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문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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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색날짜 : 2020/01/09

전체 [ 5 ]

5    덜기의 철학 댓글:  조회:1067  추천:0  2020-01-09
덜기의 철학 등짝의 지게에 텅 빈 동굴 하나 비끌어 매고 괴춤에는 헌 메투리 헌 보선 헌 바지 잡동사니 허덕간 하나 둘둘 말아 차고 겨드랑이에는 부러진 날개와 무슨 젝트라고 하는 개인의 미래비전을 고전명작인 양 끼고 먼 길을 떠난다. 가물가물한 빨간 꿈속에서 새파란 병아리가 한창 샛노란 고래를 낳고 있다. 개화장을 짚고 일어서다가 눈 뜨니 등짝은 무지 버겁고 거시기는 여섯 시 반이다. 처분권장 신호가 가끔 뜨지만 당신이 전당포로 직행을 할지언정 문물급 보선은 버릴 수 없어. 봉황 깃털의 화석같은 침묵이 약 삼 년 간 흘렀다. 별안간 조막손이 앙가슴을 호쾌하게 탕탕 쳤다. 훌러덩 벗었다 동굴도 허덕간도! 온몸이 구름 되어 둥둥 뜬다.
4    國 畵 댓글:  조회:1151  추천:0  2020-01-09
國 畵 개나리 화사한 선경대 벼랑 가에서 붓대 타고 계곡 내리다가 머루넝쿨에 걸렸다. 머루 한 알 따먹고 잎 한 잎 머리에 쓰고 넝쿨에 퍼더버리고 앉아 주르륵 미끄럼질했다. 빠알간 노을을 등에 업고 코스모스와 들국화 길섶에서 놀고 있었다.   붓자루 마디에 빨간 잎이 생긋 피어난다. 
3    핸드폰 댓글:  조회:1265  추천:0  2020-01-09
핸드폰 우리 동네에 호수가 숱해 생겼다. 호수에는 잉어 붕어 초어와 정의의 비수, 간교한 사기술 그리고 우주의 게임과 재밌는 현대 신화들이 홀딱 벗고 자맥질한다. 미니 드론 타고 바다 자궁도 구경하고 은하수에 가서 별 낚시도 한다.   그만 호수에 풍덩 빠졌다. 돌고래와 함께 헤엄쳤다. 은하수에서 별도 줍고 삼족오하고 숨바꼭질도 했다.   상냥한 상어 데리고 놀았다. 코와 귀와 고추를 먹혔다. 도망을 치다가 발가락을 뜯겼다.   엉덩이 반쪽도 상납했다. 젖 먹던 힘까지 다해 구명대 하나 사 가지고 야반도주했다. 쑤욱 시원히 빠져나왔다.  
2    조 화 댓글:  조회:953  추천:0  2020-01-09
조 화 철새 칠만 마리 휘루루루 휘루휘루루 멀고 시린 하늘 길 발로 깎는다. 멀리 알낳이 보금자리 그려 보면서 한결같이 날개로 노를 젓는다.   먼 바다 컴컴한 품속 만만한 속살 백만 샛서방고기 휘익 휙 번개식 출동이다. 아래턱 밑에 짧은 수염 빽빽이 나 있는 멋쟁이들 동에 번쩍 서에 번쩍 번뜩이는 예리한 비수.   하늘 아래 인간세상 한마당이다. 손발 맞추느라 전자수판에 땀투성이 계산은 맞는데 손이 안 맞아 서로 밟아서 뭉개 놓는다. 밟아서 가죽만 남게 한다.   귀한 무리 바다 천공에 보내 낮 체조 시킨다. 호각을 분다. 
1    거룩한 식객 댓글:  조회:980  추천:0  2020-01-09
거룩한 식객 어제 이빨 좋으신 손님 한 분 찾아와 에덴동네를 잡수셨다. 은빛 번뜩이는 귀중한 이빨로 앞동산 큰 키 나무밭과 뒷동산 작은 키 나무밭을 차례로 다 잡수시고 고소한 흑토 짭짤한 백사장은 복판으로 흐르는 강물에 말아 맛나게 잡수셨다. 이마의 땀 훔치시며 소발굽산을 잡수실 때 곰바위가 이빨에 끼었다. 미인송 뿌리째 훌렁 뽑아 쑤시니 뻥! 이빨에 구멍 뚫렸다.   에덴동네 돌고래 호랑나비와 고추잠자리네 가족이 마른 개암나무에 목을 맸다. 개암나무가지가 황사바람에 곡을 하자 파랑새 부부가 멀리 알섬으로 날아갔다. 다람쥐 형제도 시월산으로 이사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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