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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오곡밥의 유래 댓글:  조회:575  추천:0  2022-02-17
오곡밥의 유래        옛날에 한 임금이 있었는데 산짐승을 잡아 정월 대보름날에 천신에게 바치면 그 해에는 1년 내내 무사하다는 말을 듣고 나라와 백성을 위해서라면 왜 그런 일을 못하겠느냐고 하면서 그 날 사냥을 떠났습니다.        임금의 행차가 한 산골짜기에 이르렀을 때 멀지 않은 앞길에서 생각지 못했던 일이 벌어졌는데 강아지 만한 들쥐 두마리가 살점이 뚝뚝 떨어지게 서로 물어뜯으면서 죽기내기로 싸움을 하고 있었습니다.      전배(앞에서 길잡이하는 하인)들은 임금이 행차하는 앞에서 미물일지라도 생명을 죽인다는 것은 불길한 징조라고 여기면서 그 들쥐들을 죽이지 않고 쫓아버리려고 했는데 들쥐들은 싸우는 데만 정신이 팔려서인지 아무리 쫓으려고 해도 달아나지 않는 것이였습니다. 전배들이 길을 막고 싸우는 들쥐들을 쫓느라고 부산을 떨다보니 행차가 자연히 머무적거리게 되였습니다. 그래서 임금이 연고를 물었습니다.      “왜 행차가 이렇게 늦어지는 건가?”     한 전배가 들쥐들이 싸우는 바람에 여차여차하였다고 아뢰자 임금은 그것이 불길한 징조이니 당금 행차를 멈추고 들쥐들의 싸움을 살피라고 령을 내렸습니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행차가 멎자 그처럼 악착스럽게 싸우던 들쥐들이 물러나는지라 전배들은 임금의 어명 대로 싸움을 살피려고 들쥐들의 뒤를 그냥 따라갔습니다. 한참 가던 들쥐들은 눈 깜작할 사이에 사라지고 이번에는 난데없는 메돼지 두마리가 나타나더니 들쥐들과 똑같이 싸우는 것이였습니다. 전배들이 급히 임금 앞에 달려가서 그 사연을 아뢰자 임금은 더욱 괴이하게 여기면서 따라가보라고 하였습니다.      전배들이 메돼지가 싸우는 데로 가까이 가자 죽기내기로 싸우던 메돼지들도 눈 깜작할사이에 사라지고 이번에는 까마귀 한마리가 “까욱―까욱―” 날고 있는지라 전배들이 그 사연을 임금 앞에 가서 아뢰니 임금은 더욱 신기하게 생각하면서 까마귀를 놓치지 말라고 하였습니다.       그래서 전배들이 산곡간으로 날아들어가는 까마귀를 따라가다가 한 절승지에 이르렀는데 그 곳에 거울같이 맑고 고요한 늪이 있었습니다. 까마귀는 그 맑고맑은 늪 우를 날면서 몇번 “까욱―까욱―” 하다가 안개처럼 사라지는 것이였습니다. 그러자 고요하던 늪 물이 출렁거리다가 갑자기 가운데가 쩍 갈라지면서 백발이 성성한 로인 한분이 선장을 짚고 서서히 걸어나왔습니다.       전배들은 깜짝 놀라면서 로인의 앞에 나아가 례를 올리고 부복하였습니다. 그러자 백발로인은 입고 있는 도포 소매 속에서 편지 한통을 꺼내면서 이렇게 말하는 것이였습니다.     “이 서간을 어서빨리 임금에게 가져다 드리거라.”      “예.”      전배들이 그 편지를 받자마자 백발로인은 온데간데 없고 수면은 다시 잠잠해졌습니다.     전배들은 급히 임금의 앞으로 돌아와서 백발로인이 준 그 편지를 공손히 올리면서 사연을 말했습니다.       임금이 편지를 받아본즉 겉봉에는 이렇게 씌여져있었습니다.     “편지봉투를 뜯으면 두 사람이 죽고 뜯지 않으면 한 사람이 죽는다.”     임금은 이것은 필시 신령님이 보내신 편지라고 생각하고 신하들과 의논하였습니다. ‘봉투를 뜯으면 두 사람이 죽고 뜯지 않으면 한 사람이 죽는다고 했으니 어쨌든 사람은 죽을 것이다. 두 사람을 죽게 하는 것보다 한 사람만 죽게 하는 것이 나을 것 같다.’고 생각한 임금은 봉투를 뜯지 말자고 하였습니다.      이 때 임금의 말을 조용히 듣던 한 신하가 그 한 사람이란 천하에 오직 하나 뿐인 임금님을 가리키는 것이고 두 사람이란 제신을 가리키는 뜻으로 되니 봉투를 뜯는 것이 옳다고 아뢰였습니다.      임금이 들어보니 그 신하의 말이 옳은지라 즉석에서 봉투를 뜯었더니 봉투 안의 종이에 는 이런 글이 적혀있었습니다.      “어서빨리 환궁하여 왕비의 거문고갑에 대고 활을 쏘라!”      임금은 볼수록 어리뻥뻥하기만 하였습니다. 그렇다고 신령의 말인데 듣지 않을 수 없는지라 행차를 되돌려 빠른 속도로 환궁하였습니다. 궁전에 도착한 임금은 사냥놀이에 선발되였던 명궁수 세명에게 왕비의 거문고갑을 향해 활을 쏘라고 명령하였습니다.      나라에서 선발된 궁수들이다보니 날아가는 새의 눈도 맞추어 떨구는 신궁들이였습니다. 신명의 화살을 쏘는지라 임금은 물론 신하들까지 모두 숨을 죽이고 조용하게 기다렸습니다. 궁수들이 활을 보름달 같이 잡아당겼다가 놓으니 화살 석대가 동시에 윙―하는 소리를 내면서 거문고갑의 아래와 우 그리고 복판을 뚫고 들어갔습니다. 그러자 거문고갑 안에서 “아이쿠!” 하는 비명소리가 나면서 화살구멍으로 검붉은 피가 흘러나오는 것이였습니다.       그 바람에 임금은 물론 신하들까지 깜짝 놀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임금은 이게 웬 일이냐고 하면서 거문고갑을 즉석에서 열라고 하였습니다. 신하들이 달려가서 거문고갑을 열고 보니 그 안에는 웬 대머리 중 한놈이 면상과 복부와 다리에 화살을 맞고 쓰러져있었습니다. 임금은 그것이 왕비의 불측한 행실인 것을 알고 대노하여 왕비를 당장 끌어내라고 하였습니다.       신하들에게 끌려나온 왕비는 매를 치기 전에 실토를 했습니다. 음탕한 왕비는 임금의 행차가 떠난 틈을 타서 눈이 맞았던 한 중과 간통하면서 나라를 뒤엎을 꿈을 꾸고 있는데 별안간 행차가 환궁해서 어쩔 수 없이 중을 거문고갑 안에다 숨겼다는 것이였습니다. 대노한 임금은 즉석에서 요망한 년의 목을 자르라고 추상같은 엄명을 내렸습니다…      이렇게 신령이 보낸 편지봉투를 뜯어서 두 사람을 죽인 임금은 까마귀의 계시가 있었기에 나라의 재화를 면하게 되였을 뿐만 아니라 들쥐와 메돼지처럼 서로 물고 뜯으면서 싸우는 자들을 옆에 두지 말아야 한다는 리치를 크게 깨닫게 되였다면서 매년 정월 대보름날이면 까마귀제사를 지내기로 하였습니다.      그런데 까마귀제사를 지내자면 까마귀가 좋아하는 곡식을 제단에 놓아야겠는데 까마귀가 무슨 곡식을 좋아하는지 몰라서 신하들을 불러 까마귀가 무슨 곡식을 좋아하느냐고 물었습니다.       한 신하가 아뢰기를 유년시절에 까마귀가 기장을 먹는 것을 보았다고 하자 또 다른 신하는 팥을 먹는 것을 보았다고 하였습니다. 보리를 먹는 것을 보았다느니, 수수를 먹는 것을 보았다느니, 찹쌀을 먹는 것을 보았다느니 하는 신하도 있었습니다.      임금은 까마귀가 대체 어느 곡식을 좋아하는지 알 수 없어서 신하들이 말한 다섯가지 곡식으로 밥을 지어놓고 까마귀 오(乌)자와 울 곡(哭)자를 써놓고 제를 지내라고 하였습니다.      그 때로부터 까마귀의 덕분에 나라의 재화를 면하게 되였다는 의미에서 매년 정월 대보름날에 ‘오곡제(乌哭祭)’를 지내는 것을 국법으로 세웠는데 이 국법은 인차 민간에 퍼지게 되였다고 합니다.      그러나 점차 시간이 흐름에 따라 ‘오곡제’에 다섯가지 곡식으로 밥을 짓는 풍속은 변하지 않았지만 문자상 변화를 가져왔는데 다섯가지 쌀로 밥을 짓는다고 하여 다섯 오(五), 곡식 곡(谷)으로 글자가 바뀌여지면서 나중에는 ‘오곡(五谷)밥’이라고 부르게 되였습니다. 그 후 전통풍속으로 되여 정월 대보름날에 찹쌀, 기장, 조, 수수, 팥 혹은 찹쌀, 보리, 기장, 수수, 팥 등 각기 자기 지방의 특산인 다섯가지 곡식으로 밥을 지어 먹는데 농민들은 그 해에 풍년이 들라는 의미에서 소에게도 먹였다고 합니다. 옛날에는 소가 없이 농사를 지을 수 없었기에 소도 집식구처럼 돌봐주었답니다.      우리 민족이 세세대대로 전해오면서 정월 대보름날 아침에 ‘오곡밥’을 지어먹는 세시풍속은 가정이 화목하고 만사가 형통하길 기원하는 의미랍니다.
31    새로운 도약을 꿈꾸는 연변조선족녀성발전촉진회 댓글:  조회:385  추천:0  2022-01-22
새로운 도약을 꿈꾸는 연변조선족녀성발전촉진회      연변조선족녀성발전촉진회는 1993년, 개혁개방 격변기에 "녀성을 잃으면 민족을 잃는다"는 위기의식을 가진 학술 및 언론과 문화예술분야에서 활약하던 지성인 녀성들이 뭉쳐서 설립한 연변의 첫 녀성사회단체법인이다. 촉진회는 설립 이래 조선족 녀성들의 자아성장과 사회참여의식 제고를 념두에 두고 녀성리더십 양성 및 학술회의, 세미나 ,애심공익활동 등 다양한 창의적인 활동을 활발히 전개하면서 애심영향력을 확산하였고 전국애심녀성포럼 및 코윈과 코위너를 통한 국제 교류에도 참여하여 조선족녀성발전촉진회의 풍채를 보여주었을 뿐만 아니라 조선족녀성들의 전승, 성장, 나눔, 봉사발전에 기여하여왔다.      2022년 1월 15일, 연변조선족녀성발전촉진회는 연길시 천희호텔에서 년말총결 및 제5기 회장 리취임식을 개최하고 새로운 출발을 알렸다. 행사에는 연변 어머니애심협회, 연변녀성평생교육 총동문회, 연변 민들레문화교류협회, 연변 한마음천사애심협회 등 여러 협회 회장 및 회원들도 함께 자리했고 전국 애심녀성포럼의장단과 장춘조선족녀성협회 회장, 촉진회 초대회장이 영상 축하메시지를 보내와 연변녀성발전촉진회의 휘황한 앞날을 축복했다.       대회는 장엄한 국가의 주악과 합창 속에서 막을 열었다.  합창에 이어 회원들은 류금화 작사 한정자 작곡으로 된 회원 자체창작 회가 을 열창하였다.          대회는 3부로 나뉘여 최미화 부회장님의 사회 하에 순리롭게 진행되였는데  제1부에서는 전국 애심녀성포럼의장단과 장춘조선족녀성협회 회장, 촉진회 초대회장이 보내온 축사에 이어 연변조선족녀성발전촉진회 김향란회장님의 2021년 사업총화보고를 하였다.        지난 3년간 연변녀성발전촉진회 회장직을 맡아온 김향란 회장은 “연변녀성발전촉진회는 신시대 신녀성의 가치 발휘를 위한 새로운 조직체로 거듭나기 위한 교류, 민족 전통을 전승하는 활동을 조직해 조선족사회에 공헌할 수 있는 녀성들의 위치를 찾는 다양한 행사들을 진행하였다. 또한 회원들의 단합을 도모하고 그들을 이끌어 사랑의 성금을 모아 성적이 우수한 불우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전달했다. 이밖에 연변녀성발전촉진회는 청년녀성들의 잠재력과 적극성을 발굴하고 실천하는 청년녀성리더 양성에도 앞장섰는바 타협회와 협력하여 신녀성 포럼, 워크숍 등 다양한 행사를 조직해 조선족 녀성발전의 길을 모색했다."고 말씀하였다.       이어 재무부장 김영녀사님의 재무보고와 선진개인에 대한 표창이 있었다.             제2부는 회장 리취임식이였다. 제4대 현임 회장 김향란녀사님(왼쪽)과 제5대 신임회장 문희녀사님(오른쪽)이 손에 손잡고 다정하게 입장하였다. 김향란(오른쪽) 현임회장은 신임회장 문희녀사님께 촉진회 회기를 넘겨주었고 문희회장은 김향란, 김화선 두분 선대 회장님께 명회회장 임명서를 드리고 생화와 기념품을 증정하였다.           이어 김화선명예회장은 축사에서 “중화인민공화국이 창립된 후 연변 조선족녀성들은 공산당의 령도 하에 가정의 문을 넘어 사회적 로동에 적극 참가하여 독립적, 경제적 소득을 획득하는 방식을 통해 남녀평등을 향한 첫 발을 내디디였으며 개혁개방 후 전례 없는 직업적 이동과 공간적 이동을 실천하면서 다원적이고 고차원적인 새로운 녀성주체로 거듭 발전을 이룩하였다” 고 하면서 연변조선족녀성발전촉진회는 신시대 녀성들이 사회문화를 만들어간다는 문화적 자각을 안고 전체 회원들의 지혜를 모아 발전을 이룩해갈것을 희망했다.           회기를 이어받은 후 제5대 신임회장 문희녀사님은 취임연설에서 김향란 전임회장의 기여에 대해 감사를 표시하고 “연변조선족녀성들은 시대와 함께 새로운 사회적, 정책적, 민족적, 성별적 이슈들을 발견하고 해결하는 노력을 꾸준히 해왔다. 이제 새롭게 시작하는 회장 임기동안 전체 회원들의 지혜를 모아 연변지역 특색이 있는 조선족녀성발전의 길을 모색하는데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문희회장은 계속하여 “오늘날 연변녀성발전촉진회의 성과는 앞서 이끌어온 회장들의 노력과 회원들의 협력과 갈라놓을 수 없으며 향후 연변녀성발전촉진회의 전통을 이어받아 맡은바 책임을 다해 촉진회의 운영을 참답게 이어갈 것이며 '전승, 나눔, 성장, 봉사' 라는 우리협회 슬로건을 내세워 앞 4대 회장님들께서 이룬 성과를 바탕으로 고마운 회원님들의 믿음에 힘을 실어 하면 된다! 안되면 되게한다!! 되면 더 잘되게 한다!!! 는 굳센 신심을 갖고 연변조선족녀성발전촉진회를 단합된 힘있는 협회 회원을 위하는 협회 업그레이드된 융합된 협회 활약적인 자랑찬 협회로 발전 성장하기 위해 노력에 노력을 가할것이다. ”라고 말하면서 이제 곧 연변조선족자치주 성립 70주년과 촉진회 설립 30주년을 맞이하게 되는 시점에서 다양한 행사들을 조직해 촉진회의 새로운 편장을 힘차게 펼쳐가겠다고 신심 가득히 다짐했다.      이어 연변조선족녀성발전촉진회 제5기 각 부서 부장, 리사, 부회장 임명식이 있었다.   똘똘 뭉친 제5기 회장단         제3부는 임명식에 이어 회원들의 다양한 축하공연이 있었는데 공연은 절목마다 단합을 과시하고 함께 성장해가는 연변녀성들의 아름다운 풍채를 보여주어 회장 분위기를 후끈 달구었다.                  대회는 회원들이 알차게 준비한 축하공연으로 막을 내렸다.     연변조선족녀성발전촉진회는 문희회장을 위수로 하는 제5기 회장단의 옳바른 지도 아래 전체 회원들이 똘똘 뭉쳐 보다 새로운 발전과 휘황찬란한 편장을 엮어갈 것이다.                                                                                                                                                   연변조선족녀성발전촉진회 홍보부                                                                              2022년1월16일  
30    연변조선족자치주화술학회 고고성 댓글:  조회:489  추천:0  2021-09-14
     2021년 9월 12일 연변조선족자치주화술학회가 연길시황관혼례청에서 우렁찬 고고성을 울리며 힘차게 첫발을 내디뎠다.      소개에 따르면 연변조선족자치주화술학회는 우리말과 우리글을 사랑하는 사회인들이 자각적으로 참여하여 운영하는 민간단체이다. 우리 말을 사랑하고 표준적으로 구사하려는 회원들로 조직된 단체이기도 하다.      연변조선족자치주화술학회 서방흥 명예회장은 이날 학회 성립대회에서 “우리 민족의 언어문자를 빛내가는 데 도움이 되는 일들을 해나갈 것” 이라고 학회의 설립 취지를 밝히면서 “학회는 앞으로 한족들도 리사회와 회원으로 맞아 국가 통용언어문자와 우리 민족 언어문자를 보급, 발전시키는 데 이바지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더불어 “학회는 국가의 정책 규정들을 철저히 관철하고 우리 모두는 중국이라는 이 광활한 무대에서 살아가는 중화민족의 일원으로 국가의 리익과 영예를 위하여 열심히 살아가면서 민족의 언어와 문자가 앞으로 영원히 빛나가게 하기 위하여 힘 다 하자.”고 표했다.          연변조선족자치주화술학회는 우리말과 우리글을 사랑하는 사회인들이 자각적으로 참여하여 운영하는 민간단체로서 우리말과 글을 사랑하고 표준적으로 구사하려는 백여명 회원들로 구성되였다.    서방흥 명예회장은 연변조선족자치주사회과학계련합회와 연변조선족자치주민정국 관련 사업일군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면서 학회의 앞으로의 발전은 학회 지도부와 회원들의 노력은 물론 연변조선족자치주사회과학계련합회 및 사회 각계 인사들과 모든 사람들의 아낌없는 지지와 응원을 떠날 수 없다며 함께 노력해줄 것을 당부했다. 그리고 전문직 아나운사들 뿐만 아니라 사회 모든 사람들도 참여하여 우리의 언어와 문자 즉 말과 글을 표준적으로 다듬고 가꿔가는 데 보탬이 되기를 희망했습니다. 앞으로 학회는 랑송, 웅변, 이야기 등 다방면으로 다채롭게 활발한 콩클들을 조직하게 됩니다. 이외에도 위챗음성계정과 영상계정을 운영하는 것으로 우리말과 글을 빛내여 갈 것이라는 향후 계획을 공유하기도 했다.     한편 이날 행사에는 사회 각계 학자들과 관련 인사들을 비롯해 학회 책임자와 회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간판 제막식에 대회사, 축사가 이어졌으며 회원들의 시랑송 표현 및 시상식도 잇달아 진행되면서 뜻깊에 펼쳐졌습니다.                                                                                      기자 | 김가혜       연변조선족자치주화술학회성립은 우리말과 글을 계승하고 발전시키는 데서  큰 역할을 하게 될 것입니다.   연변조선족자치주화술학회성립을 열렬히 축하합니다!  연변조선족자치주화술학회무궁한 발전을 기원합니다 !     설명: 아주 약간한 수정을 거쳐 올립니다. 이미지 올리는 방법 생각 안 나 못 올리고 있어요. 도움 요청합니다.댓글 부탁드립니다.
29    명태 댓글:  조회:614  추천:0  2021-02-03
  가마솥 안에  조용히 밥물이 끓어오르면  백색의 파도 일어나는 바다가 있다.  그 파도를 타고  한 떼의 생선들이 세상을 헤엄쳐 다녔다.    투명한 물고기처럼 머리와 내장 모두 잃어버리고  사정없이 잘려나간 꼬리  커다란 눈동자조차 사라진 채  뜨거운 밥솥에 거꾸로 박혀  그들은 새로운 설법 속을 헤엄쳐 다녔다.    화두처럼 쌀알 속에 박혀 있는  두부와 김치 사이 묵은 시래기와 콩나물 해초를 헤치고  자유롭게 유영하는 동안  부뚜막 가득, 구수하게 퍼져나가는  바다 냄새가 출렁거렸다.   가마솥 안에서 두 눈 감고  쌀 익어가는 백색의 연화대 위에서  자신이 배운 모든 것을 소지공양하며 환골탈태하던 명태들의 수행.    무쇠 솥으로 만들어진  거대한 가람에서 한때 안거철 지나고  주걱에 담겨져 대접으로 회유하다, 마침내 사람들 밥상으로 양념 종재기와 함께 올라오던 명태밥    이제는 그 밥을 만들던  사람들 모두 방부에서 사라져버리고  입 안 가득 굴러다니던 매운 마늘 양념장 아린 기억만 그리워  겨울철 명태들 누워 있는  어물전 눈 질끈 감고 지나간다.  (박기영 시인의 ‘명태밥’ 전문) [출처: 중앙일보] [이택희의 맛따라기] 명태밥·토끼반대기·옻순비빔밥…시 읽으며 나누는 잊혀진 음식들   노래: 검푸른 바다 바다밑에서 줄지어 떼지어 찬물을 호흡하고 길이나 대구리가 클 대로 컸을 때   내 사랑하는 짝들과 노상 코리치고 춤추며 밀려다니다가   어떤 어진 어부의 그물에 걸리여 살기 좋다던 원산구경이나 한 후 에지프트의 왕처럼 미이라가 됐을 때   어떤 외롭고 가난한 시인이 밤늦게 시를 쓰다가 소주를 마실 때 그의 안주가 되여도 좋고  그의 시가 되여도 좋다.   짜악 짝 찢어지여 내 몸은 없어질지라도 내 이름만은 남아 있으리라. ‘명태’라고 이 세상에 남아 있으리라. “맛 있기로는 청어, 많이 먹기로는 명태” 전 세계적으로 명태를 많이 먹는 조선인 1940년 명태 소비량이 한 사람당 평균 열마리 정도 전통의식인 제사상에 빠짐없이 오르고 새로 이사간 집 대문에도 걸리고 새로 산 차의 고사를 지내는데도 쓰이는 명태 식재료만으로가 아니라 다방면에서 친근한 어류라 이름도 50여개 물고기중 가장 많은 이름을 갖고 있는 명태 지역에 따라 잡는 방법이나 시기에 ‘따라 손질 방법에 따라 조리방법에 따라 다양한 이름 생태, 북어, 동태, 황태, 노가리, 파태, 흑태, 짝태, 애태. 왜태, 깡태, 백태, 골태, 봉태, 꺽태, 난태, 낚시태, 망태.. 조리법도 다양해서 살로는 국, 조림, 찜, 구이, 무침, 전 짱아지, 포, 식혜 내장으로 창란젖, 알로는 명란젓, 대가리로니   명태의 어란은 일찍부터 명란(明卵)으로, 명태의 창자는 창난젓으로 가공하여 소비하였고, 간장은 어유(魚油)를 만들었다. 이것이 간유의 주원료가 되는 것은 주지하는 바다. 명태는 버릴 것이 없이 모두 이용되는 중요 물고기인 것이다. [출처: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명태(明太))]    
28    女人的优雅从何而来 댓글:  조회:1241  추천:0  2021-02-03
女人的优雅从何而来          优雅是女人一生的事业,它不是与生俱来的,只有经过岁月的雕琢,艺术的熏陶,思想的沉淀,才能在一位女性的身上绽放,宛若开采自深山的美玉,永不变色,永远温润。           有一种女人,她年轻时光彩照人,但随着岁月的流逝,美丽便渐行渐远,时光夺走了柔嫩的肌肤和美丽的容颜,各种各样的养颜术回天乏力。还有一种女人,年轻时说不上多么的俏丽,但时间久了,却越发耐看起来,甚至还凸显出一种持久的魅力,西谚有云“所谓美女是时光雕刻成的”,正是这种人生的佐证。          优雅与年龄有关,青春期的少女是张扬的是单薄的;成熟的女人是内敛的,饱满的,丰富的。优雅又与年龄无关,即使面容留下岁月的痕迹,优雅的女人依然能从容的面对岁月的流逝,生活的沧桑,知识女性杨绛就是这样一个优雅的女人。         杨绛学贯中西,和钱钟书一样视金钱如粪土,她与钱钟书一起,辉映着20世纪的知识界与文坛。在丈夫钱钟书与女儿钱瑗相继去世后,百岁老人仍能心境平和的著书立说,写下感人的《我们仨》,由此可见支撑她的是怎样的精神血脉,这样的优雅让人感到自己的渺小。          还有一位影视界的绝代佳人,她的美不仅是一副漂亮的面孔而已,她有一种由内而外散发的美,一种来自灵魂的深入骨髓的迷人,它是时光也带不走的优雅女人,她就是赵雅芝。         赵雅芝的美丽优雅已经成为她的一种标志,人们想起她说到她都要首先提及优雅,人们不仅爱她青春的自然美态,也爱她成熟的雍容华贵,她的美是艳丽不失脱俗,精致不失飘逸,妩媚不失端庄,温柔不失刚强,细腻不失大气的。          一位国际知名的导演曾说过,赵雅芝是永不凋谢的玫瑰,对于她的美在无线知名女星的评选中名列首席,人们在论及无线四大开山花旦的历史地位时,赋予她“绝色花旦”的美誉,在无线评选的20世纪无线最令人难忘的五大女主角中,她也名列其中,她的美是空谷幽兰般的优雅和花中之魁般的雍容相结合的美,她充满了无穷的魅力而又极具亲和力,她的美丽来自女性的优雅。
27    우리 말 이야기 속담 댓글:  조회:2261  추천:0  2021-02-03
조선언어문화는 중국조선족의 넋이다   순 우리말의 정수     우리말 이야기속담     한윤수 편   01 가 ●가는 손님은 뒤꼭지가 이쁘다     【뜻풀이】      집에 와서 밍기작거리고 있는 손님은 미워도, 볼 일만 보고 돌아가는 손님은 뒤통수까지 예뻐 보인다.     【관련 이야기】      옛날에 어떤 가난한 집에 사위가 다니러 와서 도무지 갈 생각을 않고 양식만 축내고 있었다. 장인은 어떻게 하면 사위를 쫓아 보낼까 궁리하다가 어느날 아침 마당을 쓸다 말고 급하게 문 있는데로 나갔다. 그리고 조금 있다가 들어오면서 “허, 별놈의 새끼 다 보겠다. 남의 사위 오래 있건 말건 무슨 상관이야? 우리 집이 가난하면 가난했지 사위 하나 못 먹일 줄 아나?”하고 투덜거렸다. 사위는 이 말을 듣고 아침밥도 먹지 않고 가버렸다고 한다.   ●가르친 사위      【뜻풀이】       아주 못나서 가르쳐준 것밖에 모르는 사람.      【관련 이야기】       옛날 어느 고을에 미련한 사또가 왔다. 하루는 한 농사꾼이 찾아와서“어젯밤 저희 집 소가 죽었는데 어찌하오리까?”하고 물었다. 사또는 “네 소가 죽었으면 죽었지 어찌하오리까 하는것이 뭐냐?”하며 농사꾼을 내쫓고는 안에 들어가서 잘한듯이 부인에게 말했다. 그러나 부인은 “그건 잘못했수다. 내일 그 사람을 불러다가 내 돈 쉰냥을 줄테니 죽은 소의 가죽은 벗겨서 팔고 고기는 점점이 베여 동리 사람들한테 팔아서 이 돈과 합해서 큰 소 만들라구 하라. 그렇게 말하시오.”하고 가르쳐 주었다.       다음날 사또는 그 농사꾼을 불러서 부인이 하라는 대로 했다. 그 다음날 또 한 사람이 와서 “우리 어머니가 죽었는데 어찌하오리까?”하고 물었다. 그러자 사또는 “그럼 내 돈 쉰냥을 줄테니 네 어머니 가죽은 벗겨서 팔고 고기는 점점이 베여 동리 사람들에게 팔아서 이 돈과 합해서 처녀 하나 사다가 어머니 삼아라.”고 하더란다.   ●가만히 먹으라니까 뜨겁다 한다      【뜻풀이】      남 몰래 가만히 먹으라니까 눈치없이 뜨겁다 한다. 저를 위해주는 줄도 모르고 눈치없이 어긋난 짓을 한다.      【관련 이야기】       옛날에 새신랑이 처갓집에 갔더니 각시는 인절미에 팥고물을 묻혀가며 떡을 썰고 있었다. 신랑이 옆에서 보고 있자니까 각시는 제 신랑 한입이라도 더 먹이고 싶어서 떡 한덩이를 뚝 떼여 부모 모르게 신랑 손에 쥐어주었다. 신랑은 깜짝 놀라서 “아, 뜨거! 앗, 뜨거!”하고 소리를 질렀다.      각시는 부모 보기가 민망하여 “팥고물 하나 튀어간걸 가지고 뭘 저래?”하고 혼자말 하듯이 중얼거렸다.      그랬더니 신랑은 쥐고 있던 떡 덩이를 장모 앞에 쑥 내밀며 “아니, 이게 팥고물 하나여?”라고 하더란다.   ●가림은 있어야 의복이라 한다      【뜻풀이】       가릴 곳은 어느 정도 가려야 옷이라 한다. 사람도 어느 정도 갖출 것은 갖춰야 사람이라 한다.      【관련 이야기】       옛날 어떤 집에 한 나그네가 찾아와 하룻밤 묵어가자고 했다. 주인은 마침 심심하던 참이라 나그네를 불러들여 저녁을 잘 대접하고 나서 당신 옛날 얘기 할줄 아냐고 물었다. 옛날 얘기 할줄 모른다고 하니까 그럼 바둑 둘줄 아냐고 물었다. 바둑 둘줄도 모른다고 하니까 장기 둘줄은 아냐고 물었다. 장기 둘줄도 모른다고 하니까 그럼 고누는 둘줄 아는가 했다. 그것도 모른다고 하니까 그럼 아는 게 무엇이냐고 물었거든. 그랬더니 밥은 먹을줄 안다고 하더란다.   ●가랑니가 더 문다     【뜻풀이】       같잖거나 시시한 놈이 더 괴롭힌다.     【관련 이야기】      정약용이 전라도 강진으로 귀양 갔을 때 본 얘기다. 하루는 급창이 송사 하러 온 백성을 두고 농간을 하는데 사또는 아무 말이 없는데 제가 나서서 성내어 꾸짖고, 사또는 긴 말이 없는데 제가 나서서 고함을 지르고, 사또는 부드러이 말하는데 제가 나서서 고함을 지르고, 사또는 긴 말이 없는데 제가 나서서 잔소리를 하고, 사또는 명령하지 않는데 제가 큰 소리로 “매우 치라!”고 하더란다.       * 급창: 관아의 노비로서 하루종일 뜰에 서서 사또의 말을 전하는 자.   ●개구리도 옴쳐야 뛴다     【뜻풀이】      무슨 일을 하든지 준비가 필요하다. 그러니 준비가 될 때까지 기다려 달라는 뜻.     【관련 이야기】      옛날에 하루 종일 방구석에 틀어박혀 바퀴사냥만 하는 아이가 있었다. 어머니는 화가 나서 “야, 이놈아, 다른 집 애들은 돈도 많이 벌고 하는데 너는 매일 구들장에 처박혀서 바퀴 사냥만 하고 있으니 이거 어떻게 살겠니?”하고 잔소리를 했다. 그럴 때마다 이놈은 “어머니, 조금만 기다려 보시라우요.”라고 말만 했다. 아이는 얼마후 바퀴사냥을 끝내더니 이번에는 머리카락으로 홀치(올가미)를 만들어서 뛰는 벼룩을 낚아채 잡는 련습을 했다. 이렇게 해서 벼룩을 한마리도 놓치지 않고 잡게 되자 아이는 “이만하면 산짐승 사냥 나가도 쓰겠다.”하며 굵은 밧줄을 가지고 깊은 산중으로 들어갔다.       한 곳에 가니 범이 큰 바위에 올라서서 사방을 둘레둘레 보고 있었다. 아이는 밧줄을 던져 범의 목에 걸고 잡아당겼다. 범은 화가 나서 달려들어 아이를 통째로 집어삼켰다. 아이는 범의 뱃속으로 들어갔다가 똥구멍으로 기여나와서 손에 쥐고 있던 밧줄을 큰 나무에다 잡아맸다.       범은 더욱 화가 나서 이리 뛰고 저리 뛰고 하는데 차츰차츰 범의 모가지는 입으로 들어가고 막판에는 그 모가지가 똥구멍으로 나와서 범은 홀랑 뒤집혀졌다. 아이는 이렇게 범을 잡아가지고 숱하게 돈을 벌었다고 한다.   ●개천에 내다버릴 종은 없다      【뜻풀이】        아무리 못난 사람도 다 쓸모가 있다.      【관련 이야기】      옛날에 여러 사람이 배를 타고 바다를 건너는데 갑자기 풍파가 심해져서 배가 엎어질 지경이 되였다. 배에 탄 사람들은 목숨만 살려달라고 천지신명께 빌었다. 그러나 유독 한 사람만은 거꾸로 제발 죽게 해달라고 빌었다. 누구 덕인지는 몰라도 어쨌든 그후 바람이 자고 파도가 잔잔해져서 배는 무사히 육지에 닿게 되였다. 사람들은 배에서 내리자마자 죽게 해달라고 빌던 사내를 늘씬하게 두들기면서 “이놈아, 무슨 억하심정으로 그렇게 독하게 빌었냐?”하고 욕을 퍼부었다. 그러니까 이 사내는 “당신들, 내 덕에 살아난 줄이나 아쇼.”하며 사람들을 짜악 노려봤다.      사람들은 하도 이상해서 “어째서 당신 덕에 살아났느냐?”하고 물으니까 이놈은 “나는 평생에 원하는 대로 되어본 적이 단 한번도 없소. 내가 원하면 꼭 거구로만 되거든. 그래서 제발 죽게 해달라고 비니까 바람이 잦아서 살게 된거 아니요. 만일 내가 살려달라고 빌었더라면 나도 죽고 당신들도 죽었을거요!”라고 하더란다.   ●검은 머리 가진 짐승은 구제 말란다     【뜻풀이】      사람은 은혜를 잊어버리니 구해줄 필요가 없다.     【관련 이야기】      공주에서 금강을 이십 리쯤 거슬러 올라가면 인불구(人不救)라는 글자가 새겨진 바위가 나오는데 이 바위에는 다음과 같은 전설이 있다.       옛날에 홍수가 졌을 때 한 나무꾼이 이 바위에 나와 물 구경을 하다가 떠내려 오는 뱀과 노루와 한 젊은이를 건져주었다.       그후 노루가 보물을 가져다주어서 나무꾼은 부자가 되었다. 그러자 물에서 꺼내준 젊은이가 시기가 나서 나무꾼이 도둑질해서 부자가 되었다고 무고를 했다. 나무꾼은 노루가 금은보화를 가져다주었다고 자초지종을 설명했지만 사또는 믿지 않았다. 그래서 나무꾼은 억울하게 옥살이를 하게 되였다.       그러던 어느날 사또가 뱀에게 물리는 사건이 일어났다. 사또의 몸은 뚱뚱 붓고 거의 죽게 되였다. 이때 뱀이 옥으로 찾아와 나무꾼을 물고 이상한 풀잎을 주고 사라졌다. 나무꾼도 뚱뚱 부었지만 그 풀잎을 바르자 깨끗이 나았다. 나무꾼은 그 풀잎으로 사또의 병도 낫게 해주었다.       사또는 비로소 나무꾼의 말이 사실이라는것을 알고 나무꾼을 풀어주고 모함한 젊은이를 대신 옥에 가두었다.       짐승도 구해주면 은공을 아는데 사람은 구해줘도 은공을 갚기는커녕 도리어 해치는 수가 많으니 조심하라는 의미에서 “사람을 구하지 말라(인불구)”는 글자를 바위에 새겼다는 얘기.   ●계란에도 뼈가 있다      【뜻풀이】      운수 나쁜 사람은 하는 일마다 되는게 없다. “계란이 곯았다”를 “계란에도 뼈가 있다”는 식으로 재미나게 표현했다. 우리 말 곯을 한자 골(뼈골)로, 한자 골(뼈골)을 우리 말 뼈로 새긴 것.     【관련 이야기】       옛날에 황희 정승이 가난하게 살았으므로 임금이 측은하게 여겨서 하루는 새벽 성문을 열고나서 저녁에 닫을 때까지 그 성문으로 드나드는 물건은 모두 사서 황희 정승에게 주라는 지시를 내렸다. 그러나 그날은 하루 종일 비바람이 몰아쳐서 성문으로 드나드는 사람이 없었다. 다만 날이 어두워서 한 촌사람이 계란 한꾸러미를 가지고 들어왔다.      황희 정승은 그거나마 얻어 가지고 집에 와서 삶아 먹으려고 보니 계란이 곯아서 한알도 먹지 못했다는 이야기.   ●계집 바뀐 건 모르고 젓가락 짝 바뀐 건 아나      【뜻풀이】       정작 중요한 것이 바뀐 건 모르고 시시콜콜한 것이 바뀐 것만 아느냐?       【관련 이야기】       콩쥐가 평양감사의 아내가 되자 팥쥐는 시기가 나서 콩쥐를 물에 빠뜨려 죽였다.       팥쥐는 콩쥐의 옷을 입고 평양감사의 아내 노릇을 했다. 콩쥐는 얼굴이 고운데 반해 팥쥐는 얼굴이 얽고 검었지만 평양감사는 아내가 바뀐 줄도 모르고 있었다.       이웃집 할머니가 이를 분하게 여겨 감사에게 술상을 대접하는데 젓가락을 일부러 짝짝으로 놓았다.       감사가 물었다.       “왜 젓가락을 짝짝으로 놓았소?”      이때 다시 살아서 장롱속에 숨어있던 콩쥐가 나오며 말했다.      “사또는 어째 젓가락 짝 바뀐 건 알아도 계집 바뀐 건 모릅니까?”   ●계집의 곡한 마음 오뉴월에 서리친다      【뜻풀이】       계집이 비뚤어진 마음을 먹고 원한을 품게 되면 오뉴월에도 서리가 내린다.      【관련 이야기】       신립장군이 어느 산중을 지나다가 외딴 집 로처녀를 구해준 적이 있다. 이 처녀는 첩으로라도 데려가 주기를 바랐지만 신립이 “나는 처자식이 있다.”며 거절하자 치마폭을 뒤집어쓰고 지붕에서 뛰여내려 자결하고 말았다.        그런 뒤부터 신립에게 어려운 일이 있을 때마다 이 처녀 귀신이 나타나서 이러이러하면 된다고 가르쳐주는데 가르쳐 준대로만 하면 일이 틀림없이 잘 풀려서 신립은 이 처녀 귀신을 믿게 되었다.       그후 임진왜란이 일어나서 신립은 문경 새재에다 진을 치려고 가는 중인데 처녀 귀신이 나타나 새재로 가는 것보다 충주 탄금대에서 배수진을 치는것이 유리하다고 일러주었다.       처녀 귀신 말대로 배수진을 쳤다가 아군은 아홉번 싸워 아홉번 패하여 전멸하고 신립 또한 전사했다는 얘기.   ●고기는 씹어야 맛이고 말은 해야 맛이다      【뜻풀이】       말을 못하고 꿍꿍거리는 사람에게 속 시원히 털어놓으라고 하는 소리.      【관련 이야기】       옛날에 늙은 소작인 부부가 두꺼비를 아들 삼아 키웠다. 그런데 하루는 두꺼비가 건너집 정승의 딸한테 장가가고 싶으니 그 집에 가서 말 좀 넣어달라고 했다. 두꺼비가 감히 정승의 딸한테 장가를 가? 할멈은 기가 찼으나 두꺼비가 장가 못가면 죽고 말겠다고 하는 바람에 할수 없이 정승의 집으로 갔다.       그렇지만 차마 말을 못하고 하루 종일 삿귀(삿자리의 귀퉁이)만 뜯고 왔다. 할멈은 다음날도 가고 그 다음날도 가서 정승네집 삿귀만 뜯고 있으니까 정승이 “노친네 왜 줄창 오누? 좌우간 무슨 일이 있기에 오지? 말은 해야 맛이라는데 죽을 말이고 살 말이고 해보구려.”하고 말하기를 재촉했다. 할멈은 “이거야 어디 말이나 될 말이요?” 하며 겨우겨우 사정을 이야기했다. 정승은 좌우간 딸들에게 물어나 보자고 해서 딸 셋을 모아 놓고 얘기를 했더니 셋째 딸이 좋다고 해서 두꺼비는 장가를 가게 되였다.       그런데 장가가는 날 두꺼비는 허물을 벗고 고운 새신랑이 되여서 혼례를 치렀다. 이것이 우리 민담에 나오는 유명한 두꺼비신랑 이야기.   ●광주리에 담은 밥도 엎어질 수 있다      【뜻풀이】       틀림없다고 생각되는 일도 잘못될수 있다.      【관련 이야기】       옛날에 어떤 사람이 논에서 벼를 베고 있는데 동네 령감 하나가 와서 “임자, 이제 쌀밥 먹게 됐구려.”하고 말했다. 그러나 이 사람은 “이제 봐야 알지요.”라고만 대답했다.       그후 벼를 찧을 적에 령감이 또 와서 “임자, 쌀밥 먹게 됐구려.”라고 했다. 그러나 이 사람은 또 “이제 봐야 알지요.”라고 했다. 그후 쌀밥을 지어 밥그릇에 퍼놓고 막 먹으려고 하는데 이 령감이 또 와서 “임자, 이제 정말 쌀밥 먹게 됐구려.”라고 했다. 그러나 이 사람은 아직도 “이제 봐야 알지요.”라고 대답했다. 그랬더니 령감은 성이 나서 “밥숟가락을 차악 들고 있으면서도 이제 봐야 알지요가 뭐야? 이놈의 화상, 사람을 놀리네!”하면서 밥그릇을 둘러메쳤다. 그러니까 이 사람은 “그거 보시라고요. 이제 봐야 안다고 안 그럽디까?”라고 하더란다.   ●구멍 봐가며 말뚝 깎는다     【뜻풀이】       조건을 보아가며 일을 추진한다.     【관련 이야기】      옛날에 재산 많고 인물 좋은 과부가 있었는데 이 과부는 수절할 마음이 있어서 늘 가슴에 칼을 품고 다니며 “누구든지 나한테 사내 얘기를 하든지 시집가라는 말을 하는 사람은 찔러 죽인다.”고 했다. 그래서 이 과부한테는 개가하라는 사람도 없고 집적거리는 사람도 없었다.       이웃 동네에 한 홀아비가 이 소식을 듣고 어디서 큰 칼을 구해가지고 휘두르고 다니면서 “세상에 어떤 놈이든지 날보고 다시 장가들라고 하는 놈이 있으면 당장에 이 칼로 쳐 죽일테다.”하고 큰소리를 치기 시작했다.       그러던 어느날 홀아비는 허리에 장검을 차고 과부가 늘 다니는 뒤산 밑 샘에 가 있다가 과부가 물 길러 오는것을 보고는 칼을 뽑아들고 “미친놈들 같으니라고. 날보고 장가들라고? 십여년이나 수절하고 있는 나를 보고 어쩌라고? 이놈이 이리 도망쳐 왔는데 어디로 갔지? 나오기만 해봐라. 단칼에 쳐 죽여야지. 내가 한번 결심한 이상 내 마음 변할 줄 알고?”하면서 큰 소리로 중얼거렸다. 과부가 가만히 들어보니 자기하고 방불하거든 “세상에 저런 남자도 다 있나? 저런 남자라면 상종해도 일 없겠다!”하고 감탄하고 있는데 남자가 곁으로 오더니 “에이, 한참 소리를 질렀더니 목이 마르다. 여보시오. 나 물 한바가지 떠주시오.”라고 했다. 과부가 물 한바가지를 떠서 주니까 이 남자는 물을 벌떡벌떡 마시고는 바가지를 휙 던져주고 아무 말도 안하고 가버렸다.       이런 일이 있은후 과부는 길에서나 밭가에서 홀아비를 만나면 눈인사를 하게 되고 또 차츰 짧은 입인사도 하게 되였는데 세월이 지나고 보니까 서로 허물이 없게 되여서 홀아비는 과부네 집을 드나들면서 나뭇단을 부엌에 들여다주고 마당 것을 헛간에다 들여주기도 했다. 그러다가 둘은 점점 가까워져 혼인했다고 한다.   ●귀때기 떨어졌으면 다음에 와 찾지       【뜻풀이】        꾸무럭대지 말고 한시 바삐 이 자리를 떠나자는 뜻.       【관련 이야기】       일국의 권세를 쥐고 흔들던 우암 송시렬이 로년에 괴산 화양동에 내려와 은거하고 있을 때 얘기다.       어느날 남쪽으로 부임하는 병사의 행차가 호기 있게 화양동 앞을 지나가고 있었다. 젊은 병사의 행차니 오죽이나 요란한가.       “물렀거라!”는 소리가 요란하니까 촌사람들은 모두 꿇어 엎드려 있었다. 그런데 웬 늙은이 하나만은 장죽을 입에 물고 물끄러미 쳐다보고 있거든. 병사는 괘씸해서 “여봐라. 저놈을 당장 잡아와 굴복시켜라.”하고 호령했다. 부하가 곧 가서 늙은이를 잡아와 병사 앞에 무릎을 꿇렸다. 병사는 “네가 누군데 감히 병사 행차를 우습게 보느냐? 네 이름이 무엇이냐?”하고 호령조로 물었다. 늙은이는 “예예, 잘못되였습니다. 소생의 이름은 송시렬이라고 합니다.”하고 대답했다. 병사가 들어보니 이거 큰일 났거든. 그렇지만 병사는 기지를 내서 “네 이놈, 네가 감히 그분이 누구라고 그 어른 함자를 도용해 가지고 송시렬이라고 하느냐? 이런 무례한 놈이 어디 있느냐?”하고는 부하들을 돌아보며 “저놈은 아마도 정신이 돈 놈일 게다. 저런 돌은 놈을 상대할것 없이 이 바쁜 행차를 어서 가자!”하고는 풍우처럼 거기를 떠나버렸다고 한다.   ●귀머거리는 제 마음에 있는 소리만 한다      【뜻풀이】      귀머거리는 듣지를 못하니까 제 마음에 있는 소리만 한다. 남의 얘기는 들을 생각도 안하고 제 얘기만 하는 사람을 놀리는 말.      【관련 이야기】       옛날에 온 식구가 몽땅 가는귀를 먹은 집이 있었다. 하루는 방에 둘러앉아 아침을 먹고 있는데 나무장수가 “나무 사려! 나무 사려!”하고 지나간다. 영감이 그걸 듣고 “이 늙은 걸 어쩌자고 또 부역을 나오라는 거여?”하고 화를 벌컥 내니까 마누라가 “점잖지 못하게 밥에 돌 좀 들었기로 그렇게 화낼 건 뭐우?”하고 쫑알거렸다. 그러자 아들이 “저 요새 술 안 먹어요.”하고 시치미를 떼니까 며느리는 “어제 콩죽 사온 거 어린애 먹이려고 사온거지 저 먹자고 사온 줄 아세요?”하고 얼굴을 찡그렸다. 그러자 계집종이 “아침에 생선 사고 남은 돈 저 한푼도 안 떼여먹었어요.”하며 도리질을 치니까 머슴은 “이놈의 집구석은 아무것도 아닌걸 가지고 나가라 말라 해!”하며 밖으로 팽하니 나갔다.        이때 마침 거지 늙은이가 밥을 얻으러 들어왔다가 이 광경을 보고는 하도 기가 막혀서 저 화상들한테 밥 좀 달라고 했다가는 몇날 며칠이 걸릴지 몰라 허기 만나 죽겠다 하고 말도 걸어보지 않고 나가더란다.   ●길쌈 잘하는 첩     【뜻풀이】       이 세상에서 구할수 없는 물건. 첩은 얼굴을 팔아먹고 사는 인간이라 일을 하지 않는다.      【관련 이야기】       옛날에 어떤 첩이 길쌈 잘한다는것을 보이려고 서방에게 삼을 사다 달라고 했다. 그래서 삼을 사다주니까 “이것도 뚝따리(못 쓸 것), 저것도 뚝따리.”라고 하면서 울 너머로 훌훌 던져버렸다. 큰 마누라는 첩이 버린 삼을 주어다가 베를 짜고 옷을 곱게 지어서 농에다 차곡차곡 쌓아 놓았다. 어느날 동네에 광대패가 들어왔는데 첩은 입고 갈 옷이 없어서 큰 마누라에게 옷을 빌려달라고 했다. 큰 마누라는 장농을 열고 옷을 꺼내더니 “이것은 자네가 버린 뚝따리로 만든 옷이라 못 쓰겠고, 이것도 뚝따리라 못 쓰겠고.”하면서 옷 자랑만 하고 빌려주지 않았다. 첩은 제가 한 짓거리가 있으니까 아무 소리도 못했다.        그런데 구경은 가고 싶고 옷은 없고 하니까 항아리속에 들어앉아서 서방보고 지고 가달라고 했다. 서방은 첩이 든 항아리를 지고 구경터로 갔다. 첩은 항아리에서 고개만 내놓고 구경하고 있는데 광대 하나가 녀자가 목만 내놓고 구경하는것이 요상해서 담배대로 항아리를 탁 쳤다.       그러니까 항아리는 깨지고 벌거벗은 녀자가 툭 튀어나왔다. 구경꾼들이 벌거벗은것을 보고 웃으니까 첩은 그만 부끄러워서 어쩔 줄 모르고 이리 살살 저리 살살 기어 다니다가 집 없는 달팽이가 되였다고 한다.   ●까마귀 학이 되랴      【뜻풀이】       못난 놈이 갑자기 잘난 놈이 되겠는가?      【관련 이야기】       옛날에 바보 신랑이 처갓집에 가겠다고 하니까 어머니가 술, 부침개, 인절미 그리고 닭 한마리를 싸주었다. 신랑은 가다가 고갯마루에서 보따리를 풀어보았다.       그런데 뭐가 뭔지 이름을 몰라서 하나하나 들춰 보다가 이름을 제멋대로 지었는데 인절미는 늘렸다 놓으면 쪼르르 줄어든다고 해서 늘 쪼르래기, 부침개는 기름이 질펀하니까 질펀이, 술은 흔들어보니 울렁출렁 소리가 나서 울렁출렁이, 닭은 꺽꺽 울며 날개를 푸드득거린다고 해서 꺽꺽푸드더기라고 지었다.        처갓집에 도착하자 장모가 맞으러 나오며 물었다.        “뭐를 그렇게 많이 가져오나?”       “예, 늘쪼르래기하고 질펀이하고 울렁출렁이하고 꺽꺽푸드더기 가져왔어요.”       무슨 소린지 알수가 없어서 짐을 풀어보니 인절미, 부침개, 술, 닭이 나오거든. 장모는 기가 막혀서 “아니, 이거 바보 아냐?”하며 부지깽이로 사위를 때렸다.        색시는 바보 신랑을 뒤곁으로 데리고 가서 “가지고 온 거는 인절미, 부침개, 술, 닭이니 우리 아버지가 묻거든 그렇게 대답하세요.”하고 가르쳐 주었다.       장인이 들어오니까 장모는 “이거 바보 사위를 얻어서 야단났수다.”하고 사위 흉을 보았다.        그러나 장인이 사위를 불러서 뭐뭐 가져왔냐고 물으니까 사위는 색시가 가르쳐 준 대로 인절미, 부침개, 술, 닭이라고 제대로 댔다. 장인은 사위가 물건 이름을 제대로 대니까“이놈의 녀편네, 아무렇지도 않은 사위보고 바보라고 해?”하며 장모를 때리려고 달려들었다.       장모가 맞지 않으려고 도망가는것을 보고 사위란 놈 뭐라고 하긴 해야겠는데 “장모”란 말도 생각이 안 나고 “도망간다”는 말도 생각이 안 나니까 “고놈에 노친네, 일루루(이리로) 간다 델루루(저리로)간다.”라고 하더란다.   ●꿈은 아무렇게나 꾸어도 해몽만 잘하면 된다      【뜻풀이】        매사를 락천적으로 생각하라는 말.      【관련 이야기】       고려말에 리성계가 왕이 되고 싶어 경상도 남해 섬의 금산에 가서 백일기도를 드렸다. 기도가 끝나고 나서 그는 연 사흘동안 이상한 꿈을 꾸었다. 첫째날은 서까래 세 개를 등에 지는 꿈이고 둘째날은 목 없는 병이 보이고 셋째날은 큰 가마솥에 들어가는 꿈이었다. 하도 이상해서 점쟁이 로파네 집을 찾아갔는데 마침 점쟁이 로파가 없어서 그 딸에게 물어보았더니 “서까래 세개는 관에 끌려가서 곤장 세대를 맞는 꿈이고, 목 없는 병은 목 잘리는 꿈이고, 큰 가마솥은 팽형을 받을 꿈입니다.”하고 해몽해주었다.       리성계는 화가 나서 집으로 돌아가다가 로파를 만났는데 로파는 정반대로 “서까래 세개를 등에 지면 왕(임금왕)자가 되니 왕이 되는 꿈이고, 목 없는 병을 들려면 누구나 조심해야 하니 조심하고 우러러 보는 인물이 되는 꿈이고, 큰 가마솥에 들어가는것은 금성철벽 같은 굳은 성채로 들어앉는 꿈입니다.”하고 해몽해주었다.       리성계는 대단히 좋아했다. 그후 리성계는 로파가 해몽해준것을 믿고 적극적으로 거사를 진행시켜 왕이 되였다.     02 나 ● 나는 바담풍해도 너는 바람풍해라 【뜻풀이】 자기 자신은 잘하지 못하면서 남에게는 잘하라고 한다. 【관련이야기】  옛날에 한 령감이 사랑방에 있는데 안경장사가 와서 잘 보이는 안경을 사라고 했다. 령감은 그 안경을 써봤더니 눈으로 보는것과 똑같이 잘 보여서 안경을 샀다. 그러나아들이 나중에 보고“아버님, 이건 알은 없고 테만 있는 안경인데요.”라고 하자 령감은 안경을 손가락으로 찔러보고“아뿔사, 그놈한테 속았구나.”라고 했다. 며칠후 며느리의 친정어머니가 다니러 왔다. 그런데 며느리가친정어머니를 보고 어머니라고 부르는것을 듣고서 령감은 딴 생각이 났다. 령감은 홀아비로 허전하게 지내는터라 며느리를 불러“며늘아가, 너는 나보고‘아버님!’하고 부르고 너의 친정어머니보고는 ‘어머니!’하고 부르니 어매 아베가 한 방에서 자도 괜찮겠구나. 그러니 오늘부터 한방에서 자게 하자.”라고 말했다. 그러나 며느리는 안된다고 했다. 그후 령감은 늙어 죽게 되였는데 평생 깨달은 바를 알려주려고 자손들을 다 불러놓고“얘들아, 내 말을 잘 들어두어라. 첫째, 안경을 살 때는 반드시 손가락으로 찔러보고 사거라. 둘째, 며느리가 친정어머니보고 어머니라고 부른다고 한 방에서 같이 자겠다고 하지 말아라. 내 이 두 가지를 유훈으로 남겨주니 명심하고 그래도 시행하라.”라고하더란다.   ● 락수물은 떨어진데 또 떨어진다 【뜻풀이】  한번 버릇이 들면 고치기 어렵다. 【관련이야기】  옛날에 한 령감이 소를 팔러 장에 갔더니 사돈령감도 소를 팔러 장에 와있었다. 이 령감이 반갑게 인사를 하고“나는 암소를 팔고 황소를 사러 왔소.”라고 하니까 사돈은“황소를 팔고 암소를 사러 왔다.”고 말했다. “이거 마침 잘 됐소. 서로바꾸기만 하면 되겠구만.” 두 령감은 사이좋게 황소와 암소만 서로 바꿔 가졌다. 두사람은 일이 기막히게 잘 된 터라 기분 좋게 술집으로 가서 주거니 받거니 하다가 술이 잔뜩 취해가지고 해 넘어갈 무렵 각기 바꾼 소를 타고 집으로향했다. 그러나 사람은 소를 바꿨다지만 소야 바꾼 줄을 알게 뭔가? 낙숫물이떨어진데 또 떨어지듯 소는 원래 자기 집으로 갈 뿐이었다. 다음날 아침 눈을 떠보니 자기 옆에 누워있는 녀자는 자기 마누라가 아니고 사돈 마님이거든. 이 령감 깜짝 놀라서“이크, 우리집에서도 야단이 났겠구먼.”하고 죽어라고 집으로 쫓아가더란다.   ● 란시에는 앉은뱅이도 삼십리를 간다 【뜻풀이】  급하면 다 하게 되어 있다. 【관련이야기】  선조 임금의 어의 양예수는 천하없이 권세가 높은 대신들이 병을 봐달라고 해도 다리가아파 걷지를 못한다는 핑계로 대신들의 병을 봐주지 않았다. 그러나 임진왜란이 나서 의주로 파천을 갈 때는 워낙 다급하니까 그 아픈 다리로도 잘 걸었다. 이것을 보고 이항복은“허허, 양동지의다리병에는 난리탕이 그만이로군!”라고 해서 사람들을 웃겼다는 얘기.   ● 난쟁이 교자군 참여하듯 【뜻풀이】  가마군은 키가 똑같이 골라야 하는데 난쟁이가 저도 하겠다고 한다.축에 끼지 못할 사람이 끼여드는것을 비웃는 말. 【관련이야기】 옛날 어느 집 사랑방에 날마다 동네 로인들이 모여서 우스운 얘기를 하며 노는데 정작 이 집 주인령감은가는귀가 먹고 눈이 어두워서 친구들이 웃을 때 같이 웃지를 못했다. 그래서 하루는 친구들에게“여보게들, 나는 보고 듣는 것이 시원치 않아서 자네들이 웃을 때 웃지를못하니 웃을 일이 있거든 나도 같이 웃게 옆구리 좀 찔러주게.”하고 부탁했다. 친구들은 그러마고 약속을 했는데 막상 웃는 대목에 가서는 주인의 옆구리를 찌르는 것을 번번이 잊어버리고만다. 한 친구가 미안한 생각이 들어서 다 웃고 난 다음에 주인의 옆구리를 쿡쿡 찌르니까 주인은 우스워죽겠다고 손뼉을 치며 “이 사람들아, 자그만치웃겨라. 이러다간 배꼽이 떨어지겠다.”라고 하더란다.   ● 남의 눈에 눈물 내면 제 눈에는 피가 난다 【뜻풀이】  남에게 모진 짓을 하면 더 심하게 앙갚음을 당한다. 【관련이야기】  전국시대에 방연과 손빈은 한 선생 밑에서 동문수학한 사이였다. 방연이 먼저 위나라에 가서 벼슬을 살자 손빈이 따라가서 같이 벼슬을 살았다. 그러나 방연은 손빈의 재주를 시기하여 손빈을 외국 첩자로 몰았다.방연은 손빈의 얼굴에“외국과 내통한 자”라는먹 글씨를 새겨 넣고 무릎 뼈를 도려냈다. 손빈은 꼼짝없이 앉은뱅이가 되고 말았다. 그후 손빈은 미친 사람 행세를 해서 방연의 눈을 속이고 제나라로 탈출하는데 성공했다. 몇년 후 제나라와 위나라가 싸울 때 얘기다. 제나라 군사손빈은 위나라 군대를 유인하려고 밥짓는 아궁이를 처음에는 10만개 파놓고 그 다음에는 5만개, 또 그 다음에는 3만개, 이런 식으로 차차 줄여 파면서 퇴각했다. 위나라 장수 방연은 이게속임수인지도 모르고 “제나라 사람들은 겁이 많다더니 과연 그 말이 맞구나. 이 아궁이를 봐라. 벌써 반수 이상이 달아났잖아! 이제 이기는 건 시간문제다.”하고 기뻐하며 젊고 날랜 소수 병력만데리고 급하게 추격했다. 그러나 손빈은 어느 고개에 매복해 있으면서 큰 나무 껍질을 벗기고 “방연은 이 나무 밑에서 죽는다.”라고 써놓고는 방연을 기다리고 있었다. 방연이 강행군으로 밤늦게 도착하여 나무에 써있는 글자를 보려고 불을 켜자 매복해있던 만명의 궁노수가 활을 쏘았다. 결국 방연은 고슴도치가 되여 죽었다.   ● 남의 말 하기는 식은 죽 먹기 【뜻풀이】  남의 잘잘못을 끄집어내서 말하기는 매우 쉬운 일. 【관련이야기】  옛날에 어느 정승의 아들이 무식쟁이에다 말썽군이어서 아비의 속을 썩였다. 아비는 타이르기도 많이 하고 야단도 많이 쳤지만 별로 나아진 것이 없어서 아예 꼴을 안 보면 속이 편할것 같아아들을 어떤 고을의 원으로 내보냈다. 그렇지만 그후에도 저게 원 노릇을 잘 할까, 늘 걱정이되여 하루는 장황하게 훈계하는 편지를 써보냈다. 얼마 있다가 아들한테서 답장이 왔다. 아들은 무식하니까 글로는 못써보내고 그림편지를 보냈는데 편지에는 빗자루와 죽사발이 그려져 있었다. 정승은 이게 무슨 뜻인가 아무리 생각해도 모르겠어서 어느 대신에게 편지를 해석 해달라고 부탁했다. 대신은 곰곰히 들여다보더니 “빗자루는 자기 앞이나 잘쓸으라는 얘기구요, 죽사발은 남 말하기는 식은 죽 먹기라는 뜻같네요.”라고하더란다.   ● 남이 장에 간다 하니 거름 지고 나선다 【뜻풀이】  남이 좋은 옷을 입고 장에 간다 하니 거름을 푸다 말고 거름통 지고 따라 나선다. 주대없이 남을 따라 한다. 【관련이야기】  옛날에 시골사람 하나가 서울에 올라왔다가 길가 로점에서 파는 풀을 음식인줄 알고 사먹었다. 서울 사람이 지나가도 보고 “아니,이거 천치 아냐? 옷에 먹이는 풀을 사먹다니!”하며박장대소를 했다. 시골사람은 무료해서“허, 당신 모르는 소리요. 이게 허리 아픈데는 그만이라우.”하고 둘러댔다. 그랬더니 서울 사람도 마침 허리병으로 고생을 하던터라그걸 약인줄 알고 사먹었다. 그러니까 시골 사람이 일어나며 “허, 별놈 다 보겠다. 나야 모르고 먹었지만 알고 먹는 이놈은 상천지아냐!”하며 길이 떠나가라 웃더란다.   ● 낮에 난 도둑 【뜻풀이】 벌건 대낮에 남의 것을 빼앗아 가는 놈. 【관련이야기】 함경도는 녀진족과 접해 있었기때문에 사또를 보낼 때 무관으로 뽑아보내는것이 관례였다. 이 무관 사또들은 조정으로부터 멀리 떨어져 있어서 제 마음대로 혹형을 일삼고 세금을 지나치게 받아냈다. 간혹 문관을 보내기도 하지만 문관 역시 좋은 사또감은 매우 드물었으므로 백성들은 그들을 낮도적이라고 불렀다. 어떤 함경도 사람이 처음으로 서울에 왔는데 성균관 앞길에 이르자 친지에게 물었다. “이곳은 무슨 관청이야?” 그랬더니 그 사람은 “응, 이곳은 조정에서 낮도적들을 모아서 기르는 못자리야.”라고 하더란다.   ● 내 부모 나쁘다고 내버리고 남의 부모 좋다고 내 부모라 할까 【뜻풀이】  부모자식간은 천륜이라 끊을수 없다는 뜻. 【관련이야기】  춘추시대 정장공은 동생과 함께 모반을 꾀한 어머니를 용서할 수가 없어서“내 황천에 가기전에는 다시 어머니를 만나지 않겠소.”하고 맹세했다. 정장공은 곧 후회했지만 자신이 한 맹세때문에 어머니를 만나지 못하고 있었다.이때 영고숙이란 사람이“적당한 곳에 땅을 파서 샘물이 나거든 그곳에 지하실을 만드시오. 그러면 거기가 곧 황천이 아니겠습니까?”하고 계책을 가르쳐주었다.정장공은 어느 산아래에 지하실을 파고 어머니를 모신후에 사닥다리를 타고 내려가 어머니에게 절하며“저의 불효를 용서해주십시요.”하고 울었다. 어머니도 같이 눈물을 흘렸다. 정장공이 어머니를 모시고 손수 말고삐를 잡고 서울로 돌아올 때 백성들이 길에 나와서 같이 기뻐했다고한다.   ● 내 울음이 정 울음이냐 【뜻풀이】  내가 하고 싶어서 하는게 아니라 마지못해 하는 거다 【관련이야기】  옛날에 한 령감이 무남독녀 외딸을 고이 길러 시집보내고 어떻게 사는가 궁금하여 딸네집을 갔다. 그러나 딸은 아버지를 대접하기는커녕 베틀에 앉아서 마저 베를 짜야 한다는 핑계로 내려와보지도 않았다.  화가 나서 집에 돌아온 아버지는 딸이 어떻게 나오나 보려고 자기가 죽은 척 거짓 부고를 냈다. 딸은 신을 벗어들고 울며 쫓아와서 “아이고, 불쌍한 우리 아버지! 저번에 오셨을 때 내가 씨암탉도 잡아주고 떡도해드렸더니 저 건너 개똥밭 세마지기하고 우물 앞 오려논(올벼를 심는 논) 닷마지기도 주신다고 했는데 이렇게 빨리 돌아가시다니!”하며 애고애고 울었다. 병풍뒤에 숨어있던 아버지가 불끈 일어나며“이년아, 내가 정말로 죽은 줄 알았냐?”라고 했더니 딸은“그럼 내 울음이 정 울음인줄 알았소?”라고 하더란다.   ● 너무 고르면 지내 고른다 【뜻풀이】  너무 고르면 지나쳐서 오히려 나쁜 것을 고르게 된다. 【관련이야기】  옛날에 한 부자가 무남독녀 외딸을 두고 사윗감을 고르는데 보통 총각은 안되고 재주있는 사람이라야 된다고 방을 써붙였다.  그후 벼라별 재주를 가진 총각들이 숱하게 찾아왔지만 성에 차지 않아 다 퇴짜를 놓고 딸을 늙혀가고 있을 무렵 하루는 누더 기 차림에 못생긴 로총각이 찾아와서 맑은 하늘을 가리키며 오늘 비가 올테니 빨래며 곡식을 치우라고 말했다. 비설거지를 끝내고 났더니 과연 소나기가 쏟아졌다. 그후에도 로총각이 비가 온다고 하는 날은 꼭꼭 비가 와서 령감은 총각의 지감에 탄복하고 드디여 사위로 삼았다. 혼례를 올리고 나서 어느날 령감은 사위를 보고 너는 어째서 그렇게 비가 오고 안 오는 것을 잘 맞추냐고 물었더니 사위가“별 거 아녜요. 전 몇해전부터 옴이 올라서 비가 오려고만 하면 사타 구니가 가려워 견딜 수가 없거든요.”라고 하더란다. ● 눈 가리고 아웅 【뜻풀이】  가랑잎으로 눈만 가리고 고양이인 척 아웅한다. 속이뻔히 들여다보이는 짓으로 남을 속이려 든다. 【관련이야기】  옛날에 어떤 사람이 희한한 가랑잎이 있다는 소문을 들었다. 그 가랑잎을 이마에 붙이면 몸이 감쪽같이 안 보인다는것이다. 그는 산에 가서 가랑잎을 한짐 해다가 방에 쏟아놓고 아내에게“이제부터생전 놀고먹게 될 보물을 찾을 테니까 잘 보고 내가 묻는 대로 대답해여.”라고 해놓고는 가랑잎을 하나집어 이마에 붙이고“내 모습이 뵈는가?”하고 물었다. 마누라는 보이니까“보여.”라고대답했다. 서방은 또 다른 가랑잎을 붙이고“뵈는가?”하고 물었다. 이렇게 해서 내외간에“뵈는가?”와“보여!”를 밤새도록되풀이 하는데 밤은 깊어가고 졸음은 솔솔 와서 마누라는 마침내“에라,모르겠다.”하고“안 보여!”라고 해버렸다. 서방은 안 보인다는 말을 듣고 좋아서“참말로 안 보여?”하고 물었다. 마누라는 하품을 하면서“안 보이니까 안 보인다고 하지! 왜 자꾸 물어싸?”하고는 팩 드러누워버렸다.  서방은“보물을 이제야 찾았구나.”하고 다음날 그 가랑잎을 이마에 붙이고 곧장 옷감가게로 가서 비싼 옷감을 들고 나오다가 주인과 행인들에게 붙잡혀서뒤지게 뚜들겨 맞았다고 한다.   ● 눈은 있어도 망울이 없다 【뜻풀이】  보기는 보는데 중요한 것은 못 본다. 【관련이야기】  옛날에 오리를 기르는 령감이 있었는데 이 령감은 저녁마다 오리를 짝지어 세곤 했다.  어느날 하인이 오리 한마리를 잡아먹었다. 그날 저녁 령감이오리를 세어보니까 한마리가 모자라거든. 령감은 하인을 불러다놓고 매를 때리며“이놈, 주인 몰래 오리를 잡아먹었지? 래일 장에 가서 당장 사다놔야지 그렇지않으면 내쫓을라.”하고 으름장을 놓았다.  하인은 그날 밤에 오리를 또 한마리 잡아먹었다. 다음날저녁에 오리를 세어보니까 짝이 딱 맞거든. 그러니까 령감이“그러면그렇지, 매를 맞더니 즉시 사다 놨군! 역시 매는 때려야해.”라고 하더란다. ● 눈치를 사먹고 다닌다 【뜻풀이】  눈치가 없는 사람이라 돈을 주고 눈치를 사먹고 다닌다. 눈치가전혀 없다. 【관련이야기】  흥보가 량식을 얻으려고 놀보를 찾아가서 “떠나온지 몇해만에 안녕하옵신지요?”하고 공손히 절을 하자 놀보는 일부러 모르는 체하고 물었다.  “뉘신지요?”  흥보는 정말 모르는줄 알고 일러주듯 말했다.  “갑술년에 나간 흥보요.”  놀보는 그래도 모르는 체 “흥보? 흥보? 일년 세경 먼저 받고 모 심을 때 도망한 놈, 그 놈은 황보렷다. 쟁기질 보냈더니 소가지고 도망한 놈, 그놈은 숭보렷다. 흥보? 흥보? 아무래도 모르겠는 걸.”하고 시치미를 떼었다.  흥보가 눈치가 있는 사람이면 수작이 이러하니 무슨 량식 부탁을 하겠느냐? 썩 일어나서 나왔으면 매도 안 맞을 것을 좀 더 자세히 알려주면 뭐라도 줄줄 알고 “형님 친동생 흥보요.”라고 하더란다.   ● 늙은 말이 길을 안다 【뜻풀이】  경험이 많은 로인이 방법을 안다. 【관련이야기】  옛날에 고려장이 있을 때 이야기.  한 아들이 칠십이 넘은 어머니를 차마 고려장 시킬수 없어서 움속에 숨겨두고 아침저녁으로 먹을것을갖다 드렸다. 이즈음 중국 황제가 조선왕한테 재로 새끼를 꼬아 보내라는 통지를 보냈다. 짚으로 새끼를 꼴 수는 있지만 재로 어떻게 새끼를 꼬아? 조정에서는당황하여 어쩔줄 모르다가 재로 새끼를 꼬아오는 사람한테는 큰 상을 내리겠다는 방을 내걸었다.  효자는 움에 숨어있는 어머니에게 좋은 방법이 없겠냐고 물었다. 어머니가딱한 듯이 말했다. “새끼를 꼬아서 태우면 재로 꼰 새끼가 되는데 넌 그것도모르느냐?”  효자는 새끼를 태운 재를 나라에 바치면서 문제를 푼 것은 고려장 시킬 어머니라고 솔직히 얘기했다.   임금은 로인의 지혜에 감탄하고 고려장 법을 없앴다고 한다. 03 다 ●다북쑥도 삼밭에 나면 곧아진다 【뜻풀이】  줄기가 곧지 못한 다북쑥도 줄기가 곧은 삼밭에 나면 같이 곧아진다. 보고 배우는 환경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뜻. 【관련이야기】  옛날에 한 부부가 늦둥이를 낳았는데 그 아들이 얼마나 귀여운지 아버지란 사람이 아들한테“너 웃목에 가서 엄마 때리고 오너라.”하고 시켜서 아이가 제 엄마를때리고 오면 잘한다고 깔깔 웃고, 어머니란 사람 또한 아들한테 “너아랫목에 가서 아버지를 때리고 오너라.”하고 시켜서 아이가 제 아버지를 때리고 오면 좋다고 웃었다. 아이는 그것을 본보기로 알고 자랐는데 아버지가 죽은 다음에도 나무를 해오거나 밭에서 김을 매고 오거나집에 돌아오면 제 어머니를 때리고 보는 게 일이었다. 어려서는 어린애 매가 돼서 귀엽게 받았지만 나이열댓살이 돼서도 제 어머니를 때리니 어머니가 고통을 견딜 수가 없어서 그러면 안된다고 타일러도 아들은 듣지 않았다. 어려서 배운 버릇 때문에 아들은 툭하면 때리고 어머니는 걸핏하면 매를 맞고 사는 지옥 같은 생활이 계속되었다. 그러던 어느날 아들은 거기서 십리쯤 떨어져 있는 효촌이란 마을의 유명한 효자 경증군 댁에 심부름을가게 되였다. 그런데 거기 가서 경증군이 하는 행동을 가만히 살펴보니까 저녁에 어머니 이불을 펴드리고아침에 문안 인사드리는 것과 부모에게 음식을 드리는 것과 부모의 뜻을 받들어서 움직이는 것 하나하나가 자기가 어머니에게 대하는 것하고는 전혀 다르거든. 이 아들은 그날밤 효자의 행동거지를 배워가지고 다음날 집으로 돌아와서 어머니에게“저는 어려서 부모를 때리는 것을 효도로 알았는데 어제 경증군 댁에 가서 부모에게 효행을 하는 것을 보니까 제효하고는 전혀 달랐습니다. 어머니, 제가 잘못했습니다.”하고 울며 빌었다. 그리고는 그날부터 어머니가 돌아가실 때까지 극진한효를 드렸다. 이 사람의 이름이 양수척인데 양수척의 효자비는 청주에서 서쪽으로 이십리쯤 떨어진 곳에 세워져 있다.   ●당나귀 량반 행세를 하려 든다 【뜻풀이】  량반을 태우고 다니는 당나귀가 량반 행세를 하려 든다.밑에 놈이 높은 사람의 배경을 믿고 자세를 하려 든다. 【관련이야기】  옛날에 짐만 싣던 당나귀가 하루는 량반을 태우고 장에 나갔더니 많은 사람이 절을 했다. 당나귀는 제가 잘 나서 절을 하는 줄 알고 다음날 마부가 짐을 실으려 하자 안 싣겠다고 버티다가 오지게 뚜들겨맞았다고 한다.   ●도둑맞고 죄 된다 【뜻풀이】도둑을 맞으면 공연히 이 사람 저 사람을 의심하게 된다는 뜻. 【관련이야기】  옛날에 한 부자가 있었는데 한번은 장마가 져서 토담이 허물어졌다. 이때 아들과 이웃집 사람이 허물어진 담을 빨리 고치지 않으면 도둑이 들것이라고 충고했다. 그런데 그날 밤 과연 도둑이 들어 재물을 훔쳐갔다. 그러자 부자는아들에게는 선견지명이 있다고 칭찬하면서도 이웃에 대해서는 수상하다고 의심을 하더란다.   ●달아나면 쌀밥 줄게 【뜻풀이】 삼십육계 줄행랑이 최고. 무조건 달아나라. 【관련이야기】  옛날에 홍문관 교리로 있던 이장곤이 연산군에게 미움을 받아 거제도로 귀양을 갔는데금방 사약이 내릴것 같아 사약을 먹고 죽느니 차라리 물에 빠져 죽으려고 절벽에서 뛰어내리려 했다.  그러나 그 순간 오래 전에 친구 정희량이가 “자살할 생각이나거든 뜯어보라”고 한 종이 봉지가 생각나서 염랑을 끌러 조그만 종이 봉지를 꺼냈다. 그 봉지를 떼고 보니 봉지 속에 또 봉지가 있고, 속봉지를 떼고보니 속봉지 속에 또 봉지가 있는데 그 셋째 봉지 위에“거제배소개탁”이라고씌어 있었다. 이 교리가 놀라서“이 사람이 귀신인가? 내가 거제로 귀양올 것을 어찌 알았지?”하고 급히 셋째 봉지를 뜯으니그 속에서 종이쪽 하나가 떨어졌다. 그 종이쪽지에는“주위상책 북방길”이라고씌여 있었다. 북방길로 달아나는게 상책이라는 뜻이다. 이 교리는 종이쪽을 정신없이 들여보다가 홀연히 깨닫고 밤배를 타고 거제를 빠져나왔다. 그리고는 북쪽길만 바라보고 걸식을 하며 산길로 함흥까지 도망쳤다. 그는거기서 백정의 딸과 혼인하여 숨어 지내다가 중종반정 때 세상에 나왔다고 한다.   ●대대 곱사등이 【뜻풀이】  대대로 곱사로 내려오는 집안. 그 아버지나그 아들이나 똑같다는 뜻. 【관련이야기】  옛날에 아버지가 아들 형제를 데리고 산소에 성묘하러 가다가 꿩의 꼬리털 하나를 주웠다. 그 꼬리가 아롱아롱하고 보기가 좋으니까 작은 놈이“이것이 이렇게좋을 적에는 필경 토끼 꼬리겠지요?”하고 물었다.  그러니까 큰 놈이“쪼그만 토깽이가 어떻게 이렇게 긴 꼬리를갖고 있겠냐? 긴 것을 보니 노루 꼬리가 틀림없구먼.”라고했다. 아들 형제가 하는 얘기를 듣고 있던 애비가“얘들아, 내가 죽으면 아무것도 몰라서 남한테 우세하겠다. 내 가르쳐주마. 이 길고 아롱아롱한 걸 봐라. 호랑이 꼬리가 분명하다.”라고 하더란다.   ●대신집 송아지 백정 무서운줄 모른다 【뜻풀이】  윗사람의 배경을 믿고 함부로 까불지만 너 언제 혼날 날 있다. 【관련이야기】  광해군 때 어느 재상의 하인에 돌쇠라는 망나니가 있었는데 성미가 거칠고 교만한데다가술버릇이 지나쳐 툭하면 싸움을 걸고 아무나 함부로 때렸다. 그러나 재상의 권세가 무서워 감히 돌쇠를건드릴 사람이 없었다.  안하무인으로 놀던 돌쇠는 어느날 광해군의 호위 무관인 강익이라는 사람에게 행패를 부리다가 단 한방에맞아 죽었다. 강익은 재상을 찾아가“댁의 하인이 하도 무례해서죽였습니다.”하고 사과했다.  재상은 처음엔 놀랐지만 사내다운 솔직한 성격을 보고 강익을 용서해주었다고 한다.   ●대학을 가르칠라 【뜻풀이】  혼내줄까 보다. 【관련이야기】  옛날에 불학무식한 한 농사군이 글을 배우고 싶어서 훈장에게 대학을 배웠다. 그렇지만 의관을 바로 하고 하루 종일 꿇어앉아 무슨 소린지도 모르는 얘기를 듣고 있자니까 거의 미칠 지경이었다.  하도 혼이 난 나머지 다시는 글을 안 배우겠다고 맹세했지만 논밭을 갈다가 소가 말을 잘 안 들을때마다  “이놈의 소, 대학을가르칠라!”하고 호통을 치더라는 얘기.   ●돈에 침 뱉는 놈 없다 【뜻풀이】  세상에 돈 주어서 싫다고 하는 놈 없다. 【관련이야기】  옛날에 농사군 하나가 뒤가 급하여 문묘 안에 들어가서 똥을 누다가 수직하던 량반에게들켜서 볼기를 맞게 되었는데 마침 가진 돈이 있어 바쳤더니 량반은 때리기는커녕 “오냐, 급하거든 내일도 와서 보거라.”라고 하더란다.   ●덤불이 커야 도깨비가 난다 【뜻풀이】  덩치가 커야 그 속에서 좋은 게 난다. 【관련이야기】  이중환은 우리 땅덩어리가 작은 것을 한탄하여 택리지에 이렇게 썼다.  “우리나라는 천리 되는 물이 없고, 백리 되는 들판이 없어 거인이 태어나지 못한다. 그러므로 서융, 북적, 동호, 여진 등중국에 들어가서 황제 노릇을 하지 못한 종족이 없지만 유독 우리 민족만은 그런 일이 없다.”   ●도둑놈이 제 말에 잡힌다 【뜻풀이】 가만히 있으면 될 걸 나는 절대로 도둑질을 안했다는 식의 말을 해서 잡힌다. 【관련이야기】  옛날에 한 농부가 남의 소를 빌어다가 먹였는데 이 소가 쌍둥이 송아지를 낳았다. 농부는 송아지 한마리를 주인 모르게 떼어먹을 생각이 나서“지난밤에당신네 소가 새끼 하나 낳소.”하고 말했다.  소 주인은 이 말을 듣고 소는 원래 새끼를 하나씩 낳는 것인데 특별히 하나 낳았다고 하는 것이 수상해서“우리 소는 원래 둘씩 낳는 소인데 어째 하나밖에 안 낳았나?”하고물었다. 농부는 그만 부끄러워서 쌍둥이 송아지를 낳았다고 고백하더란다.   ●도로 아미타불 【뜻풀이】  애써 한 일이 허사가 되였다. 【관련이야기】  옛날에 한 사내가 노새를 끌고 가다가 얼음이 얇게 얼은 강을 건너게 되였다. 얼음이 깨질까봐 입에서는 소리가 절로 나왔다.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무사히 강을 건너고 나니 마음에 없던 아미타불을 찾은게 원통해서 죽겠다.  “네에미, 떡할놈의 아미타불이다.”  큰 소리를 치고 돌아보니 아뿔사, 손에 쥐고 있는 건고삐뿐이고 어찌된 셈인지 노새는 아직도 강 저쪽에 있는것이 아닌가. 사내는 별수 없이 도로 강을 건너가면서빌었다. “도로 아미타불. 도로아미타불.”   ●독장수의 구구는 독만 깨뜨린다 【뜻풀이】 허황한 계산은 저만 망친다.  【관련이야기】  옛날에 독장수로 처음 나선 사내가 있었다. 큰항아리 작은 항아리를 지게에 잔뜩 지고 시장으로 갈까 하다가 너무 사람이 많으면 쑥스러울 것 같아서 사람이 별로 안 다니는 산길에다 지게를 받쳐놓고 있자니 잠이 솔솔 온다.  꼬박꼬박 졸면서 상상의 날개를 폈다. 만원짜리 독을 2만원에 팔고 2만원짜리를 4만원에팔고 4만원짜리를 8만원에 팔고, 팔고, 팔고 하다보니 문득 억이 넘고 10억이 넘었다.  그래 10억이 생기면 뭐를 하지? 우선 고래등같은 집을 한채 짓고, 그리고 뭐니뭐니해도 부자라면 첩이하나쯤 있어야지. 암! 예쁜 첩을 하나 둬야지. 그렇지만 마누라하고 첩이 싸우면 어떡하지? 그럴 때는 이년들을 그냥팍! 하고 발로 차는 시늉을 하다가 지게 다리를 차는 바람에 독이 와르르 무너져 다 깨져버렸다는 얘기.   ●돈 주고 못살 것은 지개*라 【뜻풀이】 부자들이 배 아파하는것이 바로 이런 부분이다. 세상에돈으로 안되는 게 없는데 어째 저놈은 돈으로도 안될가? * 지개:지조와기개. 【관련이야기】  옛날에 큰 부자가 있었다. 동네 사람들은부자를 보고 굽신굽신했지만 유독 한 가난뱅이만은 부자를 보고도 고개를 숙이지 않았다. 부자는 기분이 나빠서“내 재산 10분의 2를 줄테니 절 한번 하라.”고했다. 그러나 가난뱅이는“천만에 말씀, 내가 그깟 돈으로 고개를 숙여?”하며 절을 하지 않았다. 부자는 재산 반을 주겠다고 했다. 그러나 가난뱅이는“재산을 반씩 나누면 내가 당신과 동등한 위치가 되는데 내가 왜 고개를 숙여?”하며요지부동이었다. 부자는 할수 없이 전 재산을 다 주겠다고 했다. 그랬더니가난한 사람은“그러면 내가 부자니까 당신이 고개를 숙여야지!”라고하더란다.   ●돌아가는 길이 질러가는 길이다 【뜻풀이】  막히면 애써 뚫으려 하지 말고 돌아가라. 그게 빠르다.  【관련이야기】  옛날에 한 글방에서 선생이 아이들의 재간을 보려고“너희들누구든지 방안에 있는 나를 밖으로 나가게 하면 상을 주겠다.”고 했다.그래서 아이들은 선생을 나가게 하려고 벼라별 말을 다 했으나 서생은 도무지 나가지 않았다. 그러자 한 아이가 말했다. “선생님, 저는선생님을 밖으로 나가게 할 수는 없어도 밖에 있는 선생님을 안으로 들어오게 할 수는 있어요.” 선생은 “그래? 그럼밖에 있는 나를 안으로 들어오게 해봐라.”하며 밖으로 나갔다. 그러니까 아이는“선생님,선생님 밖으로 나갔습니다. 밖으로 나갔어요.”하고웃었다. 선생은 아이의 재간에 감탄하고 상을 주었다고 한다.   ●동냥은 못줄망정 쪽박은 깨지 마라 【뜻풀이】 도와주지는 못할망정 방해는 하지 마라. 【관련이야기】  우리나라 어느 곳을 가든지 장자못이란 늪이 있고 거기에 얽힌 전설도 비슷하다. 옛날에 한 장자(부자)가살았다. 이 사람은 몹시 인색해서 제것이라곤 아무것도 남에게 주는 법이 없었다. 하루는 스님이 동냥을 왔는데 그때 마침 장자는 쇠두엄을 치고 있었다. 스님이동냥을 달라고 하니까 장자는 “아나! 이것이나 받아가라.”하면서 두엄을 쇠시랑에 떠서 중의 바리때에 담아줬다. 스님은 아무소리도 하지 않고 집을 나갔다. 그때 이 집 며느리가 이 광경을 보고 하도 안 되어서 가만히 쌀을 떠서스님한테 주었다. 그러니까 스님은 며느리더러 뒤를 돌아보지 말고 무조건 따라오라고 했다. 며느리는 스님을 따라가는데 갑자기 벼락 치는 소리가 나서 깜짝 놀라 돌아보니 집이 있던 자리는 물이차서 큰 늪이 되어 있었다. 하지만 며느리는 돌아보지 말라고 했는데 돌아보아서 바위가 되였다고 한다. 그래서 장자못 위산에는 반드시 며느리 바위가 있다는 얘기.   ●두더지 혼인 【뜻풀이】 분에 넘치는 상대를 고르다가 결국 자기 수준에 맞는 상대와 혼인 하는 것. 【관련이야기】 옛날에 한 두더지가 세상에서 제일 높고 센 가문과 결혼하려고 해에게 청혼했다. 그러나 해는“세상에서 제일 센 자는 내가 아니다. 난 구름만 만나면 빛을 잃으니 구름이 제일 세다.”며 사양했다. 그래서 두더지는 구름에게 청혼했다. 그러나 구름은“ 난 바람만 불면 날아가버리니 바람이 제일 세다.”며 사양했다. 두더지는 바람을 찾아갔다. 그러나 바람도 “내가 아무리 세게 불어도 은진미륵은 끄떡도 않으니 은진미륵이 제일 세다.”며사양했다. 두더지는 은진미륵한테 갔다. 그러나 은진미륵은 “나는 바람도 무섭지 않고, 다 무섭지 않지만 오직 내 발 밑을 파는두더지가 제일 무섭다.”며 사양했다. 그 말을 듣고 두더지는“천하에 우리보다 높은 것이 없구나!”하면서 결국 같은 두더지에게 청혼하더란다.   ●딸은 예쁜 도둑 【뜻풀이】  딸은 시집갈 때도 많이 가져가지만 시집간 뒤에도 기회만 닿으면 친정에서 뭐든지 가져가니도둑이요, 그래도 예쁘니 예쁜 도둑이다. 【관련이야기】  옛날에 시집간 딸이 친정에 다니러 와보니 어느 방죽 안에 천하명당 자리가 났다며 조상묘를 이장하려 하고 있었다. 딸은“친정은 그러지 않아도 잘사는데 우리 시집은 못사니 그 묘자리를 주세요.”하고 간청했다. 그러나친정아버지는 거절했다. 딸은 밤에 몰래 묘자리 파논데를 가서 신고 간 나막신에다 물을 퍼서 지곽안에 근근하게 물을 채워놓았다. 다음날 친정아버지가 묘자리를 가보니 물이 흥근하게 괴어 있어서 “명당자리는못 되는가보다.”하고 다른 데다 묘를 썼다. 그후 딸은 시집의조상 묘를 거기다 썼는데 시집은 차츰차츰 잘 살게 되고 친정은 점점 못살게 되였다.  그후 친정아버지가 이런 사실을 알게 되였지만 자기 딸이 한 노릇이라 그냥 내버려두었다는 얘기.   ●때리면 우는 척이라도 해라 【뜻풀이】 충고를 해주면 제발 듣는 척이라도 해라. 【관련이야기】  옛날에 황천왕동이란 사람이 봉산 고을 이방의 사위가 되여서 장인의 덕으로 장교 자리를하난 얻어구실을 다니는데 마침 호환이 나서 호랑이 잡으러 갈 사람을 뽑게 되였다. 이방은 사위에게 호랑이 사냥은 위험하니까 병탈하고 가지 말라고 일러놓고는 수교에게도 자기 사위를뽑지 말라고 부탁을 해두었다. 수교가 장청에 앉아 사냥 갈 장교를 뽑는데 물론 이방의 사위 황천왕동이가 첫 손가락에 뽑히나 이방의부탁을 받은 일이 있어서 다른 사람들부터 뽑고 나중에 와서 이면 수습으로“황천왕동이!”하고 이름은 부르면서도 병탈하기를 기다렸더니 황천왕동이가“네.”하고 대답한 뒤에 다른 말이 없었다. 수교가 이방의 부탁을 무이기가 어려워서“자네가 무슨 병이있다지?”하고 물으니 황천왕동이는“아니요.”하고 고개를 가로 흔들었다. “무슨 병이 있다고 자네 장인이 말씀하시데 그려.” “꾀병하구 호랑이 사냥 나가지 말라고 말씀합디다.” 화천황동이 말에 동무 장교들은 허리를 잡고 웃고 수교도 억지로 웃음을 참느라고 입을 빼물었다.   ●떡국이 농간한다 【뜻풀이】  떡국은 나이를 한살 먹을 때마다 먹는것. 나이먹은 값을 한다. 【관련이야기】  신라와 백제가 싸울 때 얘기다.  경주 북쪽에 부산성이라는 신라군의 산성이 있는데 이 산성은 절벽을 리용해서 쌓은 성이라 백제군이아무리 공격해도 함락되지 않았다. 그런데 바람 불고 비가 억수같이 쏟아지는 날밤 신라군 앞에 어떤 할머니가 나타나 울면서 큰아들 들자고와작은아들 다자고가 신라군에 뽑혀서 싸움터에 나간지가 일년이 넘었는데 보고 싶어 죽겠으니 좀 만나게 해달라고 간청했다. 군사들은 불쌍해서 할머니를 성안으로 들여보내서 찾아보라고 했다. 할머니는군사들 있는데로 돌아다니면서 “들자고야! 들자고야!”하고 큰 소리로 외쳤다. 할머니는 밤새 들자고야를 부르며 돌아다니다가날이 히부룩하게 새며 신라군들이 다 자니까“다자고야! 다자고야!”하고 외쳤다. 이 소리를 듣고 백제군은 물밀듯이 들어와 성을 함락시키고 말았다.들자고야는 신라군이 아직 덜 자고 있다는 신호였고 다자고야는 신라군들이 다 잔다는 신호였다. 그래서이 고장 사람들은 아직도 그 할머니를 앙큼할미라고 부른다 한다. ●떡 줄 놈은 생각도 않는데 김치국부터 마신다 【뜻풀이】 상대편에서는 전혀 관심도 안 두는데 혼자 일이 다 된것처럼 나부댄다.   【관련이야기】 양녕대군은 세종의 첫째 아들로 일찍이 세자에 책봉되었지만 아버지 태종이 셋째 왕자인충녕대군(나중의 세종대왕)에게 왕위를 전하고 싶어한다는것을알고는 세자자리에서 물러나려고 일부러 미친 체하고 해괴한 짓을 했다. 그러자 둘째인 효녕대군은 세자자리가 자기한테 올 것이라 지레 짐작하고 부왕한테 잘 보이려고 몸가짐이며말씨를 각별히 조심하고 글도 열심히 공부했다. 양녕은 효녕이 떡줄 놈은 생각지도 않는데 김치국부터 마시는짓을 하는것이 아니꼬와서 하루는 효녕을 걷어차면서 “충녕을 모르냐?”고했다. 효녕은 그제서야 사태를 알아차리고 절에 들어가서 북만 쳤다고 한다.   04 마 ●마구 난 창구멍 【뜻풀이】   마구 뚫은 창구멍. 아무 말이나 함부로 내뱉는 사람.   【관련이야기】    삼국지에 보면 예형이 조조와 그 휘하 장수들 앞에서 그들을 혹평하는 장면이 나온다.   “순욱은 조상이나 다니고, 순유는 무덤이나 지키고, 정욱은 관문이나 여닫고, 곽가는 글귀나 읊조리고, 장요는 북이나 치고, 허저는 마소나 먹이고 악진은 조칙이나 읽고 이전은 격문이나 띄우고 여건은 칼이나 갈고 만총은 술이나 먹고 우금은 담이나 쌓고, 서황은 개나 잡을 사람이오.”    조조는 노했지만 자기 손으로 예형을 죽이기 싫어 유표한테 보내고 유표는 또 황조한테 보냈다. 예형은 황조를 보고 “서낭당 귀신같다.”고 하다가 결국 죽음을 당했다.   ●마음 한번 잘 먹으면 북두칠성이 굽어본다   【뜻풀이】    마음 한번 잘 먹으면 천지신명이 보살펴준다.   【관련이야기】    함경도에 다음과 같은 전설이 있다.    옛날에 동해바다 한가운데 천자가 나고 왕이 나는 명당바위가 있었는데 심한 풍랑때문에 가까이 갈수가 없었다. 풍수쟁이는 헤염 잘 치는 누루하치라는 여진족 아이에게 명당바위 얘기를 하고 거기다 네 아버지와 내 아버지 묘를 쓸 생각이 없냐고 물었다. 누루하치는 “거기다 두 집 묘를 써서 한집은 천자가 나고, 또 한집은 왕이 난다면야 오죽 좋겠습니까?”하며 자기가 헤염쳐 가겠다고 했다.    그런데 풍수는 누루하치가 천자의 자리에다 제 아버지 묘를 쓸까봐서 거짓말을 했다. 원래는 오른쪽 바위에다 묘를 쓰면 천자가 나고, 왼쪽 바위에다 묘를 쓰면 왕이 나오는데 그것을 반대로 말해준 것이다.     누루하치는 바위로 헤염쳐 가서 묘를 쓰기 전에 생각했다.    “내가 여기까지 온 공도 크지만 이런 큰 명당을 알아낸 사람은 풍수니까 그 사람의 공이 더 크다. 공이 큰 사람의 자손이 천자가 되는 것이 도리다. 그러니 저 사람 아버지의 뼈를 천자의 자리에 묻자. 그리고 우리 아버지는 왕의 자리에 쓰자. 우리 집안에서 왕이 나오는 것만 해도 큰 몫이다."    이렇게 마음먹고 왼쪽에다 풍수 아버지의 뼈를 걸고 오른쪽에다 제 아버지의 뼈를 걸어놓고 륙지로 헤염쳐왔다.    풍수는 기다리고 있다가 어떻게 묘를 썼느냐고 물었다. 누루하치가 대답했다.    “예, 어르신네가 시키는 대로 했습니다. 왼쪽이 천자가 나는 자리라고 해서 어르신 아버지 뼈를 왼쪽에 쓰고 제 아버지 뼈는 오른쪽에다 썼습니다.”     풍수는 이 말을 듣고 탄식했다.    “네가 마음 한번 잘 써서 천자를 낳겠구나.”    풍수는 리성계의 조상이라고 하는데 그후 리성계는 조선의 왕이 되고 누루하치의 자손은 청나라의 천자가 되였다는 얘기.   ●만석중이 놀리듯 한다   【뜻풀이】    황진이가 만석중이를 놀리듯 마음대로 놀린다.   【관련이야기】    지족선사는 30년동안 면벽 수련을 쌓은 도승으로 재를 올릴 때마다 시주 쌀이 하도 많이 들어와서 만석중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었다. 그러나 황진이의 유혹을 견디지 못하여 하루밤만에 파계하고 말았다고 한다.   ●말이 고마우면 비지 사러 갔다가 두부 사온다   【뜻풀이】    상대편 말이 고마우면 이쪽에서도 마음을 후하게 쓴다.   【관련이야기】    옛날에 미련한 수령들은 죄인을 꾸짖을 때“이곳 인심이 극히 악하다. 그러니 너 같은 놈이 안 나오겠는가!”라고 했다. 그러면 백성들이 듣고 다 노여워했다고 한다. 이와 반면에 현명한 수령들은“이곳 인심이 순박한데도 네가 그것을 어지럽히니 죄가 더욱 중하다.”고 꾸짖었다는데 그러면 백성들이 다 좋아했다고 한다.   ●말은 보태고 떡은 뗀다   【뜻풀이】    말은 옮길수록 보태지고 떡은 돌릴수록 떼어먹힌다.   【관련이야기】    조선이 국경을 넓힐 때 이야기. 세종대왕이 여진족을 칠 계획을 세우기만 하면 서울에 볼모로 잡혀와 있는 여진족 자제들이 어느새 알고 대궐 앞에 몰려와서 통곡을 하는 바람에 번번이 계획이 무산되곤 했다. 언제나 기밀이 누설되는 것이다.    세종대왕은 화가 나서 기밀을 누설하는 자를 잡아내라고 황희 정승에게 엄명을 내렸다. 황희 정승이 가만히 생각해보니 임금이 발설하지 않으면 기밀이 샐 리가 없지만 곧이곧대로 이야기하면 임금이 무안해 할까봐 한 가지 꾀를 생각해냈다.    하루는 뒷간에 다녀와서 마누라에게 넌지시 거짓말을 했다.   “이상도 하지? 뒷간엘 갔더니 똥은 안 나오고 내 똥구멍엣 파랑새 한 마리가 날아갔어.”    마누라는 입이 근질근질해서 몸종에게 살짝 말했다.   “아이고, 우스워라. 대감 똥구멍에서 파랑새 두어마리가 날아갔대.”    몸종은 자기가 좋아하는 하인에게 말했다.   “얘, 너만 알고 있어. 대감 똥구멍에서 파랑새 서너 마리가 날아갔대.”    이렇게 해서 삽시간에 서울 장안에 소문이 퍼지기 시작했는데 말이 엄청나게 보태져서 세종대왕의 귀에 들어갈 때에는 파랑새가 수천 마리로 늘어나 있었다.    드디어 세종대왕이 황희 정승을 불러서 웃으며“경의 똥구멍에서 파랑새 수천마리가 날아갔다며?”하고 물었다. 황희 정승은 비로소 자초지종을 설명했다. 세종대왕은 이에 크게 깨닫고 그후로는 여진족 토벌계획을 가장 가까운 측근한테도 발설하지 않았다고 한다.   말이 씨 된다   【뜻풀이】    불길한 말을 하지 말아라. 늘 말하던 것이 현실로 나타날 수 있다.   【관련이야기】    전국시대 진나라의 무왕은“내 락양을 한번만 볼수 있으면 고대 죽어도 한이 없겠다.”는 말을 잘 했다. 그는 락양을 점령하고 주 왕실의 상징인 무거운 솥을 들다가 솥을 놓치는 바람에 발목이 잘려 죽었다고 한다.   ●말이란 아 다르고 어 다르다   【뜻풀이】    같은 말이라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맛이 다르다.   【관련이야기】    옛날에 어떤 산골에 꿩 부부가 살았는데 그해 겨울은 눈이 너무 많이 와서 먹을 것이 없었다. 그래서 까투리가 앞산에 사는 쥐를 찾아갔다. 까투리는 쥐구멍 앞에서“여보게, 고양이밥 쥐 서방 있나?”하고 불렀다. 쥐는 고양이밥이라고 부른데 화가 나서“왜 찾소?”하고 퉁명스럽게 나왔다.    까투리가“우리 집 꺽 생원이 콩 좀 얻어 오래서 왔지.”하고 반말로 쭉 나가니까 쥐는“나 먹을 것도 없는데 남 줄 게 어디 있소?”하며 콧방귀를 뀌고 들어가 버렸다.    까투리가 빈손으로 돌아오자 장끼가 다시 쥐를 찾아갔다. 장끼가 쥐구멍 앞에서“쥐 생원님 계시우?”하고 부르자 쥐가 화가 덜 풀린 얼굴로 나와서“아, 꺽 생원 왔나?”하고는“아까 임자네 여편네가 와서 말을 왜 그 따위로 하는가? 내가 고양이밥이면 저는 매 밥이 아닌가?”하고 말했다.    장끼는“아, 오줌똥을 한데로 누는 계집의 말에 뭘 그리 분해 하시우? 용서하시구려.”하고 싹싹 빌었다. 그러자 쥐는 기분이 풀어져서 장끼에게 콩 다섯 알을 주었다고 한다.   ●말 잘하고 징역 가랴   【뜻풀이】    말을 잘 하면 어려운 처지에 빠지지 않는다.   【관련이야기】    연산군이 한강에서 호화로운 뱃놀이를 하는데 표공수라는 사람이 뱃놀이를 그만두는 게 어떠냐고 입바른 말을 했다. 연산군은 화가 나서 표공수를 물에 한참 집어넣었다가 꺼내놓고는 물속에서 무엇을 보았느냐고 물었다.    “예, 굴원이를 보았습니다.”    “그래, 굴원이가 뭐라고 하더냐?”   “예예, 굴원이가 소신보고 말하기를 자기는 옹졸한 임금을 만나서 할 수 없이 들어왔지만 그대는 명군을 모시고 있으면서 어째 물속에 들어왔느냐고 하옵더이다.”    연산군은 이 말을 듣고 표공수를 더 이상 벌하지 않았다고 한다.   ●맥도 모르고 침통 흔든다   【뜻풀이】    일의 요령도 모르면서 아는 척 덤빈다.   【관련이야기】    사람 몸에는 기가 흐르는 14개의 큰 맥이 있는데 이것을 경락이라고 하고, 이 경락 가운데 기가 뭉쳤다 흩어지는 중요한 지점이 365개가 있는데 이것을 경혈이라고 한다. 침은 바로 이 경락 속의 경혈에다 놓는 것이다. 그러니 맥(경락)도 모르면서 침을 놓아주겠다고 침통을 흔들면 사람 잡기 딱 알맞은 것이다.   ●먹기는 아귀같이 먹고 일은 장승같이 한다   【뜻풀이】    먹기는 굶어죽은 귀신같이 먹고 일은 장승처럼 전혀 하지 않는다.   【관련이야기】    조선에서 경부선 철도를 놓을 때 일본인 기술자들이 조선 사람을 부리는데, 웃개(성과급)로 주면 돈을 더 벌려고 죽을둥 살둥 일을 하고 일당으로 주면 하루만 때우면 그만이라는 식으로 일을 했으므로“조선놈들, 웃개로 주면 죽을까봐 무섭고, 일당으로 주면 장승될까봐 무섭다.”며 혀를 내둘렀다고 한다.   ●먹자는 귀신은 먹여야 한다   【뜻풀이】    먹자고 달려드는 사람은 먹여야 한다. 해달라는 대로 해주자는 뜻.   【관련이야기】    옛날에 신임 사또가 부임하면 으레 백성들에게 소 잡는 일, 술 담그는 일을 엄하게 금했는데 이런 것은 하나도 지켜지지 않았다고 한다. 고기를 먹고 술을 마시겠다는데 무슨 수로 말릴 것인가?   ●먹지 않는 종   【뜻풀이】    이 세상에 없는 물건.   【관련이야기】    옛날에 한 사내가 양식 대기가 힘이 들어서 마누라를 쫓아내고 밥 안 먹는 녀자를 새 마누라로 얻었다. 새 마누라는 입이 병어 입처럼 쪼그매서 숟가락도 안 들어갔기 때문에 밥 먹는 모습을 전혀 볼 수가 없었다.    그런데도 양식은 자꾸만 없어져서, 이거 참 이상하다 생각하고 하루는 나무하러 가는 척하고 숨어서 봤다. 그랬더니 이 마누라는 몰래 밥을 해가지고 머리 뒤 뚜껑을 따고 머리속에다 밥덩어리를 꾹꾹 처넣더란다.   ●먼저 배 탄 놈 나중 내린다   【뜻풀이】    먼저 배를 탄 사람은 안쪽으로 들어가야 하기 때문에 내릴 때는 나중에 내리게 된다. 서두르지 말라는 뜻.   【관련이야기】    옛날에 경상도 사천에 사또로 부임해가는 일행이 서빙고에서 배를 탔다. 배가 막 떠날 즈음에 한 녀자가 마지막으로 타는데 보니 장옷을 머리에 쓰지 않고 척척 개어서 타는 폼이 아무래도 술집 녀자 같다. 사또가 심심하던 차에 수작을 걸었다.   “마누라 어디 살어?”   “과천 승방동(지금의 사당동) 삽니다.”   “그래, 뭐 하고 살지?”   “술장수 영업합니다.”    사또는 자기 짐작이 맞자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겠지! 서방 성이 뭐야?”   “백가올시다.”   “흠 백가라. 백 서방 거느릴 만하군.”    서방을 백 명이나 거느릴 만하다고 했으니 분명히 욕이라 녀자가 은근히 뿔이 나서 사또 마누라가 탄 가마 문을 썩 들치며 한마디 했다.   “아씨 잘 생겼네. 사천 령감 모실 만하군.”    령감을 사천 명이나 갈아댈 만하다는 뜻이니 욕을 사십 배로 얻어먹은 셈이라 사또는“에구 망신이구나.”하고 잠자코 입을 다물었다.    배가 동작 나루에 닿자 맨 나중에 탄 술집 녀자가 맨 처음에 내리게 되었다. 녀자는 내리면서 한 마디를 더 쏘아붙였다.   “여보게, 사천 동생 잘 가게.”    사또는 화가 나서 물었다.   “왜 내가 동생이야?”   “저렇게 무식한 것이 어떻게 정사를 해? 같은 배에서 내가 먼저 나왔잖아!”    점잖은 체면에 쫓아가서 때려줄 수도 없고 사또는 말 한마디 잘못 걸었다가 술집 녀자에게 개망신을 당했다고 한다.   ●명태 한마리 물고 딴 전 본다   【뜻풀이】    명태 한 마리를 입에 물고 명태 장사를 하는 척 하면서 사실은 다른 장사를 한다. 벌려놓은 일보다 더 중히 여기는 딴 일이 있다는 뜻.    *전: 가게.   【관련이야기】    옛날에 한 사또가 부임하자마자 그 고장의 특산품인 비단을 사들여 손수 자로 쟀다. 시비들이 병풍 사이로 엿보고 “뜻밖에 오늘 우리가 일개 비단장사를 섬기게 되었구나!”하고 한탄하더란다.   ●모르는 게 약   【뜻풀이】    어설프게 아는 것보다는 모르는 게 약.   【관련이야기】    옛날에 유식한 사람 둘하고 무식쟁이 하나가 길을 가다가 메추리 한마리를 잡았다. 그러나 구워서 먹으려고 보니 양이 너무 작아서 한 사람이라도 배불리 먹는 것이 낫겠다싶어“구”자를 세 번 써서 먼저 글을 짓는 사람이 다 먹기로 했다.    유식한 사람 둘은 글을 짓겠다고 흥얼흥얼 하는데 무식쟁이야 글을 모르니까 무조건 고기를 집어 와작와작 깨물어 먹으며“글이고, 뭐이고 먹고 보자.”고 하더란다.   ●못난 놈 잡아들이라면 없는 놈 잡아간다   【뜻풀이】    제 아무리 잘났더라도 돈이 없으면 못난 놈 취급을 받는다.   【관련이야기】    말 잘하는 장의가 초나라에서 가난하게 살 때 얘기다. 정승 소양이 산에 놀러갔다가 천하의 보물인 화씨지벽을 잃어버렸다. 그날 소양을 따라 간 사람이 백 명이 넘었지만 유독 장의만이 의심을 받았다. 그 이유는 단 하나 가난하기 때문이었다. 장의가 죽도록 두들겨 맞고 와서 아내에게“내 혀가 있소, 없소?”하고 물은 것은 유명한 얘기.   ●명주옷은 사촌까지 덥다   【뜻풀이】    한 사람이 부귀하면 가까운 친척까지 덕을 본다.   【관련이야기】    영조 때 정상순은 평안감사로 지내는 2년동안 한번도 연광정에 오르지 않을 정도로 청렴했는데도 친지 40여호를 먹여 살렸다고 한다.    * 연광정: 평양 대동강가의 절벽 우에있는 정자. 얼마나 경치가 좋은지 명나라 사신 주지번이 천하제일 강산이라는 여섯 글자를 제 손으로 써서 현판을 걸었다. 또 고려 때 시인 김황원이 시상이 막혀서 시를 끝내 짓지 못하고 통곡한 곳으로 유명하다.   ●못난이 열명의 꾀가 잘난이 한명의 꾀보다 낫다   【뜻풀이】    대중의 지혜가 뛰어난 개인의 지혜보다 낫다.   【관련이야기】    옛날에 어떤 할머니가 팥밭을 매고 있는데 백호가 내려와서 잡아먹겠다고 했다. 할머니는“나는 팥죽을 제일 좋아하니까 팥죽이나 쑤어 먹은 다음에 잡아먹어라.”고 했다. 백호는 그렇게 하라며 잠시 물러갔다. 할머니는 집에 와서 팥죽을 한가마 쑤어놓고 먹으려고 하는데 백호한테 잡혀 먹힐 거를 생각하니 슬퍼서 먹지 못하고 울고 있었다.    그때 막대기가 들어와서 왜 우느냐고 물었다. 백호가 날 잡아 먹으려고 해서 슬퍼서 운다고 했다. 그러니까 막대기가 “나 죽 한 사발 주면 못 잡아먹게 하지.”하거든. 그래서 할머니는 죽 한사발을 주었다. 막대기는 죽을 다 먹고 새문 우에 올라가 있었다.    그 다음에 멍석이 와서 죽 한사발을 주었더니 멍석은 죽을 먹고 뜨락에 가서 펼쳐졌다.     그 다음에는 지게가 와서 죽을 먹고 뜨락에 가서 섰다.     그 다음에는 송곳이 와서 죽을 먹고 부엌바닥에 섰다.     그 다음에 달걀이 와서 죽을 먹고 아궁이 안으로 들어갔다.     그 다음에 자라가 와서 죽을 먹고 함지 안에 숨었다.    그 다음에는 개똥이 와서 죽을 먹고 부엌 바닥에 드러누웠다.    조금 지나서 백호가 와서“어, 추워. 어허, 추워.”하며 부엌 아궁이로 가서 불을 쪼이려고 했다. 그랬더니 달걀이 탁 터져 나와서 범의 눈에 가 맞았거든. 백호가 깜짝 놀라서 부엌 바닥으로 물러나다가 그만 송곳에 찔렸다.    백호는 또 놀래서 바닥을 탁 짚으니까 개똥이 물큰하고 묻어서“에이 티껍다 에이 티껍다.”하면서 물에 씻으려고 함지에 손을 넣었다. 그러니까 자라가 손을 칵 물었단 말이야.    백호는 또 놀래서 새문턱에 앉으려 하니까 막대기가 내려와서 머리통을 마구 까는 바람에 그만 죽고 말았다.    백호가 죽으니까 멍석이 와서 뚜루루 말고 지게가 지고서 한강에 갖다 버렸다고 한다.   ●무식한 도깨비 부적을 모른다   【뜻풀이】    보통 도깨비는 부적을 보면 도망가지만 무식한 도깨비에겐 부적도 소용이 없다. 미련하고 답답한 놈은 사리를 모르기 때문에 어찌해 볼 도리가 없다.   【관련이야기】    옛날에 미련한 사람이 어떤 산 밑에서 그럭저럭 살고 있었다. 그 산의 산신령이 미련한 놈이 거기 살고 있는 것이 못마땅해서 일부러 찾아가서 “저 산은 나쁜 산이라 당신이 여기서 살아봤자 돈도 못 모으고 다복스럽게 살지도 못하니 다른 곳으로 이사 가는 것이 어떻소?”하고 떠봤다.    그러나 미련한 놈은“이 산이 나쁜 산이라면 아마도 이 산에 있는 산신령이 나쁜 산신령일 거요. 그 나쁜 산신령을 쫓아내면 되지 않겠소?”하고 엇자로 나왔다. 산신령이 하도 같잖아서 물었다.   “어떻게 산신령을 쫓아낸단 말이오?”   “이 산을 파내서 산을 없애버리면 산신령도 쫓겨날 것 아니오?”   “아니, 당신 혼자서 무슨 수로 산을 파내서 없앤단 말이오?”   “아, 그야 아침저녁으로 한삽 한삽 파내면 제 아무리 높은 산이라도 없어지지 않겠소?”   “아침저녁으로 파낸다 해도 당신 생전에 다 파낼 것 같소?”   “그야 내 평생에 못 다 파내면 아들이 파내고 아들이 못 다 파내면 손자가 파내고 손자가 못 다 파내면 증손자 고손자 대대로 파내면 이 산이 없어지지 별 수 있소?”    산신령은 기가 막혔지만 이 미련한 놈이 정말 산을 다 파낼 것 같아서 그 산을 떠났다고 한다.   ●무식한 벗은 원쑤 못지않게 무섭다   【뜻풀이】    무식한 친구는 제 딴에는 잘해준다고 하는 일이 친구를 해치는 수가 많으므로 원쑤보다 더 무섭다.   【관련이야기】    옛날에 성급한 사람하고 미련한 사람하고 잊기 잘 하는 사람하고 이렇게 셋이 길을 가는데 벌이 날아와 성급한 사람 머리를 쏘았다.    성급한 사람은 화가 나서 벌을 죽이겠다고 쫓아갔다. 벌은 고목나무 구멍으로 들어갔다. 이놈은 벌을 잡으려고 나무구멍으로 머리를 틀어박았는데 구멍이 작아서 더 들어갈 수가 없었다. 그래서 나오려고 하는데 이번에는 머리가 꼭 박혀 빠지지를 않아서 발버둥을 쳤다.    미련한 놈은 이걸 보고 머리를 빼내주겠다고 잡아당겼는데 얼마나 힘껏 잡아당겼는지 모가지가 떨어지고 몸뚱이만 나왔다.    잊기 잘하는 놈이 이걸 보고“이 사람 아까 올 적부터 모가지가 없었는가?”라고 하더란다.   ●물이 깊어야 고기가 모인다   【뜻풀이】    속이 깊어야 사람들이 따른다.   【관련이야기】    초장왕이 백관을 모아 놓고 연회를 베풀었다. 그런데 갑자기 바람이 불어 촛불이 꺼지자 누군가 어둠 속에서 왕이 사랑하는 애첩의 허리를 끌어안았다. 애첩은 그자의 갓끈을 끊어가지고 왕한테 달려가서 즉시 불을 밝혀 그자를 잡아달라고 했다. 그러나 왕은“아직 불을 켜지 마라. 모든 대부는 갓 끈을 끊고 실컷 마시며 즐기자. 갓 끈을 끊지 않는 자는 내가 벌하리라.”하고 말했다.    이리하여 그 자리에 참석했던 사람은 모두 갓 끈을 끊었다. 애첩을 끌어안았던 자는 물론이고 모든 대부가 왕의 도량에 감탄하고 더욱 왕을 따랐다고 한다.   ●물은 건너보아야 알고 사람은 지내보아야 안다   【뜻풀이】    물은 건너보아야 깊이를 알고 사람은 오래 사귀어봐야 됨됨이를 안다.   【관련이야기】    옛날에 한 령감이 세 며느리를 보았는데 며느리를 불러 놓고 삼년후 자기 환갑 때 무엇을 해줄거냐고 물었다. 큰며느리는 소를 잡아준다고 하고 둘째며느리는 돼지를 잡아준다고 했다. 그러나 셋째며느리만은“그때 가봐야 알겠습니다.”하고 대답했다.    시아버지는 큰며느리와 둘째한테는 고마워했지만 셋째한테는 서운하게 생각했다.    그날부터 셋째며느리는 우선 달걀 하나를 사서 병아리를 만들고, 그 병아리를 키워서 큰 닭을 만들고, 그 닭이 낳은 병아리를 모두 키워서 돼지새끼를 만들고, 그 돼지를 키워서 송아지를 사고, 그 송아지를 키워서 큰 소를 만들었다.    그럭저럭 시아버지 환갑날이 닥쳐왔다. 큰며느리와 둘째는 그동안 아무것도 준비한 게 없었지만 셋째는 큰 소 한 마리를 축하선물로 바쳤다고 한다.   ●물탄 꾀가 전꾀를 속이려 한다   【뜻풀이】    얕은 꾀가 온전한 꾀를 속이려 든다.   【관련이야기】    제나라 안영이 초나라에 사신으로 갔다. 초령왕은 안영을 골리려고 한 꾀를 내어 제나라 출신 죄수를 결박 지어 전각 앞으로 지나가게 했다.    초령왕이 짐짓 물었다.   “그 죄수는 어느 나라 출신이냐?”    무사가 대답했다.   “예, 제나라 사람입니다.”   “무슨 죄를 저질렀느냐?”   “예, 도둑질을 했습니다.”    초령왕이 안영을 돌아보며 물었다.   “제나라 사람은 다 도둑질하는 버릇이 있소?”    안영이 대답했다.   “강남의 귤을 강북으로 옮겨 심으면 탱자가 된다고 합니다. 기후와 토질이 다르기 때문이죠. 이와 마찬가지로 제나라 사람은 도둑질을 안합니다만 초나라에만 오면 도둑질을 합니다. 기후와 토질이 다르기 때문이죠.”    초령왕은 부끄러워“과인이 그대를 모욕하려고 했는데 오히려 모욕을 당했구려.”하며 안영을 예로써 대접했다고 한다.   ●    미련한 놈이 범 잡는다   【뜻풀이】    영리한 사람은 이리 재고 저리 재느라 큰일을 못하지만 미련한 사람은 멋도 모르고 큰일을 하는 수가 있다.  【관련이야기】    옛날에 어떤 총각이 개를 한 마리 기르고 있었는데 이 개가 사나워서 동네 어떤 개하고 싸워도 지질 않았다. 그런데 하루는 이 개가 조그만 짐승한테 물려서 깨갱거렸다. 총각은 화가 나서“저 놈의 개새끼 죽여버린다.”하며 뛰쳐나가려고 했다. 어머니가“이 미욱재기(미련한 바보)야, 그건 개가 아니라 범의 새끼야.”하고 말렸지만 이 녀석은“그러면 범 죽여버린다.”하고 뛰쳐나가 꼬랑지를 잡고 공중에 휘휘 돌리다가 땅에다 태기를 쳐서 죽였다. 이놈은 범의 가죽을 장에 갖다 팔아 돈을 벌었다.    이 미욱재기는 돈 버는데 재미가 나서 범을 잡으려고 깊은 산중 범들이 모여있는 곳까지 갔다. 이놈은 범을 보고 기뻐서 잡으려고 달려들었으나 오히려 큰 범한테 잡히고 말았다. 큰 범은 미욱재기를 씹어먹으려고 했으나 다른 범들이 서로 뺏어먹겠다고 달려들자 혼자 먹을 욕심으로 통째로 삼키고 말았다.    범의 뱃속에 들어간 미욱재기는 평소에 먹고 싶던 간과 천엽을 보고 이게 웬 떡이냐며 주머니에서 창칼을 꺼내서 베어 먹었다. 큰 범은 아픔을 견딜 수 없어서“야, 이놈들아, 너희들 때문에 사람을 통째로 삼켜서 배가 아파 죽겠다.”하며 다른 범들을 물어죽였다.    범들이 다 죽은 다음에 이 미욱재기는 범의 배를 째고 나와 죽은 범들의 가죽을 벗겨 팔아서 잘 먹고 잘 살았다고 한다.   ●   미운 중놈이 고깔을 모로 쓰고 이래도 밉소 한다   【뜻풀이】    밉다고 하니까 더 밉살스러운 짓을 한다.   【관련이야기】    옛날에 한 령감이 사돈네 집에 갔더니 저녁을 대접하는데 꽁보리밥에 반찬이라곤 된장 지진 것 한가지뿐이였다. 이 령감은 사돈이 미워서 속이 부글부글 끓지만 배가 고프니 할수 없이 그 밥을 먹는데 반찬이라고는 하나뿐이라 자연히 숟갈이 된장 쪽으로 가니까 그 인색한 놈은“사돈께서는 된장을 무척 좋아하시는군요.”라고 하더란다.   05 바 ●바람 따라 구름 가고 구름 따라 용이 간다   【뜻풀이】    둘이 정답게 붙어 다닌다.   【관련이야기】    명종 때 단천령 이억순은 피리를 잘 불고 영변 기생 초향이는 가야금을 잘 타는 것으로 유명했다. 그러나 두 사람은 상면조차 한 일이 없었다.    어느해 단천령이 영변에 갔다가 일부러 거지차림을 하고 초향의 집을 찾아갔다. 그는 초향의 집앞에 가서 거적대기에 누워있었다. 밤이 이윽해지자 초향이는 가야금을 타기 시작했다. 때를 놓칠세라 단천령은 초향의 가야금 자락에 맞추어 피리를 불었다.    초향이는 단 한번도 단천령의 피리 소리를 들어본 적이 없었지만 직감적으로 단천령이란 것을 알고 버선발로 쫓아 나왔다.    그후 두 사람은 묘향산 구경을 가서 바람 따라 구름 가고 구름 따라 용이 가듯이 정답게 붙어 다니며 음악으로 서로를 아울렀다고 한다.   ●바람이 불다불다 그친다   【뜻풀이】    성이 나 펄펄 뛰어도 내버려두면 제 풀에 사그라든다.   【관련이야기】   옛날에 관아의 하인 하나가 사또 앞에 밥상을 놓다가 그만 방구를 뽕 하고 꾸고 말았다. 사또는 성이 나서 물었다.   “이게 무슨 소리냐?”    하인은 급해서 한다는 소리가   “예, 뽕구새 소리예요.”    이 말을 듣고 사또는 더 성이 나서 펄펄 뛰었다.   “뭐 어째? 뽕구새 소리? 뽕구새 소리라면 뽕구새도 있겠구나. 그럼 뽕구새를 당장 잡아오너라. 못 잡아오면 네 목은 달아날 줄 알아라!”    하인은 물러나와 가지고 저의 집에 한 사흘쯤 숨어있다가 사또의 화가 풀어질 즈음에 사또 앞에 나타났다.   “황송합니다. 뽕구새 잡으러 사흘이나 돌아다녔는데 뽕구새가 없어서 그 엄지를 잡아왔습니다.”    하인은 종이에 싼 것을 내밀었다. 사또가 펴보니 그건 똥이더란다. ●바로 못가면 둘러 가지   【뜻풀이】    바로 못 가면 둘러가는 길이 있다. 다 하는 수가 있다.   【관련이야기】    태종 때 이조판서 허성은 청렴결백하고 고집이 세어서 인사 청탁하는 사람이 가까운 곳으로 가기를 원하면 먼 곳으로 보내고 남쪽으로 가기를 원하면 북쪽으로 보내는 뒤쪽 성질이 있었다.    그때 일운이라는 능구렁이 같은 중이 단속사 주지로 가고 싶어서 하루는 허판서의 심복을 찾아가 넌지시 말을 비쳤다.   “이번 승려들의 인사이동 때 평양의 영명사는 경치가 좋은 곳이니 구경삼아 그런데 한번 가봤으면 좋겠지만 만일에 영남에 있는 단속사 같은 데로 보내면 큰일이지.”    며칠후 아니나다를까 일운은 단속사 주지로 발령이 났다. 일운은 사령장을 받아들고“그러면 그렇지. 아무리 고집쟁이라도 나같은 늙은 도적의 술책을 당할 수가 없지.”하며 웃더란다.   ●반드럽기는 삼년 묵은 물박달 방망이   【뜻풀이】    뺀질거리며 남의 말을 잘 듣지 않는 사람.   【관련이야기】    옛날에 일이라곤 할 줄도 모르면서 뺀질거리기만 잘하는 며느리가 또 낮잠을 자고 있어서 시어머니가 깨웠다.   “얘, 해는 짧은데 바느질은 언제 하려고 잠만 자니?”   “해가 짧다구요? 짧기는커녕 둥글기만 합디다.”   “얘, 말이 무던하구나.”   “말이 무던하다 해도 이 말(마을)에는 기와집 하나 없던걸요.”   “쯧쯧, 한 말이나 질라!”   “한말 지면 가볍고 두말 지면 무겁지요.”   “넌 동지섣달 긴긴 밤에 그런 궁리하느라 잠을 밑졌겠구나?”    며느리는 눈을 흘기며 말했다. “요새 밤이 길다구요? 어제 애비가 장에 가서 밤 한말 사온걸 보니 동글동글하기만 합디다.”   ●반잔 술에 눈물 나고 한잔 술에 웃음 난다   【뜻풀이】    대접을 조금만 소홀히 해도 서운하고, 조금만 잘해줘도 좋아하는 것이 인간이다. 성의 있게 대접하라는 뜻.   【관련이야기】    옛날에 술 좋아하는 사람이 이웃집에 세배를 갔다. 그런데 상을 차려오는 걸 보니 술잔이 너무 작아서 술 먹을 마음이 나지 않았다.    이 사람이 술잔을 들고 입에 대지는 않고 구슬 같은 눈물을 뚝뚝 떨어뜨리고 있으니까 주인이 왜 그러느냐고 물었다. 그러나 이 사람은 아무 말도 않고 그대로 눈물만 흘렸다. 이 사람은 잠시 그렇게 있다가   “다른 게 아니라, 일전에 우리 형님이 술을 자실 때 술잔이 너무 작아 그게 목구멍으로 넘어가서 돌아가셨는데, 이제 작은 술잔을 보니까 형님 생각이 나서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나는구려.”하고는 다시 눈물을 흘렸다.    주인이 눈치를 채고 곧 큰 술잔을 가져와 가득 따라 주었더니 그제서야 이 사람은 아무소리도 않고 술만 마시더란다.   ●밤비에 자란 사람 같다   【뜻풀이】    해빛을 못보고 자란 사람같이 어리석고 무능하다.   【관련이야기】    옛날에 어떤 사람이 점쟁이한테 가서 점을 쳐봤더니 명이 쉰살밖에 안된다고 했다. 그래서 이 사람은 쉰살이 되던 해에 “금년만 지나면 죽을텐데 이까짓 재산이 다 무슨 소용이냐?”하며 재산을 죄다 흩어서 남들한테 나눠주었다.    그런데 그해가 다 넘어가도 죽지를 않았다. 그러니 먹을 것도 없고 입을 것도 없어서 고생이 막심했다. 이 사람은 그제서야 속은 줄을 알고 점쟁이한테 쫓아가서 “네놈 때문에 이 고생을 하니 내 재산 물어내!”하고 고함을 쳤다.    그러나 점쟁이는“당신 명은 원래 쉰살이지만 재물을 흩어서 적선했기 때문에 하늘이 기특히 여기고 명을 일흔으로 늘려놔서 안 죽고 살고 있는 거요.”하고 둘러댔다.    이 사람은 점쟁이한테 또 속는 줄도 모르고 그러냐며 고개를 끄덕거리더란다. ●밥군 것이 떡군 것보다 못하다   【뜻풀이】    바꾼 것이 원래 있던 것보다 못하다. 바꾼 것을 밥군 것으로 익살스럽게 표현했다.   【관련이야기】    옛날에 어떤 농사군이 채소농사를 지었는데 어른 몸집만한 큰 무우가 나왔다. 그는 무우를 사또한테 바쳤다. 사또는 농사군의 마음씨가 고마워서 하인을 불러 물었다.   “거 요새 들어온 게 뭐가 있나?”   “예예, 송아지 한 마리가 있습니다.”    사또는 그 송아지를 농사군에게 주었다.    근처 사람 하나가 그 소문을 듣고 송아지 한마리 바치면 논마지기나 얻어가지겠다 싶어서 송아지 한마리를 끌고 가서 사또한테 바쳤다. 사또는 기뻐서 하인을 불러 물었다.   “요새 뭐 들어온거 없느냐?”   “요전에 들어온 무우밖에 없습니다.”    결국 그 사람은 송아지를 바치고 겨우 무우 한개를 얻었다는 이야기.   ●밥그릇 앞에서 굶어죽을 놈   【뜻풀이】    어찌나 게으른지 밥을 먹여주지 않으면 굶어 죽을 놈.   【관련이야기】    옛날에 한 사람이 보따리에 떡을 싸가지고 길을 떠났다. 그는 배가 고팠지만 워낙 게을러서 떡을 꺼내 먹지도 않고 그냥 가고 있었다. 그때 마침 저쪽에서 한 사람이 걸어왔다. 그는 옳다 됐다 하고“여보시오, 내 잔등에 진 보따리서 떡을 꺼내 내 입에 좀 넣어 주구려.”하고 부탁을 했다. 그러니까 그 사람은“여보, 내가 당신 보따리 안에 있는 떡을 꺼내서 당신 입에 넣어줄 정도로 일을 할 것 같으면 내 갓끈 풀어진 거 매고 가겠소.”하고는“앗, 내 갓 넘어가겠다! 앗, 내 갓 넘어가겠다!”하며 갓 끈 풀어진 것도 매지 않고 그냥 가더란다.   ●밥은 굶어도 속이 편해야 산다   【뜻풀이】    배는 고파도 마음 편하게 사는 것이 낫다   【관련이야기】    옛날에 들에 사는 쥐가 인가에 사는 쥐를 찾아갔더니 먹을 것은 맛나고 풍부한데 사람과 고양이가 들끓어 불안해 견딜수 없었다. 들쥐는“에이, 여기는 살데가 못되는구나. 내 사는 곳이 배는 고파도 속이 편하지.”하며 들로 가버렸다고 한다.   ●밥 한알이 귀신 열을 쫓는다   【뜻풀이】    밥을 잘 먹는게 만병을 쫓는 길이다.   【관련이야기】    사마중달은 제갈공명에게 연전연패했으나 제갈공명이 밥을 적게 먹는다는 소문을 듣고는“공명이 먹는 건 적게 먹고 하는 일은 많으니 어찌 오래 지탱하랴?”하며 좋아했다.    과연 그 말대로 제갈공명은 얼마 안 있어 죽었다고 한다.   ●버리댁이 효도한다   【뜻풀이】    버린 자식이 효도한다.   【관련이야기】    옛날에 어떤 사람이 딸만 여섯을 낳았다. 그는 딸이라면 지겨워서 머리를 내두를 지경이었다. 그런데 일곱번째 낳은 애기도 딸이어서 뒷산 대밭에다 버렸다.    지나가던 사람이 이 애기를 주워다 길렀는데 버린 애기라고 해서 이름을 버리댁이라고 지었다.    버리댁이는 열다섯살 나던 해 자기 출생의 비밀을 알고 집을 찾아간다. 그러나 집에 도착해보니 아버지는 이미 삼년전에 돌아가시고 어머니마저 막 숨이 져서 언니들이 와서 울고 있었다. 버리댁이는 언니들에게 어머니를 묶지도 말고 관속에 넣지도 말라고 이르고는 죽은 사람을 살리는 약을 구하러 떠난다.    버리댁이는 밭가는 사람의 밭을 갈아주고, 베 짜는 사람의 베를 짜주고, 머리 센 사람에게 자신의 검은 머리를 베어주고, 갖은 고생 끝에 죽은 삶을 살리는 꽃 세송이를 얻어서 집으로 돌아온다. 뼈살이 꽃을 시체에 문질러서 뼈를 살리고, 살살이 꽃을 문질러서 살을 살리고, 숨살이 꽃을 코에 대서 숨을 살려서 어머니를 살려냈다는 이야기.   ●버린 밥으로 잉어를 낚는다   【뜻풀이】    밑천을 들이지 않고 이익을 본다.   【관련이야기】    옛날에 호랑이가 많은 산골에서는 겨우내 먹다 남은 시어터진 깍두기로 호랑이를 잡았다고 한다.    먼저 시어빠진 깍두기를 바가지에 담아 뒷마당 구석쟁이에 놓아둔다. 호랑이가“먹을 것이 없나.”하고 산에서 내려와서 이걸 보고 여지껏 못 보던 것이 새로 나와 있으니까 깍두기를 한두개 집어먹어본다. 그 깍두기가 너무 시니까“아이, 시다.”하며 눈을 감고 머리통을 좌우로 흔들흔들 흔든다. 이때 사람이 가만히 서서 잘 드는 칼날을 호랑이 얼굴에다 대고 있으면 얼굴이 오리갈기 째진다. 그런 다음에 호랑이 꼬리를 잡고 망치로 뒤통수를 치면서“이놈!”하고 소리를 지르면 호랑이는 놀라서 화다닥 뛰어나가는데 알몸만 빠져나가고 가죽은 남는다.    옛날 산골에서는 이렇게 시어빠진 깍두기로 호랑이를 잡았다고 한다.   ●범 잡아먹는 담비가 있다   【뜻풀이】    아무리 강한 자에게도 무서운 천적이 있다.   【관련이야기】    옛날에 한 녀자가 아버지가 돌아가셨다는 부고를 받고 급히 고개 너머 친정으로 가게 되였다. 그러나 고개 우에는 큰 범이 있어서 넘어갈 재간이 없었다.    녀자는 생각다 못해 머리를 풀어헤치고 옷을 벗고 거꾸로 기어서 고개로 올라갔다.    범이 보니까 이상한 짐승이 올라오는데 앞에도 입이 있고 뒤에도 입이 있고 시커먼 꼬리 밑에 눈코가 달려있고 생긴 것이 희한하거든. 범이 가만히 생각해보다가“야, 이게 범 잡아먹는 담비인가 보다.”하고 꽁무니가 빠지게 도망갔다는 얘기.   ●벙어리 예장 받은 듯   【뜻풀이】    말은 안하고 싱글벙글 웃기만 하는 모습.    *예장: 혼인 때에 신랑집에서 예단에 붙여 신부집으로 보내는 편지.   【관련이야기】    예장을 받는 게 얼마나 좋은 것인지를 알려주는 얘기가 있다.    처녀 하나가 시집을 가게 되였다. 한 열흘만 있으면 신랑 집에서 예장이 온다니까 처녀는 기뻐서 어쩔 줄을 몰랐다.    그렇지만 이 기쁜 마음을 남한테 말할수는 없고 그렇지만 또 말은 하고 싶고 해서 몸을 닳고 있는데 마침 뒷간에 가니 강아지가 앞에 와서 앉았다.    처녀는 강아지한테   “얘, 난 열흘만 있으면 신랑집에서 예장이 온단다.”하고 자랑했다. 그때 강아지가 입을 벌리고“아앙!”하고 짖었다. 그러니까 처녀는“아아흐레가 아니고 열흘이야.”라고 했다.    그래도 강아지가“아앙아앙!”하고 짖으니까 처녀는“아이, 아아흐레가 아니고 열흘이야. 내가 너보다 더 잘 안다이.”라고 하더란다.   ●벼룩 등에 여섯간 대청 짓겠다   【뜻풀이】    하는 짓이 좀스럽다.   【관련이야기】    옛날에 강진 사또가 서울에 가서 아흐레를 있는 동안 매일 귤을 사먹었다. 아전이 하루에 1전씩 내서 귤을 사오는데 1전을 내면 장사군은 큰 귤 하나와 작은 귤 하나를 주었다. 귤을 사다주면 사또는 큰 귤을 먹고 나머지 작은 귤은 따라간 통인 아이가 먹었다. 그런데 강진에 돌아와서 아전이 장부에 9전을 기록하니 사또는 펄쩍 뛰었다.   “나는 반만 먹었으니 5전만 달아놓아라.”    할 수 없이 아전이 통인 아이에게 4전을 물리자 아이는   “제기랄, 이럴 줄 알았으면 먹지도 않았을 거요. 사또가 먹은 것이 어째 5전어치만 될까?”    하고는 주머니에서 4전을 꺼내 침을 뱉고 던져주더란다.   ●변죽을 치면 복판이 운다   【뜻풀이】    넌지시 암시를 주기만 해도 알아듣는다   【관련이야기】    옛날에 무식한 형제가 서로 멀리 떨어져 살았다.    하루는 형이 누룩이 필요해서 아우에게 편지를 보내는데 무식해서 글로 써보내지는 못하고 종이에다 누룩을 큼지막하게 그려보냈다.    아우가 형의 편지를 받아보고“아하, 형님이 누룩을 보내달라고 편지했구나.”하고 누룩을 구하려고 돌아다녔다. 그러나 좀처럼 구할수가 없어서 누룩 그린 편지에다 작대기를 하나 쭉 그어서 보냈다.    형이 받아보구선“이놈 봐라. 누룩이 없다고 보내지 않는구나. 이놈 가만 안 두겠다.”하고서 종이에다 빨간 점 파란 점을 드문드문 찍어보냈다.    아우가 받아보고“어허, 형님께서 누룩을 안 보내주었다고 성이 나서 불그락푸르락 하셨구나. 이거 안 되겠다.”하고 백지에다 항아리 하나하고 복숭아 하나를 그려서 보냈다.    형은 답장을 받아들고“흥, 제가 그러면 그렇지. 항복 안 할 수가 있나?”하며 고개를 끄덕끄덕하더란다.   ●보름달이 밝은 줄 몰랐더냐   【뜻풀이】    누구나 아는 사실을 몰랐더냐? 열달만에 아이 낳을 줄 몰랐던가.   【관련이야기】    옛날에 까치가 높은 나무우에 새끼를 낳아서 기르고 있는데 건너 산골짜기에 사는 여우가 와서“새끼 한마리를 주지 않으면 올라가서 너까지 잡아먹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까치는 무서워서 새끼를 내려보냈다.    그 다음부터 여우는 날마다 와서 새끼를 빼앗아 먹는데 결국 새끼가 한 마리밖에 남지 않자 까치는“이것마저 빼앗기면 나는 어떻게 사나?”하고 슬피 울었다.    지나가던 왁새가 왜 우느냐고 묻자 까치는 제 억울한 사정 얘기를 다 했다. 왁새는 이 말을 듣고“야, 너 멍청한 놈이구나. 여우는 눈(누운) 낭구(나무)도 못 오르는데 선 낭구를 어떻게 오르간? 넌 아직 그런 것도 몰랐단 말이냐?”    까치는 그제서야 깨닫고 다음부터는 여우에게 새끼를 주지 않았다고 한다.   ●보약도 쓰면 안 먹는다   【뜻풀이】    제게 이익이 되는 것도 당장 귀찮으면 싫어하는 것이 인간의 속성. 그러니 때로는 편법도 써야 한다는 뜻.   【관련이야기】    석가모니의 가르침에 이런 게 있다.    아이들이 장난감을 가지고 놀고 있는데 집에 불이 났다. 어른들이 소리를 질렀다.   “불이야!”    그러나 아이들은 장난에 정신이 팔려서 집에서 나오지 않았다. 그때 한 어른이“여기 더 좋은 장난감이 있다.”고 소리치자 아이들은 즉시 나오더라는 얘기.   ●복은 누워서 기다린다   【뜻풀이】    복은 아글바글 속을 태운다고 오는게 아니라 느긋하게 기다려야 온다.   【관련이야기】    명종 때 김개라는 부자가 벼슬 한번 해보겠다고 누에고치 2백석을 영의정 윤원형에게 바쳤다.    윤원형은 낮술을 먹고 졸다가“이번 비인 고을에는…”하고 서두를 꺼내놓고는 다시 졸았다.    윤원형은 비어있는 고을이란 뜻으로 말했지만 옆에서 받아 적던 서기는 비인 고을로 알아듣고 비인현감 넉자를 써놓고   “네, 비인 고을에는 누구를 쓰시겠습니까?”하고 물었다.    윤원형은“고치… 고치…”하고 다시 코를 골았다.    원형은 누에고치를 바친 김개에게 빈 고을 한 자리를 줄 생각으로 한 말이었으나 서기는 고치라니 누구를 말하는가 하고 관원명부를 찾아보니 제주 사람으로 참봉을 지낸 고치라는 사람이 있거든. 그래서 이 사람인가보다 하고 발표를 해버렸다. 꿈에도 생각지 않았던 고을 하나를 얻은 고치는“하하, 이래서 복이란 누워서 기다리는 법이라니까.”라고 하더란다.   ●부모 속에는 부처가 들어 있고 자식 속에는 앙칼이 들어 있다   【뜻풀이】    부모는 무조건으로 자식을 사랑하나 자식은 불효할 따름이다.   【관련이야기】     돌아온 탕자 이야기.     아버지는 방탕한 자식이 돌아오니까 달려가 끌어안고 가장 좋은 옷과 신발을 신기고 살찐 송아지를 잡아 잔치를 베풀어주었다.    그러나 그 형은 밭에서 돌아오다가 집 가까이에서 풍악소리와 웃고 떠드는 소리가 들리니까 화가 나서 집에 들어가려 하지도 않았다. 아버지가 나와서 달래자 큰아들은“나는 아버지 곁에서 뼈 빠지게 일했건만 친구들과 즐기라고 염소 새끼 한마리 주지 않으시더니, 창녀한테 빠져서 아버지 재산을 다 날려버린 동생이 돌아오니까 그 애한테는 살찐 송아지까지 잡아주시다니요!”하고 투덜거렸다.    아버지는 이 말을 듣고“얘야, 너는 나와 함께 있고 내 것이 모두 네 것이 아니냐? 그런데 네 동생은 죽었다가 다시 살아났으니 잃었던 사람을 되찾은 셈이다. 그러니 이 기쁜 날을 어찌 즐기지 않겠느냐?”라고 하더란다.   ●부자간에도 돈을 세어주고 받아라   【뜻풀이】    아무리 가까운 사이라도 돈 계산은 분명히 해야 한다.   【관련이야기】    개성 사람들은 돈 계산이 깨끗하기로 유명하다. 옛날에 개성상인의 아들이 아버지에게 천냥을 꾸었는데“제 날짜에 틀림없이 갚아야 한다.”는 잔소리를 여러번 듣자 약이 올라서 일전짜리로 천냥을 갚았더니 아버지는 그 잔돈을 하나하나 다 세더란다.   ●부처님 궐이 나면 대를 서겠다   【뜻풀이】    부처님 자리가 비면 그 자리에 대신 앉혀도 되겠다. 인자한 체하는 사람을 비꼬는 말.   【관련이야기】    옛날 충청도 어느 고을에 인자한 체하는 사람이 있었는데 옆집 가족이 굶는다는 얘기를 듣고는 크게 걱정된다는 듯이“아이고, 왜 굶는댜? 쌀 팔어다 밥 해먹지!”라고 하더란다.    * 쌀을 판다: 쌀을 사온다는 뜻.   ●북데기 속에 벼알이 있다   【뜻풀이】    평범한 곳에 인재가 있다.   【관련이야기】    옛날에 한 임금이 신하에게 인재를 구해오라고 했다. 신하는 팔도를 돌아다녔지만 아무리 봐도 인재라 할만한 사람이 없었다.    하루는 비를 피하려고 어느 촌집 처마밑에서 쉬고 있는데 그집 아낙이 방아간에서 집에 있는 조그만 아이에게“빗자루 좀 가져와.”하고 소리를 질렀다. 아이는 비가 좌락좌락 오니까 빗자루를 개 허리에다 매고 어머니보고 개를 부르라고 했다. 어머니가“워리, 워리.”하고 부르니까 개는 방아간으로 달려갔다.    신하는 감탄하고 이 아이를 데리고 서울로 갔는데 임금은 여러가지를 물어보고는 크게 기뻐하며 아이를 양자로 삼았다고 한다.   ●붓은 칼보다 강하다   【뜻풀이】    붓은 칼로서도 꺾을수 없다.   【관련이야기】    춘추시대 장수 최저가 제장공을 죽이고 정권을 잡았다. 최저는 태사 백에게 제장공이 학질로 죽었다고 쓰라고 했다. 그러나 백은 실록에다“최저가 그 임금을 죽였다.”고 썼다. 최저는 대노하고 태사 백을 죽였다.    이때 백에게는 중, 숙, 계 세 동생이 있었는데 이들도 사관이었다. 최저는 중에게 다시 쓰라고 했다. 그러나 중 역시 형과 똑같이 기록했다.    최저는 중도 죽이고 그 동생 계에게 다시 쓰라고 했다. 그러나 계도 세 형과 똑같이 썼다.    최저는 기가 막혀 기록을 고칠 것을 포기하고 죽간을 던져주었다. 계가 기록을 안고 사관으로 돌아가다가 이쪽으로 급히 오는 남사씨와 만났다. 계가 왜 오느냐고 물었더니 남사씨는“난 그대 형제가 다 죽음을 당했다는 소문을 듣고 이번 사건이 후세에 전해지지 못할까 염려하여 죽간을 가지고 오는 길이요.”라고 하더란다. ●붙들 언치 걸 언치   【뜻풀이】    말을 탈 때 안장을 붙들어 앉히고 그 우에 걸터앉는다는 데서 나온 말. 남의 덕을 보려면 우선 그를 중요한 자리에 추천하여 앉히는 것이 필요하다는 뜻.   【관련이야기】    조선 중기에 오면서 과거에 급제한 사람은 많고 벼슬자리는 적어서 자리싸움이 치열해졌다.    조정관리의 추천권은 이조 전랑이 갖고 있었는데 누가 이조 전랑이 되느냐에 따라 벼슬의 판도가 바뀌었다. 선조 때 김효원이 이조 전랑 물망에 오르자 외척 심의겸이 반대하고 나섰다. 이에 김효원을 따르던 무리와 심의겸을 따르던 무리 간에 치열한 싸움이 벌어졌는데 이것이 당쟁의 시작이다.    이때 김효원의 집은 동쪽에 있고 심의겸의 집은 서쪽에 있어서 김효원 패를 동인, 심의겸 패를 서인이라 불렀다고 한다.   ●비단 대단 곱다 해도 말같이 고운 것이 없다   【뜻풀이】    이 세상에 말보다 고운 것은 없다.   【관련이야기】    옛날에 뒷간에 가기가 귀찮아서 부엌에서 오줌을 누는 아이가 있었다. 부엌신인 조왕은 더러워 견딜 수가 없으니 호랑이에게 물려가게 해달라고 산신령에게 빌었다.    때는 추운 겨울날, 마침내 호랑이가 와서 문밖에서 동정을 살피고 있는데 아이가 부엌에다 오줌을 싸며 혼자말을 했다.   “나는 집안에 있는데도 이렇게 추운데 산에 계신 호랑이님은 얼마나 추우실까?”    호랑이는“야, 저렇게 마음씨가 곱고 말을 예쁘게 하는 얘가 어디 있을까!”라고 감탄하고는 아이를 잡아먹기는커녕 이웃 동네에서 제일 예쁜 처녀를 물어다 색시감으로 주었다고 한다.   ●비싼 놈의 떡 안 사먹으면 그만   【뜻풀이】    제가 싫으면 안하면 그만.   【관련이야기】    옛날에 도량이 큰 사람이 살았는데 그는 평생토록 노여움을 나타내 보인 일이 없었다. 음식에 불결한 것이 있으면 다만 먹지 않을 따름이었다.    하루는 집안 식구들이 그의 도량을 시험해보려고 티끌을 국속에 집어넣었더니 그는 밥만 먹었다. 왜 국을 먹지 않느냐고 묻자 그는“어쩐지 고기가 먹기 싫어서 그런다.”라고 대답했다.    또 하루는 밥에 검정을 얹어놓았더니 그는“어쩐지 밥이 먹기 싫으니 죽을 가져오라.”고 하더란다.   ●빌어는 먹어도 다리 아래 소리는 하기는 싫다   【뜻풀이】    빌어는 먹어도 굽신거리기는 싫다.   【관련이야기】    옛날에 한 정승 집에 생전 가도 절을 하지 않는 뼛버드름한 하인이 있었다. 하루는 정승이 보다 못해서“이놈아, 너는 왜 상전을 보고도 절을 하지 않느냐?”라고 물었다.   “절요? 아까 들어올 때 문 밖에서 했는데요.”   “그래? 네가 절을 하고 그러는지 안하고 그러는지 내가 알 수가 없으니 요다음부터는 내 눈앞에서 해라.”   “예, 그렇게 하지요.”    이놈은 부루퉁해서 나가더니 저녁 때 들어오는 길로 정승의 눈앞에 와서 절을 하고는 일어나는 척하며 정승의 턱을 받아버렸다. 정승은 어찌나 아픈지 눈물을 찔끔 흘리며   “이놈아, 멀찌감치 떨어져 절을 해야지 턱 밑에 와서 절을 하는 놈이 어디 있느냐?”하고 호통을 쳤다. 그랬더니 이놈은 “소인은 이제 절을 못하겠습니다. 멀면 멀다고 야단치시고 가까우면 가깝다고 야단을 치시니 어디 절을 하겠습니까?”라고 하더란다.   ●뺑덕어미 세간살이 하듯   【뜻풀이】    살림을 마구 탕진하는 모습.   【관련이야기】    뺑덕어미가 심봉사네 집 살림을 살면서 주로 하는 일이란 쌀 퍼주고 떡 사먹기, 의복 잡혀 술 사먹기, 코 큰 총각 술 사주기였다.   ●뿌리 깊은 나무 가물 안탄다   【뜻풀이】    생각이 깊은 사람은 곤란을 당하지 않는다.   【관련이야기】    전국시대 진나라와 조나라가 금문산 아래서 오래 대치하고 싸울 때 얘기다. 진나라 군사들은 조나라 진영 쪽으로 흘러가는 시냇물 물줄기를 끊었다. 그러나 조나라 노장군 염파는 미리 이럴 줄 알고 저수지를 여러 개 파서 이미 많은 물을 받아놓고 있었다. 그래서 조나라 군사는 물을 마음대로 쓰고도 전혀 부족을 느끼지 않았다고 한다.   06 사 ●사내자식 길 나설 때 갓모 하나 거짓말 하나는 갖고 나서야 한다    【뜻풀이】     사내는 밖에 나가면 거짓말도 할 줄 알아야 한다.     * 갓모: 비올 때 갓 우에 씌우는 모자.    【관련이야기】     옛날에 소강절이란 사람이 제자 아이를 데리고 산길을 가는데 어떤 녀자가 달려오며 누가 죽이려고 쫓아오니 살려달라고 했다. 소강절은 대밭을 가리키면서 저기 가서 숨어있으라고 했다.     곧 이어 한 남자가 낫을 들고 쫓아오더니 소강절을 보고 이리 도망쳐온 녀자를 못 봤냐고 했다. 소강절은 거짓말을 할 수가 없어서 대밭에 들어가 있다고 했다. 그놈은 대밭에 들어가 녀자를 찍어 죽였다.    제자 아이는 이 끔찍한 광경을 보고 선생에게 물었다.   “선생님은 어째서 살인하게 하십니까?”   “남자는 거짓말을 해서는 안 되니까 본 대로 말할수밖에 없지 않느냐?” “거짓말 않고도 녀자를 살릴 수가 있었습니다. 선생님이 저를 앞세우고 눈감고 봉사처럼 뒤따랐으면 됐을 텐데 그렇게 안해서 공연한 사람만 죽게 했지요. 선생님 따라다니다가는 저도 살인하게 생겼으니 이제부터 하직하겠습니다.”    아이는 선생을 버리고 다른 데로 가버렸다고 한다.   ●사돈 밤 바래기   【뜻풀이】    좀처럼 끝을 못 맺는 행동.   【관련이야기】    옛날 어떤 집에 사돈이 다니러 왔다가 밤늦게 돌아가게 되었다. 주인은 너무 안돼 보여서 사돈을 집에까지 바래다 주었다. 그러자 사돈은 미안하다며 돌쳐나와서 또 이 사람을 집에까지 바래다주었다. 이리하여 서로 왔다갔다하다가 홀딱 밤을 새웠다는 얘기.   ●사람 안 죽은 아랫목 없다   【뜻풀이】    사람이 제일 많이 죽는 곳은 전쟁터가 아니라 병들거나 늙어죽는 아랫목이다. 사람은 어디서든 죽을 수 있다는 뜻.   【관련이야기】    옛날에 한 처녀가 점을 쳐봤더니 소뿔에 찔려 죽을 괘가 나왔다. 그래서 처녀는 조심하느라 소 곁에는 가지도 않고 방에서만 지냈다. 그러던 어느날 처녀는 방에 앉아서 덧문을 열어놓고 문턱에 팔을 걸치고 귀쑤시개로 귀지를 파내고 있었다. 갑자기 바람이 휙하고 불어서 열려있던 덧문이 닫히면서 처녀의 팔꿈치를 쳤다. 그러자 귀쑤시개가 귓속으로 들어가서 처녀는 그것때문에 앓다가 죽었다. 나중에 보니 그 귀쑤시개는 소뿔로 되여 있더란다.   ●사람은 일생을 속아서 산다   【뜻풀이】    사람은 행여나 하는 막연한 기대 속에서 평생을 산다는 뜻.   【관련이야기】    옛날에 한 선비가 과거에 꼭 될 줄 알고 과거를 보러 다녔다. 그러나 해마다 떨어졌다. 이상해서 점쟁이한테 물어보았더니, 점쟁이는“당신은 왕이 될 팔자를 타고 나서 그까짓 과거 같은 건 안 붙는다. 과거 급제 못한다고 서러워하지 말고 왕이 될 날이나 기다려보라.”고 했다. 그후 선비는 왕이 될 날만 기다렸다. 그런데 왕은 되지 않고 늙어 죽게 되였다. 선비는 죽는 마당에“짐이 붕하신다. 태자를 불러라.”고 하더란다.   ●사발농사   【뜻풀이】    집의 양식을 아끼려고 남의 밥을 얻어먹는 일.   【관련이야기】    옛날에 어떤 집에서 찰밥을 짓는데 옆집 녀자가 눈치를 채고 마실을 왔다. 찰밥하는 집에서는 옆집 녀자가 가기만 기다렸다. 그러나 도무지 가지를 않아서 할 수 없이 찰밥을 조금 주었다. 옆집 녀자는 먹으면서“거, 무슨 찰밥인지 맛이 참 좋수다레.”하고 너스레를 떨었다. 주인 녀자는 얄미워서 “이래도 철모르고 저래도 철모르는 찰밥이우다.”하고 쏘아주었다. 그랬더니 옆집 녀자는“그래요? 난 이 찰밥이 오면 가면 또 먹으란 찰밥 같수다!”하더란다.   ●산골 부자는 해변가 개보다 못하다   【뜻풀이】    못사는 동네의 부자는 잘사는 동네의 개만도 못하다.   【관련이야기】    옛날에 해변가 사람이 소금장수가 되어 산골로 들어갔을 때 본 얘기다.    한 부잣집에서 제사밥을 짓는데 쌀이 워낙 귀하니까 쌀이 흩어질까봐 밑에는 조를 깔고 그 우에 실에 꿴 쌀을 놓고 짓더란다. 그리고는 제사밥을 먹을 때 축문을 써준 사람한테는 조밥 우에다 쌀알 다섯 개를 얹어주고 남자들한테는 쌀알 세 개를 얹어 주고 녀자들한테는 쌀알 반 개를 얹어주더라나?   ●산림도 청으로 하는 수가 있다니까   【뜻풀이】    제가 저를 추천하며 돌아다니는 사람을 비웃는 말.   【관련이야기】    조선 후기에 오면서 과거제도가 문란해지자 과거를 외면하는 유자들이 늘어났다. 처음에는 이들을 다 산림이라고 불렀다.    산림은 유교국가에서 유림의 대표 격이었으므로 권위와 영향력이 막강해서 정권을 좌지우지할 정도였다. 산림의 권위가 얼마나 막강했으면   “열 정승이 한 왕비만 못하고, 열 왕비가 한 산림만 못하다.”는 말이 나왔을까! 대표적인 산림으로는 우암 송시열 등이 있다.    그러나 조선 말기 세도정치 시대에 오면 산림의 권위도 떨어지고 유명무실해져 산림을 시켜달라고 세도가들한테 청을 들인 사람까지 생겨났다고 한다.   ●산은 오를수록 높고 물은 건널수록 깊다   【뜻풀이】    가면 갈수록 더 어려운 일이 생긴다.   【관련이야기】    옛날에 한 멀쩡한 사람이 서울 량반집에서 몇년 동안 청지기를 살면서 들은 풍월로 육갑하는 법과 약 짓는 법을 배웠다.    이 사람이 가만히 따져보니 약도 지을 수 있겠다. 육갑도 할 수 있겠다. 웬만하면 시골 내려가서 한 밑천 잡을 수 있으리라 생각하고 당장 청지기를 때려치우고 가장 만만한 산골로 갔다.    산골 동네에 떡 들어서니 한 골목에서 개가 나와서 고개를 기울기울했다. 이 사람은 이것을 보고“야, 여기서는 개가 다 기유기유하고 육갑을 하는구나.”하고 깜짝 놀랐다.    조금 더 가니까 어떤 집에서 녀자가 베를 짜고 있는데 가만히 들어보니 베 짜는 소리가 정축생 정축생하고 들렸다. 이 사람은 다시 놀라서“야, 여기서는 베를 짜면서도 육갑을 하는구나.”하고 감탄하고 있는데 녀자가 베틀에서 내려와“청동요강에다 오줌을 누어요. 그런데 오줌 누는 소리를 들어보니까 처음에는 갑주르르르 하더니 그 다음엔 을해을해을해을해.”하고 끝판에 가서 자축했다. 이 사람은“야, 이거 산골이라고 깔봤다가는 야단나겠다. 오줌을 누면서도 육감을 하는데 내가 있을 곳이 못되는구나.”하고 거기를 떠나서 경상도 영주 지방으로 갔다.    갔더니 한 나무군이 산에서 나무를 해가지고 내려오다가 지게를 벗어놓고는“귀야, 귀야, 귀야.”하고 금방 숨 넘어갈듯이 소리를 질렀다. 이 사람은“야, 저놈이 귀가 아파서 저러는가보다. 내 약 짓는 실력으로 귀를 고쳐주어야겠다.”하고 산으로 숨가쁘게 쫓아 올라갔더니 나무군은“지리, 지리 지리산 갈가마귀야 아으으.”하고 노래 뒤 귀절을 마저 불렀다. 이 사람은“산은 오를수록 높고 물은 건널수록 깊다더니 점점 어려운 일만 생기는구나. 내가 안하던 짓을 하려니까 그렇지!”하고 다시 청지기 짓을 하러 서울로 올라갔다고 한다.   ●산 호랑이 눈썹도 그리울 것이 없다   【뜻풀이】    희귀한 보물인 산 호랑이 눈썹도 그리울 게 없다. 세상에 부러울 것이 없다는 말.   【관련이야기】    산 호랑이 눈썹에는 다음과 같은 얘기가 있다.    옛날에 한 나그네가 산에서 도를 닦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인데 어느 큰 고개 밑에 이르니 사람들이 모여서 웅성거리고 있었다. 사연을 물은 즉 이 고개 우에는 큰 백호가 있어서 백 사람이 모여 넘어가야지 한명이 모자라도 잡혀 죽는다고 했다.    그러나 나그네는 그냥 고개를 올라갔다. 고개마루에 당도하니 머리가 하얀 로파가 길가에 앉아 있었다. 나그네가 물었다.   “로친네는 사람이요, 호랑이요?”    로파는 솔직히 호랑이라고 대답했다.   “로친네는 왜 사람을 잡아먹습니까?”   “나는 짐승을 잡아먹었으면 잡아먹었지, 절대로 사람을 잡아먹지는 않는다! 자, 봐라.”    호랑이는 자기 눈썹을 하나 빼주며 눈에다 대고 저 아래 사람들을 내려다보라고 했다. 호랑이 눈썹을 대고 보니 과연 고개 아래 모여 있는 사람들은 사람이 아니라 개나 말, 소, 돼지로 보였다. 호랑이는“당신은 사람으로 보여서 내가 안 잡아먹은 거라.”고 하며 눈썹을 가지라고 했다.    나그네가 집에 돌아가서 호랑이 눈썹을 대고 보니 마누라가 닭으로 보였다. 나그네는 깜짝 놀라서 마누라를 닭으로 보이는 사내와 짝지어주고 자기는 사람으로 보이는 녀자를 얻어서 잘 살았다고 한다.   ●살찐 놈따라 붓는 놈   【뜻풀이】    남을 무조건 따라 하는 놈.   【관련이야기】    옛날에 아무것도 모르는 자식놈이 초상집에 문상을 가려고 하자 어머니가 잘못하면 예가 안되니 이웃집 어른이 하는 대로 따라 하라고 시켰다. 이웃집 사람은 키가 큰 사람이라 상가에 들어가다가 문에 머리를 받아 갓일 부서졌다. 이걸 보고 키가 작은 아이놈은 펄쩍 뛰어 문을 받아놓고는“이만하면 예가 되겠능교?”라고 하더란다.   ●삼대 부자가 없다   【뜻풀이】    삼대를 내려가는 부자가 없더라.   【관련이야기】    송나라 때 절도사 미신이 백성을 쥐어짜서 돈을 백만 꾸러미나 쌓았지만 인색해서 돈을 쓰지 않았다.    반면에 그 아들은 사치스럽고 방탕했다. 아들은 아버지 때문에 돈을 마음대로 쓰지 못하니까 고리대금업자한테 비싼 이자돈을 빌려 쓰면서 공공연히“노도환.”이라고 하고 다녔다. 늙은이가 쓰러지면 갚겠다는 뜻이다. 아들은 집안에서는 얌전한 척하고 문밖에만 나가면 흥청망청 썼다.    미신이 죽자마자 아들은 재산을 금방 탕진해서 옥졸과 야경군의 도움을 받아 겨우 입에 풀칠하는 신세가 되었다고 한다.   ●삼수갑산을 가는 한이 있더라도   【뜻풀이】    삼수갑산에 귀양 가는 한이 있더라도 기어코 하고 싶은 일을 하겠다.   【관련이야기】    삼수갑산이 두메산골이라는 건 다 알지만 어느 정도인지는 잘 모를 것 같아서 여기 옛날 얘기를 적는다.    옛날에 어떤 선비가 갑산 원으로 가게 돼서 대감들에게 떠난다고 인사를 갔는데 그저 잘 다녀오라는 대감도 있었지만 픽 웃거나 무슨 뜻인지는 몰라도“잘 해보게.”하는 대감이 더 많았다.    이 선비가 몇달이나 걸려 갑산에 도착하니 고을 백성들은 새 사또가 왔다고 잔치를 벌여주고 온 고을이 떠들썩했다. 사또는 흐뭇해서 그럭저럭 정사를 잘 보았다. 그렇지만 추석이 지나 며칠 안되였는데 갑자기 육방관속이 다 몰려와서 인사를 했다.   “이제 저희들은 하직합니다.”    사또는 놀라서 물었다.   “하직이라니 무슨 하직이냐?”   “예, 내일이면 아실겝니다. 래년 해동이 되여야 뵈입게 될 터이니 그만 하직이지요.”    관속들은 모두 집으로 가버렸다.    다음날 아침에 일어나보니 밤새 어떻게나 눈이 많이 왔던지 지붕이 파묻히고 문도 열수 없어서 사또는 방안에만 틀어박혀 지내게 되였다. 이거 눈속에 파묻혀서 꼼짝없이 죽게 되였구나!    불을 켜들고 그 큰 집 실내를 이리저리 살피며 다니는데 맨 끝방에 웬 녀자 하나가 있었다.   “너는 누구냐?”   “예, 저는 내년 봄까지 사또 진지를 올릴 사람입니다.”    사또는 너무나 반가워서 말했다.   “따로 거처할 것이 뭐 있냐? 내 방에 와서 같이 있자.”   “예, 그럭하지요.”   사또와 밥 해주는 녀자가 한 방에서 거처하게 되였는데 눈이 지붕우에까지 쌓여 있으니 해를 볼수 있나? 달을 볼 수 있나? 낮도 밤같고 밤도 낮같고 할 일이라곤 아무것도 없어서 적적하고 심심하기 짝이 없었다. 그 너른 집에 사또하고 밥해주는 녀자하고 단 둘이만 있으니 생각나는 일이란 단 그것뿐이였다. 해서 사또는 밤낮으로 녀자와 그 짓만 했다. 그러다보니 결국 코피가 터지고 몸은 쇠약해져서 이러다가는 집에도 못가보고 죽겠다 싶어서 맹세를 하느라고 바람벽에다“다시 이런 짓을 하면 내가 개아들, 소아들, 말아들이다.”하고 써놓았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뿐 다시 녀자와 마주보고 앉았으면 또 그 짓을 할 따름이었다. 이렇게 해서 한 겨울동안 지내고 보니 바람벽에는“다시 이런 짓을 하면 개새끼 소새끼 말새끼다.”라는 글씨로 가득하게 되였다.    긴긴 겨울이 지나고 봄이 되자 육방관속들이 몰려와서 인사를 했다. 사또는 반가워서 말했다.   “야, 나 죽을 뻔했다. 저 바람벽을 봐라.”   “구관 사또보다는 덜 하신데요 뭐.”    아전들은 바람벽을 보고 웃었다.    그후 이 사또는 임기를 마치고 서울에 와서 대감들에게 다녀왔다는 인사를 하러 갔더니 대감들마다 웃으며“그래 지난 삼동에는 벽을 몇칸이나 버려놨는가?”라고 하더란다.   ●상팔십이 내 팔자   【뜻풀이】    가난이 내 팔자.   【관련이야기】    강태공은 160년을 살았는데 먼저 80년은 낚시질이나 하며 가난하게 살다가 나중 80년은 정승이 되여 부귀공명을 누렸다고 한다.   ●새도 가지를 가려 앉는다  【뜻풀이】    몸을 의탁하려면 좋은 주인을 선택해야 한다. 잔인하거나 옹졸한 주군 밑에는 가지 말아야 한다는 뜻.   【관련이야기】    공자가 여러 나라를 떠돌다가 위나라에 갔다. 위나라 임금은 이웃나라를 치려고 병법에 관한 것을 물어왔다. 공자는“나는 제사 지내는 법은 알지만 병법에 관해서는 모릅니다.”하고는 그 나라를 서둘러 떠났다고 한다.   ●색시 그루는 다홍치마 적에 앉혀야 한다   【뜻풀이】    색시 버릇은 다홍치마를 입고 막 시집왔을 때 잘 가르쳐야 한다.   【관련이야기】    옛날에 한 사내가 성미 사나운 녀자를 얻게 되였다. 사내는 첫날밤부터 꽉 잡아야겠다 생각하고 밤에 똥을 싸서 몰래 처녀 속곳에 넣어놓고 큰 소리로“아니, 이게 무슨 냄새야?”라고 하면서 밖으로 나가버렸다. 녀자는 자기가 똥을 싼줄 알고는 무안해서 어쩔 =줄을 몰랐다.    녀자는 그 일때문에 사십여년동안 남편한테 꽉 죽어지냈다. 어쩌다 화를 못 참고 성깔을 부리려고 하다가도 남편이“어험, 아 첫날밤에…”하면 그만 기가 푹 죽는 것이었다.    그러는 동안에 아들 딸 나서 시집장가 다 보내고 환갑날이 돌아왔다. 환갑잔치날 령감은 이제야 별일 없겠지 하고 아들딸들 앞에서 첫날밤 얘기를 사실대로 털어놓았다. 그랬더니 성깔이 죽은 줄 알았던 할망구가 “그러면 그렇지! 아이구 분해!”라고 하더니 그 자리에서 령감의 수염을 몽땅 뽑아버리더란다.   ●서발 막대 거칠 것 없다 【뜻풀이】    집안에 살림이라곤 아무것도 없어서 세발이나 되는 막대를 휘둘러도 거칠 것이 없다.   【관련이야기】    옛날에 딸 셋을 여읜 집에 도둑이 숨어들었다. 방을 샅샅이 뒤졌으나 살림이라곤 아무것도 없었다. 도둑이 혀를 차며 나가려고 하자 집 주인이 누운채로 말했다   “여보, 도둑량반. 문이나 닫고 가게.”    도둑은 기가 차서 물었다. “여보, 도대체 무엇이 무서워 문을 닫으라는 거요?”   ●서천에 경가지러 가는 사람은 가고 장가드는 사람은 장가가자   【뜻풀이】    제 각기 갈 길을 가자. 헤여지자는 뜻.   【관련이야기】    저팔계가 삼장법사를 모시고 서천으로 가다가 한 미녀를 만났다. 저팔계가 미녀를 차지할 욕심이 불같이 일어 손오공에게 하던 말이“불경 가지러 가는 사람은 가고 장가드는 사람은 장가들자.”였다.   ●서울이 낭이라니까 과천서부터 긴다   【뜻풀이】    서울이 낭떠러지와 마찬가지로 인심이 험한 곳이라고 하니까 미리부터 겁을 먹고 과천서부터 긴다.   【관련이야기】    어떤 시골 사람이 서울에 올라와서 국밥을 사먹는데, 서울에서는 무엇이든 절반으로 에누리해야 속지 않는다는 말을 들은 터라 잔뜩 주의를 하고 주막집 주인에게 밥값이 얼마냐고 물었다.   “돈반이요.”   “돈반?”   “한돈 오푼이란 말이요.”   “아, 그럼 칠푼 오리라는 말이구려.”    주인은 기가 막혀“뭐 이런 자식이 다 있어?”라고 하며 따귀를 한 대 갈겼다. 시골사람은“아이구, 반 대 따귀야.”라고 하면서도 무척 아프니까“서울 금도 듣던 것하고 다른데?”라고 하더란다.   ●세 사람만 우겨대면 없는 호랑이도 만들어낸다   【뜻풀이】    거짓말도 여럿이 하면 곧이들린다.   【관련이야기】    위나라 신하 방공이 초나라에 인질로 가게 되었는데 임금과 오래동안 떨어져 있으면 아무래도 뒤에서 참소하는 무리가 있을 것 같아 임금을 떠보느라고 이런 얘기를 했다.   “전하, 지금 어떤 사람이 저잣거리에 호랑이가 나타났다고 하면 믿으시겠습니까?”    왕은 고개를 저었다.   “그럼 두 사람이 똑같이 호랑이가 저잣거리에 나타났다고 하면 믿으시겠습니까?”   “글쎄, 일단 의심하겠지.”   “그럼 세 사람이 똑 같은 소리를 하면 믿으시겠습니까?”   “그렇다면 믿을 테지.”    방공은 한탄하고 초나라로 떠나갔는데 결국 참소하는 자들 때문에 왕의 의심을 받아 영영 귀국하지 못하고 말았다는 이야기.   ●세 살 적 버릇이 여든까지 간다   【뜻풀이】    어릴 때 버릇을 잘 들이라는 말.   【관련이야기】    옛날에 산골에 사는 한 형제가 송아지 길을 들이는데 형은 앞에서 고삐를 잡아끌고 동생은 뒤에서 보습으로 밭을 갈았다. 그런데 동생은“이랴! 저랴!”하고 싶어도 형이 앞에서 고삐를 잡고 끄니 차마“이랴! 저랴!”를 할 수가 없어서“형님 이리 가이소. 형님 저리 가이소.”이렇게만 해서 온종일 밭을 갈았다.    그러고 나서 한참후 동생 혼자 송아지를 몰고 나가 다른 밭을 가는데 아무리“이랴! 저랴!”해도 송아지는 꼼짝도 하지 않았다. 그래서 할 수 없이“형님 이리 가이소. 형님 저리 가이소.”라고 하니까 송아지는 밭을 잘 갈아서 그 소한테는 평생토록“형님 이리 가이소. 형님 저리 가이소.”를 했다고 한다. ●소가 다 웃겠다   【뜻풀이】    너무 우스꽝스러운 짓을 하니 소가 다 웃겠다.   【관련이야기】    옛날에 한 게으른 아들이 있었다. 하루는 메밀밭을 매라고 하니까 저는 메밀국수를 싫어하기때문에 밭을 매지 않겠다고 했다. 그후 메밀을 거두어서 온식구가 국수를 해먹는데 아들은 빼놓고 해먹었다. 색시는 제 서방이 못 먹으니까 안타까워서 밤에 외양간에 들어가 있으면 갖다주겠다고 했다.    밤이 되자 색시는 메밀국수를 만들어 가지고 시부모 몰래 외양간으로 갖다주었다. 서방은 좋다고 훌훌 소리를 내면서 먹고 있었다. 그때 어머니가 외양간 옆을 지나다가 국수 먹는 소리가 나니까 도둑놈이 국수를 훔쳐먹는줄 알고 쫓아 들어가서 상투를 틀어잡고 소리를 질렀다.   “얘, 며늘아. 국수도둑놈 잡았다. 부뚜막에 성냥 있다. 얼른 가지고 와라.”    며느리는 제 서방이 잡힌 줄 알고 의뭉을 떨었다.   “성냥이 어디 있는지 모르겠어요. 어머님이 와서 찾아보세요. 제가 붙잡고 있을 테니.”    시어머니는 성냥을 찾으려고 외양간을 나갔다. 색시는 얼른 서방의 상투를 놓아주고 그 옆에 있는 소의 뿔을 잡았다. 시어머니가 성냥을 갖고 와서 보니 며느리가 소뿔을 잡고 있거든.   “야, 난 도둑놈의 상투를 붙잡은 줄 알았더니 소뿔이었구나!”    어머니가 놀라자 외양간 뒤에 숨어있던 아들이 웃음을 참지 못하고 으흐흐 하고 웃었다.    그러니까 며느리는 겸연쩍어서“아이, 소가 다 웃네.”라고 하더란다.   ●소가 힘세다고 왕 노릇 할까   【뜻풀이】    힘이 세다고 미련한 놈이 지도자 노릇을 할수 있나? 힘센 것만 믿고 까부는 자를 비웃는 말.   【관련이야기】    제나라에 힘센 장수 셋이 있었는데 자칭 삼걸이라 했다. 이들은 힘센 것만 믿고 시정을 횡행하며 못된 짓을 일삼고 대신들을 깔보며 심지어는 임금 앞에서도 너 내 거리를 하며 버릇없이 굴었다. 그러나 임금은 그들의 용기를 사랑한 나머지 내버려두었다.    재상 안영은 이들이 장차 나라의 큰 화근이 되리라 생각하고 하루는 임금 앞에 세 사람을 불러다 놓고 희귀한 복숭아 두 개를 주며 말했다.   “이 중에서 공로가 많은 사람이 먹으시오.”    그러자 공손 첩이란 장수가“나는 임금님께 달려드는 백호를 맨손으로 때려눕힌 사람이오.”하고 복숭아를 먹었다.    다음에 고야자란 장수가“나는 황하에서 천년 묵은 자라를 죽여서 임금님을 보호한 사람이오.”하고 나머지 한 개를 먹어버렸다.    그러자 전개강이란 장수가 분하여“나는 서나라를 쳐서 대장을 죽이고 적군을 5백명이나 사로잡았소. 자라나 범을 죽인 것은 실로 작은 일이라. 내가 마땅히 복숭아를 먹어야 하는데 못 먹었으니 이 부끄러움을 어찌 갚으리오.”하며 칼로 제 목을 찌르고 죽었다.    이것을 보고 공손첩이 크게 놀라면서“전개강은 나보다 큰 공로를 세웠는데 내가 양보하지 못하고 몰염치하게 복숭아를 먹었으니 무슨 낯으로 내가 살리오?”하고 자기 목을 칼로 찌르고 죽었다.    그러자 이번에는 고야자가“우리 세 사람은 일찍이 결의형제를 맺고 생사를 함께 하기로 맹세했다. 두 사람이 죽었는데 내 어찌 이 세상을 살리오?”하고 역시 목을 찌르고 죽었다.    힘센 세 사람은 꾀많은 안영에게 걸려 복숭아 두개에 허무하게 죽었다고 한다.   ●소 닭 보듯 한다   【뜻풀이】    아무 관심도 없이 무덤덤하게 쳐다본다.   【관련이야기】    옛날에 쌍둥이 형제가 있었는데 한 날 한 시에 장가를 들어서 각각 색시를 데리고 왔다.    그러던 어느날 형이 아우네 집에 갔다. 그때 제수는 화장을 하고 있다가“나 곱지?”하고 물었다.    형은 이 말을 듣고 물끄러미 보다가“난 모르겠소. 아우한테나 물어보구려.”하고 나가더란다.   ●소귀에 경 읽기    【뜻풀이】     아무리 일러주어도 효과가 없는 일.    【관련이야기】     옛날에 어떤 나이 어린 처녀가 털실공장에 취직해서 날마다 털옷도 만들고 털방석도 만들고 했다.     몇해를 그렇게 다녔는데 하루는 옷을 벗고 그 아래를 보니까 털이 붙어 있었다. 털실공장의 털이 붙은줄 알고 잡아떼려고 하니까 떨어지지 않고 아프기만 했다. 이거 이상하다 하고 걱정이 되였지만 그대로 털실공장에 다녔다.     그 뒤 옷을 벗고 보니까 털은 전보다 더 많이 붙어 있었다.    “야, 이거 털실공장의 털이 자꾸만 들어붙어서 이렇게 됐는가 보다. 이러다가는 온몸이 털투성이가 되지 않을까?”     처녀는 털실공장에 다니기가 무서워졌다. 그래서 어머니한테 털실공장에 다니는 것을 그만두겠다고 했다. 어머니는    “우리가 이만치 사는 것은 네가 털실공장에 다니기때문인데 그만두면 우리는 어떻게 살으란 말이냐?”라고 하면서 그만두지 말라고 타일렀다. 그랬더니 거기를 보이면서 털실공장 털이 이렇게 달라붙으니 더 다니면 온몸에 털이 달라붙어서 보기 흉하게 될게 아니냐고 했다. 어머니는 그것은 나이가 들면 으레 나는 것이다. 그러니 털실공장에 다녀도 아무 일 없다고 말했다. 그래도 딸은 곧이듣지 않고 그만두겠다고만 했다. 어머니는 내 말을 못 믿겠으면 이웃집 글 많이 아는 령감님한테 가서 물어보라고 했다.     처녀는 이웃집 령감한테 찾아가서 자기 사정을 얘기를 했다. 령감은 나이 먹으면 누구나 다 털이 난다. 나는 남자니까 어려서는 얼굴에 털이 나지 않았지만 나이 먹으면 이렇게 털이 난다고 수염을 쓰다듬어 보였다. 그래도 처녀는 곧이듣지 않고 털실공장에 다니지 않겠다고 고집을 부렸다.     령감은 달래고 타이르고 하다가 할 수 없이 바지를 벗고 거기를 내보이며 말했다.     “자, 이거 봐라. 나도 이렇게 털이 있지 않느냐?”     그랬더니 이 처녀는“아이고, 할아버지도 털실공장에 다녔구먼요.”라고 하더란다.   ●송도계원   【뜻풀이】    별것도 아닌 세력을 믿고 남을 깔보는 자.   【관련이야기】    팔삭둥이 한명회가 송도에서 조그만 별궁지기를 하던 미천한 시절, 친목계에 들기를 원했으나 계원들은 그를 깔보고 받아주지 않았다. 나중에 한명회가 출세하자 계원들은 뒤늦게 후회했다고 한다.   ●소금 섬을 물로 끌어라 해도 끈다   【뜻풀이】    소금 섬을 물로 끌고 가면 다 녹을 게 뻔하다. 그런데도 자기 주견이 없어서 남이 시키는 대로 맹목적으로 따른다.     【관련이야기】    명종 때 왕대비가 요승 보우에게 반하여 불사를 크게 일으키는 등 보우가 시키는 일은 다했는데 나중에는 소금 섬을 물로 끌어라 해도 끌 정도였다고 한다. 이래서 부작용도 컸지만 개중에는 좋은 일도 있었다.    그중 하나가 중에게 따로 과거를 보게 하여 휴정과 유정 두 큰 스님을 뽑은 일이다. 선과에 장원급제한 휴정은 임진왜란 때 승병을 통솔한 서산대사이고, 교과에 장원급제한 유정은 임진왜란 후에 일본에 가서 난중에 잡혀간 남녀 인구 삼천 명을 찾아온 사명당이었으니 이것이 소금 섬을 물로 끌어도 좋은 일이 생긴 희한한 경우다.   ●소눈 말눈 크다 해도 의눈보다 큰 것이 없다   【뜻풀이】    의논성 있는게 제일이다. 의눈은 의논을 재미나케 표현한 것.     【관련이야기】    옛날 충청도 당진에 사는 한 선비가 며느리 셋을 봤는데 어떤 며느리가 제일 똑똑한지 보려고 모두 불러 앉혀놓고 물었다.   “너희들, 고개 중에 무슨 고개가 가장 넘기 어려우냐?”    막내며느리는 송학산 한티고개가 넘기 어렵다고 하고 둘째며느리는 모른다고 했지만 큰며느리는“이 고개 저 고개 넘기 어렵다고 해도 보릿고개 넘기가 제일 어려워유.”하고 대답했다. 시아버지는 큰며느리가 현명하다고 칭찬했다.    시아버지는 그 다음에 새 중에서 무슨 새가 제일 크냐고 물었다. 막내며느리는 산새가 크다고 하고 둘째는 또 모른다고 했지만 큰 며느리는“이 새 저 새 해도 먹새가 제일 큽니다.”하고 대답했다. 시아버지는 또 큰며느리가 옳다고 했다.    그 다음에 시아버지는 눈 중에서 무슨 눈이 제일 크냐고 물었다. 초싹초싹하는 막내며느리는 소눈도 크고 말눈도 크다고 하고 둘째는 모른다고 했지만 큰며느리는“소눈 말눈 크다 해도 의눈보다 큰 것이 없지유.”하고 대답했다. 시아버지는 큰며느리를 칭찬하며 세 며느리 중에서 큰며느리를 상 며느리로 여겼다고 한다.   ●소문난 좆잔등이 부러졌다   【뜻풀이】    소문난 것이 전혀 실속이 없을 때 쓰는 말.   【관련이야기】    옛날에 담(쓸개)이 크기로 소문난 사람이 있었다. 하루는 남의 쓸개를 볼 줄 아는 나그네가 보니 과연 쓸개가 커서 꼭 주먹만 했다.   “내 천하에 담 크다는 사람은 다 봤지만 이렇게 담 큰 사람은 처음이오.”라고 나그네가 연신 감탄하며“사나이로 태어난 이상 이왕이면 담을 맷돌짝 만하게 키워보시죠.”하고 권하자 사내는 가슴과 배를 쑥 내밀고 만족한 웃음을 띠었다. 그러나 이때 갑자기 안에서“누구야?”하는 녀자의 새된 목소리가 들리자, 사내의 쓸개는 점점 작아져서 마침내는 콩알 만해졌다. 나그네가 실망을 해서 일어서려고 하는데 갑자기 병풍 뒤에서 “어떤 미친놈이 남의 남편 담을 키울라고 들어?”하는 녀자의 째지는 듯한 소리가 들리며 와장창하고 그릇 깨지는 소리가 났다. 그 순간 사내의 쓸개는 좁쌀 반만해지더니 마침내 거기서 파르스름한 물이 똑똑 떨어지더란다. 사내의 쓸개는 방금 전 그 소리에 터진 것이다.   ●소발에 쥐잡기   【뜻풀이】    소가 뒷걸음을 치다가 우연히 쥐를 밟아죽이는 수가 있다. 우연히 잘된 일.   【관련이야기】    옛날에 덩치도 크고 먹기도 엄청나게 많이 먹는 총각이 있었는데 사람들은 이 총각을 식충이라고 불렀다. 그러나 식충이는 보기에는 힘깨나 써보이지만 사실은 장도리 하나 제대로 들 힘도 없어서 아무 일도 못하고 아까운 양식만 축냈다. 그래서 부모는 이런 놈을 두었다가는 집안 망하겠다고 내쫓아버렸다.    이놈은 이 마을 저 마을에 가니 사람들이 식충이의 덩치를 보고 힘깨나 쓰겠다고 여겼는지 뒤산에 있는 호랑이를 잡아주면 평생 먹여주겠다고 했다. 식충이는 굶어 죽나 호랑이에게 먹혀 죽나 마찬가지라고 생각하고 산으로 올라갔다. 그렇지만 호랑이가 나올까봐 무서워서 큰 나무를 부여잡고 부들부들 떨면서“호랑이 나오지 마라. 호랑이 나오지 마라.”하고 소리치고 있었다. 이때 호랑이는 배가 고파서 뭐 먹을 것 없나 하고 있었는데 어디서 사람 소리가 나니까  식충이가 있는 쪽으로“어흥!”하고 큰 소리를 지르며 쫓아갔다. 이놈은 호랑이가 쏜살같이 달려오는 걸 보고 그만 급해 맞아서 똥을 싸며“아악!”하고 소리를 질렀다. 그 소리가 어찌나 컸던지 호랑이는 혼이 빠져 달아나다가 벼랑에 떨어져 죽었다.    식충이는 호랑이를 잡은 공로로 평생 아무 일도 안하고 드러누워서 밥만 먹었다고 한다.   ●손자 밥 떠먹고 천정 쳐다본다   【뜻풀이】    계면쩍은 짓을 해놓고 시치미를 뗀다.   【관련이야기】    옛날에 손자하고 할아버지하고 먹을 것을 가지고 잘 싸우는 집안이 있었는데 아들은 그것때문에 늘 속을 썩였다.    어느 추운 겨울날 할아버지는 손자 밥을 떠먹고 천정을 쳐다보다가 손자하고 싸움이 붙었는데 차차 말이 몰리니까 화가 나서 손자를 발가벗겨 밖으로 내쫓았다.    손자가 처마 밑에서 엉엉 울고 있으니까 아들놈이 씩씩거리더니 옷을 훌렁 벗고 밖으로 나가 손자 옆에서 같이 떨었다. 영문을 알 수가 없어서 너는 왜 떠느냐고 물었더니 아들은“당신이 내 자식 떨리는데 나라고 당신 자식 못 떨려요?”라고 하더란다.   ●소한테 한 말은 안 나도 어미한테 한 말은 난다   【뜻풀이】    아무리 가까운 사이라도 기밀은 말하지 말라는 뜻.   【관련이야기】    옛날에 한 지관이 죽기 전에 아들을 가만히 불러서 내가 죽거들랑 산에다 묻지 말고 동네 우물에다 아무도 모르게 묻으라고 유언을 했다.    아비가 죽자 아들은 아무도 모르게 우물에다 시체를 집어넣었다. 그러나 어머니는 밤낮으로 울면서 산소가 어디냐고 물었다. 아들은 처음 며칠동안은 가르쳐주지 않았으나 어머니가 하도 울고 볶아대는 바람에 견디지 못하여 절대로 어머니만 알고 아무한테도 얘기하지 말라는 조건으로 사실을 말했다.    어머니는 입이 간지러워서 친한 이웃집 녀자에게 얘기했고 이래서 순식간에 온 동네가 알게 되였다. 동네 사람들은 아우성을 치며 우물에 달라붙어서 물을 퍼냈다.    이때 송장은 금송아지가 거진 다 되여가고 있었다. 뒷다리는 이미 일어섰고 앞다리는 이제 막 일어서려고 하는데 바닥이 드러나며 바깥바람을 쐬자 금송아지는 그만 사르르 녹아 없어지고 말았다.    조금만 더 있었더라면 송장은 완전한 금송아지가 되여서 우물은 명당이 되고 집안은 큰 부자가 되였을 텐데 어머니에게 비밀을 털어놓는 바람에 복을 놓쳤다는 이야기.   ●손님에 아이가 죽어도 동무가 있으니 낫다   【뜻풀이】    천연두에 아이가 죽어도 같이 죽는 동무가 있으니 낫다. 최악의 불행을 당해도 같이 당하는 사람이 있으면 조금은 위로가 된다.   【관련이야기】    옛날에 전라도 생강장수 하나가 생강을 한 배 싣고 평양에 와서 팔아 큰돈을 벌었다가 그만 평양 기생에게 반해서 숱한 돈을 다 빨리고 말았다. 그는 다음과 같이 한탄했다고 한다.   “그놈의 아랫입은 이빨도 없으면서 남의 생강 한 배를 다 씹어 먹었구나.”    그후 어느 도의 소장수가 소를 수백마리 끌고 평양에 와서 큰돈을 벌었다. 그렇지만 이 소장수도 그 이빨 없는 입에다 다 먹히고 급기야는 집으로 돌아갈 로자도 없어서 그 기생집에서 하인 노릇을 하고 있었다.    하루는 기생이 어떤 돈 많은 놈팽이를 끌고 와서는 소장수에게 안방에다 군불을 때라고 했다. 소장수는 아궁이에 불을 때면서“내 대를 이을 녀석이 왔구나!”라고 하며 씩 웃더란다.   ●솜씨는 관밖에 내놓고 가라   【뜻풀이】    솜씨가 너무너무 좋으니 죽더라도 솜씨는 관밖에 내놓고 가라. 솜씨가 지독하게 없다는 뜻.   【관련이야기】    옛날에 한 사내가 늦장가를 들었는데 녀편네라고 얻은 것이 솜씨가 매우 알량해서 저고리 고름을 달아 달라니까 등에다 달아주었다. 사내가 화를 내니까   “다시 달으면 될 것 아냐?”하며 저고리를 뺏어가더니 한참후에 주는데 보니 이번에는 고름이 옆구리에 달려있었다. 사내가 기가 막혀 허허 웃으니까 녀자가“무슨 사내가 저래? 조금만 잘못하면 화를 내고, 조금만 잘해주면 좋아서 헤헤거리고.”라고 하더란다.   ●소증 나면 병아리만 쫓아도 낫는다 【뜻풀이】 소증은 고기를 먹을 희망만 보여도 낫는다. 소증은 채소만 너무 먹어서 고기를 먹고 싶어 환장한 병. 【관련이야기】 옛날에 오랫동안 고기를 먹지 못해 소증이 난 사내가 눈 딱 감고 빚을 내어 청어 한 두름을 샀다. 지글지글 구워온 청어 한마리를 먹고 나니 이제는 살 것 같아 다음날 아침 밥 때가 되기만 기다리는데 막상 아침 밥상이 올라온 걸 보니 청어가 없다. 사내가 이상해서 아내에게 물었다. “여보, 청어 어쨌어?” “어쩌긴요?” “여보, 내가 어제 청어 스무마리 사왔지?” “사왔죠.” “내 한 마리 먹었지?” “먹었죠.” “그럼 남은 거 어디 있어?” 녀자는 눈을 똑바로 뜨고 “남다니요? 당신 한 마리 먹었지, 나 열 아홉 마리 먹었지. 남을 게 어딨어요?”라고 하더란다.   ●송사는 졌어도 재판은 잘 하더라   【뜻풀이】    내가 재판에 져서 섭섭하긴 해도 그 재판관 공정하게 잘 하더라. 칭찬할 것은 칭찬해야 한다는 말.   【관련이야기】    옛날에 한 포수가 여우를 보고 총을 쏘았다. 여우는 다리에 총을 맞고 동네 한가운데로 뛰여 들어갔다. 그때 개가 달려와서 여우를 물고 저희 집으로 들어갔다.    포수는 그 집에 가서 여우는 내가 쏘아 잡은 것이니 내달라고 했다. 그러나 개주인은 여우는 우리 개가 잡아서 물고 왔기때문에 내 꺼다 하면서 내주지 않았다. 그래서 두 사람은 여우를 두고 싸웠다. 한 아이가 이것을 보고“내가 재판해주겠소.”하고선“포수는 가죽이 필요해서 여우를 쏜 것이고 개는 고기가 필요해서 물고 온 것이니 포수는 가죽을 가져가고 개주인은 고기를 가져가시오.”하고 판결했다.    개주인은 섭섭했지만 너무나 잘된 판결이라 할 수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고 한다.   ●송아지보다 못한 놈   【뜻풀이】   우둔한 사람을 놀리는 말.   【관련이야기】    옛날에 삼년 동안 서당에 다녀도 하늘 천, 따 지도 모르는 아이가 있었다. 선생이 하루는 이 아이를 기필코 가르쳐보려고 밖으로 데리고 나가 하늘을 가리키며“데거이 머이가(저것이 뭐냐)?”하고 물었다. 아이는 구름이라고 했다. 답답해진 선생이 방으로 들어와 삿자리를 들치고“이거이 머이가?”하고 물었다. 아이는 구들장이라고 했다. 선생은 화가 나서“야, 차라리 송아지를 가르치면 가르쳤지, 너같은 놈은 못 가르치겠다.”라고 말했다. 아이는 집에 가서 아버지한테 그대로 일러바쳤다.    아버지는 화가 나서 송아지 한마리를 선생한테 끌고 와서 이 송아지에게 글을 가르쳐보라고 했다. 선생은 그러겠다고 하고서 송아지가 좋아하는 콩단을 가지고“하늘 천!”하면서 콩단을 하늘로 올리고“따 지!”하면서 콩단을 내렸다. 송아지는 콩단을 먹으려고 주둥이를 위로 올렸다 내렸다 했다. 이와 같이 한달을 연습시키니 콩단이 없어도 송아지는“하늘 천!”하면 주둥이를 올리고“따 지!”하면 주둥이를 내렸다.    아이의 아버지는 이것을 보고“야, 내 자식은 송아지만도 못하구나!”라고 한탄하며 송아지를 선생에게 주고 아이를 데려갔다고 한다.   ●술 취한 사람 사촌 집 사준다   【뜻풀이】    술 취한 사람은 뒷갈망도 못할 호언장담을 잘한다.   【관련이야기】    옛날 어느 마을에 형제가 이웃에 사는데 형은 잘 살고 동생은 못 살았다.    여름날 보리타작을 하고 보리를 덕석에 널어서 말릴 때 얘기다. 작은며느리는 저희 집에 말릴 데가 없었던지 보리를 좀 가지고 와서 큰아들집 마당 한 구석에 말렸다. 시어머니가 대청에 앉아 있다가 닭이나 돼지가 오면 쫓는 일을 하는데 짐승을 쫓으려고 마당에 내려올 때마다 큰아들의 보리를 발로 밀어서 작은아들 보리 쪽으로 붙여놓았다.    저녁 때 작은며느리가 와서 보니 자기가 갖다 널은 보리보다 훨씬 많거든. 이상하다 생각하고 자기 갖다 널은 보리만큼 담고 나머지는 큰집 보리 널은 데로 밀어놓고 갔다.    방에 있던 큰며느리가 이것을 보고 작은 동서의 마음이 기특해서 도와주고 싶은 생각이 났다.    며칠 지나서 큰동서는 찹쌀 한 말을 작은 동서에게 주면서 이것으로 술을 빚고 떡을 해서 시아주버니를 대접하라고 했다. 작은 동서는 큰동서가 시킨 대로 술을 빚고 떡을 해서 시아주버니를 잘 대접했다. 시아주버니는 동생 집에서 술과 떡을 많이 먹고 취해서 집에 돌아와 잤다.    큰동서는 서방이 자는 동안에 논문서를 다 꺼내서 방바닥에 흩어놓고 그중에 한섬지기 논문서를 작은 동서에게 갖다주었다. 서방은 술이 깨여 가지고 방바닥에 논문서가 흩어져 있는 것을 보고 아내에게 물었다.   “논문서가 왜 이리 흩어져 있지? 그리고 마을 앞 한섬지기 논문서는 어째 없나?”   “아이고, 당신이 시숙집에 가서 술을 먹고 돌아와서 궤 안에서 논문서를 꺼내 방바닥에 늘어놓더니 동생 살림 지내기가 어려우니 줘버려야겠다고 한섬지기 논문서를 작은집에 주지 않았소?”   “어? 내가 술에 취해 가지고 그 논문서를 동생 주었나?”    서방은 더 이상 말이 없었다.    큰동서는 이렇게 해서 작은 동서를 잘 살게 해주었다고 한다.   ●시골놈이 서울놈을 못 속이면 보름씩 배를 앓는다   【뜻풀이】    어수룩해 보이는 시골 사람이 뜻밖에 영악할 때 쓰는 말.   【관련이야기】    옛날에 어느 시골 사람이 서울에 올라와서 큰 어물전 앞에서 기웃기웃했다. 가게 주인이 나와서 무엇을 보느냐고 물었다. 시골 사람은 명태를 가리키며 물었다.   “저 크고 좋은 고기가 뭣이요?”    가게주인이 가만히 보니까 촌티가 줄줄 흐르고 어수룩하게 생겼거든. 그래서 속여먹을 생각이 났다.   “이 고기는 금고기라는 것인데 아무데서나 파는 것이 아니오.”   “그런 좋은 고기라면 사야지. 얼마요?”   “열냥이오.”    터무니없이 비쌌지만 시골놈은 두 말 안하고 명태 한 마리를 사서, 가지고 온 자루에 넣고 말했다.   “나 저기 좀 갔다 올 동안 이 자루 좀 맡아주시오.”   “그렇게 하시오.”    가게 주인은 무심코 자루를 맡았다. 한참 있다가 시골놈이 다시 와서 물었다.   “내 자루 어딨소?”   “저기 있소.”    시골놈은 자루 속에 손을 넣어보더니 소리를 지르며 주인에게 달려들었다.   “이 자루 속에 있던 돈 천냥이 없어졌으니 당신이 물어내쇼.”    주인은 그런 돈 본 적이 없으니 물어줄수 없다고 맞섰다. 이래서 시골놈하고 가게 주인 사이에 큰 싸움이 벌어졌다. 그때 포졸이 지나가다가 보고 왜 싸우느냐고 물었다. 시골놈이 말했다.   “이 고기가 참 좋은 고기라고 해서 열냥 주고 사서 돈 천냥들은 자루에 넣어두고 자루 좀 봐달라고 해놓고 잠시 나갔다 왔더니 글쎄 천냥이 없어졌잖아요. 그래서 내 돈 물어내라고 하는 중입니다.”  포졸이 듣고 보니 명태 한 마리에 열냥이나 받고 판 가게 주인이 틀림없이 나쁜 놈이거든. 그래서 가게 주인에게 천냥을 물어주라고 했다.    서울 가게 주인은 명태 한마리 비싸게 판 죄로 시골놈에게 꼼짝없이 천냥을 바쳤다고 한다.   ●시집살이 못하면 본가집살이 하지   【뜻풀이】    한가지 일에 실패해도 다른데 희망을 둘수 있다는 말.   【관련이야기】    리성계가 고려를 뒤집어엎고 서울을 개성에서 한양으로 옮기자 개성 사람들은 크게 반발하고 리씨 조선에 협력하지 않았다. 리성계도 괘씸해서 그랬는지 개성사람들에게는 과거의 길을 막았다. 개성사람들은 벼슬길이 막히자“ 그래, 정치를 못하면 경제를 하면 될 것 아니냐?”며 이재의 길로 나아갔는데 이들이 유명한 개성상인으로 지금도 개성 출신 재벌들이 많다.   ●신선놀음에 도끼자루 썩는 줄 모른다   【뜻풀이】    재미난 일에 빠져서 세월 가는줄 모른다.   【관련이야기】    옛날에 바둑에 미친 사람이 바둑을 두고 있는데 집에서 동생이 울며 쫓아와“아버님께서 돌아가셨어요.”하고 말했다. 그러나 이 사람은 지금 한창 승부가 결정되는 판이라 바둑판을 골똘히 들여다보면서“아버님이 돌아가셨어? 거 참 안됐구먼.”라고 하더란다.   ●싸움은 말리고 흥정은 붙이랬다   【뜻풀이】    나쁜 일은 못하게 말리고 좋은 일은 하도록 권하랬다.   【관련이야기】    옛날에 한 아이가 글방을 다니는데 글방선생이 홀아비로 지내는 것이 어린 마음에도 보기가 딱했던지 장가보내고 싶은 마음이 났다.    그래서 아침에 글방에 오면“선생님 장가 안 가시겠소?”하고 묻고 저녁에 갈 적에도“선생님 장가 안 가시겠소?”하고 물었다. 선생은 처음에는 어린애 철없는 말로만 듣고 웃어넘기고 말았는데 날마다 아침저녁으로 그런 말을 들으니까 급기야는 매를 때리면서 다시는 그런 소리 하지 말라고 야단을 쳤다.    그랬는데도 아이는 매일“선생님 장가 안 가시겠소?”하고 물었다. 선생은나중에 지쳐서“가겠다. 그래 어떡할래?”하고 말았다. 아이는“그럼 내가 하라는 대로 하시라우요.”하고 다짐을 두었다.    아이가 다니는 길에 원래 한 과부가 살고 있었다. 아이는 글방에 갈 때나 올 때나 그 과부집에 들어가서“우리 선생님 여기 와있지요?”하고 물었다. 과부는 어린애가 하는 말이라 처음에는 별스럽게 생각지 않고 안 왔다고만 대답했다. 그런데 아침저녁으로 그런 소리를 들으니까“너희 선생이 어떻게 해서 우리 집에 오간? 요담부턴 그런 소리 말라. 그런 말 또 했다간 매 맞을 줄 알아!”하고 꾸짖었다.    그랬는데도 아이는 글방에 오고 갈 때마다“우리 선생님 이 집에 와 있지요?”하고 물었다. 과부는 성이 나서 요놈의 새끼 죽이겠다고 쫓아오곤 했다.    이만큼 해놓고 아이는 선생에게“오늘 밤에는 내가 과부를 밖으로 나오게 할 테니까 그 짬에 선생님은 과부집 안방에 들어가서 옷을 벗고 요대기를 깔고 이불을 쓰고 누워 있으시라구요.”하고 일러주었다. 그리고 과부집 대문간에 가서“아주머니, 우리 선생님이 방금 일루 들어가는 것을 봤는데 선생님, 어디메 계십니까?”하고 큰소리로 물었다.    과부는 성이 나서“요놈의 새끼, 뭐라구?”하면서 부지깽이를 들고 쫓아 나왔다. 아이는 안 맞겠다고 들고 뛰면서“우리 선생님을 방에다 두고 괜시리 그런다.”고 떠들었다. 과부는 더욱 화가 나서“요놈의 새끼, 요놈의 새끼!”하며 쫓아왔다.    아이는 얼마쯤 뛰다가 선생이 과부집 방안에 들어갔을 쯤 해서 일부러 과부한테 잡혔다. 과부는“요놈의 새끼, 어째서 너희 선생이 우리 집에 와 있니? 집으로 가보자.”하며 끌고 갔다.    그리고 방으로 들어가며“자, 두 눈으로 똑똑히 봐라. 어디 너희 선생이 있는가?”하고 말했다.    이때 선생이 이불 속에 누워 있다가“와들 그래?”하며 부시시 일어나 앉았다. 그러자 아이는“아주머니 괜히 그래. 우리 선생님이 이 집으로 들어온 거를 내 눈으로 똑똑히 봤는걸.”하고 투덜거렸다. 과부는 아무 소리도 못했다.    과부는 아이보고 소문을 내지 말아달라고 부탁했다. 아이는 떡을 많이 해주면 소문을 내지 않겠다고 했다. 과부는 큰 시루에다 떡을 많이 해서 줬다.    그랬더니 아이는 떡을 가지고 나와 집집마다 돌리면서“이 떡은 우리 선생님과 이웃집 과부 아주머니가 혼인한 잔치 떡입니다.”하고 돌아다녔다. 일이 이쯤 되였으니 어쩌랴? 과부는 할 수 없이 글방 선생과 혼인했다고 한다.   ●쑥구렁이 꿩 잡아먹는다   【뜻풀이】    지지리 못난 구렁이가 꿩을 잡아먹는다. 못난 사람도 때로는 놀랄 만한 일을 한다는 뜻.     【관련이야기】    함경도 이원 사람들은 약다고 해서 참새, 단천 사람들은 어둡다고 해서 쑥구렁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그렇지만 이 단천 쑥구렁이가 이원 참새를 속여먹어서 화제가 된 적이 있다. 단천 사람이 산에서 까마귀 새끼들을 주워다가 이원에 가서 희귀한 약병아리라고 속여 판 것이다. 이원 사람들은 그것이 까마귀 새끼인 줄도 모르고 비싼 돈을 주고 잘도 사먹더란다.   ●쓰러져가는 나무는 아주 쓰러뜨린다   【뜻풀이】    잘 될 가망이 없는 일은 빨리 집어치울수록 좋다.   【관련이야기】    진문공은 젊어서 망명 시절에 조나라에 가서 푸대접을 받았지만 희부기라는 조나라 대신한테는 극진한 대접을 받았다.    진문공이 임금이 되여 조나라를 칠 때 희부기의 집만은 건드리지 말라고 엄명을 내렸다. 그러나 혈기방자한 장수 위주가 질투심이 난 나머지 희부기의 집에 불을 질러 희부기를 죽이고 자신도 불타는 대들보에 깔려 중상을 입었다.    진문공은 대노하여 위주를 당장 죽이라고 했다. 신하들이“위주는 앞으로 써먹을 수 있는 장수입니다.”하고 말리자 진문공은“그까짓 다 죽어가는 병신놈을 어디다 써먹는단 말이냐?”하고 말했다. 그리고는 신하를 시켜 위주의 화상이 어느 정도인지 알아오라고 했다. 써먹을 수 없을 정도로 크게 다쳤으면 아주 죽여버릴 작정이었다.    위주는 사태를 눈치채고 병석에서 일어나 비단필을 온몸에 감아 상처를 감추고 죽을힘을 다해서 세 번 구르고 세 번 달려보였다. 그래서 위주는 가까스로 살아남았다고 한다.   07 아 ●아는 길도 물어 가라   【뜻풀이】    쉬운 일도 물어서 해라. 돌다리도 두들겨 보고 건너라.   【관련이야기】    옛날에 새로 온 사또가“이 일은 어떻게 하는 것이냐? 또 저 일은 어떻게 하고?”하는 식으로 아래사람들에게 일을 물어서 처리하면 아전들은“어째 징조가 고달플 것 같다.”고 수근거리지만 사또가 아래사람들에게 묻지도 않고 물 흐르듯 쉽게 정사를 처리하면 아전들은 오히려“어째 우리 꾀에 잘 넘어갈 것 같다.”라고 하며 웃었다고 한다.   ●아니 구린 똥숫간이 있나   【뜻풀이】    저 혼자 깨끗한 척 한다마는 아니 구린 사람이 있나?   【관련이야기】    옛날에 깨끗한 척하는 사람들이 간음한 녀자를 끌고 와서 예수한테 물었다.   “선생님, 이 녀자를 어떻게 할까요?”    예수가 말했다.   “당신들 중에 죄없는 사람이 이 녀자를 돌로 치시오.”    깨끗한 척하던 사람들은 이 말 한마디에 슬금슬금 다 도망갔다고 한다.   아니 땐 굴뚝에 연기 날까   【뜻풀이】    전혀 근거도 없는 소문이 날 리 있겠느냐?   【관련이야기】    옛날에 한 동네에 사는 남자와 녀자가 눈이 맞아서 밤마다 만난다는 소문이 났다. 한 장난군이 하루는 그 녀자를 불러 세웠다.   “나 요새 이상한 얘기를 하나 들었는데?”   “무슨 얘기를요?”   “저 감나무집 사람이 그러는데 당신이 그 사람 손을 잡았다고 하던데? 정말 당신 그런 일 있소?”    녀자는 펄펄 뛰며 발뺌을 한다는 것이“아이고, 분해. 제가 내 손 잡았지, 내가 제 손 잡았나?”라고 하더란다.   아닌 밤중에 홍두깨 내민다   【뜻풀이】    전혀 예상치도 못한 뜻밖의 말을 불쑥 꺼낸다.   【관련이야기】    옛날에 한 나그네가 어떤 집에 들러 하룻밤 재워달라고 했다. 그러자 녀주인이 나와서 남편이 출타 중이라 안된다고 했다. 나그네는 겨우겨우 사정하여 외양간에 자게 되였다.    그런데 밤이 이슥해서 미끈하게 생긴 사내가 오더니 녀자의 방으로 들어갔다. 그걸 보고 나그네는 잠이 안 와서 문밖에 나가 서성거리고 있었다.    그때 한 녀자가 치마를 펄펄 날리며 달려오더니 다짜고짜 나그네의 멱살을 붙잡고“이 집에 그만큼 가지 말라고 했는데 또 왔니?”하며 치마 안에서 방망이를 꺼내 사정없이 내려깠다. 그리고는 나그네를 끌고 제 집으로 가서“얼른 자자!”하고 이불을 펴고 끌어안고 잤다.    한참 자다가 녀자가 보니 제 서방이 아니고 엉뚱한 남자거든 녀자가 깜짝 놀라 우들우들 떨며 물었다.   “여보, 당신 어떻게 여기 왔소?”    그랬더니 나그네는“어떻게 왔냐구? 아까 당신이 날 방망이로 까고 끌고 오지 않았소?”라고 하더란다.   아비만한 자식이 없다   【뜻풀이】     아미가 자식을 사랑하는 것만큼 자식이 아비를 사랑하는 법이 없다. 아비가 자식보다 낫다.   【관련이야기】    옛날에 아버지와 아들 둘 다 청렴하기로 유명한 벼슬아치 집안이 있었다. 어느날 왕이 그 아들에게 물었다.   “경의 청렴이 아버지와 비교하면 어떠한가?”    그는 다음과 같이 대답했다.   “신의 아비는 청렴하되 남이 알까 두려워하고, 신은 청렴하되 남이 모를까 두려워하니, 신이 아버지께 훨씬 미치지 못합니다.”   아이 곱다니까 씨암탉을 잡는다   【뜻풀이】    자식 칭찬을 해주니까 좋아서 정신을 못 차린다.   【관련이야기】    옛날에 한 녀자가 늦둥이를 낳았다. 녀자는 아들 낳은 것이 너무너무 기뻐서 동네 사람들한테 자랑했다. 그러나 아이가 못 생겨서 아무도 잘 생겼다고 칭찬해주는 사람이 없었다.    어느날 한 나그네가 지나가다가 이 집에 들렀다. 녀자는 아이를 내보이며 자랑했다.   “우리 애기 잘 생겼지요?”    나그네가 말했다.   “거 꼭, 짜구선달네 챙이 같구먼.”    녀자는 무슨 뜻인지는 잘 몰라도 칭찬해주는 말인줄 알고 너무너무 기뻐서 씨암탉을 잡아 잘 대접했다. 남편이 돌아오자 녀자는 또 자랑을 했다.   “어떤 나그네가 우리 애기 칭찬해줘서 씨암탉을 잡아 잘 대접했어요.”   “나그네가 뭐라고 칭찬하던가?”   “거 꼭, 짜구선달네 챙이 같다고 합디다.”    남편은 혀를 찼다.   “에이, 여편네가 뭘 알아야지! 짜구선달이란 멱짜구(개구리)란 뜻이고 챙이는 올챙이란 뜻이야.”   아이 말 듣고 배 딴다   【뜻풀이】    아이가 하는 말을 듣고 경솔하게 행동한다.   【관련이야기】    옛날에 읍내 사는 지주가 촌에 사는 소작인 집에 갔다. 소작인은 상전을 극진하게 대접하느라고 닭을 잡아주었다. 지주가 닭을 먹고 있는데 소작인집 조그만 아이가 와서 말끄러미 쳐다보다가   “얼래? 죽은 닭고기를 잡수시네.”하고 중얼거렸다.    지주는 기분이 께름직해서 닭고기를 안 먹고 상을 내놨다. 그랬더니 아이가 닭고기를 갖다가 우적우적 먹기 시작했다. 지주가 이상해서 물었다.   “얘, 너는 왜 죽은 닭고기를 먹니?”    그랬더니 아이는“그럼 읍내 사람들은 닭을 죽이지 않고 산 채로 먹나요?”라고 하더란다. 안 먹겠다 침뱉은 물 돌아서서 다시 먹는다   【뜻풀이】    두번 다시 안 볼것처럼 하지 마라. 아쉬워 찾아갈 날이 있으리라.   【관련이야기】    옛날에 한 녀자가 첫 아이를 낳으면서 얼마나 고생을 했던지 남편에게“죽으면 죽었지 다시는 아이를 낳지 않겠소.”하고 선언을 해버렸다. 남편도 리해심이 아주 없는 사람은 아니라 순순히 허락을 해서 두 사람은 남남처럼 각각 다른 방에서 기거했다.    그러나 세월은 흘러서 꽃이 피고 새가 지저귀고 아지랑이가 피어오르는 춘삼월 호시절이 돌아왔다. 남편이 어느날 밤 사랑방에서 책을 보고 있자니까 밖에서 인기척이 났다.   “누구야?”하고 문을 여니까 뜻밖에도 아내가 곱게 차리고 새침하게 서 있거든. 남편이 소리를 낮춰“아니, 이 밤중에 웬일이요?”하니까 아내는 눈을 내리깔고“죽을 작정 하고 왔어요.”라고 하더란다.   앉은 자리에 풀도 안 나겠다   【뜻풀이】    사람이 너무 깔끔하고 냉정해서 그가 앉았다 일어난 자리에서는 풀도 안 나겠다. 왜냐? 찬바람이 쌩쌩 도니까 풀이 나올수가 없지!   【관련이야기】    옛날에 어떤 사또가 청렴강직하여 부임할 때 겨우 아들 하나와 종 하나를 데리고 갔다. 겨울철에 아들이 추위를 이기지 못하여 숯을 달라고 하자 창고에서 나무막대기 하나를 갖다주며“이것을 밟아 굴리도록 해라. 발이 저절로 따뜻해질 것이다.”라고 하더란다.   압록강이 팥죽이라도 굶어 죽겠다   【뜻풀이】    얼마나 게으른지 압록강 전체가 팥죽이라도 떠먹는 것이 귀찮아 굶어죽겠다.   【관련이야기】    옛날에 한 선비가 게으른 마누라를 데리고 사는데 갑자기 볼일이 생겨 먼 고장으로 떠나게 되였다. 선비는 자기 없는 동안에 마누라가 굶어죽을까봐 걱정이 되여서 미리 떡을 해서 마누라 입 가장자리며 얼굴 여기저기에 떡을 붙여주고 두손에도 쥐어주고 만반의 준비를 다하고 길을 떠났다.    그러나 이레후에 집에 돌아와보니 마누라는 죽은지 딱 엿새가 되어 있었다. 마누라는 혀가 닿는 입가의 떡만 핥아먹고 죽은 것이다.   앞에서 꼬리치는 개가 뒤에는 발뒤꿈치 문다     【뜻풀이】    앞에 와서 살살 비위를 맞추는 자일수록 뒤에서 해코지를 잘한다.   【관련이야기】    춘추시대 제나라의 역아는 임금의 환심을 얻으려고 제 어린 자식을 죽여 료리를 만들어 바쳤다. 그러나 임금이 늙고 병들어 볼 일 없게 되자 침실 주위에 높이가 세 길이나 되는 담을 쌓아 임금을 굶겨 죽였다고 한다.   애매한 두꺼비 떡돌에 친다   【뜻풀이】    아이들이 장난으로 던진 돌에 아무 잘못도 없는 두꺼비가 죽듯이, 애매하게 화를 당했다.   【관련이야기】    십상시의 란 때 이야기.    내시들이 천자를 협박하여 전권을 휘두르자 원소가 궁으로 쳐들어갔다. 원소는 부하들에게 내시를 모조리 죽이라고 했다. 그러나 이 통에 수염없는 관원들이 내시로 오인을 받아 애매하게 많이 죽었다고 한다.   약질이 살인낸다   【뜻풀이】    약해보이는 사람이 뜻밖에 엄청난 짓을 하더라.   【관련이야기】    춘추시대 오나라의 요리는 5척 단구에다 바람이 앞에서 불면 뒤로 쓰러지고 뒤에서 불면 앞으로 쓰러질 정도로 몸이 가날펐지만 천하장사 경기를 짧은 창으로 찔러죽였다고 한다.   약한 다리에 침이 간다   【뜻풀이】    약자를 도와주고 싶어하는 것이 인심.   【관련이야기】    옛날에 관아에서 가장 낮은 계급이 관비인데 이 관비에도 두가지가 있으니, 하나는 기생이고 또 하나는 급비였다. 기생은 비록 가난해도 모두 돌봐주는 이가 있지만 급비는 삼베옷을 입고 밤에는 물 긷고 새벽에는 밥 짓느라 쉴새없이 분주해도 대개 용모가 추해서 돌봐주는 사람이 없었다. 그러나 어진 사또들은 불쌍한 급비에게 잘해주었다고 한다.    정약용은 이렇게 말했다.   “수령이 갈려서 돌아가는 날, 성의 남문 밖에서 기생은 좋아라고 웃고 급비는 눈물을 흘리며 울어야 현명한 수령이라 할수 있다.”   양천 원님 죽은 말 지키듯   【뜻풀이】    어찌할 바를 모르고 우두커니 바라보고만 있는 모습.   【관련이야기】    옛날 강화 땅에 벌대춘이란 희한한 말이 있었다. 이 말은 임금이 거둥하면 임금을 따라 서울에 갔다가 저 혼자 스스로 강화에 내려오곤 했다. 임금이 끔찍이 사랑한 나머지 이 말의 죽음을 알리는 자는 무조건 사형에 처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어느해 이 말이 서울에 올라갔다가 돌아가는 길에 양천 벌(지금의 서울시 양천구)에서 병사했으나 아무도 이 사실을 임금에게 알리지 못하였고 양천 원은 난처해서 며칠동안 우두커니 바라보기만 했다. 지나가던 한 로인이 딱하게 여겨 지혜를 알려주었다.    양천 원은 노인의 지시대로 궁궐에 들어가 임금에게 아뢰었다.   “말이 시골로 내려가다 양천 벌에 누웠습니다. 그런데 사흘동안 일어나지도 아니하고 먹지도 아니합니다.”   “그래 죽었단 말이냐?”    임금이 죽었다는 말을 먼저 했으므로 일이 무사히 끝났다는 얘기.   양푼 밑구녕은 자국이나 있지   【뜻풀이】    아주 빤빤한 사람을 욕하는 말. 옛날 양푼은 놋쇠를 두드려서 만들었으므로 밑구녕에 망치로 두드린 자국이 있다.  【관련이야기】    옛날에 늙은 홀아비가 나이를 속이고 장가를 갔다. 그러나 첫날밤을 치르고 난 다음날 색시가 울고불고 야단이 나서 장인이 사위를 불렀다.   “자네 나이가 몇인가?”   “네, 사면으로 스물입니다.”    장인은 놀라서“아니, 사면으로 스물이라면 팔십이 아닌가?”하며 뒤로 넘어졌다. 그랬더니 사위란 놈은“장인어른, 제가 비록 나이는 먹었지만 올해는 넘길 것 같으니 과히 염려는 마십쇼.”라고 하더란다.   어둑서니는 올려다볼수록 크다   【뜻풀이】    어둑서니는 어두운 밤에 겁을 먹고 혼자 상상으로 만들어낸 귀신. 지레 겁을 먹으면 조그만 빗자루가 전봇대만한 도깨비로 커진다.   【관련이야기】    옛날에 한 나무군이 산에 나무하러 갔다가 범이 교미하는 것을 보고 너무너무 웃음이 나와서 웃고 있노라니까 범이“임자, 집에 가서 나 X했다는 말 아무한테도 하지 말라. 만일에 했다가는 잡아먹을 테니까!”하고 을러댔다. 나무군은 말 안하겠다고 하고서 집에 돌아왔는데 범 생각이 나서 안 웃을래도 안 웃을수가 없어서 혼자 웃고 있었다. 웃는 것을 본 색시가“왜 혼자 웃어요?”하고 물었다. 그렇지만 말했다가는 범한테 잡혀갈 것 같아서 이 사람은 말하지 않고 웃기만 했다. 그런데 색시가 자꾸 말하라고 성화를 대서 할수 없이 범이 X하는 걸 봐서 웃음이 나서 웃는다고 말했다. 그런데 그때 마침 범이 이 집 부엌에 와 있다가 나무군이 저희 색시에게 말하는 것을 듣고“다른 사람보고 절대로 말하지 말라고 했는데 말한다. 너 나오기만 하면 잡아먹겠다.”하며 으르렁거렸다.    이 사람은 밖에 나가지도 못하고 부들부들 떨었다. 다음날 이 사람은 산에 나무를 하러 가야겠는데 갔다가는 범한테 잡혀 먹힐 것 같아서 가지도 못하고 마당에서 서성거리며 근심을 하고 있었다. 그때 마침 토끼 한마리가 지나가다가 이 사람보고 무슨 근심이 있느냐고 물었다. 이 사람은 범이 X하는 거를 봤는데 딴 사람 보고 말하지 말라는 거를 우리 색시에게 말했더니 범이 와서 듣고 잡아먹겠다고 해서 나무 하러도 못 가고 근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토끼는 그 말을 듣고   “그까짓 거 뭘 근심하는가? 임자가 나무할 때 범이 나와서 잡아먹겠다고 하면 내가 도와주겠다.”라고 하며 산으로 가라고 했다. 나무군은 지게를 지고 도끼를 들고 앞에 가고 토끼는 포수처럼 까만 옷을 입고 부지깽이를 들고 멀찌감치 떨어져서 뒤따라갔다. 산에 가서 이 사람은 나무 등걸(밑둥과 뿌리)을 패고 있는데 아니나 다를까 범이 나와서 잡아먹겠다고 했다. 그때 토끼가 부지깽이를 메고“뭐야, 뭐야?”하며 왔다. 범은 포수가 총 메고 오는 줄 알고 지레 겁을 먹고 급해 맞아서 땅에 납작 엎드리며“범 아니고 등걸이라고 해라.”하고 속삭였다.    토끼가 가까이 와서“이게 뭐냐?”하고 물었다. 나무군은“등걸이야.”하고 말했다. 그러니까 토끼가“이게 정말 등걸이면 도끼로 패봐라.”하고 말했다. 나무군은 어떻게 하면 좋을지 몰라 망설이고 있는데 범은 들킬까봐“패라. 패라.”라고 했다. 이 사람은 도끼로 범의 대갈통을 팼다. 이렇게 해서 범은 허무하게 죽었다고 한다.   어머니가 반 중매쟁이가 되여야 딸을 살린다   【뜻풀이】    과년한 딸을 시집보내려면 어머니가 백방으로 주산하고 애써야 한다는 말.   【관련이야기】    옛날에 봉산 고을 이방이 이쁜 딸을 두고 이인 사위를 고르는데 사위 취재가 너무 까다로워서 팔구년이 지나도록 합격하는 사람이 없었다.    문제는 궤짝 세 개에다 각각 물건을 넣어놓고 이 물건이 무엇인지 알아맞추는 것인데 귀신이 아닌 이상 알 턱이 있나? 딸은 점점 나이를 먹어가고 몸이 달은 어머니는 사위감으로 찍어놓은 황천왕동이를 몰래 찾아가서 답을 가르쳐 주었다.    황천왕동이는 사위 취재를 보러 가서 단정히 앉아 두 손을 맞잡고 한 동안 있다가 외면하고 혼자말 하듯“붉은 궤짝에는 붉은 팥이 한 낱, 누런 궤짝에는 누런 콩이 아홉 낱, 흰 궤짝에는 목화가 아홉 송이.”하고 지껄이는 동안에, 이방이 말은 고사하고 숨소리도 없이 듣고 있다가 천왕동이 입에서 마지막 말이 떨어지자마자 벌떡 일어나 안문을 박차고 맨발로 뛰여들어가며“여보 마누라, 사위를 얻었어!”하고 큰소리를 지르더란다.   얼음에 박 밀듯   【뜻풀이】    얼음 우에바가지를 놓고 밀면 부드럽게 미끄러져 나간다. 거침없이 매끄럽게 나가는 모습.   【관련이야기】    임진왜란 직전 조선의 삼 천재로는 정언신, 유성룡, 권률을 꼽았다. 그런데 이 세 사람이 습진(군대연습)시간을 어기자 병조판서인 리후백이 이런 자들이 무슨 천재인가 하고 노발대발하여 세 사람을 옥에 가뒀다.    리후백은 사실 이 세 사람은 정말로 따끔하게 가르치고 싶어 옥에 가둔 것인데 갇힌 세 사람은 정말로 군법의 시행을 받아 죽는 줄로만 알고 있었다. 리후백은 옥에 갇힌 그들에게 여섯 권으로 된 경국대전을 한질씩 주며“이 책 한질을 닷새 안에 능히 외우는 자는 살 것이요, 그렇지 못한 자는 살지 못할 것이다.”하고 으름장을 놓았다. 세 사람은 닷새 동안 죽자하고 외웠다.    그러나 닷새 후에 리후백 앞에 나와 외울 때는 세 사람 다 더듬거렸다. 리후백은 다시 노기를 띄고“닷새 동안에 책 여섯 권쯤도 못 외우고서야 무슨 인재란 말이냐? 그러고도 살기를 바라느냐? 다시 닷새 여유를 줄테니 이번에는 이 책 한질을 다 외워 오너라.”하며 동국여지승란 한질씩을 주었다.    세 사람은 다시 옥 속으로 돌아와 죽기 살기로 외웠다. 책 권수가 저번보다 훨씬 많았지만 목숨이 왔다갔다하는 판이라 죽지 않으려면 외우지 않을 수 없었다.    닷새후 나이 많은 정언신과 총기없는 권율도 제법 줄줄 외웠으니 나이도 젊고 총기도 좋은 유성룡이야“얼음 우에박 밀듯” 쭉 내려 외울 수 있었다.    그후 세월이 흘러 임진왜란이 일어나자 조정 대신들은 우왕좌왕했지만 유성룡과 권율만큼은 그때 수십권 책을 외운 덕분에 우리나라 각지의 사정을 훤히 꿰고 있었으므로, 유성룡은 조정안에서, 권율은 전선에서, 7년에 걸친 긴 전쟁을 꾸려나갈 수 있었다.(정언신은 임진왜란 전에 죽었다.)    그제서야 두 사람은 돌아가신 리후백 판서에게 감사했다고 한다.   엎지른 물   【뜻풀이】    다시 돌이킬 수 없는 일.     【관련이야기】    옛날에 한 선비가 책 읽기를 너무 좋아하다 보니 답답한 구석이 없지 않아 좀 있었다.    하루는 아내가 마당에 곡식 멍석을 펴놓고 선비보고 잘 보라고 이르고는 밭으로 나갔다. 그날 소나기가 왔는데 선비는 곡식멍석이 떠내려가는 줄도 모르고 책만 읽고 있었다. 밭에 나갔다 들어온 아내가“곡식이 떠내려가는 줄도 모르는 사람을 내 어찌 믿고 살겠는가!”하고 한탄하며 집을 나가겠다고 했다. 선비는 가고 싶으면 가라고 했다. 그래서 아내는 집을 나갔다.    몇년 안 가서 선비는 과거에 급제했는데 벼슬을 살러 가는 길에 먹을 것이 없어 길가에서 돌피를 훑고 있는 옛 아내를 만났다. 아내는 달려와 다시 같이 살자고 했다. 그러나 선비는 물 한 동이를 가져오래서 그 물을 다 엎질러 놓고“이 물을 다시 담으면 살지.”라고 하더란다.   ●여든에 죽어도 구들동티에 죽었다지   【뜻풀이】    여든에 죽었으면 자연사한 것인데도 사람은 꼭 무슨 핑계를 붙이기 좋아해서 있지도 않은 구들동티가 나서 죽었다고 떠들어댄다는 뜻. 동티는 귀신을 노하게 해서 받는 벌인데, 구들에까지 귀신이 있을 리 없으니 구들동티는 말하자면 있지도 않은 동티.   【관련이야기】    옛날에 한 녀자가 걸핏하면 무당을 데려와서 굿하고 경 읽고 손비빔을 해싸서 집안이 조용할 날이 없었다.    남편이 어떻게 하면 마누라 버릇을 고칠까 고민하다가 하루는 밤 한개를 입에 물고“갑자기 오른쪽 뺨이 부어서 아파 죽겠어.”라고 하며 이불을 쓰고 누워버렸다. 녀자는 당장에 무당한테 쫓아가서 점을 쳤다. 무당은“저번에 뒷간을 고쳐서 나무동티가 나서 그러니까 손비빔을 하라.”고 일러줬다. 마누라는 부리나케 돌아와 웃목에다 상을 차려 놓고 손을 비비면서 중얼거리고 있었다. 남편은 이것을 보고 벌떡 일어나서 입에 물었던 밤을 꺼내놓으며 말했다.   “이것이 나무동티여? 무슨 나무동티가 나서 볼태기가 부었다고 야단이여?”    녀자는 무색해서 그 다음부터는 무당을 가까이 하지 않았다고 한다.   연작이 대붕의 뜻을 어찌 알리오   【뜻풀이】    좀스런 무리들이 어찌 큰 사람의 뜻을 알겠는가?   【관련이야기】    옛날에 서인과 남인의 당파 싸움이 심하던 시절 송시열은 서인의 우두머리요, 허목은 남인의 우두머리로서 둘은 원쑤지간이었다.    송시열이 소시적부터 속병이 있어서 어린애 오줌을 늘 받아먹었는데 나이가 많아짐에 따라 동변의 보개미(거품)가 장속에 쌓여서 큰 병이 되여 가지고 어떤 약을 써도 낫지 않았다. 그런데 허목은 학문도 높았지만 의술에도 깊은 조예가 있었다. 송시열은 허목 아니면 자기 병을 고칠 이가 없다는 것을 알고 아들을 불러 허목한테 가서 약방문을 받아오라고 했다.    허목은 병증세를 적은 종이를 보더니 비상 세돈중을 물에 타서 먹이고 등을 세번 세게 치라고 했다. 약방문을 받아본 송시열은 허목의 처방대로 하라고 했다.    그러나 아들은 허목의 처방을 의심하여 비상 두돈중을 타서 먹이고 등을 세게 치지 않고 가만가만 쳤다. 그랬더니 무슨 핏덩어리가 목에서 나오고 송시열의 병은 조금 나았다.  만일 이때 처방전대로 비상 세돈중을 먹이고 등을 세게 쳤더라면 오줌 보개미가 덩어리째 나와서 송시열의 병은 완전히 나았을 텐데 그러지 못해서 송시열은 얼마 더 못살고 죽었다고 한다.    옛날 사람들은 서로 원쑤로 여기고 미워해도 서로의 인품을 믿고 쩨쩨하게 속이는 짓도 안했고 상대가 속이리라고 생각지도 않았다는 얘기.   ●열길 물속은 알아도 한길 사람 속은 모른다   【뜻풀이】    진짜 사람 마음속은 모른다.   【관련이야기】    리성계가 왕비와 영의정과 함께 이런 저런 얘기를 하다가 각자 마음속에 품고 있는 생각을 솔직하게 털어놓자고 했다.    영의정은 걱정이 되여서“정말 아무 말이나 해도 괜찮으냐?”고 물었다. 리성계가 무슨 말을 해도 탓하지 않을 테니 숨김없이 얘기하라고 하니까 영의정은 용상을 가리키며“저 자리에 올라갔으면 좋겠습니다.”하고 말했다. 이성계는 그러라면서 왕비에게 말하라고 했더니 왕비는“잘 생긴 남자의 품에 안기는 것이 소원입니다.”하고 말했다.    리성계는 두 사람 말을 다 듣고 나서“나는 신하들이 뭘 갖다주면 그게 그렇게 좋더라.”고 하더란다.   열두 살 적부터 서방질을 하여도 배꼽에 좆 박는 건 처음 보겠다   【뜻풀이】    내 지금까지 별라별 일을 다 겪어 봤어도 이렇게 경우 없는 꼴은 처음 보겠다.   【관련이야기】    옛적에 미련한 총각이 있었는데 그 일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몰랐다. 장가가서 첫날밤에 그거를 한다는 것은 알아서 발가벗고 신부 배 우에 올라타고 이렁저렁 하는데 그만 물건이 어떤 구멍으로 쑥 들어갔다. 신랑 녀석은 그만 깜짝 놀라가지고 “이거 사람 죽이는 거구나!”하고 뒤도 안 돌아보고 저희 집으로 도망쳤다.    신랑은 한 이삼일 지난 뒤에 가만히 장가간 마을로 가서 엿보고 있는데 마침 한 로파가 나와서 돌아다니니까 신부네 집을 가리키며 물었다.   “보이소. 저 집 일전에 시집간 새댁이 뱃가죽 뚫려 죽었단 말 못 들었소?”   열 판수가 모여도 눈 뜬 놈은 없으리   【뜻풀이】    사람 수는 많아도 오합지중에 불과하다는 뜻.   【관련이야기】    심청전에 보면 심봉사가 여러 봉사에게 인사하는 장면이 나온다. 심봉사가“피차에 초면이요.”라고 하니까 그 중의 한 봉사가“아니, 구면이면 알 테요?”라고 하더란다.   예조 담 모퉁이   【뜻풀이】    지나치게 예절을 차리는 사람.    * 예조: 예절을 맡아보던 관청.   【관련이야기】    남하고 얘기할 때 자기에 관한 일은 무엇이든지“변변치 않지만.”하고 겸손해 하는 선비가 있었다.    어느날 밤손님을 청해 술대접을 하는데 훤한 달이 떠올랐다. 손님이 흥취가 나서“오늘 달이 매우 좋군요.”라고 하니까 선비는“원 별 말씀을 다하십니다. 변변치 않은 달인 걸요.”라고 하더란다.   옛말 그른 데 없다   【뜻풀이】    옛날부터 내려오는 말은 그른 것이 하나도 없다.   【관련이야기】    옛날에 북경으로 가는 사신 일행 네 명이 미처 객주집을 찾지 못하고 여염집에 묵게 되였는데 알고 보니 그 집은 젊은 녀자 혼자 사는 집이었다.    그중에 홍이라는 사람이 남들이 잠들면 저 녀자와 하룻밤의 얘기거리를 장만하리라 마음먹고 밤이 깊기만 기다리다가, 한식경쯤 지나서 몰래 일어나 녀자의 방 쪽으로 가니, 이게 웬걸, 한놈이 벌써 대돌 밑에 숨어서 녀자의 방을 엿보고 있다. “이크! 나보다 빠른 놈이 있구나.”하고 보니 이미 마루에 올라선 놈도 있고 아예 방에 들어가 앉은 놈도 있다. 이때 녀자가 방문을 열고 나와 “점잖은 분들이 이 밤중에 무슨 짓들입니까?”하고 손뼉을 치며 웃으니까 대돌 밑에 있는 놈이고 마루에 올라선 놈이고 방에 들어간 놈이고 다 나오는데 보니 전부 자기 일행이다. 그러자 홍은 “옛말 그른 거 하나 없지! 사내는 다 도둑놈이라더니 그 말이 사실이구나!”라고 하더란다.   오래 앉으면 새도 살을 맞는다 【뜻풀이】 남이 시기하는 자리에 너무 오래 있으면 결국 화를 입는다. 【관련이야기】 진나라의 범저가 오래동안 승상 자리에 앉아서 부와 권세를 누리고 있을 때 얘기다.    하루는 꾀죄죄한 베옷을 입고 다 떨어진 짚신을 신은 채택이란 자가 시정을 돌아다니며“내가 범저를 쫓아내고 다음 승상 자리에 오를 사람이오.”하고 떠벌이고 다닌다는 소문이 들려왔다.    범저는 채택을 잡아다가 물었다.   “네가 무슨 수로 나를 쫓아낸단 말이냐?”    그러나 채택은 이렇게 말했다.   “높은 자리에 오래 있으면 위험하다는 걸 왜 모르십니까? 대감보다 먼저 승상 자리에 있던 상앙과 초나라 오기와 월나라 문종이 다 큰 공을 이뤘으나 명대로 살지 못하고 비참한 죽음을 당했습니다. 그래, 대감도 그들처럼 되기를 원하십니까?”    범저는 소름이 쭉 끼쳐 병이 위독하다는 핑계를 대고 승상 자리를 채택에게 물려주고 은퇴했다.    그 당시 높은 자리에 오래 있던 사람들은 채택의 말대로 남의시기를 받아 거의가 불행하게 죽었지만 범저는 일찍 물러났기때문에 편안한 여생을 보냈다고 한다.   옥에는 티나 있지   【뜻풀이】    조금도 흠잡을 데가 없다. 결백한 사람을 칭찬하는 말.   【관련이야기】    옛날에 한 농부가 밭갈이를 하다가 귀한 옥을 주웠다. 농부는 옥을 가지고 사또에게 가서“이것은 보배입니다. 받아주십시오.”라고 말했다.    그러나 사또는“그대는 옥을 보배로 알고 나는 받지 않는 것을 보배로 아니까 만일 내가 옥을 받는다면 그대와 내가 모두 보배를 잃은 셈이네.”하며 받지 않더란다.   ●온양 온천에 전 다리 모여들듯   【뜻풀이】    온양 온천에 다리 저는 사람들이 모여들듯. 어중이떠중이들이 모여드는 모습.   【관련이야기】    옛날에 한 임금이 순행을 하는데 산에 올라서서 보니 산 밑에서 다리 부러진 학이 물을 찍어 바르고 있었다. 임금이 이상히 여겨 그곳을 파보라고 했더니 뜨거운 물이 나왔는데 여기가 지금의 온양 온천이다. 이때부터 온양 온천 물은 다리 아픈데 좋다하여 다리병이 있는 사람들이 많이 찾았다고 한다.   온면 먹을 제부터 그르다   【뜻풀이】    결혼식날 국수 먹을 때부터 이미 글렀다는걸 알겠더라. 시작부터 틀렸다.   【관련이야기】    옛날에 고을살이를 나가는 수령이 임금에게 인사를 하러 가면 대전별감과 승정원 사령들이 돈을 뜯는데 이것을 궐내행하라고 한다. 이 돈이 많을 때는 수백냥이고 적어도 5, 60냥인데 이들에게 주는 돈이 적을것 같으면 대놓고 욕지거리를 하며 옷소매를 끌어당기니 그 곤욕이 말이 아니였다고 한다.    이들이 돈을 뜯는 명분은“너는 기름진 고을을 얻어 장차 백성의 고혈을 먹을것이니 우리를 대접해야지.”라는 뜻이고, 돈을 주는 수령의 태도는“나는 기름진 고을을 얻어서 앞으로 백성의 고혈을 먹을 텐데 어찌 이만한 돈이야 못 내겠는가?”하는 뜻이니 이렇게 되면 고을살이가 애시 당초 시작부터 잘못 되는 것이다.   운봉이 내 마음을 알지   【뜻풀이】    다른 사람은 다 몰라도 누구는 알지!   【관련이야기】    암행어사가 된 리도령이 거지차림을 하고 변사또의 생일잔치에 나가자 좌중이 모두 우습게보고 쫓아내려고 했으나 운봉 영장은 도둑 잡는 토포사라 눈치가 빨라서 통인 아이에게“그 손님 거동 보니 의복은 남루하지만 기상은 준수하니 이리 모시고 오너라.”    해서 리도령을 잘 대접했다. 운봉은 ㄹ도령이 보통 사람이 아니라는것을 눈치챘던것이다.   용 못된 이무기 심술만 남는다   【뜻풀이】    이무기는 용이 되려다가 못되고 물속에 산다는 구렁이. 출세를 할듯할듯 하다가 못한 사람은 심술이 많다.   【관련이야기】    옛날에 전라도 강진 땅에 용 못된 이무기가 살았는데 이놈이 어찌나 심술이 궂은지 강가로 지나가는 사람은 모조리 잡아먹었다.    백양사 중 하나가 이놈을 없애려고 월출산에 들어가서 백일기도를 드리고 차력법을 익혀왔다.    중은 아침 일찍 강가에다 쇠말뚝을 박고 쇠말뚝 우에 옷을 입혀서 사람처럼 해놓고는 멀찌감치 숨어서 이무기가 하는 꼴을 보기로 했다.    해가 뜨자 이무기가 강물속에서 나와서 허수아비한테 달려들어 감고 물어뜯고 하다가 지쳐서 돌아가려고 할 적에 중은 손에 베 헝겊을 감고 이무기를 잡아 차력법을 써서 죽였다고 한다.   우는 모퉁이인줄만 알고 운다   【뜻풀이】    무슨 영문인지도 모르고 남 하는 짓을 덮어놓고 따라 한다.   【관련이야기】    옛날에 어떤 로친네(할머니)가 멀리 떠나가서 소식도 없던 아들에게서 편지를 받았다. 그러나 글을 읽을 줄 몰라서 지나가는 나그네에게 편지를 읽어봐달라고 부탁했다.    나그네는 편지를 보고 울었다. 나그네가 우는 걸 보고 노인도 따라 울었다. 그때 중이 지나가다가 이 장면을 보고 또 따라 울었다.    셋이서 한참 울다가 노인이 나그네에게 편지에 뭐가 써 있어서 우느냐고 물었다. 나그네는“편지에 뭐가 써있는지 그건 나도 모르겠수다. 내가 왜 우는가 하면 우리 아버지가 글 배우라고 할 적에 글을 배웠더라면 편지도 잘 보고 했을 텐데, 배우지 않았기 때문에 편지 한장 읽을 줄 모르는 것이 서러워서 그래 우는거요.”라고 말했다.    나그네가 로인에게 왜 울었느냐고 물었다. 로인은“당신이 우는 걸 보고 편지에 우리 아들이 죽었다고 씌어 있어서 우는구나 하고 슬퍼서 울었수다.”하고 말했다.    이번에는 로인이 중에게 왜 울었느냐고 물었다. 중은“당신네 둘이 우는 걸 보고, 나는 여기가 우는 모퉁이인 줄만 알고 울었수다.”라고 하더란다.   우물귀신 사람 잡아 넣듯 한다   【뜻풀이】    우물에 빠져 죽은 귀신은 다른 사람을 대신 잡아넣어야 우물에서 빠져나올 수 있다고 한다. 이왕 불행하게 된 사람이 남까지 끌어들여 불행하게 만들 때 쓰는 말. 흔히 말하는 물귀신 작전.   【관련이야기】    초나라의 오기는 여러 가지 개혁정책을 써서 왕의 신임을 받았지만 귀족들의 권한을 깎았기때문에 그들의 미움을 받고 있었다.    왕이 죽자 귀족들은 오기를 죽이려고 궁으로 쫓아들어왔다. 오기는 왕의 시신이 누워있는 침전으로 도망쳐서 왕의 시신을 끌어안았다. 귀족들은 빗발치듯 화살을 쏘았다. 오기는 물론 죽었지만 화살은 왕의 시신에도 꽂혔다.    세자가 등극하자 화살을 쏜 귀족들은 모조리 죽음을 당했다. 이때 초나라 명문가 70여집이 오기의 물귀신 작전에 말려들어 멸족을 당했다고 한다.   울고 싶자 때린다   【뜻풀이】    마침 울고 싶은데 때리니 잘 됐다. 하고 싶은데 좋은 핑계거리가 생겼다.   【관련이야기】    김선달이 평양에서 속여먹을 것이 없어져서 서울로 갔다. 그때 서울에서 유명한 기생 하나가 김선달을 불러 같이 살자고 했다.    김선달이야 마다할 리가 없어서 그날 밤 한상 잘 차려 먹고 같이 자려고 옷을 다 벗었는데 갑자기“문 열어라!”는 소리가 났다. 기생은 깜짝 놀라 일어나서 본남편이 왔으니 빨리 나가 있으라며 김선달을 쫓아냈다.    김선달은 발가벗은 채로 쫓겨나 밖에서 서성거렸다. 김선달이 나와 있는 곳은 큰길인데 겨울이라 추워서 견딜 수가 없었다. 추워서 몸을 웅크리고 왔다갔다하고 있는데 마침 저편에서 순라군 둘이 왔다.    김선달은 죽은 사람처럼 네 활개를 벌리고 누웠다. 순라군 하나가 가까이 와서 보고“이게 뭔가?”하고 물으니 다른 하나가“야, 어떤 놈이 술 처먹고 얼어 죽었구나.”라고 하며 저희들끼리 수근거리다가 한 놈이“우리 색시가 당고금(학질)을 앓는데 당고금에는 사람의 불알이 약이래. 이놈의 불알을 떼다가 약이나 써야겠다.”라고 하며 칼을 꺼내 불알 떼려고 했다. 이때 김선달이 화닥닥 일어나서“이놈들, 이제야 잡았다. 전에도 우리 할아버지가 여기서 불알을 떼어먹혀 죽고! 얼마 전에 우리 아버지도 여기서 불알 떼어먹혀 죽고! 그래서 내가 원수를 잡겠다고 며칠 밤을 이러고 있었는데 이제야 원수를 잡았다.”라고 하며 펄펄 뛰었다. 그러니까 순라군들은 혼이 빠져서 사또의 귀에 이런 말이 들어갈까봐 잘못했다고 빌며 돈을 많이 주겠다고 했다.    김선달은 못 이기는 체하며   “원수 갚는 것보다 돈이 좋구나.”라고 하며 슬그머니 돈을 받았다고 한다.   웃느라 한 말에 초상난다   【뜻풀이】    롱담으로 한 말이 사람을 죽게 하는 수도 있다.   【관련이야기】    옛날에 한 선비가 외출을 하는데 아내가 어디 가냐고 묻자 롱담으로 이렇게 말했다.   “건너말 예쁜 과부가 나 아니면 개가를 않겠다고 한다니, 할수 있나? 첩으로 데려와야지!”    그러나 아내는 그 말을 진담으로 알아듣고 목매달아 죽었다고 한다.   울며 겨자 먹기   【뜻풀이】    싫지만 할수밖에 없는 일.   【관련이야기】    과거를 보러 온 선비가 려관방에서 한숨을 푹푹 쉬자 옆에 있던 나그네가 무슨 걱정이 있느냐고 물었다.   “네, 과거는 봐야겠는데 글씨가 시원찮아 그럽니다.”    나그네 역시 글씨하고는 담을 쌓은 사람이지만 이런 판에 술이나 한잔 얻어먹을 생각이 나서“글씨라면 제가 대신 써 드리죠.”라고 했다.   “댁에서요?”   “네, 다른 건 몰라도 글씨만큼은 남한테 뒤지지 않습니다.”    선비는 귀가 번쩍 트여서 나그네한테 코가 삐뚤어지도록 술을 먹여줬다. 그러나 다음날 과거장에 나가 글씨 쓰는 것을 보니 삐뚤삐뚤 지렁이가 기어가는것 같아서 자기보다 별반 나을것이 없거든. 선비가 기가 막혀“여보, 누굴 죽이려고 글씨를 이렇게 씁니까? 이러고도 남의 술을 얻어먹었소?”하고 따졌더니 나그네는“에이, 그런 말씀 마시오. 당신이 몰라서 그렇지 내 글씨는 옆에서 추어주지 않으면 점점 더 못 쓰게 된단 말이오.”하고 시치미를 떼었다.    그렇다고 자기가 직접 쓸 형편은 못되고 또 추어주지 않으면 점점 못 쓴다고 하니까 선비는 눈물을 뚝뚝 흘리며“그래, 잘 쓴다. 명필이야. 잘 쓴다 잘 써.”라고 하더란다.   원쑤는 순으로 풀라   【뜻풀이】    원쑤를 원쑤로 갚으면 보복의 악순환이 계속된다. 순순히 풀어서 보복의 고리를 끊으라는 뜻.   【관련이야기】    전국시대 양나라와 초나라의 경계에는 오이 밭이 많았다. 양쪽에서 오이를 심었는데 양나라 오이 밭은 물을 잘 주어서 오이가 잘 되고 초나라는 오이 밭은 물을 자주 주지 않아서 오이가 말라비틀어진것이 많았다. 초나라 수령이 심술이 나서 밤중에 몰래 양나라 오이를 긁어버렸다.    양나라 정장이 보복으로 초나라 오이를 긁어버리려고 하자 양나라 수령 송취가“그런 식으로 하면 재앙을 같이 하는 셈이다.”라고 하며 오히려 초나라 오이에게 물을 주라고 시켰다.    그후 초나라 수령이 아침에 나가볼 때마다 오이가 싱싱하게 잘 자라고 있거든. 이상하다 생각하고 밤에 숨어서 보니 양나라 사람이 물을 주는것이였다. 초나라 수령은 감동해서 이 사실을 초나라 왕에게 보고했다.    초왕은 크게 기뻐하며 양나라에 예물을 보내 사례했다. 이 일을 계기로 두 나라는 우호를 맺었다고 한다.   이렇게 대접할 손님이 있고 저렇게 대접할 손님이 있다   【뜻풀이】    상대가 누구냐에 따라 대접하는 방법이 달라야 한다.   【관련이야기】    옛날에 어떤 사또가 한 고을은 너그럽게 다스리고 또 한 고을은 무섭게 다스렸다. 사람들이 그 리유를 묻자 사또는“먼저 고을은 토지가 메마르고 백성들이 가난하므로 따뜻이 어루만져 오직 동요가 생길까 염려한 것이고, 이번 고을은 토지가 비옥하고 백성들이 사나우므로 위엄으로 다스리는 것이오.”라고 하더란다.   이름이 고와야 듣기도 좋다   【뜻풀이】    이왕이면 이름을 잘 지으라는 말.   【관련이야기】    옛날에 조꺽쇠라는 사람이 하는 일마다 되는게 없어서 돈을 주고 이름을 조을대로 고쳤다. 이때 판서 자리가 하나 비였는데 마침 임금은 병중이여서 침전에 누워 있었다. 영의정이 침전에 들어가지 못하고 내시를 시켜 누구를 판서로 앉힐까 물으니 임금은“영상보고 좋을 대로 하라고 해라.”했다. 이래서 조을대는 꿈에도 생각지 않던 판서 자리를 얻었다는 얘기.   이 방 저 방해도 서방이 제일이라   【뜻풀이】    아내에겐 남편만한 사람이 없다는 뜻.   【관련이야기】    옛날에 나이 어린 신랑이 서당에 다녀와서 저녁밥을 짓고 있는 색시에게 누룽지를 달라고 했다. 색시는 한심해서“요게 언제 철이 드나?”고 하며 두 발목을 잡고 지붕 위로 던져 버렸다.    그때 마침 시어머니가 집으로 들어오다가 지붕 위의 아들을 보고“야, 너 왜 거기 올라가 있니?”하고 물었다.    색시는 기겁을 해서“이거 야단맞겠구나.”하고 걱정을 하고 있는데 신랑은 어머니 말에는 대꾸도 하지 않고 호박 넝쿨에 손을 대면서   “여보, 굵은 호박을 딸까, 잔 호박을 딸까?”라고 하더란다.   인심은 조석변   【뜻풀이】    아침저녁으로 변하는 게 인심.   【관련이야기】    대원군의 집에 늘 드나드는 자가 있었는데 대원군이 실각하자 발을 싹 끊고 콧배기도 안 내비쳤다. 그러다가 대원군이 다시 정권을 잡자마자 그자는 다시 나타났다. 대원군이 괘씸하게 여겨 당장 나가라고 호통을 치자 그자는“너무 노여워 마십시오. 저희는 장사군입니다. 장사군이야 리익이 있으면 나가고 리익이 없으면 물러가는 것 아닙니까?”하고 말했다.    대원군은 그 말을 듣고“그래, 세상인심은 원래 그런 것인데 내가 노여워 할 것도 없지!”하고 그자를 받아주었다고 한다.   일하는데 소리가 날개   【뜻풀이】    노래를 부르며 일하면 효과가 배가된다.   【관련이야기】    관중이 로나라에서 도망칠 때 그는 함차에 갇혀 있는 죄수 신세였다. 그는 자기를 호송해가는 병졸들에게“노란 따오기”란 노래를 가르쳤다. 병졸들은 노래를 부르며 이틀거리를 하루에 달렸다. 로나라 임금이 관중을 놓아보내준 것을 곧 후회하고 추격병을 보냈지만 그는 이미 국경을 넘은 후였다.   ●입만 뾰족했으면 새소리도 하겠다   【뜻풀이】    못하는 말이 없는 사람을 놀리는 말.   【관련이야기】    옛날에 한 사내가 순라군에게 들키자 길가집 담벼락에 바짝 붙어서 네 활개를 벌리고 있었다.    짓궂은 순라군이 옆구리를 쿡 찌르며   “이게 뭐야? 빨랜가?”라고 하자 이놈은“예, 빨랩니다.”하고 대답했다. 순라군이“빨래가 어떻게 말을 해?”라고 하니까 이놈은“예, 입고서 말리는 중입니다.”라고 하더란다.   ●입에서 구렁이가 나가는지 뱀이 나가는지 모른다   【뜻풀이】    제 입에서 무슨 험한 말이 나가는지 모르고 함부로 지껄인다.   【관련이야기】    벽초의《림꺽정》에 보면 소금장수 길막봉이가 길을 가다가 마주 오는 사내ㅘ 녀편네 두 사람을 만나서 길을 묻는 장면이 나온다.    길막봉이가“여기서 적가리가 얼마나 되오?”하고 심심풀이로 물으니까 사내가 으레 대답할 것인데 사내는 딴전을 보고, 입술이 얇아서 수다스럽게 생긴 녀편네가“얼마 안되네.”하고 대답하더니“지금 우리 내외가 큰집으로 제사를 지내러 가는데 지금 우리 집에는 우리 딸 귀련이가 혼자 있으니 우리 집에 들리지 말고 바로 적가리로 가게. 우리 집은 이 위로 올라가자면 길에서 오려다 보이는 산 밑에 있는 외딴집이니 거기는 들리지 말게.”하고 당부하지 않아도 좋을 당부를 했다.    길막봉이는“네네.”대답하고 곧장 외딴집으로 가서 귀련이와 하룻밤을 지냈다는 얘기. 08 자 ●자라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란다   【뜻풀이】    한번 놀란 사람은 비슷한 것만 보아도 놀란다.   【관련이야기】    옛날에 배고픈 호랑이가 먹을 것을 찾아 돌아다니는데 아직 해가 서산에 넘어가기 전이라 마을에 내려갈수도 없었다. 그래서 산등성이로 어슬렁거리며 돌아다니는데 무슨 고기 냄새가 나는 쪼그만 것이 앞에서 기어가서 잽싸게 달려들어 덥석 깨물었다.    그런데 깨물고 보니 이것이 고슴도치라 먹을수가 없는데다가 입안이 온통 피투성이가 되고 아파 죽겠어서 도로 칵 뱉어버렸다.    호랑이는 밤나무 밑으로 가서 쭈그리고 앉아 입에서 나오는 피를 핥아먹고 있었다. 그때 밤송이가 툭 떨어져 콧잔등을 때리고는 저만치 가서 섰다. 가만히 보니까 아까 먹던 거하고 똑같이 생겼거든.    호랑이는 깜짝 놀라서 절을 꾸벅꾸벅하며“아이고, 아까는 잘못했습니다. 다시는 먹지 않겠습니다.”라고 하더란다.   자발없는 귀신은 무랍도 못 얻어먹는다   【뜻풀이】    지나치게 경솔한 귀신은 물밥도 못 얻어먹는다.    * 무랍: 굿할 때 귀신을 위하여 문밖에 내놓는 물에 만 밥.   【관련이야기】    옛적에 모시밭에서 풍덕새가 우니까 맨 처음 들은 처녀가“여보 동네 사람들, 들어보시오. 닷말 엿말 먹으라고 풍덕새가 우네에.”하고 외쳤다. 풍덕새가 울면 풍년이 들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때 자발없는 한 인간이 톡 나서서“닷말 엿말 다 그만두고 됫박쌀이나 먹으면 좋겠네.”라고 해버렸다.    방정맞은 이 말을 듣고 풍덕새는 김이 새서 더 울지 않고 어디론가 날아가버렸는데 그 다음부터 오지 않는다고 한다.    만일 이때 풍덕새가 더 오래 머물고 또 논밭에 가서 울었더라면 해마다 풍년이 들었을 텐데 경솔한 그 사람 때문에 흉년이 많이 들고 쌀값이 비싸지게 되었다고 한다. 그렇지만 풍덕새가 모시밭에 앉아서 울어줬기때문에 모시는 일년에 세번씩 수확할수 있다는 이야기.      * 풍덕새: 전설에 나오는 새로 땅에 사는데 한번 와서 울기만 하면 풍년이 든다고 한다.   자식 떼고 돌아서는 어미 발자국마다 피가 고인다   【뜻풀이】    자식과 생리별하는 어미 눈에는 피눈물이 고인다.   【관련이야기】    옛날에 어떤 장수가 여러 척의 배에 군사를 나누어 싣고 양자강 중류의 삼협을 통과할 때 얘기다.    부하 하나가 장난삼아 원숭이 새끼 한마리를 잡아 배에 실었다. 어미 원숭이가 곧 새끼를 찾아 뒤따라왔으나 이미 배가 떠난 뒤라 어미는 슬피 울었다. 배가 강을 따라 미끄러져 가자 어미는 산이 연이어 험준하기 짝이 없는 강가를 따라 계속 배를 쫓아왔다. 그런 식으로 배가 거의 백리를 나아갔는데 곧 지쳐 그만둘줄 알았던 어미는 끈질기게 따라 왔다.    마침내 배가 강기슭에 닿자 어미 원숭이는 기진맥진한 몸에서 남아있는 힘을 다해 배에 훌쩍 뛰ㅕ올랐다. 그 순간 어미 원숭이는 너무 탈진했는지 그대로 죽고 말았다.    병사들이 죽은 어미 원숭이의 배를 갈라보니 창자가 토막토막 끊어져 있었다. 이 사실을 보고 받은 장수는 크게 노하여 원숭이 새끼를 잡아온 그 부하를 파면시켰다고 한다.   ●작게 먹고 가는 똥 누지   【뜻풀이】    큰 욕심 부리지 않고 분수에 맞게 사는 것이 마음 편하지. 작작 먹고 가는 똥 누지.   【관련이야기】    초나라의 재상 손숙오는 청렴해서 평생 재산을 모은 게 없었다. 그는 죽으면서 아들에게“혹시라도 왕께서 땅을 주시겠다고 하면 척박한 침구 땅을 달라고 해라.”하고 유언했다.    그후 손숙오의 아들은 나무를 해다 팔아서 근근이 살아갔다. 그런데 하루는 장거리를 지나가던 배우가 옛 정승의 아들이 나무 장사를 하는 것을 보고 불쌍하게 생각하여 손숙오의 이야기를 연극으로 꾸며 임금 앞에서 상연했다.    임금은 죽은 손숙오가 그리워 눈물을 흘리고는 손숙오의 아들을 불러서 땅을 주겠다고 했다.    손숙오의 아들은 침구 땅을 달라고 했다.   “하필이면 척박한 침구 땅이냐? 더 좋은 땅을 주마.”    임금은 그렇게 말했으나 손숙오의 아들은 아버지의 유언이라며 침구 땅만을 고집했다.    그후 수백년동안 초나라 대신들은 서로 좋은 땅을 차지하려고 다투었지만 침구는 보잘것 없는 땅이므로 아무도 그곳을 탐내어 다투지는 않았다.    손숙오의 선견지명으로 자손들은 대대로 그 땅을 소유했다고 한다.   작은 고추가 더 맵다   【뜻풀이】    작은 사람이 더 야무지다.   【관련이야기】    옛날에 평양감사가 내려왔는데 불과 나이가 열다섯 살 밖에 안되여서 맨날 지붕에 올라가 기왓장을 들치고 새나 잡고 돌아다녔다.    그러자 한 좌수가 저 감사 정사나 제대로 할수 있겠나 싶어서 하루는 지나가는 중을 붙들고“네 고깔이 낡았구나. 내가 새 고깔 하나 얻어 쓰게 해줄테니 내 말대로만 하라.”며 중의 고깔을 벗겨서 제가 갖고는 이러저러하라고 일러주었다.    중은 감사가 새 잡는 곳으로 가서 말했다.   “머리에 썼던 고깔이 돌개바람에 날아갔으니 고깔을 찾아주십시오.”    감사는 지붕에서 내려와서 하인에게 일렀다.   “대동강에 나가서 올라가는 뱃사공과 내려가는 뱃사공 두 사공을 잡아오라.”    감사는 두 사공에게 말했다.   “너희는 듣거라. 올라가는 놈은 바람을 올리 불라 했고 내려가는 놈은 바람을 내리 불라 해서 바람이 올리가다  내리가다 하다가 서로 마주쳐서 돌개바람이 일어나 이 중의 고깔을 날아가게 했으니 너희는 고깔 값을 물어내야 한다.”    사공들은 감사의 말에 할수 없이 고깔 값을 물었다. 감사는 돈을 받고 새 고깔을 중에게 주며“뱃사공들이 억울하게 돈을 물어서 산 고깔이니만치 다시는 바람에 날리지 않게 하라.”    이르고는 하인을 불러“중의 머리에 고깔을 씌우고 못을 박아라.”하고 호령했다.    중이 이 말을 듣고 급해 맞아서“제 고깔은 있습니다. 저기 있는 좌수가 그럭하라 해서 거짓말 했습니다.”하고 다 말해버렸다.    감사는 좌수를 엎어놓고 상관을 괴롭혔다며 볼기를 때렸다. 그 다음부터는 아무도 어린 감사라고 얕잡아 보지 않았다는 얘기.   작은 절에 고양이가 두 마리     【뜻풀이】    먹을 것도 변변치 않은 작은 절에 고양이가 두 마리나 있다. 필요치 않은 군식구가 많다.   【관련이야기】    리조 후기에 오면서 아무리 작은 고을이라도 아전의 수가 60명을 내려가지 않았고 안동이나 나주 같은 큰 고을에는 수백명이나 되였다. 한 고을에 아전들이 이렇게 많다 보니 그들 뒤치닥꺼리를 하느라 죽어나는 것은 백성이었다고 한다.   잠꾸러기네 집에는 잠꾸러기만 모인다   【뜻풀이】    비슷한 놈은 비슷한 놈끼리만 어울린다. 조는 집에 자는 며느리 들어온다.   【관련이야기】    계집종이 주인어른의 밥상을 들고 오니까 마루 우에 있던 사내 하인이 급하게 받는다고 받은 것이 기둥을 안고서 받아버렸다. 무거운 밥상을 들고 이럴 수도 저럴 수도 없게 된 하인이“이러다가 팔 빠지겠다. 빨리 톱 갖고 와서 이 기둥 좀 베어 내!”하고 소리를 지르니까 주인이“이 바보놈아. 기둥을 베면 집이 어떻게 되니? 그냥 들고 있는 채로 내가 먹으면 되잖아.”라고 하더란다.   장수를 잡으려면 말부터 쏘아야 한다   【뜻풀이】    적장을 잡으려면 먼저 그가 의지하고 있는것부터 없애야 한다.   【관련이야기】    조선 초기 함경도에서 리시애가 란을 일으켰을 때 길주에 사는 허유례가 이시애가 늘 지나가는 길목의 높은 나무우에 활을 들고 올라가 있다가 먼저 말을 쏘고, 리시애가 말을 일으키려고 소리를 지를 때 이시애를 쏘아 잡았다는 얘기.    * 이 이야기는 함경도의 구전설화로 역사적 사실과 다를 수 있다.   장난이 아이 된다   【뜻풀이】    장난으로 잤다가 아이를 밴다. 장난으로 시작한 일이 엄청난 결과를 가져올수 있다는 뜻.   【관련이야기】    춘추시대 송나라 장수 남궁만은 천하장사였으나 싸움터에 나가 한번 포로가 된 적이 있었다. 그는 그것때문에 임금한테“죄수”라고 놀림을 받았다.    하루는 임금과 신하가 어울려 술을 먹고 있는데 주왕실에서 사신이 와서 새 왕이 등극했다는 사실을 알렸다. 그러자 남궁이 말했다.   “신은 아직 왕도의 번화한 거리를 구경하지 못했습니다. 원컨대 사명을 받잡고 이번에 한번 가보고자 합니다.”    그러나 임금은 또 남궁을 골렸다.   “우리 송나라에 비록 사람은 없지만 어찌 죄수를 사자로 보낼수 있으리오?”    이 말에 모든 궁인이 크게 웃었다. 임금은 장난으로 한 말이였지만 남궁은 워낙 술에 취해 있었기때문에 노여움을 참지 못하고 임금을 한 주먹에 때려죽였다고 한다.   장마 도깨비 여울 건너가는 소리   【뜻풀이】    무슨 말인지 모르게 씨벌씨벌 지꺼리는 소리.   【관련이야기】    옛날에 어떤 바보 신랑이 처갓집에 다니러 갈 적에 그 어머니가 걱정이 되여“너 처갓집에 가면 사위 온다고 맛있는 걸 해줄텐데 뭘 먹겠냐고 물으면 편(떡), 면(국수), 꿀을 먹겠다고 해라.”하고 떡 먹듯이 일러주었다.    이놈은 당나귀를 타고 가면서 잊지 않으려고 입속으로“편면꿀, 편면꿀.”하며 갔다. 그런데 당나귀가 개울을 건너뛰는 바람에 그만 편면꿀을 잊어먹고 말았다.    그래서 당나귀에서 내려 망건을 벗어서 개울물을 막고, 갓으로 물을 떠서 잊어버린 말을 찾으려고 덤벼들었다. 그때 지나가던 사람이 보고 무슨 보물이라도 잃은 줄 알고 물었다.   “뭘 찾고 있소?”   “예예, 뭘 잃어서 그걸 찾고 있어요.”    행인이 다시 물었다.   “이편에서 잃었소? 저편에서 잃었소?”    그러니까 이놈은“맞았소. 편이오, 편. 편을 찾았다!”하며 좋아했다.    행인은 이상해서“당신 어느 면 사람이요?”하고 물었다. 그러니까 이놈은“맞았소. 면이요, 면. 면을 찾았다!”고 했다.    행인은 이거 바보로구나 싶어서“고놈 눈깔이 꿀종지같이 생긴 게 잘도 논다.”고 했다.    그랬더니 이놈은“옳지! 꿀이다 꿀. 이제 다 찾았다.”고 좋아했다.    이놈은 잃어버린 말을 다 찾고서 당나귀를 타려고 보니 당나귀가 어디로 갔는지 보이지 않았다. 그렇지만 당나귀란 말이 갑자기 생각이 안 나서 이놈은 당나귀 똥을 주어들고“이따위 똥 싸는 짐승 어디메 있소?”하며 걸어갔다.    그리고 처갓집이 수수깡 울타리를 해서 바람이 줄 적에“수수빵땅”하는 소리가 나던 것이 생각나서“수수빵땅 하는 집 어디메 있는지 아슈?”하며 헤매고 다니더란다. ●장바닥에서 닳은 조약돌 같다  【뜻풀이】    사람이 닳고 닳아서 뺀질뺀질하다.   【관련이야기】    옛날에 남이 무슨 말을 하면 어대기를 좋아하는 사람이 있었다. 굳은 땅에 물이 고인다고 하면“벽에도 물이 고이네?”하고 접시 밥도 담을 탓이라고 하면“죽도 그래?”하고 손 가서 언짢을 것 없지 하면“눈깔을 찔러도 언짢찮어?”라고 하더란다.   장사말 하는데 혼사말 한다  【뜻풀이】    장례 치룰 얘기를 하고 있는데 혼인 치룰 얘기를 한다. 전혀 상관도 없는 뚱딴지같은 소리를 한다.  【관련이야기】    옛날에 말주변이 지독하게 없는 사내가 초상집에 문상을 가서 상주한테 절을 하고 뭐라고 인사말을 해야 할지 몰라서 식은땀을 흘리고 있는데 마침 뒤꼍에 있는 감나무에서 까마귀들이 까악까악 울었다. 이 사람은 옳다 됐다 하고“지금 우는 까마귀는 댁엣 것입니까?”라고 하더란다.    역시 말주변이 없는 사람이 문상을 갔는데 상주한테 절을 하고 할 말이 없어서 잠자코 있었다. 상주가 뭐라고 인사를 하라는 뜻으로 빤히 쳐다보는데 이런 환장할 노릇이 있나? 이 친구 시선을 어디다 둬야 할지를 몰라서 뒤를 돌아보니 제가 벗어놓은 신발이 있거든. 그러니까 이 사람은 옳다 됐다 하고“짜식들, 제 신발은 죄다 신고 가고 내 신발만 남겨놨구나.”라고 하더란다.   재미난 골에 범 난다  【뜻풀이】    너무 재미에 빠지면 경을 치게 된다. 꼬리가 길면 밟힌다.  【관련이야기】    옛날 어떤 고을에서는 해마다 수신에게 처녀를 바쳐 제사를 지내는 풍습이 있었다.    새로 부임한 사또가 가만히 보니 이 풍습으로 무당들과 동네일을 맡아보는 이장들이 톡톡히 재미를 보고 있었다. 백성들은 자기 딸이 수신의 아내로 뽑히지 않게 해달라고 해마다 무당과 이장에게 재물을 바치는 것이었다.    제사를 지내는 날 사또가 의관을 갖추고 강가로 나가 보니 수신의 아내로 뽑힌 처녀는 예쁜 얼굴이 아니었다. 사또는 큰 무당에게“수신의 아내는 천하절색이어야 하는데 이 처녀는 아름답지가 못하구나. 수고스럽지만 네가 수신에게 직접 가서 며칠만 기다려 달라고 여쭙고 오너라.”라고 하며 큰 무당을 강물 속으로 던져버렸다.    한번 가라앉은 큰 무당은 다시 돌아오지 않았다. 사또는“허, 왜 이리 소식이 없을꼬?”라고 하면서 무당들을 차례차례 다 던져버리고, 이번에는 무당들과 짜고 백성들을 울리던 이장들을 몽땅 물에 던져 넣었다.    이때부터 그 지방에서는 수신에게 처녀를 바치는 풍습이 없어졌다고 한다.   저녁 굶은 초서  【뜻풀이】    흘려 써서 알아볼 수 없는 글씨.   【관련이야기】    옛날에 어떤 가난한 선비가 저녁 때꺼리가 없어 쌀가게에다“외상을 좀 주십사.”하는 편지를 보냈다. 그러나 유식한 체 하느라고 초서로 써서 보내는 바람에 쌀집 주인이 알아보지 못해서 쌀을 꾸지 못했다는 얘기.   저 먹자니 싫고 개 주자니 아깝다   【뜻풀이】    저한테 소용이 없는 물건도 막상 남을 주자니 싫다.   【관련이야기】    고종 때 한 대감이 뇌물로 받은 어물과 고기를 곳간에 쌓아두기만 하고 먹지를 않아서 썩는 냄새가 진동했다. 그러나 하인들이 버리자고 하면 대감이 노해서 펄펄 뛰는 바람에 버리지도 못했다는 이야기.   ●저런 걸 낳지 말고 호박이나 낳았더라면 국이나 끓여 먹지  【뜻풀이】    지지리 못나서 아무 짝에도 쓸데없는 자를 욕하는 말.   【관련이야기】    옛날에 신임 사또가 발령이 나면 아전들이 서울로 맞으러 온다. 이때 맞으러 오는 수리의 행낭 속에는 으레 작은 책 한 권이 들어 있으니 이 책이 읍총기다.    읍총기에는 그 지방의 물산과 그것을 백성들로부터 빼앗는 갖가지 방법이 자세히 적혀 있었다고 한다. 수리가 읍총기를 꺼내 바치면 못난 사또들은 좋아하며 재물을 훔치는 묘리와 방법을 알아내려고 조목조목 캐물었다고 하는데 이 소식이 퍼지면 아전들은“알 만하다.”하고 비웃고 백성들은“저런 걸 낳지 말고 호박이나 낳았더라면 국이나 끓여 먹지.”하고 욕을 했다고 한다.   저렇게 급하면 외할미 속으로 왜 못 나왔나  【뜻풀이】    성미가 되게 급하다.   【관련이야기】    옛날에 한 령감이 생전 느려터진 사람들만 상대하다가 갑갑증이 나서 성미 급한 사람을 사위 삼겠다고 방을 내걸었다.    한 총각이 찾아와서 자기가 성미 급한 사람이라고 말하면서 똥이 마려운데 바지를 벗을 짬이 없다며 바지를 찢고서 누웠다. 령감은 “햐, 고놈 성미 급하다.”고 감탄하며 총각을 사위 삼았는데 다음날 아침에 보니 이 사위가 자기 딸과 싸움을 하고 있다. 왜 싸우느냐고 물어보니 사위는“아, 어제 결혼했는데 왜 아직도 아들을 안 낳는 거여?”하고 소리를 지르더란다.   저승에 가야만 곱사등이 고친다 【뜻풀이】    곱사등이는 죽을 때까지 못 고친다. 그놈은 죽을 때까지 사람 노릇 못할 거라는 이유.   【관련이야기】    옛날에 노름에 미친 사람이 재산을 다 잃고 나서 상대방에게 한판만 더 하자고 졸랐다. 상대가 거절하자 그는 처녀를 잡히겠다고 말했다. 처녀가 어디 있냐고 하니까 그놈은“내 결혼한지 십년이 넘었지만 노름하느라고 집에서 한번도 자본 적이 없거든. 그러니 우리 마누라가 진짜 숫쳐녀지 뭔가!”라고 하더란다.   정신은 처가에 간다 하고 외가에 가겠다    【뜻풀이】     어지간히도 헷갈리는 사람. 정신없는 사람을 놀리는 말.   【관련이야기】    옛날에 정신없는 사내가 있었는데 하루는 어떤 중이 이 사내를 산으로 데리고 가서 술을 잔뜩 먹여놓고는 머리를 홀랑 깎고 옷을 바꿔 입고 먼저 내려가 버렸다.    이 사내 술이 깨서 보니 자기는 없고 중만 있거든. 이상하다 생각하고 집으로 내려와 기웃기웃하며“여보, 주인장 계시오?”하며 주인을 찾으니까 중이 문틈으로 내다보며“아니, 날도 저물었는데 웬 중이 주인을 찾는가?”하고 호통을 쳤다. 그러자 이 사내는 합장을 하며“아니올시다. 소승은 절로 가는 참이올시다.”하고 산으로 가더란다.   정월 초하루날 먹어보면 이월 초하루날 또 먹으려 든다   【뜻풀이】    한번 맛을 들이면 비슷한 기회만 닿아도 또 먹으려 든다.   【관련이야기】    중종 때 한 유생이 과거를 보러 서울에 와서 밤에 종로 거리를 배회하다가 보쌈을 당했다. 그날 밤 유생은 가죽푸대에 넣어진 채 어느 집으로 업혀가서 미인과 꿈같은 밤을 지냈는데 새벽이 되니 다시 가죽푸대에 넣어져서 도로 종로 거리에 내버려졌다.    그후 이 유생은 서울에 과거 보러 올 때마다 또 한번 보쌈을 당해볼까 하고 종로 밤거리를 어슬렁거리더란다.   조개 속의 게 【뜻풀이】    연약하디 연약한 사람.   【관련이야기】    벽초의「임꺽정」에 보면 나중에 곽오주의 아내가 되는 신뱃골댁을 가리켜 사람들이“조개 속의 게”같다고 수근거리는 장면이 나온다. 벽초는 신뱃골댁이 겁을 먹고 떠는 모습을“배꽃 한 가지가 몹쓸 비바람에 부대껴 떠는 것 같다.”고 썼다.   정직한 사람이 뺨 맞는다   【뜻풀이】    눈치없이 정직하면 뺨 맞지.   【관련이야기】    옛날에 망둥이가 하얀 줄을 타고 올라가서 좋은 자리에 앉아 호령하는 꿈을 꾸었다. 다음날 망둥이는 해몽 잘하는 가자미한테 가서 해몽을 해달라고 부탁했다. 가자미는 곧이곧대로“하얀 줄을 타고 올라간 것은 낚시줄에 달려서 올라간 거이고, 좋은 자리에 앉은 것은 칼도마에 오른 것이고, 호령을 한 것은 칼도마에 딱 찍히는 소리야.”하고 해몽해주었다.    망둥이는 화가 나서 가자미 눈퉁이를 칵 올려붙였다. 그래서 가자미는 눈이 한데로 몰렸다고 한다.   제가 놓은 덫에 치었다   【뜻풀이】    제가 만든 함정에 빠졌다.   【관련이야기】    진나라 정승 상앙은 엄한 법을 만들어 백성들을 가혹하게 다스렸다. 이 법이 얼마나 무서웠던지 길에 물건이 떨어져 있어도 줍는 사람이 없었고, 백성들은 무서운 꿈에 시달렸으며 자다가도 소스라치게 놀라서 일어나 벌벌 떨었다.    그러나 이것은 상앙이 정승 자리에서 쫓겨나 정신없이 도망갈 때 얘기다.    함곡관에 이르렀지만 날이 저물었다. 그는 한 여관에 들어갔다. 여관 주인이 말했다.    “소신첩(신분증)을 보여주게.”    그러나 상앙에겐 소신첩 같은 것이 있을 리 없었다. 그는 거짓말을 했다.   “떠날 때 깜빡 잊고 그냥 왔습니다.”    려관주인이 수상하다는 듯이 상앙을 훑어보며 말했다.   “자네는 상앙의 법도 모르나? 소신첩이 없는 사람을 재워줬다가는 재워준 사람까지 참형을 당하게 되어 있어. 어서 이곳을 떠나게. 까딱하다간 자네 때문에 나까지 죽네.”    상앙은 밤길을 걸으면서 길이 탄식했다.   “내가 만든 법에 내가 걸려들 줄이야 어찌 알았으리오?”    그후 상앙은 이리저리 도망다니다가 결국 붙잡혀 오우분시를 당했다고 한다.      * 오우분시: 소 다섯 마리에게 사지와 머리를 찢겨서 죽는 형벌.   제 논에 물 대기   【뜻풀이】    자기한테 유리하게 일을 꾸미는 것. 아전인수.   【관련이야기】    옛날에 경상도 어느 마을에 량반과 백정이 살았는데 량반의 논은 웃쪽에 있고 백정의 논은 아래쪽에 있었다. 백정은 제 논에 물을 대려면 량반 논의 물을 끌어대야 할 판이라 고민고민하다가 한 꾀를 생각해내고 한밤중에 량반 논의 물을 빼서 제 논에 다 대놓았다.    다음날 아침 량반이 알고 노발대발하여 백정을 잡아오라고 했다. 하인이 백정 집에 가봤더니 그 집에서는 간밤에 백정이 죽었다고 식구들이 울고불고 하고 있었다. 그 소식을 듣고 량반은 백정이 남의 물을 빼가서 벌을 받은 것이라며 그대로 두었다.    그런데 며칠후에 하인이 논에 나가보니 죽었다던 백정이 논에 나와 있거든. 하인이 놀래서 물었다.   “죽었다더니 어째 여기 있노?”    백정은 시치미를 떼었다.   “저승에 갔더니 죽을 때가 아직 안됐다면서 나가라 해서 왔어.”    하인은 주인한테 가서 이 얘기를 하니까 잡아오라고 했다. 하인은 백정을 잡아다가 량반 앞에 무릎을 꿇렸다. 량반은 백정에게 호령했다.   “너 죽어서 저승에 갔다 왔다니 저승에서 보고 들은 거 말해 봐라.”   “예예, 저승에는 십대왕이 있고, 목을 잘려 피를 흘리는 사람도 있고, 뱀에 물러 고생하는 사람도 있고, 이 세상에서 좋은 일 한 사람은 거기서도 편히 지내고, 나쁜 일 한 사람은 거기서도 고생하면서 나쁘게 지내고 있습디다. 지 애비도 만났는데 여전히 소를 잡고 있고, 어르신님 아버지도 만났는데 이 세상에서 남의 곡식 농사 지은 거 다 뺏어서 남한테 피를 흘리게 한 죄로 돌아다니면서 선지피를 파는데 저를 보더니만 부끄러운 듯이 피합디다.”    량반은 이 말을 듣고 놀랐다.   “아니, 우리 아버지가 선지피를 팔고 돌아 댕겨? 너, 그런 말 다른 사람한테 절대로 하지 마라.”    그후 백정이 량반 논에서 물을 빼가도 량반은 아무 말도 안했다는 이야기.   제 버릇 개 줄까   【뜻풀이】    몸에 밴 나쁜 버릇은 여간해서 고치기 어렵다는 뜻.   【관련이야기】    옛날에 어떤 집에서 며느리 하나를 얻어 왔다. 이 며느리가 하루는 시아버지 밥상을 들고 오는데“어기똥 치기똥!”하는 소리를 냈다. 시아버지가 기가 차서“너 그거 무슨 소리냐?”라고 했더니 며느리는“과연 시아버지는 무식도 하구려. 목도군 소리도 몰라요?”라고 했다.    또 한번은 시어머니가 며느리에게 물레질을 시켰더니 물레에서 처르락 처르락 소리가 나서 물레에다 기름을 치고 돌리라고 했다. 그러나 무식한 며느리는 물레에다 기름을 안치고 고치에다 기름을 쳐서 여전히 처르락 처르락 소리가 났다. 이걸 보고 시어머니가 한심해서“얘, 너 일 가운데 뭘 제일 잘하니?”하고 물었더니 며느리는 베틀에 앉아서“지화자, 좋다! 소리를 제일 잘해요.”라고 하더란다.      * 목도군: 무거운 물건을 밧줄에 꿰어 어깨에 메고 나르는 인부.   제 살이 아프면 남의 살도 아픈 줄 알아야 한다   【뜻풀이】    제 고통만 알지 남의 고통은 모르는 사람을 욕하는 말.   【관련이야기】    석가가 살아 있을 당시의 얘기다. 한 녀자가 있었는데 이 녀자가 남의 아기들을 훔쳐다가 잡아먹기를 좋아했다. 아기를 잃은 부모들은 원망과 비탄에 싸여 있었지만 그 녀자의 남편이 세도가 당당한 나라의 중신이라 보복을 할 수도 없었다.    석가는 이 녀자의 버릇을 고치려고 제자들에게 녀자의 막내아들을 데려와 절에다 감춰 놓으라고 시켰다. 녀자는 미친 사람처럼 집을 뛰쳐나와 울며 아기를 찾아 헤맸다. 녀자는 열흘 동안 밥도 먹지 않고 울었다. 마침내 석가가 물었다.   “그대는 자신의 자식을 사랑하는가?”   “네. 사랑하고말고요. 잠시라도 곁에서 놓아주고 싶지 않습니다.”   “그대는 자기 자식은 사랑하면서 왜 남의 자식을 훔치는가? 그대에게 자식을 잃은 그 사람들도 자식을 사랑한다. 그들은 자식을 잃고 그대처럼 울고 있을 것이다.”    녀자는 그제서야 남의 고통을 이해하고 땅에 엎드려 울면서 회개했다. 그후 이 녀자는 자기 죄를 갚기 위하여 어린이들의 수호신이 되리라 결심하고 평생 동안 남의 자식을 자기 자식처럼 사랑했다는 얘기.   ●제 속 짚어 남의 말한다   【뜻풀이】    제가 그러니 남도 그런 줄 안다.     【관련이야기】    옛날에 사내가 못나서 녀자가 물고기 장사를 해서 겨우 먹고 사는 집이 있었다. 하루는 녀자가 사내에게 “날마다 놀고만 있지 말고 당신도 물고기 장사나 해보시구려.”라고 하며 농어 닷돈어치를 사주고는 팔아 오라고 했다. 사내는 농어를 가지고 나가서 닷돈에 냉큼 팔고 돌아왔다.    녀자가 부엌에서 밥을 하다가 놀라서“왜 그리 금방 오우?“하고 물었다.    사내는 농어를 다 팔아서 돌아온다고 했다. 얼마를 남겼냐고 하니까 닷돈을 남겼다고 했다. 녀자는 잘했다고 하며 돈을 내놓으라고 했다. 사내는 이거다 하며 닷돈을 내놓았다. 녀자는 남은 돈을 내놓으라고 했다. 사내는 농어를 닷돈에 팔았으니 손에 남은 것이 닷돈이라고 했다.    녀자는 화가 나서 “요놈의 멍청한 화상. 썩 나가 죽으라!”라고 하면서 부지깽이로 때리려 달려들었다. 사내는 죽어라고 뛰어 달아나다가 숨이 차서 수수밭에 숨어 있었다.    그때 개구리가 뱀한테 쫓겨서 숨을 헐떡헐떡하면서 뛰어왔다. 사내는 개구리에게“야, 너도 농어 장사 하다가 마누라한테 쫓겨났냐?”라고 하더란다.   제 옷 벗어 남의 발에 감발 쳐준다   【뜻풀이】    남을 위하는 것은 좋지만, 분수없이 위하는 것은 쓸개빠진 행동.   【관련이야기】    옛날에 한 사내가 심심해서 집 밖에 나와 왔다갔다 하고 있는데 건너집에서 앓는 소리가 났다. 가까이 가서 들어보니 젊은 녀자의 소리라 들어갈 수가 없었다.    그는 집에 돌아와 어머니에게 건너집에 가보라고 했다. 어머니가 뛰어가서 보니 그 집 녀자가 애를 낳는데 애가 얼른 나오지 않아서 끙끙 앓고 있었다. 그래서“왜 빨리 낳지 않고 고생하는가?”하고 물었더니 그 녀자는 “저는 원래 버릇이 나빠서 사내의 상투를 잡아야 애를 낳는데 지금 애 아버지가 멀리 일하러 나가고 없어서 이렇게 고생을 합니다.”하고 말했다. 어머니는 이 말을 아들에게 가서 전했다.    아들은 인정이 많은 사람이라 건너집에 가서 방문에 구멍을 뚫고 상투를 들이밀며“이 상투를 붙잡고 어서 애를 낳으시오.”하고 선심을 썼다.    녀자는 남의 남자 상투를 붙잡고 애를 낳게 되였다. 그런데 이 녀자가 어찌나 힘차게 상투를 잡아당겼는지 머리 밑이 물렁물렁해져서 상투가 쑥 빠져버렸다고 한다.   제일 강산인줄 안다   【뜻풀이】    자기가 제일인 줄 안다.   【관련이야기】    옛날에 조괄이라고 하는 사람은 병법에 관해 논하기를 좋아했는데《육도삼락》이라는 병서를 읽고 난 뒤로는 더욱 대가인 척했다. 하루는 당시 명장이였던 아버지 조사와 병법을 논하는데 조괄은 하늘과 땅을 손가락질하며 천하에 자기를 당적할 자가 없다고 뽐냈다. 조사는 이맛살을 잔뜩 찌푸리고“너는 천하에 제일인줄 알고 뽐내는데 그것만 봐도 장수될 자격이 없다. 전쟁이라는 것은 사생결단의 마당이다. 항상 마음을 죄고, 모든 사람에게 널리 묻고도 혹시 실수하지나 않을까 염려하여 잠을 못 이루는 것이 장수다. 너같은 놈이 만일 병권을 잡는다면 남의 말은 듣지도 않고 모든 걸 제 마음대로만 할터이니 어찌 패하지 않으리오?”하고 꾸짖었다.    조사는 죽을 때도 “너는 무슨 일이 있어도 장수만은 되지 말아라.”하고 유언했다.    그러나 조괄은 워낙 허명을 좋아한데다가 아버지의 명성까지 등에 업고 있었으므로 그 유언을 듣지 않고 조나라 원수가 되었다.    그는 지략도 없는데다가 남의 말도 듣지 않았기때문에 수초가 무성한 늪지대에 진을 쳤다가 진나라 장수 백기에게 포위당하여 자기는 물론이고 조나라 군사 45만명 전부를 죽게 만들었다.   조조는 웃다 망한다   【뜻풀이】    잘 웃는 사람을 놀리는 말.   【관련이야기】    적벽대전이 벌어지던 날 저녁 조조는 황개가 항복해오는줄 알고 웃다가 화공을 당해 배를 다 태워먹고, 패주하면서 오림 서쪽에 적의 매복이 없다고 웃다가 조자룡에게 기습을 당하고, 호로구에 매복이 없다고 웃다가 장비에게 습격을 당하고, 화용도에 매복이 없다고 웃다가 관우가 나타나자 목숨만 살려달라고 빌었다.   족제비 잡으니까 꼬리를 달란다   【뜻풀이】    애써 일을 해놓으니까 가장 중요한 열매를 달란다. 아주 염치없는 사람.   【관련이야기】    옛날에 어떤 사람이 족제비를 잡아서 붓을 매려고 집 한 귀퉁이에 매달아 놓았다. 그런데 사돈이 왔다간 뒤에 보니 족제비가 없어졌다. 그래서 사돈네 집에 가서 족제비를 내놓으라고 했다. 그랬더니 혀 짜른 소리를 잘하는 사돈이“아, 보소. 이 사돈아. 사돈 좆집이 내 좆집이고 내 좆집이 사돈 좆집인디 그게 무슨 말이노? 응?”라고 하더란다.   종로에서 뺨 맞고 한강에 가서 눈 흘긴다   【뜻풀이】    욕을 당하고 엉뚱한데 가서 화풀이를 한다.   【관련이야기】    옛날에 한 농사군이 장에 갔더니 어떤 사내가 팥떡을 사먹고 있었다. 옆에서 보니까 어찌나 먹고 싶은지 침을 꿀꺽꿀꺽 삼키고 있다가“어, 팥고물 떨어진다.”라고 했더니 떡 먹던 놈이 돌아보며“이 자식, 팥고물 떨어지는 게 너하고 무슨 상관이야?”하고 따귀를 철썩 갈겼다.    분하지만 어쩔수가 없어 집에 와서 마누라에게 팥떡을 해달라고 해놓고는“여보 내가 떡을 먹거들랑 보고 있다가 어, 팥고물 떨어진다 하고 소리 좀 질러줘.”하고 부탁했다.    그래서 떡을 해가지고 이 농사군이 떡을 먹는데 마누라가“어, 팥고물 떨어진다.”라고 하니까 이놈은“이 자식, 팥고물 떨어지는 게 너하고 무슨 상관이야?”라고 하면서 마누라 따귀를 철썩 갈기더란다.   죽은 사람도 넋두리를 한다   【뜻풀이】    죽은 사람도 무당의 입을 빌어 넋두리를 하거늘 하물며 산 입 가지고 못할 말이 뭐 있으랴?   【관련이야기】    권율이 사위감을 고르려고 한 서당에 갔더니 아이들이 잘 보이려고 다 점잔을 빼는데 오로지 이항복이란 아이만은 배때기를 허옇게 드러내놓고 전혀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권율이 속으로 쓸만한 놈이라고 생각하고 다른 아이 하나하나에게 소원이 무엇이냐고 물었다.    아이들은   “벼슬을 하고 싶습니다.”   “부자가 되고 싶어요.”   “날마다 맛난 음식을 먹고 싶습니다.”    중구난방으로 대답하는데 이항복은 아무 말이 없었다. 권율이 이항복에게 물었다.   “네 소원은 무엇이냐?”   “아무 소원도 없습니다.”   “이런! 세상에 소원이 없는 사람도 있나? 무슨 말을 해도 상관없으니 소원을 말해 봐라.”   “정말 아무 말이나 해도 괜찮습니까?”   “그럼! 죽은 사람도 넋두리를 하는데 산 입 가지고 말 못할 게 뭐 있느냐?”   “그렇다면 말씀 드리지요. 제 소원은 쇠짚신이 되는 겁니다.”   “쇠짚신? 그건 어디 쓰려고?”   “대감의 아가리를 막으려고요.”   죽재도 죽을 짬이 없다   【뜻풀이】    너무 바빠서 죽으려고 해도 죽을 짬이 안 난다.   【관련이야기】    옛날에 어떤 사람이 범의 꼬리를 잡았는데 놓았다가는 죽을 판이라 놓지도 못하고 있었다.    그때 마침 중 하나가 지나가서“여보, 거기 가는 중. 내가 뒤 좀 보고 오겠으니 그 동안 이 범 꼬리 좀 쥐고 있구려.”하고 부탁했다.    중은 그렇게 하라며 범의 꼬리를 잡았다.    이 사람은 그 길로 달아나 집으로 가버렸다. 중은 이 사람이 오겠지 하고 범의 꼬리를 마냥 잡고 기다렸다. 이 사람은 일년쯤 지나서 그곳에 가봤더니 중은 아직도 범의 꼬리를 잡고 있었다.    이 사람이“여보, 중, 임자는 어째 아직도 죽지 않고 살아 있소?”하고 물었더니 중은 범의 꼬리를 노려보며 말했다.   “죽을래도 죽을 짬이 없수다.”   줄수록 냠냠   【뜻풀이】    주면 줄수록 입맛을 다시며 더 먹으려고 든다. 주면 줄수록 욕심을 부린다는 뜻.   【관련이야기】    옛날에 한 빚쟁이가 채권자에게 졸리다 못해 죽으려고 우물속에 뛰어들었다. 그러나 물이 깊지를 않아서 목은 잠기지 않고 있었다. 채권자는 빚쟁이가 죽을까봐 몸이 달아 소리를 질렀다.   “이봐, 빨리 나와.”   “안 나가. 나가봤자 당신한테 줄 돈이 없는 걸.”    채권자는 더 몸이 달았다.   “여보게, 나오기만 하면 내 당장 차용증을 찢어버릴게.”    그러나 빚쟁이는 버텼다.   “고마운 말이긴 해도 나는 못 나가. 나가봤자 쌀 사먹을 돈도 없는 걸.”   “나오기만 하면 쌀 살 돈을 좀 주지.”   “고마운 말이지. 그래도 나는 못 나가. 나한테 친구가 하나 있는데 그 친군 나보다 더 가난하단 말이야. 그 친구한테 20냥쯤 꿔주면 몰라도.”    채권자는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올랐다.   “이봐, 난 너한테 최대한도까지 다 했어. 그런데 이제 네 친구까지 도와달라고?”    그러니까 이 빚쟁이는“제기, 걱정도 팔자네. 내가 보증을 서면되잖아!”라고 하더란다.   중이 돼지고기값 문다   【뜻풀이】    고기를 먹지 않는 중이 고기 값을 물었다. 억울하게 돈을 냈다.   【관련이야기】    김선달이 길을 가다가 어느 주막에서 자게 되였다. 한밤중이 되니까 그 주막집 주인과 식구들은 개를 잡아 고기를 깨소금에 찍어 먹었다. 김선달은 자기한테도“먹으라고 하겠지.”하고 기다리고 있는데 저희들끼리만 퍼먹고 나머지 고기는 찬간에 넣어두고 잤다.    김선달이 가만히 일어나서 그 개고기를 깨소금에 찍어서 다 먹고 고기 한줌을 쥐고 와서 옆에 자던 중의 손에 쥐어주고 입에 깨소금을 발라 놓았다.    다음날 아침 주인이 일어나 보니 고기가 없어서 한참을 찾는데 중의 손에 개고기가 쥐어져 있고 입에 깨소금이 붙어 있었다. 주인은“그래 이 중놈이 다 먹었군!”하며 자는 중의 뺨을 쳤다. 중은 깜짝 놀라 일어나서 왜 그러는가 물었다. 주인은“개고기를 처먹고 뭐라네?”하며 또 때렸다. 중은 나는 도무지 모르는 일이라고 아무리 변명을 해도 손에 고기가 쥐어져 있고 입에 깨소금이 붙어 있으니 어쩌리오.    할 수 없이 중은 동냥해온 돈으로 개고기 값을 다 물어주었는데 김선달은 옆에서 헤죽헤죽 웃고만 있더란다.   쥐가 고양이를 불쌍해 한다   【뜻풀이】    자기를 해칠 사람을 불쌍해한다. 쓸개 빠진 사람.   【관련이야기】    옛날 어느 집에서 고양이를 키우는데 이놈의 고양이는 도무지 쥐를 잡지 않았다. 그래서 주인한테 바보 고양이라고 늘 욕을 먹었다.    하루는 이 고양이가 주인의 베 감투를 빼앗아 쓰고서는 곳간으로 들어갔다. 쥐들은 저희를 해치지 않는 고양이가 오니까 안심하고 나와서 물었다.   “고양이님, 어째서 베 감투를 썼습니까?”   “음, 울 아버지가 세상을 떠나서 썼지요.”    쥐들은 고양이를 동정해서 우는 놈까지 있었다.   “야, 너희들 나와서 조상하라구.”    고양이가 그렇게 말하자 쥐들이 조상을 하려고 모두 쥐구멍에서 나왔다. 그때 고양이가 재빨리 쥐구멍을 막고 쥐를 다 잡아먹었다는 얘기.     쥐고 펼 줄을 모른다   【뜻풀이】    한번 움켜쥐면 절대로 펼 줄을 모른다. 더럽게 인색하고 욕심 많은 자를 욕하는 말.     【관련이야기】    옛날에 어느 선생이 20여 명이나 되는 학생들을 대접하는데 큰 가마솥에다 겨우 닭 한 마리를 넣고 무만 잔뜩 썰어 넣어 탕을 끓여주었다. 학생들의 욕은 말할 것도 없었지만 가장 흥분한 것은 닭이었다. 닭은 죽어서 염라대왕한테 가서 호소했다.   “대왕님, 이 조그만 몸을 20명한테 찢어 먹이다니! 세상에 이렇게 인색한 인간이 다 있단 말입니까?”    염라대왕도 그렇게 인색한 놈이 있다는 사실이 도무지 믿기지 않아서 증인이 있느냐고 물었다.   “예, 증인이 있습니다. 무가 증인입니다.”    그러나 증인으로 불려온 무는 닭을 돌아보면서 말했다.   “당신은 왜 그런 거짓말을 하시오? 그날 솥 안에서 우리만 죽도록 고생했지, 당신은 근처에 얼씬도 안했단 말이요.”    닭고기가 너무 적어서 무의 눈에도 띄지도 않았던 것이다.   쥐 좆도 모른다   【뜻풀이】    아무것도 모른다.     【관련이야기】    옛날에 한 령감이 밖에 나갔다 왔더니 자기하고 똑같이 생긴 령감이 사랑방에 앉아 있다가 진짜주인을 보고 나가라고 했다. 이래서 난리가 났는데 어찌나 똑같은지 아들과 마누라도 알아보지 못했다. 배꼽 밑에 점까지 똑같았으니까.    결국 마누라가 우리 집에 밥숟갈이 몇 개구 낫이 몇 개냐고 물었다. 진짜주인은 사랑방에만 있었기 때문에 집 살림을 잘 알지 못하니까 엉터리로 대답하고 가짜주인은 정확히 알아맞혀서 오히려 진짜가 쫓겨나게 되였다. 이 가짜주인은 그 집에서 수십년 묵은 쥐로서 부엌살림이고 창고 안에 뭐가 있는지 뜨르르 꿰고 있었던 것이다.    진짜령감은 여기저기서 밥을 얻어먹으며 겨우 목숨을 이어갔다. 하루는 어떤 절에 들러서 노승하고 이런 이야기 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자기 신세타령을 하게 되였다. 중은 이야기를 다 듣고 나더니 절에서 기르는 고양이 한마리를 주며 이걸 가지고 집으로 가보라고 했다.    진짜주인 집으로 가서 고양이를 사랑방에 풀어놓았더니 고양이는 단번에 가짜령감의 목을 물어뜯었다. 가짜 령감은 커다란 늙은 쥐가 되여 죽었다.    그러니까 령감은 마누라를 돌아보며“이년아, 그래 쥐좆도 모르고 살었단 말이냐?”라고 하더란다.     쥐의 정신   【뜻풀이】    쥐는 돌아서면 잊어버린다고 한다.     【관련이야기】    옛날에 김씨 성을 가지 사또가 그 고을의 유명한 기생과 죽고 못사는 사이가 되여 헤어질 때는 서로 눈물을 뿌리며 헤여졌는데 몇년후 그 고을을 지나다가 옛정이 생각나서 그 기생집에 들렀다.    그러나 기생은 전혀 모르는 빛이라“너, 나를 알겠느냐?”라고 했더니 기생은 섭섭하다는 듯이“특별하신 분을 왜 제가 모르겠어요? 손님은 박씨 아네요?”라고 하더란다.   질기기는 홍제원 찰떡보다 더 하다 【뜻풀이】    아주 질기다.   【관련이야기】    옛날에 홍제원은 물 좋고 경치 좋은 계곡이였다. 또한 서울사람들은 북경으로 떠나는 사신 일행을 홍제원까지 따라가서 배웅을 했으므로 홍제원 일대는 장이 서다시피 했고 떡장수도 많았는데 특히 찰떡이 찰지기로 유명했다고 한다.   지나친 것은 모자란 것과 같다   【뜻풀이】    좀 더 솔직히 말하면 지나친 것은 모자란 것보다 못할 때가 더 많다.   【관련이야기】    옛날에 한 중년 사내가 산으로 나무하러 갔다가 젊어지는 샘물을 먹고 새파랗게 젊어져 돌아왔다.    이것을 보고 마누라도 젊어져 보겠다고 산으로 올라갔다. 그러나 아무리 기다려도 돌아오지 않아서 남자가 찾으러 갔더니 어디서“응애, 응애.”하는 갓난아기 우는 소리가 들렸다. 소리 나는 데로 가보니 저희 마누라 옷이 있고 그 옷 안에서 쪼그만 계집애가 울고 있었다.    사내가“네가 누구냐?”라고 물었더니 계집애는“나야 나. 당신 마누라. 물을 너무 많이 마셨나봐.”라고 하더란다.   지랄병엔 목침이 약   【뜻풀이】    지랄 맞은 놈에겐 목침을 던져 패는 것이 약.   【관련이야기】    옛날에 벼 천석쯤 하는 사람이 벼슬을 하고 싶어서 논 수십 마지기를 팔아가지고 정승한테 바치고 벼슬자리 하나 주기를 기다렸다. 그러나 아무리 기다려도 꿩 구워먹은 소식이라 돈이 모자라서 그러는가보다 하고 남아있는 논밭을 죄다 팔아서 갖다바쳤다. 그랬지만 아무리 기다려도 소식이 없었다.    그러다가 정승이 병이 나서 자리에 눕게 되였다. 정승의 아들들이 병간호를 하는데 이 사람도 같이 달려들어 정성껏 간병을 했다. 그러나 별 차도가 없었다.    하루는 아들들이 간호를 하다가 지쳐서 밖으로 나가고 방에는 이 사람 혼자밖에 없었다. 이 사람이 가만히 생각해보니까, 이놈의 정승이란 놈 내 돈 수천냥을 떼어먹고 벼슬 한 자리 주지 않고 죽으려고 하는 것이 분하고 괘씸해서, 이왕 죽을 거 어디 나한테 맞고 죽어봐라 하고 목침을 집어서 냅다 두들겨 팼다. 그러니까 정승은 숨을 까딱까딱 쉬었다.    그때 아들들이 들어왔는데 정승은 다 죽어가면서도 목침을 가리키고 또 이 사람을 가리키면서“목… 목…”하다가 숨을 거두었다. 정승은 저놈이 목침으로 나를 때렸다는 말을 한 것인데 아들들이 듣기에는 돈 많이 갖다바친 저 사람에게 목천 군수나 시켜주라는 말로 알아듣고 이 사람을 목천 군수를 시켜주었다는 얘기.   지레짐작 매꾸러기   【뜻풀이】    지레 짐작으로 섣불리 행동하다가는 매 맞기 딱 알맞다는 뜻.   【관련이야기】    옛날에 어떤 사람이 딸 삼형제를 두었는데 큰딸은 시집간 첫날밤에 신랑이 옷을 벗기려고 하니까 부끄러워서 옷을 꽉 붙잡고 벗지를 않았다. 신랑이 벗기려고 아무리 애를 써도 벗길 수가 없어서“에이, 네까짓 년 아니면 색시가 없겠냐?”하면서 소박을 놓았다.    둘째 딸은 저희 언니가 시집가서 옷을 안 벗어서 소박맞았다는 말을 들었기때문에 옷을 홀딱 벗고 들어갔다가 소박을 맞았다.    셋째 딸은 저희 큰언니는 옷을 안 벗다가 소박을 맞았고, 작은언니는 옷을 벗고 들어갔다가 소박을 맞았기때문에 이러기도 어렵고 저러기도 어려워서“옷을 입고 들어갈까요, 벗고 들어갈까요?”하다가 소박을 맞았다고 한다.   지장이 불여복장   【뜻풀이】    지혜로운 장수가 복 있는 장수보다 못하다. 복을 타고난 사람이 제일이라는 말.   【관련이야기】    정유재란 때 명나라 장수 양호는 충청도 직산에서 왜군을 대파한 지혜로운 장수였지만 웃사람의 무고를 받아 본국으로 소환되었다. 이와 반대로 명나라 수군 제독 진인은 별다른 공이 없었지만 이순신 장군과 친해서 이순신 장군이 넘겨준 왜군의 머리를 가장 많이 갖고 있었기때문에 명나라 사기에 최고의 공을 세운 장수고 기록되고 황제한테서 땅까지 하사 받았다고 한다.   집을 사려면 이웃을 보고 사라   【뜻풀이】    집을 사려면 동네 인심을 보고 사라.   【관련이야기】    공자는“마을 인심이 착한 곳이 좋다. 착한 곳을 가려서 살지 아니하면 어찌 지혜롭다 하랴?”했다. 또한 택리지의 저자 이중환은“사는 곳의 풍속이 좋지 못하면 자손에게도 해를 미친다.”고 했다.   집장을 십년 하면 호랑이도 아니 먹는다   【뜻풀이】    집장은 관아에서 매를 치는 집장사령. 남에게 모진 짓을 하는 놈의 고기는 호랑이도 더러워서 아니 먹는다.   【관련이야기】    춘향전에 집장사령이 매를 치는 장면이 나오는데 너무나 실감나는 표현이라 여기 적어본다.    집장사령 거동 보소. 오른 팔 소매 빼어 뒤로 젖혀 잡아매고 삼모장 손에 쥐고 형틀 옆에 엎드렸다가“매우 쳐라!”소리에“예이.”하고 삼모장 둘러메고, 한발 자칫 나섰다가 큰 눈을 부릅뜨고, 주먹에다 힘을 주어 한 발 자칫 달려들어“이.”딱 하는 소리에 기왓골이 울린다.   쭉정이가 머리 드는 법   【뜻풀이】    속이 빈 놈이 잘난 체하는 법.   【관련이야기】    조선 초의 명재상 맹사성이 고향인 온양에 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비를 만나 용인의 어느 객주집에 들르게 되었다. 안에 들어가니 행장을 굉장하게 차린 젊은 선비가 먼저 들어와 있었다. 초라한 행색의 늙은이가 방에 들어서니 젊은 선비의 눈에는 업신여기는 태도가 넘칠 정도로 드러났다. 선비가 쪼를 빼며 말을 걸었다.   “늙은이, 우리 심심한데 말 놀이나 할까요?”   “그러시오.”    두 사람은 말끝에“공”자와“당”자를 붙여서 얘기를 나누게 되였다.   “젊은이 어디 가는공?”   “서울 간당.”   “무슨 일로 가는공?”   “녹사 벼슬 얻으러 간당.”   “내가 한 자리 만들어 줄공?”   “에끼, 늙은이, 싫당. 싫당.”    그후 맹정승이 조정에 나가 있으니까 젊은 선비 하나가 벼슬을 구하러 들어와 엎드리는데 가만히 보니 그때 그 젊은이다. 맹정승은 목을 길게 뽑으며“어찌 왔는공?”하고 물으니 젊은이는 깜짝 놀라 보다가 머리를 조아리며“죽여주시당. 제발 죽여주시당.”라고 하더란다. 09 차 찰떡도 한두끼   【뜻풀이】    좋은 음식도 한두끼지 계속 같은 음식을 먹으면 싫증이 난다.   【관련이야기】    어떤 마누라가 어느날 아침 남편에게 떡국을 끓여주었다. 남편이 오랫만에 먹는 별식이라 맛있다고 칭찬을 해주니까 그후 내리 보름동안 떡국만 끓여주더란다.   청기와 장수   【뜻풀이】    일을 저 혼자만 독차지하려고 남한테 가르쳐주지 않는 사람.   【관련이야기】    옛날에 어느 욕심쟁이가 청기와 굽는 비법을 발견했는데 그 비법을 저 혼자만 알고 아들한테도 알려주지 않아서 결국 후세에 전해지지 않았다고 한다.   참새 굴레 씌우겠다   【뜻풀이】    얼마나 약은지 날아다니는 참새를 꾀어서 굴레를 씌우겠다.   【관련이야기】    김선달에 대한 평안도 사람의 평은 나쁜 놈이긴 해도 재간은 많은 사람이라는 것이다.    하루는 김선달이 여러 사람과 길을 가는 중인데 동행 하나가 물었다.   “임자, 저기 가는 저 녀자 물건을 볼 수 있겠는가?”   김선달은“거야 쉽지.”하며 그 녀자한테로 달려가서 팔을 잡으며“가자.”고 했다. 녀자가 왜 이러느냐고 하자 김선달이 말했다.   “당신 물건이 두 개 있다고 해서 관에서 잡아오라구 해서 잡아갈라고 그런다.”    녀자는 깜짝 놀라서 말했다.   “아니야요, 난 하나밖에 없어요.”   “두 개라는 말을 듣고 왔는데 왜 안 가겠다는 거야? 가자.”   “자, 보라우요. 두 갠가?”    녀자는 급해서 치마를 걷어 보이려고 했다. 그러나 김선달은 말렸다.   “나 혼자 보면 증거가 안 되니 저기 있는 사람들 앞에서 보여야 한다.”    녀자는 결국 여러 사람 앞에 가서 치마를 걷으며   “자아, 보라구요. 두 갠가?”라고 하더란다.   참을 인자 셋이면 살인도 파한다   【뜻풀이】    세번만 참으면 피할수 있다.   【관련이야기】    옛날에 어떤 가난한 사람이 부지런히 일해서 부자가 되었으나 배우지 못한 것이 한이 되어 쌀 열 가마를 주고 글을 배웠다. 그런데 이 사람이 앞에 배운 글을 자꾸 까먹어서 선생은 인지위덕, 참는 것이 큰 덕이 된다는 글만 가르쳐 주었다.    어느날 이 사람이 마실을 가서 밤새도록 놀다가 집에 돌아와 보니 마누라가 웬 사내녀석을 끼고 자고 있었다. 이 사람은 화가 나서 칼을 꺼내 연놈을 찔러 죽일까 하다가 인지위덕이라는 말이 생각나서 꾹 참고, 자는 마누라를 깨워 저 사내는 누군가 하고 물었다. 마누라가“야야, 일어나. 네 형부 오셨다.”라고 하며 깨우는데 보니 그 사람은 남자가 아니고 녀자였다. 사촌 처제가 다니러 왔다가 날이 더워서 머리를 감고, 풀상투처럼 머리를 올리고 잤는데 얼른 보기에는 남자처럼 보인 것이었다.    이 사람은 그제서야 인지위덕이란 글 때문에 생사람을 안 죽이게 되였다고 기뻐하며 선생님에게 또 쌀 열가마를 보냈다는 이야기.   처가살이가 굶는 내 집만 못하다   【뜻풀이】    겉보리 서말만 있어도 안하는 것이 처가살이. 처가살이는 할 짓이 아니라는 말.   【관련이야기】    옛날에 한 사내가 처가살이를 하는데 장인 장모가 미워해서 별난 음식을 해먹어도 사위 모르게 해먹곤 했다.    어느날 장인 장모는 떡을 해먹고 싶으니까 사위더러 사냥이나 다녀오라고 했다. 이 사위가 사냥을 막 나가는데 색시가 가만히 제 서방을 불러“당신 몰래 떡해먹으려고 사냥을 보내는 것이니 사냥 다 하지 말고 좀 일찍 들어오시오.”하고 귀띔을 해줬다.    사위는 사냥을 하는 둥 마는 둥 하고 집으로 돌아와 방문을 왈칵 열었다. 갑자기 사위가 들어오니까 장인은 떡을 선반에 감추고 장모는 떡 함지를 치마 밑에 감추었다. 장인이 점적해서“벌써 갔다 오나? 그래 사냥은 어떻게 됐어?”하고 묻자 사위는“사냥 말입니까? 예, 말씀드리지요. 매가 꿩을 쫓아가니까 꿩은 장모님 치마 밑으로 떡 함지 들어가듯이 숨고, 매는 장인이 선반에 떡 올려놓듯이 나무에 올라가 앉습디다.”라고 하더란다.   천리 길도 한 걸음부터 시작된다   【뜻풀이】    아무리 큰일도 작은 한 걸음으로 시작된다.   【관련이야기】    개성상인이 후배상인들을 기르는 방법은 아주 독특했다고 한다.    거상 앞으로 장사군이 될 희망자가 오면 삼사 년 동안 숙식만 제공하고 무보수로 방 청소, 마당 쓸기, 담배불 심부름 등 각종 잔심부름만 시키고 상품 교육이나 상술 같은 것은 전혀 가르치지 않는다.    그러다가 몇 년 부려보는 동안에 상인으로서 대성할 재질이 보이면 돈 약간을 빌려주어 황해도 금천의 시벌리 장에 가서 장사를 시킨다. 금천의 시벌리는 수안 곡산 등지에서 나오는 곡물의 집산지이고, 사람들이 순박해서 이해관계를 심하게 따지지 않는 고장이다. 그래서 개성상인의 풋내기가 상품 선별과 상술을 익히는데 아주 적절한 고장이었다.    이렇게 해서 상인다운 재질을 발휘하면 비로소 큰돈을 내주고 도회지로 보내 큰 장사를 시켰다고 한다.   촌닭이 관청닭 눈 빼먹는다   【뜻풀이】    어수룩해 보이는 시골놈이 빤질빤질한 도시놈 눈을 빼먹는다.   【관련이야기】    옛날에 서울 사람이 두메산골에 사는 사돈을 찾아갔다. 시골 사돈은 서울 사돈이 살이 팅팅하게 찐 것을 보고 같이 사냥 가자고 했다. 서울 사돈은 멋도 모르고 따라갔다.    시골 사돈은 첩첩 산중으로 들어가더니 가죽망태기를 내려놓고 서울 사돈더러 이 안에 들어가 있으라고 했다. 서울 사돈이 망태기에 들어가 앉자 시골 사돈은 망태기를 높은 소나무 추켜 매달더니 땅에다 끝이 뾰족한 말뚝을 무수히 박아 놓고 집으로 가버렸다.    날이 어두워지자 서울 사돈은 무서워 떨며   “사람 살려!”하고 악을 썼다.    사람소리가 나자 늑대, 살쾡이, 호랑이 등 산짐승들이 모여들어 저마다 사람을 잡아먹겠다고 뛰여오르고 뛰여오르고 하다가 말뚝에 꽂히고 바위에 부딪쳐 죽었다.    다음날 아침 시골 사돈이 와서 죽은 짐승을 보고 좋아라 하며 서울 사돈을 내려놓고“우리 사돈 수고했소.”라고 하더란다.   치고 보니 삼촌이라   【뜻풀이】    심한 짓을 하고 보니 그럴 수 없는 사이더라. 본의 아니게 실례했다는 뜻.   【관련이야기】    수호지에 보면 사람을 죽여 그 고기를 파는 십자파 주점 얘기가 나온다.    하루는 주점 주인이 살찐 중이 지나가는 것을 보고 술에다 몽혼약을 타서 먹였다. 그런데 쓰러진 중을 잡으려고 옷을 벗겨보니 등에 꽃무늬가 새겨 있거든.   “아, 이 사람이 그 유명한 화화상 노지심이로구나.”    주인은 해독약을 먹여 노지심을 살려 놓고 사과하더라는 이야기.   침 먹은 지네   【뜻풀이】    지네는 담배 피우는 사람의 침을 먹으면 힘을 못쓴다. 기운을 못쓰고 빌빌거리는 사람.   【관련이야기】    옛날에 평양 연광정 밑에 한 홀아비가 살았는데 집이 가난해서 신을 삼아 겨우겨우 먹고 살았다. 어느날 밤 신을 삼다가 밖을 내다보니 웬 고운 색시가 연광정을 들여다 보고 갔다. 그런데 그 색시는 다음날 밤에도 오고 또 그 다음날 밤에도 왔다.   “이거 무슨 사연이 있구나.”하고 홀아비는 뒤를 밟았다. 색시는 외딴 골짜기 속의 조그만 집으로 들어갔다. 홀아비는 하룻밤 묵어가자고 말을 붙여서 그 집에서 자게 되었는데 색시가 마침 혼자 사는 녀자여서 이후 두 사람은 부부가 되여 같이 살았다.    그런데 하루는 홀아비가 사랑방에 있노라니 홀아비의 아버지가 찾아와서는 그 색시는 사람이 아니라 지네이니 담배 먹은 침을 요강에 모아 놓았다가 색시 얼굴에 부으라고 말했다.    홀아비는 담배 먹은 침을 모아 두었다가 색시에게 끼얹으려고 했다. 그러나 같이 산 정 때문에 차마 끼얹지를 못하고 오히려 아버지가 죽이라고 하더라는 얘기를 다 털어놓았다. 그랬더니 색시는 자기 사정 이야기를 했다.   “나는 지네가 맞아요. 그렇지만 여기 왔던 령감도 당신 아버지가 아니고 연광정에 사는 구렁이랍니다. 구렁이와 나는 둘 중에 하나가 사람이 되면 나머지 하나는 죽는데 내가 당신하고 살아서 사람이 될 것 같으니까 나를 죽이려고 매일 찾아오는 거랍니다.”    홀아비는 그럼 왜 매일 밤 연광정에 왔었느냐고 물으니까 색시는 구렁이가 죽었나 살았나 보느라 갔었다고 대답했다.    그런데 다음날 연광정에 가보니 구렁이는 죽어 있었다. 이 사람은 비로소 안심하고 고운 색시하고 일생을 행복하게 살았다고 한다.    이것이 유명한 지네 미인 이야기.   10 카-타-파 코 막고 답답하단다   【뜻풀이】    제가 일을 그르쳐 놓고 답답하단다.   【관련이야기】    옛날에 소금장수 하나가 산골에 가서 소금을 팔고 나머지는 어느 집에 맡겨두었다. 그러나 다음날 가보니 사람들이 소금을 다 훔쳐가고 빈 가마니만 남아있었다. 소금장수는“야, 이거 남한테 맡기면 안되겠구나.”생각하고 그날 팔고 남은 소금을 개울물 깊은 곳에 담가 두었다.    다음날 가보니 소금은 하나도 없고 물 우에 빈 가마니만 둥둥 떠 있거든.    그러니까 소금장수는“야, 산골놈들 참 무섭다. 물속에 감춰둔 소금을 어떻게 알고 다 채가고 빈 가마니만 내치고 갔지?”라고 하더란다.   코 아래 진상이 제일 【뜻풀이】    코 아래 입으로 바치는 것이 제일. 먹이는 것이 제일.   【관련이야기】    옛날에 한 나무에 사는 꾀꼬리와 뻐꾸기와 따오기가 서로 노래를 제일 잘 부른다고 다투다가 두루미에게 판정을 받기로 했다.    따오기는 아무리 생각해도 자기가 가장 노래를 못 부르는 것 같아서 징금치라는 물고기를 구해 가지고 몰래 두루미에게 바쳤다. 노래자랑 하는 날이 되었다.    맨 먼저 꾀꼬리가 부르자 두루미는“네 노래가 듣기는 좋다마는 어째 기생 소리 같다.”고 했다.    그 다음에 뻐꾸기가 부르자 두루미는“네 소리는 작아서 안되겠다.”고 했다.    마지막에 따오기가 부르자 두루미는“야야, 네 소리는 남자답게 씩씩하다.”하며 제일 잘했다고 칭찬하더란다.   큰 도둑이 좀도둑 잡는 시늉한다     【뜻풀이】    큰 도둑이 자신의 정체를 숨기기 위하여 피라미 도둑 잡는 시늉을 한다.   【관련이야기】    옛날에 한 관리가 도둑을 심문했다.   “네가 도둑질 하던 일을 말해 보라.”    도둑은 짐짓 모르는 체하면서 물었다.   “무엇을 두둑이라 합니까?”   “네가 도둑인데 그것도 모르느냐? 궤짝을 열어 재물을 훔치는 것을 도둑이라 한다.”    도둑이 웃으면서 말했다.   “당신 말대로라면 제가 어찌 도둑일 수 있겠습니까? 당신 같은 관리가 진짜 도둑입니다. 유생이 첩괄을 읽으면서 일찍이 고금을 상고하거나 천인의 이치를 연구하여 국토를 경영하고 백성들에게 혜택을 베풀 것은 생각지도 않고, 밤낮으로 정치권력과 손잡아 일확천금할 것만 바랍니다. 아비와 스승이 가르치는 것과 친구들에게 배우는 것도 도둑질을 익히는 것뿐입니다. 관복을 입고 홀을 잡고 높은 자리에 당당히 앉으며, 아전들이 옆에 늘어서고 하인들이 아래에서 옹위하여 존엄이 마치 천제와 같습니다. 벼슬은 이를 따라 나오고 인사는 뇌물로써 이루어집니다. 거호가 한낮에 살인을 하여도 뇌물꾸러미가 한번 들어가면 법이 어찌 있으며, 황금에 권력이 있으니 백일도 빛을 잃게 마련, 다시 나와서 의기양양하게 거리를 활보하는 세상입니다. 마을의 천한 백성들이 조금만 잘못해도 벌을 돈으로 속죄해야 하기 때문에 더욱 가난의 고초를 겪어서, 머리는 흩어지고 살갗은 깎여서 집칸도 유지하지 못하고 처자를 팔 지경에 이르러 바다에 빠지고 구렁에 묻힙니다. 그래도 당신들은 살피고 근신할 줄 모르니 신이 노하고 사람이 원망하여도 돈의 신령스러움이 하늘에 통하여 그 벼슬의 명예가 크게 일어나고, 큰 저택은 구름처럼 이어 있고, 노래와 풍악소리는 땅을 울리고, 종들은 벌떼 같고 계집들은 방에 가득하니, 이것이 참으로 천하의 큰 도둑입니다. 땅을 파고 지붕을 뚫어 남의 돈 한푼을 훔치면 곧 도둑으로 논죄합니다. 그러나 관리들은 팔짱을 끼고 높이 앉아 수만금을 긁어모으면서도 오히려 벼슬의 명예는 잃지 않으니, 큰 도둑은 못본 체하고 민간의 거지들과 좀도둑만 문죄하시는 것입니까?”    관리는 이 말을 듣고 부끄러워 즉시 도둑을 석방했다고 한다.    * 첩괄: 과거시험 문제집   토끼도 세 굴을 판다   【뜻풀이】    토끼도 제 안전을 위해서 굴을 셋이나 파는데 사람이야 말할 것도 없지! 사람은 만일에 대비하여 미리 몇 가지 방도를 세워 놓아야 한다는 말.     【관련이야기】    맹상군의 식객이었던 풍환은 맹상군을 위하여 세 굴을 팠다고 한다.    첫째는 맹상군의 식읍인 설 땅에 있는 채무자들과 소작인들의 빚을 과감하게 탕감해준 것이다. 맹상군은 화를 냈지만 백성들은 감격하여 나중에 맹상군이 제나라 왕에게 쫓겨났을 때 그들 일행을 보호해 주었다.    둘째는 위나라에 찾아가 천하 인재인 맹상군을 중용하라고 권한 것이다. 위나라에서 맹상군을 쓰려고 하자 제나라 왕은 두려움을 느끼고 맹상군을 다시 불러들여서 재상으로 앉혔다.    셋째는 설 땅에 선대의 종묘를 세우도록 한 것이다. 선대의 종묘가 맹상군의 식읍에 있는 이상 제나라 왕(맹상군의 형)도 맹상군을 함부로 대할 수가 없었다.    이렇게 풍환은 맹상군을 위해 세 가지 방도를 마련하였으므로 맹상군은 재상의 자리에 있는 수십년동안 전혀 화를 입지 않았다고 한다.   토끼를 다 잡으면 사냥개를 삶는다   【뜻풀이】    필요할 때는 중히 쓰다가 볼장 다 보면 버린다. 토사구팽.   【관련이야기】    유방은 항우와 싸울 때 한신을 중히 썼지만 천하를 통일하고 나서는 한신을 죽였다. 한신은 죽으면서 바로 이 말을 남겼다.   “토끼를 잡으면 사냥개를 삶는다더니 그 말이 맞는구나!”   투기 없는 아내   【뜻풀이】    이 세상에 없는 물건. 질투를 안하는 아내는 이 세상에 없다.   【관련이야기】    당태종 때 사공 벼슬에 있던 방현령의 부인이 투기가 심했다. 방현령이 부인에게 쩔쩔매는 것을 보고 늘 안타까워하던 태종은 하루는 그 부인을 불러   “내가 지금 네 남편한테 첩을 하나 내려주겠다. 자, 네가 첩을 받아들일래, 아니면 이 독주를 마실래?”하며 가짜 독주를 내밀었다. 그러자 부인은“저는 죽으면 죽었지 첩을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하며 서슴없이 독주를 마셔 버렸다.    태종은 나중에 방현령을 보고“야, 나도 이렇게 떨리는데 너는 얼마나 무섭겠냐?”라고 하더란다.   팔준마라도 주인을 못 만나면 삯마로 늙는다   【뜻풀이】    팔준마는 중국 송나라 때의 명마 여덟 마리. 천하의 인재라 해도 주인을 못 만나면 평범하게 늙는다.   【관련이야기】    옛날에 백리해란 사람이 초나라에서 말을 키우며 평범하게 살고 있었다. 이때 진나라 임금이 백리해가 인재라는 것을 알고 신하에게 물었다.   “과인이 많은 폐백을 초나라에게 주고 백리해를 보내 달라고 하면 초나라가 보내줄까?”   “그러면 백리해는 영영 오지 못합니다.”   “어째서 안 올까?”   “초나라가 백리해에게 말을 기르게 한 것을 보면 아직도 백리해가 인재라는 것을 모르는 모양입니다. 만일 주공께서 많은 폐백을 주고 백리해를 보내달라고 하면 그들은 백리해가 보통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그러면 초나라가 백리해를 쓰면 썼지, 우리에게 넘겨줄리 있습니까?”    진나라 임금은 그 말을 옳게 여겨 초나라에 염소가죽 다섯장만 주고 백리해를 데려왔다. 이때 백리해의 나이가 벌써 칠십이었다. 그 동안 백리해는 주인을 못 만나 나이 칠십이 되도록 썩고 있었던 것이다.      * 백리해: 춘추시대 진나라를 크게 부흥시킨 명재상.   팥으로 메주를 쑨대도 곧이 듣는다   【뜻풀이】    남의 말을 지나치게 잘 믿는다   【관련이야기】    까치가 나무 우에다 둥지를 틀고 새끼를 기르고 있는데 옆 나무에 소리개가 앉았다. 까치는 소리개가 제 새끼를 잡아먹을까봐 나가지도 못하고 소리개의 동정만 살피고 있었다. 하루는 보니까 소리개가 졸고 있어서 까치가 물었다.   “너 지금 뭣하냐?”    소리개가 대답했다.   “나는 지금 학을 하고 있다.”   “학이란 게 뭐인데?”   “응, 학이란 건 해물지심이 없어지는 법이여.”    까치는 그 말을 곧이듣고 소리개가 학을 하고 있는 이상, 남을 해치지 않을 테지 하고 밥을 구하러 나갔다. 얼마후에 까치가 돌아와서 보니까 소리개가 새끼를 다 잡아먹고 하나도 남겨놓지 않았거든.    까치가 황당해서   “학을 하면 해물지심이 없어진다더니 어째서 내 새끼를 다 잡아먹었냐?”하고 따졌더니 소리개는 점잖게“학도 먹어야 하는 게다.”라고 하더란다.   풍경이 있으면 맑은 소리 울려나고 궁노루가 있으면 향내가 풍긴다   【뜻풀이】    훌륭한 인물이 있으면 향내가 풍긴다.     【관련이야기】    우리나라 삼대 악성 중의 하나인 박연 선생은 음악에서 뿐만 아니라 정치, 교육, 사회 등 여러 면에서 많은 영향을 끼친 분이다. 이 분이 부모의 산소를 영동 심천 마곡리에다 모시고 시묘살이를 할 때 얘기다.    선생은 음악의 천재였으며 그중 장기는 대금이었다. 선생이 산에서 대금을 불면 날짐승이고 길짐승이고 모두 모여 와서 춤을 추었는데 그 짐승들 중에 호랑이 한 마리는 삼년동안 하룻밤도 빠지지 않고 묘막 옆에서 같이 밤을 새며 선생을 지켜주었다.    시묘살이가 끝나갈 무렵이다. 어느날 밤 호랑이가 나타나지 않았다. 선생은 깜빡 잠이 들었다가 호랑이를 꿈에 보았다. 호랑이는 꿈속에서“선생님, 저는 지금 당재에서 덫에 걸려 죽게 되었으니 빨리 살려주십시오.”하고 호소하고 있었다.    선생은 잠을 깨자마자 거기서 이십리나 떨어진 당재로 달려갔다. 날이 히뿌염하게 샐 무렵 당재에 도착하니 사람들이 허옇게 옹기종기 모여 있었다. 그러나 호랑이는 이미 죽어 있었다. 선생은 눈물을 흘리며 이 호랑이가 밤마다 자기를 지켜주었다는 얘기를 했다. 사람들은 그제서야 사연을 리해하고 호랑이를 내주었다.    선생은 호랑이를 아버지 산소 밑에다 정중히 장사지내 주고 아버지 제사를 지낼 때는 호랑이 무덤에도 꼭 제사를 지내 주었다. 이 무덤을 호총이라고 하는데 아직까지도 박연 선생의 후손들은 조상 제사를 지낼 때 호총에 대한 제사도 빼놓지 않고 드려준다고 한다. 이것이 선생이 사람 뿐 아니라 미물에게까지 덕을 베풀었다는 이야기.   2021년 1월 정리 완성
26    엄동설한의 생화 댓글:  조회:798  추천:0  2021-01-16
엄동설한의  생화          2013년 11월20일, 오늘 시 교육국 안배에 따라 교수자격합격면접시험평심을 서게 되였다.     시험시간이 되자 수험생들이  준비한 교수안에 따라 시강(试讲)을 하고 평심위원들은  채점표준에 맞추어 점수를 주게 되였다. 수험생들마다 인민교사가 되려는 간절한 마음으로 착실하게 교수준비를 하였고 또렷하면서도 맑지고 서글서글하면서도 웅글진 목소리로 학생들을 념두에 두고 조리있는 시강을 펼쳐나갔다.     “수험생들 모두가 참으로 종합소질이 높네요.”     “누가 배양한 애들인데 소질이 낮겠어요.”      “그렇네요. 모두 우리들이 배양해낸 애들이 아닙니까!”      평심위원들은 너도 한마디 나도 한마디 서로 긍지에 찬 칭찬의 말을 주고 받았다.     시험이 다 끝나 정리하고 일어서려는데 시험사무를 보던 김선생이 생화 한묶음과 여라문개의 음료수를 넣은 편이주머니를 들고 시험장에 들어서더니 곧추 나한테로 다가오며 꽃묶음을 내미는 것이였다.     "이건 뭐죠? 잘못 온 거 아닙니까?" 이 추운 날 생화라니!  나는 어리둥절해졌다.     “여섯번째 수험생 김춘화라는 분이 선생님한테 꼭 전해달라 고 부탁한겁니다.”       “김춘화라니 오늘 수험생가운데 알만한 학생은 하나도 없었는데?”      “그 학생이 말하기를 자기가 학교다닐 때 김선생님이 교무처에서 사업했다고 합디다.”     “그래요? 그 나이 학생이면 나한테서 글 배운적도 없었 을텐데. 도대체 어떤 애지?”      아닌 밤중에 홍두깨라더니 뜻밖에 생화를 받고 어정쩡 했지만 마음은 참으로 달콤하고 자랑스러웠다.      “김선생은 참으로 좋은 선생이였구만요. 이런 장소에서 도 생화를 다 받다니!”       “그러게요. 교사절에만 꽃묶음을 받나 했더니. 오늘 수확이 많네요.”      평심위원들은 너도나도 부러워하는 표정을 지었다. 김춘화라했는데 도대체 어떻게 생겼고 또 어느 선생님이 배워준 학생인지 언제 졸업한 학생인지 참으로 궁금한게 많았다. 어떤 도경을 통해서라도 꼭 김춘화 학생을 찾아봐야지.           샛새노란 카네이션과 연분홍 장미로 어울린 소박한 한묶음의 생화, 비록 약소하여 보잘 것 없는것 같지만 난 그 소박한 한묶음의 생화에서 김춘화학생의 소박하면서도 너무나도 진지한 사생정을 느꼈다. 시험을 마치고 추운 겨울날 눈길을 달려 시가지에 가서 생화와 음료수를 사가지고 왕복 4리길을 달려왔을 학생을 생각하니 코마루가 찡하니 저려나고 눈굽이 젖어든다.       매번 제자들의 꽃묶음을 받으면서 나는 인민교사로 살아온 인생이 무한히 행복하기만 하다. 지난 4년간도 교사절마다 이름도 남기지 않은 한 제자의 생화와 화분을 받아왔는데 오늘도 생화를 받고보니 이 세상 행복은 내가 독차지한 것만 같다. 그야말로 애들처럼 고무풍선마냥 둥둥 뜬 기분이였다.       반공실에 돌아와 사무상에 마주앉으니 글을 써야겠다는 충동을 받게 되였다. 그래서 김춘화학생한테 감사한 마음으로 또 인민교원인 긍지감으로 이 글을 쓰게 된 것이다.       나는 김춘화학생도 장차 꼭 훌륭한 인민교원이 되여 자신처럼 훌륭한 제자들을 수많이 배양해 내리라 믿어의심치 않는다. 고마워요, 학생!                                2013년11월20일                                                                                                                          에 발표  부: 청출어람 승어람       2004년에 학교를 졸업한 뒤로 이렇게 10년 만에 나와 김춘화학생의 인연은 다시 이어지게 되였다.       그날 돌아와 이 글을 쓴 후 나는 시 교육국 해당책임자를 통해 끝내 김춘화 학생을 찾고야 말았다. 그는 내가 기층학교에서  조선어문학과를 가르칠 때 제자였는데 아주 조용한 학생이였다. 과임으로서 전혀 기억을 할 수가 없을 만큼이나 조용한 학생이였나보다.      김춘화학생을 찾은 뒤 우리는 서로 위챗친구가 되였다. 그 뒤 그는 유치원교원으로도 근무했고 과외로 소학생들을 대상으로 우리말을 가르치면서 애들한테 이쁘고 맛나는 간식도 해먹이고 재미나는 놀이도 하여 애들 맘 속의 꼬마선생님으로 자리잡았다. 그가 모멘트에 올리는 사진들은 모두 이쁘게 잘 다듬은 것들이였고 어느 것 하나 허투루 대강 한 것이 없었다. 하여 난 맘속으로 넌 꼭 훌륭한 교원감이구나 생각하군 했었다.      이렇게  어느덧 또 7년이란 시간이 흘렀다.     그사이 김춘화학생은 라는 시집을 펴냈다. 너무나 대견하고 기쁜 일이였다. 또 너무나 부끄러운 일이였다. 제자의 성과로 인해 기뻤고 스승된 자로서 문장 한편 제대로 발표하지 못한 것으로 하여 얼굴이 뜨거워났다.      그러던 어느날 김춘화 학생으로부터 소포꾸레미를 받게 되였다. 출판된 첫 시집 와 이쁘게 포장한 엽서도 들어있었다.   “선생님, 안녕하세요. 오래만에 인사드립니다.  제가 출판한 동시집을 선생님께 선물로 드리고 싶은데 어느 주소로 보내드리면 될가요? 선생님께서는 수백, 수천명의 학생을 가르쳐서 제가 잘 기억나지 않으실 수 있겠지만 저는 선생님을 너무 잘 기억하고 있어요. 중학교 시절, 선생님께서 용기가 부족한 저에게 글짓기를 잘한다고 칭찬해주시고 또 기회는 쟁취하는 거라고  가르쳐주셨거든요. 그래서 선생님 덕분에 그렇게 자신감이 부족하고 내성적이던 제가 처음으로 손이라는 걸 들어보았고 여러 작문경연에도 참가하기 시작하였습니다. 그 시절 선생님은 저의 우상이셨고 선생님 덕분에 교사라는 직업이 너무 매력적인 직업으로 인상이 남았습니다.선생님이 저의 조선어문선생님이셨다는 것이 너무 다행이고 행복합니다.  2020년 6월25일 ”             이렇게 내 가슴에는 또 한번 감동의 물결이 일렁이였다.      그야말로 청출어람 승어람이다.       사제간의 정은 이렇게 영원히 아름답게 이어져갈 것이다.
25    혼의 노래 댓글:  조회:790  추천:0  2020-12-26
  혼의 노래     김학송                                  1   장백산 아래 백도라지꽃이  하아얀 혼불로 타오르는 곳  여기는 연변, 조선족의 고향이라오  흰옷 입은 사람들이  오손도손 모여서  청자빛 행복  빚어가는 곳  나의 탯줄이 묻혀진 땅  나의 첫 꿈이 깃을 편 하늘  정녕 감격 없이는  바라볼수 없는 산발이며 언덕  정녕 눈물 없이는  다가설수 없는 내물이며 들판  아, 얼마나 많고 많은 사연들이 여기에서 피여나  래일로 래일로 뻗어갔던가!  쪽박 차고 두만강 건너  남부녀대 허위허위  이 땅에 정착한 그날부터  우리의 선친들은  온몸이 괭이 되어 화전 일구고  목숨 바쳐 이 터전을 지켜왔거니  백두천리 눈보라는 알고 있다  만고밀림 산안개는 알고 있다  이 고장의 래력을  뿌리 깊은 세월을...  뒤동산을 붉게 물들인 진달래는  고향 위해 목숨 바친 지사들의 넋이런가?  옥야천리 감돌아 흐르는 물은  할아버지 할머니, 아버지 어머니...  그분들이 흘린 숭고한 땀이런가?  구수하 고동하 홍기하...어디라 없이  봄을 빚는 간민(墾民)들의 푸른 정서 넘실거리고  마반산 사방산 오봉산...그 어디에나  아름다운 항일의 피가 물들어 있다  겨레의 혼이 유유히 흘러가는 강  겨레의 기상이 층암절벽으로 솟아오른 산  우리가 버리고 가기에는  너무나 보배로운 강산임을  우리가 등지고 떠나기에는  너무나 귀중한 고향임을      2  어디서 들려오나  번지 없는 구름들이 뭉게뭉게  아리랑 고개 넘는 소리  어디서 들려오나  회벽 하얀 초가집이  맥 없이 쓰러지는 소리...  우린 지금 선인들의 유산을 저당 잡히고  피둥피둥 살지고 있는지도 모른다  우린 지금 자기의 둥지 털어 불을 때며  따뜻한 겨울을 노래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너와 나 하나 하나가  고향집 기둥이요 연목가지인데  하나 둘 빠져나가면  와르르--  저 하늘이 무너지는데...      3  황금에 목 마른 꿈이  아이들의 눈물 딛고 행진한다  더 큰 만남을 위해  헤여지는 사람들  돌아오기 위해  길 떠나는 사람들  언젠가는 돌아오리  그리움의 강을 건너  바람의 문 닫고 돌아오리     4  주머니가 조금 비여도 좋다  내 부모  내 형제  내 정든 사람들과  늘 함께 할수 있다면  그것이 진정  혼이 있는 기쁨  뿌리 있는 행복이다  소쩍새도 고향쪽 가지에 둥지를 튼다  연어도 태여난 강을 거슬러 오른다  그 누가 굽은 나무 선산을 지킨다 했던가?  나도 굽은 나무 되리라  나도 못난 나무 되리라  지지리 못난 나무가 되여  고향의 성산 푸르게 하리라      5  산들이 새날을 웨치며 달려온다  들판이 바다를 꿈꾸며 달려간다  사과배꽃이 위대한 정신처럼 피어난다  여기는 산천초목, 삼라만상, 그 모두에  눈물겨운 사연 깃든  내 조상의 성역  내 후손들의 보금자리      6  우리 아이들이 우리말로 우리노래 부르는 곳  진달래 동산에 자치기발 펄펄 휘날리는 곳  떡메소리 막걸리에 흥타령이 절로나는 곳  시원한 랭면에 령혼마저 맑아지는 곳  상모춤 장구춤에 오래된 미래가 달려오는 곳  순이 옥이… 꿈에 젖은 이름들이  해란강 언덕에 민들레 꽃으로 피여웃는 곳  한피줄 동포들이 오손도손 정을 나누며  술잔을 높이 들어 해와 달을 마시는 곳  아, 연변이여      7  두만강에 가보아라  거기 뒹구는건 조약돌이 아니라  선사시대의 돌칼과 돌도끼란다  모아산 하늘을 바라보아라  훨 훨 나래치는건 수리개가 아니라  별을 움켜쥐는 우리의 기백이란다  평강벌의 쑥부쟁이를 만져보아라  따스한 살온기 전해온다  성자산성 너럭바위 위에 앉아 보아라  멀리 구름너머  하늘의 말씀 들려온다  언덕마다 들판마다 옛말이 숨쉬는 곳  나무마다 바위마다 전설이 주렁진 곳  골마다 계곡마다  자음과 모음이 돌돌 여울져 흐르는 곳  여기는 연변-  세상에 하나뿐인 조선족의 고향!  아리랑 장단에 어얼쑤-  천년만년 우리 노래 불러야 하리  후손만대 혼의 노래 불러야 하리 
24    다시 보는 세상 댓글:  조회:586  추천:0  2020-11-08
                                   다시 보는 세상          사람마다 은혜에 감사할 줄 아는 마음으로 세상을 살아간다면 이 세상은 얼마나 따뜻하고 인정미가 차넘칠가?       오늘 가장학교 학습반에 갔다가 새일대 관심협회의 김일두 로교원의 정채로운 강화에 귀기울이면서 새삼스럽게 느껴보는 점이 많았다.        거렁뱅이로 살아가던 시절에 한 처녀애의 자선으로 우유 한병 맛있게 먹은 사람이 20년 후에 이름난 의사로 되였는데 공교롭게도 20년 전의 그 처녀애를 수술하게 되였다. 엄청난 치료비를 물지 못해 안타까와 하는 처녀를 보고 20년 전의 한병의 우유가 수술비를 물고도 남음이 있다며 무상으로 처녀를 수술해주었다는 감동적인 이야기를 듣노라니 며칠전 일이 주마등마냥 머리를 스쳐지난다.      록즙기의 분쇄망이 깨진지도 몇달 잘 된다. 돌이 갓 지난 작은 아들 때문에 록즙기를 쓸 일이 많아 한달 전부터 성보빌딩지하를 몇번 출입했는지 모른다. 록즙기 파는 매대마다 분쇄망이 없다는데  나이 지긋한 한 할머니가 고맙게도 진달래식당에서 하남교 쪽으로 얼마간 가면 '쿠쿠제품수리소'가 있다면서 그리로 가보란다. 그 할머니가 알려준 대로 차 타고 천천히 지나가면서 찾아보았지만 인차 찾지 못하고 그냥 집에 돌아오고 말았다.        그러다가 얼마후 휴일에 마음먹고 또 한번 연길로 향했다. 이번에 무작정 택시를 잡아타고 하남교 쪽에서부터 성보 쪽으로 가면서 찾았다. 진달래식당에 거의 도달했지만 역시 헛물만 켜고 말았다. 운전기사도 단행도라 돌아설 수 없으니 나더러 차에서 내려 걸어가면서 살펴보라며 걱정스레 말해준다.       기사의 말에 고마움을 느끼면서 그의 말대로 도보로 되돌아서서 하남교로 향했다. 이쪽 저쪽 참빗질하면서 간판마다 다 읽으면서 얼마를 갔는데 "뽕-뽕-"기적을 울리며 택시한대가 내 옆에 와서 스르르 멈춰서더니 기사가 하는 말이 30메터 쯤 더 나아가면 파출소가 있는데 그 대문 바로 옆에 '쿠쿠수리부'가 있다고 한다. 여겨보니 방금 전에 나를 태웠던 그 택시운전기사가 아닌가! 나는 너무나도 고마와 연신 감사의 인사를 드리고 인츰 수리소를 찾아갔다.       아마도 그 운전기사는 내가 외지에서 온 사람이라 아무래도 수리소를 찾지 못할가봐 멀리 돌아서 수리소를 찾으면서 나한테로 다가온 모양이다. 택시기사로 말하면 시간이 바로 금전일텐데 그는 생면부지인 외지 아낙네를 위해 돈벌이 할 시간도 제쳐놓고 수리소를 찾은 것이다.        얼마나 아름다운 소행인가! 지금 세월에 모두 제 할 일이 바빠 눈코뜰 새 없겠는데 이처럼 남한테 은혜를 베풀다니, 참으로 너무나 감지덕지한 일이 아닌가! 그 사이 이 세상은 너무 랭정하다고만 생각했었는데 이 일로 세상을 다시 들여다보게 되였다. 세상은 이런 산 뢰봉들이 있어서 그래도 아름답구나 새삼스러이 느껴본다.      언젠가 나도 그 택시기사의 은혜에 보답할 날이 오겠지.     그렇다, 이 세상에 사람마다 남한테 은혜를 베풀고 또 그 은혜에 보답할 줄 안다면 세상은 더없이 밝아지리라.                                         2008년 10월
23    가는 정 오는 정 댓글:  조회:574  추천:0  2020-11-08
가는정 오는정          동지가 가까와 오면서 날씨도 꽤 추워졌다. 오늘은 바람까지 기승을 부린다. 퇴근시간이 되기도 전에 밖은 언녕 어둑어둑하다.        오늘도 하루사업을 마무리짓고 옷깃을 여미고 부랴부랴 집으로 향했다.        집가까이 굽인돌이를 막 돌아서려는데 “어이! 어이!”하고 부르는 소리가 바람 타고 들려온다.          ‘나를 부를 사람은 없는데.’           소리나는 쪽을 피뜩 뒤돌아 보니 희미한 가로등 불빛 아래 웬 할머니가 나를 향해 손짓하면서 다리를 절뚝거리며 곧장 길을 가로질러 온다.        ‘분명 나보고 서라는 것 같은데 누구지?’          “저를 부르십니까?” 하고 되물으며 볼라니까 우리 아래집 1층에 사시는 한족 할머니가 아닌가!?         “어디 다녀오세요? 무슨 일이라도 있으세요?”         할머니는 빵을 가득 채운 비닐주머니를 내밀며 만면에 환한 미소를 띄우며 마침 잘말했다.        “응, 마침 잘 만났네. 이거 가져다 맛보게. 찐빵일세. 호박이랑, 좁쌀가루로 한건데 맛있을는지 모르겠네.”         노르무레하게 잘 부풀어오른 빵들이 주머니 속에서 나를 빤히 쳐다보는 것 같다.        “감사합니다. 정말 맛있겠네요. 그런데 왜 그쪽에서 오세요?”        우리네 집은 저 앞인데 집에서 수십메터 밖에서 나타난 할머니라 궁금하여 물었다.        “아들집에 가던 길이네. 아까부터 2층에 올라가니까 집에 사람이 없더구만. 그래서 아들집에 먼저 갔다 오려는데 마침 지나가는 걸 보니 자네 같아서 불러세웠네.”         순간 나는 코마루가 찡해났다. 혈연관계도 아닌 남남인데 뭐가 아쉬워서 아들한테 주려던 만두를 나한테 먼저 주지!?         “그래요? 그럼 아드님한테 먼저 드리시죠.”          “아들이야 다음에 또 해서 주면 되지. 허허. 어서 가져다 애하고 함께 먹게. 아직은 따뜻하네.”         “정말 감사합니다. 잘 먹을게요. 날씨도 추운데 어서 갑시다.”         나는 할머니의 따뜻한 마음을 거절할 수 없었다. 얼른 빵주머니를 받아쥐고 할머니를 부축하였다.          “어서 앞서게나. 난 다리가 불편해 천천히 갈테니.”        참 자상한 할머니시다. 전에는 한족이라면 민족이 달라서인지 깨끗하지 못하다고 경계하는 때가 많았었는데 이 할머니만은 례외인 것 같다.         할머니와 가까와지게 된데는 그럴만한 일이 있었다. 아빠트에서 살다보니 창고가 없는데다 출근 뒤에 갑자기 남한테 부탁한 물건이 오면 부득불 할머니네 집(집안장식도 안한대로 살고있음)에 먼저 맡겨두게 되였다. 그리하여 한번 두번 할머니네 신세를 지게 된 우리가 미안하여 과일이랑 농산품을 조금씩 가져다드렸다. 우리는 당연한 걸로 생각하고 인사한 것인데 할머니는 그냥 받을 수만 없다면서 물만두며 찐빵이며 심지어 햇고추가루까지 들고 올라왔다. 언제가는 산동성에 있는 동생집에 다녀왔다면서 이쁘게 포장한 맛난 대추를 두봉지나 가져다주었다.       물만두가 올라오면 김밥이 내려가고 찐빵이 올라오면 포도송이가 내려간다. 가는정이 있으면 오는정이 있다고 이렇게 우리 두 집사이는 사랑의 바구니가 오고 가며 두터운 민족감정을 쌓아가게 되였다.        시장경제의 신속한 발전에 따라 민족지간에도 아니 한 가족지간에도 인정이 점차 색바래져가고 있는 이 때 타민족 사이에 쌓아가는 친선의 정이 새봄을 맞으며 더욱 탐스러운 꽃송이로 피여날 것이다. 2012년 12월
22    道德经도덕경 댓글:  조회:902  추천:0  2020-10-24
71. 知不知上(지불지상) : 알지 못하는 것을 아는 것이 가장 훌륭하다 不知知病(불지지병) : 알지 못하면서도 안다고하는 것은 병이다 夫唯病病(부유병병) : 병을 병으로 알 때만 是以不病(시이불병) : 병이 되지 않는다 聖人不病(성인불병) : 성인은 병이 없다 以其病病(이기병병) : 병을 병으로 알기 때문에 是以不病(시이불병) : 그래서 병이 없다   72. 民不畏威, 則大威至. : 성인은 병됨이 없다. 그것은 병을 병으로 알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병되지 않는 것이다. 無押其所居, 無厭其所生, 夫唯不厭, 是以不厭. : 백성들이 두려워하지 않으면 곧 큰 두려움이 닥쳐올 것이다. 사람은 자기에게 주어진 환경과 삶에 자연스럽게 순응하여 편안하게 여길 줄 알아야 한다. 부자연하게 욕망을 추구하는 것 같은 행동은 두려워해야 할 일이다. 是以聖人自知不自見, 自愛不自貴. : 자기의 환경을 좁다고 생각하지 말며 자기의 삶을 싫어하지 말라. 오직 자기에게 주어진 환경이 어떤 것이든 간에 자연스럽게 순응하고 싫어하지 말아야 그 삶이 싫어지지 않을 것이다. 故去彼取此. : 그런 까닭에 성인은 스스로 아는 것으로 자족(自足)할 뿐 그것을 나타내어서 스스로 과대(誇大)하게 보이려고 하지 않으며, 성인은 사랑하지만 스스로 존귀하게 되기 위하여 부자연하게 욕구하지 않는다.   73. 勇於敢則殺(용어감즉살) : 감행하는 데 용감한 사람은 죽임을 당하고 勇於不敢則活(용어불감즉활) : 감행하지 않는 데 용감한 사람은 살아남는다 此兩者或利或害(차량자혹리혹해) : 이 둘 가운데 하나는 이롭고 하나는 해로운 것이다 天之所惡(천지소오) : 하늘이 싫어하는 것 孰知其故(숙지기고) : 누가 그 까닭을 알리까 是以聖人猶難之(시이성인유난지) : 성인마저도 그것을 어려운 것으로 여긴다 天之道(천지도) : 不爭而善勝(불쟁이선승) : 하늘의 도는 겨루지 않고도 훌륭히 이기는 것이고 不言而善應(불언이선응) : 말하지 않아도 저절로 찾아오고 不召而自來(불소이자래) : 부르지 않아도 저절로 찾아오고 ?然而善謀(천연이선모) : 느슨하면서도 훌륭히 꾸미는 것이다 天網恢恢(천망회회) : 하늘의 그물은 광대하여 疏而不失(소이불실) : 엉성한 것 같지만 놓치는 일이 없다   74. 民不畏死(민불외사) : 사람이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으면 奈何以死懼之(나하이사구지) : 어떻게 죽음으로 그들을 위협할 수 있겠는가 若使民常畏死而爲奇者(약사민상외사이위기자) : 사람들이 언제나 죽음을 두려워하도록 하고 이상스런 짓을 하는 자가 있어 吾得執而殺之(오득집이살지) : 내가 그를 잡아 죽인다 한들 孰敢(숙감) : 누가 감히 그런 일을 하겠는가 常有司殺者殺(상유사살자살) : 언제나 사람 죽이는 일을 맡은 이가 있어 사람을 죽인다 夫代司殺者殺(부대사살자살) : 사람 죽이는 일 맡은 이를 대신해서 사람을 죽이는 것을 是謂代大匠?(시위대대장착) : 이것을 일컬어 위대한 목수를 대신해서 나무를 깎는 일과 같다고 하겠다 夫代大匠?者(부대대장착자) : 위대한 목수를 대신해서 나무를 깎는 자 希有不傷其手矣(희유불상기수의) : 그 손을 다치지 않는다는 것은 극히 드문 일이다   75. 民之饑(민지기) : 백성이 굶주리는 것 以其上食稅之多(이기상식세지다) : 윗사람이 세금을 너무 많이 받아 먹기 때문이다 是以饑(시이기) : 그 때문에 굶주리는 것이다 民之難治(민지난치) : 백성을 다스리기 어려운 것 以其上之有爲(이기상지유위) : 윗사람이 뭔가를 한다고 하기 때문이다 是以難治(시이난치) : 그 때문에 다스리기 어려운 것이다 民之輕死(민지경사) : 백성이 죽음을 가볍게 여기는 것 以其上求生之厚(이기상구생지후) : 윗사람이 지나치게 삶에 집착하기 때문이다 是以輕死(시이경사) : 그 때문에 죽음을 가볍게 여기는 것이다 夫唯無以生爲者(부유무이생위자) : 삶을 추구하지 않는 사람 是賢於貴生(시현어귀생) : 삶을 귀하게 여기는 사람보다 더 현명하다   76. 人之生也柔弱(인지생야유약) : 사람이 살아 있을 때는 부드럽고 약하지만 其死也堅强(기사야견강) : 죽으면 단단하고 강해진다 萬物草木之生也柔脆(만물초목지생야유취) : 풀과 나무같은 온갖 것들도 살아 있으면 부드럽고 연하지만 其死也枯槁(기사야고고) : 죽으면 말라 뻣뻣해진다 故堅强者死之徒(고견강자사지도) : 그러므로 단단하고 강한 사람은 죽음의 무리이고 柔弱者生之徒(유약자생지도) : 부드럽고 약한 사람은 삶의 무리이다 是以兵强則不勝(시이병강즉불승) : 그래서 군대가 강하면 이기지 못하고 木强則兵(목강즉병) : 나무가 강하면 꺾이고 만다 强大處下(강대처하) : 강화고 큰 것은 밑에 놓이고 柔弱處上(유약처상) : 부드럽고 약한 것은 위에 놓이게 된다   77. 天之道(천지도) : 하늘의 도는 其猶張弓與(기유장궁여) : 활을 당기는 것과 같다 高者抑之(고자억지) : 높은 쪽은 누르고 下者擧之(하자거지) : 낮은 쪽은 올린다 有餘者損之(유여자손지) : 남으면 덜어주고 不足者補之(불족자보지) : 모자라면 보태 준다 天之道損有餘而補不足(천지도손유여이보불족) : 하늘의 도는 남는 데서 덜어내어 모자라는 데에 보태지만 人之道則不然(인지도즉불연) : 사람의 조는 그렇지 않아 損不足以奉有餘(손불족이봉유여) : 모자라는 데서 덜어내어 남는 데에 바친다 孰能有餘以奉天下(숙능유여이봉천하) : 남도록 가진 사람으로 세상을 위해 봉사할 수 있는 사람이 누구겠는가 唯有道者(유유도자) : 오로지 도 있는 사람만이 그렇게 할 수 있다 是以聖人爲而不恃(시이성인위이불시) : 그러므로 성인은 할 것 다 이루나 거기에 기대려 하지 않고 功成而不處(공성이불처) : 공을 쌓으나 그 공을 주장하지 않는다 其不欲見賢(기불욕견현) : 자기의 현명함을 드러내지 않으려 하기 때문 아니겠는가   78. 天下莫柔弱於水, 而攻堅强者, 莫之能勝, 以其無以易之. : 그런 까닭에 성인은 자신이 해놓고도 자랑하지 않으며, 공을 이루고도 자기의 공이라고 자처하지 않는다. 그는 자기의 현명한 것을 나타내고자 하지 않는다. 이것은 자신의 유여(有餘)한 것을 덜어서 남의 부족한 것에 보충하는 것이다. 弱之勝强, 柔之勝剛, 天下莫不知, 莫能行. : 천하에 물보다 더 부드럽고 약한 것은 없다. 그러나 굳고 강한 것을 공격하는 데는 능히 물보다 나은 것이 없다. 어떤 것도 물과 바꿀 만한 것이 없다. 是以聖人云, 受國之垢, 是謂社稷主, 受國不祥, 是謂天下王. : 약한 것(물)이 강한 것을 이기고, 부드러운 것이 모진 것을 이기는 것을 천하에 모르는 사람은 없다. 그렇지만 이것을 능히 자신에게 옮겨서 실행하지는 못한다. 正言若反. : 그런 까닭에 성인은 말한다. '나라의 온갖 구욕(垢辱)을 자신에게 받아들여 용납하는 자를 사직(社稷)의 주인이라 하고, 나라의 온갖 상서롭지 않은 일을 자신에게 받아들여 참는 자를 천하의 왕자(王者)라고 한다.'   79. 和大怨(화대원) : 깊은 원한은 화해하더라도 必有餘怨(필유여원) : 여한이 남는 법이다 安可以爲善(안가이위선) : 이것이 어찌 잘된 일이라 하겠는가 是以聖人執左契(시이성인집좌계) : 그러므로 성인은 빚진 자의 입장에 서서 而不責於人(이불책어인) : 사람을 다그치는 일이 없다 有德司契(유덕사계) : 덕이 있는 사람은 계약을 관장하고 無德司徹(무덕사철) : 덕이 없는 사람은 조세를 관장한다 天道無親(천도무친) : 하늘의 도는 편애하는 일이 없이 常與善人(상여선인) : 그저 언제나 선한 사람의 편에 설 따름이다   80. 小國寡民(소국과민) : 인구가 작은 나라 使有什佰之器而不用(사유십백지기이불용) : 열 가지 백 가지 기계가 있으나 쓰이지 않도록 하라 使民重死而不遠徙(사민중사이불원사) : 백성 죽음을 중히 여겨 멀리 이사가는 일이 없게 하라 雖有舟輿(수유주여) : 비록 배와 수레가 있어도 無所乘之(무소승지) : 타는 일이 없고 雖有甲兵(수유갑병) : 비록 갑옷과 무기가 있어도 無所陳之(무소진지) : 내보일 일이 없다 使人復結繩而用之(사인부결승이용지) : 사람들 다시 노끈을 매어 쓰도록 하고 甘其食(감기식) : 음식을 달게 여기며 먹도록 하고 美其服(미기복) : 옷을 아름답게 생각하며 입도록 하고 安其居(안기거) : 거처를 편안하게 생각하여 살도록 하고 樂其俗(락기속) : 풍속을 즐기도록 하라 隣國相望(린국상망) : 이웃 나라가 서로 바라보이고 鷄犬之聲相聞(계견지성상문) : 닭 우는 소리 개 짖는 소리가 서로 들리지만 民至老死不相往來(민지로사불상왕래) : 사람들 늙어 죽을 때까지 서로 왕래하는 일이 없다     81. 信言不美(신언불미) : 믿음직스러운 말은 아름답지 못하고 美言不信(미언불신) : 아름다운 말은 믿음직스럽지 못하다 善者不辯(선자불변) : 선한 사람은 변론하지 않고 辯者不善(변자불선) : 변론하는 사람은 선하지 않는다 知者不博(지자불박) : 아는 사람은 박식하지 못하고 博者不知(박자불지) : 박식한 사람은 알지 못하다 聖人不積(성인불적) : 성인은 쌓아 놓지 않는다 旣以爲人(기이위인) : 사람들을 위해 뭐든지 하지만 己愈有(기유유) : 그럴수록 더욱 많이 가지게 되고 旣以與人(기이여인) : 사람들을 위해 모두들 희사하지만 己愈多(기유다) : 그럴수록 더욱 많아지게 된다 天之道(천지도) : 하늘의 도는 利而不害(리이불해) : 이롭게만 할 뿐 해로운 일이 없다 聖人之道(성인지도) : 성인의 도는 爲而不爭(위이불쟁) : 하는 일이 있더라도 겨루지를 않는다 [출처] 노자 도덕경 원본과 해설|작성자 화풍
21    道德经도덕경 댓글:  조회:731  추천:0  2020-10-24
61. 大國者下流(대국자하류) : 큰 나라는 강의 하류 天下之交(천하지교) : 온 세상이 모여드는 곳 天下之牝(천하지빈) : 그것은 세상의 여인 牝常以靜勝牡(빈상이정승모) : 여성은 언제나 그 고요함으로 남성을 이긴니다 以靜爲下(이정위하) : 고요히 스스로를 낮춥니다 故大國以下小國(고대국이하소국) : 그러므로 큰 나라는 작은 나라 아래로 스스로를 낮춤으로 則取小國(즉취소국) : 작은 나라를 얻고 小國以下大國(소국이하대국) : 작은 나라는 큰 나라를 향해 내려감으로 則取大國(즉취대국) : 큰 나라를 얻습니다 故或下以取(고혹하이취) : 그러므로 한 쪽은 스스로를 아래에 있음으로 남을 얻고 或下而取(혹하이취) : 다른 한 쪽은 스스로 내려감으로 남을 얻는다 大國不過欲兼畜人(대국불과욕겸축인) : 큰 나라가 오로지 바랄 것은 사람을 모아 보양하는 것 小國不過欲入事人(소국불과욕입사인) : 작은 나라가 오로지 바랄 것은 들어가 남을 섬기는 것 夫兩者各得其所欲(부량자각득기소욕) : 큰 나라 작은 나라가 자기들 바라는 바를 얻으려면 大者宜爲下(대자의위하) : 큰 나라가 먼저 스스로를 낮추어야 할 것이다 62. 道者萬物之奧(도자만물지오) : 도는 모두의 아늑한 곳 善人之寶(선인지보) : 선한 사람에게 보배요 不善人之所保(불선인지소보) : 선하지 않은 사람에게도 은신처이다 美言可以市(미언가이시) : 아름다운 말은 널리 팔리고 尊行可以加人(존행가이가인) : 존경스런 행위는 남에게 뭔가를 더해 줄 수도 있다 人之不善(인지불선) : 사람 사이의 선하지 않다고 하는 것도 何棄之有(하기지유) : 어찌 버릴 것이 있겠는가 故立天下(고립천하) : 그러므로 천자를 옹립하고 置三公(치삼공) : 삼공을 임명할 때 雖有拱壁以先駟馬(수유공벽이선사마) : 네 필 말이 끄는 수레를 앞세우고 아름드리 옥을 바치나 不如坐進此道(불여좌진차도) : 오히려 무릎을 끊고 이 도를 바치는 것이 더 좋다 古之所以貴此道者何(고지소이귀차도자하) : 옛사람이 이 도를 귀하게 여긴 까닭이 무엇인가 不曰以求得(불왈이구득) : 도로써 구하면 얻고 有罪以免邪(유죄이면사) : 죄가 있어도 면할 수 있다고 하지 않는가 故爲天下貴(고위천하귀) : 그러므로 세상이 이를 귀하게 여기는 것이다   63. 爲無爲(위무위) : 억지로 함이 없는 함을 실천하고 事無事(사무사) : 일함이 없는 일을 실행하고 味無味(미무미) : 맛없는 맛을 맛보십시오 大小多少(대소다소) : 큰 것을 작은 것으로 여기고 많은 것을 적은 것으로 생각하라 報怨以德(보원이덕) : 원한을 덕으로 갚으시오 圖難於其易(도난어기이) : 어려운 일을 하려면 그것이 쉬울 때 해야하고 爲大於其細(위대어기세) : 큰 일을 하려면 그것이 작을 때 해야 한다 天下難事(천하난사) : 세상세서 제일 어려운 일도 必作於易(필작어이) : 반드시 쉬운 일에서 시작되고 天下大事(천하대사) : 세상에서 제일 큰 일도 必作於細(필작어세) : 반드시 작은 일에서 시작되기 때문이다 是以聖人終不爲大(시이성인종불위대) : 그러므로 성인은 끝에 가서 큰 일을 하지 않는다 故能成其大(고능성기대) : 그래서 큰 일을 이루는 것이다 夫輕諾必寡信(부경낙필과신) : 무릇 가볍게 수락하는 사람은 반드시 믿음성이 없는 법이고 多易必多難(다이필다난) : 너무 쉽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반드시 어려운 일을 맞게 마련이다 是以聖人猶難之(시이성인유난지) : 그러므로 성인이라도 일을 어려운 것으로 여기는 것이다 故終無難矣(고종무난의) : 그러기 때문에 끝에 가서 어려운 일이 없게 되는 것이다   64. 其安易持(기안이지) : 안정된 상태에 있을 때 유지하기 쉽고 其未兆易謀(기미조이모) : 아직 기미가 나타나기 전에 도모하기 쉽고 其脆易泮(기취이반) : 취약할 때 부서지기 쉽고 其微易散(기미이산) : 미세할 때 흩어지기 쉽다 爲之於未有(위지어미유) : 아직 일이 생기기 전에 처리하고 治之於未亂(치지어미란) : 혼란해지기 전에 다스려야 한다 合抱之木(합포지목) : 아름드리 나무도 生於毫末(생어호말) : 털끝 같은 싹에서 나오고 九層之臺(구층지대) : 구층 누대도 起於累土(기어루토) : 한 줌 흙이 쌓여 올라가고 千里之行(천리지행) : 천릿길도 始於足下(시어족하) : 발 밑에서 시작된다 爲者敗之(위자패지) : 억지로 하는 자 실패하게 마련이고 執者失之(집자실지) : 집착하는 자 잃을 수 밖에 없다 是以聖人無爲故無敗(시이성인무위고무패) : 따라서 성인은 하지 않음으로 실패하는 일이 없고 無執故無失(무집고무실) : 집착하지 않음으로 잃는 일이 없다 民之從事(민지종사) : 사람이 일을 하면 常於幾成而敗之(상어기성이패지) : 언제나 거의 성공할 즈음에 실패하고 만다 愼終如始(신종여시) : 시작할 때처럼 마지막에도 신중하면 則無敗事(즉무패사) : 실패하는 일이 없을 것이다 是以聖人欲不欲(시이성인욕불욕) : 그러므로 성인은 욕심을 없애려는 욕심만이 있고 不貴難得之貨(불귀난득지화) : 귀하다고 하는 것을 귀히 여기지 않고 學不學(학불학) : 배우지 않음을 배우고 復衆人之所過(복중인지소과) : 많은 사람이 지나쳐 버리는 것으로 돌아갑니다 以輔萬物之自然(이보만물지자연) : 온갖 것의 본래적인 자연스러움을 도와 줄 뿐 而不敢爲(이불감위) : 억지로 하는 일을 하지 않는다   65. 古之善爲道者(고지선위도자) : 옛날 도를 잘 실천하던 사람은 非以明民(비이명민) : 사람을 총명하게 하려 하지 않고 將以愚之(장이우지) : 오히려 어리석게 만들었다 民之難治(민지난치) : 사람을 다스리기가 어려운 것은 以其智多(이기지다) : 아는 것이 많기 때문이다 故以智治國(고이지치국) : 그러므로 아는 것으로 나라를 다스리는 것은 國之賊(국지적) : 나라에 해가 되고 不以智治國(불이지치국) : 앎이 없이 다스리는 것이 國之福(국지복) : 나라에 복이 된다 知此兩者亦稽式(지차량자역계식) : 이 두 가지를 깨닫은 것이 하늘의 법도를 깨닫는 것이다 常知稽式(상지계식) : 언제나 하늘의 법도를 깨닫고 있음을 是謂玄德(시위현덕) : 그윽한 덕이라 한다 玄德深矣(현덕심의) : 그윽한 덕은 너무나도 깊고 遠矣(원의) : 멀어서 與物反矣(여물반의) : 사물의 이치에 반하는 것 같지만 然後乃至大順(연후내지대순) : 결국 도에 크게 따름이다   66. 江海所以能爲百谷王者(강해소이능위백곡왕자) : 강과 바다가 모든 골짜기의 왕이 될 수 있는 까닭은 以其善下之(이기선하지) : 스스로 낮추기를 잘했기 때문이다 故能爲百谷王(고능위백곡왕) : 그래서 모든 골짜기의 왕이 되는 것이다 是以欲上民(시이욕상민) : 백성 위에 있고자 하면 必以言下之(필이언하지) : 말을 스스로를 낮추어야 하고 欲先民(욕선민) : 백성 앞에 서고자 하면 必以身後之(필이신후지) : 스스로 몸을 뒤에 두어야 한다 是以聖人處上而民不重(시이성인처상이민불중) : 그러므로 성인은 위에 있어도 백성이 그 무서움을 느끼지 못하고 處前而民不害(처전이민불해) : 앞에 있어도 백성이 그를 해롭게 여기지 않는다 是以天下樂推而不厭(시이천하락추이불염) : 그래서 세상 모든 사람이 그를 즐거이 받들고 以其不爭(이기불쟁) : 싫어하지 않는다 故天下莫能與之爭(고천하막능여지쟁) : 겨루지 않기에 세상이 그와 더불어 겨루지 못한다   67. 天下皆謂我道大(천하개위아도대) : 세상 모든 사람 이르기를 나의 도는 크지만 似不肖(사불초) : 똑똑하지 못한 듯하다고 한다 夫唯大(부유대) : 크기 때문에 故似不肖(고사불초) : 똑똑하지 못한 듯한 것이다 若肖久矣(약초구의) : 만약 똑똑했다면 오래전에 其細也夫(기세야부) : 작게 되고 말았을 것이다 我有三寶(아유삼보) : 내게 세 가지 보물이 있어 持而保之(지이보지) : 이를 지니고 보존한다 一曰慈(일왈자) : 첫째는 二曰儉(이왈검) : 둘째는 三曰不敢爲天下先(삼왈불감위천하선) : 셋째는 이다 慈故能勇(자고능용) : 자애 때문에 용감해지고 儉故能廣(검고능광) : 검약 때문에 널리 베풀 수 있고 不敢爲天下先(불감위천하선) : 세상에 앞서려 하지 않음 때문에 故能成器長(고능성기장) : 큰 그릇들의 으뜸이 될 수 있다 今舍慈且勇(금사자차용) : 이제 자애를 버린 채 용감하기만 하고 舍儉且廣(사검차광) : 검약을 버린 채 베풀기만 하고 舍後且先(사후차선) : 뒤에 서는 태도를 버린 채 앞서기만 한다면 死矣(사의) : 이는 사람을 죽이는 일이다 夫慈以戰則勝(부자이전즉승) : 자애로 싸우면 이기고 以守則固(이수즉고) : 자애로 방어하면 튼튼하다 天將救之(천장구지) : 하늘도 사람들을 구하고자 하면 以慈衛之(이자위지) : 자애로 그들을 호위한다   68. 善爲士者不武(선위사자불무) : 훌륭한 무사는 무용을 보이지 않는다 善戰者不怒(선전자불노) : 훌륭한 무사는 성내지 않는다 善勝敵者不與(선승적자불여) : 훌륭한 승리자는 대적하지 않는다 善用人者爲之下(선용인자위지하) : 훌륭한 고용인은 스스로를 낮춘니다 是謂不爭之德(시위불쟁지덕) : 이를 일러 이라 한다 是謂用人之力(시위용인지력) : 이를 일러 이라 한다 是謂配天古之極(시위배천고지극) : 이를 일러 이라 하는데 예부터 내려오는 지극한 원리이다   69. 用兵有言(용병유언) : 전쟁에 대해서 다음과 같은 말이 있다 吾不敢爲主而爲客(오불감위주이위객) : 내 편에서 주인 노릇하는 것이 아니라 손님 노릇하고 不敢進寸而退尺(불감진촌이퇴척) : 한 치 전진하려 하지 말고 오히려 한 자 정도 물러서라는 것이다 是謂行無行(시위행무행) : 이를 일러 나아감이 없이 나아감 攘無臂(양무비) : 팔이 없어 소매를 걷음 ?無敵(잉무적) : 적이 없이 쳐부숨 執無兵(집무병) : 무기 없이 무기잡음이라 한다 禍莫大於輕敵(화막대어경적) : 모든 화 중에 적을 가볍게 여기는 것보다 더 큰 것은 없다 輕敵幾喪吾寶(경적기상오보) : 적을 가볍게 여기다가는 내 편의 보물을 거의 다 잃고 만다 故抗兵相加(고항병상가) : 그러므로 군사를 일으켜 서로 맞서 싸울 때에는 哀者勝矣(애자승의) : 슬퍼하는 쪽에서 이기는 법이다   70. 吾言甚易知(오언심이지) : 내 말은 알기도 그지없이 쉽고 甚易行(심이행) : 실행하기도 그지없이 쉬운데 天下莫能知(천하막능지) : 세상 사람들 도무지 알지도 못하고 莫能行(막능행) : 실행하지도 못한다 言有宗(언유종) : 말에는 종지가 있고 事有君(사유군) : 사물에는 중심이 있다 夫唯無知(부유무지) : 사람들 이를 알지 못하기에 是以不我知(시이불아지) : 나는 알지 못한다 知我者希(지아자희) : 나를 아는 사람 드물고 則我者貴(즉아자귀) : 나를 따르는 사람 귀하다 是以聖人被褐懷玉(시이성인피갈회옥) : 이래서 성인은 굵은 칡베옷을 입지만 가슴에는 구슬을 품고 있다  
20    백양나무의 생 댓글:  조회:696  추천:0  2020-09-02
백양나무의 생         “따르릉— 따르릉—“        새벽부터 웬 전화벨 소리? 미약하게나마 핸드폰 벨이 울리는 소리다.         ‘누구 전화지? 엄마가 아픈가? 아님 무슨 일이 생긴 건가? ’       잠결에서 어렴풋이 깨여나 전화기를 더듬어 찾으면서 여러가지 생각을 떠올린다.       모르는 전화다.       ‘누구지? ‘        “여보세요. 안녕하세요. 뉘신지요? ”        웬 한족 사나이 목소리가 저쪽에서 다급하다.       “#### 차주십니까? 가로수 베려는데 당신의 차가 바로 나무 옆에 있는데 인츰 다른 곳에 옮겨주세요. 인차, 빨리!”        명령조다.      “네 알겠어요. 바로 내려갈게요. “        이렇게 시작된 나의 아침이다.       나는 부랴부랴 옷을 갈아입고 차열대 찾아쥐고 진둥한둥 밖으로 달려나갔다. 아침해살에 눈이 부시다. 제법 상쾌한 아침이다.      어제 아침부터 길 건너편 가로수들을 베더니 그 많은 나무들을 어느새 다 베고 오늘은 이쪽 나무들을 베려나보군.       얼굴이 가무잡잡한 사십대 중반의 작달막한 사나이가 손에 전기톱을 들고 내 차 바로 옆의 나무밑둥을 켜고 있다. 길에는 커다란 불색 불도젤이 20메터 남짓 자란 백양나무 허리에 ‘손’을 대고 길쪽으로 넘어뜨릴 준비를 마쳤다. 큰길 가운데에 키가 큰 사나이가 손사래로 지나가는 행인과 차량들을 지휘하고 있다.      ‘어유, 빨리 비켜야지. 아차 실수하면 차가 나무에 깔릴 판이다. 나무가 넘어지면서 밑둥이 튕기면 차를 긁어놓을 수도 있겠군!’        나는 얼른 차에 뛰여오르다 싶이 하여 뒤로 십여메터 뒤걸음 쳐 차를 아빠트 벽쪽에 바짝 붙여세웠다.         차에서 내려 도로 집으로 올라가려니 어쩐지 마음이 짠하여 발길이 떨어지지 않았다. 그 채벌공은 나무밑둥에 톱날을 대고 이쪽저쪽 몇번 톱질하고 있다.       “우우웅-우우웅-우우 우우 우우웅-”        톱질소리가 고요한 아침의 정적을 깨뜨리며 요란히도 울린다. 단순한 톱질소리로만 들리지 않는다. 어쩐지 그 소리가 생각 밖에 오늘이 생의 마지막으로 되여 억울함을 하소연하며 몸부림치는 백양나무의 한탄소리로 들려온다.      “인간들은 왜 이렇게 가혹하지? 20년 가까이 이 거리에 굳건히 서서 오가는 차량들이 일으킨 먼지를 고스란히 받아주고 청신한 공기를 선사했건만, 아침저녁으로 인간들의 건강을 생각하며 내 몸 고스란히 내여주면서 당신들이 허리털기 받치개로 되여주었건만, 해마다 한여름 땡볕에 우거진 록음으로 당신들의 땀을 식혀주고 차량들의 피서지로도 되여주었건만, 아름드리 짙푸른 옷단장으로 거리를 미화해주었건만  하루 아침에 가차없이 다 베여버리다니 참으로 통탄할 일이로다!” 나무의 이런 울부짖음이 내 가슴을 허빈다.       하나, 둘, 셋…불과 일분도 안되여 20여년 자란 아름드리 백양나무의 육중한 몸체가 “우지끈—탕—“소리를 내며  옆으로 쓰러진다. 굵직한 나무가지와 새파란 잎사귀들이 반대방향으로 휘-휘- 몸부림치며 몸체와 함께 길복판에 꽝-하고 쓰러진다.       ㅠㅠ,  수백대의 가로수들이 이렇게 쓸쓸히 생을 마감하고 있다. 채벌톱이 지나간 자리에 년륜을 남긴 하얀 나무밑둥만이 남아있다. 어쩐지 내 가슴이 쓰리다. 인간을 포함해 세상 모든 사물이 유효기가 있고 때 되면 자신의 수명을 끝마치긴 당연지사지만 인간을 제외한 가로수 같은 생령들이 유효기가 되기도 전에 이렇게 인간들 손에 수명을 마감해야 한다는 것이 참으로 안타깝다. 말 못하는 생령이지만 그래도 인간과 함께 공생공존하였고 인류에게 큰 혜택을 주지 않았던가! 단물만 다 빼먹고 쓸모 없으면 버려지는 것, 이것 역시 생존법칙이라면 별 수 없지만 말이다.      이렇게 자신의 사명을 다하고 쓰러진 백양나무는 또다시 톱질로 온 몸뚱이가 서너토막이 되여 차에 실려간다. 몸뚱이는 목재로 쓰려고 차에 실려가고 굵은 가지는 화목으로 쓰려고 누군가의 집앞에 쌓여지고 약한 가지는 오이, 도마도 등 채소 순을 하려고 너도나도 잎사귀만 훑어내고 안아간다. 그런 뒤 거리청소공들이 남아있는 잎사귀들을 깨끗이 쓸어간다. 이렇게 백양나무는 온 몸뚱이를 남김없이 인간들에게 바친다. 이것이 나무의 운명이고 사명이다. 안타깝고 쓸쓸한 백양나무의 운명이지만 말없이 사명을 다한 생이라고 생각하니 백양나무가 참으로 아름답다고 느껴진다.       시가지를 보다 아름답게 건설하려는 지도자들의 구상은 가상하나 이렇게 아름드리를 소멸하는 것은 리해가 잘 안간다. 시가지 력사를 견증할만한 고목들은 더러는 남겨두면 좋겠다. 고목에는 령기가 있다고 들었던 것 같은데...        집에 올라오자마자 갑자기 글 쓸 충동을 받아 쓰지 않으면 안될 것 같아 컴퓨터를 켰다.                                                                                                                                                                            2020.5 杨树高大挺直,象征正直、正义;
19    道德经도덕경 댓글:  조회:1202  추천:0  2020-09-02
도덕경 51. 道生之(도생지) : 도는 모든 것을 낳고 德畜之(덕축지) : 덕은 모든 것을 낳고 기르고 物形之(물형지) : 물는 모든 것을 낳고 꼴지우고 勢成之(세성지) : 세는 모든 것을 낳고 완성시킨다 是以萬物莫不存道而貴德(시이만물막불존도이귀덕) : 그러기에 모든 것은 도를 존중하고 덕을 귀하게 여기지 않을 수 없다 道之尊(도지존) : 도를 존중하고 德之貴(덕지귀) : 덕을 귀하게 여기는 것은 夫莫之命而常自然(부막지명이상자연) : 명령 때문이 아니라 저절로 그렇게 되는 것이다 故道生之(고도생지) : 그러므로 도가 모든 것을 낳고 德畜之(덕축지) : 덕이 모든 것을 기르고 長之(장지) : 자라게 하고 育之(육지) : 양육하고 亭之(정지) : 감싸주고 毒之(독지) : 실하게 하고 養之(양지) : 먹여주고 覆之(복지) : 덮어줍니다 生而不有(생이불유) : 낳으나 가지려 하지 않고 爲而不恃(위이불시) : 이루나 거기에 기대려 하지 않고 長而不宰(장이불재) : 기르나 지배하려 하지 않는다 是謂元德(시위원덕) : 이를 일컬어 그윽한 덕이라 한다   52. 天下有始(천하유시) : 세상 만사에는 시작이 있는데 以爲天下母(이위천하모) : 그것은 세상의 어머니이다 旣得其母(기득기모) : 어머니를 알면 以知其子(이지기자) : 그 자식을 알 수 있고 旣知其子(기지기자) : 그 자식을 알고 復守其母(복수기모) : 그 어머니를 받들면 沒身不殆(몰신불태) : 몸이 다하는 날까지 위태로울 것이 없다 塞其兌(새기태) : 입을 다물어라 閉其門(폐기문) : 문을 꽉 닫으라 終身不勤(종신불근) : 평생토록 애쓰는 일이 없을 것이다 開其兌(개기태) : 입을 열어라 濟其事(제기사) : 일을 벌려 놓아라 終身不救(종신불구) : 평생토록 헤어날 길이 없을 것이다 見小曰明(견소왈명) : 작은 것을 보는 것이 밝음이다 守柔曰强(수유왈강) : 부드러움을 받드는 것이 강함이다 用其光(용기광) : 빛을 쓰라 復歸其明(복귀기명) : 그러나 밝음으로 돌아가라 無遺身殃(무유신앙) : 몸을 망치는 일이 없을 것이다 是爲習常(시위습상) : 이것이 영원을 배우는 것이다   53. 使我介然有知(사아개연유지) : 내개 겨자씨만한 앎이 있다면 行於大道(행어대도) : 대도의 길을 걸으며 唯施是畏(유시시외) : 이에서 벋어날까 두려워하리라 大道甚夷(대도심이) : 대도의 길이 그지없이 평탄하다 而民好徑(이민호경) : 사람들 곁길만 좋아한다 朝甚除(조심제) : 조정은 화려하나 田甚蕪(전심무) : 밭에는 잡초가 무성하여 倉甚虛(창심허) : 곳간이 텅 비었습니다 服文綵(복문채) : 그런데도 한 쪽에서는 비단옷 걸쳐입고 帶利劍(대리검) : 날카로운 칼을 차고 厭飮食(염음식) : 음식에 물릴 지경이 되고 財貨有餘(재화유여) : 계산은 쓰고도 남으니 是謂道?(시위도과) : 이것이 도둑 아니고 무엇인가 非道也哉(비도야재) : 정말로 도가 아니다   54. 善建者不拔(선건자불발) : 도에 굳건히 선 사람은 뽑히지 않고 善抱者不脫(선포자불탈) : 도를 확실히 품은 사람은 떨어져 나가지 않는다 子孫以祭祀不輟(자손이제사불철) : 그 자손은 대대로 제사를 그치지 않을 것이다 修之於身(수지어신) : 도를 자신에게 실천하면 其德乃眞(기덕내진) : 그 덕이 참될 것이고 修之於家(수지어가) : 가정에서 실천하면 其德乃餘(기덕내여) : 그 덕이 넉넉하게 될 것이고 修之於鄕(수지어향) : 마을에서 실천하면 其德乃長(기덕내장) : 그 덕이 자라날 것이고 修之於國(수지어국) : 나라에서 실천하면 其德乃豊(기덕내풍) : 그 덕이 풍성해질 것이고 修之於天下(수지어천하) : 세상에서 실천하면 其德乃普(기덕내보) : 그 덕이 두루 퍼질 것이다 故以身觀身(고이신관신) : 그러므로 자신으로 자신을 보고 以家觀家(이가관가) : 가정으로 가정을 보고 以鄕觀鄕(이향관향) : 마을로 마을을 보고 以國觀國(이국관국) : 나라로 나라를 보고 以天下觀天下(이천하관천하) : 세상으로 세상을 보시오 吾何以知天下然哉(오하이지천하연재) : 내가 세상이 이러함을 어떻게 알 수 있겠는가 以此(이차) : 이를 통해서이다   55. 含德之厚(함덕지후) : 덕을 두터이 지닌 사람은 比於赤子(비어적자) : 갓난아이와 같다 蜂?蛇不?(봉채사불석) : 독이 있는 벌레나 뱀이 쏘지도 못하고 猛獸不據(맹수불거) : 사나운 짐승이 덤벼들지도 못하고 攫鳥不搏(확조불박) : 무서운 날짐승이 후려치지도 못한다 骨弱筋柔而握固(골약근유이악고) : 그 뼈도 약하고 그 힘줄도 부드러우나 그 잡는 힘은 단단하다 未知牝牡之合而全作(미지빈모지합이전작) : 아직 남녀의 교합을 알지 못하나 精之至也(정지지야) : 음경도 일어서고 정기도 지극하다 終日號而不?(종일호이불사) : 하루 종일 울어도 목이 쉬지 않는다 和之至也(화지지야) : 이것이 완전히 조화이다 知和曰常(지화왈상) : 조화를 아는 것이 영원이다 知常曰明(지상왈명) : 영원을 아는 것이 밝음이다 益生曰祥(익생왈상) : 수명을 더하려 하는 것은 불길한 일이요 心使氣曰强(심사기왈강) : 마음으로 기를 부리려 하는 것은 강포이다 物壯則老(물장즉로) : 무엇이나 기운이 지나치면 쇠하게 마련 謂之不道(위지불도) : 도가 아닌 까닭이다 不道早已(불도조이) : 도가 아닌 것은 얼마 가지 않아 끝장이 난다   56. 知者不言(지자불언) : 아는 사람은 말하지 않고 言者不知(언자불지) : 말하는 사람은 알지 못한다 塞其兌(새기태) : 입을 다물고 閉其門(폐기문) : 문을 꽉 닫는다 挫其銳(좌기예) : 날카로운 것을 무디게 하고 解其分(해기분) : 얽힌 것을 풀어주고 和其光(화기광) : 빛을 부드럽게 하고 同其塵(동기진) : 티끌과 하나가 된다 是謂玄同(시위현동) : 이것이 이다 故不可得而親(고불가득이친) : 그러므로 도를 터득한 사람은 가까이할 수만도 없고 不可得而疏(불가득이소) : 멀리할 수만도 없다 不可得而利(불가득이리) : 이롭게 할 수도 없고 不可得而害(불가득이해) : 해롭게 할 수도 없다 不可得而貴(불가득이귀) : 귀하게 할 수도 없고 不可得而賤(불가득이천) : 천하게 할 수도 없다 故爲天下貴(고위천하귀) : 그러기에 세상이 이를 귀하게 여긴다   57. 以正治國(이정치국) : 나라를 다스릴 때에는 올바름이 필요한다 以奇用兵(이기용병) : 전쟁에 임할 때는 임기응변이 있어야 한다 以無事取天下(이무사취천하) : 그러나 세상을 얻기 위해서는 을 실천하라 吾何以知其然哉(오하이지기연재) : 이렇게 해야 할 까닭을 내가 어떻게 알까 以此(이차) : 다음과 같은 사실 때문이다 天下多忌諱(천하다기휘) : 세상에 금하고 가리는 것이 많을수록 而民彌貧(이민미빈) : 사람이 더욱 가난해지고 民多利器(민다리기) : 사람 사이에 날카로운 무기가 많을수록 國家滋昏(국가자혼) : 나라가 더욱 혼미해지고 人多伎巧(인다기교) : 사람 사이에 잔꾀가 많을수록 奇物滋起(기물자기) : 괴상한 물건이 더욱 많아지고 法令滋彰(법령자창) : 법이나 명령이 요란할수록 盜賊多有(도적다유) : 도둑이 더욱 많아진다 故聖人云(고성인운) : 그러므로 성인이 말씀하셨습니다 我無爲而民自化(아무위이민자화) :   58. 其政悶悶(기정민민) : 정치가 맹맹하면 其民淳淳(기민순순) : 백성이 순박해지고 其政察察(기정찰찰) : 정치가 똑똑하면 其民缺缺(기민결결) : 백성이 못되게 된다 禍兮福之所倚(화혜복지소의) : 화라고 생각되는 데서 복이 나오고 福兮禍之所伏(복혜화지소복) : 복이라고 생각되는 데 화가 숨어 있다 孰知其極(숙지기극) : 누가 그 끝을 알 수 있겠는가 其無正(기무정) : 절대적으로 옳은 것은 없다 正復爲奇(정복위기) : 올바름이 변하여 이상스런 것이 되고 善復爲妖(선복위요) : 선한 것이 변하여 사악한 것이 된다 人之迷(인지미) : 사람이 미혹되어도 其日固久(기일고구) : 실로 한참이다 是以聖人方而不割(시이성인방이불할) : 그러므로 성인은 모가 있으나 다치게 하지는 않고 廉而不?(렴이불귀) : 예리하나 잘라 내지는 않고 直而不肆(직이불사) : 곧으나 너무 뻗지는 않고 光而不燿(광이불요) : 빛나나 눈부시게 하지는 않는다   59. 治人事天莫若嗇(치인사천막약색) : 사람을 지도하고 하늘을 섬기는 일에 검약하는 일보다 좋은 것은 없다 夫唯嗇(부유색) : 검약하는 일은 是以早服(시이조복) : 일찌감치 도를 따르는 일이다 早服(조복) : 일찌감치 도를 따른다는 것은 謂之重積德(위지중적덕) : 덕을 많이 쌓은 일이다 重積德(중적덕) : 덕을 많이 쌓으면 則無不克(즉무불극) : 이겨 내지 못할 것이 없다 無不克(무불극) : 이겨 내지 못할 것이 없으면 則莫知其極(즉막지기극) : 그 능력의 끝을 알 수 없다 莫知其極(막지기극) : 그 능력의 끝을 알 수 없을 정도가 되면 可以有國(가이유국) : 나라를 맡을 만하다 有國之母(유국지모) : 나라의 어머니를 모시면 可以長久(가이장구) : 영원할 것이다 是謂深根固?(시위심근고저) : 이것이 바로 깊은 뿌리, 튼튼한 바탕으로서 長生久視之道(장생구시지도) : 영원한 삶, 오래봄의 길이다 60. 治大國若烹小鮮(치대국약팽소선) : 큰 나라를 다스리는 것은작은 생선을 조리하는 것과 같다 以道?天下(이도리천하) : 도로써 세상을 다스리면 其鬼不神(기귀불신) : 귀신도 힘을 쓰지 못하게 된다 非其鬼不神(비기귀불신) : 귀신이 힘이 없기 때문이 아니라 其神不傷人(기신불상인) : 힘이 있어도 사람을 해칠 수가 없는 것이다 非其神不傷人(비기신불상인) : 그 힘이 사람을 해칠 수 없다기보다는 聖人亦不傷人(성인역불상인) : 성인이 사람을 해치지 않는 것이다 夫兩不相傷(부량불상상) : 양쪽을 모두 해치지 않으니 故德交歸焉(고덕교귀언) : 그 덕이 서로에게 돌아간다
18    道德经도덕경 댓글:  조회:728  추천:0  2020-08-12
道德经 41. 上士聞道(상사문도) : ?어난 사람은 도에 대해 들으면 勤而行之(근이행지) : 힘써 행하려 하고 中士聞道(중사문도) : 어중간한 사람은 도에 대해 들으면 若存若亡(약존약망) : 이런가 저런가 망설이고 下士聞道(하사문도) : 못난 사람은 도에 대해 들으면 大笑之(대소지) : 크게 웃습니다 不笑不足以爲道(불소불족이위도) : 웃음거리가 되지 않으면 도라고 할 수가 없다 故建言有之(고건언유지) : 그러므로 예부터 내려오는 말에 이르기를 明道若昧(명도약매) :
17    道德经도덕경 댓글:  조회:976  추천:0  2020-08-08
                                                                                 道德经도덕경 31. 夫佳兵者(부가병자) : 훌륭하다는 무기는 不祥之器(불상지기) : 상서롭지 못한 물건 物或惡之(물혹악지) : 사람이 모두 싫어한다 故有道者不處(고유도자불처) : 그러므로 도의 사람은 이런 것에 집착하지 않는다 君子居則貴左(군자거즉귀좌) : 군자가 평소에는 왼쪽을 귀히 여기고 用兵則貴右(용병즉귀우) : 용병 때는 오른쪽을 귀히 여긴다 兵者不祥之器(병자불상지기) : 무기는 상서롭지 못한 물건 非君子之器(비군자지기) : 군자가 쓸 것이 못 된다 不得已而用之(불득이이용지) : 할 수 없이 써야 할 경우 恬淡爲上(념담위상) : 조용함과 담담함을 으뜸으로 여기고 勝而不美(승이불미) : 승리하더라도 이를 미화하지 않는다 而美之者(이미지자) : 이를 미화한다는 것은 是樂殺人(시락살인) : 살인을 즐거워하는 것이다 夫樂殺人者(부락살인자) : 살인을 즐거워하는 사람은 則不可得志於天下矣(즉불가득지어천하의) : 세상에서 큰 뜻을 펼 수 없다 吉事尙左(길사상좌) : 길한 일이 있을 때는 왼쪽을 높이고 凶事尙右(흉사상우) : 흉한 일이 있을 때는 오른쪽을 높인다 偏將軍居左(편장군거좌) : 둘째로 높은 장군은 왼쪽에 위치하고 上將軍居右(상장군거우) : 제일 높은 장군은 오른쪽에 위치한다 言以喪禮處之(언이상례처지) : 이는 상례로 처리하는 까닭이다 殺人之衆(살인지중) : 많은 사람을 살상하였으면 以哀悲泣之(이애비읍지) : 이를 애도하는 것 戰勝以喪禮處之(전승이상례처지) : 전쟁에서 승리하더라도 이를 상례로 처리해야 한다   32. 道常無名(도상무명) : 는 영원한 실재 이름 붙일 수 없는 무엇인데 樸雖小(박수소) : 다듬지 않은 통나무처럼 비록 보잘것 없어 보이지만 天下莫能臣也(천하막능신야) : 이를 다스릴 자 세상에 없다 侯王若能守之(후왕약능수지) : 임금이나 제후가 이를 지킬 줄 알면 萬物將自賓(만물장자빈) : 모든 것이 저절로 순복할 것이요 天地相合(천지상합) : 하늘과 땅이 서로 합하여 以降甘露(이강감로) : 감로를 내릴 것이요 民莫之令而自均(민막지령이자균) : 명령하지 않아도 백성이 스스로 고르게 될 것이다 始制有名(시제유명) : 다듬지 않은 통나무가 마름질을 당하면 名亦旣有(명역기유) : 이름이 생깁니다 夫亦將知止(부역장지지) : 이름이 생기면 멀출 줄도 알아야 한다 知止可以不殆(지지가이불태) : 멈출 줄을 알면 위태롭지 않는다 譬道之在天下(비도지재천하) : 이를테면 세상이 도로 돌아감은 猶川谷之於江海(유천곡지어강해) : 마치 개천과 계곡의 물이 강이나 바다로 흘러듦과 같다   33. 知人者智(지인자지) : 남을 아는 것이 지혜라면 自知者明(자지자명) : 자기를 아는 것은 밝음이다 勝人者有力(승인자유력) : 남을 이김이 힘있음이라면 自勝者强(자승자강) : 자기를 이김은 정말로 강함이다 知足者富(지족자부) : 족하기를 아는 것이 부함이다 强行者有志(강행자유지) : 강행하는 것이 뜻있음이다 不失其所者久(불실기소자구) : 제자리를 잃지 않음이 영원이다 死而不亡者壽(사이불망자수) : 죽으나 멸망하지 않는 것이 수를 누리는 것이다   34. 大道氾兮(대도범혜) : 큰 도가 넘쳐 있음이여 其可左右(기가좌우) : 이쪽 저쪽 어디에나 萬物恃之而生而不辭(만물시지이생이불사) : 온갖 것이 이에 의지하고 살아 가더라도 이를 마다하지 않고 功成不名有(공성불명유) : 일을 이루고도 자기 이름을 드러내려 하지 않는다 衣養萬物而不爲主(의양만물이불위주) : 온갖 것 옷입히고 먹이나 그 주인 노릇하려 하지 않는다 常無欲(상무욕) : 언제나 욕심이 없으니 可名於小(가명어소) : 이름하여 이라 하겠다 萬物歸焉(만물귀언) : 온갖 것 다 모여드나 而不爲主(이불위주) : 주인 노릇하려 하지 않으니 可名爲大(가명위대) : 이름하여 이라 하겠다 以其終不自爲大(이기종불자위대) : 그러므로 성인은 스스로 위대하다고 하지 않는다 故能成其大(고능성기대) : 그러기에 위대한 일을 이룰 수 있는 것이다   35. 執大象(집대상) : 위대한 형상을 굳게 잡으십시오 天下往(천하왕) : 세상이 모두 그대에게 모여들 것이다 往而不害(왕이불해) : 그대에게 모여들어 해받음이 없을 것이다 安平太(안평태) : 오직 안온함과 평온함과 평화만이 깃들 것이다 樂與餌(락여이) : 음악이나 별미로는 過客止(과객지) : 지나는 사람 잠시 머물게 할 수 있으나 道之出口(도지출구) : 도에 대한 말은 淡乎其無味(담호기무미) : 담박하여 별맛이 없다 視之不足見(시지불족견) : 도는 보아도 보이지 않고 聽之不足聞(청지불족문) : 들어도 들리지 않지만 用之不足旣(용지불족기) : 써도 다함이 없다   36. 將欲?之(장욕흡지) : 오므리려면 必固張之(필고장지) : 일단 펴야 한다 將欲弱之(장욕약지) : 약하게 하려면 必固强之(필고강지) : 일단 강하게 해야 한다 將欲廢之(장욕폐지) : 폐하게 하려면 必固興之(필고흥지) : 일단 흥하게 해야 한다 將欲奪之(장욕탈지) : 빼앗으려면 必固與之(필고여지) : 일단 줘야 한다 是謂微明(시위미명) : 이것을 일러 이라 한다 柔弱勝剛强(유약승강강) : 부드럽고 약한 것이 굳세고 강한 것을 이깁니다 魚不可脫於淵(어불가탈어연) : 물고기가 연못에서 나와서는 안됨같이 國之利器(국지리기) : 나라의 날카로운 무기도 不可以示人(불가이시인) : 사람들에게 보여서는 안 된다   37. 道常無爲而無不爲(도상무위이무불위) : 도는 언제든지 억지로 일을 하지 않는다 그러나 안 된 것이 없다 侯王若能守之(후왕약능수지) : 임금이나 제후가 이를 지키면 萬物將自化(만물장자화) : 온갖 것 저절로 달라집니다 化而欲作(화이욕작) : 저절로 달라지는데도 무슨 일을 하려는 욕심이 생기면 吾將鎭之以無名之樸(오장진지이무명지박) : 이름없는 통나무로 이를 누른다 無名之樸(무명지박) : 이름없는 통나무로 夫亦將無欲(부역장무욕) : 욕심을 없애노니 不欲以靜(불욕이정) : 욕심이 없으면 고요가 찾아들고 天下將自定(천하장자정) : 온누리에 평화가 깃들 것이다   38. 上德不德(상덕불덕) : 훌륭한 덕의 사람은 자기의 덕을 의식하지 않는다 是以有德(시이유덕) : 그러기에 정말로 덕이 있는 사람이다 下德不失德(하덕불실덕) : 훌륭하지 못한 덕의 사람은 자기의 덕을 의식한다 是以無德(시이무덕) : 그러기에 정말로 덕이 없는 사람이다 上德無爲而無以爲(상덕무위이무이위) : 훌륭한 덕의 사람은 억지로 일을 하지 않으니 억지로 일을 할 까닭이 없다 下德爲之而有以爲(하덕위지이유이위) : 훌륭하지 못한 덕의 사람은 억지로 일을 하나니 억지로 일을 할 까닭이 많다 上仁爲之而有以爲(상인위지이유이위) : 훌륭한 인의 사람은 억지로 일을 하나니 억지로 일을 할 까닭이 있다 上義爲之而有以爲(상의위지이유이위) : 훌륭한 의의 사람은 억지로 일을 하나니 억지로 일을 할 까닭이 많다 上禮爲之而莫之應(상례위지이막지응) : 훌륭한 예의 사람은 억지로 일을 하나니 그러나 아무도 응하지 않기에 則攘臂而?之(즉양비이잉지) : 소매를 걷고 남에게 강요한다 故失道而後德(고실도이후덕) : 도가 없어지면 덕이 나타나고 失德而後仁(실덕이후인) : 덕이 없어지면 인이 나타나고 失仁而後義(실인이후의) : 인이 없어지면 의가 나타나고 失義而後禮(실의이후례) : 의가 없어지면 예가 나타난다 夫禮者(부례자) : 예는 忠信之薄(충신지박) : 충성과 신의의 얄팍한 껍질이며 而亂之首(이란지수) : 혼란의 시작이다 前識者(전식자) : 앞을 내다보는 것은 道之華(도지화) : 도의 꽃이며 而愚之始(이우지시) : 어리석음의 시작이다 是以大丈夫處其厚(시이대장부처기후) : 그러므로 성숙한 사람은 두꺼운 데 머무르고 不居其薄(불거기박) : 얄팍한 데 거하지 않는다 處其實(처기실) : 열매에 머무르고 不居其華(불거기화) : 꽃에 거하지 않는다 故去彼取此(고거피취차) : 후자는 버리고 전자를 택한다   39. 昔之得一者(석지득일자) : 예부터 를 얻은 것들이 있다 天得一以淸(천득일이청) : 하늘은 하나를 얻어 맑고 地得一以寧(지득일이녕) : 땅은 하나를 얻어 편안하고 神得一以靈(신득일이령) : 신은 하나를 얻어 영묘하고 谷得一以盈(곡득일이영) : 골짜기는 하나를 얻어 가득하고 萬物得一以生(만물득일이생) : 온갖 것 하나를 얻어 자라나고 侯王得一以爲天下貞(후왕득일이위천하정) : 왕과 제후는 하나를 얻어 세상의 어른이 되고 其致之(기치지) : 이 모두가 하나의 덕이다 天無以淸(천무이청) : 하늘은 그것을 맑게 하는 것 없으면 將恐裂(장공렬) : 갈라질 것이고 地無以寧(지무이녕) : 땅은 그것을 편안하게 하는 것 없으면 將恐發(장공발) : 흔들릴 것이고 神無以靈(신무이령) : 신은 그것을 영묘하게 하는 것 없으면 將恐歇(장공헐) : 시들 것이고 谷無以盈(곡무이영) : 골짜기는 그것을 가득하게 하는 것 없으면 將恐竭(장공갈) : 마를 것이고 萬物無以生(만물무이생) : 온갖 것 그것을 자라게 하는 것 없으면 將恐滅(장공멸) : 없어져 버릴 것이고 侯王無以貴高(후왕무이귀고) : 왕과 제후는 그들을 어른되게 하는 것 없으면 將恐蹶(장공궐) : 넘어질 것이다 故貴以賤爲本(고귀이천위본) : 그러므로 귀한 것은 천한 것을 근본으로 하고 高以下爲基(고이하위기) : 높은 것은 낮은 것을 바탕으로 한다 是以後王自謂孤(시이후왕자위고) : 이런 까닭으로 왕과 제후는 스스로를 , 寡不穀(과불곡) : ,
16    道德经도덕경 댓글:  조회:851  추천:0  2020-08-04
                                                 도덕경 21. 孔德之容(공덕지용) : 위대한 덕의 모습은 惟道是從(유도시종) : 오로지 도를 따르는 데서 나온다 道之爲物(도지위물) : 도라고 하는 것은 惟恍惟惚(유황유홀) : 황홀할 뿐이다 惚兮恍兮(홀혜황혜) : 황홀하기 그지 없지만 其中有象(기중유상) : 그 안에 형상이 있다 恍兮惚兮(황혜홀혜) : 황홀하기 그지 없지만 其中有物(기중유물) : 그 안에 질료가 있다 窈兮冥兮(요혜명혜) : 그윽하고 어둡지만 其中有精(기중유정) : 그 안에 알맹이가 있다 其精甚眞(기정심진) : 알맹이는 지극히 참된 것으로서 其中有信(기중유신) : 그 안에는 미쁨이 있다 自古及今(자고급금) : 예부터 이제까지 其名不去(기명불거) : 그 이름 없은 적이 없다 以閱衆甫(이열중보) : 그 이름으로 우리는 만물의 시원을 볼 수 있다 吾何以知衆甫之狀哉(오하이지중보지상재) : 내가 무엇으로 만물의 시원이 이러함을 알 수 있었겠는가 以此(이차) : 바로 이 때문이다   22. 曲則全(곡즉전) : 휘면 온전할 수 있고 枉則直(왕즉직) : 굽으면 곧아질 수 있고 窪則盈(와즉영) : 움푹 파이면 채워지게 되고 幣則新(폐즉신) : 헐리면 새로워지고 少則得(소즉득) : 적으면 얻게 되고 多則惑(다즉혹) : 많으면 미혹을 당하게 된다 是以聖人抱一爲天下式(시이성인포일위천하식) : 그러므로 성인은 를 품고 세상의 본보기가 된다 不自見故明(불자견고명) : 스스로를 드러내려 하지 않기에 밝게 빛나고 不自是故彰(불자시고창) : 스스로 옳다 하지 않기에 돋보이고 不自伐故有功(불자벌고유공) : 스스로 자랑하지 않기에 그 공로를 인정받게 되고 不自矜故長(불자긍고장) : 스스로 뽐내지 않기에 오래간다 夫唯不爭(부유불쟁) : 겨루지 않기에 故天下莫能與之爭(고천하막능여지쟁) : 세상이 그와 더불어 겨루지 못한다 古之所謂曲則全者(고지소위곡즉전자) : 옛말에 이르기를, 휘면 온전할 수 있다고 한 것이 豈虛言哉(개허언재) : 어찌 빈말이겠는가 誠全而歸之(성전이귀지) : 진실로 온전함을 보존하여 돌아가시오   23. 希言自然(희언자연) : 말을 별로 하지 않는 것이 자연의 이치다 故飄風不終朝(고표풍불종조) : 회오리 바람도 아침 내내 볼 수 없고 驟雨不終日(취우불종일) : 소낙비도 하루 종일 내릴 수 없다 孰爲此者(숙위차자) : 누가 하는 일인가 天地(천지) : 하늘과 땅이다 天地尙不能久(천지상불능구) : 하늘과 땅도 이처럼 이런 일을 오래 할수 없는데 而況於人乎(이황어인호) : 하물며 사람이 어찌 그럴 수 있겠는가 故從事於道者(고종사어도자) : 그러므로 도에서 일을 따르는 사람은 道者同於道(도자동어도) : 도는 도에서 하나가 되고 德者同於德(덕자동어덕) : 덕은 덕에서 하나가 된다 失者同於失(실자동어실) : 잃음을 따르는 사람은 잃음과 하나가 됩니다 同於道者(동어도자) : 도와 하나된 사람 道亦樂得之(도역락득지) : 역시 그를 얻었음을 기뻐하고 同於德者(동어덕자) : 덕과 하나된 사람 德亦樂得之(덕역락득지) : 역시 그를 얻었음을 기뻐하고 同於失者(동어실자) : 잃음에서 하나된 사람 失亦樂得之(실역락득지) : 역시 그를 얻었음을 기뻐할 것이다 信不足焉有不信焉(신불족언유불신언) : 신의가 모자라면 불신이 따르게 마련이다   24. 企者不立(기자불립) : 발끝으로 서는 사람은 단단히 설 수 있고 跨者不行(과자불행) : 다리를 너무 벌리는 사람은 걸을 수 없다 自見者不明(자견자불명) : 스스로를 드러내려는 사람은 밝게 빛날 수 없고 自是者不彰(자시자불창) : 스스로 의롭다 하는 사람은 돋보일 수 없고 自伐者無功(자벌자무공) : 스스로 자랑하는 사람은 그 공로를 인정받지 못하고 自矜者不長(자긍자불장) : 스스로 뽐내는 사람은 오래갈 수 없다 其在道也(기재도야) : 도의 입장에서 보면 曰餘食贅行(왈여식췌행) : 이런 일은 밥찌꺼지 군더더기 같은 행동으로 物或惡之(물혹악지) : 모두가 싫어하는 것이다 故有道者不處(고유도자불처) : 그러므로 도의 사람은 이런 일에 집착하지 않는다   25. 有物混成(유물혼성) : 분화되지 않은 완전한 무엇 先天地生(선천지생) : 하늘과 땅보다 먼저 있었다 寂兮寥兮(적혜요혜) : 소리도 없고 형체도 없고 獨立不改(독립불개) : 무엇에 의존하지도 않고 변하지도 않고 周行而不殆(주행이불태) : 두루 편만하여 계속 움직이나 없어질 위험이 없다 可以爲天下母(가이위천하모) : 가히 세상의 어머니라 하겠다 吾不知其名(오불지기명) : 나는 그 이름을 모른다 字之曰道(자지왈도) : 그저 라 불러 본다 强爲之名曰大(강위지명왈대) : 구태여 명명하라 한다면 고 하겠다 大曰逝(대왈서) : 크다고 하는 것은 끝없이 뻗어 간다는 것 逝曰遠(서왈원) : 끝없이 뻗어 간다는 것은 멀리 멀리 나가는 것 遠曰反(원왈반) : 멀리 멀리 간다는 것은 되돌아가는 것이다 故道大(고도대) : 그러므로 도도 크고 天大(천대) : 하늘도 크고 地大(지대) : 땅도 크고 王亦大(왕역대) : 임금도 크다 域中有四大(역중유사대) : 세상에는 네 가지 큰 것이 있는데 而王居其一焉(이왕거기일언) : 사람도 그 가운데 하나이다 人法地(인법지) : 사람은 땅을 본받고 地法天(지법천) : 땅은 하늘을 본받고 天法道(천법도) : 하늘은 도를 본받고 道法自然(도법자연) : 도는 을 본받는다   26. 重爲輕根(중위경근) : 무거운 것은 가벼운 것의 뿌리이다 靜爲躁君(정위조군) : 조용한 것은 조급한 것의 주인이다 是以聖人終日行(시이성인종일행) : 그러므로 성인은 하루 종일 다닐지라도 不離輜重(불리치중) : 짐수레를 떠나지 않는다 雖有榮觀(수유영관) : 화려한 경관이 있을지라도 燕處超然(연처초연) : 의연하고 초연할 뿐이다 柰何萬乘之主(내하만승지주) : 만 대의 전차를 가진 나라의 임금이 而以身輕天下(이이신경천하) : 어찌 세상에서 가볍게 처신할 수 있겠는가 輕則失本(경즉실본) : 가볍게 처신하면 그 근본을 잃게 되고 躁則失君(조즉실군) : 조급하게 행동하면 임금의 자리를 잃게 될 것이다   27. 善行無轍迹(선행무철적) : 정말로 달리기를 잘하는 사람은 달린 자국을 남기지 않는다 善言無瑕謫(선언무하적) : 정말로 잘하는 말에는 흠이나 티가 없다 善數不用籌策(선수불용주책) : 정말로 계산을 잘하는 사람에게는 계산기가 필요없다 善閉無關楗而不可開(선폐무관건이불가개) : 정말로 잘 닫힌 문은 빗장이 없어도 열리지 않는다 善結無繩約而不可解(선결무승약이불가해) : 정말로 잘 맺어진 매듭은 졸라매지 않아도 풀리지 않는다 是以聖人常善求人(시이성인상선구인) : 그러므로 성인은 언제나 사람을 잘 도와 주고 故無棄人(고무기인) : 아무도 버리지 않는다 常善救物(상선구물) : 물걸을 잘 아끼고 故無棄物(고무기물) : 아무것도 버리지 않는다 是謂襲明(시위습명) : 이를 일러 밝음을 터득함이라 한다 故善人者(고선인자) : 그러므로 선한 사람은 不善人之師(불선인지사) : 선하지 못한 사람의 스승이요 不善人者(불선인자) : 선하지 못한 사람은 善人之資(선인지자) : 선한 사람의 감이다 不貴其師(불귀기사) : 스승을 귀히 여기지 못하는 사람이나 不愛其資(불애기자) : 감을 사랑하지 못하는 사람은 雖智大迷(수지대미) : 비록 지혜롭다 자처하더라도 크게 미혹된 상태이다 是謂要妙(시위요묘) : 이것이 바로 기막힌 신비이다   28. 知其雄(지기웅) : 남성다움을 알면서 守其雌(수기자) : 여성다움을 유지하라 爲天下谿(위천하계) : 세상의 협곡이 될 것이다 爲天下谿(위천하계) : 세상의 협곡이 되면 常德不離(상덕불리) : 영원한 덕에서 떠나지 않고 復歸於?兒(복귀어영아) : 갓난아기의 상태로 돌아가게 될 것이다 知其白(지기백) : 흰 것을 알면서 守其黑(수기흑) : 검은 것을 유지하라 爲天下式(위천하식) : 세상의 본보기가 될 것이다 爲天下式(위천하식) : 세상의 본보기가 되면 常德不?(상덕불특) : 영원한 덕에서 어긋나지 않고 復歸於無極(복귀어무극) : 무극의 상태로 돌아가게 될 것이다 知其榮(지기영) : 영광을 알면서 守其辱(수기욕) : 오욕을 유지하라 爲天下谷(위천하곡) : 세상의 골짜기가 될 것이다 爲天下谷(위천하곡) : 세상의 골짜기가 되면 常德乃足(상덕내족) : 영원한 덕이 풍족하게 되고 復歸於樸(복귀어박) : 다듬지 않은 통나무 상태로 돌아가게 될 것이다 樸散則爲器(박산즉위기) : 다듬지 않은 통나무를 쪼개면 그룻이 된다 聖人用之(성인용지) : 성인은 이를 사용하여 則爲官長(즉위관장) : 지도자가 된다 故大制不割(고대제불할) : 정말로 훌륭한 지도자는 자르는 일을 하지 않는다   29. 將欲取天下而爲之(장욕취천하이위지) : 세상을 휘어잡고 그것을 위해 뭔가 해보겠다고 나서는 사람들 吾見其不得已(오견기불득이) : 내가 보건대 필경 성공하지 못하고 만다 天下神器(천하신기) : 세상은 신령한 기물 不可爲也(불가위야) : 거기다가 함부로 뭘 하겠다고 할 수 없다 爲者敗之(위자패지) : 거기다가 함부로 뭘 하겠다고 하는 사람 그것을 망치고 執者失之(집자실지) : 그것을 휘어잡으려는 사람 그것을 잃고 말 것이다 故物或行或隨(고물혹행혹수) : 그러므로 만사는 다양해서 앞서가는 것이 있는가 하면 뒤따르는 것도 있고 或?或吹(혹허혹취) : 숨을 천천히 쉬는 것이 있는가 하면 빨리 쉬는 것도 있고 或强或羸(혹강혹리) : 강한 것이 있는가 하면 약한 것도 있고 或挫或?(혹좌혹휴) : 꺾이는 것이 있는가 하면 떨어지는 것도 있다 是以聖人(시이성인) : 따라서 성인은 去甚去奢去泰(거심거사거태) : 너무함, 지나침, 극단 등을 피한다   30. 以道佐人主者(이도좌인주자) : 도로써 군주를 보좌하는 사람은 不以兵强天下(불이병강천하) : 무력을 써서 세상에 군림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其事好還(기사호환) : 무력을 쓰면 반드시 그 대가가 돌아오게 마련이어서 師之所處(사지소처) : 군사가 주둔하던 곳엔 荊棘生焉(형극생언) : 가시엉겅퀴가 자라나고 大軍之後(대군지후) : 큰 전쟁 뒤에는 必有凶年(필유흉년) : 반드시 흉년이 따르게 된다 善有果而已(선유과이이) : 훌륭한 사람은 목적만 이룬 다음 그만둘 줄 알고 不敢以取强(불감이취강) : 감히 군림하려 하지 않는다 果而勿矜(과이물긍) : 목적을 이뤘으되 자랑하지 않고 果而勿伐(과이물벌) : 목적을 이뤘으되 뽐내지 않고 果而勿驕(과이물교) : 목적을 이뤘으되 교만하지 않는다 果而不得已(과이불득이) : 목적을 이뤘으나 할 수 없어서 한 일 果而勿强(과이물강) : 목적을 이뤘으되 군림하려 하지 않는다 物壯則老(물장즉로) : 무엇이나 기운이 지나치면 쇠하게 마련 是謂不道(시위불도) : 도가 아닌 까닭이다 不道早已(불도조이) : 도가 아닌 것은 얼마 가지 않아 끝장이 난다  
15    道德经도덕경 댓글:  조회:1156  추천:0  2020-08-02
                                        道德经도덕경 11. 三十輻共一(삼십폭공일) : 설른 개 바퀴살이 한 군데로 모여 바퀴통을 만드는데 當其無(당기무) : 그 가운데 아무것도 없음 때문에 有車之用(유차지용) : 수레의 쓸모가 생겨납니다 ?埴以爲器(연식이위기) : 흙을 빚어 그릇을 만드는데 當其無(당기무) : 그 가운데 아무것도 없음 때문에 有器之用(유기지용) : 그릇의 쓸모가 생겨납니다 鑿戶?以爲室(착호유이위실) : 문과 창을 뚫어 방을 만드는데 當其無(당기무) : 그 가운데 아무것도 없음 때문에 有室之用(유실지용) : 방의 쓸모가 생겨납니다 故有之以爲利(고유지이위리) : 그러므로 있음은 이로움을 위한 것이지만 無之以爲用(무지이위용) : 없음은 쓸모가 생겨나게 하는 것이다   12. 五色令人目盲(오색령인목맹) : 섯 가지 색깔로 사람의 눈이 멀게 되고 五音令人耳聾(오음령인이롱) : 다섯 가지 음으로 사람의 귀가 멀게 되고 五味令人口爽(오미령인구상) : 다섯 가지 맛으로 사람의 입맛이 고약해진다 馳騁?獵令人心發狂(치빙전렵령인심발광) : 말달리기 사냥하기로 사람의 마음이 광분하고 難得之貨令人行妨(난득지화령인행방) : 얻기 어려운 재물로 사람의 행동이 그르게 된다 是以聖人爲腹(시이성인위복) : 성인은 배를 위하고 不爲目(불위목) : 눈을 위하지 않는다 故去彼取此(고거피취차) : 그러므로 후자는 뒤로하고 전자를 취한다   13. 寵辱若驚(총욕약경) : 수모를 신기한 것처럼 좋아하고 貴大患若身(귀대환약신) : 고난을 내 몸처럼 귀하게 여기십시오 何謂寵辱若驚(하위총욕약경) : 수모를 신기한 것처럼 좋아한다 함은무엇을 두고 하는 말인가 寵爲下(총위하) : 낮아짐을 좋아한다는 뜻이다 得之若驚(득지약경) : 수모를 당해도 신기한 것 失之若驚(실지약경) : 수모를 당하지 않아도 신기한 것 是謂寵辱若驚(시위총욕약경) : 이것을 일러 수모를 신기한 것처럼 좋아한다고 한다 何謂貴大患若身(하위귀대환약신) : 고난을 내 몸처럼 귀하게 여긴다 함은 무엇을 두고 하는 말인가 吾所以有大患者(오소이유대환자) : 고난을 당하는 까닭은 爲吾有身(위오유신) :내 몸이 있기 때문 及吾無身(급오무신) : 내 몸이 없어진다면 吾有何患(오유하환) : 무슨 고난이 있겠는가 故貴以身爲天下(고귀이신위천하) : 내 몸 바쳐 세상을 귀히 여기는 사람 若可寄天下(약가기천하) : 가히 세상을 맡을 수 있고 愛以身爲天下(애이신위천하) : 내 몸 바쳐 세상을 사랑하는 사람 若可託天下(약가탁천하) : 가히 세상을 떠맡을 수 있을 것이다   14. 視之不見(시지불견) : 보아도 보이지 않는 것을 名曰夷(명왈이) : 이름하여 라 하여 보자 聽之不聞(청지불문) : 들어도 들리지 않는 것을 名曰希(명왈희) : 이름하여 라 하여 보자 搏之不得(박지불득) : 잡아도 잡히지 않는 것을 名曰微(명왈미) : 이름하여 라 하여 보자 此三者(차삼자) : 이 세 가지로도 不可致詰(불가치힐) : 밝혀 낼 수 없는 것 故混而爲一(고혼이위일) : 그래서 세 가지가 하나로 혼연 일체를 이룬 상태 其上不?(기상불교) : 그 위라서 더 밝은 것도 아니고 其下不昧(기하불매) : 그 아래라서 더 어두운 것도 아니다 繩繩不可名(승승불가명) : 끝없이 이어지니 무어라 이름 붙일 수도 없다 復歸於無物(복귀어무물) : 결국, 의 세계로 돌아간다 是謂無狀之狀(시위무상지상) : 이를 일러 이고 無物之象(무물지상) : 이라 한다 是謂惚恍(시위홀황) : 이것을 이라 하겠다 迎之不見其首(영지불견기수) : 앞에서 맞아도 그 머리를 볼 수 없고 隨之不見其後(수지불견기후) : 뒤에서 좇아도 그 뒤를 볼 수 없다 執古之道(집고지도) : 태고의 도를 가지고 以御今之有(이어금지유) : 오늘의 일을 처리하라 能知古始(능지고시) : 태고의 시원을 알 수 있을 것이다 是謂道紀(시위도기) : 이를 일컬어 라 한다   15. 古之善爲士者(고지선위사자) : 도를 체득한 훌륭한 옛사람은 微妙玄通(미묘현통) : 미묘현통하여 深不可識(심불가식) : 그 깊이를 알 수 없다 夫唯不可識(부유불가식) : 그 깊이를 알 수 없으니 故强爲之容(고강위지용) : 드러난 모습을 가지고 억지로 형용을 하라 한다면 豫焉若冬涉川(예언약동섭천) : 겨울에 강을 건너듯 머뭇거리고 猶兮若畏四隣(유혜약외사린) : 사방의 이웃을 대하듯 주춤거리고 儼兮其若容(엄혜기약용) : 손님처러 어려워하고 渙兮若氷之將釋(환혜약빙지장석) : 녹으려는 얼름처럼 맺힘이 없고 敦兮其若樸(돈혜기약박) : 다듬지 않은 통나무처럼 소박하고 曠兮其若谷(광혜기약곡) : 계곡처럼 트이고 混兮其若濁(혼혜기약탁) : 흙탕물처럼 탁하다 孰能濁以靜之徐淸(숙능탁이정지서청) : 누가 탁한 것을 고요히 하여 점점 맑아지게 할 수 있을까 孰能安以久動之徐生(숙능안이구동지서생) : 누가 능히 가만히 있던 것을 움직여 점점 생동하게 할 수 있을까 保此道者(보차도자) : 도를 체득한 사람은 不欲盈(불욕영) : 채워지기를 원하지 않는다 夫唯不盈(부유불영) : 채워지기를 원하지 않기 때문에 故能蔽不新成(고능폐불신성) : 멸망하지 않고 영원히 새로워진다   16. 致虛極(치허극) : 완전한 비움에 이르게 하고 守靜篤(수정독) : 참된 고요함을 지키라 萬物竝作(만물병작) : 온갖 것 어울려 생겨날 때 吾以觀復(오이관복) : 나는 그들의 되돌아감을 눈여겨 본다 夫物芸芸(부물운운) : 온갖 것 무성하게 뻗어 가나 各復歸其根(각복귀기근) : 결국 모두 그 뿌리로 돌아가게 된다 歸根曰靜(귀근왈정) : 그 뿌리로 돌아감은 고요함을 찾음이다 是謂復命(시위복명) : 이를 일러 제 명을 찾아감이라 한다 復命曰常(복명왈상) : 제 명을 찾아감이 영원한 것이다 知常曰明(지상왈명) : 영원한 것을 아는 것이 밝아짐이다 不知常(불지상) : 영원한 것을 알지 못하면 妄作凶(망작흉) : 미망으로 재난을 당한다 知常容(지상용) : 영원한 것을 알면 너그러워진다 容乃公(용내공) : 너그러워지면 공평해진다 公乃王(공내왕) : 공평해지면 왕같이 된다 王乃天(왕내천) : 왕같이 되면 하늘같이 된다 天乃道(천내도) : 하늘같이 되면 도같이 된다 道乃久(도내구) : 도같이 되면 영원히 사는 것이다 沒身不殆(몰신불태) : 몸이 다하는 날까지 두려울 것이 없다   17. 太上不知有之(태상부지유지) : 가장 훌륭한 지도자는 사람들에게 그 존재 정도만 알려진 지도자 其次親而譽之(기차친이예지) : 그 다음은 사람들이 가까이하고 칭찬하는 지도자 其次畏之(기차외지) : 그 다음은 사람들이 두려워하는 지도자 其次侮之(기차모지) : 가장 좋지 못한 것은 사람들의 업신여김을 받는 지도자 信不足焉(신불족언) : 지도자에게 신의가 모자라면 有不信焉(유불신언) : 사람들의 불신이 따르게 된다 悠兮其貴言(유혜기귀언) : 훌륭한 지도자는 말을 삼가고 아낀다 功成事遂(공성사수) : 지도자가 할 일을 다하여 모든 일 잘 이루어지면 百姓皆謂我自然(백성개위아자연) : 사람들은 말하기를 고   18. 大道廢(대도폐) : 대도가 폐하면 有仁義(유인의) : 인이니 의니 하는 것이 나서고 慧智出(혜지출) : 지략이니 지모니 하는 것이 설치면 有大僞(유대위) : 엄청안 위선이 만연하게 된다 六親不和(륙친불화) : 가족 관계가 조화롭지 못하면 有孝慈(유효자) : 효니 자니 하는 것이 나서고 國家昏亂(국가혼란) : 나라가 어지러워지면 有忠臣(유충신) : 충신이 생겨난다   19. 絶聖棄智(절성기지) : 성스런 체함을 그만두고 아는 체함을 버리면 民利百倍(민리백배) : 사람에게 이로움이 백 배나 더할 것이다 絶仁棄義(절인기의) : 인을 그만두고 의를 버리면 民復孝慈(민복효자) : 사람이 효성과 자애를 회복할 것이다 絶巧棄利(절교기리) : 재간 부리기를 그만두고 이익보려는 마음을 버리면 盜賊無有(도적무유) : 도둑이 없어질 것이다 此三者以爲文不足(차삼자이위문불족) : 이 세 가지는 문명을 위하는 일이지만그 자체만으로는 부족하다 故令有所屬(고령유소속) : 그러므로 뭔가 덧붙이지 않을 수 없다 見素抱樸(견소포박) : 물들이지 않은 명주의 순박한을 드러내고 다듬지 않은 통나무의 질박함을 품는 것 少私寡欲(소사과욕) : 중심의 생각을 적게 하고 욕심을 줄이는 것이다   20. 絶學無憂(절학무우) : 배우는 일을 그만두면 근심이 없어질 것이다 唯之與阿(유지여아) : 라는 대답과 이라는 대답의 相去幾何(상거기하) : 차이가 얼마이겠는가 善之與惡(선지여악) : 선하다는 것과 악하다는 것의 相去若何(상거약하) : 차이가 얼마이겠는가 人之所畏(인지소외) : 사람들이 두려워하는 것을 不可不畏(불가불외) : 나도 두려워해야 하는가 荒兮其未央哉(황혜기미앙재) : 얼마나 허황하기 그지없는 이야기인가 衆人熙熙(중인희희) : 딴 사람 즐거워하기를 如享太牢(여향태뢰) : 모두 소 잡아 제사 지내는 것처럼 하고 如春登臺(여춘등대) : 봄철 망두에 오른 것처럼 기뻐하는데 我獨泊兮其未兆(아독박혜기미조) : 나 홀로 멍청하여 무슨 기미조차 보이지 않고 如?兒之未孩(여영아지미해) : 아직 웃을 줄도 모르는 갓난아이 같기만 한다 ??兮若無所歸(래래혜약무소귀) : 지친 몸이나 돌아갈 곳 없는 사람과 같다 衆人皆有餘(중인개유여) : 세상 사람들 모두 여유 있어 보이는데 而我獨若遺(이아독약유) : 나 홀로 빈털터리 같습니다 我愚人之心也哉(아우인지심야재) : 내 마음 바보의 마음인가 沌沌兮(돈돈혜) : 흐리멍텅하기만 한다 俗人昭昭(속인소소) : 세상 사람들 모두 총명한데 我獨昏昏(아독혼혼) : 나 홀로 아리송하고 俗人察察(속인찰찰) : 세상 사람들 모두 똑똑한데 我獨悶悶(아독민민) : 나 홀로 맹맹하다 澹兮其若海(담혜기약해) : 바다처럼 잠잠하고 ?兮若無止(료혜약무지) : 쉬지 않는 바람 같다 衆人皆有以(중인개유이) : 사람들 모두 뚜렷한 목적이 있는데 而我獨頑似鄙(이아독완사비) : 나 홀로 고집스럽고 촌스럽게 보인다 我獨異於人(아독이어인) : 나 홀로 뭇사람과 다른 것은 而貴食母(이귀식모) : 나 홀로 어머니 젖먹을을 귀히 여기는 것이다
14    道德经도덕경 댓글:  조회:1028  추천:0  2020-07-31
                           도덕경 1. 道可道非常道(도가도비상도) : 라고 말 할 수 있는 는 가 아니다 名可名非常名(명가명비상명) : 이름 지을 수 있는 이름은 영원한 이름이 아니다 無名天地之始(무명천지지시) : 이름 붙일 수 없는 것이 천지의 원천이며 有名萬物之母(유명만물지모) : 이름 붙일 수 있는 것이 만물의 모태다 故常無欲以觀其妙(고상무욕이관기묘) : 그러므로 언제나 욕심내지 않으면 그 오묘함을 볼 수 있으며 常有欲以觀其?(상유욕이관기요) : 언제나 욕심냄이 있으면 그 나타남만을 볼 수 있다 此兩者同(차량자동) : 이 두 가지는 근원 같으나 出而異名(출이이명) : 나타난 이름이 다르다 同謂之玄(동위지현) : 같이 이를 신비롭다고 말한다 玄之又玄(현지우현) : 신비롭고 또 신비로우니 衆妙之門(중묘지문) : 모든 신비의 문이다   2. 天下皆知美之爲美(천하개지미지위미) : 세상 모두가 아름다움을 아름다움으로 알아보는 자체가 斯惡已(사악이) : 추함이 있다는 것을 뜻한다 皆知善之爲善(개지선지위선) : 착한 것을 착한 것으로 알아보는 자체가 斯不善已(사불선이) : 착하지 않음이 있다는 것을 뜻한다 故有無相生(고유무상생) : 그러므로 가지고 못 가짐도 서로의 관계에서 생기는 것 難易相成(난이상성) : 어렵고 쉬움도 서로의 관계에서 성립되는 것 長短相較(장단상교) : 길고 짧음도 서로의 관계에서 나오는 것 高下相傾(고하상경) : 높고 낮음도 서로의 관계에서 비롯되는 것 音聲相和(음성상화) : 악기 소리와 목소리도 서로의 관계에서 어울리는 것 前後相隨(전후상수) : 앞과 뒤도 서로의 관계에서 이루어지는 것 是以聖人處無爲之事(시이성인처무위지사) : 따라서 성인은 무위로써 이를 처리하고 行不言之敎(행불언지교) : 말로 하지 않는 가르침을 수행한다 萬物作焉而不辭(만물작언이불사) : 모든 일 생겨나도 마다하지 않고 生而不有(생이불유) : 모든 것을 이루나 가지려 하지 않고 爲而不恃(위이불시) : 할 것 다 이루나 거기에 기대려 하지 않고 功成而弗居(공성이불거) : 꿈을 쌓으나 그 공을 주장하지 않는다 夫唯弗居(부유불거) : 공을 주장하지 않기에 是以不去(시이불거) : 이룬 일이 허사로 돌아가지 않는다   3. 不尙賢(불상현) : 훌륭하다는 사람 떠받들지 말라 使民不爭(사민불쟁) : 사람들 사이에 다투는 일 없어질 것이다 不貴難得之貨(불귀난득지화) : 귀중하다는 것 귀히 여기지 말라 使民不爲盜(사민불위도) : 사람 사이에 훔치는 일 없어질 것이다 不見可欲(불견가욕) : 탐날 만한 것 보이지 마시라 使民心不亂(사민심불란) : 사람의 마음 산란해지지 않을 것이다 是以聖人之治(시이성인지치) : 그러므로 성인이 다스리게 되면 사람들도 虛其心(허기심) : 마음은 비우고 實其腹(실기복) : 배는 튼튼하게 하며 弱其志(약기지) : 뜻은 약하게 하고 强其骨(강기골) : 뼈는 튼튼하게 한다 常使民無知無欲(상사민무지무욕) : 사람들로 지식도 없애고 욕망도 없애고 使夫智者不敢爲也(사부지자불감위야) : 영리하다는 자들 함부로 하겠다는 짓도 못하게 한다 爲無爲則無不治(위무위칙무불치) : 억지로 하는 함이 없으면 다스려지지 않는 것이 하나도 없다   4. 道沖而用之(도충이용지) : 도는 그릇처럼 비어 그 쓰임에 或不盈(혹불영) : 넘치는 일이 없다 淵兮似萬物之宗(연혜사만물지종) : 심연처럼 깊어 온갖 것의 근원이다 挫其銳(좌기예) : 날카로운 것을 무디게 하고 解其紛(해기분) : 얽힌 것을 풀어 주고 和其光(화기광) : 빛을 부드럽게 하고 同其塵(동기진) : 티끌과 하나가 된다 湛兮似或存(담혜사혹존) : 깊고 고요하여 뭔가 존재하는 것 같다 吾不知誰之子(오불지수지자) : 누구의 아들인지 난 알 수 없지만 象帝之先(상제지선) : 하느님보다 먼저 있었음이 틀림없다   5. 天地不仁(천지불인) : 하늘과 땅은 편애하지 않는다 以萬物爲芻狗(이만물위추구) : 모든 것을 짚으로 만든 개처럼 취급한다 聖人不仁(성인불인) : 성인도 편애하지 않는다 以百姓爲芻狗(이백성위추구) : 백성들을 모두 짚으로 만든 개처럼 취급한다 天地之間(천지지간) : 하늘과 땅 사이는 其猶??乎(기유탁약호) : 풀무의 바람통 虛而不屈(허이불굴) : 비어 있으나 다함이 없고 動而愈出(동이유출) : 움직일수록 더욱더 내놓은 것 多言數窮(다언수궁) : 말이 많으면 궁지에 몰리는 법 不如守中(불여수중) : 중심을 지키는 것보다 좋은 일은 없다   6. 谷神不死(곡신불사) : 계곡의 신은 결코 죽지 않는다 是謂玄牝(시위현빈) : 그것은 신비의 여인 玄牝之門(현빈지문) : 여인의 문은 是謂天地根(시위천지근) : 하늘과 땅의 근원 綿綿若存(면면약존) : 끊어질 듯 하면서도 이어지고 用之不勤(용지불근) : 써도 써도 다할 줄을 모른다     7. 天長地久(천장지구) : 하늘과 땅은 영원하니 天地所以能長且久者(천지소이능장차구자) : 하늘과 땅이 영원한 까닭은 以其不自生(이기불자생) : 자기 스스로를 위해 살지 않기 때문이다 故能長生(고능장생) : 그러기에 참된 삶을 사는 것이다 是以聖人後其身而身先(시이성인후기신이신선) : 성인도 마찬가지 자기를 앞세우지 않기에 앞서게 되고 外其身而身存(외기신이신존) : 자기를 버리기에 자기를 보존한다 非以其無私邪(비이기무사사) : 사사로운 나로 하지 않기에 故能成其私(고능성기사) : 진정으로 나를 완성하는 것 아니겠는가   8. 上善若水(상선약수) : 가장 훌륭한 것은 물처럼 되는 것이다 水善利萬物而不爭(수선리만물이불쟁) : 물은 온갖 것을 위해 섬길 뿐 그것들과 겨루는 일이 없고 處衆人之所惡(처중인지소악) : 모두가 싫어한 낮은 곳을 향하여 흐를 뿐이다 故幾於道(고기어도) : 그러기에 물은 도에 가장 가까운 것이다 居善地(거선지) : 낮은 데를 찾아가 사는 지혜 心善淵(심선연) : 심연을 닮은 마음 與善仁(여선인) : 사람됨을 갖춘 사귐 言善信(언선신) : 믿음직한 말 正善治(정선치) : 정의로운 다스림 事善能(사선능) : 힘을 다한 섬김 動善時(동선시) : 때를 가린 움직임 夫唯不爭(부유불쟁) : 겨루는 일이 없으니 故無尤(고무우) : 나무람을 받을 일도 없다   9. 持而盈之(지이영지) : 넘치도록 가득 채우는 것보다 不如其已(불여기이) : 적당할 때 멈추는 것이 좋다 ?而銳之(췌이예지) : 너무 날카롭게 벼리고 갈면 不可長保(불가장보) : 쉽게 무디어집니다 金玉滿堂(금옥만당) : 금과 옥이 집에 가득하면 莫之能守(막지능수) : 이를 지킬 수가 없다 富貴而驕(부귀이교) : 재산과 명예로 교만해짐은 自遺其咎(자유기구) : 재앙을 자초한다 功遂身退(공수신퇴) : 일이 이루어졌으면 물러나는 것 天之道(천지도) : 하늘의 길이다   10. 載營魄抱一(재영백포일) : 혼백을 하나로 감싸안고 能無離乎(능무리호) : 떨어져 나가지 않도록 할 수 있겠는가 專氣致柔(전기치유) : 기에 전심하여 더없이 부드러워지므로 能?兒乎(능영아호) : 갓난아이 같은 상태를 유지할 수 있겠는가 滌除玄覽(척제현람) : 마음의 거울을 깨끗이 닦아 能無疵乎(능무자호) : 티가 없게 할 수 있겠는가 愛民治國(애민치국) : 백성을 사랑하고 나라를 다스림에 能無知乎(능무지호) : “무위”를 실천할 수 있겠는가 天門開闔(천문개합) : 하늘 문을 열고 닫음에 能無雌乎(능무자호) : 여인과 같을 수 있겠는가 明白四達(명백사달) : 밝은 깨닭음 사방으로 비춰 나가 能無爲乎(능무위호) : 무지의 경지를 이룰 수 있겠는가 生之畜之(생지축지) : 낳고 기르시오 生而不有(생이불유) : 낳았으되 가지려 하지 마시오 爲而不恃(위이불시) : 모든 것 이루나 거기 기대려고 하지 마시오 長而不宰(장이불재) : 지도자가 되어도 지배하려 하지 마시오 是謂玄德(시위현덕) : 이를 일컬어 그윽한 덕이라 한다
13    도덕경 삶의 경계를 넘는 통찰 댓글:  조회:889  추천:0  2020-07-31
 도덕경 삶의 경계를 넘는 통찰     훌륭하지 않은 사람은 훌륭한 사람을 스승으로 귀하게 여겨야 한다. 모범으로 삼아 본뜰 수 있어야 한다. 또한 훌륭한 사람은 훌륭하지 않은 사람을 아끼는 마음을 지녀야 한다. 그 마음은 한결같이 지속되어야 한다. 그래야만 지혜가 크게 미혹되는 일이 생기지 않는다. 아무리 지혜로워도 분별이나 무시, 질투하는 마음이 있으면 미혹될 수 있다. 그래서 현묘하게 행함이 요구되는 것이다. 아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행하는 것이 바른 지혜이다. 지혜가 훌룡한 것이 아니고, 선함 그 자체가 훌륭한 것도 아니다. 선함이 선하지 않음을 위하여 순수하게 행함이 훌륭한 것이다. 만물은 선함과 선하지 않음에 상관 없이 혼재되어 공존한다. 자기의 선함에 갇히면 인위와 유혹을 구분하지 못해 선하지 않게 된다. 선함과 선하지 않음 역시 자연이 적절함을 위해 한번 쓰고 버리는 추구일 뿐이다.      사람을 아는 것은 지헤로움이고 스스로를 아는 것이 밝음이며 사람을 이긴다는 것은 힘이 있음이고  스스로를 이기는 것은 강함이다. 족함을 아는 것은 부유함이고, 행함이 강하다는 것은 뜻이 있음이며, 그러한 바를 잃지 않는 것이 지속되어 죽음으로 사라지지 않는 것이 장수함이다.      많은 지식을 아는 것이 지혜로운 것이 아니다. 고로 학을 보태어 가는 것으로 지혜로워질 수 없다. 깊은 곳까지 다가가지 못한다. 공부한다고 지혜로워지는 것은 아니다. 사람을 안다는 것은 인생에 대해 안다는 의미이다. 또한 사람의 존재에 대해 관심을 갖는 것이다. 지혜는 존재에 대한 이해에서 온다. 지식을 쌓는 것은 천하에서 살기 위한 방편일 뿐이다. 지식으로 밝아질 수 없다. 스스로를 알기 위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스스로를 알 게 되어야 비로소 밝아진다. 밝다는 것은 각각의 존재가 지닌 본성과 재료로서의 질. 드러난 형태로서의 분에 대해 아는 것이다. 스스로를 알게 되면 의심이 사라지고 다른 사람의 본질과 분을 알 수 있으니 밝게 된다. 스스로를 알아 밝아짐은 깊은 곳에 자리한 도와 만나는 것이다. 그 도는 만물과 연결되는 같은 하나이다. 그러나 세상의 학은 이와 달리 욕심과 분별을 만들어 오히려 어둡게 만든다.                                                                                                   [출처] 도덕경 삶의 경계를 넘는 통찰|작성자 쟈스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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