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춘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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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 까 마 귀
2013년 10월 19일 18시 54분  조회:623  추천:2  작성자: 전춘식

동화

 

까 마 귀

 

전 춘 식

 

"까욱, 까-욱!"

까마귀가 어쩌다가 가느다란 소리를 내였는데도 주변에서는 다들 귀를 막습니다.

"저 새는 하필이면 '까마귀'라는 이름을 타고 났을가?"

"그러게 말이지. 목소리도 어쩜 저렇게 귀에 거슬릴가?"

까마귀는 차츰 기 죽어갔고 슬금슬금 외진 곳으로 피하기만 합니다. 남들과 어울리기마저 싫어졌습니다. 까마귀는 속으로 늘 이런 생각을 굴리군 하였습니다.

(내가 만약 까마귀로 태여나지 말고 공작새로 태여났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가!)

어느날 길에서 굴러가던 달구지에서 배 한알이 떨어졌습니다. 마침 배가 고프던 차라 까마귀는 나래를 접고 땅에 내렸습니다. 까마귀가 당금 그 배를 주어먹으려는데 난데없는 트럭이 그의 곁을 쌩 스쳤습니다. 머리를 다치운 까마귀는 정신을 잃고 그 자리에 쓰러졌습니다.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가 까마귀가 정신을 차렸을 때는 이미 다치운지 사흘이나 되는 때입니다. 겨우 목숨은 건졌지만 까마귀는 머리를 다치운 탓에 기억을 상실한 실의증에 걸렸습니다.

까마귀는 이전의 일을 감감 잊어버리게 되였습니다. 심지어 자기가 까마귀라는것조차 기억에 없습니다. 자기가 살던 고장을 떠나 아무데나 날아다닙니다. 날아다니면서 노래가 지어지는대로 불러댑니다.

"내 이름은 공작새, 어여쁜 아가씨라네. 랄랄라-내 이름은 공작새라네-"

그 노래소리를 들은 너구리가 머리를 갸우뚱거리더니 한마디 건네입니다.

"난 공작새라는 말만 들었지 가까이에서 단 한번도 본적이 없단다. 넌 참 듣던 말과 같이 이쁘구나. 몸에는 까만 비로도치포를 입은듯 고귀해보이는구나." "그래?"

까마귀는 흥이 나서 더욱 높은 소리로 노래를 부릅니다. 그 노래소리에 귀를 기울이던 박쥐도 한마디 께끼입니다.

"공작새는 춤도 잘 춘다고 소문을 들었는데 너 좀 나한테 보여줄래? 난 요즈음 엄마를 잃고서 늘 슬픔에 잠겨있단다."

"아, 참 안됐구나. 그럼 내가 춤사위를 보여주지."

까마귀는 커다란 날개를 한껏 펼치고 훨훨 바레무를 춥니다. 박쥐의 주위를 빙빙 돌면서 가벼운 몸짓으로 공중에 떴다가는 내리며 온갖 정성을 보입니다. 어느새 박쥐도 기분이 들렸는지 박수까지 쳐줍니다.

"난 시력이 나빠서 낮에는 똑똑히 볼수가 없단다. 하지만 네가 춤추는 모습만은 똑똑히 보아낼수 있어. 난 공작새의 아름다운 춤을 보았다고 이제 내 친구들한테 자랑할거야!"

까마귀는 그 말에 어깨가 으쓱 올라갑니다. 자기가 이렇게 춤을 잘 출수 있다는것이 믿기질 않습니다. 남을 즐겁게 해주느라 춤을 춘건데 결국은 자기마저도 무한한 행복감에 취하게 되였습니다.

까마귀는 더는 남들의 시선을 피해 사는 고독한 신세가 아닙니다. 까마귀는 활발해졌고 명랑해졌으며 남들을 즐겁게 해주는 일에 참여하는 차수가 늘어났습니다. 후날 까마귀는 길에서 우연히 전에 살던 옛고장의 또래 애들을 만났습니다. 자기를 놀려주며 멀리하던 애들입니다. 하지만 까마귀는 그들을 알아보지 못합니다.

그새 많이 다듬어진 목청으로 노래를 뽑습니다.

"내 이름은 공작새라네, 어여쁜 아가씨라네. 랄라라- 내 이름은 공작새라네-"

누구도 이 새가 이전에 못나게 보이던 까마귀라는걸 보아내지 못합니다. 그들은 자기네끼리 수군덕거립니다.

"이제 보니 공작새도 까마귀와 엇비슷하게 생긴것도 있었구나." "그렇구나. 그래도 까마귀와 비기면 엄청 다르잖아? 얼마나 보기좋은 밝은 모습이니?"

까마귀는 그 말을 다는 알아듣지 못합니다. 실의증에 걸렸으니 당연 그 말을 리해할 수가 없는겁니다. 하여 칭찬을 듣고서도 얼떠름해진 표정입니다. 하지만 지금 까마귀의 마음속에 골똑 들어찬건 자기가 어엿한 공작새라는 가슴 넘치는 자부심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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