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동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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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께
2015년 08월 16일 06시 05분  조회:1192  추천:0  작성자: 허동식
피가 흐르는 몸뚱이와
이야기를 키워주시여서 고마웠습니다
개울에도 하천에도 바다에도
하늘과 계절이 그림자를 이끌어서
앞서거나 뒤서거니 가고
시간속에는 공간이 솟아오르고
공간속에는 시간이 빛발치고
그러다가 아주 모르게
가는 길에 우두커니 서서
우러르는 자세를 지니게 되였습니다
북방의 산야를 내닫는 바람처럼
피가 육신의 바깥을 흐르는 풍경을 소망합니다
피가 흐름을 잠간 멈추는
질식의 순간은 무엇일가요
별빛이 랑자한 황야에서
곧은 추위를 떨어내며
그림자를 잃은 사람들이
육신을 벗는 소리를 만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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