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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 인도의 나무잎 쓸기
2023년 06월 14일 15시 35분  조회:165  추천:0  작성자: 리광학
 
 
인도의 나무잎 쓸기
리광학
오늘도 아파트 소구역의 출입구를 벗어나 손주놈을 데리러 유치원으로 가는 인도에 들어섰다. 조금 쌀쌀한 마가을이 여서일가? 뿌연 하늘 아래 살랑이는 바람결에 오동나무잎들이 쉴새없이 한들한들 춤을 추다 인도에 살며시 내려앉는다. 조금지나 인행도 여기저기에 누런 나무잎들이 지저분하게 널부러져 버린다.
이때 노란 수건을 머리에 꼭 쓰고 마스크를 건 환경 미화원이 긴 비자루를 좌우로 휘드르며 떨어진 나무잎들을 쓸어 모은다. 온 여름 푸르름을 자랑하다 가을을 맞아 누렇게 변하고 오그라지고 가벼워진 나무잎은 아직도 무슨 에너지가 남아 있는지 비자루의 끝에서 요리조리 날리며 장난을 치다 결국 환경미화원의 의지대로 한곳에 모여 진다. 그리곤 환경미화원이 준비한 커다란 비닐주머니에 곱다란이 무더기로 채워진다.
환경미화원은 부지런히 인도의 앞만보고 발볌발볌 나아 가며 나무잎을 쓸어 모은다. 아이로니한 것은 환경미화원이 쓸고 지나 같던 인도의 뒤로는 또 얄미운 나무잎들이 바람에 실려 떨어지며 인도를 어지럽힌다. 하지만 환경미화원은 뒤를 돌아보지 않고 묵묵히 나무 잎들만 쓸고 모으며 오로지 앞으로만 나아 간다. 떨어진 나무잎을 그대로 버려두고 앞으로 만 나아가는 환경미화원의 마음도 홀가분하지 않겠건만 그런 대로 앞으로만 나아 간다.
가령 환경미화원이 뒤를 지나칠 수 없어 등 뒤의 떨어 지는 나무잎을 남김없이 쓸려고 수시로 돌아서기를 한다면 하루의 일과가 끝을 보지 못할 것은 뻔한 일이다. 수시로 떨어지는 나무잎을 다 쓸고 지난다는 것은 어림도 없는 일이다. 그래서 환경미화원은 지나온 곳은 련련하지 않고 앞만 보고 나아 간다.
환경미화원의 등 뒤에 서서 나무잎 쓸기를 하는 뒤 모습을 지켜보다 문뜩 요즘 결단를 내리지 못하고 있는 고민거리가 생각났다. 안해와 나는 청도에 살고 있는 딸애의 집에 와 황혼육아로3년세월을 흘러보내고 보내고 있다. 기간 시간이 지나며 우린 심신이 어느 정도 지칠때로 지쳐가고 있었다. 더구나 코로나19로 인한 복잡하고 다사한 일들이 수시로 반복되면서 스트레스를 받으니 삶이 평온 할 수가 없었다. 딸애의 집에 온 후 끼니를 마련하고 집안청소를 하는 것은 우리가 도맡아하다보니 딸과 사위는 맘 놓고 바깥 일을할 수 있었다. 시간이 길어 지니 딸과 사위는 아예 집안 일은 손을 대려고도 하지 않는다. 
손주놈은 매일매일 무럭무럭 커갔다. 애가 유치원에 다니며 말귀를 알아 듣고 재잘재잘 말을 하게 되니 의사 소통이 활발하게 진행되였다. 미운 세살이라고 손주놈은 전에 비해 장난기가 많아졌고 혹간 아찔하게 위험한 행동을 반복하며 우리를 힘들게 한다. 애를 보살피고 챙기는 것이 예전 같지 않다. 이제는 매일 커가는 손주놈과 매일 늙어 가는 우리들 사이의 반비례 현상은 날이 갈수록 뚜렸해져만 갔다.
이렇게 기약 없이 황혼육아를 계속  견지해야만 하는가? 헌데 사람이 마음이란 참, 요상스럽다. 힘들고 지칠 때는 당장 일을 때려치우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는데 정작 용단을 내리고 그만 두자니 자꾸만 애들 뒤근심이 앞서고 기간 정이 들대로 든 손주가 눈앞에 얼른거리며 여린 마음을 파고 들어 굳혀진 마음을 바꾸게 된다. 그렇게 반복된 고민을 거듭하며 하루하루 시간은 속절없이 지나가고 있었다.
오늘 마침 환경미화원의 인도 나무잎 쓸기를 보면서 고민 거리를 어떻게 풀가를 깨달았다. 지금까지 우리 부부는 황경미화원처럼 앞만보고 인도 나무잎 쓸기를 한것이 아니라 이미 쓸고 지난 뒤를 련련하며 마음을 다잡지 못한 것 같다.
이제 마음을 단단히 먹고 마무리를 할 때가 된 것 같다. 그러지 않으면 황혼육아가 언제 끝을 볼지 모르겠다. 랭정하게 생각해보니 이젠 손주놈이 유치원으로 다니고 있으니 복잡하고 힘든 고비를 넘긴 것 같다. 이럴때 애들에게 하루빨리 홀로 서기를 시켜 자립하게 하는게 애들에도 도움이 되고 우리도 좋을 것 같다.
오늘 저녁에는 애들을 앉혀 놓고 환경미화원처럼 ‘인도 나무잎 쓸기’를 해야 겠다. 마음을 굳히니 유치원으로 가는 발걸음도 한결 홀가분해 진다.
 
 
2023년 청년생활6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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