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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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밝이술
2009년 02월 20일 08시 23분  조회:774  추천:16  작성자: 김동진

우리네 세시풍속에서 오곡밥과 함께 곁들이는 귀밝이술(耳明酒)은 정월 보름날의 지정음식이나 다를바 없다. 보름날 아침에 데우지 않은 술 한잔을 마시면 귀가 밝아지고 년내에 즐거운 소식만 듣는다 하여 술에 약한 사람과 아이들까지도 마시게 하는걸 보면 전통의 뿌리는 인간의 순진하고 아름다운 소망으로 이루어졌음을 알겠다.

그런데 문제는 귀가 먹먹하도록 소음이 많은 세월에 귀밝이술을 마시고 그 많은 잡음을 다 듣는다는것은 오히려 고통이라는거다. 그리고 귀밝이술을 마시여 밝아진 귀로 좋은 소리만 듣는다는것은 아무래도 불가능이다. 황차 들어야 할 소리와 듣지 말아야 할 소리가 마구 뒤엉킨 세상임에랴. 그러니 귀밝이술의 참뜻을 새롭게 정립할 필요가 있지 않을가?

귀밝이술을 마시고 밝아진 귀로 귀담아들어야 할것이 따로 있으니 그중에서도 중요한것은 가진것이 없거나 적은 이웃의 목소리가 아닌가싶다. 자식을 버리고 떠나간 사람들은 소년소녀가장들의 눈물젖은 목소리를 귀담아들어야 하고 사지가 멀쩡한 사람들은 장애인들의 고충을 귀담아들어야 하며 부자들은 빈곤층의 한숨어린 목소리를 귀담아들어야 하고 각급 공직자들은 정부를 믿고 사는 어진 백성들의 소망을 귀담아들어야 할것이다. 적어도 정월 보름날의 술은 이런 내용을 담아 마시면 좋겠다는 말이다.

밝은 눈에 밝은 귀 그리고 열린 가슴으로 세상을 살자는것, 이것이야말로 귀밝이술이 가지는 가장 현실적인 <<제화초복>>(除禍招福)의 참뜻이 아닐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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