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룡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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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외심과 요행심리
2013년 12월 19일 14시 50분  조회:1790  추천:1  작성자: 강룡운
칼럼
경외심과 요행심리
강룡운
 
우리 말 사전들을 두루 살펴보면 경외심(敬畏心)이란 이 한자어는 경외지심(敬畏之心)이라고도 하는데 사람이 그 무언가를 공경하고 두려워하는 마음을 뜻하는 말이다.
한 사람이 이 세상에 태여나서 험난한 인생로정을 걸어가자면 반드시 경외심 이란게 있어야 한다. 하루강아지 범 무서운줄 모른다는 속담은 갓 태여난 강아지가 백수지왕인 범의 위엄이나 사나움을 모르고 함부로 덤빈다는 말이다. 이 속담을 좋은데 비유하면 그 어떤 권위나 권력 앞에서도 두려움을 모르고 과감히 도전하는 젊은이들의 패기를 말하는것이고, 나쁜데 비유하면 세상물정도 제대로 모르는 햇내기들이 경솔하고 경박하게 행동하는 경거망동을 비꼬는 말이 되겠다. 그러므로 보다 성숙되고 로련한 사람일수록 경외심이 있기 마련이다.
인류는 최초부터 자연에 대한 경외심을 가지고있었다. 천둥번개가 무섭고 홍수가 무섭고 태풍이 무섭고 지진이 무서웠다. 그래서 자연을 숭상하고 하늘을 공경하기 시작해서 나중에는 하느님을 숭경하기에 이르른다. 《성경》을 보면 고대 유태인들은 무소불능, 무소불위의 여호와를 몹시 두려워하고 공경하였다. 동양문화권에서는 자연을 통칭하여 하늘(天)이라 하고 그 하늘을 공경하는 경천(敬天)사상이 산생하게 되였으며 또한  백성을 하늘로 간주하고 민심이 바로 천심이라고 인정하는, 하늘을 공경하고 백성을 두려워하는 경천외민(敬天畏民)사상도 나라를 다스리는 하나의 리념으로 자리잡게 되였다. 당나라의 명군이였던 당태종도 순자(荀子)나 위정(魏征)의 영향을 받아 백성을 물에 비유하면서 물은 배를 띄울수도 있고 뒤집을수도 있다(水能载舟,亦能覆舟)고 하면서 경천외민을 자신의 치국리념으로 삼았다.
나는 공산당간부들도 경천외민사상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자연계의 천둥 번개가 무섭고 홍수가 무섭고 태풍이 무섭고 지진이 무서운것처럼 백성도 무섭다. 백성의 눈이 무섭고 백성의 입이 무섭고 백성의 분노가 무섭고 백성의 반항이 무섭기때문이다. 공산당간부들은 자기 수중의 권력이 누구의것인가를 잘 알아야 한다. 그들이 손에 쥐고있는 권력은 모두 인민이 부여한것이다. 나라의 진정한 주인은 인민이고 간부는 인민의 심부름군에 불과하다. 그러므로 간부들은 주인앞에서 우쭐렁거리며 주인행세를 하려고 까불지 말고 공손히 주인을 위해 봉사할 의무밖에 없다는것을 명심해야 한다. 그리하여 간부는 인민에 대한 충성심으로 인민을 위해 좋은 일을 많이 하는 동시에 인민에 대한 경외심으로 나쁜 짓을 삼가해야 한다. 나쁜 짓을 하기전에는 적어도 한번쯤 백성들의 눈치을 봐야 하고 백성들의 입에서 무슨 여론이 터져나올까를 우려해야 하며 백성들의 분노가 어떤 엄청난 후과를 초래하게 될것인가에 대해서도 심사숙고해야 한다. 이것이 바로 백성에 대한 경외심이다.
    지난 11월1일, 북경시제1중급법원에서는 몇년전 연변에서 제1인자로 군림해있으면서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던 전임  연변주위 서기 전학인(田学仁)을 수뢰죄로 판정,  무기도형에 언도하고 정치권리를 종신박탈하며 개인의 전부 재산을 몰수한다고 1심 판결을 내렸다.
나는 이 기사를 보면서 부성장의 보좌에까지 올라갔던 이 거물급인물이 어떻게 되여 오늘날 이 모양 이 꼴이 되였는가를 생각해보지 않을수 없었다. 나의 소견에 의하면 전학인의 타락과 몰락은 일개 공산당간부로 말하면 그가 권력의 보좌에 오른후 입당할 때의 선서를 망각하고 공산당원의 수양을 게을리한데 그 주된 원인이 있겠지만 일개 인민의 공복으로 말하면 그가 인민에 대한 경외심을 상실하고 요행심리의 함정에 빠져들어 헤여나오지 못했기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전학인밑에서 일해본적이 없다. 그러므로 그에 대해서는 아는바가 별로 없다. 내가 알고있는 전학인은 내가 연변일보사에서 정년퇴직하고 집으로 돌아온후 그가 자치주 제1인자의 권력을 람용하여 연변일보사에서 문화대혁명때나 있을법했던 필화(笔祸)를 연출하여 일장풍파를 일으켰다는 그 한가지 사실뿐이다. 그는 한 소인배가 고자질한 보고서를 받아보고 주당위 상무위원회 긴급회의를 소집하여 그 당시 연변일보사에서 조선문편집부를 책임지고 한창 일을 잘하고있는 최호(崔虎) 부사장에게 문화대혁명때처럼 어거지론리를 펼쳐대면서 터무니없는 엉터리죄명을 들씌워 해임시킨 그 필화를 말하는것이다. 전학인이 최호에게 들씌운  죄목은 매우 간단했다. 최호 부사장이 2000년 4월에 취임한후 2002년 3월 20일 조선문 《연변일보》 3면에 연변대학 김관웅(金宽雄)교수의 글 한편을 발표했다는 그 리유에서였다. 전학인이 그토록 문제시했던 김관웅교수의 문장은 “백성의 입을 막는것은 강물을 막는것보다 어렵다”는 천자좌우의 짧은 글이였다. 김교수는 중국의  고전《국어. 주어상(国语·周语上) 에 나오는 “방민지구,심우방천 (防民之口,甚于防川)”, 즉 백성의 입을 막는것은 강물을 막는것보다 더 어렵다는 성구에 내포된 고사(故事)를 인용하여 우리 연변에서도 이 고훈(古训)을 거울로 삼아 인민대중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는 취지의 글이였다. 오늘의 시각에서 보아도 이 문장은 우리 당의 일관된 군중로선에도 부합되는 글이다. 그런데 전학인은 최호를 고자질한 그 소인배가 그럴듯하게 꾸며낸 론리대로 이 글을 그 당시 법륜공지지자들을 부추기는 나쁜 글이라고 훼방하면서 사회의 안정을 위협하는 언론을 퍼뜨렸다는 죄명으로, 또한 신문지상에 이런 글을 발표하도록 방임했다는 그 한가지 리유때문에 최호 부사장에게 그 책임을 물어 그 문장이 발표된 이틀뒤인 2002년 3월 22일에 최호의 부사장 겸 부주필 직무를 해임시켰던것이다. 뿐만아니라 전학인은 최호가 신문분야에서 일할만한 적임자가 아니라면서 종신토록 다시는 연변의 신문출판보도분야에서 일할수 없다고까지 엄포를 놓았던것이다. 이 필화의 여파로 말미암아 연변대학에서는  김관웅교수에게 중임을 떠메이려던 계획조차 수포로 돌아가고말았다. 이것은 문화대혁명의 도화선이나 다름없었던, 4인무리의 요문원따위가 오함의 “해서파직”을 비판하고 등탁 등 삼가촌을 박해하던 론리와 조금도 다를바 없다.
전학인은 무엇때문에 백성의 입을 막는것은 강물을 막는것보다 더 어렵다는 이 천고의 진리를 그토록 싫어했을가? 그리고 전학인은 또 무엇때문에 이런 글을   주당위 기관지에 발표했다는 그 한가지 리유때문에 최호를 그토록 사경에 몰아넣지 못해 안달을 했을가? 도적이 먼저 매를 든다는 말이 있다. 그는 아마 이런 필화를 연출해냄으로써 인민의 입을 막고 당보의 입을 막고 김교수와 같은 지성인들의 입을 막을수 있다고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보도에 의하면 전학인은 재임기간중 1919만원이라는 엄청난 거금을 수뢰했다고 한다. 전학인은 원체 처음부터 그렇게 나쁜 사람은 아니였을것이다. 바늘도적이 소도적이 된다고 했다. 그는 그의 수중에 장악하고있는 권력을 빌어 자기들의 사리사욕을 챙겨보려는 소인배들에게 옭매여 그들의 포로가 되였던것이다. 그는 그들의 요구대로 그들을 권력자의 자리에 발탁시켜주거나 혹은 그들의 돈벌이에 편의를 제공해주는 대가로 욕심스레 그 엄청난 거금을 받아챙기면서 한발작한발작 범죄의 수렁에 빠져들었을것이다.
그렇다면 전학인은 수뢰가 범죄라는걸 몰랐을가? 그건 절대 불가능하다. 장기간 고위급간부로 일해온 그가 국가의 법을 모르고 당의 당규당칙을 모를리 만무하다. 그는 다만 현실생활속에서 죄를 저지르고도 법망에 걸리지 않고 미꾸라지처럼  빠져나가는 위선자들을 많이 보아오면서 자기도 행여 운수가 좋으면 법망에 걸리지 않고 빠져나갈수 있을거라는 환상에 사로잡혀 전전긍긍 요행을 바라는 마음으로 범죄의 길에서 점점 더 깊이 빠져들어갔을것이다.
주지하는바와 같이 고기잡는 어부들이 뿌린 그물에 걸려드는 고기보다 거기서 빠져나가는 고기가 훨씬 더 많은것은 사실이다. 마찬가지로 현실생활속에서 죄를 저지르고도 법망에 걸리지 않거나 당규당칙을 위반하고도 처벌을 모면하는 사례가 많은것도 사실이다. 그런데 전학인은 고기가 작으면 작을수록 그물에서 빠져나가기 더 쉬운데 반해 고기가 크면 클수록 그물에 걸리는 확률이 더 높다는것은 잘  몰랐던 모양이다.
곡식은 뿌린대로 거두고 죄는 지은대로 간다고 했다. 이는 불변의 철칙이다. 중국의 고전 《로자(老子)》에는 천망회회, 소이불실(天网恢恢,疏而不失) 즉 하늘의 그물은 눈이 굉장히 넓어서 매우 성긴것같지만 악인은 결코 하나도 새여나가지 못한다는 격언이 있다. 걸핏 보기엔 그 그물에서 빠져나가기가 매우 쉬울것같지만 실제로는 빠져나갈수 없다는것이다. 환언하면 죄를 지었으면 천국의 징벌은 피해갈수 없다는 말로도 풀이된다.
오늘 인민대중이 나라의 진정한 주인으로 된 중국에서 천망(天网)은 바로 인민의 의지에 의해 만들어진 법망(法网)을 말한다. 법은 범보다도 더 무섭다. 인민에 대한 경외심이 없고 법에 대한 경외심마저 없는 주제에 범 무서운줄 모르고 함부로 날뛰는  강아지처럼 법을 무시하고 법의 권위에 도전한다면 그 끝장은 불 보듯 뻔한 일이다. 오늘 파리건, 호랑이건 걸리기만 하면 다 잡아치우는 이 마당에 요행만 바라고 경거망동해서는 결코 안될것이다. 전학인의 몰락이 그렇고 박희래(薄熙来)의 몰락도 그렇다. 그들에 대한 심판은 바로 법률의 심판이며 인민의  심판이다
보도에 따르면 2008년1월부터 2013년 8월까지 32명에 달하는 성(부)급 관료가 부정부패로 사법처리를 받았다고 한다. 전학인은 아직 그중에 포함 되지 않았다. 그리고 지난 5년동안 전국 각급 검찰기관에서 립안한 사건은 15만 6350건이며 관련인원은 19만8781명, 그중 16만7514명을 공소하고 14만8931명에 대해 유죄판결을 했다고 한다. 이것은 우리 당이 부정부패척결에서 취득한 위대한 성과를 말해준다.
그러나 지금도 우리의 주변에는 전학인처럼 인민에 대한 경외심은 꼬물도 없고 안하무인격으로 수중의 권력을 리용하여 우쭐렁거리며 범죄를 서슴치 않는 위인들이 존재하고있다. 그리고 범죄를 저지르고도 요행심리에 사로잡혀 요리조리 법망을 빠져나가려는 미꾸라지같은 위인들도 존재한다. 그러므로 부정부패척결은 아직도 갈길이 멀다.
 
 
 《연변일보》 2013. 12.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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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 1 ]

1   작성자 : 정말
날자:2013-12-23 16:38:36
정말 백성들의 마음속 말을 잘했습니다.모든 공직에 있는 간부들에게 보내는 하나의 진심의 충고라고 생각됨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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