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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피함에 대하여
2017년 05월 31일 09시 00분  조회:1595  추천:13  작성자: 김혁


. 미니칼럼 .

창피함에 대하여

김혁

  단오에 대해 검색하다가 굴원이 떴고 굴원의 생을 따라가다가 “창피”하다는 낱말의 어원을 알게 되였다.

  창피(猖披)에서 창(猖)은 옷을 입고 마무리를 하지 않은 듯 흐트러져 있다는 뜻, 또는 미쳐 날뛴다는 뜻이다. 피(披)는 손으로 옷을 풀어헤치는 모양의 글꼴이다, 

  창피라는 말은 전국시대 초나라의 시인 굴원의 대표시 “리소(離騷)”에서 나온다.
  중국 력사상 폭군을 들자면 하나라 걸왕과 은나라 주왕이 꼽히는데 폭정을 일삼다가 나라를 망치고 궁궐에서 급히 도망쳐나가는 그들의 꼴에  대해 굴원은 이렇게 읊는다.

  “어찌 걸과 주는 옷도 제대로 입지 못하고 허둥대면서 군색한 걸음으로 달아날 지름길만 찾는가(何桀紂之猖披兮 夫唯捷徑以窘步)”

  여기서 "창피”(猖披)라는 말이 나온다. 이렇게 “창피”는 본래 옷매무새가 란잡한 모습을 가리키는 말, 옷이 풀어져 흐트러지면 남 보기에 부끄럽기 마련이다.

  여기까지 쓰고나니 또 한분의 시인이 떠른다.
  역시 부끄러움을 읊조렸던 윤동주 시인이다. "죽는 날 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 없기를"이라는 천고절창을 남긴 윤동주.
  윤동주는 그 암흑의 시대에 자신의 무가내한 모습을 부끄러워했고 부끄러움에 휘청인 필에서 나온 시들에서는 창피와 참회의 눈물이 슴배여 있다. 나약하지만 그 부끄러움에는 선하고 올곧은 마음이 깃들어 있다. 그 부끄러움이 오늘따라 시리도록 아름답다.
  부끄러움이 실종돼버린 요즘 세월, 새삼스레 “창피”의 옷깃을 여미여 본다.

2017년 5월 30일 단오.


 ☞ 김혁 문학블로그: http://blog.naver.com/khk66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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