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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창섭 소설의 주제적 특성
2009년 05월 16일 19시 40분  조회:2361  추천:0  작성자: 방룡남

한국문학사의 50년대 페이지를 대표적으로 장식하고 있는 손창섭 소설의 주제적 특징은 그의 단편소설들을 통하여 극명하게 드러난다고 할 수 있다. <미해결의 장>, <유실몽>, <잉여인간>등 단편들을 통하여 보여주고 있는 그의 소설의 주제적 특징은 한마디로 비틀리고 소외된 인간성에 대한 고발을 통하여 정지된 시간, 닫힌 공간의 시대적 질곡을 폭로하고 보다 나은 사회와 인간다운 삶에의 추구를 역설적으로 구현하고 있다는 것이다.

손창섭의 소설에서 소외된 인간성은 더럽고(<사연기>) 어둡고(<비오는 날>) 닫힌(<인간동물원초>) 소설공간의 설정으로부터 시작된다. 이러한 소설공간은 벌써 인간성이 오염되고 위축되고 억압받는 객관적 삶의 조건임에 다름 아니다. 그런데 이런 소설공간은 역시 전쟁의 소용돌이 속에 폐기장처럼 오염물과 변질물로 가득할 수밖에 없었던 특정된 사회의 시대적 현실을 상징하는 것으로서, 이는 결국 그의 등장인물들의 특수성에 구체적인 시대적 특징을 부여해 주고 있는 것이다.

다음으로 그의 소설에서 소외된 인간성은 가장부재의 가족 구조를 통하여 구현된다. 가부장제적 절대주의 가족체계에서 가장의 상징적 의미는 윤리 도덕적 질서 그 자체이며 따라서 가족단위의 존엄확보의 제도적 장치이기도 한 것이다. 그런데 경제적으로는 물론 정신적으로도 아무런 권위와 통제력이 없는 가장의 <<몰락>>은 그대로 가족구성원의 인간성 소외 내지 윤리적 타락에 객관적 요인으로 작용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가장부재 내지 <<몰락>>의 확장된 의미가 사회구성원들에게 발전적 미래를 제시해줄 수 없는 폐허 같은 당대 사회현실을 상징하는 것이라면 이는 인간소외의 시대적 특징을 가족의 구조적 해체를 통하여 사실주의적으로 구현한 것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미해결의 장>의 대장과 장선생, <잉여인간>의 익준과 봉우 등이 그러하다.

이러한 인간성의 소외는 또 대비적인물의 설정에서도 잘 드러나고 있다. 가장부재의 해체되는 가족질서는 어차피 여성들이 생계를 떠메지 않을 수 없게 한다. 그런데 이런 여성들은 실존주의적 윤리관과 이상주의적 인생관에 의해 두 부류로 갈린다. 문제는 취미와 재미를 삶의 낙으로 삼는 실존주의적 윤리관의 여성은 경제적으로 <부유>할 수 있으나(<미해결의 장>의 광순, <유실몽>의 누이, <잉여인간>의 봉우 처) 인간의 삶의 가치를 추구하는 여성은 언제나 생계의 어려움을 겪으면서 수시로 가족파탄의 위기를 감내해야 하는 것이다.(<미해결의 장>의 장선생의 아내, <유실몽>의 춘자) 이는 사회구성원들에게 인간적으로 밝은 삶을 살 수 있도록 전망을 제시해주지 못하는 황폐화된 시대상황에 대한 고발이기도 한 것이다.

한걸음 더 나아가서 윤리적으로 타락한 인간이 삶을 즐길 수 있고 삶의 가치를 추구하는 인간이 생존위기에 시달리는 사회현실이고 보면 주인공은 그 두 부류의 사이에서 정신적 공황에 모대기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인간적인 타락을 한사코 거부하면서도 아무런 대안이나 전망도 없는 주인공들은 그래서 그냥 정지된 시간, 닫힌 공간에서 출구를 찾지 못하고 맴돌이친다. <<미해결의 장>>의 나, <<유실몽>>의 나, 그리고 <<잉여인간>>의 준익의 모습에서 보게 된다. 그럼에도 정지된 시간, 닫힌 공간 속에서 앞으로 나아갈 출구를 찾는 주인공들의 이런 모습은 아무래도 미래지향적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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