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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상징파 시인 랭보 시 다시 새기다...
2016년 11월 05일 23시 44분  조회:3084  추천:0  작성자: 죽림
아르튀르 랭보
1854. 10. 20 프랑스 샤를빌~1891. 11. 10 마르세유.


프랑스  상징파 시인, 모험가.

어린시절


랭보는 프랑스 북동부의 아르덴 지방에서 육군 대위와 그 지방 농부의 딸 사이에서 둘째아들로 태어났다. 형은 1살 위였고, 여동생은 2명이었다. 1860년 랭보 대위는 아내와 헤어졌고, 아이들은 어머니가 키우게 되었다. 일찍부터 남다른 지적 능력을 보인 아르튀르는 8세 때부터 타고난 글재주를 보였다. 나중에 그는 샤를빌 중학교에서 가장 우수한 학생이 되었다. 그는 특히 라틴어 시에 뛰어난 재능을 보였고, 1870년 8월에는 경시대회에서 라틴어 시로 1등상을 받았다. 그가 처음 발표한 시는 1870년 1월 〈르뷔 푸르 투스 La Revue pour Tous〉에 실렸다.


1870년 7월에 일어난 프랑스-프로이센전쟁 때문에 그의 정식 교육은 막을 내렸다. 8월에 그는 파리로 달아났지만, 차표 없이 여행했다는 혐의로 체포되어 며칠 동안 감옥에서 지냈다. 그의 옛날 은사가 벌금을 대신 물어주고 그를 두에로 보냈다. 두에에서 그는 국민군에 들어갔다. 10월에 그는 다시 사라져, 침략군이 지나간 자국을 따라 프랑스 북부와 벨기에를 정처없이 돌아다녔다. 그는 다시 두에에 도착하여 2주일 동안 자유와 굶주림과 거친 생활 속에서 쓴 시들을 다듬었다. 삶과 자유 속에서 느끼는 천진난만한 기쁨을 노래하고 있는 이 시들은 그가 처음으로 쓴 완전히 독창적인 작품이다. 어머니의 고발로 그는 다시 경찰에 잡혔지만, 1871년 2월 그는 손목시계를 팔아 다시 파리로 가서 2주일 동안 거의 굶다시피하며 보냈다.


반항과 시적 환상


3월초에 그는 걸어서 집으로 돌아갔는데, 그의 성격은 완전히 달라져 있었다. 그는 자신이 전에 쓴 시들을 가짜라고 내팽개치고, 삶에 대한 혐오감과 순진무구한 세계로 달아나고 싶은 욕망, 그리고 선과 악의 투쟁의식을 표현한 거칠고 불경스러운 시를 썼다. 그의 행동도 그가 쓴 시의 분위기와 어울렸다. 그는 종교와 도덕 및 온갖 종류의 규율에 대한 의식적인 반항으로 일하기를 거부하고 하루 종일 카페에서 술을 마시며 나날을 보냈다. 동시에 그는 신비주의 철학과 밀교(密敎) 및 마술과 연금술에 대한 책을 읽었고, 2통의 편지(1871. 5. 13, 15)에 표현된 새로운 미학을 형성했다. 특히 2번째 편지는 〈견자(見者)의 편지 Lettres du voyant〉라고 불리는데, 이 제목은 시인이란 무릇 무한한 시간과 공간을 꿰뚫어볼 수 있고 개인의 인격에 대한 인습적 개념을 형성하는 모든 제약과 통제를 무너뜨림으로써 영원한 신의 목소리를 내는 도구로서의 예언자, 즉 '견자'(voyant)가 되어야 한다는 믿음에 바탕을 두고 있다.


1871년 8월말 랭보는 샤를빌의 한 문우의 충고에 따라 시인인 폴 베를렌에게 그의 새로운 시를 몇 편 보냈다. 그중에는 각 모음에다 다른 색깔을 부여한 소네트 〈모음 Voyelles〉도 들어 있었다. 베를렌은 이 시들의 탁월함에 깊은 인상을 받고, 랭보에게 여비를 보내어 파리로 초대했다. 갑자기 폭발한 자신감 속에서 랭보는 〈취한 배 Le Bateau ivre〉를 썼다. 이 시는 전통적인 작시법을 따르고 있지만, 깊은 정서적·영적 경험에서 영감을 얻은 작품으로서 언어구사의 기교가 놀랍고 상징과 은유의 선택이 대담하기 짝이 없다. 이 걸작에서 랭보는 그의 예술의 가장 높은 정점들 중 하나에 도달했다.


1871년 9월 파리에 도착한 랭보는 3개월 동안 베를렌 부부와 함께 지내면서 당대의 유명한 시인들을 거의 다 만났지만, 거만하고 버릇없는 태도와 음탕함으로 베를렌만 제외하고 그들 모두에게 적개심을 불러일으켰다. 그는 떠나라는 요구를 받자 술을 퍼마시고 방탕한 생활을 시작했으며, 베를렌과 동성애 관계를 맺어 추문을 일으켰다. 1872년 3월 그는 베를렌이 아내와 화해할 수 있도록 샤를빌로 돌아갔지만, 5월에 다시 베를렌의 부름을 받았다. 베를렌은 이제 그가 없으면 도저히 살아갈 수가 없다고 맹세했다.


이 시기에(1871. 9~1872. 7) 랭보는 운문으로 된 마지막 시를 썼는데, 이 작품은 기법의 자유분방함과 독창성에서 뚜렷한 진보를 보이고 있다. 이때 그는 베를렌이 걸작이라고 격찬한 〈영혼의 사냥 La Chasse spirituelle〉이라는 작품도 썼지만 이 작품의 원고는 베를렌과 랭보가 영국에 갔을 때 어디론가 사라졌다. 일부 비평가들은 초월적인 산문시 〈일뤼미나시옹 Illuminations〉도 이 창조적인 시기에 쓴 작품으로 보고 있지만, 랭보 자신은 이 작품을 이루고 있는 어떤 시에도 날짜를 적지 않았다.


1872년 7월 베를렌은 아내를 버리고 랭보와 함께 런던으로 도망쳐 소호에서 살았다. 랭보는 이곳에서 〈일뤼미나시옹〉의 일부를 썼을지도 모른다. 그는 크리스마스 휴가를 지내러 집으로 돌아갔지만, 1873년 1월 베를렌의 부름을 받았다. 베를렌은 랭보의 동정을 사기 위해 중병을 앓고 있는 것처럼 연극을 했다. 4월에 랭보는 어머니와 여동생들이 머물고 있는 샤를빌 근처의 로슈에 있는 농장으로 가서 스스로 "이교도의 책, 또는 흑인의 책"이라고 부른 작품을 쓰기 시작했다. 이것은 결국 〈지옥에서 보낸 한 철 Une Saison en enfer〉이라는 작품이 되었다. 1개월 뒤, 그 근처에 머물고 있던 베를렌은 랭보를 설득하여 함께 런던으로 갔다. 랭보는 베를렌의 영향력에서 벗어나고 싶어하면서도 거기에 어쩔 수 없이 굴복하는 것에 죄의식을 느꼈고, 이 죄의식 때문에 베를렌을 가학적일 만큼 잔인하게 다루다가도 금방 그것을 뉘우치고 다정하게 대하곤 했다. 두 사람은 자주 말다툼을 벌였고, 마침내 7월초 베를렌은 랭보와 다툰 뒤 그를 버리고 벨기에로 가버렸다. 그러나 아내와 화해하는 데 실패한 그는 다시 사람을 보내어 랭보를 불러온 다음 함께 런던으로 돌아가자고 애원했다. 그래도 랭보가 떠나려고 하자 베를렌은 랭보에게 총을 쏘아 손목에 상처를 입히고, 다시 총을 쏘겠다고 위협했다. 베를렌은 체포되어 감옥에 갇혔고, 나중에 재판에서 2년 금고형을 선고받았다. 랭보는 곧 로슈로 돌아가 〈지옥에서 보낸 한 철〉을 완성했는데, 이 작품은 그의 정신이 지옥에 떨어지고 예술과 사랑에서 실패한 것을 이야기하고 있다. 〈지옥에서 보낸 한 철〉은 1873년 가을 벨기에에서 인쇄되었다. 그러나 이 책이 파리에서 호평을 받지 못한 데다 인쇄업자에게 돈을 줄 수도 없게 되자, 그는 인쇄된 책을 모두 포기하고 원고와 서류들을 샤를빌에서 불태워버렸다고 한다. 이 책을 여러 권 묶은 꾸러미가 1901년에 벨기에의 장서가인 레옹 로소에게 발견되었는데, 그는 이 사실을 1915년에야 공표했다.


1874년 2월 랭보는 난폭하고 자유분방한 시인 제르맹 누보와 함께 런던으로 돌아갔다. 그곳에서 그들은 잡역을 하여 번 쥐꼬리만한 돈으로 불안정한 생활을 했다. 랭보는 이때에도 〈일뤼미나시옹〉의 일부를 쓰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누보는 6월에 파리로 돌아갔고, 랭보는 병에 걸렸거나 가난 때문에 심한 고통을 겪었던 것 같다. 7월말에 그는 버크셔 주 레딩에 있는 합승마차 매표소에 일자리를 얻었지만, 크리스마스를 지내러 집으로 간 뒤 다시는 영국으로 돌아가지 않았다. 랭보는 1875년초에 베를렌을 마지막으로 만났고, 이 만남도 역시 격렬한 말다툼으로 끝났다. 랭보가 베를렌에게 〈일뤼미나시옹〉 원고를 준 것은 아마 이때였을 것이다.


여행가와 무역상


1875~76년에 랭보는 독일어·아랍어·힌두스타니어·러시아어를 배우고 세상을 구경하러 떠났다. 1879년 6월까지 그는 걸어서 알프스 산맥을 넘었고, 서인도 제도의 네덜란드 식민지 군대에 입대했다가 탈영했고, 독일 서커스단과 함께 스칸디나비아로 갔고, 이집트를 방문했으며, 키프로스 섬에서 노동자로 일했는데, 어디에서 무엇을 하든 매번 병에 걸리거나 다른 어려움을 만나 고통을 겪었다. 1879년 겨울 내내 장티푸스와 싸우고 있을 때 그는 방랑생활을 그만두고 장래계획을 세우기로 결심한 것이 분명하다. 봄에 키프로스 섬으로 돌아간 그는 건축업자의 현장감독으로 취직했지만, 곧 그 일을 그만두고 다시 여행을 떠났다. 그는 아덴에서 커피 무역상에게 고용되어 백인으로서는 처음으로 에티오피아의 오가덴 지역에 들어갔다. 이 탐험에 대한 그의 보고서는 프랑스 지리학회 회보(1884. 2)에 실려 약간의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1885년 10월 랭보는 저금을 털어 셰와(에티오피아의 일부)의 왕인 메넬리크 2세에게 무기를 팔기 위한 원정여행을 떠나기로 결심했다. 메넬리크 2세는 당시 에티오피아 황제인 요한네스 4세와 권력 다툼을 벌이고 있었다. 그러나 그는 1888년 중엽에야 겨우 기반을 잡는 데 성공했고, 요한네스 4세가 이듬해 3월에 살해당하고 메넬리크가 황제 자리에 오른 뒤에는 총포 밀수로 얻는 수입이 계속 줄어들었다. 에티오피아에 있는 동안 그는 가장 가난한 원주민만큼 소박하게 살면서, 언젠가는 은퇴하여 느긋하게 살 수 있는 돈을 모으기 위해 허리띠를 졸라맸다. 그러나 그는 자신에게는 인색했지만 남에게는 드러나지 않게 너그러웠고, 그가 원주민 여인과 함께 살던 작은 집은 에티오피아에 사는 유럽인들의 집합 장소가 되었다. 그는 외국어를 배우는 데 타고난 재주를 갖고 있었을 뿐 아니라 에티오피아인들을 인간적으로 대해주었기 때문에 그들에게 인기가 높았고, 정직성과 성실함으로 추장들의 신뢰까지 얻었으며, 특히 메넬리크의 조카인 하레르 총독은 그의 가까운 친구가 되었다. 그가 이 시기에 어머니에게 보낸 편지에는 애정과 지적인 친구에 대한 갈망이 드러나 있다. 1891년 봄 그는 신부감을 찾기 위해 고국에 가서 휴가를 보낼 계획을 세웠다.


해외에서 살고 있던 이 시기에 그는 프랑스에서 시인으로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 베를렌은 〈저주받은 시인들 Les Poètes maudits〉(1884)에서 그에 대해 썼고, 그의 시를 발췌하여 발표했다. 이 시들은 열광적인 호평을 받았지만 랭보한테서는 소식이 없었다. 랭보가 어디에 있는지도 알 수 없고 그에게서 답장도 받지 못한 베를렌은 1886년 상징파의 정기간행물인 〈보그 La Vogue〉에 〈일뤼미나시옹〉이라는 제목의 산문시와 여러 편의 운문시를 '고(故) 아르튀르 랭보'의 작품으로 발표했다. 랭보가 이런 발표에 대해 알았는지는 분명하지 않다. 그러나 〈저주받은 시인들〉이 출판된 뒤 자신의 명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사실은 분명히 알고 있었다. 1885년 8월에 그는 학교 동창생인 폴 부르드한테서 편지 1통을 받았는데, 부르드는 전위파 시인들 사이에서 그의 시(특히 소네트인 〈모음〉)가 대단한 인기를 끌고 있다고 전했던 것이다. 그는 또한 1890년 7월에 한 평론지가 보낸 편지(프랑스로 돌아와 새로운 문학운동을 이끌어보라고 권유하는 내용의 편지)를 받았다. 이 편지가 그의 서류 틈에서 발견된 것으로 미루어 그가 편지를 간직하고 있었던 것은 분명하지만, 아무래도 답장을 보내지는 않은 것 같다.


1891년 2월 오른쪽 무릎에 종양이 생겨, 4월초에 하레르를 떠날 때는 해안까지 1주일 걸리는 길을 줄곧 들것에 실려 가야만 했다. 아덴에서 받은 치료는 실패했고 그는 프랑스로 송환되었다. 마르세유에 도착한 직후 그는 오른쪽 다리를 잘라내야 했다. 어머니가 옆에 있다는 사실은 거의 위안이 되지 못했고, 그는 여동생 이자벨에게 보낸 편지에 자신의 좌절감과 절망을 쏟아놓았다. 7월에 로슈로 돌아갔을 때 그를 돌보아준 사람은 이자벨이었다.


그는 여전히 결혼하여 에티오피아로 돌아가기를 원했지만 건강은 계속 나빠질 뿐이었다. 1891년 8월 그는 마르세유로 악몽 같은 여행을 떠났다. 이곳에서 그는 암에 걸렸다는 진단을 받았다. 그를 따라간 이자벨은 오빠의 병이 나을 가망이 없다는 통고를 받았다. 그러나 랭보는 병이 나을 수 있다는 희망을 버리지 않고 고통스러운 치료를 견뎌냈다. 그가 죽기 직전에 이자벨은 그를 설득하여 신부에게 고해를 하게 했다. 신부와 나눈 이 대화는 그에게 새로운 평화를 가져다 주고, 소년 시절의 시적인 상상력을 다시 일깨워준 것 같았다. 그래서 그는 다시 한번 '견자'가 되어, 여동생의 말에 따르면 〈일뤼미나시옹〉에 영감을 불어넣어 준 것보다 훨씬 더 깊이있고 아름다운 환상을 보았다고 한다. 그러나 이 이야기의 근거는 여동생 이자벨의 말일 뿐이고, 이자벨은 여러 가지 점에서 특히 랭보가 에티오피아에서 쓴 편지를 몇 군데 교정했다는 점에서 이미 믿을 수 없는 증인이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도시 위에 가볍게 비 내리네

                               
내 마음은 울고 있다네
도시 위에 비 내리듯 ;


이 우수는 무엇일까,
내 마음에 파고드는 이 우수는




오 부드러운 비의 소리여
땅 위에 지붕 위에


내 지겨운 마음을 위해
오 비의 노래여!




이유 없이 우는구나,
이 역겨워진 마음은.


뭐라고! 배반은 없다고?...
이 슬픔은 이유가 없구나.




가장 나쁜 고통이구나,
이유를 모르는 것은


사랑도 없이 증오도 없이
내 마음은 그토록 많은 아픔을 가지고 있구나!






나의 방랑 생활


               
난 쏘다녔지, 터진 주머니에 손 집어넣고,
짤막한 외투는 관념적이게 되었지,


나는 하늘 아래 나아갔고, 시의 여신이여! 그대의 충복이었네,
오, 랄라! 난 얼마나 많은 사랑을 꿈꾸었는가!


내 단벌 바지에는 커다란 구멍이 났었지.
-꿈꾸는 엄지동자인지라, 운행 중에 각운들을 하나씩 떨어뜨렸지.


 주막은 큰곰자리에 있었고.
-하늘에선 내 별들이 부드럽게 살랑거렸지.


하여 나는 길가에 앉아 별들의 살랑거림에 귀기울였지,


그 멋진 구월 저녁나절에, 이슬 방울을
원기 돋구는 술처럼 이마에 느끼면서,


환상적인 그림자들 사이에서 운을 맞추고,


한발을 가슴 가까이 올린 채,
터진 구두의 끈을 리라 타듯 잡아당기면서!




감각


                    
여름 야청빛 저녁이면 들길을 가리라,
밀잎에 찔리고, 잔풀을 밟으며.


하여 몽상가의 발 밑으로 그 신선함 느끼리.
바람은 저절로 내 맨머리를 씻겨주겠지.




말도 않고, 생각도 않으리.
그러나 한없는 사랑은 내 넋 속에 피어오르리니,


나는 가리라, 멀리, 저 멀리, 보헤미안처럼,
계집애 데려가듯 행복하게, 자연 속으로.







모음


                   
검은 A, 흰 E, 붉은 I, 푸른 U, 파란 O: 모음들이여,
언젠가는 너희들의 보이지 않는 탄생을 말하리라.


A, 지독한 악취 주위에서 윙윙거리는
터질 듯한 파리들의 검은 코르셋,




어둠의 만(灣); E, 기선과 천막의 순백(純白),
창 모양의 당당한 빙하들; 하얀 왕들, 산형화들의 살랑거림.


I, 자주조개들, 토한 피, 분노나
회개의 도취경 속에서 웃는 아름다운 입술.




U, 순환주기들, 초록 바다의 신성한 물결침,


동물들이 흩어져 있는 방목장의 평화, 연글술사의
커다란 학구적인 이마에 새겨진 주름살의 평화.




O, 이상한 금속성 소리로 가득찬 최후의 나팔,


여러 세계들과 천사들이 가로지는 침묵,
오, 오메가여, 그녀 눈의 보랏빛 테두리여!




취한 배




유유한 강물을 타고 내려올 적에,
더 이상 수부들에게 이끌리는 느낌은 아니었어


홍피족들 요란스레 그들을 공격했었지,
색색의 기중에 발가벗겨 묶어 놓고서




플랑드르 밀과 영국 솜을 져 나르는
선원들이야 내 알 바 아니었어,


배를 끄는 수부들과 함께 그 북새통이 끝났을 때
나 가고 싶은 데로 물살에 실려 내려왔으니,




격하게 출렁이는 조수에 휘말린 지난 겨울,
난, 노아보다 더 넉넉한 골을 싸잡고


헤쳐 나갔지! 떠내려간 이베리아 반도도
그처럼 의기양양한 혼돈을 겪지는 못했을 거야,




격랑은 내가 항행에 눈뜬 것을 축복해 주었어,
코르크 마개보다 더 가벼이 나는 춤추었지,


끊임없이 제물을 말아먹는다는 물결 위에서,
열흘 밤을, 뱃초롱의 흐리멍텅한 눈빛을 드리지도 않으며!




셔츠를 짓찢을 듯
모진 겨울바람에,






지옥에서 보낸 한 철


                           
1.서시


  옛날 내 기억이 정확하다면, 나의 삶은 모든 사람들이 가슴을 열고
  온갖 술들이 흘러다니는 하나의 축제였다.




  어느날 저녁 나는 美를 내 무릎에 앉혔다.
  그러고보니 지독한 치였다- 그래서 욕을 퍼부어 주었다.


  나는 정의에 항거하여 무장을 단단히 했다.
  나는 도망했다. 오 마녀여, 오 불행이여, 오 증오여,


  내 보물을 나는 너희들에게 의탁했다.
  나는 내 정신 속에서 인간이 가질 수 있는
  온갖 희망을 사라지게 하기에 이르렀다.


  그 희망의 목을 비트는데 즐거움을 느껴,
  나는 잔인한 짐승처럼 음험하게 날뛰었다.


  나는 죽어가면서 그들의 총자루를 물어 뜯으려고
  사형집행인을 불렀다. 불행은 나의 신이었다.


  나는 진창 속에 팍 쓸어졌다. 나는 죄의 바람에 몸을 말렸다.
  나는 광대를 잘 속여 넘겼다.


  봄은 나를 향해 백치처럼 무시무시한 웃음을 웃었다.
  그런데, 요즘 마지막 껄떡 소리를 낼 찰라에,


  나는 옛날의 축제를 다시 열어줄 열쇠를 찾으려 했다.
  그러면 아마도 욕망을 되찾을지 모른다.


  자애(慈愛)가 그 열쇠다--- 그런 생각을 하는 걸 보니
  내가 전에 꿈을 꾸었나보다.
  "너는 잔인한 놈으로 남으리라....." 따위의 말을,
 
  그토록 멋진 양귀비 꽃을 나에게 씌어준 악마가 다시 소리친다.
  "네, 모든 욕망과 이기주의와
  모든 너의 죄종(罪宗)을 짊어지고 죽으라"




  오! 내 그런 것은 실컷 받아드렸다. 하지만, 사탄이여,
  정말 간청하노니, 화를 덜 내시라!


  그리고 하찮은 몇 가지 뒤늦은 비겁한 짓을 기다리며,
  글쟁이에게서 교훈적이며 묘사적인 능력의 결핍을 사랑하는 당신에게


  내 나의 저주받은 자의 수첩에서 보기흉한 몇 장을 발췌해 준다.




  *죄종(罪宗)  그리스도교에서 말하는 7개의 주된 죄
               교만, 탐욕, 사음(邪淫), 질투, 탐심, 분노, 태만
// ==========================================<감 각>
 
여름의 상쾌한 저녁, 보리이삭에 찔리우며
밭을 밟고 오솔길을가리라.
꿈꾸듯 내딛는 발걸음, 한 발자욱마다. 신선함을 느끼고,
모자는 없이, 불어오는 바람에 머리카락을 날리는구나!

말도 하지 않으리. 생각도 하지 않으리.그러나
내 마음 깊은 곳으로부터 사랑만이 솟아오르네.
나는 어디든지 멀리 떠나가리라, 마치 방랑자처럼.
자연과 더불어,─ 연인을 데리고 가는 것처럼 가슴 벅차게.

1870년 3월............arthur rimbau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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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벽>
 
나는 여름의 새벽에 키스했다. 
궁전 정면에는 아무것도 움직이고 있지는 않았다. 물도 죽고 있었다. 어둠의 진영은 숲 속의 길을 내놓지 않고 있었다. 나는 생생하고도 따뜻한 숨결을 일깨우며 걸어갔다. 보석들이 반짝이고 있었다. 날개들이 소리 없이 상승했다. 최초의 유혹은, 이미 상쾌하고 창백한 광채에 넘친 오솔길에서 나에게 그 이름을 알린 한 송이 꽃이었다. 
전나무 숲을 통해 머리를 헝끄러뜨린 금발의 폭포에 나는 웃음을 던졌다. 은빛 나뭇가지 꼭대기에서 나는 여신을 보았다. 
그래서 나는 여신의 베일을 하나하나 벗겼다. 가로수 길에서 양팔을 흔들어대며 들판, 거기서 난 수탉에게 그녀가 왔음을 알렸다. 대도시에서 그녀는 종류와 돔 사이를 빠져나갔고, 나는 대리석 부둣가를 걸인처럼 달려가 그녀를 뒤쫓자는 것이었다. 
가로(街路) 위 월계수 숲 가까이에서 모은 베일로 그녀를 감았다. 나에게는 그녀의 끝없는 육체가 어렴풋이 느껴졌다. 새벽과 어린이는 숲의 아래쪽으로 떨어져 갔다. 
깨어나니, 한낮이었다. 
 
-- 아르튀르 랭보, '착색 판화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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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방랑생활>
나의 방랑생활(환상)
 
나는 떠났지. 다 헤진 양복을 걸치고
그 찢어진 주머니에 손을 집어넣고.
시의 신이여! 나는 하늘 아래에 사는
당신의 충성스러운 신하.
오, 랄랄라. 내 얼마나 멋진 사랑을 꿈꾸었으리.
단벌바지엔 구멍이 났지
꼬마몽상가라 길에서 운율을
훑었지. 내 주막은 대웅좌 운율에 있었어
하늘에선 내 별이 부드럽게 살랑거렸지.
길가에 앉아 나는 들었지
아름다운 9월의 멋진 저녁소리를
이마엔
이슬방울 떨어졌어 힘나는 술같이.
환상적인 그림자 속에서 운을 맞추며
가슴 가까이 발을 대고 나도 리라타듯
내 터진 구두의 구두끈을 잡아다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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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누가 커다란 사랑에 관해서 말하리>
 
아, 나는 이제 인생에 아무런 미련도 갖고 있지 않습니다.
나의 삶 자체가 매우 피곤한 것이었고
또 그렇게 사는 것이 습관화 되어 있었습니다.
요즘은 하루 하루가 피곤의 연속이며 기후 또한 참기 어렵습니다.
이러한 악조건 속에서 우스꽝스러우리 만큼
격렬한 슬픔에 빠진다 할지라도
스스로 생명을 단축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우리도 평생을 살아가면서 몇년 쯤의
참된 규칙을 가져야 하리라고 생각합니다.
인생이 단 한 번으로 끝난다는 것은
매우 다행스러운 사실이라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하라르에서 쓴 랭보의 편지"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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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옥에서 보낸 한철>
(서시)
예전에, 내 기억이 정확하다면, 
나의 삶은 모든 사람들이 가슴을 열고 온갖 술이 흐르는 축제였다. 
어느 날 저녁, 나는 무릎에 아름다움을 앉혔다. 
그런데 가만히 보니 그녀는 맛이 썼다. 
그래서 욕설을 퍼부어주었다. 
나는 정의에 대항했다. 
나는 도망쳤다. 오 마녀들이여, 오 비참함이여, 오 증오여, 
내 보물은 바로 너희들에게 맡겨졌다.
나는 마침내 나의 정신 속에서 인간적 희망을 온통 사라지게 만들었다. 
인간적 희망의 목을 조르는 완전한 기쁨에 겨워, 
나는 사나운 짐승처럼 음험하게 날뛰었다.
나는 사형집행인들을 불러들여, 죽어가면서, 
그들의 총 개머리판을 물어뜯었다. 
나는 재앙을 불러들였고, 그리하여 모래와 피로 숨이 막혔다.
불행은 나의 신이었다. 
나는 진창 속에 길게 쓰러졌다. 
나는 범죄의 공기에 몸을 말렸다. 
그리고는 광적으로 못된 곡예를 했다.
하여 봄은 나에게 백치의 끔찍한 웃을을 일으켰다.
그런데, 아주 최근에 하마터면 마지막 "꾸악" 소리를 낼 뻔했을 때, 
나는 옛 축제의 열쇠를 찾으려고 마음먹었다. 
거기에서라면 아마 욕구가 다시 생겨날 것이다. 
자비가 그 열쇠이다. 
이런 발상을 하다니, 나는 꿈꾸어 왔나보다.
"너는 언제까지나 하이에나이리라, 등등....", 
그토록 멋진 양귀비꽃으로 나에게 화관을 씌워준 악마가 소리지른다.
"너의 모든 욕구들, 너의 이기심, 
그리고 너의 큰 죄업들로 죽음을 얻어라" 
아! 나는 그것들을 실컷 맞이했다.
하지만, 친애하는 사탄이여, 간청하노니, 눈동자에서 화를 거두시라! 
하여나는 뒤늦게 몇몇 하찮은 비열한 짓을 기다리면서, 
글쟁이에게서 묘사하거나 훈계하는 역량의 부재를 사랑하는 
당신을 위해, 내 악마에 들린 자의 수첩에서 
이 흉측스러운 몇 장을 뜯어내 덧붙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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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높은 탑의 노래1>
 
속박되어 꼼짝 못하는
한가로운 청춘,
자질구레한 걱정 탓으로
내 인생을 망쳐버렸네.
아- 내 마음이 열중할 수 있는
그런 시대가 오게 해다오. 
나는 생각한다. : 좋아,
그대와 만나지 않을지라도,
그대와 얘기하는 더없는 기쁨의
약속 따윈 이제 아무래도 좋아.
당당한 은퇴를 그대가
멈추게 하여 주기를 바라네. 
언제까지나 내가 꾸었던 헛된 꿈을
그토록 참고 견디었나;
공포도 고통도 하늘높이 날아가 버렸네.
그런데 불쾌한 갈증이
내 혈관을 어둡게 하고 있구나. 
평원이 버려진 채로 커지고,
향과 강아지풀을 피우는 것처럼
수많은 불결한 파리떼가
잔인한 소리를 낸다. 
아아! 그토록 가여운 영혼
말할 수 없는 홀아비 생활
그것을 오직 노트르담 교회의
모습이구나.
성모 마리아에게
간구하는 것인가? 
속박되어 꼼짝 못하는
한가로운 청춘,
자질구레한 걱정 탓으로
내 인생을 망쳐버렸네.
아- 내 마음이 열중할 수 있는
그런 시대가 오게 해다오. 
-- 아르튀르 랭보, '새로운 시와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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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높은 탑의 노래2>
오라, 오라,
열중할 시간이여. 
얼머나 참았나
내 언제까지나 잊었네
공포와 고통도 하늘높이 날아가 버렸고
불쾌한 갈증이
내 혈관 어둡게 하네. 
오라, 오라,
도취할 시간이여. 
잊게 되어 있고,
더러운 파리떼
기운차게 윙윙거리는데
향과 강아지풀을
키우고 꽃피우는
들판처럼 
오라, 오라,
도취할 시간이여. 
나는 사막, 불타는 과수원, 시들은 상점, 미지근한 음료를 사랑했다. 나는 냄새나는 거리를 기어 다녔고, 눈을 감고, 불의 신, 태양에 몸을 바쳤다. "장군이여, 황폐한 성벽에 낡은 대포가 남아 있으면, 마른 흙더미로 우리를 포격하라. 대단한 가게의 거울에! 살롱에! 온 마을이 먼지를 뒤집어쓰게 하라. 배수구를 산화시켜라. 규방을 타는 듯한 홍옥 화약으로 가득 채우라…" 오! 주막 공동 변소에 취하는, 날개벌레여, 서양지치 식물을 그리워하며 한 가닥 광선에 녹는 날개벌레여! 
                                 -- 아르튀르 랭보, '지옥의 계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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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높은 탑의 노래3>
나는이성과 행복을 찾았다고 믿었다.
나는 어두운 하늘과 창공을 분리시켰다.
그리고 나는 살았다.
나는 자연 그대로의 빛으로 돌아가
황금 같은 불꽃이 되어 살고 있었다. 
매우 성실한 일이었다. 나는 표현했었다.
가장 멍청하게...
 
- 아르튀르 랭보, '지옥의 계절 초고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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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아들의 새해 선물

방안은 온통 어둠에 묻혀 있다. 두 어린아이의 서글프고 다소곳한 밀어가 들려올 뿐. 길게 늘어뜨린 백색 커튼자락이 흔들리고 있는 근처에는 아직 깨어나지 못한 꿈의 무게로 하여 두 사람의 이마는 수그러지기만 한다. 밖에서는 작은 새들이, 추위 때문에 서로 몸을 비벼대면서. 회색빛 하늘을 향해 차마 무거운 날개로 날아갈 엄두를 내지 못하는 구나, 신년은 깊은 안개를 몸에 휘감고, 눈의 옷섶을 길게 끌고가면서 눈물로 가득히 고인 눈으로 미소짓기도 하고, 또한 오들오들 떨면서 노래 부르기도 한다.
 
흔들리는 커튼 아래 자리잡았던 두 어린아이는. 어른들이 캄캄한 밤에 하듯 나직한 목소리로 소근거린다. 그들은 마치 멀리서 들리는 소근거림처럼, 깊은 생각에 잠겨, 귀를 기울인다. 그들은 이따금 새벽을 알리는 괘종시계가 유리 덮개 안에서 언제까지나 울려퍼지는 드높은 금속성 소리의 밝고 되풀이되는 음향에 놀라 몇번이나 몸을 떤다. 게다가 방안은 얼음처럼 차갑다....... 침상 주위에 헝클어진 것들은 흡사 상복같구나. 살을 에는 듯한 겨울의 북풍은,문간에서 탄식하고, 방안에 음산한 숨결을 가득히 불어넣는다. 한 차례 휘둘러보기만 하여도 무엇이 부족한가는 누구나 알 수 있다. 이곳에 있는 두 어린아이에게는 어머니가 없는 것이다. 자애로움에 넘친 미소로,자랑스런 눈빛으로 어린아이들을 지켜보는 어머 니가 없는 것이다. 어쩐 일인지 어머니는, 밤이 되면 혼자서 열심히 잿속에서 꺼져가는 불을 살리면서, 화로의 불을 일으키는 것을 잊었단 말인가. 어린이들 몸 위에 수피나 이불을 자상하게 덮어주는 일도 잊어단 말인가. "미안하다!"라고 한 마디 말한 다음, 떠나기 전에, 새벽녘의 추위로 어린아이들이 감기 들지 않도록 북풍을 막는 문을 꼭꼭 닫아주는 일도 하지 않았단 말인가. -어머니의 꿈, 그것보다 더 따뜻한 침구도 없을 것이다. 아름다운 새들이, 나뭇가지들 사이에서 몸의 균형을 잡고 있듯이. 손발이 얼어버린 어린아이들은, 아름다운 환영으로 갇그 찬 감미로운 꿈을 장만한다. 부드러운 침상은 어머니의 꿈이어늘, 어쩐일로, 이 둥지에는 깃털도 없고 따뜻함도 없으니. 어린아이들은 추워서, 잠 못 이루고,두려움에 떨고 있을 뿐, 사나운 삭풍에 얼어붙은 둥지란 말인가.....
 
벌써 눈치챘으리라 생각하지만, 이 어린아이들은 고아입니다. 집안을 온통 다찾아보아도 어머니는 안 계시고, 아버지도 어딘가 멀리 떠나버렷었다! 할 수 없이 어린아이만이 얼어붙은 듯한 이 집안에서 살아가고 있다...... 고아들은 겨우 네 살. 그런데 두 어린아이의 마음속 깊은 곳에서는 어렴풋하게나마 무언가 즐거운 추억들이, 마치 기도하면서 손가락 끝으로 굴리는 염주알처럼 천천히 조금씩 눈을 뜨고 있구나. 아, 얼마나 좋은 아침이었는가 말이다. 선물이 있었던 그날 아침은. 밤 사이, 두 어린아이는 각각 받게 될 선물을 생각하면서 잠 못 이루는 것 이었다. 금종이 은종이들로 싼 과자랑, 장난감이랑, 반짝반짝 빛나는 보석들이 소용돌이 치기도 하고 발을 굴리면서 춤추는 것을 보게 되는가 하면, 금방 커튼 밑으로 숨기도 하고, 다시 또 나타나기도 하는 그런 묘한 꿈도 꾸었다. 이른 아침이면 눈을 활짝 떴다.즐거운 마을으로 자리에서 일어났다. 욕심스럽게 입술을 삐죽이 내밀고, 졸리운 눈을 부비면서, 헝클어진 머리를 그대로 한 채, 축제일처럼 즐겁게 눈을 반짝이면서, 작은 맨발로, 마룻바닥 위를 가볍게 발소리를 내면서, 양친이 계신 방 밖에까지 와서는 가만히 문간을 만진다. 그리고 안으로 들어간다. 부모에게 인사말을 올린다.....잠옷 바람으로 되풀이되는 입맞춤, 거칠 것이 없는 기쁨이로다.
 
아! 참으로 즐거운 일이었다. 몇 번이나 되풀이 되었던 그 말은, -그러나 어찌하여 이렇게도 변해버렸단 말인가, 그 옛날의 이 집은! 난로에는 그토록 많은 장작이 진홍빛으로 불타오르고 있었다. 고풍스런 방안은 온통 구석구석까지 빛나고 있다. 큰 난로에서 올라오는 진홍빛 불빛의 반사가 니스칠을 한 가구들 위 에서 춤추는 것이 즐겁기 그지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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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총이 토해내는 붉은 핏빛의 침이,
종일토록 푸른 하늘을 향하여 파열음을 일으키고 있는 동안,
붉은색,녹색으로 장식한 부대들이 잇따라
적의 대포를 맞고 쓰러져 가는 모습을 왕은 그들을 비웃고 있노라.

소름끼치도록 무서운 광기로 하여,
몇천만의 인간이 피투성이가 된 시산으로 화해버리고 있는데도,
─가혹한 열기 아래서,여름의 풀섶 아래서,기쁨으로 죽어간 가엾은 자
들이여.
'자연'이여! 아! 성스러운 인간들을 창조해냈던 그대여!
어처구니업구나. 신께서 무늬 제단포와 향료와,
황금의 성찬배에 둘러싸여 빙긋거리고 있으시다니요,
찬미가의 가락에 따라 몸을 흔드시면서 낮잠을 주무시고 계시다니요.

게다가 눈을 뜨실 때는 전사자들의 어머니들이,
고뇌로하여 기진맥진항게 된 속에서도,
손수건에 싸온 연보돈을, 눈물을
흘리면서,바쳤을 때만이라구요!

............arthur rimbau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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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짜기에 잠들어 있는 자
크나큰 산등성이로부터 해가 비치면,
여기 푸른 풀이 우거진 작은 골짜기으 움푹 패인 땅에는,한 줄기 작은 시
냇물이 노래하고,
은빛 아지랑이는 남루한 풀섶 위에 미친 듯이 헝클어지니,
작은 골짜기는 햇살로 넘치는구나.
젊디 젊은 한 병사가, 입을헤벌리고, 맨머리로,
시원한 푸르른 쐐기풀 속에 머리를 막고 잠들어 있구나.
구름이 떠가는 풀밭 위 햇살 쏟아지는 녹색의 침상 위에 누워, 창백하구나.
두 발은, 수선창포속에 박고,
병든 어린아이처럼 미소를 머금고 잠들었구나.
다정한 자연이여, 녀석은 추은 듯하니, 따뜻이 잠재워주라.
온갖 향기가 바람에 실려왔건만, 콧구멍은 움짓도 하지않고
한쪽 팔을 가슴 위에 얹은 채,
이 적막함이여, 그의 바른쪽 배에는 붉은 상처 구멍이 두개.

1870년 10월............arthur rimbau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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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이 두 귀 가운데서 장미빛 눈물을 흘렸다
별은, 그대의 귓속 깊은 곳에 떨어져, 장밋빛으로 흐느껴 울고
그대의 목덜미로부터, 허리 있는곳까지, 무한은 그 흰 빛을 굴리고
있었다.
바다는 그대의 따뜻한 젖가슴을, 진줏빛으로 물들게 하고,
사내는 그대의 영묘한 옆구리에 검은 피를 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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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한 배>
유유한 강물을 타고 내려올 적에
이젠 선원들에게 맡겨져 있다는 느낌은 아니었어.
형형색색 말뚝에 발가벗긴 채 못박아놓고서
인디언들 요란스레 그들을 공격했었지.
플라망드르산 밀이나 영국산 목화를 져 나르는
선월들이야 내 아랑곳하지 않았지.
나의 선원들과 더불어 그 소동이 끝나자
강물은 내 마음대로 흐르도록 날 버려두었지.
격려한 밀물 요동 속에 밀리며
어느 겨울 아이들 머리보다도 더 귀멀었던 나,
나는 헤쳐나갔지.그리고 출범한 반도들은
그보다 더 기승하는 소동을 겪은 적이 없었다.
폭풍우 해상에서 잠깨는 날 축성했고
콜크마개 보다 더 가벼이 떠돌며, 영원한 희생자들의
흔들 배라고 불리우는 물결 출렁이는 대로 난 춤추었네.
희한없이 열 날 밤을,초롱불들의 흐리멍텅한 눈!
초록색 물은 시큼한 사과 속살처럼
어린애들에게보다 더 부드럽게 내 전나무 선체에 스며들고
청포도주 얼룩들과 토해낸 찌꺼기들이
키와 갈고리 닻에 흩어지며 날 씻었네.
이제 그때부터 초록 창공을 탐식하는,젖빛의,별들이 잠긴,
바다의 시 속에서 난 헤엄쳤네.
거기엔, 해쓱하고 넋 잃은 부유물처럼
이따금 상념에 잠긴 익사체가 내리흐르고,
거기엔, 갑자기 푸르스름한 색깔들 물들이며, 태양의 불그스름한
번득거림 아래에 느릿한 착란과 리듬,
알콜보다 더 진하게, 우리의 리라보다도 더 드넓게
사랑의 씁쓸한 바알간 얼룩들 술렁이며 삭아가네!
난 알고 있다네, 섬광으로 찢어지는 하늘들, 물기둥들,
격랑들 그리고 해류들을, 난 알고 있다네, 저녁녘
비둘기의 무리처럼 비약하는 새벽,
또 난 가끔 보앙ㅆ다네, 인간이 본다고 믿었던 것을!
난 보았네,신비로운 공포 점점이 박힌 나지막한 해,
머나먼 고대 연극의 배우들 모양의
길다란 보랏빛 응결체들을 비추는 태양을
저멀리 출렁이는 수면을 굴리는 물결들을!
난 꿈꾸었네, 현란스레 눈 덮힌 푸른 밤,
서서히 바다 위로 복받쳐 오르는 애무인 양
놀라운 수액드르이 순환
그리고 노릇파릇 개어나 노래하는 인광들을!
내 여러 날 쫓아다녔지. 히스테릭한 암소떼처럼
넘실넘실 암소들을 덮치는 큰 파도들.
성모 마리아의 빛나는 발이라도
숨가쁘게 헐떡이는 대양을 억누르진 못했을 꺼야!
짐작하다시피 난 부딪쳤네, 엄청난 플로리다 주와,
꽃무리 속에 인간의 피부를 한 표범들 눈초리가 엉켜 있었고
수레바퀴 테처럼 탱탱한 무지개들,
수평선 아래 바다의 청록색 양떼들과 어우러지고 있었지.
난 보았네, 어마어마한 늪들이 통발처럼 삭아가는 것을.
거기엔 골풀들 안에서 거대한 바다괴물이 통째로 썩어가고
바다의 고요 한가운데에서 부서지는 물의 붕괴,
그리고 심연을 향해 카르릉거리는 원방의 물결들을!
빙하들, 은빛 태양ㅇ들, 진주모빛 물결들, 잉걸불처럼 바알간 하늘들!
갈색 물구비 복판에 꼴사나운 좌초물들,
거기엔 빈대들이 할퀴어버린 거대한 뱀들
시커먼 냄새 풍기며 비틀린 나무들처럼 쓰러져가고!
아이들에게 보여주고 싶었으리, 푸른 물결의 그 만새기들,그 황금색
물고기들 노래하는 물고기들을,
꽃모양 물거품들이 항상 나의 출범을 어르고
형언할 수 없는 바람들은 시시각각 날개치듯 날 스쳤네.
이따금 극지와 지대들에 지친 순교자처럼
바다는 흐느낌으로 내 몸을 부드러이 흔들어대며
노란 통풍창 뚫린 그늘의 꽃들을 내게로 올려보내고
난 거기 쪼그리고 있었네,무릎꿇고 거의 넋 잃은 채.
섬처럼 내 뱃전 위로 달라붙은 하소연을 뿌리치고,
금빛눈을 빈정거리는 새들의 똥무더기를 가르며
나는 떠내려갔네.어렴풋이 날 스쳐간 혼백들
다시금 뒷전으로 잠잠히 가라앉더라!
해서 난, 길 잃은 배되어 머리카락에 휘감기듯
폭풍에 말려 새도 없는 창공으로 내던져졌지.
모니토르 군함들도 한스 조합의 범선들도
물에 취한 내 몸뚱아리 건지지 못했을 나:
자유로이 보랏빛 안개를 타고, 피어올라
불그스름한 하늘을 돌파할 나, 벽을 돌파하듯
훌륭한 시인들에 바치는 별미의 과일쨈처럼,
태양의 지의들이며 창공의 넝마들을 걸친 나,
반달 전구들 점점이 박혀, 미쳐 날뛰는 판자처럼,
검은 해마들 호송받으며 달음질치는 나,
군데군데 타오르는 구덩이 난 군청색 하늘을
7월들이 몽둥이 삿대질로 무너뜨릴떼,
50리 밖에서,발정하는 배헤못과 어마어마한 말스트롬 돌풍이
우는 소리를 느끼며 전율하는 나,
푸르른 부동을 영구히 실을 잣는 자, 나는
고대 흉벽들이 늘어선 유럽을 애석해하노라!
난 보았네, 항상의 군도들을 !그리고 열광하는 그곳 하늘
항해자에게 열려 있는 섬들을,
─바로 이 끝없이 깊은 밤들 사이에 그대 잠들어 달아나는 건가
백만의 황금새들,오 미래의 활력이여?
하지만, 정말이지,난 너무나도 흐느껴 울었네!여명들은 비통하고
달이 온통 잔혹하고 해는 온통 가혹하고,
쓰디쓴 사랑은 취기 어린 마비상태로 날 부풀렸네.
오 나의 용골을 터뜨리라!오 널 버다로 가도록 하라!
내가 유럽의 물 갈구한다면 그것은 바로 겁고 차가우 웅덩이, 거기엔 향긋한 황혼을 향해
슬픔에 겨워 쇠잔한 한 아이 쪼그리고
가벼운 배 한 척 5월의 나비처럼 떠 있는곳.
내가 유럽의 물 갈구한다면 그것은 바로
검고 차가운 웅덩이, 거기엔 향긋한 황혼을 향해
슬픔에 겨워 쇠잔한 한 아이 쪼그리고
가벼운 배 한 척 5월의 나비처럼 떠 있는곳.
오 물결들이여 그대들 무기력함에 휩싸인 나,
이제는 목화 짐꾼들로부터 그들의 자국 지울 수 없네,
깃발들과 불길들의 오만함 가로지를 수도 없네,
이제는 부교들의 험악한 눈들 아래에서 헤엄칠 수도 없네.
 
--------------------------------------------------------------------------------
<목신의 머리>
초록바탕에 금으로 수놓은 보석함, 수풀잎의
그늘로부터
입맞추고 나서 좋은 장소, 꽃들을 잔뜩달고,
줄곧 흔들리기만 하는 수풀의 잎그늘로부터
정교한 자수물의 기운차게 찢고,
망설이는듯한 목신의 머리가 불쑥 나타나면서, 두 개의
눈을 굴리면서,
진홍빛 꽃을 닥치는 대로 하얀 이빨로 물어뜯었다.
해묵은 술인양 다갈색으로 빛나는 그 입술이
무성한 나뭇가지 아래에서 크게 웃어댔다.
이윽고 재빠른 다람쥐의 몸을 감추어버렸으나,
그 웃음들은 나뭇잎마다 남아서 떨고 있었다.
피리새가 날아간 다음놀라버린,
황금 빛깔의 입맞춤의 숲은 가끔씩 깊은 생각에
잠기곤 했다.
 
--------------------------------------------------------------------------------
<바다그림 (MARINE)>
은과 구리의 수레들----
강철과 은의 뱃머리들----
거품을 휘젓고,----
가시덤불의 그루터기를 들어올린다.
황야의 조류들,

그리고 썰물의 거대한 수레바퀴 자국들,
원을 그리며 동쪽으로 길게 뻗친다,
숲의 기둥들 쪽으로.----
모퉁이가 빛의 소용돌이에 부딪히는
부두의 방파제 쪽으로.  
 

--------------------------------------------------------------------------------
미셸과 크리스틴 (MICHEL ET CHISTINE)
빌어먹을 그때 만일 태양이 이 기슭을 떠난다면!
달아나라, 환한 홍수로다! 여기 길들의 그늘이 있다.
버드나무숲에서, 오랜된 앞뜰에서
뇌우는 우선 굵직한 물방울을 뿌린다.
오 백 마리의 어린양들아, 목가의 금발 병사들아,
수로들, 마른 히이드들아,
도망쳐라! 평원, 사막, 초원, 지평선이
뇌우의 붉은 화장을 돕고 있다!
검둥개야, 외투가 휘날리는 갈색 머리의 목자야,
탁월한 번개의 시간을 피하라.
금발의 무리야, 어둠과 유황이 떠다니니,
더 나은 은신처로 내려가도록 하라.
그러나 나는, 주여! 여기 내 성령이 날아온다.
얼어 버린 붉은 색 하늘 뒤에서,
흐르고 나는 천상의 구름들 아래,
철길처럼 긴 백 군데의 솔료뉴평원으로.
저기 많은 늑대들, 많은 야생의 씨앗들을,
이 종교적인 뇌우의 오후가 앗아간다.
메꽃들을 사랑하기는 하면서
많은 무리들 몰려올 옛 유럽 위로!
뒤에, 달빛이여! 황야 도처에서,
전사들이 얼굴은 붉고 이마는 하늘 향한채
자신들의 창백한 준마들을 천천히 몰고 간다!
이 당당한 무리 아래 조약돌들이 울린다!

----그리고 나는 볼 것이다 노란 숲을, 밝은 계곡을,
파란 눈의 아내를, 붉은 이마의 남자를---- 오 갈리아여,
그리고 그들의 소중한 밭 근처에서, 유월절의 하얀 양을,
---- 미셸과 크리스틴을, ----또한 그리스도를!
----목가의 끝.
 
--------------------------------------------------------------------------------
<민주주의 (DEMOCRATIE)>
'깃발은 더러운 풍경으로 가고,
우리의 사투리는 북을 질식 시킨다.
중심지에서 우리는 가장 추잡스런 매춘을 부추길 것이다.
우리는 당연한 반란을 진압할 것이다.
후추가 나는 습기 많은 나라들로!
----가장 잔인무도한 산업적 또는 군사적 착취를 위하여.
여기에서, 어디에서건, 다시 만납시다.
호의의 신병인 우리는 사나운 철학을 가질 것이다.
과학에 관해 무지하고,
안락을 위해서는 교활한 우리.
움직이는 세계를 위한 파열.
이것은 진정한 행군이다.
앞으로 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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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3 詩에 독자들이 밑줄을 긋도록 써라... 2016-11-26 0 2700
442 "150 000 000" 2016-11-26 0 2738
441 테트 휴즈 시모음 2016-11-26 0 2562
440 미국 시인 - 알렌 긴즈버그 2016-11-26 0 2919
439 이육사 시 중문(中文)으로 읽다... 2016-11-15 0 2659
438 타고르 詩를 보다... 2016-11-14 0 2990
437 남미주 아르헨티나 문학 거장 - 보르헤스 2016-11-07 0 2402
436 미국 녀류시인 - 에밀리 디킨슨 2016-11-07 0 3603
435 한 그리움이 다른 그리움에게...사랑할 날 얼마나 남았을가... 2016-11-06 0 4073
434 해외 시산책 2016-11-06 0 2523
433 미라보 다리 아래 강물은 지금도 흐르고... 2016-11-06 0 2687
432 아름다운 세계 명시속에 흠뻑 빠져나볼가... 2016-11-06 0 3564
431 프랑스 상징파 시인 랭보 시 다시 새기다... 2016-11-05 0 3084
430 "세계는 소리와 맹위와 불로 가득 차고"... 2016-11-01 0 2401
429 "내 여자의 육체, 나는 네 경이로움을 통해 살아가리"... 2016-11-01 0 2707
428 장편 서사시 <<백두산>> / 조기천 2016-11-01 0 3879
427 미국 "생태주의" 방랑시인 - 게리 스나이더 2016-10-28 0 3936
426 아랍 "망명시인", 령혼의 나팔수 - 니자르 카바니 2016-10-28 0 2442
425 타이타닉호는 침몰되지 않았다... 2016-10-20 0 2219
424 바람만이 그 답을 알고 있다네 / 천국의 문을 두드려요 2016-10-19 0 3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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