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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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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멸렬한 진혼곡을 다시 울리며
2014년 06월 12일 09시 08분  조회:2325  추천:12  작성자: 김혁

지리멸렬한 진혼곡을 다시 울리며
-  "마마꽃, 응달에 피다" 중판본을 내면서
 
 
 

 
첫 장편이 발표된지 꼭 10년만에 중판본을 펴낸다.
 
“마마꽃, 응달에 피다”는 나의 창작생애에 나름 중요한 작품이다.
나의 자서전적 요소를 띄였고 우리 문단의 장편분야에서 흔치않은 문화대혁명을 소재로 했으며 또 중국조선족문화의 발상지이자 내가 나서 자란 고향인 룡정을 무대로 했다는 의미에서 애초의 나의 창작성향이 틀리지 않았음을 시간의 검증을 받고 있는 작품이다.
이 십년간 도합 네부의 장편을 펴냈고 또 인물전기와 력사기행등으로 거의 한해에 한부 꼴로 자칭 "중후한" 작품들을 선보였지만 첫 장편의 습작이 내게 준 그 엑스터시의 과정을 내내 잊을수 없다.
 
순수문학지인 “도라지”잡지에 1998년경에 발표한 중편소설 “설태를 내보여라, 어제라는 거울에”를 다시 장편화한 작품은 발표되여서 독자와 평단의 많은 사랑을 받아 왔다.
제5회 연변작가협회 계약작가 선정작품으로 되였고 “도라지”문학상에 이어 “장백산”문학상과 연변조선족자치주 “진달래”문예상을 거듭 수상했다.
또 이 작품에 대한 평문도 적지 않게 나와 그중 한 편은 이 작품에 대한 론문으로 석사학위를  따냈고 한편은 한국방송대학 평론부문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또 2012년에는 55회짜리 라디오 소설로 제작, 방송되기도 했다.
 
하지만 초판본이 수상자들에 대한 특혜로 출간해준 작품이기에 그 출간수량이 극히 적어 서점가에도 오르지 못했고 많은 사람들이 이 작품에 대해 들어는 보았지만 읽지는 못했다. 작가자신에게 차려진 책자의 수는 더구나 적어 대부분 문우들에게 증정하지조차 못한 면괴스러움을 내내 안고있다.
그리하여 이번에 새롭게 중판본을 내기로 마음먹었다.



2005년에 출간된 초판본의 표지

 
 
현대 중국인들에게 문화대혁명은 떠올리고 싶지 않은 암흑기다.
부모가 자식을, 안해가 남편을, 학생이 선생을 단죄대에 올리고 주먹질하고 침을 뱉어야 했던 이념 과잉시대의 상처는 아직도 아물지 않았기 때문이다.
문혁에 아버지를 잃고 이름자조차에 그 시대의 각인을 자자(刺字)처럼 아프게 받아야했던 문혁시기 태생의 필자로서는 이 제재를 간과할수 없었다.
 
물질풍요의 전성기를 누리고있는 요즘에는 어쩌구려 문혁이라는 말조차도 쉽게 꺼내지 않는다. 수억이나 되는 사람들이 그 10년간 아비지옥(阿鼻地獄), 규환지옥(叫喚地獄)의 맨 밑바닥에 내쳐져 지옥의 불에 인두질 당하고 릉모(凌侮)를 당했지만 요즘은 아무도 거기에 대해 입을 열지 않는다. 그 상처의 넓이와 깊이에 비해 남아있는 기록은 우리 문단에서는 한심할 정도로 미미하다.
흥건하던 상처의 아픔이 사라지고 그 자리에 딱지가 앉고 딱지가 떨어지고 흉터가 아물어가자 사람들은 그 상처를 잊었다. 또 하필이면 그 아픈 상처를 들쑤셔야하냐고 반문하기도 한다. 허나 력사란 달력처럼 찢어 웅그려 던지면 그만인 일회용의 망각이 아니다. 그저 박제된 과거가 아니라 현재와 미래의 전제이다. 우리의 현재를 규정짓고 미래와 직결되는 그 지리멸렬한 과거에 대해 어찌 일신의 향락에 마취되여 잊을수가 있을가?
물질의 풍요에 꺼둘리고 노곤해져 모두들은 일종의 카르텔(동일 업종의 사람들이 리윤의 증대를 노리고 자유 경쟁을 피하기 위한 협정을 맺는 것으로 형성되는 안일한 형태)같은 침묵과 회피의 완충지대에서 안일만을 즐기고있다.
이렇게 침중한 과거에 대한 평이와 미온적인 태도가 주는 좌시와 부재가 이 내가 펴낼 작품이 많음에도 기어이 십년전 작품을 뒤적여 다시 중판본을 내는 리유이다.
 
첫 장편이라 설익은 작품일망정 이 작품이 시대라는 이름의 호랑이 등에 본의아니게 올라타 추썩임을 당해야만 했던 젊은 청춘들, 세상의 폭력과 반인륜적 관습, 그 형극의 틈바구니에서도 유토피아로의 열망과 생존 본능으로 몸부림한 모든 문혁경력자들을 위한 진혼곡으로 읽혀지기를 원한다.

 
2014년 5월
 
김혁 문학블로그: http://blog.naver.com/khk66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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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작성자 : 김혁
날자:2014-06-27 08:37:10
말씀하신 주소대로 책 보내드렸습니다. 저의 작품에 대해 관심주어 감사합니다.
1   작성자 : chaowenhao
날자:2014-06-18 15:44:23
책이 재판되였는가요? "연변문학"에 련재될
때 재밌게 봤는데. 한국 리문렬의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들"처럼 재미도 있고 깊이도 있는 작품이라 생각됩니다. 어떻게 하면 구입할수있는가요?
저의 메일은 whc69129@msn.com입니다. 다시 읽고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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