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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변거지
2014년 09월 01일 06시 47분  조회:698  추천:2  작성자: 비전

수필


연변거지

장학규


정신 없이 몇시간 줄창 일하고나면 머리가 뗑해지는 경우가 많다. 나의 경험에 의하면 그럴 때 가장 좋은 스트레스 해소 방법은 영화를 보는 것이다.
물론 나는 한국영화를 비교적 선호하는 편이다. 굳이 같은 내 민족이 만들어낸 영화여서 정서적으로나 문화적으로 통하는 이유도 있지만 그것보다 난 한국연예인들의 헌신적인 정신에 감복하는 사람이다. 의사 배역이라면 사전에 병원에 가서 몇달동안 실습한다는 뉴스 정도는 모두들 알고 있을 것이다. 실제로 영화에서 보면 배우들의 연기가 정말 거짓없이 그대로 진실감을 주고 있다. 돌바닥에 엎어져도 치사한 중국인간들처럼 첫눈에 들통나게 애고대고 흉내만 내는 것이 아니라 아예 무릎이 벗겨져나갈 것처럼 그대로 콱 엎어져서 입은 세도 마음은 어진 나같은 순진한 관중들을 많이 울린다. 그래서 항상 한국 영화는 우선 세부부터 믿음성을 준다는 인상이다.
그렇지만 출중한 배우와 뛰어난 기술력 및 선진적인 몬타쥬수단에 반하여 내용은 언제나 좀은 이상하다는 느낌을 자주 받게 된다. 특히 중국 동포에 관한 이야기는 더욱 그렇다.
방금전에도 그렇고 그런 경우에 그렇고 그렇게  '신세계'라는 한국 영화를 보게 되었다. 일단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력에 힘입어 깡패세계의 비정과 잔혹성이 잘 표현되었기에 높은 점수를 주어야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분이 찝찝한 것은 역시 영화에서 나오는  왜곡된 우리의 군상때문이다. 느닷없이 '짱개'가 운운되는 것도 웃기고 특히 '연변거지'의 등장은 완전히 코미디 수준이다.
욕설이 난무하는 장면, 아무런 여과도 없이 타국인 또는 타민족을 비하하는 무례함, 동방예의지국이란 동네에서 어떻게 공공연하게 저럴 수 있는지 그저 경악할 뿐이다. 중국인들이 영화는 초등처럼 찍어도 "꼬리방즈"운운은 별로 하지 않는다.
'연변거지'들은 옷차림부터 코미디다. 그리고 세상 구경을 못해본 우물안 개구리처럼 두리번두리번거리는게 역시 개그수준이다.
영화는 영화로만 보자 이러는 사람들이 많다. 하긴 그렇긴 하다. 재미로 한번 슬쩍 웃고 지나치면 역시 무난하다.
그렇지만 희극을 만들더라도 생활에 기반해야 하는게 상식 아닌가?
아직도 한국인들은 조선족을 시대에 뒤떨어진 '원시인'처럼 알고 있다. 세계 5대주 4대양을 휩쓸면서 중국내 가장 형세변화에 민감한 민족으로 알려진 조선족을 아직도 정글속에서 돌조각에 의지해 살아가는 야만인으로 치부하고 있다. 거의 한심한 수준에 머물러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어쩌면 조선족 자체의 문제가 더 큰 거 같다. '연변' 나아가서 '연변인간'을 만들어낸게 바로 조선족 자신들이니까.
지금도 항간에서 '연변사람'하면 스케일이 작고 쪼잔하며,  둘변이 없이 고집이 세고 이익을 위해서는 쉽게 배반하며, 촌티나고 보수적이라는 부정적인 이미지가 강하다.  그런데 이런 인상은 어떤 부류에 얹어놓아도 모두 통한다. 한족들은 안 그런가? 한국인들은 또 안 그런가? 미국인도 일본인도 그렇고 그렇긴 마찬가지이다. 꼭은 어느 한 부류에 그런 묵직한 모자를 들씌워 놓는 것은 솔직히 행패에 다름 아니다.
나의 경상도 친구는 나를 만날 때마다 '연변말투'를 고치라고 야단이다. 마치 연변말투는 촌티나고 한국말 하면 글로벌화되는 것처럼. 굳이 이것도 고집이라면 고집이 맞겠지만 ...그러나 나는 연변사람이 아니다. 그러니까 우리도 고집스럽긴 마찬가지란 얘기가 아닐까.
한국말 얘기가 나왔으니 말이지만 한때 강남에서 여행사 다닐 때 하루아침에 한국말을 배워서 소화하는 사람은 대개 연변출신들이었다. 그만큼 머리 회전이 빠르다는 말이다. 
지금도 우리 마누라는 사투리말을 고치지 못한다. 좀 연변여자들처럼 한국말 제대로 번지라고 충고주면 대뜸 요사스럽다고 한다. 이럴 때는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가 된다. 
청도거리 나가서 단순 옷차림만 보면 한국인 조선족을 구별해내기 어렵다.오히려 한국사람들이 더 촌스러워보이는 경우도 있다. 역시 30여 년 개혁개방에 조선족들이 많이 컸다는 반증이다. 
이제는 편견을 버렸으면 좋겠다. 세계가 한동네로 좁아지는 요즘 같은 세월에 이렇게 저렇게 쪽을 나누는 행실은 현명하지 못하다. 특히 자기 턱밑까지 쫓아오는 사람을 거지취급하는 건 자기가 앞서가기를 포기했다는 증명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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