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www.zoglo.net/blog/jinchanghe 블로그홈 | 로그인
김장혁
<< 4월 2024 >>
 123456
78910111213
14151617181920
21222324252627
282930    

방문자

조글로카테고리 :

나의카테고리 : 소설

중편과학동화 멋쟁이 매옹이와 찍찍의 겨룸 김장혁
2020년 10월 06일 11시 07분  조회:2551  추천:1  작성자: 김장혁








         중편과학환상동화
               
            멋쟁이 매옹이와 찍찍의 겨룸

                             
                               김장혁

 
                          1
      아빠트에 멋쟁이 매옹이 새 창고지기로 온다는 소문이 돌았어요. 그러자 찍찍을 우두머리로 한 재빛쥐들은 생야단났어요.
     “큰 일 났구나. 이걸 어쩌지?”
     우두머리 찍찍은 쥐굴 안에서 깜장수염을 쓰다듬으면서 량미간을 쪼프렸어요.
찍찍은 공짜를 많이 얻어먹어 그런지요. 재빛 몸뚱이가 엄청 크고 하얀 코수염도 특별히 길었어요.
그놈은 어둠침침한 동굴에서 쥐들의 회의를 열고 새로 오는 매옹이를 대처할 방도를 토론하였어요.
쥐들은 숨이 한줌만 해 턱을 고이고 량미간을 요리조리 쪼프리며 궁리를 굴렸어요.
동굴에는 바늘 하나 떨어지는 소리마저 들릴 듯한 무거운 침묵이 한참동안 흘렀어요.
한참 후 제일 짹짹거리는 짹짹이 뽀족한 주둥이를 벌려 납덩이 같은 침묵을 깼어요.
“짹짹, 대처할 방도 있어.”
찍찍은 쏘파에 턱을 고이고 가로 누워 있다가 발딱 일어났어요.
“무슨 방도?”
짹짹은 찍찍을 쳐다보며 버릇처럼 짹짹거렸어요.
“수천만년 동안 매옹이들은 우리 쥐들을 잡아먹고 살아왔지. 그래서 이제껏 우리는 항상 매옹이를 천적으로 여기고 그 놈한테 잡혀 죽지 말려고 요리조리 피해 다니면서 살아왔잖아?”
“그거야 그렇지.”
쥐들은 모두 고개를 까딱거렸어요.
그러나 찍찍은 우두머리답게 질문을 들이댔어요.
“쓸데 없는 말은 작작해. 찍찍, 도대체 대처방도라는 건 뭐냐?”
짹짹은 엉뚱한 궁리를 내놓았어요.
“우린 이젠 더는 고양이를 천적으로 만들지 말아야 해. 먼저 고양이와 관계를 개선해야 해.”
의심이 많은 쯧쯧은 한심해 입을 함박만큼이나 벌렸어요.
“아이고! 쯧쯧, 한지에 방아 걸 소리!”
“해 서산에서 뜨잖겠는가. 찌찌.”
쥐들은 도리머리를 살래살래 저었어요.
“황당하기 짝이 없어. 매옹이 천성이 우릴 잡아먹는 건데. 아무리 관계를 개선하자고 해도 우릴 놔주겠느냐? 흥!”
찍찍은 코방귀까지 뀌였어요.
그러나 짹짹은 자기 견해를 고집했어요.
“내 말 끝까지 들어 봐. 짹짹.”
짹짹은 건가래를 떼더니 뒤말을 이었어요.
“으흠, 천적을 친구로 만들자고 대화라도 해 보자.”
쥐들은 왁짝 떠들어댔어요.
“뭘 어떻게 대화한단 말이냐?”
“글쎄 말이야. 매옹인 우릴 보기만 해도 쌍불을 켜고 잡아먹자고 덮쳐드는 판인데.”
찍찍은 “조용해!” 하고 시끌벅짝 떠드는 동료들을 제지시켰어요.
“짹짹이 말을 다 들어 보자.”
짹짹은 좌중을 둘러보며 묘안을 내놓았어요.
“매옹이 눈에 쌍불을 켜고 우릴 잡아먹자는 건 우리가 아파트 지하창고 쌀을 훔쳐먹는다고 그러는게 아니고 뭐야. 맹옹이를 찾아가 우린 다신 창고쌀을 훔쳐먹지 않겠다고 하자.”
“그럼 뭘 먹고 살겠느냐? 찌찌.”
찌찌가 도리머리질하자 짹짹은 이렇게 말했어요.
“들에 나가서 풀씨를 뜯어먹고 살겠다고 속여보자.”
“에이, 되지도 않을 소릴. 고런 미사려구에 넘어갈 매옹이겠느냐? 이전에 여길 지키던 매옹인가 하느냐?”
짹짹은 뒤더수기를 긁적거리며 뒤로 한발 물러섰어요.
“대화를 해서 안되면 매옹이 목에 딸랑방울을 걸어놓잔 말이야. 짹, 짹, 우린 딸랑방울이 울리기만 하면 쥐굴로 도망치잔 말이야.”
쯧쯧이는 앞발로 삿대질했어요.
“쯧, 쯧, 안돼, 매옹이 목에 딸랑방울을 걸기만 하면 좋긴 좋겠는데. 누가 감히 고양이한테 다가가 목에 딸랑방울을 걸겠느냐?”
짹짹은 계속 고집했어요.
“매옹이 목에 딸랑방울을 걸 궁리도 잘하면 될 거야.”
그러나 찌찌는 다른 견해를 내놓았어요,
“그런 묵은 그루에 이밥 먹던 소릴 작작해. 찌, 찌, 우린 전번 창고지기 매옹이 목에도 딸랑방울을 걸자고 했잖아. 괜히 아까운 동료들만 청춘을 바쳤잖아. 찌찌, 내 보건대 매옹인 배고파 우릴 잡는 거야. 절대 집주인네 창고 쌀이 아까와 그러는 거 같잖아. 찌찌.”
“거야 그렇지.”
짹짹도 고개를 까딱였어요.
찌찌는 기발한 생각을 내놓았어요.
“매옹이한테 잉어랑 돼지고기랑 선물로 가져다 주잔 말이야. 그 놈이 혹시 배때기 터질 지경이면 우릴 잡아먹지 않을지 아느냐?”
“오- 그게 옳아.”
그러나 랭정한 찍찍만은 도리머리를 살래살래 저었어요.
“이번 매옹이라고 전번 매옹이처럼 지하창고 쌀을 잘 지키지 못해 철직받을 짓을 하겠느냐? 이번 매옹이 전번 매옹이보다 호락호락하겠느냐?”
“쯧쯧.”
쯧쯧은 남이 뭐라고 말할 때면 자꾸 의심해 “쯧쯧” 하며 부정해버리는 버릇이 있다고 해서 쯧쯧이란 별명까지 달렸지요.
이번에도 쯧쯧은 또 혀끝을 “쯧쯧.” 차며 나섰어요.
“듣는 말에 의하면, 매옹인 멋쟁이라더구나. 멋만 부리고 공부하기는 싫어한다더라. 매옹이한테 금방울목걸이랑 선물로 주잔 말이야. 먹은 소 똥을 싼다고. 쯧, 쯧, 새로 온 멋쟁이라고 우리 웃는 낯에 침을 뱉기야 하겠니? 쯧쯧.”
한밤중까지 토론하였지만요. 그렇다할 뾰족한 수가 없었어요.
찍찍은 쏘파에서 일아나 우두머리 틀을 차리면서 바로 앉더니 건가래를 떼고나서 총화했어요.
“에헴, 너네 내놓은 방도는 다 좋아.”
그러자 쥐들은 서로 마주보며 머리를 끄덕였어요.
찍찍은 뒤말을 이었어요.
“관건은 우리가 지금 새로 오는 매옹이를 보지도 못했잖고 뭐냐. 그저 듣는 풍문에 새로 온 매옹인 멋쟁이라는 것밖에 모르잖느냐. 우린 그 놈의 성질과 애호가 뭔지도 몰라. 그 놈이 뭘 먹기 좋아하는지도 몰라. 허황해. 지금 무슨 수를 써야 할지 결단내리기도 힘들어.”
찍찍은 맥이 풀려 하는 수하들을 둘러보고 힘을 불어넣어 주었어요.
“돌다리도 두드려 보면서 건너라고 하잖았느냐? 도대체 어느 방도가 매옹이한테 먹히겠는지. 이제 새로 오는 매옹이를 만나보고 하나하나 부딪혀 보자. 모두 돌아가 먼저 지하창고 부근에 도망칠 굴부터 여러개 파놔라. 그리고 좀 더 선진적인 기술을 갖춘 대처방도를 궁리해 봐라. 자기 대처방도도 어떻게 하면 실현되겠는지 꼼꼼히 궁리해 보고 나한테 회보해라.”
“알았어!”
쥐들은 우렁차게 대답하고 물러갔어요.

                      2

    며칠 후 멋쟁이 매옹이가 창고지킴이로 부임돼 창고에 들어왔어요.
   멋쟁이 매옹이는 버릇처럼 앞발에 침을 발라가지고 머리털로부터 목털까지 싹싹 빗어넘겼어요. 그러고나서 앞발로 흰 수염을 매만지며 지하창고 안을 살금살금 기여다니면서 기웃거렸어요.
   누런 바탕에 재빛무뉘 간 매옹이는 생김새만 봐도 진짜 호랑이처럼 생겼잖겠어요. 조 이마빼기에 박힌 "왕"자를 보세요. 산중대왕과 얼마나 심통히 닮았는가요. 매옹이를 보자마자 쥐들은 공포에 바들바들 떨었어요.
     “매옹-”
    매옹의 울음소리에 지하창고 안은 삽시에 물 뿌린듯 조용해졌어요.
매옹이는 흰 수염을 앞발로 슬슬 매만지면서 돌아다니며 여기저기 살펴보았어요.
창고 벽에는 쥐구멍이 송송 뚫려 있지 않겠어요. 그러나 쌀을 도적질하는 쥐들은 그림자도 보이지 않았어요.
(이상해.)
매옹이는 도리머리를 살래살래 저었어요.
매옹이는 부임된 첫날에 쥐 몇마리 잡아 주인한테 본때를 보이려고 쥐구멍을 쏘아보며 다가가 숨을 딱 죽이고 옹크리고 앉았어요. 그는 모기 한마리 날아가는 소리에마저 빨쭉귀를 칼날처럼 쫑긋 세웠어요. 쥐가 얼씬거리기만 하면 쌩 덮쳐나가 단매에 쳐눕힐 작정이였어요.
우두머리 찍찍마저 매옹이 사나운 모습을 중천정 쥐구멍으로 내려다 보며 잔등에 식은 땀이 쪽 끼쳤어요.
“새 창고지킴이로 부임돼 온 멋쟁이 맹옹이 대왕님을 열렬히 환영합니다.”
갑자기 확성기에서 아름다운 멜로디와 함께 짹짹의 부드러운 목소리가 울려퍼지며 지하창고의 정적을 조용히 깼어요.
찍찍은 짹짹과 찌찌, 쯧쯧의 대처방도를 융합해 먼저 매옹이와 대화해 관계를 개선해보려고 했던 것이죠.
“멋쟁이 매옹이 대왕님을 환영합니다!”
“환영합니다!”
“환영합니다!”
숱한 쥐들이 찍찍을 따라 구호를 외쳤어요.
모든 건 찍찍의 지시대로 진행돼나갔지요.
뜻밖의 환영소리에 매옹이도 어안이 벙벙해 노란 눈깔을 떼룩거리며 여기저기 살폈어요.
이윽고 매옹이는 온몸을 웅크리고 파드득 떨더니 팔짝 뛰여 덮치는 시늉하면서 고함쳤어요.
“매옹- 무슨 짓꺼리야! 네놈들이 날 환영하는 척하며 춰 주고 지하창고 쌀을 도적질해 먹으려고?! 매옹, 흥! 어림도 없어! 어서 순순히 내려와 무릎을 꿇어! 매옹!”
맹옹이는 무섭게 고함치며 덮쳐나갔어요. 쌀마대를 타고 팔짝 뛰여 천정구멍으로 날아올라가려고 했어요.
그러나 천정구멍이 너무 높았어요. 재차 뛰여보아도 또 실패했어요.
짹짹은 원 계획대로 계속 방송했어요.
“여보세요. 부질없는 짓 하지 마세요. 우린 수천년 동안 수화상극으로 보냈는데요. 이젠 쫓고 쫓기우는 겨룸을 그만둡시다. 관계를 개선하고 친구로 지냅시다. 짹짹, 어떻습니까? 매옹이 대왕님. 해해해, 짹, 짹.”
매옹이는 쌀마대 우에서 세길네길 팔짝팔짝 뛰였어요.
“뭐라고 ? 요 놈들아, 도적놈들과 친구로 지내라고? 매옹- 어림도 없어!”
“옛날부터 집지킴과 도적놈은 한 집안 식구라고 하잖았는가요? 우리 없이 매옹이 대왕님 살 수 있는가요?”
“얼빠진 도적놈들아, 잔소리 작작하고 내려오라! 이 멋쟁이 매옹인 호랑이와 싸워 이긴 산중대왕님 출신이야.”
“호호호, 짹, 짹.”
“깔깔깔, 찍, 찍.”
“쯧,쯧, 산중대왕이야 호랑이지. 해해해. 쯧쯧쯧. 어쩜 저렇게 대단한 영웅인가요.”
짹짹은 매옹이를 비웃기까지 했어요.
“나무에 바라올라가는 재간 덕분에 호랑이한테 물려 죽지 않았다는 걸 잊으셨나요? 짹짹, 언감 호랑이 산중대왕과 싸워 이겼다고 떠들어대는가요? 거짓말 해도 유분수지. 짹, 짹.”
찍찍은 대화가 깨질가봐 짹짹의 다리를 톡 쳐 놓았어요.
“넌 말이 많은게 흠이야.”
그제야 쥐들은 비야냥거리던 뽀족한 주둥이를 꼭 다물어버렸어요.
매옹이는 무안했던지 낮은 쪽의 쌀마대에 가 옹크리고 앉아 천정구멍을 쳐다보며 코방귀를 뀌였어요.
“흥! 믿지 않아도 돼. 진짜 난 산중대왕하고 싸워 이긴 적이 있어”
“아이유-“
“옛말이면 듣기나 좋지. 흥!”
“쯧, 쯧, 쯧.”
매옹이는 자기 자랑을 늘여 놓기 시작했어요.
“믿지 못하겠으면 들어봐라.”
쥐들은 반신반의하면서도 쥐굴 어귀에 엎뎌 매옹이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어요.
“호랑이란 놈은 엉큼하게도 나한테서 사냥기술을 배우자고 했어. 호랑이는 고양이와 호롱이는 고양이과 사촌형제라고 하잖겠느냐. 허, 그 놈이 어찌나 꼬시는지. 난 그만  그놈한테 얼리워 사냥기술을 거진 다 배워줬지. ‘매옹-’ 고함치고 덮치고 꼬리로 후려치고 물고 뜯는 재간 다 배워줬지. 그런데 음흉한 호랑이는 내한테서 사냥기술을 다 배우자 배은망덕했어. 산중 유일한 사냥군이 되려고 날 잡아먹자고 덮쳐들잖겠어.”
“저런! 쯧쯧.”
“그때 난 덮쳐드는 호랑이놈을 요리조리 피해 닫다가 나무 우로 쪼르르 바라올라갔지. 그래서 산중대왕 호랑이도 날 어쩌지 못했지.”
“호랑인 진짜 닭 쫓던 개 지붕 쳐다보는 격이 됐지.”
“그래, 그 놈이 뭐라고 얼려도 난 나무에 올라가는 재간만은 배워주지 않았지. 그래서 난 살아남은 거야.”
“참 다행이군요! 찍찍.”
우두머리 찍찍이마저 혀끝을 차자 매옹이는 더욱 우쭐해 신나 입을 널어놨지요.
“산중대왕 호랑이도 날 어쩌지 못했잖아. 건데 네놈들이 무슨 자격으로 나하고 흥정하려는 거냐? 쳇!”
찍찍은 짹짹의 허리를 톡톡톡 쳤어요.
짹짹은 대가리를 까땍하였어요.
“짹짹, 웬 말씀을요? 해해해. 우리 어찌 지하창고 대왕님과 나란히 한 자리에 앉을 수 있겠는가요. 다만 약자로서 대왕님께 아룁니다만요. 우리하구 대왕님 서로 다치지도 않게 서로 다 좋게 살 수 있는 좋은 방도 있습니다.”
매옹이는 들은 척도 하지 않고 천정구멍을 노려보며 속궁리를 베아링처럼 굴렸어요.
(조놈들을 어떻게 나포할가?)
그런 악렬한 정경에도 짹짹은 계속 마이크에 대고 쏭알거렸어요.
“이젠 우리는 지하창고 쌀을 도적질하지 않겠습니다.”
“흥! 개 똥을 먹는 버릇 고칠 수 있느냐? 네놈들이라구 어찌 도적질하는 천성 고칠 수 있겠느냐? 꿈 같은 소릴 작작 쳐라!”
짹짹은 찍찍이 시켜준대로 말했어요.
“매옹이 대왕님께서 우릴 천적으로 삼아 잡아먹지 않겠다고 담보하세요. 그럼 우린 진짜 들판에 나가 풀씨를 주어먹더라도 다신 도적질하지 않겠습니다. 매옹이 대왕님도 쥐를 잡지 못해 추운 겨울에도 쥐구멍을 지키면서 고생하지 않아도 되지 않을 거 아닌가요?”
매옹이는 참다못해 랭소하며 한마디 했어요.
“쳇, 쥐 고양이를 생각하는구나. 요 놈들아, 수천년 동안 매옹이 대왕님 가족들은 쥐를 잡아먹고 살아왔어. 도적놈들 잡아 집주인의 해를 제거하고 우리 매옹이 가족 먹이도 담보했어. 이거야 말로 일거량득하는 영광스런 전통이 아니겠느냐? 그런데 나 보고 수천년 동안 이어온 영광스런 전통사냥을 포기하라고? 되지도 않을 소릴! 흥! 매옹!”
그러나 찍찍은 끈질기게도 포기하려고 하지 않았어요. 그는 대화해서 매옹이를 얼려내지 못하자 이번에는 곁에 있는 찌찌를 톡톡 쳤어요.
이번에는 찌찌가 나섰어요.
“여보세요, 대왕님, 찌찌, 매옹이 대왕님께선 우릴 애나게 잡지 않으셔도 우리 선물만 받아 잡숫고 얼마든지 잘 사실 수 있는데요. 왜 우리 쥐사냥만 고집합니까? 참 코 막고 답답합니다. 찌찌.”
매옹이는 억이 막혀 말도 잘 나가지 않았어요.
“좌우간 꿈도 꾸지 말라. 전임 매옹이처럼 선물함정에 빠뜨려 날 지하창고에서 몰아내려고? 어림도 없어.” 
찍찍은 속으로 견물생심이라고 네놈이 어디 돼지고기를 먹지 않고 견디는가 보자고 생각하였어요. 그는 찌찌한테 찔끔 눈짓하며 앞발을 홱 휘저었어요.
그러자 찌찌는 푹 삶아 노란 기름이 똑똑 떨어지는 돼지고기덩이를 끈에 매여 천정구멍으로 디룽디룽 내려보냈어요.
매옹이 코 앞에까지 내려가 디룽디룽 끈에 매달려 그네를 뛰는 돼지고기에서는 고소한 냄새가 풍겨 지하창고 안을 꽉 메웠어요.
매옹이는 고소한 돼지고기를 쳐다보자 저도 몰래 입 안에 군침이 쪽 흘러 목구멍으로 꼴깍 넘어가지 않겠어요.
찌찌는 그때라고 또 마이크에 대고 쏭알거렸어요.
“어때요? 참기 어렵죠? 고롷게 잡숫고 싶으면 잡수세요. 어서 고소한 돼지고기나 잡숫고 우릴 잡아먹을 흉악한 천성부터 몽땅 고치십시오.”
매옹이는 군침을 꼴깍꼴깍 삼키다가 도리머리를 절레절레 저었어요. 그는 용케도 참아내고 이런 말을 했어요.
“네놈들이 고소한 돼지고기로 유혹한다만 오산이야. 본 창고지킴이 매옹인 전임 매옹이하고는 달라. 개수작 싹 걷어치우고 어서 이 지하창고에서 물러가! 네놈들이나 도적질 천성 고치고 사람들이 애나게 가꾼 쌀을 처먹을 궁리하지 말라. 산과 들에 가서 풀씨나 뜯어먹으면서 살아라.”
모두들 매옹이 그 인내심에 탄복했어요.
“찌찌, 어쩜 입 안에 다 들어간 돼지고기도 잡수시지 않으십니까? 쳇! 아마 숱한 도적놈들 앞에서 먹긴 체면이 구겨질가 봐 잡수시지 않는 거 같은데요. 이 돼지고긴 계속 매달아 두겠으니깐요. 언제든지 잡숫고 싶으면 마음껏 잡수십시오.”
찍찍도 탄복하였어요.
“진짜 청렴한 척하는 위군자군요. 이제 멋쟁이 매옹이 대왕님이 죽으면, 아니, 저 사망하시면 집 주인이 청렴한 간부, 아니, 청렴한 렬사간부 비석이라도 세워 주겠습니다. 찍찍.”
찍찍은 이번에는 쯧쯧이를 돌아다보았어요.
쯧쯧은 짹짹과 함께 훔쳐온 전자상점 금딸랑방울목걸이를 끈에 매달아 드리웠어요.
“멋쟁이 매옹이 돼왕님, 쯧쯧, 이걸 목에 걸어 보세요.”
매옹이는 쌀마대에서 쌩 날아가며 내리드리운 딸랑방울목걸이를 탁 채 팽개쳤어요.
“더러운 놈들, 날 바보로 보느냐?”
“쯧쯧, 멋쟁이 대왕님, 살살 다루세요. 그 딸랑방울 금딸랑방울인데요. 딸랑딸랑, 금딸랑방울 소리 얼마나 듣기 좋다고요. 금딸랑방울목걸이를 목에 척 걸어보세요. 복스레 생긴 이마에 박힌 대왕, 왕(王)자하고 얼마나 잘 어울리는가. 진짜 비단에 꽃을 새긴 격이죠. 쯧, 쯧, 매옹이님은 원래 산중대왕 호랑이와 사촌간이라지요? 금딸랑방울목걸이까지 목에 척 걸면 얼마나 멋지겠어요. 진짜 멋쟁이 별명에 걸맞지 않는가요? 숱한 녀자애친구들이 멋쟁이 매옹이 대왕님을 졸졸 따라다니지 않는가 보세요. 호호호.”
“감언리설 작작 쳐! 흥!”
매옹이는 코방귀까지 뀌였어요.
“네놈들이 전임 매옹이처럼 금딸랑방울목걸이로 꼬시려고 들지도 말라. 내 모르는가 하느냐? 내 목에 딸랑방울목걸이를 걸어놓고 딸랑방울 소리만 울리면 쌀을 도적질하다가 몽땅 도망치려고? 네놈들이 잔꾀에 넘어갈 내가 아니야.”
매옹이는 성이 나서 쌩 날아가 딸랑방울목걸이를 매 내려보낸 끈에 착 매달렸어요. 뒤이어 끈을 네발로 잡고 천정구멍으로 마구 톺아올라갔어요.
“아이구머니! 찍찍!”
쥐들은 천정에서 쥐구멍으로 몽땅 쪼르르 달아들어갔어요.
천정에 기여오른 매옹이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벽에 송송 뚫린 쥐구멍을 뚫어지게 쏘아보며 발톱으로 마구 허비며 고함쳤어요.
“요놈 도적놈들아, 나오기만 해봐라. 몽땅 잡아죽이겠어!”
쥐들은 땅굴에 들어가 쥐구멍 어구에서 옹크리고 앉아 굴을 지키는 맹옹이 독기오른 노란 눈알을 보며 바들바들 떨면서 방귀도 감히 뀌지 못했어요.

                         3

      며칠 후 매옹이 창고에 들어오지 않은 틈을 타서 쥐들은 창고에 오르르 기여나왔어요.
그 놈들은 우두머리 찍찍의 지휘아래 쌀매대를 물어뜯고 쌀을 주머니에 퍼담아 쥐굴로 들여갔어요.
어떤 쥐들은 랭장고 문을 마스고 마른 명태랑 돼지고기랑 과자랑 사과랑 주머니에 쓸어넣어 쥐굴로 메 들여갔어요.
그때 매옹이가 쥐를 잡으려고 살금살금 개구멍으로 기여 창고로 들어갔어요.
확성기에서 짹짹의 이른바 환영소리가 울렸어요.
“짹짹, 매옹이 대왕님 오셨다!”
“환영합니다!”
그 소리를 듣자마자 쥐들은 번개같이 쥐구멍으로 오르르 뛰여들어갔어요.
그 바람에 매옹이는 닭 쫓던 개 지붕 쳐다보는 격이 됐어요.
(헤이, 교활한 놈들!)
매옹이는 탄식하며 창고를 샅샅이 살피였어요.
그는 깜짝 놀라지 않을 수 없었어요.
자기가 지하창고로 드나드는 개구멍에 잘 보이지 않는 이상한 빛이 비춰지는 것 같았어요.
(요놈들이 또 무슨 꿍꿍이를 꾸며댔어?)
매옹이는 그 빛을 따라 찬찬히 살펴보았어요.
(아니, 저게 뭔가?)
글쎄 천정과 한메터 떨어진 벽에 뚫린 쥐구멍에서 이상한 빛을 비추고 있지 않겠어요.
대화요, 선물이요, 딸랑방울목걸이요 하면서 매옹이를 꾀려다가 실패하고 만 이튿날이였어요.
찍찍은 두번째로 회의를 열고 매옹이를 대처할 방도를 토론하였어요.
찍찍은 뼈저린 느낌부터 말했어요.
“어제 처음 멋쟁이 매옹이를 마나 봤는데. 찍찍, 으흠, 전임 매옹이를 대처하던 묵은 방법론 안돼. 매옹이 머저리라고 딸랑방울목걸이를 목에 걸겠느냐? 딸랑방울이 울리기만 하면 우리 다 도망칠게 뻔한데. 어떻게 매옹이 생각지도 못한 현대과학의기를 리용했으면 좋겠는데. 모두 꾀를 내놔라.”
쥐굴에서는 납덩이 같은 침묵이 흘렀어요.
한참 후 머리 베아링처럼 빨리 돌아가는 짹짹이 침묵을 깨며 계책을 내놓았어요.
“매옹이한테 잡혀 죽지 않으려면 매옹이 창고에 들어서기만 하면 도망쳐야 해.”
“쯧쯧, 걸 누가 몰라? 흥! 또 묵은 그루에 이밥 먹던 딸랑방울 소리겠지.”
쯧쯧이 끼여들자 찍찍이 제지시켰어요.
“작작 끼여들어. 짹짹이 말을 다 들어보자.”
짹짹은 계속 뒤말을 이었어요.
“매옹이는 우리보다 달리기 속도가 더 빨라. 매옹이놈은 개구멍에 들어서서 우릴 보기만 하면 번개처럼 뛰여와 우릴 덮쳐들어 잡을 수 있단 말이야. 때문에 개구멍에 들어서기 전에 매옹이 온다는 걸 알릴 수 있는 현대과학의기를 장치하는게 좋을 거 같아.”
“오- 거 참 그럴 듯해. 참 창신이야.”
찍찍은 고개를 까딱거리며 좌중을 둘러보았어요.
“어떤가? 그래도 짹짹이 머리 베아링처럼 잘 돌아가지 않는가. 찍, 찍.”
쥐들은 모두 고개를 까딱거렸어요.
심지어 짹짹을 비웃던 쯧쯧이마저 엄지를 내둘렀어요.
“참 그럴 듯한 묘책이야!”
찍찍은 궁리 끝에 “현대과학경보의기를 리용해 경보하자.” 하고 결론을 지었어요.
“그런데 경보기를 어떻게 얻지?”
찍찍은 새로운 고민에 빠져 이마살을 쪼프렸어요.
짹짹이 앞발로 삿대질했어요.
“근심하지 마. 전자상점에 가서 훔쳐오면 되지.”
“오, 그래!”
찍찍은 박수까지 쨕쨕 쳤어요.
그는 즉시 수하들을 데리고 전자상점에 쥐구멍을 뚫고 들어가 컴퓨터와 미형레이자촬영기를 훔쳐왔어요. 그리고 맹옹이가 지하창고에 드나드는 개구멍을 겨눠 높은 벽 쥐구멍에 미형레이자촬영기를 장착해놓고 짹짹이를 시켜 매옹이를 밤낮 감시하게 하였어요.
일단 맹옹이 개구멍 쪽으로 기여오기만 하면 미형레이자촬영기에 련계한 컴퓨터 현광막에 매옹이 나타나게 되였죠.
이날에도 컴퓨터 현광막을 지키며 망을 보던 짹짹이 매옹이를 발견하고 “짹짹” 소리쳤던 것이죠.
그리하여 쥐들은 쌀을 훔치다가 몽땅 안전하게 쥐굴로 도망쳤지요.
(도적놈들, 꽤나 엉뚱한 궁릴 다 했구나.)
매옹이는 쥐들의 새로운 동향을 완전히는 알지 못했지만 이상한 빛만은 발견했던 거죠.
매옹이는 부임돼 온지 보름도 지났는데요. 쥐 한마리도 잡지 못해 주인의 생선국에 기름밥을 얻어먹기도 미안했어요.
그는 쥐들이 친구로 되자면서 대화에 나섰을 때 쌍불을 켜고 그 놈들을 잡으려고 날뛰기만 한 것은 잘못이라고 생각됐어요. 림기응변해 선물도 받는 척하면서 그 놈들을 속여넘기지 못한 것도 후회됐어요.
(결과는 어떻게 됐는가. 쥐들은 날 보기만 하면 귀 쫑긋해 경각성만 더 높혔잖았는가. 헤이, 이제라도 멋이나 부리고 먹기나 하면서 쥐잡이에 관심이 없는 척해 볼가? 그 놈들이 해이해질 때 일거에 덮쳐나가 잡아치운단 말이야. 으흐흐.)
매옹이는 자리에서 발딱 일어났어요.
“고놈들을 닥치기만 해선 안돼. 얼리고 닥치고 해야지.”
이튿날이였어요.
매옹이는 먼저 쥐들과 친구로 사귀는 척하자고 개구멍으로 해 기여들어갔어요.
“짹짹, 대왕님 오셨다! 매옹이 대왕님, 환영합니다.”
이젠 매옹이 개구멍 부근에 얼씬하기만 하면 경보기 확성기에서 자동으로 환영사가 울렸어요. 쥐들은 또 도적질하다가 쥐구멍으로 쪼르르 도망쳐 들어갔어요.
이젠 짹짹이 컴퓨터 앞에서 보초를 설 필요도 없이 미리 록음된 환영사가 방송됐어요.
쥐들의 방비대책은 날마다 현대화로 발전하고 있었어요.
매옹이는 도리머리를 살래살래 저으면서 속으로 어떻게 하면 조 놈들을 대처할가고 궁리를 굴리고 또 굴렸어요.
그러나 매옹이는 겉으로는 미소를 지으면서 환한 창고 복판에 나섰어요.
“쥐형제 여러분, 안녕?”
“짹짹, 대왕님, 무슨 짓거립니까?”
짹짹이 소리치자 매옹이는 두 팔을 벌려 보였어요.
“겁나지 말라. 우린 이제부터 화해하고 창고 안에서 네 것 내 것 없이 허물 없는  친구로 지내자.”
“호호호. 해 서산에서 뜨잖아?!”
“그러게. 쯧쯧, 언젠 잡아먹자고 눈에 쌍불을 켜고 세길 네길 미쳐 날뛰더니. 쯧쯧.”
매옹이는 쌀마대에 탈싹 주저앉으며 부드러운 말투로 말했어요.
“너네 말에도 도리 있어. 우리 서로 천적으로 지내지 말고 이젠 친구 하자.”
찍찍은 눈을 한번 깜짝하지도 않고 듣다가 한마디 물었어요.
“지금 이벤트를 하는 건 아니죠? 수천년 쌓인 적대 감정을 어떻게 하루 아침에 다 해소하겠습니까? 대왕님, 먼저 진솔한 성의를 보이십시오.”
“찌찌, 주인한테 쌀창고를 잘 지키지 못해 욕을 한발기 얻어먹고 우리하구 화해하자는 거겠지.”
“우리한테 당하기 시작하니깐. 짹짹, 백기를 들고 나와 담판하고 평화를 부르짓는 거 아닌가요? 찌찌.”
“깔, 깔, 깔!”
“짹, 짹, 짹!”
“찍, 찍, 찍찍!”
매옹이는 속으로는 올칵 했지만요. 겉으로는 억지로 웃음을 지어보였어요.
“글쎄, 어찌 우리 사이에 하루, 이틀 사이에  믿음이 형성되겠나요? 지금 돌이켜 생각하니 내 바보 짓을 많이 했어요. 그 좋은 딸랑방울목걸이랑 줄 때 멋지게 목에 거는 건데요.”
“뭐라고?!”
쥐들은 어안이 벙벙해졌어요.
“그럼 이제라도 딸랑방울을 목에 거십시오. 그럼 우리 매옹이 대왕님을 조금이라도 믿을 수 있을 거 같애요. 찍찍.”
“그래?”
매옹이는 진짜 먼지 쌔뽀얀 창고 땅바닥에 나뒹구는 금딸랑방울목걸이를 주어다가 꼬리로 먼지를 톡톡 털고 앞발로 싹싹 닦은 후 목에 착 걸었어요.
“자, 멋지죠?”
딸랑, 딸랑!
매옹이가 디스코까지 신나게 추었어요.
딸랑딸랑!
딸랑, 딸랑!
금딸랑방울이 귀맛좋게 울렸어요.
“진짜 멋쟁이예요!”
“멋쟁이 매옹이 대왕님!”
“찍찍. 박수!”
찍찍이를 따라 숱한 쥐들이 발바닥이 아프게 박수까지 쳐댔어요. 창고 안에는 우뢰와 같은 박수소리가 터졌어요.
“보세요. 진작 목에 걸 거죠. 금딸랑방울목걸이를 목에 척 거시니깐요. 이제야 진짜 멋쟁이 됐습니다. 멋쟁이 대왕님, 짹짹.”
짹짹은 자기 수가 드는지라 기뻐 어쩔줄 몰랐어요.
쥐들은 쥐구멍에서 납작 엎드려 옹크렸던 몸을 쪽쪽 펴더니 쥐굴 어구에까지 나섰어요.
찍찍은 천정에 디룽디룽 매달려 있는 돼지고기덩이를 가리켰어요.
“매옹이 대왕님, 어쩜 저 맛있는 돼지고기도 잡숫지 않는가요! 찍찍.”
“이제라도 먹어볼가? 변질하진 않았는지?”
“변질하지 않았을 거예요. 찌찌, 우리 준 돼지고길 시름놓고 잡수십시오.”
매옹이는 쌀마대에서 일어나더니 천정구멍 끈에 매달린 돼지고기덩이에 쌩 날아가 매달렸어요.
“아이유- 진짜 난다.” 
그 날랜 동작에 쥐들은 혀를 끌끌 찼어요.
한편으로는 잔등에 소름이 끼칠 지경이였어요.
매옹이는 돼지고기 변질했는가 코를 벌름거리며 “흡, 흡.” 냄새를 맡더니 돼지고기를 뜯어먹으려다가 벌렸던 입을 꼭 되닫아버렸어요.
(혹시 독약이라도 버무려 놨으면 어쩌지?)
매옹이는 노란 눈알을 때록 굴리더니 고개를 갸웃하며 돼지고기덩이를 여겨보았어요.
“겁도 많다. 찌찌, 우리 뭐 독약이라도 버무려 놓았는가 해 그럽니까?”
찌찌가 굴어구에서 몇발작 뛰여나오며 소리쳤어요.
“나도 먹을게요. 고 고기점을 좀 이리 뿌리세요.”
매옹이는 조심하는 척하면서 고기점을 물어뜯어 찌찌한테 뿌려주었어요.
찌찌는 돼지고기점을 납작 받아물더니 오물오물 맛있게 씹어먹었어요.
매옹이는 그제야 시름놓는 척하면서 돼지고기를 먹기 시작하였어요.
“진짜 게걸이 득식이네! 쯧쯧.”
찍찍은 옆에서 혀를 차는 쯧쯧의 옆구리를 톡 쳐놓았어요. 괜히 쓸데 없이 횡설수설해 수털이를 할가 봐서였어요.
“박수!”
찍찍이 박수 치자 쥐들은 또 우뢰처럼 박수를 쳤어요.
매옹이는 아로롱아로롱 앓음소리를 내면서 진짜 맛있게 돼지고기를 뜯어먹으면서 바보상을 하였어요.
“냠냠 맛있다. 오래오래 맛있다!”
매옹이 바보상을 보고 제일 기뻐한 것은 찌찌였어요. 그는 자기 수가 들자 이젠 쥐굴에서 나와 담대하게도 매옹이 돼지고기를 뜯어먹는 노끈 밑에까지 다가갔어요.
“찌찌야, 돌아와! 매옹이한테 잡히겠다!”
“무슨 소리야! 우린 친군데. 요 돼지고기 너희들 쥐고기보다 더 고소해.”
“그래요. 찌찌. 멋쟁이 매옹이 대왕님, 이젠 우릴 잡아먹지 말고 우리하구 주인이 주는 돼지고기랑 실컷 잡수세요. 찌찌.”
매옹이는 진짜 돼지고기만 뜯어먹으면서 찌찌를 해칠 념도 하지 않았어요. 눈 깜짝할 새에 그 큰 돼지고기덩이를 거의 다 뜯어먹지 않았겠어요.
그러자 쥐들은 경각성을 늦추고 쥐굴에서 기여나와 쌀마대 우에 오르르 달려올라갔어요.
찍찍이만은 쥐굴 어구에 옹크리고 앉아 신경을 느슨히 하면서 매옹이를 내려다 째려보면서 물었어요.
“매옹이 대왕님은 진짜 멋쟁이로 됐어요. 금딸랑방울을 목에 척 거니깐요. 진짜 신사 같아요.”
매옹이는 춰 주는 소리에 우쭐해져서 본병이 도져 불어대기 시작했어요.
“그래, 내 체대 좀 작아 그렇지. 얼마나 잘 생겼느냐. 체대만 컸으면 호랑이겠는가? 내가 산중대왕님이 됐지. 해해해.”
“그렇죠. 호랑이는 얼마나 포악하고 우둔합니까? 그러나 우리 멋쟁이 매옹이님은 자그마한 창고 안의 대왕님이지만요. 얼마나 창고 안의 백성들이 배를 곯지 않고 잘 살게 합니까?”
“그래, 내 말 잘 들으면야, 배고플 근심할 필요없어. 알만해?”
매옹이는 돼지고기를 먹다 말고 엄숙하게 말했어요.
“이제부터 너희들도 말한대로 신용을 지켜라.내 체면을 고려해서라도 창고 안의 쌀을 훔쳐먹지 말고 들판에 나가 풀씨랑 뜯어먹어라.”
“암,그러고 말고요.”
쥐들은 고개들을 까딱이였어요.

                          4

       이튿날 쥐들은 진짜 창고 안의 쌀을 훔쳐먹지 않고 들판에 쓸어나가 풀씨를 주어먹기 시작했어요. 그러자 매옹이는 쥐들이 이제야 자기 위풍에 눌려 훔쳐먹는 천성을 고친다고 착각했어요.
그때 찌찌가 또 천정구멍으로부터 돼지고기덩이를 내려보냈어요. 그러자 매옹이는 이번에도 좋아라고 뛰여올라가 게걸스레 뜯어먹었어요.
그런데 이게 뭔가요?
머리가 핑그르르 돌아가지 않겠어요.
(올게 오는구나.)
매옹이는 인사불성이 돼 돼지고기덩이를 매단 끈에서 쌀마대에 퉁 떨어졌어요.
“찌찌, 조놈 멋쟁이 끝내 우리 꾀에 넘어갔어!”
“잘 했어! 찍찍.”
쥐들은 쥐구멍에서 오르르 쓸어나왔어요. 그들은 몽혼약을 먹고 쌀마대 우에 쓰러진 매옹이한테 살금살금 다가갔어요. 그러나 매옹이가 쓸어진 척했다가 불시에 기습할가 봐 겁났어요.
찌찌는 먼발치에서 나무꼬챙이로 쓰러진 매옹이 흰 수염을 살살 건드려 보았어요. 그러나 숨만 고를뿐 가딱하지도 않았어요.
이번에는 나무꼬챙이로 다리를 톡톡 쳐 보았어요. 또 아무런 반응도 없지 않겠어요.
그러자 쥐들은 담대하게 매옹이한테 쓸어와 둘러싸고 의론이 분분했어요.
“끝내 쓸어졌구만요.”
짹짹은 매옹이 머리를 톡톡 건드리며 지껄여댔어요.
“우리 멋쟁이 매옹이야. 짹, 짹, 우리 대화하잘 땐 안 하더니. 네놈도 분명 대화를 내세워 우릴 꾀자고 들었겠지? 허나 늦었어. 늦어. 오히려 네놈이 우리 덧걸이에 걸려 넘어갔어. 짹짹.”
“역은 새 방아간을 지나갔다고나 해라! 찌, 찌.”
“깔깔깔.”
“멋쟁이는 무슨 멋쟁이, 돼지고기에 속히운 진짜 바보야! 바보! 쯧, 쯧, 쯧.”
쯧쯧의 벼룩눈알이 때록거리더니 흉악한 빛을 내뿜었어요.
“쯧, 쯧, 우두머리야, 요놈 매옹이 정신차리지 못할 때 아예 죽여버리자!”
쯧쯧이 팔을 걷고 나서며 하는 말에 찍찍은 도리머리를 살래살래 저었어요.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는 소릴! 죽여선 안돼.”
찌찌는 의아해 벼룩이눈을 치켜떴어요.
“찍찍, 요놈 죽여버리면 주인이 또 더 날랜 매옹일 보낼 거 아니냐?”
그제야 찌찌랑 대가리를 조아렸어요.
“쉿-”
찍찍은 식지를 입술에 댔어요.
뒤이어 쥐들의 어깨를 짚고 고개를 숙이더니 나지막이 쏭알거렸어요.
“원 계획대로 하자. 요놈의 귀에 그걸 장치해놓자. 빨리! 찍, 찍, 오래잖으면 매옹이 정신을 차리겠다. 찍, 찍.”
짹짹은 매옹이 빨쭉귀에 자그마한 구멍을 내고 콩알만한 뭘 장치해놓았어요.
모든 건 순식간에 끝났어요.
찍찍이 앞발을 홱 휘둘렀어요.
쥐들은 산지사방으로 흩어져 쥐굴로 오르르 달려들어가 버렸어요.
한참 후에야 매옹이는 겨우 정신을 차렸어요.
창고 안에서 떠들썩하던 쥐들은 그림자도 보이지 않았어요. 창고 안은 쥐죽은듯이 조용하였어요.
“헤헤헤. 돼지고기를 배불리 먹고 잠을 잤는 모양이구나.”
매옹이는 쌀마대 우에서 일어나더니 눈을 비비고 나서 알알해나는 귀를 매만졌어요.
무엇이 걸려 있었어요.
그는 벽에 송송 뚫린 쥐구멍을 둘러보며 소리쳤어요.
“찍찍아, 어서 나와.”
그제야 찍찍이, 쯧쯧이, 찌찌, 짹짹이 모두 굴에서 나왔어요.
맹옹이는 하품을 길게 하고나서 귀를 만져보면서 물었어요.
“어, 여기 왜 아프지? 얘들아, 내 잠든 틈에 귀에 무슨 짓꺼리를 했느냐?”
찌찌가 나서 말했어요.
“멋쟁이 매옹이님, 오해하지 마십시오. 대왕님의 귀에 금귀걸이를 박아 드렸습니다. 그 금귀걸인 우리 몇해 동안 아껴 먹으면서 모은 돈으로 산 건데요. 찌찌.”
“짹, 짹, 짹, 매옹이 대왕님, 금딸랑방울목걸이 척 걸고 금귀걸이까지 찰랑찰랑 거니깐요. 진짜 멋쟁이로 됐습니다. 이제 바깥에 나서면 숱한 동물들이 우러러 모시고 구경할 거예요.”
“그래? 수고 많았어.”
매옹이는 금귀걸이를 한들한들 하며 디스코를 추었어요.
딸랑딸랑, 딸랑딸랑!
“호호호.”
“멋져요! 멋쟁이 대왕님!”
쥐들은 코를 싸쥐고 웃었어요.
따르릉 따르릉
매옹이는 핸드폰을 꺼내들었어요.
“안녕하세요? 예? 네- 알았습니다.”
쥐들은 코를 싸쥐고 웃었어요.
“집주인한테 톡톡이 욕 먹겠지? 쯧, 쯧, 쯧.”
“철직받을지 알아?”
매옹이는 그 놈들이 지껄이는 말을 다 듣고서도 못들은 척하면서 개구멍을 빠져 자기 널판집에 돌아왔어요.
원래 매옹이는 범을 잡으려면 범의 굴로 들어가야 한다고 생각했던 거죠. 그는 쥐들을 속여넘기려고 멋쟁인 척, 게걸인 척, 바보인 척하였지요.
어찌 쥐들이 주는 돼지고기를 마구 먹었는가구요? 독약이나 발라놓았으면 어쩌려고?
근심하지 말아요.
총명한 매옹이는 진작 쥐들이 음모를 간파하고 미리 해독약을 먹어 뒀던 거죠. 그리하여 독약을 먹어도 겁날 거 없었어요.
그는 몽혼약에 잠든 척하면서 쥐들의 일거일동을 살며시 다 보았어요. 그는 쥐들의 짓거리는 소릴 듣고 하마트면 웃음보를 터뜨릴 번했죠.
그는 터지는 웃음을 참는 것이 그렇게도 힘든줄 난생처음 알게 되였어요.
매옹이는 백길수렁 같은 깊은 고민에 빠졌어요.
그는 현대과학이 발전함에 따라 쥐들도 범죄수단이 점점 지능화로 발전한다는 것을 깊이 느꼈어요.
쥐들의 새로운 절도범죄수단에 발맞춰 매옹이도 새로운 과학적인 나포수단을 개척해야 했어요.
매옹이는 고개를 수깃하고 쥐구멍에서 자기를 감시하는 찍찍 우두머리를 비롯한 쥐들을 못 본 척하면서 개구멍으로 슬슬 걸어갔어요.
딸랑딸랑!
개구멍 근처에서 금딸랑방울이 울리기만 하면 쥐들은 쥐구멍으로 쪼르르 쓸어도망쳤어요.
(고놈들이 딸랑방울로만은 안되겠으니깐. 미형레이자빛까지 다 써먹었구나. 어떻게 미형레이자빛촬영기를 대처할가?)
심지어 어떤 때에는 웬 일인지 매옹이 개구멍 근처에서 서너메터 떨어진 곳에, 레이자빛이 미치지 못하는 곳에 이르기만 해도 쥐들은 어느새 눈치채고 몽땅 쥐굴로 도망치지 않겠어요.
매옹이는 밤잠도 자지 못하고 고민에 빠졌어요.
(그 놈 레이자빛을 차단하자. 옳아, 그럼 쥐들의 미형레이자촬영기는 무용지물로 돼버릴 거야. 그런데 어떻게 차단하지? 귀에 박은 귀걸인 뭘가?)
동녘이 희붐이 밝아오는 새벽에야 매옹이는 무릎을 탁 치고 일어났어요.
(옳지. 집주인하구 물어보자. 어디 컴퓨터전문가 없는가?)
매옹이는 곧추 집주인 허선생을 찾아갔어요.
허선생은 이른 새벽에 아침도 먹지 않고 찾아온 매옹이를 보고 의아해했어요.
“무슨 급한 일이 있느냐?”
“네. 부근에 컴퓨터전문가가 없는가요?”
“컴퓨터전문가를 찾아 뭘 해?”
“쥐들을 잡자고 그래요.”
“엉?”
매옹이는 쥐들이 이상한 빛이랑 컴퓨터랑 가지고 자기 일거일동을 감시하면서 쌀을 훔쳐간 것을 얘기했어요.
그러자 집주인은 자리에서 일어났어요.
“봐라. 이전에 컴퓨터공부랑 해라니깐. 공부하지 않고 멋만 따더니. 이제야 컴퓨터공부를 할 필요를 느꼈는 모양이구나.”
매옹이는 머리를 폭 숙였어요.
이전에 집주인이 공부하라고 하면 매옹이는 딱 공부하기 싫어했지요.
“쥐를 잡는데 공부를 해서 뭘 해요? 공부하지 않아도 이 날랜 몸으로 쥐를 얼마든지 잡을 수 있어요.”
매옹이는 뒤발꿈치를 들고 목을 빼들더니 목청이 터지게 고함쳤어요.
“매옹-”
매옹이는 어깨 으쓱해 으시댔어요.
“내 우는 소리만 들어도 쥐들은 쥐굴에 들어박혀 바들바들 떱니다.”
매옹이는 이번에는 송곳처럼 뾰족하고 날카로운 발톱을 들어보였어요.
“보세요. 이 발톱 하나면 다죠.”
그는 쌩- 쌀마대 우에 날아가 떨어지면서 발톱으로 덮치는 시늉을 했어요.
뒤이어 득의양양해 횡설수설했어요.
“내 요렇게 덮치면 쥐를 얼마든지 잡는데요.”
매옹이는 날카로운 이발과 발톱으로 쌀마대를 마구 물어뜯고 허비는 시늉을 했어요.
“칼날 같은 이 송곳이와 발톱이면 쥐들을 얼마든지 잡을만 한데요.”
집 주인은 내심하게 타일렀어요.
“매옹아, 묵은 그루터기에서 이밥 먹던 소릴 하지도 말라. 쥐들이 지금 얼마나 교활해졌다고 그러느냐? 쥐들도 이젠 도적질하는 수법이 현대화, 지능화 했다는 걸 알아야 해. 때문에 컴퓨터랑 핸드폰이랑 배우고 전자기술도 배워야 해.”
그러나 매옹이는 심드렁한 표정을 지으며 개의치 않았어요. 
“에이, 머리 아프게 공부해 뭘 해요? 주인님, 쥐를 잡지 못할가 봐 근심걱정하지 마세요. 제가 이제 쥐를 마대들이로 잡아오면 구경이나 하십시오. 매옹-”
매옹이는 속으로 날카로운 발톱과 송곳이만 있으면 컴퓨터랑 공부하지 않아도 얼마든지 쥐를 잡을 수 있다고 생각했죠. 하여 날마다 혀끝으로 발톱을 싹싹 닦고나서 앞발로 알룩달룩한 머리털을 빤빤히 빗어넘기고 멋만 땄어요.
매옹이는 항상 주인집 거울에 자기 모습을 비춰보고나서 으시댔어요.
“주인님, 제가 멋지죠? 네?”
주인은 심드렁한 표정을 지었어요.
“겉만 멋있으면 멋쟁인가 하느냐? 진짜 멋쟁이는 속에 지식이랑 꼴똑 채워서 속부터 멋있어야 해.”
그때 매옹이는 그 의미심장한 말씀을 제대로 터득하지 못했던 거죠.
그러나 지금 매옹이 생각은 달라졌어요. 
“공부하지 않은게 정말 후회돼요.”
집주인은 매옹이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어요.
“좋아. 이제라도 열심히 공부하면 늦지 않아.”
그는 매옹이 손을 잡고 나직이 말했어요.
“우리 전자상점 조꼬마 경리를 찾아가자.”
매옹이는 집주인을 모시고 곧추 전자상점에 달려갔어요.
아직 전자상점에서는 문도 열지 않았지요.
똑똑똑.
“누구세요?”
상점 안에서 어린 주인의 목소리가 들렸어요. 뒤이어 끌개신을 짝짝 끄는 소리가 뒤따랐어요.
“주인집 창고에 새로 온 매옹인데요.”
“오- 매옹이? 어서 들어오라.”
한 어린 소년이 문을 열고 내다보더니 반갑게 인사하면서 마중했어요.
“허선생님도 왔구만요. 어서 들어오세요.”
알고 보니 그 어린 소년이 바로 전자상점 조꼬마 경리 아니겠어요. 그는 집주인과 매옹이를 아주 반갑게 맞이했어요.
전자상점 안에 들어가보니 매대에는 별의별 최첨단의기가 다 진렬돼 있었어요. 옆방을 들여다보니 조꼬마 경리가 뭘 연구하는지 숱한 실험관과 실험궤가 가득 차 있지 않겠어요.
조꼬마 경리는 의아한 표정을 지으며 물었어요.
“무슨 일로 이렇게 식 전에 찾아왔는가요?”
매옹이는 단도직입적으로 대답했어요.
“우리 집 창고 쥐들이 쥐굴에 이상한 빛발사기계를 놓고 도적질하는데요. 조경리한테서 가르침도 받고 방조를 구하려고 왔어요.”
뒤이어 그간 지나간 일을 쪽 이야기했어요.
조꼬마 경리가 들어보니 집주인이 창고를 허술하게 관리한데도 문제 있었지만요. 관건문제는 쥐들이 절도수단이 현대화, 지능화 한데 있다는 것을 알게 됐어요.
“오- 그랬군요. 잘 됐어요. 그러잖아도 전자상점 매대에 놓았던 최첨단 미형레이자촬영기와 컴퓨터가 없어져서 찾던 중인데요. 그 쥐놈들이 훔쳐갔군요.”
매옹이는 환성까지 질렀어요.
“조경리, 어서요. 쥐굴에 장치해놓은 기계를 몽땅 뜯어가세요.”
그러나 조왕돌 경리는 고개를 숙이고 한참 궁리하더니 도리머리를 절레절레 저었어요.
“쥐굴에 걸 뜯어가기도 쉽잖은데 잠시 놔두죠. 괜히 풀을 건드려 뱀을 놀래울게 없지요.”
집주인은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며 물었어요.
“네- 그 놈들이 그걸 해 뭘 할가요?”
조꼬마 경리는 나이와는 달리 아는 것도 많았어요.
“그 놈들은 미형레이자빛촬영기로 매옹이 일거일동을 감시하고 있어요. 매옹이 창고에 나타나기 전에 레이자빛으로 비추기에 매옹이 위치가 컴퓨터에 환히 나타나게 됩니다. 그럼 쥐들이 미리 알고 도망칠 수 있죠.”
집주인과 매옹이는 조꼬마 경리 말에 머리를 끄덕였어요.
조꼬마 경리는 고개를 들더니 매옹이 목에 건 금딸랑방울목걸이와 귀에 건 금귀걸이에 눈길을 돌렸어요.
“이 금귀걸이와 금딸랑방울목걸이도 몽땅 우리 집 건데요.”
그러자 매옹이는 금딸랑방울목걸이를 벗어 내밀었어요.
“자, 받아요.”
“아니, 괜히 풀을 건드려 뱀을 놀래우겠어요. 몽땅 잠시 까딱 다치지 말고 그대로 놔두세요.”
뒤이어 조꼬마 경리는 매옹이 귀에 박힌 귀걸이를 매만지면서 말했어요.
“이 금귀걸이에 위치추적앱이 박혀 있어요. 쥐들은 이걸로 매옹이 위치를 손금 보 듯하였습니다.”
집주인은 분노했어요.
“아니, 간사한 놈들!”
매옹이는 조꼬마 경리가 나이는 어려도 전문가답게 아주 아는 것도 많은 것에 저으기 놀랐어요.
조꼬마 경리는 컴퓨터를 켜더니 집주인 허선생님한테 매옹이 귀에 박은 금귀걸이와 똑 같은 금귀걸이를 주더니 그걸 쥐고 저쪽 문어귀에 가서 컴퓨터 쪽으로 걸어오라고 했어요.
“이걸 봐.”
조경리가 가리키는 컴퓨터 현광막을 여겨보니 집주인 허선생님이 문어귀에서 이쪽으로 걸어오는 위치와 동영상이 컴퓨터에 화면에 다 나타나지 않겠어요.
“와- 진짜 귀신이 곡할 노릇이군요.”
매옹이는 자기 귀에서 귀걸이를 당장 빼버리려고 했어요.
조꼬마 경리가 황급히 말렸어요.
“가만 놔두세요. 쥐들을 놀래우지 말고. 위치추적귀걸이를 역리용해야 합니다.”
“네-”
조꼬마 경리는 이름난 컴퓨터 꼬마전문가이자 클론인간동물복제기술 꼬마전문가였어요.
조꼬마 경리는 량미간을 쪼프리고 한참 궁리하더니 허선생님과 매옹이 귀에 대고 요렇게 조렇게 하라고 귀띔했어요.
매옹이는 환성을 질렀어요.
“네- 알았습니다. 정말 묘책이구만요. 매옹-”
매옹이는 조경리 계시를 받고 그럴 듯한 계책을 수태 내놓았어요.
“쥐굴이 좁아 매옹이들이 들어가지 못하는데요. 요럴 땐 요렇게 하면 어때요?”
매옹이 설명을 듣고 조꼬마 경리는 머리를 끄덕였어요. 그는 매옹이가 내놓은 계책을 듣고 매옹이는 그저 멋쟁인 것이 아니라 아주 총명하고 지혜롭다는 것을 새삼스레 알게 됐어요.
“참 좋아요.”
뒤이어 매옹이와 집주인 허선생은 조꼬마 경리한테서 컴퓨터와 위치추적기 조종기술 그리고 복제기술 같은 첨단기술도 하나하나 배웠어요…

                             5

      한편 찍찍은 최첨단감시기로 매옹이를 감시하고 위치추적기로 매옹이 위치를 추적하면서 시름놓고 창고 안의 쌀을 두 볼이 뽈록하게 물어 쥐굴에 들여가군 했어요.
찍찍은 쥐굴 쏘파에 틀스레 누워 환상에 잠겼어요.
(어떻게 우리 쥐들이 항상 매옹이 앞에서 모험하지 않고서도 창고 안의 쌀이랑 랭장고 안의 돼지고기랑 자동으로 우리 쥐굴에 폭포처럼 와르르 쏟아져 들어오게 하지 못할가? 조경리네 전자상점에 그런 자동흡입기 없을가?)
그러나 현실은 환상과는 너무나도 멀었어요.
이날도 찍찍은 쥐들을 거느리고 창고 안에 들어가 입쌀이랑 멜치랑 도적질해야 했어요.
찍찍은 먼저 컴퓨터 현광막을 통해 매옹이 금딸랑방울목걸이와 금귀걸이 위치추적기에서 전파해온 매옹이 위치를 들여다보았어요.
매옹이는 그때까지 널집 침대에서 이불을 쓰고 누워 핸드폰을 들여다보며 전자유희를 노는 것 같았어요.
“가자. 매옹이놈이 창고 부근에 올 거 같잖아.”
짹짹이 고함쳤어요.
“멋쟁이 매옹이, 전자유희를 논다. 짹짹, 어서 쌀을 물어들이자.”
그러자 쥐들은 환성을 지르며 창고에 쓸어나갔어요.
그러나 우두머리 찍찍과 의심이 많은 쯧쯧은 젤 뒤에서 굴어구에 나가 벼룩눈깔을 때록거리며 사위를 두리번거렸어요. 그러나 창고 안에는 쥐들을 내놓고 매옹이 그림자도 보이지 않았어요.
쥐들이 창고 안의 쌀마대에 올라가 마구 뜯고 허빌 때였어요.
“매옹-”
“매옹-”
갑자기 매옹이 울음소리 자지러지게 울렸어요.
“아니!”
“저게 뭐야?!”
쥐들은 비명소리를 질렀어요.
“부엉이야!”
아니, 글쎄 부엉이처럼 생긴 숱한 매옹이들이 천정구멍에서 날아내려왔어요.
쌩쌩-
그 놈들은 날개를 퍼덕이며 번개처럼 날아가 쥐들을 덮쳤어요.
“이크!”
찍찍은 굴어구에 서 있었기에 인차 긴 꼬리를 끌고 쥐굴로 도망칠 수 있었어요.
항상 의심이 많은 쯧쯧도 쥐굴로 도망쳐버렸어요.
“짹, 짹, 짹!”
짹짹은 쌍불을 켜고 쏜살같이 덮쳐든 매옹이의 날카로운 발톱에 탁 치여 저쪽 쌀마대 두새에 날아가 떨어졌어요.
짹짹은 되일어나 도망치다가 멈춰서 버렸어요. 도망쳐 봐야 십중팔구는 붙잡힐 건 뻔했으니깐요.
뜻밖에 짹짹은 어디에서 그런 용기 났는지 매옹이 입에 배때기를 물려가지고도 네다리를 바둥거리며 희한한 연극을 놀았어요.
“짹, 짹, 짹! 매옹이형님, 이걸 놔요. 어쩜 친구지간에 이렇게 의리도 지키지 않는가요? 너무 인정머리 없는게 아닌가요? 짹짹, 이제 신용을 지키지 않는 네놈을 마른 하늘에서 생벼락이 치지 않는가 봐라!”
“뭐라고 이 놈!”
매옹이 버럭 소리치는 순간 입에 물었던 짹짹을 톡 떨어뜨렸어요.
짹짹은 그 틈에 쥐굴 어구 쪽으로 쪼르르 도망쳤어요.
“어디로 도망쳐?!”
매옹이는 자기를 속인 짹짹이를 놓쳐버릴 수 없었어요. 그는 호랑이가 사슴을 덮치듯 덮쳐나가 쥐굴로 막 달려들어가는 짹짹의 뒤다리를 꽉 깨물었어요.
“아갓! 짹짹, 이걸 놓으세요. 짹,짹, 짹, 그래 결의형제를 맺은 짹짹을 모르겠나요? 보자보자 하니 정말 재미없이 논다. 요놈 매옹이!”
매옹이는 이번엔 물었던 짹짹을 발로 꽉 밟고 호통쳤어요.
“요놈, 다 죽게 돼가지고도 주둥이만은 살아서 짹짹거려?! 똑똑히 봐라! 내 누군가!”
“아무리 봐도 의리심도 없고 신용도 지키지 않는 매옹이 멋쟁이상이 그 상통이지.”
그러나 맹옹이를 쳐다보고는 새된 소리를 질렀어요.
“짹짹! 부엉이! 매옹이!”
원래 매옹이보다 더 무섭게 생긴 매옹이 아니겠어요. 잔등에 날개까지 달리지 않았겠어요. 머리에는 이상하게 어슴프레 무슨 빛을 뿌리는 모자까지 쓰고 파랗고 노란 눈에는 안경 같은 걸 끼지 않았겠어요.
짹짹이, 찌찌를 비롯한 숱한 쥐들은 마구 날아다니는 매옹이들한테 붙잡혀 죽었어요.
찍찍과 쯧쯧은 간신히 쥐굴에 들어가자마자 컴퓨터 현광막을 찬찬히 들여다 보았어요.
“매옹이는 분명 집에 누워 핸드폰을 가지고 놀지 않았던가! 미형레이자빛촬영기나 위치추적기나 모두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데. 웬 일이지? 그 놈들이 이전엔 개구멍으로 드나들었는데 교활하게 이번엔 천정에서 날아내려오지 않았는가. 문제는 개구멍만 레이자빛으로 비추고 천정구멍을 홀시한 탓이야.”
찍찍은 오리무중에 빠져 도리머리를 잘래잘래 저었어요.
“아니야, 딱 그뿐만이 아닌 거 같아. 매옹이네 집에는 컴퓨터도 보이지 않던데. 그 놈이 우리 귀에 위치추적기를 박아놓은 적도 없는데. 진짜 귀신이 곡할 노릇이야.”
찍찍의 말에 쯧쯧도 어안이 벙벙해 중얼거렸어요.
“쯧쯧, 어데서 딱 부엉이처럼 날개 달린 숱한 매옹이 나타났을가? 진짜 이전엔 보지도 못했던 맹옹이들이야. 이상한 빛을 뿌리는 모자에 이상한 파란 유리안경까지 끼지 않았어?”
찍찍은 도리머리를 살래살래 저었어요.
아무리 잔꾀를 부리고 지능화수단으로 훔치기를 개척한 찍찍이였지만요. 그 원인을 알리 만무하였어요.
원래 매옹이는 조꼬마 경리한테서 미형쥐위치공유앱을 사다가 핸드폰에 장착해놓았던 거죠. 그리고 매옹이 귀에 박아 놓은 위치추적기를 역리용해 찍찍이 들여다보는 컴퓨터 위치공유앱과 위치공유를 할 수 있었지요. 그리하여 매옹이는 찍찍한테 자기는 계속 널집에 누워 핸드폰으로 전자유희를 노는 척하는 모습을 보여주었을 뿐만 아니라 핸드폰으로 쥐들의 위치를 손끔 보듯 할 수 있었지요. 하여 매옹이는 제때에 날개 달린 숱한 매옹이들한테 쥐들의 위치와 나포지령을 보낼 수 있었죠.
그러나 찍찍은 그런줄도 모르고 매옹이 계속 널집에서 전자유희나 노는가 착각해 창고 안이 안전하다고 쥐들을 도적질에 내몰았던 거죠.
찍찍이 어찌 매옹이 귀걸이 위치추적기와 자기가 들여다보는 컴퓨터 위치추적기 위치공유로 인해 쥐들의 위치가 다 로출됐다는 것을 알 수 있었겠는가.
생김새 똑같은 날개 달린 숱한 매옹이는 또 웬 일일가요?
원래 매옹이는 조꼬마 경리한테서 배운 복제기술을 썼는데요. 주사기로 자기 몸에서 유전자를 채집해 클론복제기술로 똑같게 생긴 숱한 매옹이를 복제해냈지요. 다음 복제매옹이와 부엉이 유전자를 결합해 날개 달린 부엉이처럼 생긴 매옹이를 수태 복제해냈던 것이죠. 날개 달린 매옹이는 부엉이처럼 날 수 있어 찍찍이 계산한 매옹이 속도보다 훨씬 더 짧은 시간 내에 쥐들을 덮칠 수 있기에 쥐들을 파악있게 붙잡을 수 있었지요.
찍찍의 컴퓨터 현광막에는 멋쟁이 매옹이가 집에 누워 있는 걸로 드러났었지만요. 매옹이 대신 뜻밖에도 복제매옹이들이 총출동했지요. 그들은  안경식위치추적기현광막에 나타난 쥐들의 위치를 제때에 포착하고 매옹이 핸드폰으로 보낸 지령에 따라 불시에 천정구멍에서 날아내려와 쥐들을 무리로 쓸어눕혔던 거죠.
찍찍을 우두머리로 한 쥐들은 착각했지요. 위치추적기귀걸이를 건 매옹이 집에서 나와 개구멍에 접근하기만 하면 경보기가 울려 변변히 도망칠 수 있다고 여겼던 것이죠. 그는 자기들의 위치가 진작 다 드러난데다가 매옹이들의 출동 시간이 앞당겨진 것을 몰랐지요. 게다가 쥐들은 신형복제매옹이는 속도도 나는 부엉이 속도로 제고됐다는 것을 몰랐지요. 결과 끝내 한지에 방아를 건 격이 되고 말았지요.
찍찍은 그런 줄도 모르고 오리무중에 빠져 애나 앞발로 가슴만 통통 쳤어요. 쥐굴이 무너지게 한숨만 쉬니 한숨이 연기로 마구 피여올랐어요.
현대과학을 모르고 전자상점에 가서 전자제품을 훔쳐다 쓴 찍찍이 어찌 9G핸드폰시대를 알 수 있었겠어요. 그는 매옹이 핸드폰은 그저 전화나 치고 전자유희나 노는 건가고만 여기였을뿐 핸드폰의 수많은 기능을 깜깜부지였던 것이죠.
핸드폰맹인 찍찍은 너무 억이 막혀 또다시 컴퓨터 현광막을 들여다 보고 또 보면서 도리머리만 살래살래 저었어요.
이젠 찍찍과 쯧쯧을 비롯한 쥐들은 숨이 한줌만 해서 다신 창고 안에 얼씬거리지도 못했어요.
찍찍은 쥐굴에 누워서 제 좋은 생각을 또 굴리였어요.
(쥐굴에서 나가지만 않으면 아무리 나는 매옹인들 우릴 어쩐단 말인가? 찍, 찍, 어디 재간 있으면 이 좁은 콩크리트쥐굴에 날아들어와 붙잡아 보라지. 흥!)
쥐들은 굴 안에 미리 무져놓은 쌀과 돼지고기랑 마른 명태랑 뜯어먹으면서 코노래를 흥얼거리면서 빈정거렸어요.
 
꽁꽁 숨어라
머리카락 보인다
 
매옹아 매옹아
어디 붙잡아 봐라
 
 
한편 찍찍은 굴 안의 먹이를 다 먹으면 어떻게 하겠는가하는 근심이 태산 같았어요. 그는 한심한 환상에 빠졌어요.
(에이, 세상에 우리 쥐굴에 창고 안의 쌀이 자동으로 쏴- 폭포처럼 쏟아져들어오게 하는 기계 있었으면 얼마나 좋겠는가. 그럼 쌀 근심도 하지 않겠는데. 진짜 스트레스야.)
찍찍은 도리머리를 홰홰 저었어요.
그는 스트레스나 풀려고 마이크를 들고 지껄댔어요.
“신의도 없는 매옹이놈아, 듣거라! 어디 자신 있으면 닭밸처럼 가늘고 꼬불꼬불한 쥐굴에 들어와 우릴 잡아라! 무능한 멋쟁이 매옹이놈아, 네 대가리론 우릴 잡기 힘들지? 어데 가서 나는 맹옹이들을 불러왔어? 날고 뛰는 매옹인들 어쩌겠는가! 우리 쥐굴에 날아들어와 우릴 붙잡으라고 해라!”
그런데 조게 뭔가요?
“독사다! 독사!”
“아이구, 독사!”
숱한 매옹이 같기도 한 얼룩독사가 아가리를 쫙 벌리고 쥐굴로 스르르 기여들어와 뒤쫓았어요.
그런데 그 얼룩독사는 이상한 괴물처럼 생기지 않았겠어요. 매옹이 머리에 얼룩뱀의 몸뚱이 아니겠어요. 보기만 해도 온몸에 소름이 끼쳤어요.
“이크!”
찍찍은 마이크를 버리고 다른 쥐굴로 도망쳤어요.
“아이구머니!”
그쪽 굴에도 얼룩독사가 아가리를 쫙 벌리고 뒤쫓아와 재빛쥐들을 무리로 잡아 삼켜버렸어요.
얼룩독사들은 아가리로 까무러친 찍찍과 쯧쯧을 물고 쥐굴 밖으로 나왔어요.
원래 매옹이는 클론복제기술로 자기 유전자와 독사 유전자를 결합해 매옹이 머리를 가진 얼룩독사들을 복제해냈지요. 매옹이는 복제얼룩독사들을 쥐굴에 들여보내 쥐들을 모조리 죽이게 했던 것이죠.
반면에, 찍찍은 전자상점 땅바닥 쥐굴에서 가만히 조꼬마 경리가 위치추적기랑 손님에게 팔면서 하는 사용설명을 귀동냥해 듣고 위치추적기를 도적질해다가 썼지만요. 위치추적기술을 온전히 배우지 못해 총명령리한 매옹이가 조경리의 가르침을 받고 위치추적기기술을 역리용하리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지요.
더욱이는 찍찍은 핸드폰의 다양한 기능 그리고 클론인간동물복제기술을 비롯한 수많은 첨단과학기술이 있는지도 몰랐고 또 그것을 도적질해 올 수도, 배워낼 기회도 없었지요.
도적놈한테 누가 첨단과학기술을 배워주겠어요.
이젠 찍찍을 우두머리로 한 쥐들은 그런 최참단 클론인간동물복제기술을 장악한 멋쟁이 매옹이 앞에서 발을 붙일 곳이 없게 됐죠.
쥐굴 밖에 끌려 나온 찍찍은 정신을 차리자마자 어안이 벙벙해 두리번거렸어요.
딸랑딸랑!
멋쟁이 매옹이 창고 안에 들어섰어요.
쯧쯧은 금딸랑방울목걸이를 목에 걸고도 자기네를 붙잡은 매옹이 앞에서 도리머리질을 살래살래 하면서 바들바들 떨었어요.
멋쟁이 매옹이는 흰 수염을 매만지더니 노란 눈알로 찍찍과 쯧쯧을 뚫어지게 쏘아보며 호통쳤어요.
“우둔한 놈들! 쥐굴 안에 숨어 있으면 붙잡지 못할 거 같더냐! 어디 또 그따위 잔 재주를 믿고 도적질 해 봐라!”
찍찍은 금귀걸이를 한들거리며 쏘아보는 멋쟁이 매옹이 앞에서 고개를 떨어뜨렸어요.
“끌어갓!”
매옹이가 무섭게 호령했어요.
멋쟁이 매옹이와 도적놈 찍찍의 겨룸은 이렇게 서서히 막을 내렸어요…
조꼬마 경리한테서 현대과학무기를 장악한 매옹이는 진짜 더 멋있는 멋쟁이, 아니, 진짜 신사로 돋보였어요.
그때로부터 멋쟁이 매옹이가 지키는 주인집 창고 안에서는 쥐 한마리도 얼씬거리지 못했지요.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384
번호 제목 날자 추천 조회
384 대하소설 울고 웃는 고향(39) 고향의 버들 김장혁 2024-04-05 0 286
383 대하소설 울고 웃는 고향(38) 조선의 원시림 김장혁 2024-04-05 0 238
382 대하소설 울고 웃는 고향(37) 함정 김장혁 2024-04-05 0 350
381 대하소설 울고 웃는 고향(36) 눈물 겨운 머슴살이 김장혁 2024-04-05 0 245
380 대하소설 울고 웃는 고향(35) 큰 잔치 김장혁 2024-03-27 0 357
379 대하소설 울고 웃는 고향(34) 불운한 아이들 2024-03-27 0 226
378 대하소설 울고 웃는 고향(33) 삯전 김장혁 2024-03-27 0 353
377 대하소설 울고 웃는 고향 김장혁(32) 인부 모집 2024-03-22 0 325
376 대하소설 울고 웃는 고향 김장혁(31)콧수염쟁이와 뜨개소 2024-03-22 0 510
375 대하소설 울고 웃는 고향 김장혁 (30) 일루의 희망 2024-03-22 0 343
374 대하소설 울고 웃는 고향 김장혁(29)똥벼락을 맞은 번대머리 2024-03-05 0 423
373 대하소설 울고 웃는 고향 김장혁(28) 고양이 쥐 생각 2024-03-05 0 400
372 대하소설 울고 웃는 고향 김장혁(27) 꼬임수 2024-03-05 0 371
371 대하소설 울고 웃는 고향 김장혁 (26) 총도감의 꿈 2024-03-05 0 336
370 대하소설 울고 웃는 고향 김장혁 (25) 먹은 소 똥을 눠 2024-03-05 0 328
369 대하소설 울고 웃는 고향 (24) 친일 주구 김장혁 2024-03-05 0 282
368 대하소설 울고 웃는 고향 (23) 읽기 힘든 경 김장혁 2024-03-05 0 392
367 아동소설 꿈 많은 향화 김장혁 2024-02-23 0 405
366 대하소설 울고 웃는 고향(22) 운주동 검객 김장혁 2024-02-18 0 500
365 대하소설 울고 웃는 고향(21) 꿍꿍이 김장혁 2024-02-18 0 384
‹처음  이전 1 2 3 4 5 6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