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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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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웅과 미녀
2014년 09월 06일 13시 40분  조회:4728  추천:1  작성자: 넉두리

영웅과 미녀

 
○ 검궁인 사마달

 
 
스승과 역적과 영웅을 한꺼번에 치마 속에 감아버린 절세미녀! 란세에 태어난 요녀 초선(貂蟬)! 그녀로 하여 천하는 어지러워지고 그녀로 하여 천하는 밝아진다.




 

 
1. 스승의 은혜를 갚다

 
 
초선이 무아지경에 빠져 춤을 추고 있었다. 손에 붉은 천을 가볍게 쥔 채 류요를 접었다 폈다 하며 전신을 야릇하게 꿈틀대고 있었다. 두 눈동자는 흑요석처럼 빛을 발했고 허공으로 차올리는 발은 전족을 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어린아이의 발처럼 작아서 보는 것만으로도 사나이의 애간장을 태웠다.
 
 
물이 오를 대로 올라 풍만한 가슴은 금방이라도 비단옷을 뚫고 튀어나올 듯했으며 세류요 아래로 급격히 부풀어오른 둔부의 선은 왕윤의 시선을 자석처럼 끌어당겼다. 왕윤은 아랫도리가 불끈 기운이 솟는 것을 느끼며 깜짝 놀라 자신을 꾸짖었다. “이게 무슨 꼴인가? 왕윤아, 왕윤아! 정신 차려라!”
 
 
그 날부터 왕윤은 면벽수련에 들어갔다. 하지만 그것마저 여의치 않았다. 면벽으로 욕념을 잠재우려 했지만 아무 것도 없었던 벽면에 느닷없이 초선이 나타나 유혹하는가 하면 눈을 감으면 초선의 요사스런 웃음소리가 귀가에 맴돌았다. 그는 몇 번이나 주화입마(走火入魔)에 빠질 번했다. 결국 40일 만에 폐관을 끝내고 말았다 왕윤은 초선을 불렀다.
 
 
“널 죽여야겠다!”
청천벽력과도 같은 말이 그의 입에서 떨어졌다. 초선은 놀라지 않았고 두려워하지도 않았다. 그녀는 공손히 고개를 조아리며 반문했다.
“천녀의 목숨은 애초부터 노사님의 것이었사옵니다. 죽이든 살리든 노사님께 맡기겠사옵니다. 그러면 지금 목을 치시겠습니까?
 
 
“그, 그렇다!” 왕윤은 기막혀하며 칠보도(七寶刀)를 뽑아 초선의 목을 겨누었다.
“칠보도는 본시 도가의 보검으로 악귀를 물리치는 효험이 있다. 내 널 처음 보았을 때부터 요기가 넘쳤는데 수년간 정종심법으로 다스리려 했으나 실패하고 말았다. 하여 널 살려두어 세상을 어지럽히느니 차라리 내 손으로 후환을 없애려 한다.”
 
 
“그럼 치십시오. 천녀 역시 뼈속 깊이 배어있는 요사한 기운을 느끼고 있사옵니다. 노사님께서 거두어 주신 은혜 하해와 같사온데 어찌 누를 끼치겠나이까?”
채 피지도 못한 16세 꽃봉오리와도 같은 초선의 입에서 나온 말이다. 왕윤은 칠보도를 힘껏 치켜올렸으나 곧바로 내려치지 못하고 부들부들 떨기만 했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그의 손이 힘없이 떨어지고 말았다.
 
 
“아아! 차마 네 목을 치지 못하겠구나. 나 왕윤이 천벌을 받는 한이 있어도 어쩔 수가 없구나!”
 
왕윤은 칠보도를 던져버리고 초선을 번쩍 안아들었다. 그는 성큼성큼 내실로 걸어 들어가 초선을 침대에 눕혔다. 초선을 내려보는 그의 눈빛이 밝아졌다 흐려졌다 하기를 그 얼마이던가? 입술을 지그시 깨물던 그는 뒤로 물러서더니 바닥에 엎드려 큰절을 했다.
 
 
“노사님! 어인 일이옵니까?”
초선이 깜짝 놀라 부르짖자 왕윤이 다시 입을 열었다.
 
 
“내 오늘 널 취함으로써 패륜의 업을 짊어지기로 했다. 그런데 스승의 신분으로 제자의 몸을 취할 수는 없는 것이 아니겠느냐? 하여 이 절로 스승과 제자의 인연을 깨려 한다.”
“아니 되옵니다! 노사님!”
 
 
초선이 울부짖으며 침대에서 내려오려 했으나 왕윤은 기어이 큰절을 하고 말았다. 번쩍! 꽈르릉! 섬광이 일더니 뇌성이 천지를 진동했다. 왕윤은 떨리는 손으로 초선의 옷을 벗기기 시작했다. 한 겹 한 겹 비단옷이 벗겨져 나가며 백옥과도 같은 나신이 드러났다. 초선은 운명에 순응하기로 결심한 듯 눈을 꼭 감고 있었다.
 
 
 
“오오, 아아...”
초선이 실오라기 한 올 걸치지 않은 전라가 되자 왕윤의 입에서 탄성이 터져 나왔다. 그는 찢어질듯이 눈을 부릅뜬 채 초선을 내려다보았다.
“아아, 세상에! 넌 인간이 아니로다! 아니로다! “
 
 
그의 눈은 초선의 나신을 샅샅이 훑고있었다. 피부는 투명한 옥이요, 부드럽게 뻗어 내린 몸매는 신의 조각품인양 완벽한 아름다움을 발산하고있었다. 학처럼 긴 목, 동그랗게 흘러내린 어깨의 곡선, 가슴에 맺혀있는 두 개의 천도복숭아는 금방이라도 꿀물을 흘려낼 듯 달콤한 향기를 발산했다.
 
 
“ 오오·하늘에서 내려온 선녀로다!”
한 줌밖에 안 될 정도로 가느다란 허리와 대지처럼 포근한 아랫배, 사막의 오아시스인양 희디흰 복부 한가운데 수줍게 자리 잡고 있는 배꼽은 숨쉴 때마다 가볍게 오르내리고 있었다. 왕윤의 눈썹이 파르르 요동쳤다. 그의 시선은 해초가 우거진 둔덕에 머문 채 좀처럼 움직일 줄 몰랐다.
 
 
“아·”
초선이 비음을 내며 미끈하게 뻗어 내린 다리를 가볍게 꼬았다.
“음!”
왕윤은 단전 어림으로부터 불덩이가 치밀어 올라 목구멍까지 솟구쳐 오르는 것을 느끼며 눈을 질끈 감았다 떴다. 그 순간 초선의 다리가 살며시 벌어지며 은밀한 속살을 내비쳤다.
“아아! 초선아, 너 사람을 죽이는구나!...”
 
 
왕윤은 인내의 한계가 와르르 무너지는 것을 느끼며 초선의 나신위로 몸을 굽혔다. 초선의 부드러운 팔이 뻗어와 그의 목을 휘감았다. 말로는 형언할 수 없는 감미로운 향기가 왕윤의 사고를 마비시켜 버렸다. 그는 황급히 옷을 벗어 던지며 초선과 하나가 되기 위해 침대위로 올랐다.
 
 
초선이 살짝 입을 벌렸다. 그녀의 앵두 같은 입술을 빨자 달콤한 과즙이 왕윤의 입으로 가득 들어왔다. 초선의 나긋나긋한 설육이 홀연히 그의 치아를 밀고 들어오더니 물고기처럼 유영했다. 왕윤은 초선의 세 치 혓바닥에 힘없이 무너지며 애욕의 늪에 빠지고 말았다.
 
“아아아...아흐흑,,,,아항,,,,”
왕윤은 초선의 천도복숭아를 한 손에 하나씩 꼬옥 감싸쥐었다. 손안에 포획된 천도복숭아는 힘을 주면 뭉개지는 듯하다가도 이내 생고무처럼 탄력을 일으키며 손바닥 안에서 요동쳤다. 백년의 가뭄으로 갈라터진 논바닥처럼 갈증을 느끼던 왕윤의 입안에 달콤한 즙액을 흘려 넣던 초선의 혀가 현란한 춤을 추기 시작했다. 그녀의 세치 혀는 금단의 과실을 넘보는 뱀의 혀처럼 날름거리며 그의 전신을 누비기 시작했다.
 
 
“허억! 허억·”
왕윤은 체신머리없이 자지러질 듯한 신음을 토해냈다. 초선의 혀가 닿는 곳마다 불꽃이 자글거렸다. 불꽃은 그의 유구한 정심을 남김없이 태워버리고 삶의 지표마저 유린해버리고 말았다. 하늘과 땅의 위치가 바뀌었다. 하늘이 대지가 되고 대지가 하늘이 되는가하면 다시 위치를 바꾸며 낙뢰와 폭우를 번갈아 토해냈다.
 
 
“아! 아으…”
초선은 16년간 잠가두었던 비밀의 문을 열기 시작했다. 은밀한 계곡에서는 뜨거운 온천수가 콸콸 쏟아져 나와 단단한 바위를 순식간에 녹여버렸다. 왕윤은 습윤한 우주의 모태 속으로 밀고 들어갔다.
 
“아아! 초선아, 초선아! 어허헉! 허억…”
60세의 남자가 16세 소녀의 몸속에서 환호하고 있었다. 일순 득법한 고승의 법열과 같은 쾌락이 왕윤을 삼켜버렸다. 천만가닥의 해초가 그를 휘감았다. 해초는 쥐어짜는가 하면 풀어주었다가 꽉꽉 조이곤 했다. 어디 그 뿐이랴! 달아날라치면 쫓아와 칭칭 감았다가 집요하게 당기곤 했다. 왕윤은 별똥별이 와르르 쏟아져 내리는 듯한 환상을 보곤 했다. 무한시공 속에서 수많은 폭죽이 작렬했다. 폭죽과 함께 그의 영혼도 작렬했다…
 
 
그후부터 왕윤은 초선에게 넋이 빠져서 밤이나 낮이나 정사에 몰두했다. 해가 지고 달이 뜨고, 달이 지고 해가 뜰 때까지 밤낮 사흘이나 왕윤은 초선의 육체에서 빠져 나오지 못했다. 그의 몸은 초선의 땀과 체액으로 젖은 채 번들거렸다. 그런데 기이하게도 그의 정신은 맑았다. 기가 쇠잔하기는커녕 온몸이 알 수 없는 기운으로 넘쳐 올랐다. 왕윤은 악연히 놀라 물었다.
 
 
 
“이게 어찌된것이냐?”
초선은 그의 가슴에 턱을 고인 채 방긋 웃었다.
:진실을 말씀드리면 천첩은 노사님의 연공실에서 책 한권을 몰래 훔쳐보았사옵니다. <소녀경>이란 것이 온데·:
 
 
“뭐, 뭣이? 그게 사실이냐?”
“천첩이 그릇된 일을 한 것이옵니까?”
 
초선은 눈물을 뚝뚝 흘렸다. 방금 전 활짝 핀 꽃봉오리인양 웃던 그녀가 금세 옥루를 흘리니 왕윤은 당혹스럽기 그지없었다. 눈물이 그렁그렁한 채 처분만 바라는 듯 처연한 표정을 짓고 있는 초선에게 그는 일말의 두려움마저 느꼈다. 초선은 배꽃처럼 청초했다. 그녀는 왕윤의 손을 잡아 자신의 가슴에 갖다댔다.
 
 
“천첩이 어리석었나 보옵니다. 무림을 위해 노심초사하시는 노사님을 위해 양기를 북돋울 수 있는 비결이라 여기고 수련한 것이 그만…”
 
초선의 음성이 비맞은 파초 잎처럼 떨렸다. 파리하게 질린 채 눈물을 흘리는 그녀의 모습은 폭풍우를 맞아 꽃잎이 찢겨져 나간 해당화처럼 애처롭기 그지없었다. 왕윤은 눈을 지그시 감으며 매정하게 말했다.
“너를 동탁에게 줘야겠다!”
 
 

 
 
 
2. 왕윤의 련환계

 
 
“아니, 천하사람들이 역적이라 욕하는 늙은 도둑에게 저를 주겠다니 그게 무슨 말씀이오이까?”
“초선아, 천하를 구할 사람은 너밖에 없구나. 지금 동탁이란 역적놈이 찬탄할 뜻을 품고 있건마는 조정의 문무백관이 속수무책인 형편이다. 이 세상에 동탁을 당할 자는 그자의 의자로 들어간 천하제일 무사 려포 밖에 없다. 그런데 네가 이 두 사람사이에 반목하게끔 해놓고 려포의 손을 빌어서 동탁놈을 죽여 없애도록 하라. 이렇게 해서 천하의 크나큰 화근을 없애게 해다오. 그렇게 해줄 수 있겠느냐?”
 
 
“저를 이만치나 키워주시고 가르쳐주시고 또한 친자식처럼 사랑해주신 노사님의 태산 같으신 은혜를 첩이 비록 분신쇄골이 된다하더라도 어찌 만분의 일이나마 보답할 수 있사오리까. 저는 만번 죽사와도 사양하지 않사오리다!”
 
이튿날 왕윤은 사람을 시켜서 명주를 박아 넣은 금관을 려포한테 보내주었다. 려포는 선물을 받고 너무도 기뻐서 친히 사도 왕윤의 부중으로 인사를 하러 왔다. 왕사도는 미리 좋은 술과 안주를 준비해놓고 기다리고 있다가 려포가 찾아오자 상좌에다 앉히고 초선을 곁에 불렀다. 향차를 두 손에 받쳐들고 사뿐사뿐 들어서는 초선을 보는 순간 려포는 가슴이 쿵, 하고 내려앉았다.
 
 
“려화!”
과거 그가 무인의 길을 걷기 위해 등졌던 여인이었다. 밤낮 정사에 몰두하며 려화의 육체에 빠졌다가 큰일을 이루기 위해 흐느끼며 매달리던 그녀를 뒤로하고 떠난지 20여년이다. 그런데 그의 눈앞에 려화보다 천배는 더 아름다운 여인이 나타난 것이다. 초선을 보는 순간 려포는 저도 모르게 “아!” 하고 감탄을 내뿜었다.
 
 
“아아, 이 세상에 저렇게 아름다운 여인도 있단 말인가? 그 옛날 서시도 저 미인과는 비기지 못하렸다!”
초선이 권하는 찻잔을 받아든 려포는 초선의 얼굴만 뚫어지게 바라보느라고 제정신이 아니었다. 술이 서너 잔 들어가자 왕윤은 초선을 가리키며 려포를 향하여 물었다.
“내가 이 아이를 장군에게 첩으로 드릴까 하는데 장군은 받아주시겠소?”
그 말을 듣자 려포는 너무도 기뻐서 곧 자리에서 일어나 사례했다. 려포는 초선에게서 눈을 떼지 못했고 초선도 또한 추파로 려포에게 정을 보냈다.
 
 
며칠이 지난후 왕윤은 동탁을 집으로 청하고 초선더러 술시중을 들게 했다. 초선을 보는 순간 동탁은 그 자리에서 혼절할 것만 같았다.
“아아, 세상에! 내 숱한 미인을 봤으나 저렇게 천하절색인 미인은 처음이로구나! 참으로 선녀가 따로 없구나!”
 
 
이때라고 생각한 왕윤이 자리에서 일어나 한마디하였다.
“이 아이를 태사께 바칠까 하옵는데 받아주시겠습니까?”
동탁은 혼이 날아날 듯 기뻐서 재삼 사례했다. 왕윤은 즉시 초선을 수레에 태워 동탁에게 보내주었다. 얼마 후 려포가 달려와서 왕윤의 옷깃을 움켜쥐고 따지고 들었다.
 
 
“왕사도, 전날 초선을 내게 주마하고 언약을 해놓고 이제는 태사께 바쳐버리다니? 사람을 놀려도 분수가 있지 않소?!”
“그것은 장군이 모르고 하시는 말씀이요! 초선을 장군께 주셨다는 소식을 어떻게 태사께서 아셨는지 찾아오셔서 ‘오늘이 마침 길일이니 내 초선을 데리고 가서 우리 양아들 려포와 짝을 뭇게 해주겠소.’ 하길래 보내주었소.”
 
 
그 말을 곧이 들은 려포가 이튿날 부중에서 알아보았더니 종시 아무런 소식이 없었다. 당중으로 들어가서 동탁의 시첩들을 보고 물어보니 “간밤에 태사께서 새로 맞아들인 초선이란 미인과 동침하셨는데 아직 기침 안하셨답니다.”하고 대답하므로 려포는 크게 노하여 가만히 동탁의 침실뒤로 들어가 동정을 살폈다.
 
 
문틈으로 들여다보니 동탁이 한창 초선의 몸을 탐하고 있었다. 그들의 정사를 엿보는 려포는 질투심과 분노에 몸을 떨었다.
 
얼마후 초선은 말없이 자리에서 일어나 창 앞으로 다가왔다. 그녀는 거기서 머리를 빗고 있다가 려포를 보자 곧 미간을 찡그려 수심에 쌓여있는 표정을 지으며 비단수건으로 몇 번이나 눈물을 씻는 시늉을 해 보였다. 그 모습을 본 려포는 가슴이 찢기는 듯 몹시 아팠다.
 
 

 
3. 역적과 미녀


 
“오오! 얼마나 기다렸는지 모른다. 이리 오너라.”
동탁의 축 늘어진 뺨이 아래위로 기괴하게 흔들린다. 그는 상아침상에 비스듬히 누운 채 손짓했다. 그의 몸은 얼마나 비대한지 마치 거대한 육괴처럼 보였다. 침상도 보통 침상이 아니라 장정 다섯 명이 뒹굴고도 남을 정도로 거대한 침상이었다. 초선은 쉽게 다가오지 않았다. 속살이 은은히 비쳐 보이는 나삼을 입은 채 버들가지 같이 가는 허리를 좌우로 흔들어대며 동탁을 향해 하얗게 눈길을 비쳤다가 비스듬히 몸을 돌렸다.
 
 
 
“허어 이리 오라는데도.”
동탁은 애가 타는지 침을 삼키며 상체를 반쯤 일으켰다. 그의 가슴에는 검은 털이 수북하게 덮여있어 마치 흑곰처럼 보였다. 초선은 그를 바라보며 몸을 뒤로 굽혔다. 그러자 풍만한 젖가슴이 나삼을 뚫고 나올 듯이 도드라지며 야릇한 육향을 뿌렸다. 초선은 허리까지 흘러내린 칠흑 같은 수발을 두 손으로 쓸어 넘기며 한쪽 다리를 들어 허공을 가볍게 찼다. 홍상(紅裳)을 차고 나온 다리는 대리석처럼 윤기가 자르르 흐를뿐더러 분가루를 바른 듯 뽀얗기만 했다.
 
 
“꿀꺽!”
동탁의 목울대가 오르내리며 침 삼키는 소리가 크게 들렸다. 이제 그는 재촉하지 않았다. 초선의 의도를 간파한 것이다. 과연 초선은 그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사각거리는 옷자락 스치는 소리와 함께 그녀의 나신이 서서히 드러나기 시작했다. 섬섬옥수가 그림처럼 움직이자 졸라맸던 허리대가 바닥에 떨어져 내리며 나삼자락 사이로 연분홍빛 속살이 슬며시 내비쳤다.
 
 
“허어 고년 애간장을 태우는구나.”
초선은 턱을 치켜올리며 섬섬옥수로 자신의 유방을 받쳐 올렸다. 손가락을 살짝 갖다대기만 해도 톡 터져 버릴 것 같은 유방이 옥쟁반에 받쳐진 천도복숭아인양 탐스럽게 흔들렸다. 한동안 반라상태로 느릿느릿 율동하던 초선은 돌연히 나삼자락을 차양처럼 펼치며 붉은 양탄자 위로 무릎을 꿇으며 내려앉았다. 세류요에 양손을 짚은 채 살짝 옥 같은 다리를 벌리자 깊고 깊은 계곡과 계곡을 뒤덮고있는 신비의 수림이 동탁의 눈길을 빨아들였다. 초선은 무릎걸음으로 침상을 향해 야금야금 다가오기 시작했다.
 
 
“그래, 그래, 어서 오너라.”
동탁은 더 이상 기다릴 수 없다는 듯 초선을 향해 비대한 몸을 기울이며 솥뚜껑 같은 손을 내밀었다. 초선은 수줍은 듯 고개를 돌리며 외면했다. 보송보송하게 솜털이 돋아난 목덜미가 유난히 가늘고 길어 보였다. 동탁은 손가락으로 그녀의 동그란 어깨를 건드렸다. 손끝으로 도자기처럼 매끄러운 촉감이 전해지자 그는 기분이 좋은 듯 지그시 눈을 감았다. 초선은 침상위로 기어 올라왔다. 동탁은 눈을 감은 채 비대한 몸을 눕혔다. 그 위로 초선이 뼈가 없는 연체동물인양 스르르 올라왔다.
 
 
“허어!”
동탁은 전신의 세포란 세포가 자지러지는 듯한 쾌감을 느끼며 입을 벌려 탄성을 발했다. 나삼을 벗어던진 초선은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알몸으로 동탁의 산처럼 거대한 몸위를 누비기 시작했다.
 
 
“허어어 !”
동탁의 입에서는 탄식인지 신음인지 모를 비성이 간헐적으로 터져 나왔다. 초선은 그의 몸위에서 춤을 추기 시작했다. 한줌 밖에 되지 않는 가는 허리를 이리 비틀고 저리 비틀어 대는가 하면 산처럼 불룩 솟아오른 복부를 타고 앉아 상체를 뒤로 활처럼 젖혔다. 그런가하면 긴 다리로 동탁의 몸을 뱀처럼 휘감으며 온갖 묘기란 묘기를 다 부렸다. 어디 그 뿐인가? 꽃잎 같은 입술을 벌려 동탁의 주먹코를 입안에 듬쑥 삼키는가 하면 어느새 위치를 바꾸어 손바닥만한 커다란 귀를 옥치(玉齒)로 잘근잘근 깨물어대곤 했다. 그 때마다 동탁은 감전되기라도 한 듯 비대한 살덩어리들을 부르르 경련했다.
 
 
“난 황제를 손아귀에 쥐고 권세를 쥐락펴락하는 천하의 일인자이고 곧 황제로 될 귀한 몸이다. 그리고 넌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가장 섹시한 미녀야! 내 천하에서 제일 높은 권력을 손에 쥐고 또 천하에서 제일 아릿따운 미인을 손에 넣었으니 이보다 더 기쁜 일이 어디 있겠느냐? 이건 최고의 권력자와 최고의 미인의 결합이야! 내 너에게 지상최고의 영화를 누리게 해 주마! 헉·”
 
 
초선의 혀는 그의 몸 구석구석을 누볐다. 그에 따라 동탁의 말초신경이 비명을 질렀음은 물론이다. 그녀는 혀바닥을 날름거리며 동탁의 목에 향긋한 타액을 흠씬 적시는가 싶더니 가슴 털을 헤치고 이빨로 아프지 않게 자근자근 씹기도 했다.
“허억 아·”
동탁의 눈이 허옇게 뒤집어졌다.
 
 
“허억, 아....”
초선의 아담한 체구가 산처럼 불룩한 아래배에 가려져 보이지 않는 순간이었다. 통나무와 같은 동탁의 다리가 허공으로 들려지며 버둥댔다. 동탁은 갑자기 초선의 허리를 낚아채더니 번쩍 들어올렸다. 초선은 새처럼 공중으로 치솟았다. 동탁의 눈에 초선의 모든 곳이 훤히 보였다. 다음 순간 그녀의 몸이 아래로 떨어졌다.
“아악!”
초선은 날카로운 비명을 질렀다.
 
 

 
 
4. 스승과 미녀
 
 
동탁은 초선의 치마폭에 폭 빠져 헤어나오지 못했다. 한달 동안이나 바깥출입도 하지 않고 밤이나 낮이나 방사에 몰두했다. 초선은 늙은 역적에게 몸을 다 바쳐가며 쾌락을 주고 있었으나 마음 속으로는 왕윤을 잊지 못하고 있었다. 어느 날 동탁이 중요한 일이 있어서 조정에 나간 틈을 타서 초선은 몰래 왕윤을 찾아갔다. 초선을 보자 왕윤은 너무도 반가워서 와락 껴안았다가 갑자기 뿌리쳐버리며 화를 버럭 냈다.
 
 
“낮말은 새가 듣고 밤말은 쥐가 듣는다지 않느냐? 동탁이 알면 어찌하느냐? 더 이상 노부의 부중을 찾아선 아니 된다. 오늘 이후 다시는 날 찾지 마라. 괴수 동탁이 제거될 그 날까지... 우리는 남남이어야 한다. 알겠느냐?”
 
 
“그럴 수는 없사옵니다! 노사님!”
초선은 바닥에 엎드려 오열했다. 왕윤은 땅이 꺼질 듯한 한숨을 내쉬었다.
“초선아, 내 어찌 이러고 싶겠느냐? 하지만 큰 일을 이루자면 사사로운 정은 끊어야 하느니라.”
 
 
“아무리 그렇다한들 천첩이 조심하면 되지 않겠습니까?”
“벽에도 눈이 있고 천정에도 귀가 있거늘...아니된다.”
 
왕윤은 냉정했다. 엎드려 있던 초선의 교구가 바르르 경련을 일으켰다. 그녀는 고개를 불쑥 치켜들었다.
“소첩이 뉘의 소생인지도 모른 채 어려서부터 거리에 내던져졌고 이후 노사님께서 거두어 주시어 비로소 사람다운 삶을 살았사옵니다. 열 여섯이 되어 노사님의 분에 넘치는 사랑을 받아 여인으로서의 기쁨도 듬뿍 누렸사옵니다. 그런데 이제 와서 절 버리려 하옵니까? 못 하옵니다! 죽어도 못 하옵니다!”
 
 
“초선아.”
왕윤은 사랑과 연민이 가득 담긴 눈으로 그녀를 내려보았다.
내 나이 60이 넘었다. 이순(耳順)이면 세상의 이치를 한 번 들어 알 나이다. 하늘이 알고 땅이 아는 일을 내 어찌 모르겠느냐? 네 나이 열 여섯 꽃다운 나이가 아니더냐? 딱히 천하를 위해서만이 아니다. 널 위해서라도 이 늙은이는 물러날 때가 되였다.”
 
 
“아니옵니다! 아니옵니다! 노사님…”
“진정으로 아니 될 일은 이 늙은이가 널 붙잡아 두는 일이다. 돌아가거라. 천하를 좀먹는 저 동탁역적을 물리치는 그 날까지렁· 아니 그 이후로도 너는 너에게 어울리는 짝을 찾아가야 한다.”
 
“노사님, 천첩은 노사님을 사랑합니다! 천첩은 노사님의 여인입니다!”
 
저 머리 희끗한 60의 노인이 그녀에게만은 노인이 아니었다. 나이 차가 그토록 많아도 초선의 가슴에 자리 잡고 있는 남자는 오직 한 사람뿐 그녀의 삶을 밝혀주었던 유일한 사나이 스승님일뿐이었다. 열 여섯 꽃같은 나이에 처녀를 바치고 불꽃같은 애정을 나누어 온 지아비일뿐이었다. 바쳐서만은 아니다. 그녀에게는 지난 세월 동안 수없이 뜨거운 밤을 지피며 글을 가르치고 세상의 이치를 깨우쳐주고 인생의 길을 밝혀준 은사였다. 그런데 떠나란다. 이제 그만 헤어져야 한단다. 천하를 위해서, 아니, 원치도 않는 새로운 짝을 찾아가야 한단다. 그럴 수 없노라고, 죽어도 아니 된다고 매달렸건만 왕윤의 마음은 철벽이었다.
 
 
“그럼 마지막으로…”
 
초선은 몸을 일으켰다. 그녀는 두 손을 이마에 모아 절한 후 옷을 벗기 시작했다. 왕윤의 희끗한 눈썹과 서릿발같은 수염이 바람도 없는데 부르르 휘날렸다. 천천히, 되도록 시간을 아끼며 옷가지를 벗어 내리는 초선의 손도 경련하고 있었다. 빙기옥골(氷肌玉骨)이랄까? 투명할 정도로 흰 나신이 드러났다. 나올 곳은 나오고 들어갈 곳은 알맞게 들어간 육체의 아름다움은 천상의 장인이 빚은 완벽한 예술품이었다. 젖가슴을 두 손으로 가린 채 다소곳이 서있는 초선을 바라보는 왕윤의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얼마나 사랑했던 초선이었던가. 그 얼마나 많은 밤과 낮을 함께 한 초선이었던가. 나이를 초월하여, 스승과 제자라는 통념을 초월하여 살을 섞었던 세월이 뜨거운 눈물과 함께 녹아내리는 듯했다. 왕윤의 손에 초선의 젖가슴이 만져졌다. 그녀의 가슴은 불처럼 뜨거웠다. 그는 손에 힘을 주었다. 초선의 얼굴이 하얘지더니 신음을 흘렸다. 왕윤은 도가의 신공을 익힌 몸으로 최소 50년의 내력을 지니고 있었다. 조금만 더 힘을 주면 그녀의 하얀 가슴은 피물이 되어버릴 것이다.
 
 
 
“천첩이 노사님의 손에 죽는다면 여한이 없겠사옵니다 “
초선의 음성이 약해졌다. 그녀는 고통스런 표정을 짓기는커녕 입가에 행복한 미소를 지으며 살포시 눈을 감았다. 왕윤의 손이 파들파들 떨렸다.
“죽여야 한다. 죽이지 않으면 넌 천하를 어지럽힐 계집이다.”
 
 
왕윤은 이를 악물고 손에 힘을 주었다. 그 때였다. 손가락 자국이 역력해진 채 일그러졌던 젖가슴이 갑자기 생고무처럼 탄력을 발휘하며 그의 손가락을 밀어내는 것이 아닌가? 그는 악연히 놀라 내심 부르짖었다.
“너는 이미 초극지경에 이르렀단 말인가!”
 
 
초선은 여전히 웃고 있었다. 긴 속눈썹 사이에 투명한 이슬을 매단 채 기꺼이 죽겠다는 듯 처연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왕윤은 장탄식했다.
“아아! 내 어찌 널 죽일 수 있단 말인가? 이처럼 생생한 너를, 이처럼 아름다운 너를, 이처럼 귀엽고 이처럼 섹시한 너를! 이처럼 천하절색인 너를! 이처럼 사랑하는 내 여인인 너를!”
그의 손에서 내력이 빠져나갔다.
 
 
“노사님!”
초선은 기쁨의 탄성을 터뜨리며 그의 품에 몸을 던졌다. 왕윤은 나긋나긋한 그녀의 나신을 끌어안으며 중얼거렸다.
“하늘의 뜻이로다! 넌 희대의 요녀가 될지, 난세의 성녀가 될지 모르겠구나!”
 
 
초선의 몸은 불덩이었다. 불덩이는 어느새 그에게 옮겨붙고 있었다. 그의 노구에 다시금 뜨거운 기운이 밀려들더니 60의 남성이 20남아의 그것처럼 힘차게 일어서고 있었다.
 
 
“어헉! 헉! 어허헉…”
 
 
왕윤은 초선의 두개의 천도복숭아를 움켜쥐었다. 생고무처럼 탄력 있는 천도복숭아는 그의 손안에서 요동쳤다. 그는 식탐을 하는 아이처럼 허기 진 듯 천도복숭아를 빨아먹기 시작했다. 왕윤의 몸이 초선의 은밀한 곳으로 진군하자 기다렸다는 듯이 초선의 해초가 그를 휘감았다. 왕윤의 눈앞으로 수많은 하늘의 별똥별들이 와르르 쏟아져 내렸다.
 
 
“아아! 사랑한다 초선아!”
폭죽이 화려하게 터졌다. 왕윤과 초선은 쾌감의 절정에서 몸부림쳤다. 왕윤은 한참후에야 비로소 정신이 든 듯 말했다.
“내 너에게 천하 무림의 안녕을 맡겼던 일을 기억하느냐?”
“천첩 기억 못할 리가 있사옵니까?”
“아아! 바야흐로 난세니라. 나 왕윤의 능력이 닿지 못해 너에게 막중한 임무를 넘겼구나.”
 
 
왕윤은 연신 탄식했다. 그의 노안에 두 줄기 눈물이 흘러내리고 있었다. 왕윤은 벌떡 일어나더니 초선에게 큰절을 했다. 초선은 깜짝 놀라 옆으로 비켜나며 말했다.
 
 
“노사님! 차라리 천첩을 벌해 주시옵소서! 이 무슨 일이옵니까?”
왕윤은 큰절을 마친 후 엄숙하게 말했다.
“내 지금까지 너에게 세 번 절을 했다. 첫 번째는 욕념을 참지 못해 널 범했을 때였고 두 번째는 너에게 천하 무림을 당부했을 때였다. 기억하느냐?”
 
 
초선은 고개를 끄덕였다.
“기억하옵니다.”
그녀의 얼굴에 의아함이 서렸다.
“하오면 이번에는 어인 연유이옵니까?”
 
 
“세 번째 절은 이 못난 왕윤을 잊어달라는 당부의 뜻이니라.”
“네? 무슨 말씀이온지?”
 
 
초선의 옥용이 하얗게 탈색되었다. 흑백이 분명한 눈동자가 윤기를 잃은 채 불안하게 이리저리 흔들렸다.
“천하의 안위가 풍전등화다. 이 시점에 네 가녀린 어깨에 태산과도 같은 책무가 얹혀 있다. 그러니 내 어찌 헛된 욕심으로 널 붙잡아 두겠느냐? 행여 오늘 네가 이 곳에 행차한 사실이 알려진다면 지금까지의 노력이 물거품이 되고 만다. 그런즉 오늘 이후 너의 뇌리에 왕윤이란 더러운 늙은이를 깨끗이 지워달라는 뜻이다.”
 
 
“노사님, 노사님께서 절 사랑한다고 말씀했잖으셨습니까?”
“너를 사랑하기에 잊어달라는 말이다.”
“노사님, 노사님의 뜻을 알겠사옵니다.”
 
 
초선은 왕윤의 얼굴을 감싸 자신의 가슴으로 끌어당겼다. 왕윤은 그녀의 젖가슴에 얼굴을 묻은 채 미동도 하지 않았다. 다시 욕정이 솟구치려는 순간에 그는 초선을 밀쳐낸 후 돌아앉았다
“이제 그만 가거라.”
 
 
초선은 멍한 눈으로 그의 수척한 등을 바라보았다. 손만 뻗으면 만질 수 있는 거리건만 지금 그녀의 눈앞에 보이는 왕윤의 등은 천리만큼 멀어보였다. 천년의 고독을 짊어지고 있는 고목나무의 등걸을 보는 것 같았다.
 
“흑흑…”
 
초선은 오열을 흘리며 몸을 일으켰다. 벗어놓은 옷가지를 걸치는 그녀의 손끝은 덜덜 떨리고있었다. 다시는 과거로 돌아갈 수 없으리라! 절망이 그녀의 가슴을 쳤다.
“더 이상 날 찾지 말라.”
 
 
왕윤의 음성은 차디찼다. 초선은 옷을 입은 후 절을 했다. 그녀의 얼굴은 눈물로 번들거리고 있었다.
“그럼· 만수무강을 비옵니다.”
바람도 없는데 촛불이 흔들렸다. 잠시 후 불꽃이 제자리를 찾았을 때 방안에 남아있는 것은 왕윤의 고독한 검은 그림자뿐이었다.
 
 
 

 
 
 
5. 영웅과 미녀
 
 
려포는 동탁이 자기의 사랑하는 초선을 차지하자 가슴에서 증오가 북받쳐 올라 참을 수가 없었다. 그러나 동탁의 권세 때문에 겉으로는 드러내지 못하고 속으로만 끙끙 앓고 있었다. 그는 동탁이 밖으로 나갔을 때면 몰래 동탁의 부중으로 와서 기웃거렸다. 그러다가 마침 초선과 눈길이 마주쳤다.
 
 
초선도 기회를 놓치지 않고 려포를 유혹했다. 려포는 참을 수가 없어서 집안으로 뛰어들어가서 초선을 마구 끌어안고 덮쳤다. 초선은 천하제일무림고수의 품에 안겨 행복의 미소를 짓고있었다. 려포는 초선을 안아 조심스럽게 침대에 내려놓았다. 초선은 그에게서 떨어지지 않으려는 듯 목을 꽉 껴안고 놓아주지 않았다. 아니, 도리어 그를 끌어 당겼다. 그 바람에 려포는 그녀를 안고 침대 우로 넘어질 수밖에 없었다. 두 사람의 몸은 자연스럽게 포개어졌다.
 
 
“안아줘요.”
초선이 그의 귀에 뜨거운 입김을 불어넣으며 속삭였다. 려포는 혈관이 부풀어 오르는 것을 느끼며 커다란 손으로 초선의 젖가슴을 움켜쥐었다.
“아파요. 살살해요.”
 
 
려포는 초선의 비음에 손을 떼며 몸을 일으키려 했다. 초선은 그의 목을 끌어당기며 입술을 뾰족하게 내밀었다. 앵두같이 붉은 입술이 살며시 벌어지며 그를 유혹했다. 려포는 멍하니 그녀를 내려다보았다. 초선은 혀를 살짝 내밀며 한쪽 눈을 감고 윙크했다. 려포는 그만 참지 못하고 그녀의 입술을 덮치고 말았다. 그러자 기다렸다는 듯 부드러운 설육(舌肉)이 그의 입안으로 넘어오더니 향기로운 액을 목구멍으로 흘려 넣었다.
 
 
“꿀꺽!”
 
침액이 목구멍으로 넘어가는 순간 단전이 화끈해지면서 욕망이 불길처럼 일어났다. 려포는 초선의 허리를 한 손으로 잡아당겼다. 초선은 버들가지처럼 나긋한 허리를 활처럼 휘며 그에게 딸려왔다. 윤기 흐르는 수발이 침대에 늘어지며 해초처럼 흔들렸다. 려포는 초선의 나삼을 거칠게 벗기며 애무하기 시작했다. 초선은 고양이 같은 신음을 흘리며 미끈한 다리로 그의 굵은 허리를 뱀처럼 휘감은 채 고개를 좌우로 내저었다. 려포는 초선의 풍만한 젖가슴에 얼굴을 파묻었다. 순간 야릇한 체향이 그의 뇌를 마비시키는 듯했다.
 
 
“아 향긋한 이 냄새·”
 
 
얼마만이던가. 무림의 천하제일고수로 되기 위해 금욕한지 어언 20여년이다. 그 동안 여색을 한 번도 가까이 하지 않았던 그였다. 만일 초선이란 희대의 절세미녀를 만나지 않았다면 영원히 여인을 가까이 하지 않았을지도 모를 터였다. 초선! 그녀는 세상에 둘도 없는 미인이었다. 그런데 그 미인이 동탁의 애첩이 될 줄이야!
 
 
“아아! 초선아, 너는 내꺼야! 너는 천하의 영웅 려포의 여인이야!”
 
려포는 초선의 가슴에 얼굴을 묻은 채 중얼거렸다. 려포는 초선의 비단결 같은 머리카락을 쓰다듬으며 스스로 허리띠를 풀었다. 초선은 그의 품으로 파고들며 간드러진 음성으로 물었다.
 
 
“나리, 대체 언제쯤 절 구해주실 건가요?”
려포는 초선의 둔부를 어루만지며 침중하게 말했다.
“기다리오, 내 반드시 .”
“아아! 하루하루가 지옥이랍니다. 그 짐승 같은 동탁의 늙은 역적놈이 천첩의 몸을 탐할 때마다 혀를 깨물고 죽고싶은 마음이 굴뚝같아요.”
 
 
려포는 주먹으로 가슴을 쳤다.
“내 어찌 그대의 마음을 모르겠는가? 내 가슴을 만져봐라. 그대를 생각하기만 하면 찢어지는 듯 아픈 것을. 내 동탁의 역적놈을 죽이기 전에는 허리띠를 풀지 않겠노라.”
“아아, 믿어요. 나리의 마음을.”
 
 
열풍이 불기 시작했다. 철석간담의 사나이 려포를 겉잡을 수 없이 흔들어 놓은 절세요물 초선! 그녀의 눈짓 한 번, 한숨 한 번, 흐느낌 한 번에 천하제일무림고수 려포의 바위 같던 심장에 균열이 더해가고 있었다.
 
 
 

 
 
6. 역적을 죽이고 미녀를 품다
 
 
 
여러 달이 지났건만 려포는 여전히 우유부단하면서 동탁을 죽이려는 결단을 내리지 못하고있었다. 화극을 번쩍 들었다가도 의부이며 자신이 섬기고있는 주인을 죽인다는 것은 의리에 어긋나는 일이라고 생각하고 슬그머니 칼을 도로 내려놓았다. 하지만 그동안 초선을 만나지 못하니 미칠지경이었다. 그리움이 가슴에 북받쳐서 못 견딜 지경이 된 려포는 동탁이 없는 틈을 타서 도적고양이처럼 가만히 초선의 거처로 찾아갔다.
 
 
“나리, 끝내 오셨군요. “
초선이 방긋이 웃으며 반갑게 맞아주었다. 려포는 초선을 와락 끌어안았다.
“날 기다렸소? “
“얼마만이던가요? 나리가 그리워서 날마다 눈물로 보냈어요. “
 
 
초선의 눈에 어느새 눈물이 그렁그렁했다. 미녀의 사랑에 찡한 감동을 느끼며 려포는 가슴이 뜨거워났다.
 
“아, 초선아! “
 
려포는 혀를 내밀어 초선의 눈물을 핥아주었다. 그리고 입술을 덮쳤다. 물고 빨고 하더니 초선을 안고 침상에 올랐다. 초선은 두 팔로 려포의 목을 꼭 껴안고 교태를 부렸다.
 
 
“어머, 나리께서는 동탁이란 역적놈을 죽이기 전에는 허리띠를 풀지 않겠노라고 말씀하시지 않으셨나요? “
려포는 호탕한 웃음을 터뜨렸다.
“하하! 네가 오해했구나. 그건 육신을 말하는 게 아니라 내 마음을 말하는 것이렸다. 하긴 영웅호색이라 하지 않았더냐? 더구나 어느 남자가 너같은 미녀를 보고 몸이 동하지 않겠느냐!”
 
 
“호호! 그렇사옵니까? 천첩이 나리같이 깊은 뜻을 품은 천하제일 영웅을 섬기니 정말로 기쁘기 그지없사옵니다. “
초선이 허리를 흔들며 웃자 려포는 슬며시 그녀의 가느다란 허리를 한 손으로 끌어당겼다. 손에 잡히는 촉감이 솜처럼 부드럽고 나긋나긋했다. 그는 미녀의 귀전에 입을 가져가며 낮은 음성으로 물었다.
 
 
“왕사도어른 쪽에서는 무슨 소식이 없냐? “
“노사님을 뵈온지도 오래됩니다. 조금전에 그분께서 하녀를 보내 밀서를 보내왔는데 지금 천하의 많은 영웅들이 동탁을 역적이라고 침을 뱉으며 이를 갈고있답니다.”
“음...”
 
 
려포는 초선의 나삼 속으로 손을 밀어넣어 수밀도처럼 무르익은 유방을 주무르며 다시 물었다.
“흠, 다른 말은 없었느냐? “
“지금이 바로 동탁이란 역작놈의 목을 칠 좋은 시기라고 했습니다.”
 
 
려포는 고개를 끄덕였다. 려포는 버들가지처럼 가는 초선의 허리를 꼭 껴안았다. 초선은 눈을 치뜨며 물었다.
“천첩을 이렇게 원하시면서도 그동안은 어떻게 참으셨나요? “
 
 
려포는 초선의 앞섶을 끌렀다. 그러자 풍만한 두 개의 유방이 튀어나오며 출렁거렸다. 그는 두터운 손바닥으로 유방을 쓰다듬으며 말했다.
 
“밤마다 네 생각에 머리털이 다 셀지경이었느니라. 그건 그렇고 네 피부가 참 곱구나.”
 
려포는 침을 삼키며 미인의 유방을 향해 얼굴을 가져갔다. 초선은 고개를 뒤로 젖히며 야릇한 신음을 흘렸다. 려포의 입술이 그녀의 딱딱하게 곤두선 유실을 부드럽게 애무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와 동시에 그의 한 손은 치마 속으로 들어가 대리석처럼 매끄러운 허벅지를 쓰다듬었고 또 다른 손은 그녀의 등을 어루만졌다. 초선은 교성을 발하며 려포의 목을 두 손으로 껴안았다. 려포는 그녀를 침상 우에 쓰러뜨린 후 옷을 벗었다. 육신을 단단히 조여야할 그의 허리띠는 단 한 번의 동작에 바닥으로 떨어져 내렸다. 순식간에 알몸이 된 그는 미인을 애무하기 시작했다. 유난히 억센 두 팔은 미인의 유방과 허벅지를 동시에 쓰다듬었고 두툼한 입술은 녀체의 오묘한 굴곡을 따라 쉴 새 없이 오르내렸다.
 
 
“아! “
 
초선은 입술을 벌려 탄성을 토해냈다. 갑자기 동체가 둥글게 접혀지면서 다리사이 깊은 곳으로 뜨거운 입김이 부어진 것이다. 초선은 온몸이 녹아내리는 듯한 쾌감을 느끼며 고양이와 같은 신음소리를 흘려냈다. 시간이 흐름에 따라 려포의 애무는 점입가경으로 접어들었다. 바람이 구름을 부르고 구름은 비를 부른다. 무산(巫山)의 운우(雲雨)인들 어디 이만하겠는가! 려포의 애무가 구석구석 미치지 않는 곳이 없으니 그 때마다 초선은 우주를 유영하는듯, 온몸이 해체되는듯, 황홀경에 빠져 생명의 원천으로부터 뜨거운 감로(甘露)를 분출하며 연신 교성을 내질렀다. 기나긴 밤, 황촉은 저 홀로 타오르고 초선은 려포의 품 안에서 타고 또 타올랐다. 려포는 오랜동안 맛보지 못했던 초선의 몸을 봉창이라도 하려는듯 맹렬하게 돌진하고있었다.
 
“아하학! 아학!”
“아으‘’아으…”
 
바로 그 순간이었다.
 
 
“이런 미친 놈아! “
 
 
뇌성벽력 같은 고함소리가 들리더니 동탁이 칼을 들고 뛰어들었다. 깜짝 놀란 초선은 이불로 몸을 가리고 려포는 황망히 옷을 주어 입었다.
“이 미친놈아, 네 녀석이 아비의 여자를 다 겁탈한단 말이냐? “
동탁이 노기등등하여 칼을 들고 달려들었다. 려포는 황급히 속옷만 입은 채로 밖으로 달아났다. 동탁이 쫓아오면서 소리쳤다.
 
 
“이 아비도 모르는 미친 자식아, 오늘 널 죽여버릴테다! “
구경꾼들이 모여들자 려포는 너무도 창피하여 그 자리에 서버렸다. 동탁이 이를 악물고 칼을 휘둘렀다. 려포는 슬쩍 피해버렸다. 그러자 동탁은 공중으로 훌쩍 몸을 날리며 칼로 허공을 가르더니 곧장 려포를 향해 내리찍었다.
 
 
려포는 잽싸게 피했다. 동탁은 숨돌릴 기회도 주지 않고 연속동작으로 비호같이 려포의 가슴을 찔렀다. 그러나 려포의 몸놀림이 더 빨랐다. 어느새 동탁의 등뒤로 날아간 려포는 벽력같이 소리질렀다.
 
 
“동탁, 이 도둑놈아! 난 널 주인으로 섬기고 아비로 모셨는데 넌 나의 여자를 빼앗아가고 또 날 죽이려고 하는구나. 넌 날 세 번이나 찍고 난 너에게 세 번 양보해주었으니 이것으로 주인과 수하의 인연, 의부와 양자의 인연은 깨어졌다. 이제 내가 널 죽인다해도 천하사람들이 주인도 모르는 놈, 아비도 모르는 놈이라고 욕하지 않을꺼다. 더구나 너는 천하사람들이 침을 뱉는 역적이라 내 지금 너를 죽여 천하의 해를 제거하련다!“
 
 
 
려포의 손이 번쩍하자 동탁의 손에 있던 칼이 허공으로 날아올랐고 다시 한번 번쩍하자 려포의 손에 그 칼이 쥐어졌다. 동탁의 얼굴이 새파랗게 질렸다.
 
 
“려포야, 초선을 줄테니 목숨만 살려다오! “
“개소리하지 마라! 초선은 원래부터 내꺼야. 비겁한 자식, 목숨이 아까워 미인을 내놓겠다니 너는 초선을 가질 자격도 없는 놈이다. 저승에 가서 네 할아비나 만나라! “
 
려포의 손이 번개같이 번쩍하자 동탁의 머리가 땅바닥에 떨어졌다.
 
 
초선이 왕윤한테 달려가서 려포가 동탁을 죽인 기쁜 소식을 알렸다. 왕윤이 군사들을 이끌고 와서 동탁의 여당을 완전히 제거해버렸다. 동탁의 군사들 대부분이 려포의 수중으로 들어왔다. 왕윤은 초선을 데리고 와서 려포를 축하해주었다.
 
“장군께서 역적을 죽여 천하의 해를 제거했으니 으뜸가는 공로를 세웠소이다. 이제부터 이 아이는 일편단심 장군만을 섬기게 되였소이다. “
그날 밤 왕윤은 돼지 잡고 양을 잡아 큰 잔치를 베풀어 군사들을 위로했다. 초선이 부어주는 술을 서너 사발 들이킨 려포는 기분이 좋아서 초선을 끌어안고 침실로 들어갔다.
 
 
“으하하하! 초선아, 이젠 넌 내꺼야! 난 천하제일미인을 얻었어. “
“천첩은 천하제일영웅을 모시게 되였사옵니다. “
 
 
초선이 허리를 틀면서 교태를 부렸다. 그러자 려포는 껄껄 웃었다.
“나는 천하제일영웅, 너는 천하제일미인! 우린 정말로 천생배필이로구나! “
려포는 초선의 옷을 벗기면서 그녀의 몸을 애무했다. 초선이 근심스레 물었다.
 
 
“아직도 천하가 어지럽소이다. 노사님의 말씀이 조조, 원소, 손견, 류비 등 영웅들이 사방에서 일어나 천하를 다툰다고 하더이다. “
“어허허허! 근심하지 마라. 그런 좀 도둑들은 이 려포의 적수가 아니다! “
밤은 깊어갔다. 영웅과 미녀는 온몸이 살이 타는 듯한 황홀경에 빠져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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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 1 ]

1   작성자 : ㅎㅎ
날자:2014-09-14 10:27:58
성묘사가 예술이군. 죽여주는데

추잡스럽다거나 하는 거부감도 없이 아주 놀라운 예슬적 묘사로군.
Total : 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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