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를 부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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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둥이 생각
2014년 02월 08일 11시 35분  조회:1889  추천:0  작성자: 라라

 흰둥이 생각



손을 내밀면 연하고 보드라운 혀로 손등이며 볼을 쓰윽, 쓱 핥아주며 간지럼을 태우던 흰둥이.
보신탕감으로 내다 팔아야겠다고, 어머니가 앓아누우신 아버지의 약봉지를 세던 밤.

나는 아무도 모
르게 몰래 대문을 열고 나가 흰둥이의 목에 걸린 쇠줄을 풀어주고 말았다.

어서 도망가라, 멀리 멀리, 자꾸 뒤돌아보는 녀석을 향해 돌팔매질을 하며 아버지의 약값 때문에 밤새 가슴이 무거웠다.

다음날 아침 멀리 달아났으리라 믿었던 흰둥이가 아무일도 없었다는 듯이 돌아와서
그날 따라 푸짐하게 나온 밥그릇을 바닥까지 달디달게 핥고 있는 걸 보았을 때,
어린 나는 그예 꾹 참고 있던 울음보를 터뜨리고 말았는데


흰둥이는 그런 나를 다만 젖은 눈빛으로 핥아주는 것이었다.
개장수의 오토바이에 끌려가면서 쓰
윽, 쓱 혀보다 더 축축히 젖은 눈빛으로 핥아주고만 있는 것이었다.


/손텍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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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 1 ]

1   작성자 : 흰둥이를읽고
날자:2014-03-13 19:47:58
한낱 수수한 시 한 수가 날 이렇게 울릴 줄 이야. 애견인이 아니더라도 어쩐지 애련한 옛 향수를 자아내는 좋은 시였습니다. 연변 시인들도 이런 좋은 시들을 써야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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