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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폭며느리 1부 (2)
2015년3월30일 07시49분    조회:2987    추천:0    작성자: 열하나
늦은 밤, 생물시계로 인해 재석은 좀처럼 잠이 오지 않아 누워서 뒤치적 거리는데 옆방에서 울향의 앓음 소리가 간간히 들려온다.

저리가! 저리가! 아~!

재석은 근심스러워 자리에서 일어나 울향의 방으로 향한다.

울향이 식은 땀을 흘리면서 한창 잠꼬대를 한다.

“오빠, 어디 있는거야? 흑흑... 흑... 나 무서워. 흑흑. 미안해요. 미안하다구요. ...... 오지마, 제발 저리가!”

이에 재석이 다가가서 조심히 땀벌창이 된 울향을 흔들어 깨운다.

“울향아, 왜 그래? 눈 떠봐.”

“오빠?”

비몽사몽인 울향이 재석을 보자 눈물이 글썽해서 재석에게 매달린다.

재석은 꿈에서 깨여난 울향을 일으켜 앉힌다.

“설마 너 지금도 계속 악몽에 시달리는거니?”

재석은 근심스럽게 울향을 보자 그제야 완전히 잠에서 깬 울향이 안심하라는듯 미소를 지어보이며 말한다.

“이젠 많이 나아졌어. 오빠가 돌아오니깐 너무 기뻐서 아까 자기전에 수면제 먹는걸 깜빡 했어. 나 약 먹고 다시 잘테니깐 오빠도 걱정말고 돌아가 자. 래일 첫날이니깐 일찍 출근해야 되잖아.”

“괜찮아. 내가 옆에서 재워줄게. 수면제 자주 먹으면 안 좋아.”

“안그래도 되는데.”

“어서 누워.”

“그럼 내가 잠들면 돌아가서 편히 자.”

재석은 알았다는뜻 고개를 끄덕이고는 눈을 감고 잠을 청하는 울향에게 이블을 높게 덮혀주고는 재석, 허리 굽혀 이마에 살포시 키스를 해준다.

울향의 입가에는 미소가 살짝 스친다.

한참후, 침대옆에서 졸음에 끄덕이던 재석이 또 한번 튜립의 신음소리에 정신을 차린다.

“울향아, 괜찮아. 나 여기 있어.”

재석의 다독임에 울향이 조금씩 평온해 진다.

이렇게 잠들어가는 울향의 모습에 재석은 너무도 안쓰러워 울향의 손을 꼭 잡아준다.

(나없는 동안 매일 밤 이렇게 보내 왔던거야? 미안해. 오빠가 되여서 지켜주지도 못하고 널 살려줬다는 이유로 늘 힘든 상황과 위험에 처하게 만들어 버렸으니. 조금만 기다려. 내가 더는 니 손에 피를 안 묻히게 만들거니깐.)

자신이 없는 동안 사내들 사이에서 피를 묻히고 싸워가는 울향의 모습이 안 봐도 눈에 훤히 나타나니 말이다.

휴~!

고생했다, 내 동생…….



다음 날 아침, 부인이 아들과 딸을 깨우러 2층에 올라오니 재석의 방문은 활짝 열려있고 방은 비여있었다.

부인이 울향의 방에 이르자 비스듬이 열린 방문으로 울향이 침대에서 자고 재석은 울향의 침대 옆 바닥에 누워 자는것을 보게된다.

부인은 한숨을 쉬고는 조용히 돌아져 내려간다.

김사장이 출근 준비를 마치고 밥상에 다가 앉으면서 마침 2층에서 내려오는 부인을 보고 물어본다.

“애들은 아직 안 일어났어?”

“좀 더 자게 놔두세요.”

“왜? 그 자식이 출근하기 싫대?”

“당신이 먼저 드시고 출발하세요. 재석은 내가 늦지 않게 회사로 보낼게요.”

김사장의 아침을 챙기던 부인이 조심스럽게 마음속에 오래 두었던 말을 해본다.

“여보, 우리 울향을 류학이라도 보내면 안돼요?”

“아침부터 왼 뜬금 없는 소리야. 울향이가 자네한테 뭐라고 해?”

김사장의 높아진 언성과 어두워진 기색에 부인은 인차 생각을 접는다.

“아니예요, 제가 그저 해본 소리예요.”

부인의 추춤거리는 태도에 김사장은 뭔가를 생각하며 밥을 꿀꺽 넘긴다.

이때 재석이 넥타이를 매며 밥상에 다가와 앉는다.

“안여사, 나 밥줘요.”

“왜 벌써 내려왔어. 조금만 더 잘거지.”

“어차피 누구 호통소리에 자지도 못할건데요.”

“울향은?”

“더 자라고 했어요.”

옆에서 밥을 먹던 김사장이 모자의 대화에 끼여든다.

“락하산 태울 생각은 추호도 없으니 단단히 가오해.”

“안그래도 제 힘으로 제게 당연한 자라까지 올라 갈 겁니다.”

“그래? 그럼 어디 오늘부터 회사 밑바닥부터 뛰여봐.”

호통부터 앞서는 김사장이다.

김사장의 목소리가 집안에서 쩌렁쩌렁 울려퍼지자 재석에게 포크를 건네주던 부인이 나서서 제지한다.

“아침부터 왜또 이러세요. 아들과 같이 출근길에 오르기를 그토록 바랜 양반이.”

“어~흠!”

그제야 김사장은 시치미라도 떼듯 마른 기침을 굵게 짓는다.



부인은 남편과 아들을 떠나보내고 울향의 방에 들어가 딸이 자는 모습을 지켜본다.

울향이 눈을 뜨자 부인이 이불을 높게 덮어주며 말한다.

“더 자.”

“안 잤어요. 일어나기 싫어서 그냥 누워있었던건데.”

“그럼 더 누워있어.”

“그럼 안 되죠. 학교 갈 시간이예요. 오빠는요?”

울향이 자리에서 느긋하게 일어나 책상에 다가가 준비물을 정리하기 시작한다.

“방금 챙겨서 너희들 아빠하고 같이 출근했어.”

“근데 엄마는 왜 나한테 학교에 안가는가고 물어 안봐요? 다른 집 엄마들처럼 잔소리 안하고...”

“내 딸이 알아서 척척 잘 하니깐.”

“그런가? 히히.”

부인은 아주 흐뭇한 표정으로 책가방을 정리하는 울향의 뒤 모습을 지켜본다.



비서실장이 김사장의 호출을 받고 사장실에 들어선다.

김사장은 사장실에 들어서는 비서실장을 향해 버젓이 소파에 기대고 앉아있는 재석을 가리키며 말한다.

“조실장, 오늘 아침 엄무 보고는 나중에 하고 먼저 저 자식 밑층 어딘가에 배치해버려.”

“도련님을 일반 사원으로 말입니까?”

김사장의 이런 지시에 몹시 놀란 비서실장이다.

“그까지 유학경력 초짜를 버젓이 관리층에 앉힐수는 없잖아. 나중에 다 경험이 될거야.”

“근심 마세요. 얼마 안돼서 관리층 회의실에 마주칠거니깐.”

“그래. 내가 두고 보마. 니 그릇이 어디까지 인지.”

김사장의 말에 약이 오른 재석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서자 비서실장이 다가서며 말을 붙힌다.

“도련님, 마케팅실은 어떻습니까? 회사엄무를 빨리 장악하는데는 거기가 제일 낳을겁니다.”

“지금 보안팀 팀장은 누구죠?”

듣고있던 김사장의 언성이 더욱 높아진다.

“보안팀장은 왜? 또 쓸데없이 헛짓거리를 하려거든 다음에는 아예 아프리카로 보내주지.”

그리고는 비서실장을 향해 당부하듯 지시한다.

“조실장, 저 자식 보안팀 접근 금지시켜. 그리고 일거일동 주시해서 보고해.”

“지금 사람 대놓고 감시하자는 거예요?”

이에 재석이 주먹을 불끈 쥐며 다가오자 김사장은 손에 들고 있던 문서를 책상에 던지며 일어서서 마주한다.

“그러면 어쩔건데?”

부자의 기운에 화약 냄새가 가득하자 비서실장이 다거서며 말린다.

“자자. 도련님, 나갑시다.”

김사장의 권세는 계속된다.

“나가서 일이나 잘해. 내 얼굴에 먹칠하지 말고.”

재석은 어이없는 표정을 지으며 비서실장에 이끌려 밖으로 나간다.

울향이만 아니였으면 진짜 확!



저녁식사를 마친후 재석과 울향은 1층 베란다에서 여유로운 체커(서양장기)를 두면서 웃음이 그칠줄 모르고 부인은 거실의 소파에 앉아 아들 딸의 웃음 소리를 동반하며 소설책을 읽으면서 남편이 오기를 기다린다.

김사장이 들어오자 부인은 자리에서 일어나 마중한다.

“재석의 첫 퇴근길에 둘이 같이 귀가하는줄로 생각했는데…. 약주 드셨어요?”

다가서며 김사장에게서 모자와 외트를 넘겨받던 부인이 묘하게 술냄새를 맡아낸다.

김사장은 술자리로 하여 좋은 성사가 이루어진듯 웃음을 지으며 말한다.

“허허. 나도 그랬으면 좋으련만 그렇게 됬네. 글쎄 황회장네 우리한테 혼담을 하지 뭐야. 허허허. 래일 점심, 잘 준비해서 울향이 데리고 나오.”

“네?”

부인이 김사장의 갑작스런 소리에 놀라서 되 묻는다.

김사장이 들어오는 문소리에 장기를 그만두고 아버지를 반겨주려던 재석과 울향이 거실에 나오면서 부인과 말하는 소리를 듣고 눈이 휘둥그래 진다.

“무슨소리예요?”

재석이 김사장을 향하여 물어본다.

“너희들도 집에 있었구나. 래일 황회장네하고 자리를 마련했으니 다들 시간내.”

재석은 황회장이라는 말에 더 한번 놀란다.

“황회장이라면 세기집단<世纪集团>을 말하는가요? 그집 아들 제가 출국하기 전부터 유명한 바람둥이로 이름 난 자식이예요.”

“시끄러워. 이미 결정한 일이야. 여자문제로 치면 너도 그 놈 못지 않잖아.”

김사장은 의아해 하는 가족을 제치고 터벅터벅 안방으로 걸어간다.

부인이 자초지종을 물으려 뒤 따라 들어간다.

“여보?”

초조해하는 부인을 보며 김사장은 한숨을 들이킨다.

“묻지마. 이번에도 그냥 믿어만 줘.”

“그래도 이건… 울향의 일생이 달린 문제예요.”

“나로서는 최선의 방법이요. 당신은 내가 울향을 사랑하는것만 믿어주면 돼.”

근심어린 부인의 표정에 김사장은 말을 아낀다.



한편 거실에서는 김사장의 아닌 밤중에 홍두깨같은 소리에 울향은 이미 그자리에 굳어져버린지 오래다.

이제 겨우 20살, 한창 하고 싶은 일들이 무지 많을 때이고 간신히 아버지께 인정받았다 싶어 계획을 잔뜩 세워두어서 해야 할 일들도 많다. 근데 지금 와서 맞선이라니? 게다가 아직 지켜가야 할 중요한 약속도 있는데 말이다.

울향이 재석을 향하여 입을 무겁게 연다.

“오빠, 나 이제 어떡해야돼?”

“걱정마, 이젠 내가 너의 곁에 있으니깐. 이제부턴 오빠만 믿어.”

재석이 자신있게 말하고는 절망어린 울향을 품에 안고 다독여준다.



SJ호텔 VIP전용구역(专区)의 레스토랑.

김사장 내외는 이미 먼저 도착해서 앉아있는다.

“당신이 믿어라고 해서 이번에서 말없이 따라보는데 잘 모르겠어요. 잘한 일인지 못한 일인지도?”

“모르면 가만히 있어. 세기그룹이 어떤 집안인지 알기나 해? 이 호텔뿐만 아니라 우리 나라에서 이름있다는 호텔 절반은 거의 그집거야. 게다가 홰외에도 잘 나가는 호텔이 몇군데 있을거야. 그리고 건설업과 유통업에도 손이 뻗어있을걸.”

“그리 어마어마한 집안일수록 문턱이 높은 법인데 과연 우리 울향한테 괜찮을 자리일가요?”

부인의 근심어린 소리에 김사장의 언성이 또 격해지기 시작한다.

“그럼 이쪽 바닥에서 잘나가는 조폭두목에게 엮여줘봐? 이따 쓸데없이 나서지 말고 잠자코 있어.”

높아진 김사장의 언성에 부인은 기가 죽어져 머리를 숙으리고 물잔을 들이킨다.

“근데 울향은 왜 아직도 안와. 어떤 자리인데 미리 나오라고 그렇게 타일렀건만. 이럴줄 알았으면 학교수업이고 뭐고 때려치워라고 할걸 그랬어.”

“당신이 사람까지 붙혔는데 제시간에 맞춰 오겠죠. 그리 어마어마한 집안에 들어가면 가방끈까지 짧다는 소리까지 들으서는 안되죠. 요즘은 대학문턱은 기본이라는데...”

“지금 당신이 대학졸업생이라고 내앞에서 유세하는거야. 어차피 대학 졸업도 돈벌어 먹고 살자는 노릇아닌가.”

이때 인자하면서도 패기가 넘치는 한 중년 남자와 아름답고 우아와 도도함을 겸비한 부인이 김사장내외에게로 다가온다.

이에 김사장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깍뜻이 반긴다.

“황회장님,어서오세요.”

“어이구, 우리가 그만 늦었구만.”

“아닙니다. 우리가 너무 서둘었습니다. 회장사모님께서도 오셨네요. 저희들 영광입니다.”

김사장의 태도에 안여사도 자리에서 일어나 정중하게 맞이한다. 그러자 김사장이 나서서 공손하게 자기 부인을 황회장 내외를 향해 소개한다.

“인사드려. 이분은 황회장이고 이분은 회장사모님이셔. 이쪽의 저의 집사람입니다.”

“안녕하세요?”

“반갑소이다.”

“반가워요. 자, 우리 모두 편하게 앉아서 천천히 나눕시다. 근데...”

황부인의 누군가를 찾는듯한 시선이 김부인과 마주친다.

“오늘 학교에 오전 수업이 있다더니 근처 메이크샵까지 들렀다 오는 모양입니다. 금방 올겁니다. ”

부인의 말에 김사장이 급히 잇는다.

“죄송합니다. 못난 자식 조금 더 이뻐 보이게 하려고 시간만 지체합니다.”

“그럴리가요. 여사님만 보아도 따님은 미인이겠는데요. 호호.”

“과찮이십니다.”

이렇게 두집안은 서로 인사를 맞히고 자리에 앉아서 담화를 주고 받는다.

그가운데서 황부인은 능란한 외교수단을 발휘하듯 이런 자리가 부자연스러운 안여사를 향해 능란하게 공통취미를 알아내며 편안한 대화로 분위기를 이끌어간다.

“부인께서 음식솜시가 대단하고 들었어요. 제가 요즘 료리에 흥취를 많이 느끼고 있는데 저에게 한수 가르쳐주세요.”

“과찮은 말씀입니다. 큰 상에는 못 오릅니다.”

황부인의 칭찬에 안여사은 어쩔바를 몰라하자 황부인은 편안한 미소로 친근감을 끌어낸다.

이때 황회장도 김사장부부를 번갈아 보며 말을 잇는다.

“곧 사둔이 되겠는데 말씀을 놓으시죠.”

이에 김사장은 황공한 기색을 하며 말한다.

“아닙니다. 우리로선 너무나 과분한 자리이지요.”

황회장은 어려워하는 김사장을 보며 먼저 말을 놓는다.

“김사장, 별 말이네. 오히려 자네 집과 맺는것이 우리 아들놈의 복이라고 봐야지. 하하.”

김사장은 황회장의 비위를 맞추듯 너털웃음을 지어보인다.

“허허.”

이렇게 두 집안은 서로 이야기를 주고 받으면서 차잔을 비여가기 시작한다.



모두가 만나기로 한 약속한 시간은 이미 지났는데 오늘 모임의 중요한 두 인물이 아직도 나타나지 않는다. 분위기는 어느새 한층한층 낮아져 침묵과 어색으로 흐르고 있자 황부인이 말을 꺼낸다.

“참 이상하네? 시간 하나만은 잘 지키는 아이인데. 왜 안 오지?”

김사장도 이때다 싶어 황부인의 말을 이어 받으며 자기 딸애의 지각에 변명을 한다.

“차가 많이 막히는가 봅니다. 우리 집 애도 길에서 지체하는군요. 허허.”

이때 김사장의 핸드폰이 진동한다.

김사장은 나감한 표정을 지으며 황회장을 향해 양해를 구한다.

“실례하지만 전화를 해야겠습니다.”

전화를 받던 김사장의 표정이 점점 굳어진다.

“뭐야? 알았어….”

전화를 받고 노기가 동해있던 김사장이 인츰 공손한 표정으로 황회장께 청구를 든다.

“회장님, 정말 죄송합니다. 우리 집 애가 오다가 사고가 좀 생겼다는데 어떻게....”

김사장의 말에 옆에 앉아있던 안여사의 얼굴이 창백해진다.

“여보, 어떻게해요. 많이 다쳤대요?”

“그럼 빨리 가보세요.”

안여사의 질린 표정에 회장부인이 다그친다.

하지만 김사장은 의연히 황회장을 향해 주춤거린다.

“뻔뻔한줄 알지만 이번 모임은 어떻게 미룰수 없겠습니까?”

“그러구 말구. 걱정말고 빨리 가보게나.”

황회장의 말이 떨어지자 그제야 김사장은 옆자리에 앉은 파랗게 질려버린 부인을 부축히고 자리를 뜬다.

레스토랑을 걸어나가는 김사장 부부의 뒤모습을 지켜 보며 황부인이 황회장을 향해 물어본다.

“여보, 우리도 예의상 가봐야 되는건 아니야?”

“허허, 남에 집 근심 말고 당신의 철딱서니 보배 아들이나 먼저 찾아봐야 될것 같아.”

황회장은 허글픈 웃음을 지으며 부인더러 골치덩어리 아들을 찾아 봐란다.

아마 뭔가를 눈치챈 아들이 지금쯤 한창 도망중일것이라고 짐작하는 황회장이다.



보디가드 일행이 울향을 데리고 SJ호텔의 엘리베이터에 오르려는데 울향의 핸드폰에 재석의 문자메세지가 들어온다.

<나 지금 1층의 커피숍에 있어.>

“화장실 좀 갖다 올게요.”

“제가 안내할게요.”

경각성을 세우는 보디가드 일행의 대장이 앞장을 서자 울향의 목소리가 커진다.

“여자 화장실까지 들어갈거 아니면 여기서 기다리세요. 금방이면 돼요.”

그리고는 화장실쪽으로 향하다 굽인 목에서 재빠르게 사내들의 눈을 피해 1층 커피숍으로 달려간다.

작그마한 배낭을 들고 커피숍 입구에 서있던 재석이 울향을 보자 그녀를 끌고 호텔의 비상출구로 데리고 가서는 가방을 울향에게 건네주며 말한다.

“이 속에 들어 있는것으로 잠시 동안 지내는데는 문제가 없을거야.”

“안돼, 내가 가면 오빠가 무조건 아빠께 혼날거잖아.”

울향은 머리를 저으며 가방을 받으려 하지 않자 재석은 친히 가방을 메여주며 말한다.

“바보야, 너의 일생에 비하면 그까지 호통 아무것도 아니야. 아버지 성격에 상대방이 머리만 끄덕이면 결혼까지 무조건 밀고 갈것이야.”

말이 맞선이지 한번 만나고 나서 량집안 어른들이 서로 OK이면 당사자들과 상관없이 결혼까지 무조건 밀고 가는것이 상류층의 법칙이다. 더우기 오늘의 맞선 대상 <세기그릅>은 우리나라 최고의 기업으로 세계에서도 인정하는 명문가에서 손꼽히는 명문이니 김사장은 무조건 다 대방의 방식에 따를것이 뻔하다.

“하지만....”

“당사자인 둘만 만나는게 아니라 량 집안사람들이 모두 만나는 자리잖아. 결과는 불 보듯 뻔한 일이야.”

재석은 호주머니에서 주소카드를 꺼내여 울향의 손에 쥐여준다.

“먼저 이곳에 가있어. 때가 되면 내가 방뢰가 머무는 나라로 유학 보내줄게. 이제부턴 나만 믿어.”

“오빠…”

재석의 이런 안배에 울향이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라하며 재석을 쳐다본다.

재석은 울향의 이마에 키스를 하고는 품에 꼭 안아주다가 가라고 밀친다.

“빨리 가.”

울향은 무거은 발걸음을 옮겨 돌아서서는 비상출구로 빠져나간다.



주차를 마치고 돌아서는 한 보디가드가 마침 호텔을 빠져 달려가는 울향의 모습을 보고 큰 소리로 부른다.

“아씨, 어디 가십니까?”

그리고 무선전파로 다른 보디가드들과 통화를 하여 부르고는 뒤를 쫓는다.

엘리베이터 앞에서 기다리던 보디가드들도 뭔가를 짐작하고 호텔을 뒤지다 무선저파로 들려오는 소리에 호텔을 뛰쳐나와 인차 울향의 뒤를 쫓는다.

달리던 울향이 뒤를 쫓는 보디가드들의 거리위치를 보려다가 그만 마주오는 한 사람과 부딪히게 된다.

“제길!”

“죄송합니다.”

울향이 급급히 사과를 하고 일어나는데 뭔가 발에 밢힌다. 뒤에서 보디가드들이 쫓아 오기에 울향은 살펴 볼 겨눌이 없어 일단 자리부터 뜨고 본다.



울향은 빠른 속도로 작은 골목으로 가계와 가계의 틈사이로 몸을 숨겨 뒤따르는 보디가드들을 따돌린다.

안전함을 확인한 울향은 골목에서 나와 길옆의 작으마한 이동 통신사로 들어간다. 우선 전화번호부터 바꿔야 위치추적이 안되니 말이다.

“어서오세요.”

울향은 카운터로 가서 미소짓는 영업원에게 요구사항을 말한다.

“저기요, 전화번호를 바꾸려 해요. 원래 번호는 보류해줄수 있나요?”

“그럼요. 근데 지금 우리가 신규가입으로 통신요금만 내시면 스마트 휴대폰을 공짜로 들이고 있거든요. 추천해 드리고 싶어요. 어차피 손님께서 나중에 원래 번호를 다시 쓸거잖아요. 그러면 침을 옮길 필요도 없이 나중에 두가지 다 쓰시고 필요없으니 1년후에 해제 하시면 됩니다. 그리고 휴대폰도 성능이 좋아요.”

“좋아요. 그렇게 해주세요.”

이참에 핸드폰 바꾸는것도 괜찮다는 생각이 드는 울향이다. 원래 핸드폰에 김사장이 위치추적을 해놓을 지도 모르니깐 말이다.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모두 840원 입니다.”

영업원이 울향의 요구사항대로 시스템을 작동하고는 발아표를 건너준다.

울향은 재석이가 건너주던 가방을 열어본다.

안에는 두툽한 남성용 지갑과 자신의 여권이 들어있다.

울향이 지갑을 꺼내가 그 밑으로 자신이 자주 쓰던 권총과 렵칼 한자루가 깊숙히 모습을 들어내자 인츰 배낭을 닫고 지갑을 열어제낀다.

울향은 여러 은행의 카드가 빼곡히 들어있는데 한장을 뽑아 영업원에게 건네준다.

“카드로 해도 되죠?”

“네. …… 이 카드는 사용정지가 되였습니다.”

(오빠가 미국에서 쓰던 카드여서 안되는가?)

울향은 혹시나 하여 다른 카드를 뽑아 건너준다.

“이걸로 해보세요.”

“죄송합니다. 이 카드도 정지되였습니다.”

영업원이 돌아서서 안된다며 머리를 젓는다.

보아하니 김사장이 벌써 은행쪽에 신고하여 카드정지를 해놓은것 같다.

“번거롭게 해서 죄송해요. 그냥 현금으로 결산할게요.”

울향은 다시 지갑을 열어 현금을 꺼내준다.

영업원이 거스름돈을 찾는 동안 울향은 지갑속의 현금액수를 가늠한다.

얼핏보아 만을 넘는 액수이다.

(뭐야? 자기한테 있는 현금을 몽땅 털어 넣은거는 아니겠지. 회사로 다니려면 그래도 손에 현금은 조금 있어야 하는데. 오빠 성격에 엄마한테 손 벌리는 일은 더욱 없을테고...)

괜히 재석의 근심부터 앞서는 울향이다.

“또 오세요.”

영업원이 깍듯이 인사를 하며 배웅한다.



울향은 거스름돈을 받아쥐고는 통신사를 나와 택시를 잡는다.

“여기로 가주세요. 참, 주소는 어디갔지?”

울향이 택시에 올라 주소카드를 꺼내 택시기사에게 건너려는데 호주머니는 텅 비여있었다.

울향은 택시에서 내려 통신사로 급히 달려들어가 고객담당 영업원을 붙잡고 물어본다.

“저기요, 방금 여기서 주소가 적혀있는 카드를 못 보셨어요?”

“못 밨어요.”

영업원이 고개를 젓는다.

이때 뒤에서 웬 낯선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혹시 이걸 찾어?”

울향이 돌아보니 그 남자가 손에 울향의 주소카드를 들고있다.

“네, 고맙습니다.”

울향이 고맙다고 인사를 하고 주소카드를 받으려는데 그 남자는 넘겨주려하지 않는다.

“고맙다면 다야? 방금 그쪽이 내 핸드폰을 망가뜨렸거든.”

남자의 말에 울향은 흠칫하며 그제서야 남자를 찬찬히 훑어본다.

자신보다 20cm는 훌쩍 커보이는 훨칠한 키.

모양나는 연한 갈색의 바람머리가 스타를 뺨치고 갈 얼굴을 살짝 덮고 있었다.

샤프한 턱선과 오똑하고 곧은 코.

갈색의 머리카락에 살짝 가려져 있는 너무도 크지도, 너무도 작지도 않은 알맞은 크기의 카리스마적인 눈.

게다가 입고있는 고급 브랜드의 편안한 기사복은 세련된 스타일에 남자의 키를 더 커보이게 한다.

그야말로 한마디로 만화책에서나 볼수있는 환상의 미남보이이다.

깨진 휴대폰을 훑어보다가 뭔가 짐작이 가듯 조심스럽게 물어본다.

“혹시 아까 부딪혔던 분이세요?”

울향의 물음에 남자는 어이없다는듯 표정으로 말한다.

“그쪽이 먼저 달려 오면서 부딪혔거든.”

“죄송합니다. 아까는 제가 상황이 없어서 그만, 제가 수리비를 배상해 드리죠.”

울향이 진심으로 사과를 표시하지만 남자의 오만한 태도는 조금도 줄지 않는다.

“나 여태까지 수리한 물건 써 못 봤거든.”

잘 생긴 미모에 상반되는 절대적 비호감이 몰려온다.

울향은 김사장의 수하들이 아직도 이 주위의 어딘가에서 자신을 찾고있다는 생각이 들어 한시라도 여기를 떠나고 싶은 마음에 더는 대방과 상대하고 싶지않다.

“알았어요. 새걸로 배상해 드리죠.”

울향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남자는 이미 영업원을 향해 쌀쌀하게 말한다.

“여기서 제일 비싼 최신용 핸드폰을 줘봐요.”

그리고는 돌아서서 울향을 향해 얕보듯 입가에 미소를 지으며 말한다.

“내 핸드폰 외국에서 사온 한정판인데 이 정도는 능히 감수해야 하지 않겠어?”

울향은 이런 창민을 거들떠 보지 않고 영업원을 향해 물어본다.

“얼마예요?”

“7999원 입니다.”

“뭐야? 고작 그것밖에 안돼? 나 이거 외국에서 훨씬 더 고가로 쌌는데.”

남자는 의아해하며 영업원에게서 명브랜드 최신용핸드폰을 넘겨받는다.

“여기 만원이예요.”

울향은 지갑에서 두툼한 만원 묶음을 카운터에 내려놓고는 남자를 향해 말한다.

“이젠 제 물건 돌려주세요.”

오만하게 내주는 창민의 손에서 카드를 넘겨받고 급급히 돌아서는 울향을 향해 영업원이 부른다.

“거스름돈 받고 가셔야죠.”

“이쪽한테 건네주세요. 나머지는 나 때문에 넘어진 댁의 몸값이예요.”

울향은 돌아서 그 남자를 향해 쓴 웃음을 짓어 보이고는 통신사를 나간다.

“뭐야? 나 지금 무시당한거야? 와~! 어이없어.”

통신사 유리창으로 살아지는 울향의 모습을 보던 남자는 믿을수 없는듯한 표정으로 다시 영업원을 향해 물어본다.

“나 없어보여요?”

이런 남자를 향해 영업원이 조심스럽게 거스름돈을 내민다.

“필요없어요.”

남자는 쪽 팔린듯 버럭 화를 내더니 휴대폰만 확 챙기고는 통신사를 나선다.



울향은 카드에 적혀있는 주소를 따라 시중심에 자리잡고 있는 유명 건축회사가 새로 높게 건설한 고급 오피스텔<天梅大厦(천매청사)>에 이른다.

100평좌우인 면적으로 되여보이는 집은 이미 간결하면서도 세련된 인테리어로 아담하고 산듯한 느낌을 준다. 지어 재석이가 사람을 시켜 이미 청소까지 해놓은 지라 그야말로 여느 살림집과 손색이 없다.

하지만 뭐든지 직접 해야 시름이 놓이는 울향은 다시 집안 곳곳을 청소하기 사작한다.

울향이 집안 청소를 맡히고 나니 날은 어두워진지 오래고 늦은 밤중이다.

샤워를 맞힌 울향이 잠자리에 들려고 수면제를 먹는데 복도에서 누군가가 서로 밀고닥치는 소리로 벅적거린다.

울향은 이불을 뒤집고 조용하기를 기다리는데 좀처럼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고 거기에 높은 음악소리까지 겁쳐울리면서 더 요란해진다.

약을 먹어도 잘까말까인 울향은 더는 참을수가 없어 전화기를 들고 경비실버튼을 누른다.

“경비실이죠?”

“네. 무슨 일입니까?”

“밖에서 좀 시끄러우니깐 제지시켜주세요.”

“어디 입니까?”

“여기는 B구 11층이예요.”

“저~ 죄송하지만 우리가 나설 범위가 아닙니다.”

B구 11층이라는 울향의 말에 경비원의 목소리가 더듬기 시작하더니 아예 말도 안되는 핑계까지 대고는 전화를 인차 끊어버린다.

조용해지기를 기다리다가 더는 참다 못한 울향은 하는수 없이 걷옷을 주섬주섬 주어입고 나가서 제지하기로 결심한다.



울향이 음악소리를 따라 1101호실 앞에 도착한다.

울향이 초인종을 울리려고 다가서는 순간 반쯤 열인 문사이로 손이 불숙 나오더니 울향의 손목을 잡아서 집안으로 끌어당긴다.

갑작스런 상황에 울향은 그저 정체모를 손에 이끌려 집안으로 들어간다.

울향을 끌어들인 손의 주인인 젊은 남자가 거실형관에서 울향을 자기와 벽사이에 가두어 두고 한쪽 팔로 벽을 집고서서 멋있는 품을 잡는다.

“니가 그 콧때 높은 계집애야? 도대체 얼마나 잘 생겼나 보자.”

남자의 입에서 짙은 술냄새가 풍긴다.

“이거 노세요.”

울향은 술 냄새에 이마를 찌프리고 가까이 다가오는 남자를 밀치면서 잡힌 손목을 빼려고 팔을 연신 비틀어댄다.

이에 남자는 울향에게 더욱 가까이 다가선다.

“어쭈, 쌩얼인데. 니가 설정한 콘셉이니. 뭐, 신선하기는 하네. 생얼이 이정도면 코대 세울만하네.”

찰싹!

울향은 당장에서 남자에게 뺨 한대를 여지없이 갈긴다.

“뭐 이런게 다 있어. 놔라고 했다.”

맞은 뺨을 만지던 남자는 얼떨떨한 표정을 짓더니 코웃음 친다.

“잘난척 하지마, 어차피 내돈 노리는 주제에. 이거면 하루 밤은 돼?”

남자는 안주머니에서묵직한 지갑을 열더니 두툼한 백원짜리 인민페를 꺼내들고 울향의 얼굴에 가져다 대며 비꽂는것이다.

그리고는 화난 얼굴로 돌변하더니 울향에게 거칠게 덮쳐든다.

울향은 남자의 행동에 재빠르게 옆으로 피하면서 그자의 복부를 향해 주먹을 날린다.

헉!!

“아이고~.”

남자는 저도 모르게 소리를 내면서 배를 부둥켜 안고 자리에 엎어진다.

남자가 넘어지는 기척에 거실에서 요란하게 파티를 열던 다른 사람들이 하던 동작을 멈추고 하나둘씩 거실형관쪽으로 머리를 돌린기 시작한다.

울향이 자리에 서서 조용해진 집안을 한바퀴 둘러본다.

거실과 통한 형관면적으로 보아 울향의 방보다 한배 남짓 더 큰 호형인 방이다.

화려한 인테리어로 장식된 아담한 거실중앙에서 여러 사람들이 어울려 춤을 추는가 하면 다른 한켠에서는 한 남자가 각각 량쪽에 화사한 여인들을 끼고 소파에 앉아 게임을 하면서 여자들이 부어주는 술을 마시면서 파티를 즐기는듯 하다.

바닦에는 먹고 버린 맥주캔들이 굴러다니고 탁자에는 고급 양주병들이 이리저리 흐터져 놓여있다.

겉모습을 보아하니 모두들 잘 생긴 외모를 가진 선남선녀이지만 그들에게서 풍기는 값비싼 양주 냄새와 진한 향수 냄새는 울향의 코를 물씬 자극한다.

춤추던 사람들중 한 남자가 다가와 넘어진 친구의 상태를 살핀다.

“야, 괜찮아?”

이어 사람들도 이어 웅성웅성 거린다.

그중에서 울향을 마주향한 위치에 앉은 남자가 옆에 앉은 두 여자를 향해 짜증을 낸다.

“누가 쟤 데려왔어. 술맛 떨어지게.”

그러자 여자들은 서로 마주 보더니 마치 재벌도령들의 눈치를 살피며 조심스럽게 말을 꺼낸다.

“우리와 같이 온 애가 아니에요.”

“처음 보는 얼굴이예요.”

이에 부축하러 온 남자가 울향을 보며 물어본다.

“누구야, 너?”

“조용히 해달라고 부탁하러 왔어요.”

이때 한 남자가 방문을 열고 나오더니 갑자기 조용해진 분위기에 의아해 하다가 맞은 켠에 서있는 울향을 보게 된다.

“야! 너?”

우연이라도 이런 우연이 있단 말인가.

바로 낮에 통신사에서 만났던 그 키큰 남자이다.

“아는 사람이야?”

소파에 앉은 친구가 물어본다.

“아니.”

키큰 남자는 대답하고는 서서히 울향에게 다가서며 말한다.

“맞다. 건너편 7호지. 빨리도 들어왔네.”

“그럼 조용해 주세요.”

울향은 그 키큰 남자를 향해 덤덤하게 한마디만 하고 돌아진다.

낮에 있었던 일도 별로 좋지않았는데 이렇게 또 만날줄이야.

“你找死。”

“죽고 싶어?”

친구의 부축하에 일어나 숨을 돌린 남자는 울향에게 주먹을 움켜쥔다.

“그만해.”

키큰 남자는 그자의 앞을 가로 막으면서 무게 있게 제지한다.

걸어가던 울향이 그제야 살기를 세웠던 눈매를 다시 거두고는 형관문 밖으로 사라진다.

모두가 울향의 출현으로 망가진 분위기에 아웅성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야, 우리 그만 다른데로 옮기자.”

소파에 앉아있던 남자가 역정을 낸다.

“그래 나가자. 이왕 쏘는거 오늘도 갈때까지 가보자.”

울향의 갑작스런 등장에 파티의 분위기는 이미 사그라지니 그 키큰 남자는 잠버를 챙기러 침실로 들어가면서 말한다.

“뭐야? 남은 아파죽겠는데.”

맞은 남자는 아직도 배를 부둥켜 안고있는다.

“그러면 넌 방에 들어가 퍼자기나 해.”

이에 남자의 불만섞인 어조에 침실에서 키큰 남자의 여유로운 목소리가 전해오지만 왼지 모를 방력이 느껴진다.

“오성급 호텔 VIP룸이 아니면 난 안가.”

부축하던 남자는 말하면서 피씩 웃으며 벽에 기대여 품을 잡는다.

“니가 쏘는거야?”

방에서 들려오는 키큰 남자의 말에 소파에 앉아있던 남자가 맞장을 친다.

“에이~, 그러는거 아니지. 오성급이상 호텔은 거의 너희 집에서 운영하면서. 누가 모르나.”

“오늘은 안돼. 난 이미 우리 집 영감탱이한테 단단히 찍힌 상태야. 이번에는 우리 집 구역에서 벗어냐야돼.”

키큰 남자는 외투를 걸치고 말하면서 나오더니 소파에 앉은 남자의 마주켠에 털썩 앉아버린다.

이에 벽에 기대던 남자도 소파쪽으로 다가오면서 말한다.

“그러게. 요즘 적게 설쳤어. 꼬리가 길면 꼭 밟히는 법이거든.”

“니가 남 말할 처지는 아니잖아....”

소파에 앉았던 남자가 다가오는 친구를 향해 말하다가 인츰 주위를 살피더니 자신의 가방에서 두툼한 돈 뭉치를 테이블에 던지면서 옆에 둘려앉은 여인들을 향해 말한다.

“니들 이만 놀고 돌아가.”

“이렇게 빨리요?”

옆에 있던 여인이 흥이 채 가시지 않은듯 감겨들자 다른 여인들도 치근거린다.

이에 울향에게 맞았던 남자가 다가와서는 형관쪽에 자신이 흘려버린 돈무지를 가리키며 버럭한다.

“야, 니들 저것도 주어갖고 꺼져.”

남자의 말이 떨어자 여인들은 허겁지겁 달려가 각자 챙기기 바쁘다.

“오빠들 다음에 또 다시 불러주세요.”

한 여인이 움켜쥔 돈에다 키스를 하고는 거실에 둘러앉은 남자들을 향해 말하고는 여려 여인들과 함께 사라진다.

다른 사람이 없음을 확신한 남자는 자신이 하려던 말을 계속하여 이어간다.

“진야기, 너. 옷 벗기 싫으면 너도 좀 자제해. 요즘 검사가 심하다며. 우리 중에 그래도 철밥통은 너 하나 뿐인데.”

그러자 친구를 부축해주던 남자 진야기(陈亚奇)라는 남자는 개이치 않은듯 말한다.

“그까지 공무원이 뭔 대수라고. 쥐꼬리만한 월급으로 이 술을 살 돈도 안돼. 하도 나의 위대한 리상때문에 그냥 벋히고 있는거지.”

그리고는 앞에 놓인 술잔을 들이킨다.

“이주의 말을 들어. 그래도 우리가 너 믿고 지금처럼 설치고 다니잖니.”

울향에게 맞은 남자도 술잔을 들며 끼여든다.

“어쭈. 이야기가 길어지네. 니들 갈거야 말거야?”

친구들의 잔소리에 진야기는 일어서며 재촉한다.

이에 키큰 남자도 자리에서 일어나며 말한다.

“멀리 가기도 귀찮으니깐 가까운데 가서 가볍게 한잔하자.”

그제야 남은 두 친구도 자리를 뜬다.



CL호텔의 고급스러운 바에서 꽃보다 남자같은 4명의 남자가 둘러앉아서는 또 다른 풍경을 만들어냈다.

다름 아닌 아까 오피스텔에서 울향하고 씩내던 친구들이다.

모두가 건배를 하는 가운데서 울향에게 맞은 남자-구문(欧文)이 술잔을 내려놓으면서 역정을 낸다.

“짜증나.”

아까 울향이와 벌어진 일로 화가 안 풀린 모양이다.

이때 옆에 앉은 진아기(陈亚奇)가 그에게 건배를 청하면서 말을 한다.

“아까 일 때문에 그래? 뭐 계집애하고 그러냐? 이쁜덕에 봐줘.”

“이쁘긴 뭐가 이뻐?”

구문은 뾰루퉁하게 내뱄는다.

“너도 이젠 한물 갖더라. 고작 여자애한테 한매 막고 쓰러지다니. 니 실력 어디갔어?”

소파에 앉아있던 친구-이주(李洲)가 약을 올린다.

“야, 진짜 아팠어. 장난아니야.”

대답하던 구문이 마주켠에 앉은 키큰 남자를 향해 물어본다.

“너, 그 기집애 알어? 정체가 뭐야?”

이에 그 키큰 남자는 술맛 떨어진듯 술잔을 내려놓고 뒤로 지댄다.

“몰라. 낮에 우리 집 영감탱이 부르기에 호텔로 가는데 우연히 서로 부딪혀 내 휴대폰 망가뜨리고 도망가는거야. 어이없어서.”

“그래서?”

이주의 물음에 남자는 계속 말을 이어간다.

“통신사로 갔어. 영감탱의 호풀이 심할텐데 빨리 휴대폰을 구해야지. 망가진 휴대폰을 꺼내드는데 주머니에서 전자카드가 두개 나오는거야. 하나는 1101이고 하나는 1107이야.”

“그 여자애꺼구나.”

진야기가 빠르게 받아친다.

“응. 색상도 똑같고 주소지도 같아서 처음에는 내것인줄 알았어.”

그러자 구문이 삐딱 해서 말한다.

“그 여자애 선수 아니야? 드라마나 영화같은거 보면 꼬리치는 애들이 가끔 그런 수법을 쓰잖아.”

“그럴리가. 그 오피스텔 단매네 건설회사와 합병시킨 10주년 기념으로 금방 지은거잖아. A구는 몰라도 B구는 아직 광고도 내지 않았어. 그리고 왼만한 수준에 거기 택도 없는데.”

진야기의 분석에 이주가 나서서 제지한다.

“창민의 말 계속 들어보자.”

그러자 키큰 남자-황창민(黄昌民)이 계속하여 말을 이어간다.

“근데 거기서 그 여자애가 딱 들어오는거 있지.”

“우~, 스토리 괜찮다. 낮에도 만나고 저녁에도 만나고.”

진야기가 흥미진진해 한다.

“괜찮긴. 생각하면 쪽 팔려.”

“왜?”

친구들의 이구동성이다.

“그런 일이 있어.”

창민은 말하지 못한다.

창민에게 있어서 굴욕만 같은 사건이니 말이다.

이에 구문이 쾌재를 부르듯.

“거봐. 내가 보통이 아니라고 했잖아.”

“난 이쁘기만 하더라.”

직업병인듯 사실만 말하려는 진야기이다.

“너도 그 여자애가 마음에 들어 덥치려 한거 아니였어?”

이에 구문이 펄쩍 뛴다.

“내가? 아까는 술 기운때문이지 내 이상형도 아니잖아.”

구문의 변몀에 이주가 팔꿈으로 구문의 옆구리를 치며 대꾸를 한다.

“니가 이상형이 어디 있어. 치마만 두르면 다 되잖아. 건너편 1107에서 산다고? 호기심이 가는데.”

진야기의 말에 이주도 동의하듯 맞장을 쳐존다.

“나도 왼지 재미가 있어보여.”

하지만 황창민의 얼굴은 여전히 흐려있다.

“휴~, 나 래일부터 단매네 오피스텔에 당분간 있을거야. 그래서 아까 거기서 너희들 부른거구.”

“왜 그 기집애한테 손 좀 보려고? 그래 어디 한번 꼬셨다가 확 차버려.”

쾌재를 부르는 구문이다.

“그것보다도 나 당분간 집에 못 들어가. 오늘 점심 우리 집 영감탱이 호출에도 안 갔으니 여간 난리가 아닐거다. 그러니 니들도 내 행방 폭로하지마.”



다음날 아침, 김사장의 주택.

세사람이 둘러 앉은 식탁이 유난히 스산해보인다.

부인은 입맛이 없는듯 들었던 수저를 다시 내려 놓으며 혼자말로 중얼거린다.

“얘가 밥은 제대로 먹고 있나 몰라?”

“걱정 마세요.”

맞은 켠에 앉은 재석이 위로하자 김사장이 성가시는 표정을 하며 말한다.

“제발로 달아난 자식 걱정은 왜 해!”

높아진 김사장의 언성에 부인이 깜짝 놀란다.

“밥상에서 왜 자꾸 호통이예요. 애한테 한마디 상의도 안 하고 끌고 갔으니 오죽 했겠어요.”

“저 잘 되라고 하는 일인데 뭔 상의가 필요해.

재석이 너, 진짜 울향이 어디 있는지 몰라?”

“모르면 어떻고 알면 어떻고 내가 가리켜 줄것같아요?”

재석의 대답에 김사장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난다.

“흥. 그래서 내가 너희들 은행카드나 자금줄을 끊어놓았으니 얼마 못가서 돈 떨어지면 제발로 기여들어오겠지.”

“아버지!”

재석의 언성도 높아진다.

그러자 보다 못한 부인이 나서서 말한다.

“그래도 출근하는 애가 주머니에 얼마간 넣고 다녀야죠.”

“당신도 마찬가지야. 그러니 내 뒤로 애들한테 돈 섬길 생각 말어. 집 밖에 나가려면 사람 붙여 놓을테니깐 알고 있어.

너도 이제부터 매일 나와 같이 출퇴근하고 회사식당에서 밥 먹고 집에서 잠 자고하면 쓸데가 어디 있어. 너 오늘부로 울향이 올때까지 회사외 출입금지야.”

김사장은 여전히 독불장군식으로 말하고는 거실로 나간다.

이에 재석도 수저를 놓고 씩씩거리며 출근준비에 서두른다.

홀로 식탁에 남겨진 부인은 그저 근심어린 한숨만 내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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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재석과 울향은 CL호텔을 나와 근처의 공원 의자에 앉아서 이말저말 주고 받으며 하루를 보내고는 저녁때가 다 되여서야 집으로 돌아오니 김사장과 부인이 마침 저녁을 쓰고 있는다. 재석과 울향도 손을 씻고 식탁에 다가가 앉는다. 밥상에 앉은 재석과 울향이 반찬을 서로 언저주면서 다정하게 먹는 모습을 지켜보다 김사장...
  • 2015-03-30
  • 다음날 아침, 울향의 집 초인종이 울린다. “선배, 너무 일찍 하잖아. GM도서관은 아직 영업하지도 않았는데.” 울향이 말하면서 문을 열어본다. 그런데 문 밖에는 아무도 없다. “장난치지 마세요.” 이에 울향은 창민이 장난치는줄 알고 문을 닫으려는데 문뒤로부터 커다란 울금향 꽃다발이 불쑥 나타...
  • 2015-03-30
  • 모자를 깁게 눌러 쓰고 변장을 한 울향이 마트에서 필요한 생활용품들과 음식재료를 한아름 사가지고 빌딩 형관에 들어서는데 마침 엘리베이터 문이 닫히려 한다. 이에 울향은 발걸음을 재촉하며 달려간다. “잠깐만요.” 닫겨지던 엘리베이터 문이 다시 열려진다. “고맙습니다.” 울향은 인사를 하면...
  • 2015-03-30
  • 늦은 밤, 생물시계로 인해 재석은 좀처럼 잠이 오지 않아 누워서 뒤치적 거리는데 옆방에서 울향의 앓음 소리가 간간히 들려온다. 저리가! 저리가! 아~! 재석은 근심스러워 자리에서 일어나 울향의 방으로 향한다. 울향이 식은 땀을 흘리면서 한창 잠꼬대를 한다. “오빠, 어디 있는거야? 흑흑... 흑... 나 무서워. 흑...
  • 2015-03-30
  • 상해시 상해대학교 정문앞에 세대의 검은 승용차가 바람을 일으키며 도착한다. 화창한 날씨와 어울리지 않게 검은 양복에 검은 선글라스를 쓴 사내들이 잽싸게 차에 내려서는 일제히 차량켠에 대기하고 누군가를 기다리는듯 정연하게 서있는다. 날렵한 몸 동작으로 보아하니 전문적인 훈련을 받은 자들이다. 때마침 교내에서...
  • 2015-03-30
  •  (29)    “빨리 오르오.”      어느새 말을 탄 목민들이 다다랐다. 운전사는 목민의 뒤에 닁큼 올라탔다. 기마에 숙맥인 그들 셋은 목민의 도움을 받으며 말에&nbs...
  • 2013-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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