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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지기-죽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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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는 소리와 맹위와 불로 가득 차고"...
2016년 11월 01일 22시 22분  조회:2401  추천:0  작성자: 죽림
네루다 Pablo Neruda 
본명은 Neftalí Ricardo Reyes Basoalto. 
1904. 7. 12 칠레 파랄~1973. 9. 23 산티아고. 
칠레의 시인·외교관·마르크스주의자. 





느린 비탄


밤이 깃들인 마음에
긴 네 이름 방울이
말없이 돌고 떨어져
부서지고 물이 된다.

마음의 가벼운 상처는 무언가를 원한다.
무한한 짧은 사랑의 상처.
갑자기 들려오는 
잃어버린 존재의 걸음 같은 사랑.

갑자기, 갑자기 마음에서
들리고 나뉘는,
가을의 차가운 꿈처럼
서글프게 끈질기고 늘어만 가는 걸음.

땅의 두터운 바퀴
망각의 젖은 바퀴는
굴러간다. 시간을
불가능한 반쪽으로 나누면서.

길긴 잔은 네 영혼을 덮는다.
차가운 땅에 흘려진 네 영혼.
빗소리에 섞여 날아가는
가엾은 파란 불꽃을 내뿜는다.





시

그 나이였다
시가 나를 찾아왔다
모른다. 그게 어디서 왔는지 모른다.
겨울에서인지 강에서인지
언제 어떻게 왔는지 모르겠다.
아니다. 그건 목소리가 아니었고
말도 아니었으며 침묵도 
아니었다. 어떤 길거리에서
나를 부르는 소리였다



세상에서 가장 슬픈시 


나는 밤새 세상에서 가장 슬픈 시를 쓸 수 있네
예를 들면 밤하늘을 가득 채운 파랗고 멀리서 반짝이는 
별들에 대하여 하늘을 휘감고 노래하는 밤바람에 대해서 
나는 밤새 세상에서 가장 슬픈 시를 쓸 수 있네

그녀를 사랑했고 그녀도 나를 사랑한 때 있었네 
이런 밤에, 나는 그녀를 내 팔에 안았네! 
무한한 밤하늘 아래 그녀에게 무수히 키스했었네! 
그녀는 나를 사랑했고 나도 그녀를 사랑한 때 있었네! 

그녀의 크고 조용한 눈을 어떻게 사랑하지 않을 수 있었을까? 
나는 밤새 세상에서 가장 슬픈 시를 쓸 수 있네
더는 그녀가 곁에 있지 않은 것을 생각하며 

내가 그녀를 잃은 것을 느끼며,
거대한 밤을 들으며 그녀 없이 더욱 거대한 
그리고 시는 풀잎에 떨어지는 이슬처럼 영혼으로 떨어지네.. 



 산보 



내가 사람이라는 게 싫을 때가 있다.
나는 양복점에도 들어가보고 영화관에도 들어가본다
펠트로 만든 백조처럼 바싹 말라붙고, 防水(방수)가 되어,
자궁들과 재의 물 속으로 나아간다.

 
이발관 냄새는 나로 하여금 문득 쉰 소리로 흐느껴 울게 한다.
내가 오직 바라는 건 돌이나 羊毛(양모)처럼 가만히 놓여 있는 것.
내가 오직 바라는 건 더이상 상점들을 보지 않고, 정원들,
상품, 광경들, 엘리베이터들을 보지 않는 것.

 
내 발이 싫어지고 내 손톱과
내 머리카락 그리고 내 그림자가 싫을 때가 있다.
내가 사람이라는 게 도무지 싫을 때가 있다.

 
하지만 멋진 일일 거야
한 송이 자른 백합으로 법원 직원을 놀라게 하고
따귀를 갈겨 수녀를 죽이는 건 말야.
참 근사할 거야
푸른 칼을 들고 거리를 헤매며
내가 얼어죽을 때까지 소리지르는 건 말야.
 

나는 줄곧 암흑 속에서 뿌리로 있는 걸 바라지 않는다.
불안정하고, 길게 뻗어 있으며, 잠으로 몸서리치고,
땅의 축축한 내장 속으로, 계속 내려가,
흡수하고 생각하며, 매일 먹는 걸 바라지 않는다.

 
나는 너무 심한 비참을 바라지 않는다,
나는 계속 뿌리나 무덤이기를 원치 않는다,
시체들의 창고인 땅 밑에서 혼자
거의 얼어서, 슬픔으로 죽어가는 걸 원치 않는다.

 
그게 바로 월요일이, 내가 가책받은 얼굴로
오고 있는 걸 볼 때, 개솔린처럼 불타고,
상처입은 바퀴처럼 진행하면서 울부짖고,
밤을 향해 가며 따뜻한 피로 가득찬 자국을 남기는 이유.

 
그리고 그건 나를 어떤 구석으로 몰아넣고, 어떤 축축한 집으로,
뼈들이 창 밖으로 날아나오는 병원들로,
식초냄새 나는 구두방으로 몰아넣고, 
피부가 갈라진 것처럼 끔찍한 어떤 거리로 몰아넣는다.

 
유황색 새들, 내가 증오하는 집들 문 위에 걸려 있는
끔찍한 내장들
커피포트 속에 잊혀진 틀니,
수치와 공포 때문에 울었을
거울들,
사방에 우산들, 毒液(독액), 그리고 탯줄.

 
나는 조용히 거닌다, 두 눈을 가지고, 구두와
분노를 지니고, 모든 걸 잊어버리며,
나는 걷는다, 사무실 건물들과 정형외과 의료기구사들 사이로,
그리고 줄에 빨래가 널려 있는 안뜰들 ㅡ
속옷, 수건, 셔츠들에서 더러운 눈물이 떨어지고 있는 거길 지나서.
 



젊음 


길가에 서 있는 자두나무 가지로 만든 
매운 칼 같은 냄새, 
입에 들어온 설탕 같은 키스들, 
손가락 끝에서 미끄러지는 생기의 방울들, 
달콤한 性的과일, 
안뜰, 건초더미, 으슥한 
집들 속에 숨어 있는 마음 설레는 방들, 
지난날 속에 잠자고 있는 요들, 
높은 데서, 숨겨진 창에서 바라본 
야생 초록의 골짜기: 
빗속에서 뒤집어엎은 램프처럼 
탁탁 튀며 타오는 한창 때. 




소네트


세기世記가 이슬비처럼 우리를 적신다 
시간은 끝이 없고 슬프다 
소금 깃이 당신의 얼굴에 닿고 
물방울이 내 셔츠를 갉아먹는다 

시간은 내 손과 당신 
손의 오렌지를 구별하지 않는다 
눈雪과 곡괭이로 살을 깎인다 
당신은 나의 삶, 즉 나의 삶이 

내가 당신한테 준 나의 삶은 
부풀어오른 과일 다발과 같은 해年들로 가득하였다 
포도는 흙으로 돌아가리라 

그리고 그 아래에서도 시간은 
이어진다, 기다리고, 먼지 위에 
비를 내리고, 부재조차 지우고 싶어하며 
 




폭풍우를 기리는 노래

 
어젯밤
그녀는
왔다.
검푸르게
밤빛 감청.
포도주빛 붉은 빛으로:
불의 머리카락,
차가운 불의 눈을
가진
폭풍우―
어젯밤 그녀는
지상에서 자고 싶었다.
그녀의 맹렬한 행성에서, 
하늘에 있는 그녀의 동굴에서
갓 풀려나
느닷없이 왔다;
그녀는 자고 싶었고
잠자리를 만들고 싶었다;
정글과 고속도로를 휩쓸고,'
산들을 휩쓸고, 
바다의 돌들을 씻고,
그러고는 
자기의 침대를 만들려고
마치 그것들이 깃털인 양
소나무숲을 휩쓸었다.
그녀는 그녀의 火筒에서
번개를 흔들어 떨어뜨렸고
커다란 통들인 양
우레를 떨어뜨렸다.
일순
침묵에 싸였다:
나뭇잎 하나
나는[飛] 바이올린처럼
공중에서 활주했다―
그러고는 
그게 땅에 닿기 전에
너는 그걸
손에 쥐었다, 엄청난 폭풍이여,
모든 바람이 
호른을 불어대게 했고,
밤은 온통
그 말들을 달리게 했으며,
얼음은 모두 윙윙거리고,
지친
나무들은
죄수처럼
비참하게 시달렸다.
땅은
신음하고, 여자는
출산하고,
한 줄기 강풍우로 너는
풀이나
별들의 소음을 
잠재우며, 


얼얼한 침묵을 
손수건처럼
찢어발긴다―
세계는
소리와 맹위와 불로 가득 차고,
번개 칠 때는
네 번쩍이는 이마에서
머리카락 떨어지듯 하고,
네 전사의 벨트에서
칼이 떨어지는 듯하며
세상이 끝나는구나 하고
우리가 생각할 때쯤,
그때쯤,
비,
비,
오직
비, 
땅 전체, 온
하늘이
잠든다.
밤은
떨어지고
사람의 잠을
죽음처럼 깊게 하며,
오로지 비,
시간과 하늘의
물뿐:
꺽인 가지,
빈 둥지 외에는
아무것도 떨어지지 않았다.


네 음악적인 
손가락들로,
네 지독한 포효로,
네 밤 활화산의
불로,
너는 나뭇잎 하나 들어올리며
놀고,
강들에 힘을 주고,
사람 되게
사람을 
가르치고,
약한 사람 겁먹게 하고,
여린 사람 울게 하며,
창문들을 덜그덕거리게 한다―
그러나
네가 우리들을 파괴하려고 할 때,
猛威가 단도처럼
하늘에서 떨어졌을 때,
불빛과
그림자가 모두 떨고
소나무들이 밤바람 끝에서
울부짖으며 스스로
삼켜질 때,
너, 자상한 폭퐁우여,
내 약혼자여,
그렇게 거칠었으면서도 너는
우리한테 잘못을 하지 않았다:
그러질 않고
너의 별과
비로 돌아갔다.
풋풋한 비,
꿈과 씨로
가득 찬 비,
추수의
어머니인
비,
세상을 씻는 비,
씻어 잘 말리고,
그걸 새롭게 하는,
우리들 사람과 
씨앗을 위한 비,
죽은 사람을
잊게 하고
내일의 빵을
위한
비―
비만을
너는 남겼다.
물과 음악,
그래서,
나는 너를 사랑한다
폭풍우여,
나를 생각해 주고,
다시 와서, 나를 깨워주며,
마음 밝게 해다오,
너의 길을 보여주어
사람의 폭풍우 같은 목소리가
너와 어울려 너의 노래를 부르게 해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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