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www.zoglo.net/blog/kim631217sjz 블로그홈 | 로그인
시지기-죽림
<< 4월 2024 >>
 123456
78910111213
14151617181920
21222324252627
282930    

방문자

조글로카테고리 : 블로그문서카테고리 -> 문학

나의카테고리 : 보물 + 뒷간

[록색문학평화주의者] - "피평화", 남의 일이 아니다.
2022년 05월 02일 21시 34분  조회:1391  추천:0  작성자: 죽림
 

 

2022년 2월24일. 새벽 5시30분,

폭파 소리에 잠에서 깨어났다. (…) 아이들과 우리의 배낭을 쌌다. (…) 내 그림들을 파일에 넣었다. 우리의 아늑한 집은 방공호가 되어버렸다. 창문과 문 위는 온통 십자가들이다.

 

*십자가: 폭격시 유리가 터지지 않도록 십자 모양으로 테이핑한 것

 

2월28일.

미사일이 옆집에 떨어졌다. 두려움은 아랫배를 쥐어짠다. 날이 갈수록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짧아진다.

 

3월1일.

지하 생활 6일 만에 우린 바퀴벌레가 되어버렸다. 아무 소리도 내지 않는다. 폭파 소리에 귀 기울여야 하기 때문이다. 모든 개구멍을 파악하고 있다가, 곧장 기어들어간다. 음식은 가루 한 톨까지 다 먹어치운다.

 

3월3일.

전쟁 8일째 밤 이후 나는 도망가기로 결심했다. 누구와 그리고 어디로 떠날지도 정하지 않은 채. 그냥 핸드폰을 들고 택시를 알아보기 시작했다. 대학 동기들이 도와주었다. 실제로 운영되고 있는 택시 연락처를 주었다. 전화를 걸어보니, 택시기사는 나우치카에 있다고 했다. (…) 20분 후 우리는 기차역에 도착했다. 우리는 서서 가게 되는 상황에 대비해 아이들의 배낭을 버렸다.

 

전쟁 첫째 날 내 아이들의 팔에 이름, 생년월일, 그리고 내 전화번호를 적어두었다. 아이들뿐만 아니라, 내 팔에도 적었다. 혹시나 사망 후 식별을 위해서. 무서운 사실이지만 그 생각으로 미리 적어두었다.

 

3월6일.

다음날 새벽 5시 우리는 바르샤바 시내에 위치한 Mercure 호텔에 도착했다. (…) 결국 겉옷만 벗은 채 쓰러져 잠들었다.

 

3월12일.

엄마는 우크라이나에 남기로 했다. 엄마는 하리코프(하르키우)에 외삼촌과 거동이 불편하신 할아버지 할머니와 함께 남았다. (…) 난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다. 그저 ‘다 괜찮을 거야’라고 말할 뿐.

 

그리고 2022년 4월, 책 앞에 쓴 ‘작가의 말’에 그는 이렇게 적었다.

“내가 이 일기를 적는 이유는 ‘전쟁 그만!’이라고 외치기 위해서다. 전쟁에는 승리자가 없다. 오로지 피, 파산, 그리고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의 마음속의 커다란 구멍만 남는다.”

/황예랑 편집장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3113
번호 제목 날자 추천 조회
3113 [록색문학평화주의者] - "노벨평화상" 경매 기부, 남의 일이 아니다. 2023-04-21 0 2215
3112 [록색문학평화주의者] - "영화평화", 남의 일이 아니다. 2022-05-29 0 1981
3111 [그것이 알고싶다] - "청와대로 가보쟈..." 2022-05-14 0 1516
3110 [세상만사] - "문제...문제" 2022-05-14 0 988
3109 [해외문단소식] - "죽음의 굿판을 걷어치워라..." 2022-05-09 0 1416
3108 [해외문단소식] - "그리움도 화석이 된다..." 2022-05-09 0 1177
3107 [록색문학평화주의者] - "피평화", 남의 일이 아니다. 2022-05-02 0 1391
3106 [록색문학평화주의者] - "이야기평화", 남의 일이 아니다. 2022-05-02 0 1234
3105 [록색문학평화주의者] - "그림책평화", 남의 일이 아니다. 2022-05-02 0 1088
3104 [록색문학평화주의者] - "록평화", 남의 일이 아니다. 2022-04-08 0 1573
3103 [록색문학평화주의者] - "무라토프평화", 남의 일이 아니다. 2022-04-08 0 1240
3102 [록색문학평화주의者] - "언어평화", 남의 일이 아니다. 2022-04-08 0 1135
3101 [록색문학평화주의者] - "노래평화", 남의 일이 아니다. 2022-03-24 0 1327
3100 [그것이 알고싶다] - "노벨 평화상" 2022-03-24 0 1342
3099 [록색문학평화주의者] -"평화상" + "인도주의평화", 남의 일이 아니다. 2022-03-24 0 1179
3098 [세상만사] - "고래 똥 = 로또"... 2021-10-12 0 1835
3097 [별의별] - "둥글다"와 "평평하다"... 2021-09-13 0 1778
3096 [세상만사] - "표면이 벗겨진 금메달" 박물관으로... 2021-09-02 0 1237
3095 자유 자유 그리고 자유... 2021-08-07 0 1334
3094 [록색문학평화주의者] - "생태복구문제", 남의 일이 아니다. 2021-07-14 0 1452
3093 [별의별] - 소똥과 신성화... 2021-06-25 0 1591
3092 [세상만사] - 윤여순 / 윤여정 + (딸) = 원동력 어머니... 2021-06-04 0 1650
3091 [록색문학평화주의者] - "코끼리문제", 남의 일이 아니다... 2021-06-04 0 1727
3090 [문단소식] - 송화강반에 피여나는 문학의 향연... 2021-05-23 0 1379
3089 김승종 譚詩 "추억 다섯개비"를 고향 향해 올리나니... 2021-05-23 0 1620
3088 [록색문학평화주의者] - "대기오염문제", 남의 일이 아니다. 2021-05-22 0 1825
3087 [록색문학평화주의者] - "평화의 녀신", 남의 일이 아니다. 2021-05-16 0 1850
3086 [록색문학평화주의者] - "미인평화", 남의 일이 아니다. 2021-05-16 0 1852
3085 [록색문학평화주의者] - "평화와 미인"... 2021-05-16 0 1947
3084 [록색문학평화주의者] - "평화와 시인의 죽음"... 2021-05-16 0 1948
3083 [록색문학평화주의者] - "쥐 떼와의 전쟁", 남의 일이 아니다. 2021-05-15 0 1984
3082 [세상만사] - 심봤다... 억... 2021-05-10 0 1821
3081 [세상만사] - 천종산삼... 억... 2021-05-10 2 1419
3080 [세상만사] - 100년 산삼 한뿌리... 억... 2021-05-10 0 1744
3079 [그것이 알고싶다] - "민성보" 2021-05-10 2 1938
3078 [별의별] - 코끼리와 새둥지 새끼새 2021-05-10 0 1969
3077 [그것이 알고싶다] - 중국 영화 황제 김염과 제주도 2021-05-08 0 1938
3076 [별의별] - 국경과 농부 2021-05-07 0 1932
3075 [록색문학평화주의者] - "고구마혁명", 남의 일이 아니다. 2021-04-28 0 1839
3074 [록색문학평화주의者] - "문화유산모으기", 남의 일이 아니다. 2021-04-28 0 1999
‹처음  이전 1 2 3 4 5 6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