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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투리 만만세 1
2016년 02월 06일 23시 32분  조회:4160  추천:0  작성자: 죽림
사투리는 촌시럽다? 뭐라카노∼ 난리구만
 
 
 
  경상도와 전라도 사투리가 질펀하게 터져 나오는 영화 '황산벌'과 영화 '친구2'의 장면들
 
 
  사투리를 살리기 위한 노력이 지방자치단체에서 일고 있다. 사진은 안동사투리경연대회 모습.
 
 
 

'우리 고장에서는 /오빠를 /오라베라고 했다. /그 무뚝뚝하고 왁살스러운 악센트로 /오오라베 부르면 /나는 /앞이 칵 막히도록 좋았다.'

박목월 시인의 시 '사투리' 도입부다. 박 시인은 고향 말인 '오라베'란 말을 들으면 앞이 칵 막힐 정도로 좋다고 표현했다. 이처럼 한국인의 문화유전자에는 특별한 사투리 감성이 녹아 있다.

요즘은 사투리 전성시대다. 스크린, 브라운관 심지어 가요 속 가사에서도 사투리가 등장하는 등 너나 할 것 없이 봇물 터지듯 사투리가 사용되고 있다. 이제는 사투리를 사용하지 않는 사람들의 귀에도 점점 익숙해지고 있다. '교양 있는 사람들이 두루 쓰는 현대 서울말’이 아니라 촌스럽다고 감추던 사투리의 위상이 달라지고 있는 것이다.

◆대중매체 속 살아나는 사투리

표준어에 밀려온 사투리가 전성시대를 맞고 있다. 영화 '친구'에서 ‘고마해라, 마이 묵었다 아이가’ ‘우리 친구 아이가’ 라는 경상도 사투리 대사는 단번에 관객들을 사로잡았다. 신라와 백제의 최후 일전을 그린 ‘황산벌’은 사투리 향연장이었다. “우리의 전략적인 거시기는 머시기할 때까지 갑옷을 거시기한다는 것이다”는 계백의 말과 이를 풀어보려는 신라의 ‘암호해독관’까지 나서 웃음을 자아냈다.

사투리는 이제 영화와 드라마는 물론이고 표준어를 필수처럼 여겼던 예능이나 토크쇼에서도 적극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걸그룹 에이핑크 정은지나 애프터스쿨 리지, 타이니지 도희 등 사투리로 일약 스타가 된 연예인도 등장했으며, 심지어 사투리를 사용하는 뮤지컬까지 나올 정도다. 또한 코미디는 물론 각종 오락 프로그램에서 방송위원회의 지적과 시청자 단체의 줄기찬 비판에도 불구하고 꿋꿋하게 경상도 사투리를 구사하는 개그맨 김제동과 강호동은 인기 MC로 각광받고 있다. 표준어를 서울 토박이처럼 구사하는 경상도 출신 연예인들도 예능 프로그램에서 자랑스럽게 사투리를 쏟아내고 있다. 에둘러 말하는 다른 지역 사투리보다 직설적으로 소리치면서도 함의가 깊은 경상도 사투리에 시청자들이 반응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사투리는 이제 대중문화의 한 흐름으로 자리 잡고 있다.

최근에는 충청도 사투리 바람이 불고 있다. 충청도 사투리는 조연의 정감있는 모습을 표현하거나 웃음코드로 활용됐지만 요즘엔 흐름을 주도하고 있다. 충청도 사투리 바람은 요리사 백종원이 몰고 왔다. 그는 공중파, 케이블 TV 등에서 "어때유? 어렵지 않쥬?"라는 등 구수하고 정감 있는 말투로 시청자들을 TV 앞으로 끌어들이고 있다. 백종원 말투는 SNS 상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을 정도로 '유행어'가 되고 있다.

그동안 사투리를 쓰는 인구가 더 많음에도 텔레비전에 나오는 인물들은 거의 다 서울말을 썼다. 특히나 성공한 인물, 식자층은 모두 서울말을 쓰는 것처럼 묘사돼 마치 서울말이 성공이나 지적 수준을 나타내는 표상으로 인식돼 왔다. 경상도 사투리의 경우 지금까지 영화나 TV에서 보인 모습들은 대부분 조폭의 언어, 코미디의 소재 정도였다. 더구나 뉴스와 시사 방송의 아나운서들은 반드시 표준어로 말해야 했다. 특히 억양이 거센 경상도 사람들은 방송인이 되기 위해 언어 치료부터 받아야 했다. 아나운서들뿐만이 아니었다. 교양 프로그램에서 경상도 사투리로 강의를 했다가 중도 하차했다는 학자들도 있었다.

한 방송 제작자는 "대중문화가 과거에 비해 사투리에 대해 관대해졌지만 여전히 넘어야 할 산이 높다"며 "특정 지역의 사투리를 쓰는 사람들을 특정한 직업으로 생각하는 대중들의 고정관념과 아직도 벗지 못한 사투리의 부정적인 인식은 앞으로 극복해 나가야 할 과제"라고 말했다.

◆표준어 제도 도입부터 잘못된 역사

'사투리, 방언, 지역어, 시골말, 향토어, 와어(訛語), 탯말….'

사투리를 이르는 말은 다양하다. 단어마다 사투리에 대한 시각이 녹아 있다. 사투리, 방언이 서울말의 반대되는 말이라면, 와어는 사투리를 폄하하는 말이다. 탯말은 단어 자체로 사투리가 우리말의 뿌리이며 정신이라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서울말도 표준어가 만들어지기 전에는 사투리였다. 서울말이 사투리였다는 사실이 납득가지는 않지만 대표적인 서울 사투리가 있다. 예를 들어 '삼촌'을 '삼춘'으로, '계란'을 '겨란'으로 말하거나 '이것도 하구, 그것도 하구요’ 식의 ‘ㅜ’ 발음을 강조하는 특징이 바로 그것이다.

서울대 국문과 이익섭 명예교수는 “서울 사람들 말이 표준말이 아니었다. 표준어는 여러 지역의 중산층 사람들의 말을 기준으로 정해진 것이고, 사전과 교과서에 실리면서 오랜 시간에 걸쳐 표준어로 정리된 것이다. 그러기에 표준어 사용 여부가 교양의 유무로 평가되는 것은 결코 옳지 않다”고 표준어를 새롭게 정의했다.

서울말을 표준어로 삼은 현행 규정에 반기를 든 움직임도 있었다. 2006년 지역어 연구모임인 '탯말두레' 회원들은 표준어를 '교양 있는 사람들이 두루 쓰는 현대 서울말'로 한정한 표준어 규정과, 표준어로 교과서를 만들도록 한 국어 기본법이 평등권과 교육권을 침해한다며 헌법 소원을 제기했다. 하지만 2009년 재판부는 “서울이 갖는 역사적 의미와 문화를 선도하는 점, 사용 인구가 가장 많은 점, 지리적으로 중앙에 있는 점 등 다양한 요인에 비춰볼 때 서울말을 표준어로 삼는 것이 기본권을 침해한다고 하기 어렵고, 서울말에도 다양한 형태가 있으므로 교양 있는 사람들이 사용하는 말을 기준으로 삼은 것은 합리적"이라며 헌법 소원을 기각했다.

표준어 탄생은 1930년대에 조선어학회가 만든 맞춤법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 뒤 해방을 거치면서 학교와 관청에서 사투리를 배척하면서 사투리의 이미지는 배우지 못한 이들이 하는 말, 촌스러운 말, 우스운 말 등으로 폄하된 것이다. 이 때문에 국어학계에서는 사투리를 ‘지역어’ 또는 '지역 방언'이라고 부르며 보존의 필요성을 주장하기도 한다. 표준어 중심의 어문정책으로 지방 방언들이 점차 사라지고 있어 보존방안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여기에는 빈번한 외래어 사용도 한몫하고 있다.

이상규 경북대 교수는 거시적으로 사투리 문제를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이 교수는 "방언은 단순히 지역 언어가 아니라 지역의 문화를 대변하는 상징체계다. 방언이 사라지면 지역 문화도 사라진다"면서 "문화의 다양성을 확보하기 위해 국가가 전국의 사투리를 모아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는 일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경북 방언의 지리언어학' '언어 지도의 미래' 등 다수 책을 펴낸 경북대 김덕호 교수도 누구나 당당하게 사투리로 말할 수 있고 이를 존중하는 사회 분위기가 형성돼야 한다고 말한다. 김 교수는 "사투리에는 정서와 문화, 역사 같은 소중한 유산이 녹아 있다. 연구나 사업도 중요하지만 일상에서 사투리를 사용하는 것이 사투리 보존의 첫걸음"이라고 강조했다.

최재수 기자

◇"사투리 살리야됩니더" 지역단체 보존 움직임

사라져 가는 사투리를 전승`보존하려는 움직임이 지역단체에서 일고 있다. 대구경북에서도 안동을 비롯해 포항, 문경에서 사투리 경연대회를 열고 있다.

안동시는 6회째 사투리경연대회를 개최하고 있다. 지난달 5일 열린 사투리경연대회에서 인기상을 수상한 최선희(47`안동시 안막동) 씨는 "직장생활 등 일상에서는 사투리를 거의 안 쓰지만 고향 말은 언제 들어도 기분이 좋다"며 "특히 안동 말을 하는 사람을 만나면 왠지 고향 사람 같아 더 친밀감이 들고 맘 편하게 이야기할 수 있어 좋다"고 했다. 행사를 주관한 안동문화원 이재춘 원장은 "사투리가 촌스럽고 격이 낮다는 잘못된 인식을 바로 잡기 위해 경연대회를 마련했다"며 "안동 사투리에 담긴 정감과 구수함을 보존하고 전하기 위해 대회를 열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21일 문경 문희아트홀에서 열린 제1회 문경사투리경연대회장을 찾은 이대영(48`문경시 모전동) 씨는 "서울 사는 고향 친구가 내려와서는 '서울말은 끝을 올려야 한다'고 한 말이 웃음거리가 된 적이 있다"며 "문경 말이 부끄러워 그동안 서울이나 수도권에 동화하려고 서울말 연습을 했던 게 부끄럽게 여겨진다"고 말했다.

 

최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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