 파헤친다든가 자신을 키워준 늙은 부모님을 등지고 혹은 부모님에게 자식을 떠맡기고는 나 몰라라 외면하는 불효,배은망덕한 인간들도 있다. 이들은 나중에 돈과 사람마저다 잃게 되는 이른바 “게도 구럭도 다 잃는”격이 될것이다. 물우에 둥둥 떠있는 기름과 같이 어울리지 않게 리별이 아닌 외로움과 동반하면서 살아가는 특이한 삶이 또 한가지 있다. 바로 고독과 적막을 묵묵히 씹어삼켜면서 걸어가는 문학의 길, 이 길을 걸어가려면 고독을 무서워하지 말아야 한다는 문인들의 글들을 자주 접하게 된다. 지루한 밤을 패며 동트는 새벽의 밝음과 동반하며 밝은 태양의 포근한 세례도 받지 못하면서 물뿌린듯 조용한 방안에 갇혀 홀로 글과 싱갱이질하는 문학의 길은 정녕 고독한 길이다. 하지만 금전과 물욕, 허위와 위선 등 모든것을 도외시하고 집요하게 문학을 선호하는것도 바로 인간의 심령을 말끔히 정화시키고있는 문학의 신비한 매력과 유혹에 끌려서이다. 그렇다면 고독과 외로움을 이겨내면서도 호방하고도 후회없이 가꿔가고있는 이러한 삶들의 정신적기둥은 과연 무엇일가? 바로 내가 살아가는 동안에 그토록 갈구하면서 집념하고있는 꼭 해야 할 그런 일들이 아닐가. 뼈를 깎아내는듯한 고독과 외로움으로 인한 고통과 슬픔앞에서 하고싶은 일에 대한 집념으로 쌓여진 마음속기둥이 삐뚤어진다면 자신의 인생 신념과 지조도 함께 무너지게 된다. 자신의 삶의 신조를 떳떳이 지켜나가면서 자기가 하고싶은 일에 몰두하는 그런 삶을 살고싶다. 맹수처럼 몸과 마음을 해치려고 스며들던 번민과 외로움은 돌바위처럼 견고하게 막아나선 견강한 지조와 용맹한 의지의 위력에 지레 겁을 먹고 가까이 다가서지도 못하고말것이다. 타오르는 석양을 바라보면서 자신이 지나온 인생을 반추할 때면 저도 모르게 떠오르는 행복감과 자긍심으로 뿌듯이 가슴을 적셔주는 그런 여유로운 미소를 짓고싶다. 해야 할 일이 있는 삶은 희망이 있고 목표와 리상이 있고 아름다운 꿈이 있는 행복한 삶인것이다.
3    추위를 타는 녀자 댓글:  조회:1023  추천:2  2012-09-22
                                                                                            추위를 타는 녀자 포근한 이부자리에 절어진 따스한몸을 추슬리기가 너무너무 싫다, 그냥 이대로 편히 누워서 밀렸던 잠도 실컷 자고 달콤한 꿈도 맘껏 꾸고 명상에 잠겨 이쁜 생각만 한보따리 챙기면서 온 하루 즐기고싶다. 하지만 안된다. 집밖에 쫓겨나 가냘픈 몸을 축 떨어뜨리고 사정없이 불어치는 눈보라속에서 달달 떨어대는 강아지처럼 나는 추위속에서 전전긍긍해야 했다. 삭신이 오스스 떨리는 한산한 겨울대기속을 맞받아 온몸을 질둔한 솜옷속에 잔뜩 옹송그리고 출근길에 올라야만 했기에 이를 악물고 울며 겨자먹기로 일어나야만 했다. 다람쥐 채바퀴 돌리듯 정해진 궤적에 따라 따분한 일상들을 보내노라면 저도 모르게 스트레스에 시달려진다. 태엽을 준 인형처럼 부지런히 움직이며 사업터에 몸믈 잠그고있노라면 상사의 눈치를 살펴야지, 동료들의 비위에 맞춰야지, 게다가 해도해도 끝이 없는 실무는 랑만으로 넘치던 청춘시절의 뜨겁던 정열을 차분히 랭각시켜 가슴시린 차거움으로 흐르게 만들어버렸다. 메마르고 공허한 각질속에 갖혀있는것같아 온몸이 지긋지긋해난다. 뭉게뭉게 외롭게 떠다니는 저 하늘의 검은 구름장에 눌리운듯 갑갑하고 곤혹스러워 좀처럼 기를 펴지 못한다. 번거롭게 반복되는 일상에 머리가 빠개지는듯 아파나고 몸이 해나른해나며 오리오리 신경말초가 촉수를 뻗치면서 곤두세워져 밀물처럼 짜증만 물려온다. 피부가 토돌감자처럼 거칠어지고 속에서 커다란 불덩이가 이글거리는것 같아서 조갈이 든 황소 뜨물을 들이켜듯이 생수를 퍼마셔대도 간에 기별도 안간다. 시름없이 물속에서 노니는 물고기를 봐도 부럽다. 자유롭게 창공을 날아예는 새들을 봐도 부럽다. 배꽃처럼 온 몸을 배배꼬며 한들한들 내리는 눈을 봐도 부럽다. 모든것을 기피하고 누구의 배동도 방해도 없는 여유로운 혼자만의 호젓한 공간속에서 자유롭게 헤염치는 물고기마냥 마음껏 노닐수 있다면 얼마나 좋으랴! 편한 등산화를 신고 깊은 산속에 들어가 애솔나무숲속에 퍼더버리고 무한정 누워서 티없이 흘르가는 벽계수의 속삭임이며 지저귀는 산새의 노래소리를 들으며 대자연의 혜택을 맛볼수 있으면 얼마나 좋으랴! 흰눈이 덮이는 이 겨울이면 아찔하게 높이 솟은 산언덕에 올라 무릎까지 오는 목구두를 신고 썰매를 타고 쏜살같이 내리꽂히며 희열과 광란으로 터지는 괴성으로 온 몸의 세로를 열광으로 흥분시키면 얼마나 좋으랴! 단위에서 선배들 몇분이 로임을 일전도 곯지 않으면서 퇴직휴양한단다. 부러워서 눈이 다 새빨개질 지경이다. 한 과실에 있는 그 속에 든 선배하고 우스개를 썼다. —우리 둘이 자리를 바꾸지 않을래요? 제가 휴양하고 선배님이 저 대신 출근하세요. 그러자 상사가 옆에서 퇴박을 준다. —그럼 아예 나이까지 다 바꿔버릴게지. (나이가 안 차는것이 뭐 내 맘대로인가.나도 그 나이가 돼서 이런 대우를 받았으면 원이 없으련만…) 목구멍까지 올라온 말을 감히 내밷지도 못하고 나 혼자서 구시렁거렸다. 헌데 나같으면 좋아서 미쳐날뛰련만 이 선배님들의 얼굴 기색이 말이 아니다. 꼭 마치 누가 돈을 꾸고 주지 않은것처럼 온 하루 볼이 부어있다. 몇십년동안 몸을 담그었던 일터를 하루아침새에 때려치우려니 쉰밥신세가 된 자신들의 처지가 이름할수 없는 고독과 허무함, 소외감과 괴리감으로 온 몸의 열기가 싸늘하게 다 식어진단다. 필경은 미래에 대한 아름다운 희망을 품고 애끓는 청춘시절의 불같은 정열을 깡그리 연소시켰던 어제날이 흰머리가 희끗희끗한 황혼의 문어귀에 이르러 자리를 내줘야 할 쓸쓸한 오늘날로 탈바꿈해버렸으니 그들의 흐려있는 정서에도 어느덧 리해가 간다. 헌데 우연한 기회에 외국에 갔다 떼부자가 되여 귀국한 친구들속에 끼여들어 나의 감수를 이야기했더니 웬걸 속이 편안하니 배부른 흥타령을 한다고 몰아부친다. 여유작작한 돈으로 자유롭게 쓰면서 세상부럼없이 호강하면서도 무슨 욕심이 그리도 많은가고 불만에 찬 눈을 동그랗게 치뜨고 내가 반문하였더니 사랑하는 부모처자와 생리별하고 낯설고 외로운 이국땅에 고생하러 찾아가는것이 거의 다가 직장이 그닥잖아서 할수 없이 이 길을 선택하는것이지 누가 그런 생고생을 하고싶어서 그러는가고 한다. 나는 발끈했다. 암튼 그렇게 고심참담하게 노력한 끝에 오늘과 같은 이런 휘황한 삶이 있지 않느냐고, 하기에 가장 부러운것이 당신네처럼 아무런 시름도 없이 부귀와 영화를 누리는 삶이라고 목소리까지 한 옥타브 높이면서 열에 차서 피력하였더니 옆에 묵묵히 서있던 한 친구가 쓴웃을을 지으면서 하는 말이 호주머니에 돈은 얼마만큼 있어도 매일 하는 일 없이 허송세월하는것이 정말 쥐 소금 녹이듯이 자기의 생명을 줄이는 것과 같다고 한숨을 몰아쉰다. 문득 나는 뇌리를 치는 생각에 금방까지 느껴지던 추위가 가뭇없이 사라진다. 속담에 이산에 올라가면 저 산이 높아보인다고 현실에 자족하며 살아가는 창생이 어찌 그렇게 흔하랴!  세상엔 절대적인 완미라곤 없는것이다. 불완전이 존재할 때만이 완미가 존재할수 있는 존재법칙에 따리 이 세상은 밝음이 어둠을 동반하며 아픔이 끼여든 아름다움이 있어야 비로소 그 아름다움이 더 완숙해지고 미끈해지는것이다. 종이 한장밖에 서면 별유천지인데 그 안에 갇히면 눈뜬 소경이란 말이 있듯이 그냥 만족할수 없는 현실이란 이 갑속에 갇혀 내가 사시장철 추위에만 떨고 있지 않는가싶다. 내가 사회의 떳떳한 일원으로 차분한 마음으로 내 자리를 반들어가며 내 자리를 넓히고 내 삶의 반경을 넓혀간다면 무화된열정도 다시 샘솟아오를것이고 가슴속에서 요동치던 생에 대한 심한 실의 도 생활에 대한 끝없는 아름다운 욕망으로 탈바꿈되여 살아가는 내 인생의 발걸음에 힘있는 에너지를 충전해줄수 있을것이다. 그 힘찬 발걸음에 기승을 부리던 추위도 고개를 떨구고 맥없이 물러가버릴것이다. 나는 다시는 추위를 타는 녀자가 아닐것이라는 생각을 하니 어느덧 훈훈한 열기가 내 몸에 살며시 스며든다.                                                 길림신문 발표
2    중년녀인의 향기는 어디에 댓글:  조회:1789  추천:2  2012-08-27
                            중년녀인의 향기는 어디에                          인젠 40대중반도 넘겨버린 이미 한물 간 아줌마이지만 몇년전까지만 해도 내 마음만은 아름다운 꽃망울을 머금은 18세 소녀였다.  혹여 길에서 눈치 무딘 길손이 아주마이라고 악의없이 부를때면 한껏 부풀어올랐던 내 기분 은 어느덧  서리맞은 꽃처럼 급기야 시들어버리군 하였었다. 늦둥이 작은 딸애의 여린 손목을 잡고 거리에  나설때면 옷단장도 몸단장도  화사한 젊 은 새색시의 흉내를 내면서 알심들여 신경을 써보군 하였다.  개구쟁이 작 은 딸애하고 짝자궁을 치면서 함께 뛰놀때면 어느결에 나도 장난꾸러기 어린애가 되여버려  동화같은  미궁속에 들어가 마음껏 내 맘속에 감추어 놓았던 동심의 여린 가슴을 실컷 들어내놓군 하였다.   그러나 한창 피여나는 아름다운 장미꽃처럼 이쁘게 자란 대학생 큰 딸애 를 보면서 나는 내가 이미 늙었음을 자인하지 않을수 없었다. 청춘이 이미 다시 돌아올수 없는 아득히 먼곳으로 영영 가버렸음을 알았다. 그러다가 거울속에 비쳐오는 잔 주름이 자글거리는 얼굴을 볼때면 저도 모르게 천 둥처럼 튕겨나오는 하늘이 무너지는듯한 한숨을 감출수없다.    결혼하여 몇년 되였어도 하냥 처녀인가고 이쁘게 봐주던 그 시절이 참 행 복했다. 큰 딸애를 데리고 쇼핑갈때면 너의엄마가 정말 젊어보인다고 치하 해주던 그때가 넘 그립다. 우리 엄마가 젊었다고 내 친구들이 부러워하더라 고 해주던큰 딸애의 애교어린 말투에 통쾌하게 웃어주던 그때 모습으로 되 돌아가고싶다.   거의 오년전부터 온몸의 여기저기에서 나타나는 적신호의 경고를 받으면서 늙어지고 초라해지는 얼굴의 피부를 감지하면서 마음도, 몸도 빛의 속도로 늙어가는것을 어쩔수 없었다. 아픔속에서 전전긍긍하면서 몸의 아픔보다도 더 고통스럽고 힘든것은 마음의 아픔과 로쇠라는것을 절실히 느꼈다. 날로 추해지는것은 늙어가는 피부만이 아닌 온몸을 통채로 감싼 차겁고 시린 마 음의 추락이란것을 감지했다. 화사한 봄꽃에도 눈을 흘기고 시원한 바다바 람에도 이마를찌프리는 귀찮은 마음의 요동임을 깨달았다.   허지만 인제 와서 스스로도 자신이 이렇게 늙어가고있는것을 더는 용서할 수 없다. 세상에 한번 밖에 없는 삶, 억겹의행운을 안고 부모님의 사랑속에 서 태여난 이 몸과 마음을 더는 혹사할수 없다. 한번밖에 없는 인생을   하 루를 살아도의의있게 즐겁게 살아야 하는것이다. 스스로 자신을 존중하고 아끼지 않는다면 다른 사람의 존중과 관심도 받을수없는것이다. 제 몸이 아프다고 하냥 푸념질하고 신경질쓰고 원망만 한다면 한생을 그런 귀찮 은 원망과 푸념속에서허우적거려야만 할것이다. 하기에 스스로 몸과 마음 을 지치게 하고 아프게 하는것은 도끼 들어 제발등을 찍는것이다.   무정한 세월은 더는 나를 기다려주지 않는다. 흘러간 덧없는 세월들은 내 가 아무리 아우성치고 분노하고 땅을 치며통곡해도 돌아오지를 않는다. 추억은 아름답지만 추억속에 묻혀 현실을 도피하는것은 귀중한 앞날을 랑비하는것이다.5년동안 959전(顚) ,960기(起) 로 면허증을 딴 한국 전북 완주의 차사순 (70)씨가 집념으로 살아온 일대기를 본적이있다. 70세, 자신의 사명을 다하고 인생의 막바지에 올라 편안하고 안온한 로후를 준비하는 그런 로구일테지만 960기의 도전끝에 끝내 면허증을 손에  쥔 할머니의 정신세게는 과연 얼마나 젊고 밝으실가!    아직 반백도 채 살지 못한 나의 앞날은 아직 길고도 길다. 가족과 함께, 혈육들과 함께, 친구들과 함께, 동료들과 함께 걸어나갈 인생의 활무대는 넓고도 활기차다. 나와 손잡고 함께 인생페지를 엮어갈 모든 분들에게 사랑을 주고싶고 행복을 부여하고싶다. 그러자면 기필코 내 몸과 마음 부터 건강하고 행복해져야 하는것이다. 아픔속에서 전전긍긍하고 역경 속에서 쓰러진다면 인생은 끝난것이다.   건강한 삶이 있어야 건강한 정신세계가 있는것이다. 다른 사람을 비난하 고 헐뜯고 질투하고 모욕하는것도 일종 마음의 병인것이다. 다행히 나에 게는 이런 마음의 병은 중하지 않다. 오히려 다른 사람의 흉만 보는 그 런 인간들이 눈꼴사나워서 그 자리에서 퇴박주다나니 그 사람의 미움개 를 살때가 엄청 많다. 미움개를 받더라도 이런 병에는 전염되고싶질 않 다. 이런 병은 혹여 가중해지면 불치의 병으로 전환될수 있을것이고 나 중에는 그 병으로 하여 혼자 고독과 외로움을 짓씹으면서 인생을 마감 해야 할것이다. 인생의 종지부가 이렇게 비참하게 끝마쳐진진다는것도 참 억울한것이다. 그러니 끊임없이 자신의 수양을 갈고 닦으며 현명한 인간으로 되기 위하여 노력해야겠다.   내 비록 한물간 40대후반의 평범한 중년녀자이지만 하냥 향기를 잃지 않는 아름다운 녀인이 되리라.  푸르싱싱하던젊음의 청춘은 인생의 뒤안 골목으로 멀리멀리 사라져간 뒤라지만 가을에 늦게 피는 들국화의 싱 그러운 향기같은내음으로 중년의 내 아름다움을  지켜가리라. 건강한 몸과 마음을 담은 중년녀자의 은은한 향기를  즐겁게 빚어가리라. 흘러가는 세월과 함께 오래도록……                             길림신문 발표  
1    장송심프로필 댓글:  조회:1284  추천:0  2012-08-24
장송심 프로필 연변작가협회 회원 수필,소설 등을 50여편 발표 가   미인송컵공모에서 은상,  흑룡강방송국 수기상 은상 가 잡지 화신문화상 동상 등 수상 현재 연길시직업및성인교육중심 재회과에서 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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