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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한 아름다움
2013년 04월 09일 09시 16분  조회:1296  추천:3  작성자: 류서연
영원한 아름다움

류서연


언젠가 삼촌의 생일에 갔다가 사돈집의 세살 난 손녀애가 거울앞에서 두발을 동동 구르면서 머리를 다시 매여달라고 생떼를 쓰며 울고있는것을 보았다.

“엄마, 이 머리 미워, 서영의 마음에 안들어, 나 머리 다시 해줘어. 토끼머리 해달란 말이얘요.”

아직 아무런 세상물정도 모른채 이 세상에 태여난지 겨우 2년 하고 여섯달밖에 안된 아이가 무엇을 안다고 머리모양이 제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예쁘지 않다고 거울앞에서 저렇게 생떼를 써가며 울고있을가? 저 죄꼬만것이 무엇을 안다고 자신의 성(性)이 녀성임을 나타낼가? 귀엽기도 하고 우습기도 하여 저도 모르게 쿡쿡 웃음이 나왔다.

아마 녀성에게는 본능적으로 어릴적부터 남에게 아름답게 보이려는 그 어떤 속성이 있는가보다.

눈가에 령롱한 은구슬같은 눈물방울이 대롱대롱 달린 귀엽고 천진하고 사랑스런 아이를 보면서 이 세상은 녀성이 있어 더 아름답다고 생각한다. 그러면서 오늘도 조물주가 어쩌면 그렇게 아름답고 신비한 녀체를 만들었을가 하는 생각에 감개가 무량하다. 녀체야말로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창조물이고 가장 신비한 예술의 극치이다. 아무튼 녀성이 있어 이 세상은 더 다채롭고 더 아름다우며 더 살맛이 나는 세상이 아닐가?

하기에 세상의 녀성들 치고 아름다움을 싫어할 녀성은 한사람도 없다. 녀성들이 끊임없이 아름다움을 추구하는것도 어찌보면 자신들의 근원인 아담과 이브를 의식한것도 있겠지만 어찌보면 아름다움에 대한 녀성들의 원초적인 본능 때문이 아닐가. 하기에 화장을 해도 머리를 잘라도 새옷을 사입어도 항상 나보다 내 남편, 내 주위의 사람들이 자신을 어떻게 볼것인가를 먼저 념두에 두고 모든것을 실행하는것이 이 세상 모든 녀성들이 가지고있는 가장 기본적인 속성이다.

그러노라니 그제날 가슴 푸근한 아름다움을 느끼게 했던 70대의 할머니의 모습이 눈앞에 선히 떠오른다.

그날은 봄빛이 화창한 봄날이였다. 겨우내 제멋대로 자라난 푸시시한 머리를 손질하려고 미용원에서 한창 파마를 하고있는데 반백이 된 로부부가 다정하게 손을 잡고 나란히 미용원에 들어섰다. 년세가 70이 훨씬 넘어 보였는데 다른 로인들보다 옷차림새가 정갈하고 멋스러웠다.

“여보오? 아재, 우리 할멈 머리 이쁘게 해주오. 래일 우리 결혼기념일을 맞으며 려행을 떠난다오. 로친을 아름답게 치장시키고 데리고 가야지. 사람이란 나이 들수록 더 깔끔하고 아름답게 가꾸고 다녀야지. 녀자의 천성이 자신을 아름답게 가꾸는것이거든. 그러니 우리 할멈의 머리를 멋지게 해주구려. 허허.”

사람 좋게 웃으면서 정겹게 할머니를 바라보는 할아버지의 눈길에는 애정이라기보다 반평생 함께 해온 자신의 반려에 대한 애틋한 정이 듬뿍 어려있었다. 할머니는 흐믓한 눈길로 그런 할아버지를 바라보시면서 한마디 한다.

“원 령감두, 이 아재가 어련히 알아서 이쁘게 해주지 않을라구. 좀 점잖게 앉아계시소…”

할머니가 곱게 눈을 흘기며 할아버지를 가볍게 핀잔한다. 파마가 끝나자 손거울을 손에 쥐고 거울앞에서 이리저리 몸을 돌리면서 자신의 머리모양을 뒤로도 비춰보고 옆으로도 비춰보던 할머니가 할아버지를 향해 입을 열었다.

“령감 나 어떻수? 이쁨둥? ”

“암. 이쁘구 말구. 십년은 더 젊어보이는것 같구먼. 언녕 파마를 하라는데 얼마나 보기 좋소. 허―허―.”

“그렇네유 령감, 나도 너무 기분이 좋아유,”

할아버지의 말에 한결 흥이 난 할머니가 할아버지를 향해 그윽한 미소를 날린다.

할아버지도 할머니를 흐뭇한 마음으로 바라본다. 할아버지의 눈길을 의식한 할머니는 수줍은지 살짝 얼굴을 붉히였다. 부끄러움을 타는 할머니의 모습은 마치 순수한 열여덟살 소녀의 모습을 방불케 하였다.

아, 얼마나 아름다운 모습인가? 그날 나는 머리를 곱게 다듬고 손을 잡고 즐거운 심정으로 나란히 미용원을 나서는 로부부의 뒤모습을 보면서 할머니에게서 젊은 녀성에게서 보는 미와는 또 다른 가슴 푸근한 아름다움을 보았다.

그러면서 몸은 비록 늙었어도 자신의 몸을 아름답게 가꾸기에 게을리 하지 않고 자신의 외모에 신경을 쓰는만큼 한생을 살아오면서 자신의 마음가짐도 무척 아름답게 가꾸어왔을것이라는 생각이 갈마들었다.

헌데 지금 우리 주위를 둘러보면 점점 나이테가 늘어나면서 허다한 녀성들이 스스로 자신이 녀성임을 포기한듯 자기의 몸매를 가꾸지 않고 푸시시한 몸가짐을 하는것을 보면서 안타깝기도 하고 같은 녀자로서 왜 저럴수 있을가 하는 생각이 갈마든다. 늙는다는것은 흐르는 세월에 의해 나이를 먹는다는 뜻이지 마음이 늙는다는 뜻은 아닌데 말이다. 이는 슬픈 일이 아닐수 없다. 하지만 더 슬픈것은 나이와 함께 생각이 늙어간다는것이다. 생각이 늙어지면 자연히 자신의 외모를 가꾸기에 게을러지고 그러다보면 자연히 마음도 아름답게 가꾸는데 게을러지는것이다.

나는 자신의 외모를 아름답게 가꾸어가는것에 열중하는 녀성을 사랑한다. 하지만 자신의 마음을 외모보다 더 아름답게 가꾸어가기에 게을리 하지 않는 녀성을 더욱 사랑한다. 그것은 외모의 아름다움과 내면의 아름다움을 겸비한 녀성이야말로 진정 아름다운 녀성으로 거듭날수 있기때문이다.

이 세상에 녀성으로 태여난 자체가 아름다움이듯 평생을 내면과 외면에 신경을 쓰면서 아름다움을 가꾸는 일을 즐길 때 녀성들은 가장 아름다운 녀성으로 거듭나는것이 아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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