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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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짓기
2013년 01월 30일 10시 44분  조회:975  추천:7  작성자: 김태현
집짓기

집에 관하여 사전에서는 추위, 더위 따위를 막고 사람이 살기 위해 지은 건물 혹은 동물이 보금자리 치는 곳 (또는 총칼 따위를 끼거나 담아두는것, 바둑에서 완전히 자기 차지가 된 곳) 그리고 가정을 이루고 생활하는 집안 등이라고
표현했다.

  집을 짓자면 반드시 집이 들어설만한 공간인 땅부터 골라야 하는데 집터는 대개 지관을 불러 좌향(作向)을 보는데 이때 집 '주인'이 될 대주(大柱)의 운세와 함께 마을의 산세와 지세를 보아 오목하고 양지바른 곳을 선택하여 주위보다 약간 높으면서도 전망이 확 트인 곳이 가장 리상적인 집터라고 했다.

  그 땅을 또 평평하게 다지고 집이 앉을 방향을 잡는데 주로 동향, 서향, 남향으로 마을의 지세에 따라 좌향이 정해진다.

  집짓기는 추운 겨울철과 장마기인 여름철을 피해 봄이나 가을에 시작하며 집터와 좌향을 보고나면 곧바로 가재목(家材木)을 준비하게 된다.

  가재목의 다듬질이 어느 정도 끝날쯤에 택일을 하고 땅을 파는 개토(开土)와 주추를 놓는 정초(定础)로 주추돌이 들어설 자리를 든든하게 다진다. 그리고 립주(立柱) 즉 기둥을 세우고 문간을 대고 사면에 세운 기둥틀을 고정하고 문선을 댄 다음 마루대를 올리는 상량(上樑)으로 매 상량마다 련결대를 고정하고 연목가지를 얹으면 전반 집의 모양이 형성된다. 그 다음 각 부위에 흙을 바르고 문을 달고 벼짚으로 지붕을 얹고나면 집이 완전한 모습을 보이게 된다.

  이것이 바로 집짓기의 전 과정이다.

  하지만 집을 세우는것도 민족마다 그리고 지방마다 서로 다르다.

  세월이 좋고 시대가 앞서가는 오늘 모든 건물들이 사람들의 상상을 초월하여 벼라별 양식으로 새롭게 일어서는것을 쉽게 볼수 있다.

  그만큼 물질적으로나 량적으로나 현대인들의 생활수준과 그 추구가 발전하고 발달하였다는것이 오늘의 현실이 아니겠는가?!

  때문에 사람들은 자기가 쓰고 사는 집에 대하여 각별히 신경을 쓰고 남들보다 더 우월하게 장식하자고 노력한다.

  나도 한때는 집이라는것에 별다른 생각을 가져본적이 없었다.

  대학 졸업후 가정을 이루고 남들의 세방살이를 할 때에는 엉덩이를 들여놓고 안해와 함께 살만한 비좁은 방 한칸만이라도 우리의 이름으로 된다면 만족이라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그것이 실현되기까지는 무려 25년의 세월이 무정하게 흘렀다.

  안해의 머리에 가득 덮인 흰 머리카락들이 바로 집 한간을 위하여 분투한 무정세월의 어려움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25년이 지난 오늘, 나에게도 집 한간이 주어졌다.

  물론 현대인들이 건설하고 사용하던 벽돌로 지어진 아담한 단층주택이다.

  오늘의 시가로 인민페 3만5000원을 주어야 살수 있는 54평방미터의 집이다.

  이 집을 위해 나와 안해는 청춘을 고스란히 '집짓기'에 바쳤다. 어떻게 오늘까지 달려왔는지 그 길을 되돌이키기조차 두려워진다.

  이젠 자기 이름이 번듯하게 박힌가옥증명서를 들여다보면서 내 집이라고 자랑을 할수도 있으련만 세월이 세월인것만큼 현대인들의 그 끝없는 욕심과 발달하는 과학기술과 생활수준의 엄청난 제고에 또다시 만족을할수 없게 되였다.

  비록 내집이라고 엉덩이를 들여놓고 편안하게 누워잘수 있는 공간이 차려졌지만 남들이 버리고 난 집(그 당시 모두가 아파트로 이사가면서 헐값으로 처리되였었다.)이였어도 나에게는 아름찬 만족이였고 무한한 행복이였다.

  그러나 안해는 또 새집 한채를 위하여 홀로 한국의 낯선 하늘아래에서 힘들게 달러 벌이를 하고 있다.

  지금까지 54평방미터되는 단층주택을 25년의 청춘과 바꾸면서 이루어왔다면 이제 남들처럼 고급스런 아파트에 입주하려면 또 몇번의 25년이 엇바뀔지 생각하기도 두렵다.

  안해는 지금의 54평방미터의 집을 위해 시장에서 못해본 일이 없다.

  이른 새벽부터 도매시장에 나가 채소를 넘겨받아서는 길가에 채소난전도 벌려보았고 삶은 강냉이도 팔았으며 지어 남의 밭 삯일도 마다하지 않았다. 돈이 되는 일이라면 궂은일 마른일 가리지 않았다.

  오늘도 안해는 '아파트'라는 새로운 목표를 위해 낯선 한국땅에서 고달픈 이방인의 삶을 살고 있다.

  인천 갈비집에서 힘든 홀을 보면서 하루에 몇십리나 되는 길을 걷는 걸음이지만 자기 집을 장만하는데 쓰는 자기만의 능력이라면서 소담하게 웃는다.

  물론 금방 한국땅에 발을 들여놓으면서 같은 한민족이지만 연변말과 다른 한국사람들의 말을 알아듣지 못해 눈물도 수없이 흘렸다고 한다.그러나 한국사람들의 멸시와 서러움을 중국조선족이라는 이름으로 한몸에 받으면서도 집이라는 그 목적을 위해서는 꿋꿋하게 버텨낼수가 있었다고 한다.

  지금까지 안해는 한국땅에서 3년이라는 긴 세월을 새 '아파트'를 위해서 갈고 닦는다.

  언제까지 우리 모두가 '집'을 짓기 위해 이처럼 산지사방에 흩어져서 살아야 할지 그 앞이 캄캄하다.

  한 건축로동자는 50년간 집을 지었지만 자기 한몸을 누일수 있는 집을 짓지 못했다고 한다.

  참으로 불가사의한 일이 아닐수가 없다.

  오늘도 '집짓기'에 나선 많은 사람들을 다시 살펴보게 된다.

  그 가운데는 한국에서 힘들게 일하는 안해의 초췌한 모습도 놓칠수가 없다.

  이제 우리가 새롭게 바라는 '집'은 가축이나 사람이 들어가는 공간만이 아니라 강대한 민족과 홀시할수 없는 매 하나, 하나의 가족과 더불어 나아가서는 든든하고 건실하고 아름답고 풍요로운 집(家), 국가(国家)가 되기를 진심으로 바라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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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 1 ]

1   작성자 : 도정
날자:2013-01-30 18:08:42

님의 고운 글 잘 읽고 갑니다.
줄지어선 저 아파트가 님을 손저어 부르고 있습니다.
님의 념원 조만간에 꼭 실현될것입니다.
힘내세요!!!
화이팅!!!
응원할게요!!!
(아파트) (아파트) <--> 다시 한번 응원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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