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균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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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절과 인용
2012년 03월 05일 14시 08분  조회:8466  추천:0  작성자: 최균선
                                                                                                인용과 표절의 차이
 
                                                                                                      최 균 선
 
        어느때부터 만연되였는지는 몰라도 중국만이 아니라 외국에서도 표절현상이 우심하여 의론이 분분하게 되였다. 표절이란 무엇인가? 위키백과에서는 표절(剽窃)이란 다른 사람이 쓴 문학작품이나 학술논문, 또는 기타 각종 글의 일부 또는 전부를 직접 베끼거나 아니면 관념을 모방하면서, 마치 자신의 독창적인 산물인것처럼 공표하는 행위를 가리킨다고 해석하고있다.
 
       인용(引用)은 다른 사람들의 저작들에서 구절이나 단락을 발취하려 할때 원저자와 그것의 구체적출처를 밝히고 광명정대하게 리용하는것을 말한다. 인용은 여러가지 리유에서 사용된다. 의미를 명확하게 하거나 인용되는 글의 주장을 확실하게 뒷받침하려 할 때, 또는 자기 글에 색다른 정보를 제공하려는 경우에도 사용된다. 이는 단순히 론의를 위해서일수도 있고 원저자에 대한 경의를 표하기 위한것일수도 있으며 론거를 충실하게 하려는 목적도 있다. “베른협약”이라는것이 나온것처럼 인용법은 범세계적으로 공인된 수법이다.
 
        그런데 출처를 밝히기만 하면 표절이 아니라고 할수 있을가? 자기 이름으로 내는 론문에서 핵심내용이나 대부분이 남의 글에서 옮겨온것이라면 출처를 분명하게 밝혔더라도 표절로 볼수 있는데 인용과 표절의 차이를 딱 부러지게 말하기 어려운 경우가 종종 있다. 우선 인용의 정도이다. 정당한 범위안에서의 인용이여야 하는데 항목 설명이 주된 구성부분이고 인용은 부수적이어야 한다. 주종관계가 인용이 원 문보다 길어서는 안된다는 등은 상식적인 규정에 불과하다.
 
        인용하는 글이 저작의 일부여야 한다고 규정할수도 없다. 짧은 문구나 시, 가사 등은 그 전부를 인용할수도 있기때문이다. 한편, 잡지나 신문 등에서의 보도를 위한 인용의 범위에 대해서는 그 해석이 쉽지 않다고 생각된다. 특히 겨끔내기로 써내는 문법서들이나 사전들에서 어느것이 기성된것이고 어느것이 창조발명인지 아무도 금을 그을수 없다. 인용하면서 약간 수정하거나 변경시켜도 인용되는 저작물의 기본적 동일성에 변함이 없고 그 표현의 본질적특성을 그대로 감득할수 있다면 역시 인용이라고 보아야 한다.
 
         전국의 다른 국립대학들에서는 어쩌는지 몰라도 내가 몇년 있었던 사립대학경우, 해마다 졸업론문를 쓸 때이면 학생마다 우선 착수하는것이 자료수집이고 이른바 연구  검토단계이다. 크든 작든 자기 집을 지으려면 네기둥과 간기둥, 그것들을 이어주는 가름목들과 대들보, 연목들이 두루 갖추어져야 착수할수 있다. 남에게서 얻어온 재목들로만 집모양이 얼추 나게 엮을수 없다. 학생들이 론문쓰기에서“집” 이라는 추상적 제목을 내놓고 막연하게 여기저기서 가능한대로 재목ㅡ자료들을 끌어들인다.
 
        그다음 구조의 크기와 형식을 설정하고 그에 맞게 재료를 마르며 조합을 시도한다. 특히 한국어로 졸업론문을 써야 하니 아는것이 많지 않고 새 견해나 관점이란 있을수도 없는데다가 론증할수도 없고 사유방향도 서지 못하다보니 거의다 인터넷에 뜬 글에 매달린다. 여기 한단락, 저기서 한구절씩 뽑아내여 론제에 맞게 엮으려고 모지름을 쓰지만 룡두사미격의 글이 되기도 하고 말대가리에 당나귀주둥이를 갖다대는격의 글이 되며 종적인 련계, 유기적결합이 잘 되지 못하여 횡설수설이 되여진다.
 
        이런 조합식론문은 학자,교수들속에서도 성행하고 있는데 학생더러 혼자 깨여있으라고 요구할수도 없다. 인용을 많이 하되 정당성을 기하여 각주같은것을 달것을 요구하지만 어느것이 인용이고 어느것이 작자의것인지 구별할수 없는판에 각주를 달아봐야 눈감고 야옹하는 격으로 자아기편이 아닐수 없다.
 
        인용의 출처를 밝히지 않고 타인의 글 전부나 일부를 그대로 가져다가 자기가 쓴것처럼 내놓것은 대학생들이 할수 있는 저차원의 표절이고 여러가지 동종의 글에 구절구절을 발취하여 단순히 조합하거나 한 문장을 통채로 옮겨다가 가담가담 자신의 해석인것처럼 보태거나 개념들을 동의어로 바꿔놓는것은 조금 고차원적인 표절방식이다. 가장 교묘한 표절로는 착상, 주제발굴을 가로채는것인데 문제의 제기, 가설, 론증, 결론 등을 도용하는것이다. 대학보고서와 론문에서 심심찮게 볼수 있는 상당히 수준이 높은 표절이다. 이런 표절방식은 학술계에서도 만연된지 오래다.
 
        문학, 사회학, 언어학 범위의 학사론문은 지도성과 경제효익을 기약하지 않기에 두루뭉실 얽어가지만 기술가치함량이 높은 론문같은것을 베껴내면 문자만이 아니라 남의 연구성과까지 훔치는것으로 된다. 이 시점에서 대학(국립대학도)에서 학생들이 꼭 졸업론문을 써야 하는가? 하고 곤혹에 빠지는 사람들이 많지만 함께 탄 배가 물결 따라 흐르는데 혼자 뛰여내린다면 시세에 어두운 사람이 될것이다.
 
      물론 본과4년을 배운것을 리용하여 어떤 과제를 조사연구하거나 총화를 짓는것은 사회에 학술가치나 경제적실효를 제공하는것 아니라 그저 학습성과를 현시하며 학사자격을 가지는 형식이고 론문이 학생에 대한 고찰정도에 그친다고 여기면 심상한 일이라 크게 문장을 지을 일도 아니나《그래도 이건 아닌데…》하고 뇌까리게 된다.
 
       전국적으로 서로 베껴내는 풍조가 활개치는 마당에 내것도 다른 사람이 표절할수 있다는 가능성을 생각하면 누구를 질타할 일도 못된다. 이 시점에서 정당한 방법으로 옮겨쓰면 인용인데 아이보다 배꼽이 더 큰것처럼 자기 말은 몇구절 없이 대부분 남의 사상이나 견해의 조합하지 말라고 뒤를 누르지만 고양이에게 부뚜막고기를 먹어서는 안된다는 으름장에 불과한것이였다.
 
       뉴톤이 모든 창조는 재창조라고 말했듯이 글을 쓰는 사람은 누구나 다다소소히 타인들의 사유에 힘입으며 자기 사상, 견해를 서술하지 않을수 없다. 그만큼 인용이 없이는 자기의 정당성을 론증명하기엔 무기력하다는것을 자인하고 어쩔수 없이 타인의 사유를 빌려다가 쓰는것이 정당화되여 왔다.
 
        그런데 본문보다도 인용문이 더 많은 론문이나 참고문헌목록이 길고 긴 리론서들을 보면 명칭이 다를뿐 역시 옮긴것은 옮긴것이요 한두마디 건너 인용하는것은《나의 독창적인 견해는 별로 없소》라는 발견의 부재를 드러내는것이다. 비록 광명 정대하게 각주를 달아도 표절과 똑같은 효과를 얻고있다. 새 사상을 가지고 독자적으로 피력할 자신이 있다면 남의 사상의 목장에서 방목하는격으로 그저 자료에만 매달릴 필요는 없으며 책을 인용투성이로 만들필요도 없으리라.
 
      인용에는 대체상 소크라테스, 맑스, 프로이드, 니체, 칸트같은 대사상가들의 말로 자기 론증에 버팀목을 삼는게 관례이다. 그런데 선인들이 이미 기성화시킨 문법리론이 있는데도 새록새록 나오는 문법교과서들은 중복로동이 많기마련이고 읽기교과서나 문학작품선 같은것들은 편자의 가치기준, 선호도에 따라 기성작품을 옮기는것이니 컴퓨터시대에는 마음만 먹으면 해낼수 있는 쉬운《저술》작업이라 할것이다.
 
       창작하거나 저술하거나 정확성을 담보할수 없더라도 한편의 글에 자기 모종 사상견해가 있어야 한다. 자기 발견이나 견해가 전무후무한데 책을 엮었다면 무모하며 결과적으로 무효로동이다. 사상,관념이란 지식과 지혜의 산물로서 명확한 목표를 전제로 한 사유활동의 결과물이요 저자의 령혼이며 그 글은 거기서 피여난 꽃이다.
 
     사상표현이란 문필가들의 궁극적인 목표이다. 오직 사상만이 글에 생명을 부여하고 사회적가치를 제공한다. 사상가는 명확한 목표와 의지와 책임감으로 대중을 계몽하고 인도하는 선구자로서 모든 문필가들의 귀감이다. 그리하여 불세출의 대사상가 들은 고귀하고 위대하며 그 지식과 사상의 빛발을 모든 독자들이 터득하려 하고 접수하고 자기 실천행동에 지침으로 삼으려하기에 숭경의 대상이 되는것이다.
 
       참다운 리론가의 길은 진리ㅡ사상과 리론을 창출해내고 진리로써 인간들을 더 높은 차원의 인식단계로 끌어올려주데 있는것이며 그 진리의 빛으로 새로운 진리들을 탐색해낼수 있도록 나아갈 길을 비춰주는데 있다. 인류문명사에서 별처럼 떠올랐던 수많은 사상가들이 있었기에 인류는 오늘의 현대문명시대에 이른것이 아니랴,
 
        설사 위대한 사상은 아니라도 독창적인 견해도 없고 개성적인 론술능력이 없다면 진리를 탐구하는 길에 튼튼히 설수 없고 앞장서서 갈수도 없는 절름발이“문필가, 리론”가라고 해야 할것이다. 두뇌에 기성리론만 가득차있으나 자신의 사유력으로는 촌보난행이기에 표절하거나 인용하는 길밖에 없을것이다.
 
        물론 현대에는 참고문헌을 등지고 저술할수 있는 천재들이 많지 않고 한구절도 인용하지 않고 론술할수 있는 학자나 평생 타인의 리론에 의지하지 않는다고 장담할 리론가들이 별로 없지만 적어도 타인의 사상노예로 충당되지 말아야 할것은 자명하다. 만약 그런 사유의 연골증“환자”들이 사상가, 리론가. 작가처럼 행세한다면 지극히 우려스러운 일이 아닐수 없다.
 
        세상이 변하여 종말이 온다하더라도 자기 자신의 사상만은 영생하기를 바라는것은 모든 사상가들의 저술의 취지이다. 사상은 저자, 문장의 표지이다. 하여 사상이 있는 사람은 타인의 사상과 리론을 후무리려하지 않는다. 지금처럼 론술에서 표절 행위가 공공연하면 사상가들이 배출되기 어려우며 지식인사회의 불치의 암증으로 어느 민족의 문화발전이든지 만성자살에 이르게 될것이다.
 
                                                                                         2012년2월  15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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