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국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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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축년에 부치는 만필
2012년 07월 31일 16시 43분  조회:969  추천:0  작성자: 최고관리자

기축년에 부치는 만필

최국철



전통의 힘을 무시하고 우리 말 용어에서조차 낡투, 새것의 계선을 가르 면서 첨단을 달리는듯한 모양새를 보이는 요즘 풍토에서도 기축년, 소해 라는 용어들만은 용케 살아남아서 기원을 표시하는데 일조한다.

끊임없이 륜회를 거듭하는 세월속에서 새해의 벽두가 가까와오면 우리의 문화풍토에서는 어김없이 새해벽두만필, 단상 등 제목의 글들이 흘러나오고 서기스러운 새해를 축복하고 사회 제반 분야에서 해야 할 일을 제시하고 독려한다. 무자년에는 쥐를 말한다면 기축년에는 소를 말하는것이 이제 문화류행으로 되였다. 소는 파워와 억척스러움의 상징이고 대명사이다.

부리망이란 말이 있다. 주전부리를 막을 요량으로 소의 주둥이에 씌우는 물건을 말한다. 부리망이란 소를 부릴 때 소가 햇풀이나 곡식을 뜯어먹지 못하게 하려고 소의 주둥이에 씌우는 물건인데 가는 새끼거나 철사로 그물같이 엮어서 만든다. 이 부리망을 조선북부에서“꾸레미”라 했으니 연변쪽에서도 단연 “꾸레미”라 했다. 그 꾸레미가 변형되여 민간에서는 “쇠꺼레”,  “투레”라 했고 돈화쪽에서는 “다부제”라고도 불리웠다. 지역적으로 이름이 달라도 부리망의 그 제동장치는 한결같았다.

파워가 무진장하고 호랑이도 겁나지 않은 강강한 소라지만 자그마한 부리망을 씌우면 굶어죽어도 부리망을 해체할 아무런 방도도 없다. 지구의 력사가 고급동물이 저급동물에 대한 억제고 간섭이라 볼 때 아주 자연스러운 일일듯하다. 소는 햇풀을 먹으려 하고 인간은 그 풀을 못먹게 막는 장치를 발명한것이다. 철저한 인간위주의 사고이다.


2

 

관습이란 무섭다.  낯선 길을 걷거나 등산을 하다보면 뒤사람이 꼭 앞사람의 발자취를 따르게 된다. 가로질러나가면 빠르고 앞선 사람이 낸 길보다 더 평탄해보인다고 의식했는데도 결국 잠재적인 무의식에서 해탈하지 못하고 그냥 뒤따르게 된다. 소도 마찬가지다. 수레를 끌고 산으로 들어가보면 꼭 동종류의 발자국을 따라서 가는것을 볼수 있다.

관방에서 사상해방을 캠페인 벌리듯 주도한지 오래다. 그런데 지역사회에서 진정으로 사상을 해방하고 경제,  문화 등 사회 제 분야에서 파격적인 모습을 보이고 해방됐는지 기웃거리게 되는 요즘 세월이다.특히 문화령역에서 우리들은 처처에서 자신들이 만든  “부리망”을 쓰고 함구로 일관하고 길을 가로질러 나가거나 독창적으로 길을 열려는 기미도 없다.

관습과 전통은 룰이 다른 완전히 다른 개념이다. 전통이란 어떤 집단이나 공동체에서 지난 시대에 이미 이루어져 계통을 이루며 전하여 내려오는 사상, 관습, 행동따위의 양식을 말한다면 관습이란 어떤 사회에서 오래동안 지켜내려온 질서나 풍습을 말한다. 이 질서에 문제가 있다는 말이 된다. 20세기에 지켜왔던 하드파워적인 질서를 문화라는 파워로 혁파해야 한다는 말이 되겠다. 그 혁파는 가장 기초적인 인간문화행위로부터 시작된다는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사촌이 기와집 사면 배 아프기식 문화”,  “소집단리익문화”,  “남의 뒤담화문화”,  “안면봐주기문화”가 그 특례다. 연변은 이 문화에서 가장 자유롭지 못한 지역으로 남았다.  이런 “무자년문화”가 기축년에도 지속된다고 생각해보면 가슴이 아프다.


3

 

음력설 제야 밤하늘의 천정을 샹들리에처럼 장식하고있는 별자리가 있다. 오리온 자리의 북서쪽에 놓인 부자형의 별들은 성난 황소의 뿔이 되고 6~7개로 이루어진 별무리들이 황소의 머리를 이룬다. 초원에서 지축을 흔들며 마구 달리는 소와 같이 생겼다고 해서 황소자리라고 하는 이 별자리의 주인공은 제우스신이고 황도 12궁 가운데 두번째에 해당하는 별이다.그렇다면 소는 전 인류적인 토템으로 승격하지 않았나 의심할수도 있다. 차마고도에서 등에 짐을 지고 묵묵히 설산을 넘는 서장의 모우를 보노라면 인류가 소를 토템으로 신성시했는지를 단적으로도 알수 있을것 같다.

소가 가장 겁나하는 곤충은 시골에서 “쏘개”라고 이름한 까만 곤충이다.  검은 개미보다 약간 큰 날아다니는 이 곤충은 6~7월사이에 소를 습격하는데 이때면 소는 꼬리를 빳빳이 추켜세우고 네발뜀을 하면서 발광한다.  곤충학자들이나 알것 같은 이 곤충은 소에게는 가장 위협적인 존재이다. 혹 밭에서 후치질을 하다가 이 곤충의 습격을 받으면 소는 후치멍에를 멘채로 뛰는데 이때 생둥이라면 보습날에 소 발뒤축을 뭉청 끊어서 소를 도살하게 만드는데 경험자들은 소가 뛸 기미가 알리면 보습날을 깊게 박아서 가대기를 부러뜨려 소의 목숨을 살린다. 농경사회에서 소의 가치고 사랑이다.

부리망도 좋고 황소자리도 좋다. 산업화로 달리는 현시대에서 우리는 소란 동물이 내재한 하드파워에 사랑과 문화라는 옷을 입히고 소를 습격하는 “쏘개”가 되지 말고 현대적인 지역문화의 창출에 시선을 돌린다면 기축년이 더 뜻깊지 않을가 속삭여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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