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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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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리 깊은 화두와 뜨거운 육성의 만남
2019년 04월 01일 10시 59분  조회:772  추천:3  작성자: 김혁
 
뿌리 깊은 화두와 뜨거운 육성의 만남
-“춘자의 남경” 애독자, 애청자 간담회에서

 
존경하는 라디오 방송국의 지도자 여러분, 문학계 선배님들 동인 여러분, 방송인 여러분 그리고 애독자, 시청자 여러분… 저는 오늘 다함없는 감개로 저의 또 한번의 출간 기념회나 진배없는 라디오 소설 “춘자의 남경” 종방 기념의 자리에 섰습니다.  
무려 56회, 아나운서들의 생생한 육성에, 비장한 음악, 생동한 효과음과 혼효(混淆)되여 나온 라디오 소설 “춘자의 남경”은 저 작자 자신도 매료될만큼 농도와 줄기가 다른 문학의 향연이였습니다. 석달간 수고를 바친 제작진에 감사와 축하를 보내며 이 자리를 빌어 함께 작품의 창작의취와 창작 과정을 다시 한번 더듬어 보려합니다. 
 
“문학적 다큐멘터리’로 특징지을 수 있는 저널리즘적 글쓰기가 자신의 금후의 모든 창작성향이다”고 저는 어느 인터뷰에서 천명한적 있습니다. “소설의 본령이 곧 '허구적 사실성'의 설득력을 주요한 미덕으로 삼는 것인데” 매체기자와 소설가로서의 병행된 삶을 수십년간 이어 왔기에 그 와중에 더듬어낸 이 것이 바로 남보다 차별화되는 저의 창작성향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그러한 의취로 저는 력사의 대사건 속에 부침하는 소인물들의 나름의 서사를 보여준 장편물들을 꾸준히 창작해 왔습니다. 저의 7부의 장편소설중에서 5부가 바로 력사소재에 편중한 창작물입니다. 
문화대혁명의 란장을 보여준 “마마꽃, 응달에 피다”, 일제강점기 연변이 낳은 민족의 시성 윤동주의 문학적 삶을 보여준 “시인”, 연길감옥에서 죽어 모아산 어딘가에 묻힌 중국의 마지막 황후 완용의 비극적인 일대기를 보여준 “달의 몰락- 완용 황후전”이 바로 그 일례입니다. 그리고 그 연장선에 바로 “춘자의 남경”이 있습니다.
 
몇해전cctv의 짤막한 일곱시 뉴스에서 힌트를 받고 나온 작품이 바로 “춘자의 남경”입니다. 
길림성 당안국에서 소장한 일본 관동군의 10만건의 문서중에서 뒤늦게 발견된 기록에 대해 공개하는 뉴스에서는 남경대학살 기간 당시 "남경에 조선인 위안부가 36명 있었다”, “한명이 열흘 동안 일본 병사 267명을 상대했다"고 보도하고 있었습니다.
불과 수십년 전에 우리의 할머니 세대들은 일본군의 추악한 만행의 희생자로 전락되였습니다. 수십만이 넘는 중국과 조선 그리고 동남아 나라의 여린 하얀 꽃들은 누런 제복의 일본군에 끌려가 청춘을 검게 유린당했습니다.
뉴스를 접하던 그날 나는 이미 반나마 써내려간 다른 한 장편을 접고 “춘자의 남경”을 집필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위안부라는 “뜨거운 감자”격의 이슈로 이 책이 독자들의 주목을 끌고 있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이 작품은 단지 위안부를 위한 이야기만은 아닙니다.
소설의 서두에는 경신년 연변땅에서 일제가 자행한 “노루골 참안”이 나옵니다. 일제는 당시 민가와 학교와 교회를 깡그리 불사르고 남정들을 모조리 죽이고도 성차지않아 녀인네들이 눈물로 묻은 시체를 다시 파내여 소각하는 귀축같은 “이중학살”을 저질렀습니다.   
그리고 소설의 말미에는 저 유명한 “남경대학살”의 현장이 잠간이나마 무겁고 핍진한 필치로 나옵니다. 이제 나라적으로 “국가 공제일”로 제정된 대학살사건입니다. 
나의 고향과 남경에서 벌어진 전대미문의 대사건을 얼개로 하고 위안부를 증언자로 그 아비규환의 중심에 세워 우리 문단, 중국문단 나아가 세계가 공감할 수 있는 보편적인 소재인 전쟁의 잔혹성을 고발하고 평화를 부르려는 그런 중후한 작품을 쓰고 싶었습니다. 
 
그렇게 “춘자의 남경”은 2015년 “연변문학”지에 일년간 련재되였고 2018년 연변인민출판사에 의해 출간되였습니다. 그동안 독자여러분의 꾸준한 사랑속에 작품은 또 번역가 근욱선생의  심혈을 쏟은 번역으로 중국작가협회의 번역지지작품으로 선정되였고 작가출판사에 의해 올해초에 중문으로 출판되였습니다. 그리고 오늘 또 라디오 소설로 제작되여 공중파를 타기에 이르렀습니다. 

 
   최근들어 디지털 기술의 발달과 인터넷 통신망의 확산은 문학과 그 수용방식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고있습니다. 따라서 문학의 위기설에 대한 신음도 한두 해의 일이 아닙니다. 방송도 동병상련으로 그 아픔을 겪어왔습니다.
새로운 전파매체에 쉽게 적응한 분야만이 대중의 호응과 갈채 속에 크게 각광을 받고 있는 현실입니다. 라디오에 이어 텔레비죤이, 텔레비죤에 이어 케이블 텔레비죤과 위성방송이, 위성방송에 이어 이제는 인터넷, 위챗… 이렇듯 전자기술의 발달은 눈부실 정도입니다. 래일 잠에서 깨면 또 어떤 매체가 득달같이 선보일지 모릅니다. 
 
그렇다면 문학이 이제 더는 방송과 영 어울릴 수 없는 빙탄불상용(氷炭不相容)의 관계일가요? 그렇지 않습니다. 
현대는 또한 매체의 공존시대이기도 합니다. 수용자에게 문학적 메시지를 전달하려면 그 전달의 종류와 방식이 다양하여 하나뿐 아니라 여러 가지 매체에 대한 수용과 선택도 다양해야 된다고 생각됩니다.
여기서 두툼한 책보다 덜 부담스럽고, 다루기가 경외(敬畏)스러운 인터넷보다 더 친근한 라디오는 내밀한 문학적 소통 방식을 가지고 있다고 봅니다. 약간 오래 된 느낌, 느릿하지만 오래 곱씹을 수 있는 새로움을 가지고 있다고 봅니다. 사실 오로지 종이매체에만 기대였던 문학이 21세기를 사는 디지털 세대와의 소통이 이루어지기전 라디오라는 또 하나의 오래 된 매체가 있었습니다. 
 
비록 요즘들어 어려운 파장을 겪고 있지만 어제의 소리를 들려주고 지금 현재의 소리를 기록하는게 방송이 가지는 끊을 수 없는 매력과 최고의 지향점이 아닐가요. 흥감스러움일지 모르지만 라디오 소설 “춘자의 남경”이 바로 그러한 활용과 실천의 본을 잘 보여주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한 의미에서 이 유장한 소리의 음파가 더 높은 파장으로 더 멀리 더 오래 울려가리라 확신을 가져봅니다.
 
여러번 천명한 바이지만 민족작가의 소명의식으로 위기를 기회로 삼고 민족의 력사에 대한 화두와 메세지를 끈임없이 던지면서 그 안에 “인간이라는 존재의 다면성과 립체성을 규명하는” 제재들을 성실하고 우직한 작가정신으로 밀고 나가고자 합니다.
 
다함없는 순발력과 예술적 끼를 보여준 성우들과 다음 또 손잡을 기회가 있기를 바래 봅니다. 중후한 메세지, 뜨거운 육성으로 침체된 문단을 들깨우고, 독자들과 눈과 귀를 함께 할 수 있기를 소망해 봅니다.  
감사합니다!

2019년 3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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