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상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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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왕 뀀성
2015년 09월 15일 11시 19분  조회:2354  추천:1  작성자: 최상운
                      고려왕 뀀성 (高麗王串城)
 
         며칠전에 친구들과 함께 술잔을 나누자고 양고기뀀점을 찾았다. 이골목 저골목 찾다가 신흥골목에 있는 “고려왕 뀀성”이라는 간판을 보고 그 뀀점으로 들어갔다.

         그 뀀점으로 들어가기전에 나는 “고려왕 뀀성(高麗王串城)” 이란 간판을 보고 조선족의 경영하는 뀀점이라고 여기였다. 일반적으로 음식점 간판들은 어느 지역이나 어느 상징적인 인물의 이름을 본따서 대체하는것이 전례이다. “고려(高麗)”란 문자는 조선족의 력사와 련관되여 있기 때문에 조선족들은 많이 사용하고 있다.

         집안에 들어서자 곱살스럽게 생긴 녀 업주가  “닌 호우” 하며 반갑게 인사를 했다. 나는 “닌 호우”하는 말을 듣자 이 음식점 주인은 조선족이 아니고 한족이라고 여겨지면서 업주는 틀림없이 조선족일거라고 츠측했던 내 생각이 빗나 갔음을 느끼였다.

         우리가 자리를 잡고 앉자 녀 업주는 웃으면서 이번에는 류창한 조선말로 “손님 무얼 자시겠습니까? 하는것이였다. 나는 그말을 듣고 어안이 벙벙해졌다. 방금전까지 한어로 “닌 호우” 말하던 그녀가 이번에는 말을 바꾸어 조선말을 구사하다니 원 감투끈인가 싶어 그녀를 보면서 물었다.
    
        “주인님은 조선족입니까?”
        “아니, 한족입니다.”
        “한족인데도 조선말을 이렇게 잘 합니까?.”
        “연변에 살면서 조선말을  이정도 모르고 어떻게 장사를 합니까?”
        “조선말을 어디에서 배웠습니까? ”
        “나는 어릴때 조선족 마을에서 자랐습니다. 한족학교를 다니였고요. ”
        “그랬군요. 고려왕이란 누군지 아시는지요?”
        “몰라요. 아무튼 조선력사에서 존재하였던 왕이겠지요.”
        “고려왕을 똑똑히 모르면서 어찌하여 고려왕꿤성이란 간판을 달았습니까?”
        “조선족이라하여 고려왕을 다 안다고는 할수없지요. 나는 조선력사는 잘 모르나 아므튼 조선족과 고려가 련관되여 있는것만은 알고있어요. 솔직이 말하면 조선족을 상대로 장사하려고 그렇게 간판을 달았어요. 그렇게 간판을 단것이 잘못됐나요.”
       “아니, 별다른 뜻은 아니고 너무도 좋은 발상을 하여서 말입니다.”
       “호호호”
       “허허허” 

       그녀도 웃고 나도 웃었다. 웃으면서도 그녀가 한말이 거저 스쳐 지날 말이 아님을 깨닫게되였다.
나는 양고기뀀을 먹으면서 곰곰히 생각해 보았다. 기실 나는 학교에서 중국력사는 체계적으로 배웠기에 잘 안다고 자부할수있지만 조선력사에 대하여 깊이 알지못하고있다. 나와 같은 조선족들의 적지 않다고 본다. 우리가 이러 할진대 조선력사를 모르는 한족들이 고려왕을 알리는 만무하다고 생각되였다. 그런데 참 묘하게도 고려왕을 모르는 한족이 어찌하여 자기들의 경영하는 음식점 간판에 버젓히 고려왕을 올렸을가? 하는 의문부호가 생기였다. 생각해보니 이 고려왕꿤점주인은 우리들이 아직 생각의 미치지 못한 점들을 파악하고 노리고 있음을 짐작할수 있었다.

        경제시대에 사람들은 생존을 위하여 치렬하게 경쟁하면서 산다. “이마살을 쪼프리면 꾀가나온다”는 말이있다. 눈을 멀리 보느라 하지말고 자기 주위를  자세히 관찰하고 사색한다면 좋은 아니디어를 발견할수있고 새로운것을 창출할수있다. “고려왕뀀성”의 주인이 바로 그런 사람이라 할수있다. 그는 비록 조선민족의 력사를 잘 모르나 어릴때부터 조선족 마을에서 살다보니 조선족의 언어와 문자, 풍속, 습관과 취향을 잘 알고있었다. 그는 세심한 관찰과 분석을  통하여 개혁개방후 조선족들은 생활상에서 꼼꼼한 한족과 달리 씀씀이가 혜페지고 있다는것을 간파하게 되였다. 또 조선족들은 자기의 고유한 음식 습관과 구미에 따라 조선족이 경영하는 음식점을 즐겨 찾는다는것을 알고 있었다. 조선족을 상대로 장사를 한다면 돈벌기가 쉽다는 점을 터득하였던것이다. 그리하여 그들은 대담하게 조선족들의 눈길을 끌수있는 간판부터 개혁 하였던것이였다.

         한족인 그가 이렇게 머리를쓰고 있는데 우리 조선족들은 뭘하고 있을가? 분석해 보았다. 글로벌 시대에 진입하면서 조선족 시회는 일대의 변화를 일으키고있다. 이전에 “고려”란 말을 하기를 꺼려했던 우리 조선족들은 지금 “고려”란 말을 자주하며 광범위하게 사용하고 있다.  연길시는 물론 동북과 연해 도시로 가보면 흔히 “고려호텔”  “고려원”  “고려백화점” “고려마트” 라는 간판들을 보게되며 시장가에서 “고려된장” “고려술” “조선족랭면”과같은 전통음식들이 우리민족은 물론 타민족들의 환영을 받고있다.
 
        많은 조선족들은 민족특색의 짙은 전통음식을 브랜드로 승화시키면서 부유한 기업인이로 성장하고 있다. 연길시의 삼천리랭면, 순이랭면, 원할머니보쌈, 고려원보신탕,전주비빕밥집, 부산돌솥밥집과  같은 음식점들을 그 실례로 들수있다. 우에서 렬거한 이런 음식점들에서는 조선족들의 정통음식을 보전하면서 발전시키고있다.  

         나는 고려왕꿤점을 나오면서 이런 생각을 했다. 일사천리로 달리는 정보화시대에 우리들은 치렬한 경쟁속에서 숨 바뿌게 달려야만 했다. 네가 잘사느냐? 내가 더 잘사느냐? 하는  경쟁속에서 총명한 “고려왕뀀성”의 주인은  재치있게 조선력사를 리용하여 조선족들의 눈길을 끌수있는 아이디어를 발견했고 대담하게 “고려왕꿤성”이란 감판을 달고 영업하고 있는것을 보면서 나는 그들이 그런 아니디어를 발견하고 발상한데 대해 찬사를 보내고 싶었다.

        알고보면 우리민족도 언녕 타민족들의 음식문화를 받아들이고 리용하고 있었다. 한국에 가보니  “중국음식점”이라는 감판을 단 음식점을 흔히 볼수있었다. 그런데 알고보면 그 ”중국음식점”업주는 진짜 중국인이 아니고 대부분은 한국인이 였다. 한국에있는 ‘중국음식점”들에서는 순 중국음식이였던 짜작면, 건두부볶음, 땅콩튀김을 선보이면서 한국인들의 선호를 받고 있었다. 지금 연변에서는 조선족들은 한족의 음식문화를, 한족은 조선족의 음식문화를 따라배우는 열조가 일어나고 있다. 조선족 가정과 한족 가정에서는 보편적으로 조선족 음식점이거나 한족음식을 만들어 식탁에 올려 식탁이 풍성해지고 있다. 나에게는 로랑재(盧朗財)라는 한족 친구가 있다. 로랑재 안해와 나의 안해는 서로 민족 음식을 만드는방법을 가르쳐주었다. 지금 우리 두집 밥상에는 중국식료리와 조선족김치가 올라 이채를 돋구어주고 있다.

        “고려왕뀀성”을 다시 돌아보면서 나는 우리 조선족들도 전통음식을 보전 발전시키면서도 타민족의 유구한 력사와 음식문화를 배워 조화롭게 리용한다면 좋은 행운이 오지않을가 생각된다. 또 민족간에 서로 타민족의 우량한 음식문화속의 우수한 장점을 따라우며 자기의 단점을 미봉하며 교류한다면 우리의 사회는 조화롭고 아름답게 가꾸어 갈것이다고 믿어마지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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