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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와 그림, 그림과 시
2020년 01월 30일 23시 37분  조회:3509  추천:0  작성자: 죽림

문학비평용어사전

그림시

 

 

그림시에서 시인은 낱말로 그림을 그리는 화가, 즉 말하는 화가이다. 그림이 눈으로 포착된 외부 세계를 묘사하기 때문에 시적 그림화 현상은 단번에 눈으로 감지되는 장면들 즉 일련의 시각적 단위들을 제시해 주어야 한다. 각각의 단위는 바로 그림들의 목록으로 읽혀지게 된다. 작품들은 단번에 눈으로 파악해서 포착되어 질 것 같은 장면들, 말하자면 일련의 시각적 단위들로 나뉘어 지고 그래서 시의 구절들이 회화의 카탈로그 식으로 읽혀진다. 시각적이고 생생한, 세밀한 묘사와 더불어 표현이 풍부한 형상과 형태를 묘사하고 시간과 공간의 특수화 현상이 뚜렷하다.

근본적으로 시의 본질은 언어를 표현매개로 하는 반면 그림은 색을 창조의 수단으로 삼기 때문에 이 둘 사이의 상호 관계는 부적절해 보이지만, 시인과 화가가 눈으로 지각된 외부 세계를 그릴 때 그 둘을 동일한 존재로 간주해 왔다. 시와 그림의 내적 동일화(identificationintime)의 개념은 모방이론에서도 확인된다. 즉 시는 현실의 모방에 있으며, 그림은 인간의 행위, 본질적으로 모방할 수 있는 행위의 모방에 다름 아니다.

아리스토텔레스(Aristoteles)와 호라티우스(Horatius)의 시 이론 이후에 시와 그림 간에 아주 내밀한 관계가 형성되었으며, 이것들이 동일한 예술로 인식되어 응용되어왔다. 17세기의 페늘롱(Fenelon)은 시는 모방이고 그림이고 시인은 곧 화가라고 쓰고 있다.

그림시가 가능하기 위해서 시인에게는 시각의 고유 통찰 능력이 요구된다. 즉 통찰력있는 시선과 실체의 강렬한 관찰력이 필요하게 되는 것이다. 화가가 붓으로 그림을 그리듯이, 시인은 수많은 디테일로 장면들을 시각화해야 한다. 그래서 어떤 시적 장면들이 그림같은 장면들로 구성되게 된다.

특히 17세기 바로크 시인들에게 보통 시의 장면이 사상의 암시나, 하나의 상징, 혹은 세계관의 표현으로 간주되지 않는다. 바로크 시인들은 장면의 심오한 가치 부여보다는 그런 장면의 조형적이고 회화적인 면이 더 민감하다.

만일 시인이 한 장면을 세밀하게 그리려고 한다면 화가가 그 장면의 모든 부분을 동시에 캔버스 위에 제시할 수 있는데 반해, 시인은 반드시 전체의 다양한 부분 부분의 디테일을 늘어놓아야 한다. 즉 시인은 일련의 묘사적 싯구로 제시하는 수밖에 없다. 이와같이 바로크 시인은 시의 전체적인 조망을 이미지와 윤곽을 병렬함으로써 짧고 적은 색의 터치를 더하고 누적시키는 점묘파화가들의 방식으로 묘사한다.

시의 그림화가 바로 시와 그림의 구별을 없애도록 해 주었다. 또 그림시 이론은 더욱 확산되었고 17세기 바로크 시의 이론에도 더욱 영향을 비치게 되었다. 말하자면 17세기 시인들은 시와 그림의 동화를 시도했는데, 이에 대해 르네 웰렉(Rene Wellek)과 오스틴 워렌(AustinWarren)의 시와 그림의 '교신'은 아주 적절한 지적이다.

생-따망(Saint-Amant)은 시와 그림의 내밀의 동화를 시도하면서 이 두 예술의 관계를 같은 부모의 피를 받은 사촌들이라고 규정한 바 있다. 그는 자신의 작품 곳곳에 시적 원칙을 해설하고 주석하는 기준점으로 그림, 혹은 회화 용어를 사용하고 있다. 회화에 대한 정통한 지식과 기법, 그림에 대한 관심과 열정이 바로 그의 시적 글쓰기에 깊이 스며들어있는데, 진정한 시가 대가의 모방에 있는 것이 아니라 독창성에 있다는 그 당시에는 혁명적인 그의 지론은 시와 그림의 비교를 통해서 설파된다.

근본적으로 시인은 직접적인 생동감이나 색깔의 공간성을 제시하는 화가와 동일할 수는 없으나, 장면들을 생생하게 묘사함으로써 화가를 모방하려고 할 수 있다. 회화시는 그림은 아니기 때문에 어디까지나 순수하게 문학적 시도로 머물고 있을 뿐이다. 말하자면 시인은 수사적 기법을 통해서 자기가 재현하고 있는 것의 특수성을 독자들에게 설득시키고자 한다. 생-따망은 자신을 화가로 간주하면서 그는 화가와 같은 역할 즉 오브제를 보면서 스케치할 것을 요구한다. 이런 점에서 화가는 시인보다 그만큼 더 많은 가능성을 가지고 있지만, 시인은 시적 주제에 있어서 더 광범위한 영역을 모방할 수 있다고 생각된다. 시인은 말하는 붓이 가는 뛰어난 필치로 보이지 않은 것, 소리, 생각, 화음, 육체 뿐만 아니라 영혼까지도 그리는 화가인 것이다.

[네이버 지식백과] 그림시 (문학비평용어사전, 한국문학평론가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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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정말 알아야 할 우리 선비

정선의 그림 속에 살아나는 이병연의 시

 

 

이병연의 시, 「소악후월」

이병연의 시, 「소악후월」

이병연의 시가 없으면 정선의 그림이 무색해지고, 반대로 정선의 그림이 아니면 이병연의 시가 빛을 잃었으리라 생각될 만큼 두 사람은 상호 보완적인 관계를 맺었다.

친척 한 사람이 이병연의 집을 방문했다가 서재 가득 쌓아 놓은 중국 서적을 보고, 어떻게 이 많은 서적을 수집할 수 있었느냐고 묻자 그는 서슴지 않고 대답했다.

“내 친구 정선의 그림이 중국에서 인기가 있어 고가로 팔린다. 나는 어려서부터 그와 친구 사이로 많은 그림을 얻었다. 사행으로 중국에 가는 사람에게, 정선의 그림을 팔아서 책을 사 오라 했다. 그렇게 모은 책들이다.”

정선의 그림이 중국에서 고가로 거래되었다는 사실과, 이병연이 정선의 그림을 많이 소장하였다는 사실을 잘 설명하는 일화이다.

정선, 「소악후월(小岳候月)」

정선, 「소악후월(小岳候月)」1740~41년, 비단에 채색, 23.0×29.2cm, 간송미술관 소장.

이들 두 사람은 비록 표현 매체가 시와 그림으로 달랐으나 ‘시와 그림을 서로 바꾸어 보자’는 약속 아래 서로의 작품을 비평, 격려, 추만()하여 조선 예술사상 가장 화려한 꽃을 피워 냈다. 시와 그림을 바꾸어 보자는 뜻을 형상화한 시화상간화()를 진경산수가 아니라 이념산수로 표현한 사실도 재미있다.

시냇가 풀밭 노송 아래 두 노인이 시축과 그림을 놓고 비교하며 담론하는 한유()의 모습을 그린 그림에 다음과 같은 이병연의 화제()가 실려 있다.

나와 겸재는 시가 가면 그림이 오도록 왕복을 기약하여 내 시와 그대의 그림을 서로 바꾸어 보자 하였다. 시와 그림의 경중을 어찌 값으로 따지겠는가. 시는 가슴에서 나오고 그림은 손을 휘둘러서 이루어지니, 누가 쉽고 누가 어려운지 모르겠더라.

정선, 「시화상간(詩畵相看)」

정선, 「시화상간(詩畵相看)」1740~41년, 비단에 채색, 29.0×26.4cm, 간송미술관 소장.

이처럼 이병연의 시풍은 평지에서 돌출한 것이 아니라 평생의 지기이며 당대 진경산수화의 대가인 겸재 정선의 예술 경향과 연관이 있다. 또한 당시에 고조되었던 문원()의 대세를 반영했다고 보아야 하며 스승인 김창흡으로 소급해 보아야 한다. 김창흡은 형 농암 김창협( )과 함께 문명을 날렸는데, 노론학파가 18세기 초에 와서 호론과 낙론으로 나뉘는 분기점에서 낙론의 핵심 인물이 된 학자이다.

18세기 후반 정조는 이들 형제의 시문()을 이렇게 평했다.
“농암 김창협의 시문은 우아하며 깨끗하고, 삼연 김창흡의 시문은 맑고 고담()하다. 김창흡은 부귀한 가문의 자제로 초야에서 종신()하였으니, 그 형제의 시도 그러하다.”

형 김창협의 시문이 우아하고 깨끗한 데 비하여 동생 김창흡의 시문은 맑고 고담하다는 평은 형제의 시문을 비교적 객관적으로 평가한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정조의 평가는 결코 긍정적인 것이 아니었다. 조선의 문체가 식암 김석주( , 1634~1684년)와 농암 김창협에 이르러 일변했고, 조선의 문폐()1)가 여기서부터 유래했다고 지적한 것이다.

“우리나라의 문체는 김석주와 김창협에 이르러 일변하여 한 세상을 풍미하니 모두 이를 좇았다. 대개 전 시대 사람을 능가한 듯싶지만 원기()는 아득하여 부진하였다. 문폐가 이에서 점차 생겨났다.”

이것은 무슨 의미일까. 학문이나 학식이 부족한 사람들이 두 사람의 문체만을 모방함으로써 생겨난 부작용을 지적한 것이다. 정조는 즉위 초부터 문체가 정치의 흐름을 반영한다는 발상을 하고, 문풍복고()의 기치로서 문체반정() 운동을 일으켰다. 이는 문화 정책을 탕평책의 일환으로 추진한 것으로서, 노론 벽파 계열의 인재를 포섭하기 위한 공작이었다. 김석주나 김창협의 문체가 비판 대상이 된 것은 정조가 표방하는 고문(), 즉 순정문()의 문체에 위배되었기 때문이다. 고문의 문체에 위배된다는 것은 조선적 색채가 강한 문체를 구사했다는 뜻이 되는 것이니, 두드러진 조선풍을 지적한 것이었다. 이를 테면 속담, 속어, 조선의 제도, 지명, 관명 등 문물 제도가 시어로 구사 되는 문풍을 비판한 것이다.

[네이버 지식백과] 정선의 그림 속에 살아나는 이병연의 시 (우리가 정말 알아야 할 우리 선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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