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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지기-죽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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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 30 = 2 = 6 = 15 = 1 = 두줄
2016년 11월 28일 00시 09분  조회:2462  추천:0  작성자: 죽림
 
               지하철 정거장에서
 
 

  •  
                  에즈라 파운드


  군중 속에 이 얼굴들의 홀연한 나타남,

비에 젖은 검은 가지에 꽃이파리들.        In a Station of the MetroThe apparition of these faces in the crowd;Petals on a wet, black bough.사상파 시인으로서의 파운드의 역량을 여실히 보여주는 이 작품은 일본의 "하이쿠"와 유사한 점이 있다. 일본의 "하이쿠"는 두세 개의 사물이 관련된 이미지를 제시한다. 그러나 이 작품은 하나의 이미지만을 제시한다. 단지 길이가 짧다는 점이 공통점이다. 지하철 정거장에서 받은 한 인상을 선명한 이미지로 그려내는 이 작품에 대하여 시인은 1916년의 한 회고록{그디에 브르제스카: 회고록}(Gaudier-Brzeska: A Memoir)에서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3년 전에 나는 파리의 라꽁꼬르드에서 지하철에서 내려 갑자기 한 아름다운 얼굴, 그리고 또 다른 얼굴, 그리고 예쁜 어린 아이의 얼굴, 그리고 또 다른 아름다운 부인을 보고서, 그 날 하루종일 그것이 나에게 의미한 바를 나타낼 말을 찾고자 애썼지만, 그 돌연한 감정만큼 가치있고 아름다운 말을 찾을 수 없었다. 그리고 그 날 저녁...나는 여전히 애쓰고 있다가 갑자기 그 표현을 발견했다. 내가 단어들을 발견했다는 의미는 아니다. 언어가 아니라 작은 색깔 반점들로써...어떤 평형상태가 왔다...그 "한 이미지의 시"는 중첩의 한 형태이다. 다시 말하여, 한 이미지 위에 다른 이미지가 놓인 것이다. 나는 내가 지하철에서 느낀 정서에 의해 내가 처하게 된 궁지로부터 벗어나는데 그것이 유용하다는 것을 알았다. 나는 30행의 시를 한 편 썼지만, 그것은 소위 강렬도에 있어서 제 2위에 속하는 것이었기 때문에 찢어버렸다. 6개월 후에 나는 그것의 반 정도 길이의 시를 썼고, 1년 후에 다음과 같은 시구를 지었다. "군중 속에 있는 유령같은 이 얼굴들 젖은, 검은 가지 위의 꽃잎들." 우리가 어떤 사상의 맥락 속으로 흘러 들어가지 않는다면 그것은 무의미하리라고 생각한다. 이런 종류의 시에서는 외적, 객관적인 것이 내적, 주관적인 것으로 변하거나 그 속으로 투사되는 정확한 순간을 기록하고자 한다."
위 글에서 명확히 밝혀지고 있듯이 이 작품은 지하철 정거장의 컴컴하고 축축한 분위기에서 갑자기 보게 된 아름다운 얼굴들에서 받은 강렬한 인상을 구체적인 이미지로 표현한 시이다. 첫행에서 시인이 지하철 정거장에서 갑자기 인식하게 된 군중들의 얼굴이 나타난다. 지하철에서 내렸을 때 그곳의 불빛에 비친 군중들의 얼굴이 시인의 주관에 들어오는 상황이 설명된다. "유령"이라는 뜻의 "apparition"은 갑자기 뜻밖에 나타나는 것을 뜻하므로 여기서는 얼굴들이 "갑자기 나타난, 홀연히 나타난" 것을 뜻한다. 여기서 "유령같은" 이라고 번역한 것의 의미가 유령처럼 이상하다든지 섬뜩하다든지 하는 뜻이 아니라 갑자기 나타났다가 갑자기 사라지는 점에 중점을 둔 것임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그러므로 첫 행을 "군중들 가운데서 홀연히 나타난 이 얼굴들"이라고 번역하여도 실체가 없는 듯이 갑자기 나타났다가 사라지는 것을 의미한다는 점에 있어서는 변함이 없다. 둘째 행에서 시인은 주관에 비친 갑자기 나타난 아름다운 얼굴들을 이미지로 바꾸기 위하여 그것을 나뭇가지에 매달린 꽃잎에 비유한다. 꽃잎의 배경이 젖은, 검은 가지가 됨으로써 지하철 정거장 내의 어두컴컴한 분위기가 암시되며, 그 꽃잎이 나타내는 아름다운 얼굴들의 선명한 윤곽이 뚜렷하게 드러난다. 비에 젖은 검은 가지와 밝은 색깔의 꽃잎이 대조됨으로써 꽃잎의 아름다움이 강조되고, 시인이 인상이 돌연하고 의외인 점이 드러난다. 선명하고 객관적인 이미지 묘사에 의해 시인 자신의 주관적 인상이 느껴지는데, 이는 사상파 시인들의 특징 중의 한 가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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