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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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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궁회귀본능 - 김혁의 “련꽃밥”을 읽다
2020년 08월 01일 15시 01분  조회:696  추천:3  작성자: 김혁
 
평론
 
자궁회귀본능
- 김혁의 단편소설 “련꽃밥”을 읽다
 
우상렬
 
 
인간에게는 자궁회귀본능이라는게 있단다. 우리가 나서 자란 고향이 바로 우리의 자궁의 하나. 인간은 어디에 가든지 이 자궁을 잊을 수 없어 항상 그리워한단다. 그래 자궁회귀본능이라는 것을 외우게 된다. 
 
제1회 길림신문 “두만강” 문학상 수상작인 김혁의 단편소설 ‘련꽃밥’은 바로 우리의 자궁회귀본능을 이야기하고 있다. 
 
작품 시작에 주인공은 페촌이 된 고향마을을 찾아간다. 그것은‘오랜만에, 참으로 오랜만’에 찾는 것이었다. 어쩌면 주인공은 고향을 잊고 살은지도 모른다. 고향이 물질적으로 가난해서 주동적으로 떠났으니 말이다. 이것이 의식세계의 직실한 보기이리라. 그런데‘간밤에 고향으로 간다는 흥분에 꺼둘려 충전을 깜박한’다. 고향은 무의식적인 자궁회귀본능을 자극하기 때문이다. 
 
이런 자궁회귀본능은 타향에서 고생을 하면 더 발동되는 법. 주인공을 보자. 
그는 냉동창고에서 악덕업주를 만나 육체적 고달픔은 더 말할 것도 없고 인격적 모욕까지 받으며 시까름을 당한다. 그래 경남의 오지 한우농장으로 스며든다. 그리고 아내의 위장결혼이‘진짜’결혼까지 가는 수모를 당하기도 한다. 아내와의 해후는 비극의 생생 보기에 다름 아니다. 
 
여기에 고향은 ‘한때는 제법 풍요와 번성을 자랑했던 마을이였다.’바로 이 마을에서 주인공은 마을문화관의 책상물림-화이트칼라로 일을 했고 잘 나가는 축이었다. 그래 수상도 하고 사랑도 싹 트고 마을에서 가장 고운 연꽃 같은 아내를 얻게 된다. 그리고 자기를 빼 닮은 아들도 보게 된다. 한마디로 여기는 꿈이 피어나고 행복이 무르녹던 곳이다. 현실과 과거의 이런 대비 속에서 자연스럽게 무의식적으로 피어나는 것이 자궁회귀본능이다. 이것을 일종 향수라 해도 좋다. 
 
이런 자궁회귀본능은 객관적인 계기나 자극에 의해서도 자연스럽게 일어난다. 이 작품에서 농장주가 인공적으로 조성한 연못이 바로 그것이다. 이 연꽃못이 자연히‘마을앞 커다란 자연 못에 련꽃이 무성해 련화촌으로 불리’던 고향마을을 떠올리기 때문이다. 그래서 주인공은 시도 때도 없이 연못에 나와 자궁회귀본능-향수를 달랜다.
 
‘그 감흥에 옮아 들어’“‘우리 연변에도 련이 난답니다. 두만강 홍련이라고’”는 직접적인 주석으로 된다. 여기에 농장주의“‘그럴테지, 하지만 뭐니뭐니 해도 고향의 제것이 더 아름다울걸세’”는 정곡을 찌르며 가슴에 와닿는다. 여기에 농장주는 한 술 더 떠“‘이보게 옌벤 나그네, 이제 제것을 완상하러 가시게. 꽃잎이 싹 다 지기전에 말일세.’”는 직접적인 추동으로 된다. 
 
이런 자궁회귀본능은 삶의 도리나 이치를 터득하게 되면서 실천으로 나아가게 된다.
 
“‘련꽃을 마음에 들이면 욕심을 씻고 평정한 마음을 가질수 있다고 선친은 늘 말씀하셨네. 무욕의 평정한 마음은 안락과 평화를 가져다준다는데 선친께서 가르치셨던 그 간단한 리치를 난 여태 실천해 오지 못했지.’”농장주의 이 말은 바로 그간의 사정을 말해준다. 그래 주인공이“‘나도 여태 완상할줄 모르고 살아왔슴다. 그 꽃 말임다’”고 되뇌인 것도 자연스럽다. 
 
자궁회귀본능- 사실 인간은 본능적으로 가장 아늑한 자궁 같은 고향을 그린다. 이것은 어쩌면 집단무의식 같은 것이다. 그래서 주인공은 ‘그런데 우리는 왜 이 아름다운 못을 버리고 뿔뿔이 헤여져 떠났던것인가?’를 자기도 모르게 반문하게 된다. 그러나 이런 집단무의식을 의식으로 끌어올려 음미하며 완상하게 될 때 고향은 이제 추물이 아니라 더 아름답게 안겨온다.
 
‘고향의 련못은 스스로 꽃잔치를 벌리고 있었다.’그리고 그것은 식물, 동물 등 생명의 하모니. 그것은 유구한 자연의 원생태. 한국 한우농장의 인공적인 것보다 더 진실하고 확실하다. 物是人非-자연은 그대론데 사람은 가고 없기는 하나. 그래 결국 사장 한 장으로나마 달래보는 자궁회귀본능. 현실은 이렇게밖에 별 도리가 없다.
‘빨리, 또렷이 인화되라고 사진을 따뜻이 손아귀에 품어 가슴에 대였다./내 가슴에서 련꽃 한점이 바야흐로 피여오르고 있었다.’ 
여기서 연꽃은 자궁회귀본능을 달래는 하나의 상징코드이다.
 
소설가 김혁의 ‘련꽃밥’은 식상하기 쉬운 한국제재를 정신분석학적인 자궁회궁본능이란 집단무의식으로 풀이하여 새롭다. 조선족 문학의 새로운 경지를 창출하여 좋다. 
 
"길림신문" 2020-07-08

 
우상렬: 
연변대학조한문학원 비교문학연구소 소장‧교수, 
한국정신문화연구원(현 한국학중앙연구원) 박사, 박사생 도사(导师), 
연변작가협회 이사. 
[연구방향] : 중조일문학연구. 
[주요 강연 과정]: 글쓰기 기초, 문학 개론, 미학 개론, 문학 비평 방법론 등. 
[저서] : 2009년 조류와 한류의 비교문학 연구(한국학중앙연구원 2009년 7월~2009년 12월) , 2015년 국가사회과학원기금 중점입찰사업 20세기 동아시아 항일서사정리 연구 자과제(子课题) 담당자 등 10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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