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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봄맞은 찔레꽃 (6)
2023년 06월 06일 09시 16분  조회:392  추천:0  작성자: 최상운
                             
                                      새봄맞은 찔레꽃(6)

                                                 10
 
 
    순옥이는 네번째로 맞은 남편이 저 세상으로 가자 한국에서 더는 살고 싶지 않아 연길로 돌아왔다. 연길로 돌아와서 집을 팔고 집판돈에 돈을 더 보태여 병원과 가까운 곳에 있는 엘리 베이터가 설치된 호화로운 집 한채를 삿다. 시어머니와 함게 살자고 해도 시어머니는 기어이 경로원으로 가겠다고 하자 시어머니 요구대로 하였다.
    순옥이가 한국에 가서 돈을 많이 가지고 왔다는 소문이 바람타고 쫙 펴지였다. 친척 친구는 물론 사돈의 팔촌까지 그와 가깝게 하려고 하였다. 하루에도 수십통의 전화가 왔다. 전화 내용은 대체적으로 순옥이를 만나자는 전화였다.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고 보면 거개가 돈에 대한 말이였다. 그런말을 들으면서 내가 뭐 은행인가? 자선가인가? 다들 왜 나를 이렇게 못살게 구는지 리해가 안갔다. 이제는 돈에 대한 말이 나오면 신물이 날 지경이였다.
    시간이 지나면서 순옥이는 전화를 받기가 싫어졌고 자기와 가까히 하려는 사람들과 거래하는 것조차 싫어졌다. 때론 그들에 대한 고까운 생각이 들기도 했다. 자기가 어려움에 처해있을 때에는 골도 안 내밀던 사람들이 내가 돈을 좀 벌어 가지고 왔다고 하니 이제와서 아는척 하는지 머리를 젓게 했다. 한편으로 이런 이중적인 사람들과는 거리를 두어야 하겠다고 생각했다. 모르는 전화는 받지 않고 만나주지 않았다. 차츰 가까히 보내려고 했던 사람들이 하나 둘 떨어져 나갔다. 몸에 달려있는 혹처럼 부담스럽게 여겼던 사람들이 떨어져 나가자 홀가분한 기분이 들었다.
    근데 혹같아 보이던 사람들이 떨어져 나가자 홀가분해서 좋기는 한데 어쩐일인지 자신의 처지가 홀로 서있는 외톨이 나무와 같아는 생각이 들면서 허전하다는 감이 들었다. 한편으로 돈이 뭐길래? 수십년 사이좋게 지나온 이웃들과 거리를 두며 너무 야박하게 놀지 않았냐? 그들에게 미안하다고 생각했다. 
    이전에는 너무도 어려운 생활고를 겪다나니 고독이 먼지 모르고 지나왔는데 생활형편이 좋아진 지금 아무런 부담도 없이 홀로 행복하게 산다고 생각했는데 그런것이 아니였다. 사람들과 어울려 살지 못하고 홀로 산다는 자체가 불행이 아닐까, 생각했다.
    홀로 사는 녀자들은 부담없이 홀로사니 좋다고 했다. 요즘 순옥이는 그말을 부정하고 싶었다. 밖에 나갔다가 집안에 들어서면 반기는 사람도 없고 이야기를 나눌 사람도 없다. 어떤 때에는 적막한 기운이 감도는 집안은 마치 깊은 산속에 뭍쳐있는 절 같다는 착각이 들기도 했다.
   순옥이는 고독하고 불안정한 심기을 풀기 위해 온 종일 공공뻐스를 타면서 시간을 보내였다. 공공뻐스를 타는 것도 하루 이틀이 좋지 며칠 타고 나니 그것도 실증났다.
   고심끝에 그는 새로운 친구를 사귀기로 하였다. 처음에는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무도장으로 갈가고 생각했다. 알아보니 무도장에 대한 사회여론이 그닥 좋지 않았다. 무도장으로 가려던 생각을 접고 명성이 높은 “아리랑 노래교실”로 가기로 했다.
아리랑 노래교실을 찾아가니 곱게 생긴 녀성이 반갑게 맞어 주었다. 그 녀자는 곁에 서있는 뚱뚱안 체구에 더부룩한 머리 발을 가진 남성분을 가리키면서 이분이 노래교실의 원장님이신 황선생님이라 소개하였다. 그는 황선생님과 인사를 나눈 후 황 선생님을 따라 노래교실로 들어갔다. 노래교실에는 수십명의 학생들이 있었다. 황선생은 순옥이를 학생들 앞에 인사를 시키면서 새로 오신 미녀신입생이라고 소개하였다. 황선생은 순옥이를 보면서 자아소개를 하라고 했다. 순옥이가 자아소개를 하자 장내에서는 열렬한 박수소리가 났다.
순옥이는 열심히 노래교실을 다니였다. 집에 있을 때에는 답답하던 것이 노래교실로 오면 마음이 즐거웠다. 몇 달 사이에 많은 학우들과 사귀게 되여 더 좋았다. 노래를 부를 때마다 선생님이 노래를 잘 부른다고 칭찬해주자 마음이 둥둥 뜨는것 같았다. 그는 처녀시절에도 노래를 잘 부른다는 소리를 들었다. 촌의 문예선전대의 업여가수이기도 했다. 결혼을 하고 나서는 가정 살림살이와 배우자들이 련이어 사망하는 바람에 마음 편히 노래를 부를 겨를이 없었다.
   그는 노래를 배우는 시간마다 선생님의 가르쳐 준대로 음절, 박자, 리듬을 명심하며 노래를 불렀더니 상상외로 노래가 잘 흘러 나왔다. 황선생님도 그가 노래를 정확히 잘 부른다고 여러번 칭찬하였다. 학우들도 노래를 잘 부른다고 높이 평가하여주자 신나게 노래교실을 다니였다.
   순옥이는 한국에서 돌아 올 때 속으로 이런 맹세를 했다.
   “이제는 절대 남자를 만나지 않는다. 네번 남편을 만나 네남자를 다 저세상으로 보냈으면 됐지, 아직도 무엇이 부족하여 또 남자를 친한단 말인가? 이제 또 남자에게 미련을 둔다면 성이라도 바꾸겠다.”
   그는 그 맹세를 지키기 위해 노래교실을 다니면서도 남자들과는 거리를 두었다. 심지어 황선생과도 거리를 두었다. 어찌 할수 없는 상황에서 남자들과 교제하게 될 때에는 뒷말이 없도록 조심하고 조심하였다. 순옥이가 랭정하게 남자들을 대하자 그를 아는 사람들은 뒤에서 그를 가시돋친 찔레꽃이라 말했다.
    남녀가 옷깃이 스치여도 인연이 맺어진다는 말이 있다. 
    시간이 약이란 말이 있듯이 시간이 지나면서 굳게 닫겼던  순옥이 마음이 해동하는 얼음장처럼 흔들리기 시작하였다. 인연이란 사람의 힘으로 막을 수 없는 존재인가 보다. 황선생과 자주 만나고 보니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순박한 처녀시절로 되돌아 가듯 싶었다. 어느사이 녀인들만이 가지고 있는 미묘한 감정이 싹트면서 섬세한 안광으로 황선생을 주시해 보게 되였다. 외모를 보아서는 멋진 남자라고 보이지 않지만 속에 들어찬 풍부한 음악지식과 시원하게 말하는 성격이 가슴속에 와 닿게 되였다. 황선생은 거친 외모와는 다르게 교학을 할때 보면 그심성이 곧잘 보이였다. 학생들이 선생이 배워준대로 노래를 제대로 부르지 못할때에는 짜증이 나겠건만 황선생은 항상 웃는 얼굴로 내심하게 차근차근 학생들을 가르치는 것이 였다. 황선생이 그런 모습이 보기 좋았다. 더구나 순옥이를 행하여 싱긋 웃는 모습은 보기가 참 좋았다. 그는 황선생이 자기한테 노래를 부를 기회를 많이 주고 노래를 부를 때마다 정확히 잘부른다고 칭찬 하는 것을 보면서 황선생의 일종의 암시를 나한테 보내는 신호가 아닐가? 생각했다.
    어느날인가 황선생은 은근 슬쩍 순옥의 가정사를 묻기도 했다. 왜서 내 가정사를 물을가? 의심이 들었다. 때로는 내가 왜서 황선생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지를 자신도 모르겠다고 하면서도 매일 황선생을 만나 대화를 하다보니 자연스럽게 황선생에 대한 호감도가 높아졌다.
   어느날 순옥이는 황선생과 학우들을 자기 집으로 초대하였다. 학우들은 호화롭게 장식된 집안을 둘러보면서 순옥이가 좋은 집에서 호화롭게 살고있다며 부러워하였다.
   학우들은 널직한 객실의 둥그런 상에 빙둘러 앉아 산해진미를 먹으면서 마셔라 부어라 하더니 흥이 도져 흥겹게 노래하고 춤을 추었다.
    황선생은 가만히 남들이 눈을 피해 집안의 이곳저곳을 돌아 보았다. 황선생은 순옥의 침실로 가더니 살그머니 문을 열고 침실안을 들여다보았다. 침실안은 영화에서나 볼수 있는 외국의 돈많은 회장님들의 침실처럼 화려하게 꾸며져 있었다. 아늑한 침실에서 녀자의 향기가 흘러나와 코를 심히 자극하여 아! 소리를 지를번 했다. 침실 정면에는 활짝 핀 찔레꽃을 그린 벽화가 유난히 눈에 안겨왔다. 그림을 보던 황선생의 눈에는 그 그림속의 찔레꽃이 순옥이 고운 얼굴로 바뀌더니 자기를 오라고 손짓 하는 것처럼 보였다. 그는 재빨리 침실문을 닫고 나서 집안 곳곳을 자세히 돌아보았다. 어느곳을 보아도 모두가 고급적으로 인테리어가 잘 되여 있어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황선생은 속으로 순옥이야 말로 예술적 소질을 갖춘 미모의 녀인일 뿐만 아니라 남부럽지 않을 정도의 재산을 소유한 알짜박이 부자라고 여기게 되였다.
    황선생은 순옥이네 집으로 갔다 온 후 곰곰히 생각해 보았다. 자신이 여짓껏 추구해 왔던 리상적인 배우자는 인물은 쑬쑬해도 대화가 잘되며 인품의 좋으면 좋다고 생각했는데 이외로 순옥이를 보고는 생각을 바꾸게 되였다. 고운 미모에 넉넉한 재산을 소유하고 있고 마음이 좋아 보이니 정말로 구하기 힘든 배우자 감이라 생각하였다. 황선생은 한켠으로 달리 생각해보니 혼인이란 일방적이여서는 성사될수 없다고 여긴다. 자기의 판단으로는 순옥이는 둘도 없는 좋은 배우자 감이라 점 찍었지만 대방의 의사를 아직 모르고 있는 것이 너무 일방적이 아닐가? 하는 생각이 들면서 순옥이를 만나 집적 묻고 싶었다.
    어느 조용한 기회에 황선생은 순옥이를 보고 한번 만나서 긴요히 할 이야기가 있다고 했다. 순옥이가 수응하자 황선생은 순옥이와 같이 <해바라기다방>으로 갔다.
    두 사람은 인사를 나눈 후 상을 마주하고 앉았다. 황선생은 뚤어지게 순옥이 얼굴을 보다가 정색해서 이런  말을 했다.
    “순옥씨는 저를 어떻게 보십니까?.”
    “뭘, 그러세요.”
    “어떤 남자로 보는가 말입니다.”
    “탁월한 재주를 가진 훌륭한 선생님으로 보지요.”
    “선생님 말고 , 순옥씨한테 알맞는 배우자로는 안됩니까?”
    “선생님도 참, 별 말씀을 다 하시네요. 선생님한테는 좋은 사모님이 있지 않나요?”
    “오년전에 마누라가 저 세상으로 먼저 가고 저는 외톨이로 살아온지 여러해 됩니다.”
    “정말!”
    “녀사님 앞에서 어떻게 거짓말을 하겠습니까.”
    “솔직히 말하면 저는 선생님을 안지는 오라지 않지만 선생님은 좋은 분이라 생각합니다. 선생님께 호감은 가지만 남자복이 없는 저로서는 선생님의 호의를 받아들일수 없습니다."
    “저도 녀자복이 없는 사람입니다. 알고보면 우리 두 사람 다 싱글인데 뭘 론할게 있겠습니까? 그러니 먼저 사귀여봅시다."
    “그렇다면 다시 생각해 보겠어요.”
    “녀사님의 좋은 답복을 기다리겠습니다.”
    두사람은 몇 달간 대방에 대한 료해를 거쳐 대방을 신임하게 되였다. 서로가 자석처럼 대방을 끌어안더니 이제는 사제간으로부터 부부간으로 되기를 기약하였다.
 
                                          에필로그
 
    결혼식을 앞두고 순옥이는 지나온 인생길을 도리켜 보면서 이런 생각을 하였다. 인생이란 참으로 알고도 모를 일이다. 자신은 무엇때문에 살이센 녀자라는 말을 들으며 남다른 인생을 살아왔을가? 이번에 만난 남편과는 오래오래 살고 싶었다. 하지만 사람의 운명은 하늘에 달려 있으니 하늘에 순종하는 길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얼마후 두 사람은 결혼식을 올리였는데 그날이 바로 찔레꽃이 활짝핀 5월 5일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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