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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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4월은 (외 4수)
2023년 08월 11일 17시 11분  조회:159  추천:0  작성자: 김동진

우리의 4월은 

우리의 4월은

잔혹한 4월이 아니다

 

저기 산등성이 바위굽에 빚어올린

연분홍 진달래의 꽃망울을 보아라

여끼눈물이 흐르는 꽃샘바람 속에서

노을빛 해동의 방울을 울리고 있다

 

동면의 깊은 턴넬을 기여나온

산골짝의 실배암 같은 계곡물도

신록의 아가들이 파름히 눈을 뜨는

해빛 고운 시간 속을 달리고 있다

 

이제 우리가 다그쳐야 할 일은

부드럽고 살가운 바람의 손을 잡고

살아서 돌아오는 모든 생명의

예쁜 머리와 얼굴을 쓰다듬는 것

 

빙하를 녹여버린 기적과 함께

봄이 오는 부활과 재생의 길에는

절망이라는 단어와 인연이 없는

한가슴 울렁이는 희망이 있거늘

 

우리의 4월은

영국의 시인 엘리엇이 읊은 것처럼

그렇게 잔혹한 4월이 아니여라

결코 허무와 비탄에 젖은

그런 어두운 회색 4월이 아니라

화창하게 밝고 명랑한

정열과 랑만과 분투의 4월이여라.

 

갔다가 때가 되면

 

처마 밑에 걸어놓은

겨울로인의 수정지팽이가

똘랑똘랑 눈물을 떨구면

앞마당의 눈사람은 슬며시

떠날 차비를 한다

 

계절이 하 수상한데

그냥 죽치고 앉아있는 건

하늘을 웃기는 짓이라고

지나가던 바람이 귀띔하였다

 

그러니 이젠 그만 떠나가야지

손잡고 함께 뛰여놀던

추운 날의 발자국을 데리고

철새처럼 훨훨 날아

머언 곳으로 떠나가야지

 

갔다가 때가 되면 다시 와야지

동천(冬天)의 높은 다락 뛰여내린

그리움의 하얀 날개를 저어

하얗게 하얗게 다시 와야지

하얗게 와 하얀 사람 되여야지.

 

봄빛이 설레입니다

 

해빙의 시내가에 물오른 실버들

버들개지 안고서 속삭입니다

—희망에 살자

—봄빛에 살자

 

연분홍너울이 고운 진달래

산허리에 지펴놓은 모닥불이

뜨거운 소리로 타오릅니다

—정열에 살자요

—봄빛에 살자요

 

아지랑이 머리 드는 들녘에서

땅을 차고 솟구친 종다리 내외도

은방울 굴리며 소리합니다

—젊음에 살자요

—봄빛에 살자요

 

산이 들이 강물이

풀과 꽃과 나무가

다 같이 사랑하는 봄빛

봄빛이 설레입니다

부픈 가슴 벅차오르고

팔뚝에 새 힘이 솟아오릅니다.

 

움트는 광야

 

언 가슴

열어놓고

해쪼임하는 들녘

 

령하의 칼끝에서

상처 입은 시간들이

 

파릇한

새살이 돋아

기적같이 일어난다

 

얼음사슬 끊어내고

해방된 산내들에

 

사무치게 울리는

부활의 종소리여

 

생명은

기발이 되여

광야에 나붓겨라.

 

봄은 역시 봄이더라

 

잎샘바람

꽃샘추위에

여끼가 눈물을 흘린다 해도

봄은 역시 봄이더라

 

저기-

산허리 바위굽 진달래

핑크빛 미소가 어여쁘고

 

저기-

동구 밖 샘물터 개나리

황금빛 미소가 눈부시다

 

꽃샘바람

잎샘추위에

뉘 집 장독이 터졌다 해도

  봄은 역시 봄이더라.

연변일보 2023-06-30 09:2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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