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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비의 귀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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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만날지도 모릅니다… 화들짝 달아날 ‘목련꽃 엔딩’
2014년 04월 03일 15시 40분  조회:2495  추천:1  작성자: 단비
경주 불국사의 가장 깊은 자리에 세워진 관음전 주변의 아름드리 목련 군락에서 큼지막한 꽃들이 가득 피어난다. 경주라면 누구나 구름처럼 피어나는 벚꽃의 아름다움을 첫손으로 꼽지만, 도처에서 무리 지어 소담스럽게 피어나는 목련의 정취도 벚꽃에 밀리지 않는다.

올봄의 꽃구경은 영 재미가 없습니다. 동시다발. 연일 따스한 날씨에 봄꽃들이 두서없이 한꺼번에 피어난 까닭입니다. 꽃의 개화 순서도 다 무너졌고, 지역의 순서도 가리지 않습니다. 올해의 봄꽃 구경은 이제나 저제나 화신(花信)의 북상을 기다리던 기대도, 투전판에서 뒷장의 화투패를 서서히 밀어 올릴 때의 두근거림도 다 사라지고 말았습니다. 일제히 피었다는 건 지는 일도 한순간이라는 뜻. 그래서 올봄의 꽃놀이는 많이 서둘러야겠습니다. 평소보다 잰걸음으로 경주를 다녀왔지만, 경주의 목련 만개 소식을 채 알리기도 전에 서울 여의도 벚꽃의 꽃망울이 한꺼번에 터져버렸으니 낭패도 이런 낭패가 없습니다. 그래서 개화 속도에 맞춰 뛸 수밖에 없었습니다. 경주 사람들만 숨겨두고 찾아가는 경주 안강의 벚꽃 명소와 벚꽃이 늦게 당도하는 곳들을 두루 들러보느라 어찌나 숨이 가쁘던지요. 그곳에서 이르게 만난 꽃소식을 여기 전합니다.

# 벚꽃보다 화려하다…경주의 목련

목련에 대한 생각 하나. 사실 봄꽃 중에서 목련은 뒷전이다. 가장 먼저 봄의 기미를 알리는 역할로는 매화에 뒤지고, 가지마다 다닥다닥 피어 숨 막힐듯 향을 뿜는 벚꽃에는 화려함으로 밀린다. 화사함으로는 개나리에, 강렬하기로는 진달래나 철쭉에 어림도 없다. 그저 따스한 봄볕 아래 이따금 드문드문 집 마당쯤에 서서 후덕한 인상으로 소담스러운 봄의 기운을 알려줄 뿐이다. 여기에 동의한다면 틀림없이 당신은 경주의 목련을 제대로 보지 못한 것이다.

벚꽃보다 더 화려한 경주의 목련이 얼마나 화사하게 꽃송이를 터뜨리는지는 불국사에 가보면 알 수 있다. 불국사로 드는 산문 주위는 지금 분홍빛 벚꽃과 버드나무 신록으로 온통 파스텔의 색감이 번져가고 있다. 향기 짙은 봄꽃과 신록이 아찔하다. 그러나 불국사를 통틀어 가장 아름다운 봄꽃은 대웅전 뒤편 무설전의 회랑을 지나 당도하는 관음전에 숨겨져 있다.

경주 대릉원의 봄밤에 만난 풍경. 능과 능의 부드러운 선이 만나는 자리에 심어둔 목련에 꽃이 활짝 피어났다. 야간조명을 받은 만개한 목련 딱 한 그루만으로 봄밤의 그윽함이 꽉 채워진다.

불국사의 관음전은 대웅전보다 더 깊고 높은 자리에 있다. 해마다 봄이면 관음전 주변으로 목련의 꽃 사태가 난다. 거대한 목련들이 군락을 이뤄 꽃을 피우는데, 어른 손바닥보다 큰 탐스러운 꽃들이 가지마다 피어난다. 관음전 담장에 기대 서서 절집을 내려다보면 첩첩이 겹쳐진 불국사의 법당 처마를 배경으로 나무마다 가지가 휘어질듯 피어난 큼지막한 목련이 하늘을 다 가리고 있는 모습을 만날 수 있다. 목련이 이처럼 무리 지어 한꺼번에 피어나는 모습은 일찍이 다른 데서는 보지 못한 풍경이다. 순백의 흰꽃이 무더기로 피어서 마치 절집을 맑은 정신으로 장엄(莊嚴)하고 있는 듯하다.

경주 오릉에 피어나는 목련의 화려함도 그에 못지않다. 경주의 오릉은 신라의 시조인 박혁거세와 알영왕비 그리고 신라왕 셋의 능이 모여 있는 곳. 목련은 오릉의 담장과 박혁거세의 제사를 모시기 위해 지은 숭덕전과 후손들이 기거하는 그 곁의 살림집 주변에 피어난다. 건물 둘레에 심은 목련은 이제 활짝 꽃을 피워서 숭덕전을 아예 꽃구름 속에 가뒀다. 후드득 떨어지기 시작하는 꽃잎들은 아직 상하지 않아 바닥을 온통 희게 물들이고 있다.

목련이 아름답기로는 또 한 곳, 첨성대도 빼놓을 수 없다. 여기 목련은 특히 야간 조명이 켜질 때 가장 아름답다. 조명을 받아 은은하게 떠오르는 첨성대 주위로 순백의 꽃잎이 환하게 빛나는 모습이라니…. 봄밤의 정취 중 으뜸이 ‘밤 벚꽃놀이’라지만, 첨성대 주변의 풍경만 놓고 본다면 ‘밤 목련놀이’도 그에 못지않을 듯하다. 마침 밝은 보름달이 피어나 순백의 꽃잎과 어우러지는 봄밤이라면 더 좋겠다.

# 딱 한 그루 목련이 만드는 봄의 풍경

경주에는 사람들을 불러들이는 딱 한 그루 목련도 있다. 경주를 찾는 이들이라면 누구나 들르는 곳이 대릉원이다. 미추왕릉과 천마총이 있는 대릉원의 곳곳에도 목련이 심어져 있는데, 그중에서도 거대한 두 개의 능이 유려한 곡선으로 만나는 자리에 심어진 아름드리 목련 한 그루는 가히 화룡점정의 아름다움을 뽐낸다. 딱 한 그루의 목련이 빚어내는 건 수묵화의 아름다움이다. 부드러운 선과 공간의 가장 적절한 자리에 딱 한 그루의 목련이 심어졌고, 그 목련이 가장 아름다운 봄날의 초입에 무성한 꽃을 매달고 피어난다. 그 모습이 얼마나 매혹적이던지 해마다 이맘때면 이제나 저제나 개화를 기다려온 전국의 아마추어 사진가들이 대릉원의 목련 한 그루를 보겠다고 경주로 몰려들 정도다. 대릉원의 목련도 첨성대의 목련과 마찬가지로 낮보다 밤이다. 푸른 어둠과 은은한 조명으로 능의 윤곽이 선명하게 살아나는 시간에 만나는 목련은 한 그루만으로도 충분하다. 흔전만전한 꽃잎도, 아찔한 향기도 없이 정갈하게 피어난 목련 한 그루의 존재감만으로 그윽한 봄밤의 정취를 한 폭의 그림으로 불러오는 것이다.

경주 통일전 부근의 정강왕릉에서 만난 진달래.

경주에는 목련이 터널을 이룬 길도 있다. 경주 남산 자락의 경상북도 산림환경연구원. 곳곳에 명소와 신라의 유적이 즐비한 경주에서 관광객의 발길이 미처 닿지 않는 곳이지만, 다른 계절에는 몰라도 봄에는 이곳을 빼놓을 수 없다. 오래 머물며 볼 건 좀 모자라는 듯하지만, 메타세쿼이아 가로수의 신록과 작은 개울을 끼고 가득 피어나는 목련, 살구꽃, 벚꽃들로 마음이 다 환해지는 곳이다. 이즈음 이곳에서 가장 인상적인 것은 연구원 초입의 오솔길에 피어난 ‘산목련 터널’이다. 큼지막한 꽃을 치렁치렁 달고 수형이 넓게 펼쳐지는 일반 목련과는 달리 산목련은 꽃이 잘고 띄엄띄엄하며 나무는 수직으로 높게 자란다. 그다지 긴 길은 아니지만 가지마다 꽃을 피워낸 산목련이 만들어낸 소실점의 터널로 들어가는 기분이 색다르다. 산목련 터널 앞에서 뒤로 돌면 이번에는 살구꽃 터널이다. 얼핏 벚꽃처럼 보이는 연분홍 살구꽃 아래서는 꽃향기를 담뿍 느낄 수 있다.

이쯤에서 솔직히 털어놓자. 경주의 목련은 이번 주말이면 늦다. 주중에 서두른다면 겨우 만날 수 있겠지만, 그래도 절정은 넘긴 뒤다. 꽃 소식이 빨리 당도한 만큼 지는 속도로 빠른 까닭이다. 봄꽃이 며칠 사이에 이렇듯 전국에서 폭죽처럼 터질 줄 누가 알았을까. 지난 주말까지만 해도 경주에서 벚꽃은 ‘아직’이었다. 개화율이 30%나 됐을까. 경주 벚꽃의 절정과 북상 속도를 가늠해 보았지만, 허망하게도 딱 이틀 만에 서울 여의도의 벚꽃이 피기 시작했다. 경주의 목련은 후드득 지고 있다는 소식. 올해 놓쳤다면 경주의 목련꽃 정취는 내년을 기약할 밖에…. 아무튼 남녘으로부터 전해지는 화신의 가슴 두근거림이 없으니 올해의 봄꽃 구경은 영 재미없다.

# 자전거로, 또 도보로 즐기는 벚꽃들

경주의 봄 벚꽃 명성은 익히 알려진 바다. 경주는 도처에 벚꽃이다. 시내에도 유적지에도 오래된 사찰에도 어김없이 화려한 꽃을 매단 벚나무 가로수가 늘어서 있다. 울산에서 경주역으로 이어지는 7번 국도도, 경부고속도로 경주나들목에서 포항 쪽으로 이어지는 길에도, 불국사 너머 석굴암 가는 길에도, 보문단지의 호수 주위에도 온통 벚꽃이 피운 꽃구름으로 가득 차 있다. 흔전만전. 따로 찾아다닐 것도 없이 경주시내 전체가 벚꽃 동산이고 벚꽃 천지다.

경주에 이처럼 벚꽃이 화려하게 피는 건 1971년 경주관광개발 계획을 확정하면서 경주 일원의 도로마다 가로수로 벚나무를 심었기 때문이다. 애초에 10년생 안팎의 벚나무를 심었으니 그때 심어진 벚나무들이 수령 50년의 아름드리로 자라났다. 경주 개발이 끝난 1979년 뒤로도 벚나무는 계속 심어져 경주 주요도로와 사적지의 벚나무만 3만5000여 그루에 달한다. 경주 전역의 벚나무까지 다 합치면 그 숫자는 30만 그루로 늘어난다. 봄이면 도시 전체가 벚꽃에 파묻히는 진해의 35만 그루에 육박하는 숫자다.

발견 당시 모습 그대로인 경주 남산의 열암곡 마애여래입상.

경주의 벚꽃은 아직 늦지 않았다. 올해 경주 벚꽃은 서울 여의도와 거의 동시에 피고 있다. 차이가 난다 해도 고작 하루 이틀이다. 그러니 이번 주 중반을 넘겨서 주말까지, 좀 더 여유 있게 잡으면 내주 초까지가 경주의 가장 화려한 벚꽃을 만나는 절정의 시간이다.

경주 한복판의 대릉원과 첨성대, 월성 일대는 따로 일러주지 않더라도, 경주에 갔다면 누구나 들르는 곳. 이곳에도 벚꽃이 흐드러진다. 봄볕 따스한 낮이면 낮대로, 화려한 벚꽃과 조명이 어우러진 밤이면 밤대로 벚꽃놀이의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는 곳이다. 여기서 살짝 귀띔 한마디. 월성동 주민센터에서 분황사까지 이어지는 천군로를 달리는 즐거움을 빼놓지 말기를…. 이 구간은 차로 달려서는 재미없다. 자전거를 빌려 타고 봄볕 아래 쏟아지는 꽃비를 맞으며 달리기에 제격인 곳이다.

경주에서 벚꽃 좋기로야 호수의 물빛과 화려한 꽃이 어우러지는 보문호 일대가 으뜸. 하지만 벚꽃 필 무렵의 주말이나 휴일이면 일대는 아예 주차장이 되고 만다. 한꺼번에 몰려든 행락객들도 하루 종일 북새통을 이루고 늦은 밤까지도 벚꽃 반 사람 반이다. 이보다 좀 덜 붐비는 곳이 김유신장군묘 인근의 송화산 아래 흥무공원이다. 흥무공원으로 이어지는 서천변의 벚나무 가로수길도 좋지만, 김유신장군묘 주차장에서 흥무로 쪽으로 내려오는 짧은 일방통행 도로도 놓치면 아쉽다. 여기서는 일제히 하늘을 찌를 듯 솟아 있는 여윈 벚나무들을 만날 수 있는데 차를 두고 비처럼 쏟아지는 벚꽃잎 아래로 걸을 수 있다.

# 꼭꼭 숨겨둔 벚꽃의 명소…풍산

봄이면 한꺼번에 몰려드는 관광객들로 온통 북적이는 경주에서 떠들썩한 행락이 아닌 ‘호젓한 벚꽃놀이’가 가능할까. 결론부터 말하자. 가능하다. 경주에는 경주시내의 벚꽃 풍경을 관광객들에게 다 내주고 주민들만 몰래 찾아가는 벚꽃명소가 있다. 경주시내에서 차로 20분 남짓 걸리는 안강읍의 방위산업체 풍산 공장. ‘꽃놀이에 웬 공장이냐’고 반문하겠지만, 경주 일대의 화사한 벚꽃 곁에서 생활하는 주민들이 엄지손가락을 치켜들고 ‘명소 중의 명소’라고 치켜세우는 곳이니 믿어보자.

한옥의 기와와 썩 잘 어울리는 순백의 목련.

풍산은 방위산업체라 평소에는 일반인들의 출입이 엄격히 통제되지만 지난 2002년부터 일대의 벚꽃이 흐드러지는 4월 첫 주에 한해 공장 문을 열고 벚꽃행락객들을 맞아들인다. 올해도 2일부터 13일까지 공장 문을 개방한다. 기대 반 의심 반으로 풍산 공장을 찾아가는 길. 공장으로 들어서는 4차로 진입도로부터 1978년부터 심어 가꿨다는 벚꽃의 화려한 위용에 입이 딱 벌어진다. 공장 안으로 들어서면 벚꽃의 꽃 사태는 점입가경이다. 특히 공장 담벼락과 칠평천 둑 사이의 비포장 흙길 좌우에 펼쳐진 벚꽃의 아름다움은 그야말로 숨이 턱 막힌다. 사원아파트 진입로도 온통 벚꽃 천지다. 벚꽃 만개한 날 이곳에 가보는 건 그야말로 행운이다.

호젓한 벚꽃놀이를 즐기는 또 하나의 방법은 벚꽃의 절정기를 피해 분분히 낙화할 때를 겨눠서 가는 것이다. 벚꽃이 절정으로 치닫는 때를 놓쳤다 해도 실망할 건 없다. 경주에는 시내의 벚꽃이 떨어질 무렵, 뒤늦게 절정의 순간을 맞는 벚꽃 명소가 비밀처럼 숨어 있다.

먼저 덕동호 끝에서 암곡동의 동대봉산 무장사지로 이어지는 벚꽃길. 이쪽은 관광객들에게 알려지지 않아 호젓하기도 하거니와, 경주시내의 벚꽃보다 딱 일주일 정도 늦게 피고 늦게 져 ‘지각 꽃놀이’를 즐기는 데 그만이다. 대릉원 부근의 벚꽃이 분분히 지고 행락객들이 썰물처럼 빠져나가고 난 뒤에야 암곡 일대의 벚꽃은 절정으로 들어선다. 이 길의 벚나무 발치에는 개나리까지 군락을 이루고 있다.

경주수목원에서 통일전으로 올라가는 길도 늦은 벚꽃놀이를 즐길 수 있는 곳이다. 이쪽에서 피는 벚꽃은 경주의 다른 벚꽃과는 좀 다르다. 경주의 벚나무는 대부분 왕벚나무들인데 이쪽의 벚나무는 겹벚나무다. 겹벚나무는 왕벚나무보다 개화가 늦어 벚꽃축제가 막을 내린 뒤에 비로소 핀다. 벚꽃 군락의 규모는 작은 편이지만 겹벚나무는 색이 진하고 채도도 높아 늦은 벚꽃을 즐기기에 적격이다.

# 신라 왕릉과 마애불에서 꽃을 보다

봄날의 경주로 꽃구경을 간다고 꽃만 보고 돌아올 수는 없는 일. 여기에 가볍게 다녀올 수 있는 명소 두 곳을 더 보탠다. 남산 자락의 정강왕릉 그리고 열암곡의 마애여래입상이다. 통일전 인근의 그윽한 솔숲에 있는 정강왕릉은 신라의 50대 왕 정강왕이 묻힌 능으로 전해진다. 헌강왕에 이어 왕위에 오른 정강왕은 신라의 국운이 기울어가는 때 즉위한 데다 고작 1년 만에 여동생 진성여왕에 왕위를 물려주고 세상을 떠났다. 그러니 이렇다 할 업적은커녕 잠겨 있는 이야기도 없지만, 정강릉으로 가는 솔숲의 정취만큼은 빼어나다. 남산 자락은 이즈음 솔숲 아래 선명한 붉은 진달래가 한창이다. 숲길의 길이는 고작 200m가 채 안 될 정도로 짧지만, 진달래와 소나무가 입체적으로 어우러진 호젓한 봄날의 숲길을 산책 삼아 잠깐 거니는 맛이 훌륭하다.

남산의 최고봉인 고위산의 남쪽 자락인 열암곡에는 지난 2007년 인근 석불좌상 주변을 조사하다 우연히 발견한 마애여래입상이 있다. 남산 새갓골 주차장에서 넉넉잡아 30분쯤 산자락을 걸어 오르면 마애여래입상을 만날 수 있다. 암반층에 45도 경사로 엎어진 채 발견된 마애불은 발견 당시의 모습 그대로 관람객들에게 공개되고 있다. 1300여 년 전에 깎아 세웠던 이 불상은 얼마나 오랜 시간 이런 자세로 있었던 것일까. 70t이 넘는 대형 불상을 세울 일이 막막해 문화재청은 엎드린 그대로 비닐 천막을 치고 철망을 통해 불상을 관람할 수 있도록 해놓았다. 철망 틈으로 들여다본 입상의 선명한 눈매와 날선 콧날은 자못 감동적이다. 마치 땅에 키스를 하는 듯한 마애불의 표정은 온화하고 엄숙했다. 경주의 아름다움이 어디 꽃뿐일까. 두 손을 모은 신라 사람들의 간절한 희망을 다 받아주고 1300여 년을 땅속에 묻혀 있었던 불상의 현신도 어쩌면 가장 향기로운 꽃이 아니던가.

한국 박경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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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작성자 : 견이
날자:2014-04-10 06:32:56
목련 얘기를 하니 목련을 쓴 이시환 시인의 시 한 수가 떠올라 옮겨놓습니다. 본문에 금상첨화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목련/이시환

'아니,
왜 이리 소란스러운가?’

커튼을 젖히고
창문을 여니

막 부화하는 새떼가
일제히 햇살 속으로 날아오르고

흔들리는 가지마다
그들의 빈 몸이 내걸려 눈이 부시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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